“커피값은 벌 줄 알았는데”…공모주에 투자한 개미들 울상
[깐깐해진 투심에 허들 높아진 IPO②]
에스앤디·리파인·크래프톤, 상장 첫날 공모가 8~30% 떨어져
동종업 대비 고평가된 공모가가 주가 하락 원인으로 작용
◇ 스페셜리포트
① 兆 단위 기업도 상장 문턱 못 넘어…구주매출 오버행이 발목
② “커피값은 벌 줄 알았는데”…공모주에 투자한 개미들 울상
최근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는 공모주가 늘고 있다. 이달 8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정밀의료 유전체 진단기업 지니너스의 상장 첫날 종가는 1만3400원으로 공모가(2만원) 대비 33% 하락했다.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10% 낮은 1만8000원에 형성된 데다 기관투자자 매도세가 더해진 탓이다. 기관이 상장일 하루 동안 팔아치운 지니너스 주식 수는 54만1154주에 달한다.
지니너스 주가는 최근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공모가를 30%가량 밑돌고 있다. 공모주 투자로 커피값이라도 벌려던 개미투자자가 도리어 손해를 본 셈이다. 17일 종가기준으로 지니너스 주가는 전날보다 3.27% 상승한 1만4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이 상장 후 주가 발목
코스닥보다 상대적으로 우량한 기업이 모인 코스피도 상황은 비슷하다. 게임업계 대장주 크래프톤(-8.8%), 국내 렌터카 1위 업체 롯데렌탈(-5.9%) 등의 상장일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졌다. 현재 공모가를 회복한 종목은 크래프톤 뿐이다.
지니너스와 에스앤디, 리파인, 크래프톤, 롯데렌탈 등 상장 첫날 주가가 폭락했던 기업의 공통점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 경쟁률이 낮았다는 것이다. 특히 에스앤디와 리파인, 크래프톤은 일반 공모 청약 경쟁률이 각각 4.20대 1, 5.95대 1, 7.79대 1로 한 자릿수에 그쳤다. 올 상반기 일반 공모 청약 경쟁률 1000대 1인 점과 비교하면 부진한 성과다.
상장 후 주가가 부진한 기업들의 원인은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서 찾을 수 있다. 일례로 일반식품 및 건강기능성식품(건기식) 원료를 제조 기업인 에스앤디는 지난 9월 IPO를 위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당사가 제시한 기업가치에 못 미치는 평가를 받았다. 당초 에스앤디는 희망 공모가 범위를 3만~3만2000원, 상단 기업가치(시가총액)는 1309억원이었다.
그러나 기관투자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의 73%가 3만원 미만으로 써냈고, 에스앤디의 최종 공모가는 2만8000원, 예상 시총은 1145억원으로 내려갔다. 건기식 업체를 기준으로 한 공모가 산정 방식이 에스앤디와 기관의 생각 차이를 불렀다. 기관은 에스앤디를 일반식품 기업에 가깝게 평가했지만, 에스앤디는 향후 건기식 업체로의 성장성에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보통 건기식 업체는 일반 식품 기업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투자자가 납득할만한 기업가치‧비전 제시해야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IPO 공모주에 대한 평가는 공모자금을 기반으로 한 신규 투자와 이에 따른 기업 성장 잠재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공모주에 대한 막연한 낙관이나 기대보다는 면밀한 평가와 분석을 기반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해부터 이어진 IPO 시장 과열로 기업들의 공모가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서 확정된 경향이 있다”며 “상장 주관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높은 공모가 책정의 이유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상장 후 주가가 공모를 하회하는 기업이 점점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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