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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00대 기업] 삼성물산 양 날개(상사,건설)로 세계를 날다

[한국의 100대 기업] 삼성물산 양 날개(상사,건설)로 세계를 날다


삼성물산은 포브스코리아가 조사한 ‘100대 기업’ 18위에 올랐다. 2009년 매출이 10조8759억원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지난해 13조441억원으로 뛰었다. 순이익도 2009년 3075억원에서 4686억원으로 늘어났다. 좋은 실적은 올해 1분기에도 이어졌다. 매출 2조3226억원, 영업이익 916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4%, 61.5% 늘어난 것이다. 고무적인 것은 두 축인 상사와 건설부문에서 모두 선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사부문에서는 화학 및 철강재 가격 상승에 따른 매출 증대가 예상된다. 건설부문에서는 관계사 물량 증대로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 이 회사는 1938년 창업한 삼성그룹의 모기업이다. 75년 한국종합상사 1호로 지정됐다. 96년 삼성건설을 합병하며 건설부문이 강화됐다.

2010년 말 지멘스의 전 세계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총괄하는 레네 움라우트 사장이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소도시 틸슨버그를 찾았다. 북미 풍력시장 공략을 위해 2000만 달러를 투자한 풍력발전기 날개 생산공장 착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그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아시아 기업이 운영권자로 활동하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아시아 기업은 바로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2016년까지 2000㎾ 규모의 풍력발전단지와 500㎾ 규모의 태양광단지를 건설하기로 온타리오 주정부와 계약했다. 지멘스는 삼성물산이 운영하는 단지에 입주한 글로벌 기업 중 하나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97개에 이르는 해외 거점을 기반으로 에너지·환경, 자원, 산업소재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세계 최대 규모의 온타리오 태양광·풍력 신재생에너지 복합발전사업 수주, 미국 캘리포니아 태양광발전소 사업 추진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 입지를 다졌다.

2008년에는 서울시 면적 40%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팜 농장을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2009년에는 호주 빅토리아주에서 세계 최대 규모 담수화 사업에 참여했다. 바이오 에너지와 물 등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에너지·환경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칠레 아타카마 염호에 위치한 리튬 광구 지분 30%를 한국광물자원공사와 공동으로 인수했다. 생산되는 리튬 전량에 대한 판매권을 확보해 국내 기업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아타카마는 현재 세계 최대 리튬 생산 염호다. 한국 기업이 리튬 생산 염호의 지분을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물산은 10여 개에 달하는 석유·가스 광구에서 탐사, 개발, 생산 등 모든 단계의 사업에 참여 중이다. 최근엔 가스 유통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특히 2008년에는 석유공사와 함께 매장량 7500만 배럴 규모의 미국 멕시코만 생산 광구를 인수했다.

철강, 화학, 전자소재 등 산업소재 분야에서는 트레이딩 및 직접 투자를 통한 운영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루마니아, 중국, 일본 등에 스테인리스 정밀 재료 생산공장도 운영 중이다.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은 “앞으로 금융, 물류, 마케팅, IT, 리스크 매니지먼트, 실행력 등 핵심 역량을 강화해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건설부문은 초고층빌딩, 하이테크 공장시설, 도로 및 교량, 항만, 발전 플랜트, 주택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했다.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타워 시공에 이어 세계 최고층 빌딩 UAE 부르즈칼리파를 건설해 ‘마천루 전문가’라는 별명을 얻었다. 주택 사업의 경우 국가고객만족도(NCSI) 아파트 부문에서 1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2009년 글로벌 경제위기로 건설업계는 극심한 불황을 겪었다. 삼성건설은 위기 극복의 열쇠를 해외에서 찾았다. 2009년 말 한전과 함께 UAE에서 400억 달러 규모의 원전을 수주했고, 2010년엔 6억2800만 달러 규모의 싱가포르 LNG터미널 공사를 따냈다.

해외 공사 수주는 글로벌 건설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다. 발주처로부터 기술력과 공사 수행 능력을 인정받으면 세계 건설업계의 강자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두바이의 팜 제벨알리 교량 공사다. 팜 제벨알리 인공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8차로 해상교량 2개소(1.2㎞, 1.45㎞), 섬 내부를 연결하는 4~6차로 해상교량 각각 2개소 등 총연장 4.17㎞의 해상교량 6개소를 건설하는 공사다. 삼성물산은 사업기획 단계부터 발주처에 기본설계와 상세설계, 교량타입, 공기 산정과 최적 예산산출 등 프리콘 서비스(Pre-construction Service)를 제공했다. 이를 통해 최적화된 설계 능력을 인정받아 공사를 수주했다.

삼성물산은 고급 토목 분야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바로 지하 토목공사다. 아부다비의 3.6㎞ 지하차도 건설공사와 싱가포르의 800m, 950m 지하차도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특히 싱가포르 지하고속도로 공사는 m당 공사비가 1억원이 넘는다. 지하고속도로 사업은 연약지반을 예측하는 기술과 설계능력 등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싱가포르 정부가 자국 건설사가 아닌 삼성물산을 선택한 배경이다. 올해 총 수주의 45%를 해외에서 거두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마케팅 역량, 공사수행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시장도 넓히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랍에미리트(UAE), 싱가포르 중심의 비즈니스를 펼쳤다. 그러나 요즘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등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동남아에서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도 진출했다.

정연주 사장은 “단순한 건설에서 벗어나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해외시장에서 가능한 모든 사업 기회를 찾아내는 기업으로 변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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