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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해진 래미안, ‘재건축 대어’ 자꾸 놓치는 이유는?

정비사업 심사·예산 허들 높아…수주전 경쟁 어렵나
삼성물산 “클린수주 바탕으로 참여 사업 늘려갈 것”

 
 
지난해 9일 상표출원 된 래미안 BI 모습. [이미지=KIPRIS]

지난해 9일 상표출원 된 래미안 BI 모습. [이미지=KIPRIS]

 
최근 주요 ‘정비사업 대어’의 유력 수주 후보로 꼽혔던 삼성물산이 결국 입찰조차 참여하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각에선 삼성물산 내부 사업성 심사 기준이 엄격한 데다 최근 관련 예산마저 대폭 줄어들면서 경쟁사와 맞붙어야 하는 대형 수주전에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달 열린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동 우성2차·우창아파트 통합재건축과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아파트 리모델링 현장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3구역 재개발에는 올 초 입찰의향서까지 제출했지만, 마찬가지로 현장설명회에 참여하지 않아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에서 주최하는 현장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은 시공사는 해당 조합 시공권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
 
이들 조합은 ‘래미안’이라는 브랜드와 ‘시공능력평가 1위’ 타이틀을 갖춘 삼성물산이 수주전에 뛰어들지 않자 아쉬워하는 모습이다.
 

‘입찰 일정·조건 바꿔 달라’ 요청, 조합은 “특별대우 없다”

삼성물산은 입찰을 포기하며 크게 사업성 미비, 클린수주 여부 등에 있어 자사 규정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반해 경쟁사들은 약간 무리해서라도 조합의 사업조건 및 일정에 대해 수용하고 입찰에 참여하며 수주고를 올리고 있다.
 
한강맨션 인근 광고판에 게재됐던 삼성물산 래미안 광고 모습 [사진 김두현 기자]

한강맨션 인근 광고판에 게재됐던 삼성물산 래미안 광고 모습 [사진 김두현 기자]

 
실제로 지난해 말 시공권 입찰공고를 낸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사업에선 삼성물산이 조합 측에 1000억원에 달하는 입찰보증금을 낮춰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조합이 이를 수용하지 않자 삼성물산은 입찰에 불참했고, 경쟁사인 GS건설이 단독입찰하며 해당 사업 시공권을 수주했다.
 
우성2차·우창아파트 재건축 사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삼성물산이 조합 측에 입찰일정 연기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삼성물산은 현장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또한 한가람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서는 조합에 컨소시엄 참여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역시 현장설명회에 불참했다.
 
조합 관계자는 “이미 계획된 조건을 특정 업체 때문에 바꾸기 곤란해 예정대로 진행하기 됐다”면서 “삼성물산이 좋은 회사는 맞지만, 특별대우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수주경쟁 부담됐나…몸 사리는 삼성물산  

업계에선 삼성물산의 최근 행보에 대해 “전 같지 않다”는 평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주비용을 전체 예산(공사총액)의 1% 미만으로 쓰도록 해놔서 단독 입찰이라면 충분하지만 경쟁 입찰에선 부족한 규모”라면서 “수주심의도 사업의 여러 리스크를 분석 평가하는 등 사전조사 과정이 필요해 비용과 리스크가 큰 수주전에 나서기 부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물산이 2020년 주택사업에 복귀한 이후 단독입찰이 아닌 정비사업 입찰을 꺼리고 있다는 얘기는 꾸준히 나왔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예산이나 내부 규정이 바뀐 부분은 없다”며 “삼성물산이 기본기조로 하는 클린수주나 입지, 사업성 측면을 고려해 입찰을 최종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물산의) 입찰 불참에 대해 다소 아쉬운 의견이 있다는 점은 공감하나 갑자기 사업장을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며 앞으로 꾸준히 사업장을 늘려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보름 기자 min.bore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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