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갇혀버린 원화, 1400원 시대]⓸
경상수지 흑자 공식 깨진 외환시장
구조적 체질 개선 없이는 안정 어려워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400원 중후반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고환율은 수출을 늘리는 이득은 있으나 수입물가를 높이고 환차손을 우려해 자본을 유출시키는 손실이 있다. 그 외에도 환율 상승은 1인당 GDP를 낮추고 통화 가치를 낮춰 해외에서의 구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수출이 감소할 때는 완만한 환율 상승의 이득이 컸지만, 지금과 같이 국제 원유 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환율 상승이 물가를 높이고 경기를 침체시켜 그 손실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경제에 큰 영향을 주는 환율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가는 정책 당국은 물론 미국 주식 투자자와 수출입 기업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다.
먼저 환율을 내릴 수 있는 요인을 보면, 수출이 늘어나면서 경상수지 흑자 폭이 커지는 경우다. 우리나라는 작년 1200억달러대로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외환의 공급이 늘어나면서 환율이 하락할 수 있다. 국내 주식시장 활황도 환율을 하락시킬 수 있다. 정부는 해외 주식 투자에 대해서는 22%의 자본이득세인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고 있으나 국내 주식 투자에 대해서는 거래세 외에는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최근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외국인이나 내국인들의 국내 주식 투자가 늘어날 경우 환율은 하락할 수 있다. 대외적 요인도 있다. 원·달러 환율은 양국 간 환율이기 때문에 한국의 경제 상황은 물론 미국의 경제 상황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낮출 경우 달러가 약세가 되면서 원화가 강세가 되어 환율은 내려갈 수 있다.
산업 경쟁력 약화와 저성장, 환율 상승 압박하는 내부 요인
환율이 상승할 수 있는 요인을 보면, 먼저 국내적 요인으로는 산업 경쟁력 약화다. 한국은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산업에서 중국에게 경쟁력이 밀리고 있다. 조선, 철강, 석유화학, 배터리 등 과거의 주력 산업은 모두 중국이 비교 우위를 가지면서 추격당하다가 최근에는 중국의 기술력 상승으로 추월당하고 있다. 산업 경쟁력 약화는 일자리 감소로 청년 실업이 늘어나면서 결혼도 늦춰져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다. 고령화와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복지 수요가 늘어나고 재정 지출 증가로 국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결국 통화량이 늘어나게 된다.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환율이 오르게 되는 것이다.
저성장이 지속될 경우 합법적인 자본 유출에 따른 외환 부족으로 환율이 오르게 된다. 최근 대미 주식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노동과 세금 등 기업 투자 환경이 글로벌 스탠다드보다 열악하면 기업들은 해외 직접 투자를 늘리게 된다. 달러 수요가 늘어나면서 환율은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은 저성장으로 투자 수익률이 낮아지고 미국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자동차 등 신기술 개발로 투자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대미 주식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달러 수요가 늘어나면서 환율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로 매년 200억달러 대미 투자를 합의한 것도 향후 달러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자 환율을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외적 요인으로는 미국의 달러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들 수 있다. 하반기 이후 달러 스테이블 코인이 활성화될 경우 원화를 달러화로 바꾸는 통화 대체가 발생할 수 있다. 높은 세금과 원화 가치의 하락은 달러 수요를 늘리는 배경인 것이다. 남미 국가들과 같이 포퓰리즘에 의해 통화량을 늘리다가 결국 통화 대체가 발생하면서 고환율로 자국 통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할 수도 있다. 특히 이번 달러 스테이블 코인은 익명제여서 정부가 실명제로 규제를 강화하지 않을 경우 외환 시장에 큰 충격을 줄 것이 우려된다. 다만 달러 스테이블 코인이 환율을 내릴 수도 있다. 달러 스테이블 코인 발행이 늘어날수록 같은 금액의 미국 채권을 보유해야 하므로 미국 채권 수요 증가로 채권 가격이 높아지고, 이는 금리를 낮춰 달러 약세를 유도하게 된다. 달러 약세는 원화 강세로 이어져 환율을 내려가게 만든다.
시장 개입보다 체질 개선과 유동성 관리에 집중해야
환율을 올리는 힘과 내리는 요인 중에 어느 것이 더 강력한가에 따라 환율은 변동하게 된다. 환율은 그 나라의 경제적 체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한국 경제는 출산율이 낮아 늙어가는 경제이며 중국의 추격으로 더 빠르게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여기에 서울 지역 주택 가격 상승으로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근로 의욕이 저하되고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기업은 투자를 줄이고 있다. 결국 일자리 감소로 복지 수요가 늘어나면서 재정 지출이 늘어나 재정 적자가 커지게 되어 있는 구조다. 구조적으로 저성장과 큰 정부, 재정 적자와 국가 부채가 증가하게 되어 있다. 이렇게 보면 환율이 오르는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환율의 추이를 보면 1980년대와 1990년대 전반 한국 경제가 젊은 경제일 때는 달러당 1000원 미만에서 환율이 변동하였으나, 2010년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1000원에서 1200원선으로 높아졌고 최근에는 1400원 후반대와 1500원선으로 높아져 있다. 환율이 다시 달러당 1000원대로 내려가기는 쉽지 않다. 1400원대가 뉴노멀이 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환율을 안정시키는 해법으로는 먼저 외환 시장 개입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달러 매도 개입은 외환 보유액을 감소시킬 것이 우려된다. 현재 4100억달러대에 있는 외환 보유액을 더 늘리기는 쉽지 않다. 외환 보유액은 대부분 외환 시장에서 달러 매입 개입을 할 경우 늘어나게 되는데, 환율이 내려갈 때에는 달러 매입 개입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환율이 올라가고 있어 달러 매입 개입을 하기 어려우며, 또한 미국이 과거와 달리 외환 시장 개입을 감시하고 있어 외환 보유액을 큰 폭으로 늘리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외환 시장 개입으로 외환 보유액이 감소할 경우 외환 위기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사용하기는 쉽지 않다.
또 다른 해법은 기업 투자 환경, 즉 세금, 노동, 정부 규제, 환경 등에 대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정책을 사용해 내국인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국내 기업 투자가 늘어나면 일자리가 증가하면서 성장률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 자유화를 한 경제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제도를 운용하면 결국 환율이 오르고 국내 경제는 침체되면서 물가가 오르는 경제로 바뀌게 된다.
통화량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통화량이 늘어나는 채널은 중앙은행의 저금리로 대출이 늘어나는 데에도 있지만, 정부의 재정 적자 확대로 국채 발행이 늘어나 재정적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고령화 시대에 선심성 재정 정책에 의해 시중 유동성이 늘어날 경우 환율이 높아지게 된다. 정부는 재정 지출을 효율화하고 성장률을 높여 환율을 안정시켜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자본 통제나 자본 이동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내국인의 미국 주식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증권회사의 해외 영업을 규제하거나 외환의 유출을 관리해서 달러 수요를 줄이는 방법이다. 빈번한 자본 이동으로 환율이 과도하게 변동할 경우 국제통화기금(IMF)도 그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외환 당국은 자본 이동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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