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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은 재미없지”…야구장·편의점에서 노는 ‘신한 메타버스’ [체험기]

익살스런 캐릭터와 간단한 조작법으로 접근성 높여
KBO·GS25와 콜라보…실제 편의점 물건도 구매 가능
21일까지 베타 서비스…콘텐트 부족·버그 등 과제 남아

 
 
지난 14일 신한은행이 ‘신한 메타버스’의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금융 외에도 게임, 일상 소비 등 영역까지 무한 확장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금융권에서 메타버스를 시작한다는 시도는 많았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한 건 신한은행이 처음이다. 과연 신한 메타버스는 어떤 차별점과 재미가 있는지 18일 [이코노미스트]가 직접 체험해봤다.
 
신한 메타버스에 들어가려면 우선 구글·애플·카카오톡 중 편한 수단으로 간편 로그인하면 된다. 로그인 후 캐릭터를 선택하고, 닉네임을 입력하면 입장할 수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인물들, 산타클로스, 다소 미래지향적(?)인 우주인 등 다양하고 재치 넘치는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었다. 세부적인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 없는 점은 약간 아쉬웠다. 기자는 꽃무늬 양복을 입은 사나이를 선택했다.
 
신한 메타버스의 캐릭터 생성 화면. [사진 신한 메타버스]
입장하면 곧바로 도움말이 등장한다. 메뉴 아이콘에 대한 설명과 조작법에 대한 안내다. 특히 조작법은 매우 간단했다. 마우스 좌클릭만으로 모든 것이 가능하게 설정돼 있었다. 모바일로 접속한다면 화면 터치만 하면 되는 셈이다.
 
조작과 더불어 월드맵(지도) 구성이 직관적이어서 메타버스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어릴 적 하던 생활형 게임 ‘조이시티’, ‘해피시티’의 추억을 불러일으켜 반가운 기분이 들었다.
 
베타 서비스 동안 신한 메타버스의 기본적인 골자는 골드를 많이 모아 경품을 획득하는 구조다. 가장 골드를 많이 얻은 랭킹 1위는 ‘맥북 프로’를 얻을 수 있고 2·3위 ‘아이폰 프로’, 4~10위 ‘애플 워치’ 등이다. 골드는 신한 메타버스 내 각종 게임을 통해 획득할 수 있다.
 
또 신한 메타버스는 크게 4가지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모임·휴식 등을 할 수 있는 최초 진입 공간 ‘스퀘어’ ▶서소문 디지로그 브랜치의 이미지를 차용해 만든 은행 지점 ‘브랜치’ ▶KBO와 함께 이벤트 등을 진행하는 ‘야구장’ ▶GS25 편의점을 구현해 실제 구입이 가능한 공간 ‘스토어’ 등이다. 별다른 게임이 없는 스퀘어를 제외한 나머지 세 공간을 하나씩 살펴보기로 했다.
 
신한은행 서울 서소문 디지로그 지점 이미지를 차용한 '브랜치' 공간. [사진 신한 메타버스]
브랜치 공간은 실제 신한은행 서울 서소문 지점과 비슷했다. 브랜치에선 누가 가장 골드를 많이 모았는지 랭킹을 확인할 수 있다. 일종의 ‘명예의 전당’이다. 기자는 온종일 플레이해서 300개도 못 모았지만, 1위 랭커는 9만개가 넘는 골드를 보유하고 있었다. 2위와 3위도 8만개가 넘었다. 눈물이 앞을 가리는 순간이었다.
 
게임에서 획득한 쿠폰을 경품으로 바꿀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기자도 ‘퀴즈박스’ 게임을 통해 얻은 쿠폰을 교환해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1개 교환했다. 퀴즈박스는 월드맵 어디에서나 무작위로 나오는 상자를 클릭해 퀴즈를 푸는 게임이다. 퀴즈의 정답을 맞히면 쿠폰을 준다.
 
브랜치에서 ‘포탈’을 타고 야구장으로 넘어갔다. (각각의 공간에는 다른 장소로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는 포탈이 있으니 이용하면 편리하다) 야구장에선 ‘그라운드 배틀’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 
 
게임의 룰은 간단했다. 배트·글러브·야구모자 등 XP(경험치) 아이템을 획득해 XP를 얻고, XP로 보상상자를 열면 골드를 준다.
 
'그라운드 배틀' 게임 플레이 장면. 공중 회전 발차기가 화려하다. [사진 신한 메타버스]
재밌는 점은 모은 XP로 다른 플레이어를 클릭하면 공격을 할 수 있다. 공격에 성공하면 상대방의 XP를 뺏어올 수 있다. 공격 모션이 상당히 코믹했다. 도루, 배팅은 물론 회전 공중 발차기(?)까지. 캐릭터들의 귀여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평소에 야구게임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해볼 만한 게임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라운드에서 ‘폭풍 클릭’을 끝마치고 GS25를 구현해놓은 스토어 공간으로 넘어갔다. 스토어는 오프라인 편의점과 다를 바 없었다. 말 그대로 ‘GS25 신한 메타버스점’이었다. 스토어에는 유제품 7종, 음료 6종, 아이스크림 4종, 쿠키 6종, 라면 5종, 스낵 12종, 초코 6종, 젤리 4종 등 50여종이 판매되고 있었다.
 
진열대에 접근해 이 상품들을 클릭하니 GS SHOP 홈페이지로 연결돼 실제 구매로 이어졌다. 모바일에서는 기프티콘 판매 화면이 나온다. 기자는 하루의 피로도 풀 겸 뜨끈한 쌍화탕을 구매해 마셨다.
 
GS25를 구현한 '스토어' 공간에서 쌍화탕을 구매하는 모습. [사진 신한 메타버스]

금융 배제한 과감한 시도…콘텐트 부족·버그 등 넘어야 할 산도

신한 메타버스에서 가장 긍정적으로 느껴진 점은 무리해서 ‘금융’을 넣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금융 요소가 부족해 아쉽다는 의견도 있지만, 메타버스에서 중요한 건 ‘확장성’이다. 그간 다른 금융권이나 일반 기업에서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일회성 행사나 홍보 수단으로 이용해왔다. 바로 확장성이 부재했다. 하지만 신한 메타버스는 자체 구축한 플랫폼으로써 언제든지 새로운 콘텐트나 다른 기업과의 컬래버레이션 등이 가능하다.
 
다만 확장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콘텐트가 부족한 점은 다소 아쉬웠다. 베타 서비스인 점을 참작해도 실제 즐길 수 있는 게임은 두세 가지밖에 되질 않아 유저들을 오랫동안 사로잡기에는 어려워 보였다.  
 
신한 메타버스 내 곳곳에서 끼임 현상이 발생했다. [사진 신한 메타버스]
게임 내 버그 문제도 눈에 띄었다. 캐릭터가 맵의 끝자리에 들어서면 일종의 끼임 현상이 발생해 제자리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쏠래잡기’ 게임 중에는 변신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버그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에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의 불편 사항을 듣기 위해 베타 서비스를 시행하는 것”이라며 “모인 목소리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개발자에게 전달하는 등 신한 메타버스를 완벽하게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신한 메타버스는 오는 21일까지 베타 서비스를 운영하고, 고도화 작업을 거쳐 올해 내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윤형준 기자 yoon.hye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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