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안유진도 “어머, 실물 처음 봐”…은행들이 나라사랑카드에 아이돌 담은 이유
- [김윤주의 금은동]
아이브 안유진·있지 유나 에디션으로 20대男 공략
3기 사업자 3곳 경쟁…매년 20만명 ‘첫 고객’ 잡기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어머, 이거를 발급받으셨다니. 저 진짜 처음 봐요, 실물로.”
tvN 예능 ‘우주떡집’에서 출연자인 아이브 안유진이 한 말이다. 우주떡집은 떡집을 운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예능이다. 가게를 찾은 손님이 결제를 위해 나라사랑카드를 내밀자 안유진은 카드 속 자신의 얼굴을 알아보고 이같이 말했다. 짧은 해프닝처럼 보이지만, 나라사랑카드에 인기 아이돌을 내세운 은행 마케팅이 실제 고객에게도 닿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아이돌 카드 앞세운 하나·신한…나라사랑카드 ‘양강 구도’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올해 1월 하나금융그룹 전속모델인 안유진의 이미지를 담은 나라사랑카드를 선보였다. 나라사랑카드는 병역판정검사 과정 등에서 발급 신청을 받는 군 장병 전용 카드다. 발급 대상이 아닌 안유진에게는 실물 카드가 낯설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신한은행도 이달 초 광고모델인 ITZY(있지) 유나 사진을 담은 ‘신한 나라사랑카드 유나 에디션’을 출시하며 맞불을 놨다. 과거 교통·PX 할인과 수수료 면제 등 실용 혜택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인기 아이돌을 앞세워 ‘갖고 싶은 카드’로 만드는 전략까지 더해졌다.
역대 나라사랑카드 사업자 구도를 보면 1기는 신한은행 단독 체제, 2기는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의 2개 은행 체제로 운영됐다. 단일 또는 2개 사업자 구조였던 과거와 달리 올해 시작된 3기에는 신한·하나·기업은행 등 세 곳이 참여하고 있다. 장병들이 선택할 수 있는 은행이 늘면서 고객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지난 8월 말 기준 3기 나라사랑카드 발급 고객 점유율은 신한은행이 46%로 가장 높았다. 하나은행은 41.9%로 신한은행을 바짝 추격했다. 신한과 하나가 양강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사업자별 혜택 차별화와 아이돌 디자인 경쟁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신한 ‘생활밀착’·기업 ‘PX 할인’·하나 ‘실적 부담 ↓’
각 사가 내세우는 카드 혜택도 다양하다. 신한은행은 2007~2015년 1기 사업 당시 단독 사업자로 참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할인 혜택의 범위를 생활 전반으로 넓혔다. 군마트(PX)는 물론 대중교통·편의점·카페·도서·배달·쇼핑 등 청년층이 자주 이용하는 소비처에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PX에서는 결제금액과 관계없이 매일 20% 할인을 적용한다. 소액·반복 결제가 많은 장병들의 소비 패턴을 고려해 건당 3만원 미만 결제도 월 3만원 한도 안에서 20% 할인받을 수 있도록 했다. GS POP·해피포인트·CJ ONE·아모레퍼시픽·LG전자 등 5개 멤버십을 카드 한 장에 연계한 점도 차별점이다.
2기에 이어 3기 사업권을 따낸 기업은행은 PX 혜택을 대폭 확대한 점을 내세운다. 전국 군부대 PX에서 결제금액에 따라 기본할인과 특별할인이 함께 적용돼 최대 50% 할인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 전월 카드 이용실적이 25만원 이상이면 ‘올인원 서비스’를 통해 항목별 할인 한도와 횟수가 확대된다. 결제금액이 클수록 혜택도 커지는 구조다.
디지털 플랫폼과의 연계도 눈에 띈다. 네이버페이에 카드를 등록해 결제하면 결제금액의 10%를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병역판정검사 전에도 네이버 앱에서 카드를 미리 신청할 수 있도록 편의성도 높였다.
이번 3기에 처음 사업자로 선정된 하나은행은 혜택 문턱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군 장병은 제한된 생활 환경 탓에 일반 소비자보다 카드 이용금액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대중교통·패스트푸드·커피 등 주요 생활 할인은 전월 실적 10만원부터 적용한다. PX와 온라인 쇼핑, 편의점(CU) 할인 등 핵심 혜택에는 실적 조건도 두지 않았다.
나라사랑카드는 병역의무 이행자를 위한 카드지만 은행권에서는 대표적인 ‘알짜 사업’으로 통한다. 매년 약 20만명의 신규 고객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서다. 3기 사업기간인 8년 동안 매년 약 20만명의 병역 대상자가 새로 유입된다고 가정하면 신규 잠재 고객만 약 160만명에 이른다.
군 복무 기간 급여를 받고 계좌와 앱, 체크카드를 이용한 경험은 전역 후 주거래은행 선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예적금과 청약·신용카드·자동차대출·주택담보대출·자산관리까지 생애주기별 금융거래로 고객 관계를 넓힐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나라사랑카드는 군 복무 기간의 편의만 제공하는 카드가 아니라 사회생활을 앞둔 청년 고객에게 처음으로 금융 경험을 제공하는 접점”이라며 “혜택뿐 아니라 디자인과 앱 사용 경험까지 향후 주거래 고객 확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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