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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엔 팔아라” 격언 따른 동학개미…美 주식은 2조 ‘줍줍’

5월 코스피 시장서 1兆 순매도, 올해 첫 월간 매도 전환
테슬라·3배 레버리지 ETF 등 미국 주식 2조원 순매수

 
 
올해 5월 코스피에서 1조원을 순매도한 개인 투자자가 뉴욕 증시의 테슬라,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은 2조원 넘게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17조원을 사들였던 개인투자자가 5월 처음으로 순매도로 전환했다. 개인들의 매수에도 코스피가 2550선으로 밀리고, 삼성전자와 네이버, 카카오 등 565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탓이다. 국내 증시를 떠난 개인들은 미국 증시의 테슬라, 3배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등을 2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시장 간 희비가 엇갈렸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지난달 1조33억원을 순매도했다. 월간 거래량 기준 개인이 순매도로 전환한 건 올해 처음이다. 개인은 올해 1월 4조3877억원 순매수를 시작으로 2월(4703억원), 3월(6조5011억원), 4월(6조2144억원)까지 누적 기준으로 17조원을 쏟아부었다. 이 기간 외국인(-10조7235억원), 기관(-7조3281억원)이 던진 물량을 개인이 고스란히 받아내며 증시 하방을 떠받친 셈이다.  
 

버티던 개미, 5개월 만에 ‘팔자’ 전환

개인이 5개월 만에 ‘팔자’로 전환한 건 코스피 급락에 따른 ‘패닉 셀’이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지난달 12일 장중 2550선까지 밀리며 20개월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삼성전자(6만4500원), 네이버(26만2500원), 카카오(8만원) 등 개인 순매수 규모가 큰 대형주를 비롯해 565개 종목이 신저가로 추락했다. 미국발 긴축 공포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증시를 덮치며 투심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개인의 5월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월간 평균 수익률은 -8.9%에 그쳤다. 5월 순매수 1위 종목인 삼성전자의 경우 한 달간 0.14%(100원) 소폭 오르는 데 그쳤고, 순매수 2위 LG생활건강(-19.4%)을 비롯해 SK하이닉스(-2.26%), LG전자(-9.87%), 카카오(-2.63%) 등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대부분이 부진한 주가 흐름을 기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내 기준금리가 3% 이상에 도달하고 경기 침체 우려 등이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코스피지수는 현재 기업의 실적이나 펀더멘털(기초체력) 대비 극심한 저평가 영역에 있다”고 설명했다.  
 

5월 한달 테슬라 1조 넘게 사들여   

국내 증시를 떠난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으로 향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미국 주식은 테슬라로 총 10억3567만 달러(약 1조2821억원)를 사들였다. 이는 개인이 지난달 코스피에서 순매도한 금액과 비슷한 규모다. 
 
테슬라 외에도 지수를 2~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상품들도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나스닥100 지수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티커명 TQQQ)’는 4억2808만 달러로 2위에 올랐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SOXL)’는 6864만 달러 규모 순매수되며 4위에 올랐다. 그밖에 애플(1억5185만 달러), 아이온큐(5261만 달러) 등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에 총 17억3683만 달러(약 2조1752억원)가 투입됐다.  
 
뉴욕증시가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경우 매수 규모를 늘린 서학개미들의 수익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인플레이션, 증시 부진,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주요 경제지표가 더 나빠질 것도 없다”며 “미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여전히 견고하고 일부 플랫폼 업체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도 “전쟁, 물가, 긴축에 대한 내성이 생겼고 가격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매력도 높아졌다”며 “앞으로 해외 주식에 대해선 걱정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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