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김기론 기자] 대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참돔 2㎏을 주문한 손님이 실제로 받은 횟감의 무게가 258g에 불과했다는 제보가 알려지며 수산물 상인의 ‘횟감 빼돌리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유명 수산 전문 유튜브 채널에 해당 사연이 공개된 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저울치기도 아닌 노골적인 사기”라며 비판 여론이 거세다.

구독자 129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입질의추억TV’는 지난달 28일 ‘저울치기보다 악랄한 횟감 빼돌리기’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A씨의 제보 내용을 소개했다. 수산 전문가이자 채널 운영자인 김지민 씨는 “사안의 심각성이 매우 크다”며 “정상적인 수율과 비교해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A씨는 대구의 한 시장에서 참돔 2㎏과 전어 2㎏을 전화로 주문해 총 10만원을 결제했다. 참돔과 전어의 가격은 각각 1㎏당 2만7천원, 2만3천원이었다. 그러나 집에 돌아와 포장을 열어본 A씨는 예상보다 지나치게 적은 양에 의문을 품고 직접 무게를 쟀고, 참돔 회의 실측 무게는 258g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주문량의 10%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A씨가 항의하자 가게 측은 “참돔 수율이 40%, 전어는 50% 정도”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사장은 “계좌번호를 보내면 참돔 1㎏ 금액을 환불하겠다”고 제안했지만, A씨는 “단골이라 신뢰하고 주문했는데 이런 장난질을 당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지민 씨는 “참돔은 대가리가 커 수율이 낮은 편이지만 보통 33~40% 수준”이라며 “평균값인 35%로 계산해도 2㎏을 손질하면 최소 700g은 나오는 것이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씨가 받은 회는 뱃살·중뱃살·등살이 각 1줄씩만 담겨 있었고, 일반적인 ‘석장뜨기’ 방식과 달리 포가 2개씩 나오지 않았다”며 “일부 부위만 떼어 보낸 것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유튜브 영상이 공개된 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공분이 확산하고 있다. “사기 치다 걸리니 빼먹은 만큼만 돌려준다는 태도도 어처구니없다”, “시장에서 회 뜰 때는 손질 과정을 반드시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 “이래서 생선회 사 먹기 겁난다” 등 비판 댓글이 잇따랐다.

한편 해당 가게와 관련한 추가 사실관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관련 업계에서는 유통 과정의 불투명성과 일부 상인의 비양심적 관행이 반복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제도적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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