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불황엔 짠물 경영?’ 반대로 가는 시몬스 [매트리스 1강 경쟁①]
- 불황에 더 빛난 역발상 ‘3년 연속 1위’ 수성
“비용 아닌 미래 적금” MZ 인재 84% 채워
포스코 강선에 ‘바나듐’ 입혀 만든 ‘초격차’
[이코노미스트 권지예 기자]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라는 이른바 ‘3고(高)’ 현상이 지속되면서 국내 가구 및 인테리어 업계가 유례없는 침체기를 겪고 있다. 업계 전반이 비용 절감과 가격 인하를 통해 생존 전략을 짜고 있는 가운데, 시몬스(SIMMONS)는 오히려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며 주목받고 있다.
숫자로 증명한 ‘인재 중심’ 역발상 경영
시몬스의 2025년 매출은 3239억원으로 경쟁사인 에이스침대(3172억원)를 제치고 ‘3년 연속 침대 업계 매출 1위’(제조사 기준) 자리를 지켰다. 단순히 수치상의 1위를 넘어 주목해야 할 점은 그 과정이다.
대다수 기업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해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인력을 감축하며 ‘짠물 경영’에 돌입할 때, 시몬스는 오히려 연구개발비와 인건비와 사회적 기여를 대폭 늘리는 ‘청개구리 행보’를 보였다. 단기적인 영업이익 극대화에 매몰되지 않고 브랜드의 본질인 품질과 인재, 그리고 고객 신뢰라는 기초 체력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가격 경쟁력이나 반짝 마케팅이 아닌 본질에 집중한 품질 철학과 과감한 미래 투자가 일궈낸 ‘초격차 전략’의 결실이라는 반응이다.
시몬스 성장의 가장 강력한 엔진은 ‘사람’과 ‘기술’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다. 보통 기업 경영에서 비용 절감의 1순위로 꼽히는 것이 경상연구개발비와 인건비지만 시몬스는 ‘미래를 위한 적금’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시몬스의 지난해 경상연구개발비는 약 15억1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21% 증가했다. 침대 하나를 만들기 위해 들이는 공력이 ‘수면 공학’이라는 첨단 산업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미래 경쟁력의 원천인 우수 인재 확보에도 초집중하며 지난해 시몬스의 인건비 지출은 전년 대비 10% 늘어난 428억원을 기록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고용 지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기업 고용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시몬스의 전체 직원 수는 2020년 524명에서 2025년 기준 749명으로 5년 사이 43%나 급증했다. 특히 2025년 신규 입사자 348명 중 84%에 달하는 293명이 20~30대 청년들로 채워졌다. 젊은 감각과 열정을 가진 인재들이 대거 유입되자 시몬스는 기존의 보수적인 가구 기업 이미지를 탈피하고 MZ세대가 열광하는 가장 트렌디한 브랜드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시몬스는 단순히 직원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스마트 팩토리 설비 투자와 작업 환경 개선을 병행, ‘일하고 싶은 일터’를 구축해 독보적인 맨파워를 형성하고 있다.
시몬스 관계자는 “2030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채용 통해 차별화된 복지와 조직문화 바탕으로 미래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고용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서도 청년 인재 채용 꾸준히 확대하며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고 고용 창출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몬스 팩토리움’ 품질 과학으로
시몬스의 공격적 투자가 낳은 결과물은 결국 ‘압도적인 제품력’으로 귀결된다. 경기도 이천에 조성한 총 7만4505㎡(약 2만2500평) 규모의 ‘시몬스 팩토리움’은 시몬스 품질 경영의 심장부다. 이곳에서 시몬스는 국가 표준 KS 기준이 매트리스 내구성 테스트 8만회를 요구할 때 ‘10만회’라는 지독한 기준을 고집하며 하드웨어 퀄리티를 높이고 있다.
특히 수면연구 R&D센터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장비와 전문 인력을 갖추고 최적의 수면 환경을 제안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시몬스의 침대는 187개에 달하는 혹독한 품질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세상에 나올 수 있다. 원자재 선정부터 최종 검수 단계까지 유별난 고집은 업계에서도 유명하다.
최근 화제가 된 기술적 성과는 국내 제조·생산 최초로 포스코산 경강선에 항공 엔지니어링 특수 소재인 ‘바나듐’(Vanadium)을 적용한 포켓스프링이다. 바나듐은 강철의 강도와 내식성을 비약적으로 높여주는 소재다. 일반 스프링 대비 인장 강도가 20% 높고 피로 한계 수치는 2배에 달한다. 이 수치는 10년이 지나도 첫날과 같은 탄력을 유지하는 비결로 알려져 있다. 시몬스는 반영구적인 내구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며 ‘침대 기술의 끝판왕’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이런 하드웨어적 강점은 오프라인 매장의 소프트웨어적 혁신으로 완성된다. 시몬스는 전국 24곳의 시몬스 갤러리를 중심으로 고객 체류형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방문객에게 제공되는 발렛파킹 서비스나 키즈 고객을 위한 컬러링 프로그램, 티(Tea) 서비스 등은 매장을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향유 공간으로 격상시켰다.
특히 업계의 주목을 받는 것은 ‘슬립라운지’ 프로그램이다. 수면 안대와 슬리퍼를 착용하고 약 1시간 30분 동안 실제 수면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 제품을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침대는 직접 누워보고 사야 한다’는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시몬스 관계자는 “시몬스 팩토리움의 설비 투자로 생산 효율성 향상과 근로자 작업환경 개선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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