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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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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와 새로, 이제 우리도 효자’...주류업체 메인 넘보는 서브 브랜드의 반란

유통

국내 주류시장에서 서브 브랜드들이 메인 브랜드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진로’, 롯데칠성음료의 ‘새로’, 오비맥주의 ‘한맥’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브랜드는 ▲낮은 도수 ▲MZ세대 감성 공략 ▲뉴트로 마케팅 등 차별화 전략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으며 시장 점유율을 급속히 키우는 추세다. 나아가 저(低)칼로리와 무(無)알코올 라인으로 술을 즐기지 않는 이들에게까지 저변을 넓히고 있다.서브 브랜드의 반격, MZ 입맛을 사로잡다지난 2019년 출시된 진로는 1970~1980년대 사용되던 오래된 상표와 병 디자인을 부활시켜 ‘뉴트로’ 열풍을 선도했다. 20도 안팎이던 소주의 도수를 16도대로 낮춰 부드러운 맛을 구현하고, 회사 마스코트였던 두꺼비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워 MZ세대 호응을 얻었다. 그동안 두꺼비 굿즈 판매 팝업스토어인 ‘두껍상회’를 전국적으로 운영하고 140여 종의 협업 상품을 내놓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해 왔다.실제 진로의 누적 판매량 추이는 출시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9년 4월 출시된 진로는 같은 해 7월 1000만병, 11월에는 1억병을 돌파하며 빠른 속도로 시장에 안착했다. 이후 2021년 4월 6억5000만병, 2022년 12월 14억병으로 판매량이 급증했다. 지난해 7월에는 누적 20억병 판매를 돌파했다. 비슷한 기간 ‘참이슬’이 2018년 9월 300억병에서 작년 7월 400억병으로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성장 속도 측면에서는 진로가 압도적인 셈이다. 새로는 기존 메인 브랜드인 ‘처음처럼’과 더욱 차별화를 꾀한 신규 브랜드다. 16도의 낮은 알코올 도수와 당류 무첨가(Zero Sugar)를 앞세워 지난 2022년 출시됐다. 특히 새로는 과당을 빼 산뜻한 맛을 내는 제품 콘셉트가 최근의 트렌드와 맞아떨어졌다.전통 설화 속 구미호 캐릭터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광고 캠페인 ‘새로구미’로 화제를 모은 것도 차별화 포인트다. 그간 톱스타를 내세우던 소주 광고와 달리, 이 캠페인은 캐릭터를 전면에 배치한 것이다. 현재 새로구미 광고는 온라인 조회수 1100만회를 넘겼으며, 지난해 신제품인 ‘새로 살구’ 광고 또한 1000만 조회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출시 당시인 2022년 180억원 수준이던 새로 매출은 2023년 1256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매출은 1600억원까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 점유율 또한 2022년 0.9%에서 2023년 7.9%로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두 자릿수인 10%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처음처럼을 포함한 롯데칠성음료의 소주 시장 전체의 시장 점유율(2024년 추정치 기준 23%)의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맥은 국내 맥주시장에서 1위를 지켜온 오비맥주가 수입맥주 공세와 경쟁사의 신제품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21년 새롭게 선보인 라거 브랜드다. 한맥은 100% 국내산 쌀로 만들어 목넘김이 부드럽고 거품 지속력이 뛰어나다는 특징이 있다. 이름 자체에도 ‘한국의 맥주’라는 정체성을 담았다. 실제 한맥의 맛과 관련해서는 “부드럽고 구수한 보리차의 느낌”, “맥주 특유의 텁텁한 뒷맛이 없어 깔끔하다” 등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적합하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그런데 출시 직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대대적인 판촉이 어려웠고, 초반 인지도 확보에도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이를 만회하기 위해 지난 2023년 제품 맛과 디자인을 전면 리뉴얼하고 마케팅 전략을 전면 개편했다. 초기 강조했던 ‘쌀 맥주’ 이미지보다는 거품과 부드러운 맛이라는 경험적 요소에 집중했다. 또한 광고 모델을 중견배우 이병헌에서 젊은 이미지의 배수지로 교체해 대중 친화력을 높였다.주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MZ세대를 중심으로 메인 브랜드가 만족시키지 못하는 취향을 서브 브랜드가 채워주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회사 전체 판매 저변이 넓어지는 긍정적 시너지가 있다”고 설명했다.‘빼고 줄이고’…무알코올·저칼로리 시장도 ‘후끈’주류업계 서브 브랜드의 한 축으로 무알코올·저칼로리 제품의 약진도 주목된다. 시장조사 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은 2014년 81억원 규모에서 2024년 704억원 규모로 10년 만에 10배가량 성장했다. 2027년에는 946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2월 무알코올 맥주 ‘하이트제로0.00 포멜로’를 출시했다. 동남아시아의 자몽 계열 열대과일인 포멜로의 달콤하고 상큼한 풍미를 첨가했다. 국내 최초로 하이트진로가 지난 2012년 하이트제로0.00를 출시한 이후, 13년 만에 신제품 무알코올 맥주를 선보인 것이다.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초 무알코올 맥주 ‘클라우드 논알콜릭’을 선보이며 관련 트렌드에 합류했다. 이 제품은 2017년에 출시된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와 2023년 출시된 ‘클라우드 클리어’를 하나로 통합한 형태다. 롯데칠성음료가 맥주 시장에서는 비교적 후발주자지만, 음료업계에서 오랜 기간 입지를 다져온 만큼 무알코올 분야에서는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오비맥주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병 제품 형태의 논알코올 음료 ‘카스 0.0’과 레몬 과즙이 더해진 ‘카스 레몬 스퀴즈 0.0’을 출시하며 논알코올 시장 확대에 속도를 냈다. 병 제품 출시를 통해 유흥 업계에서도 논알코올 음료의 선택 폭을 넓히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카스 라이트’ 또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오리지널 제품인 ‘카스 프레시’ 대비 칼로리를 33% 낮춘 것이 특징이다.주류업계 관계자는 “그간 국내에선 무알코올·저칼로리 주류 시장이 크게 주목받지 않았으나,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건강을 추구하는 동시에 즐거움을 잃지 않음)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하면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머지않아 하나의 독립적인 카테고리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2025.04.05 08:00

4분 소요
소변·곰팡이 논란 덕 본다...다시 살아난 일본맥주

유통

일본제품 불매운동(노재팬) 여파로 무너졌던 일본맥주가 되살아나고 있다. 한일 관계 개선과 기존 시장을 이끌던 중국맥주의 부진이 겹치면서다. 지난해 품질 논란으로 신뢰도가 추락한 중국맥주는 회복세가 더딘 상태다. 업계는 본격적인 맥주 시장 성수기와 맞물려 일본맥주의 입지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시장 침체에도 미소 짓는 日맥주국내 수입주류 시장은 하락세를 보인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입주류(맥주·와인·위스키) 수입량은 14만6681톤으로 전년 동기(16만8835톤) 대비 13.1% 감소했다. 이 기간 품목별 수입량도 대부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위스키 수입량은 올해 상반기 1만2663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6864톤) 대비 24.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와인 수입량은 전년 동기(3만1309톤) 대비 21.9% 줄어든 2만4461톤에 머물렀다. 맥주 또한 10만9557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만662톤) 대비 9.2% 감소했다.다만 전체 시장 위축 속에서도 일본맥주 수입량은 늘었다. 일본맥주의 올해 상반기 수입량은 3만9635톤으로 전년 동기(1만9936톤) 대비 98.8% 증가했다. 이는 최근 5년(2020~2024년) 내 반기 기준 최고 수치다.일본맥주는 수입량뿐 아니라 수입액에서도 성장세를 보였다. 관세청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일본맥주 수입액은 3227만달러(약 445억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595만달러(약 220억원))과 비교해 102.3%(1632만달러(약 225억원)) 늘어난 수치다.한때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좋아했던 일본맥주가 부활의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당해 일본맥주는 6만6882톤이 수입되며 수입맥주 시장 1위에 올랐다. 2018년 이후 5년 만의 1위 탈환이다. 일본맥주는 지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 수입맥주 시장 부동의 1위였다. 하지만 2019년 일본정부의 수출 규제로 시작된 노재팬 캠페인으로 암흑기를 걸었다. 2018년 8만6675톤에 달하던 일본맥주 수입량은 2019년 4만7731톤, 2020년 6490톤으로 매년 줄었다. 2021~2022년에는 각각 7751톤, 1만8940톤으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노재팬 이전의 수준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했다.일본맥주가 다시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면서 관련 기업의 매출도 급증했다. 아사히맥주를 수입해 판매하는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해 138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322억원) 대비 330%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20억원으로 전년(35억원) 대비 1100% 늘었다. ‘이미지 추락’ 중국 덕 본다업계는 일본맥주가 재기에 성공한 이유 중 하나로 ‘중국맥주의 부진’을 꼽는다. 노재팬 캠페인으로 일본맥주가 주춤하던 당시 시장 1위로 올라온 중국맥주가 최근 주춤하고 있어서다. 2022년 수입맥주 1위를 기록했던 중국맥주는 지난해 3위로 추락했다.품질 논란을 불러온 ‘소변 테러’가 치명적이었다. 지난해 10월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올라온 영상이 문제가 됐다. 해당 영상에는 중국의 한 맥주회사 현지 직원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맥아(맥주 원료) 보관소에 들어가 소변을 보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당시 이 맥주를 국내에 수입·판매하는 회사 측은 당시 “수출용이 아닌 현지 내수용 공장의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여기에 중국의 또 다른 맥주에서 품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악재가 겹쳤다. 지난 4월 중국 펑파이신문 등 현지 언론은 홍콩소비자위원회의 맥주 30종 안전성 검사 결과, 중국 하얼빈맥주의 마이다오(맥도)에서 데옥시니발레놀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성분은 곰팡이 독소의 일종이다. 이로 인해 중국맥주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이미지가 더욱 악화됐다.이런 이유로 올해도 중국맥주의 상황은 좋지 않다. 올해 상반기 중국맥주 수입량은 1만2326톤으로 전년 동기(2만5350톤) 대비 51.4% 감소했다. 이 기간 수입액 역시 1004만달러(약 139억원)로 전년 동기(2041만달러(약 282억원)) 대비 50% 이상 감소했다.주류업계 관계자는 “중국제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소변 테러’라는 충격적인 상황이 연출되면서 거부감이 더욱 커진 것 같다”면서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시간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2024.08.10 10:02

3분 소요
일본 맥주 ‘부활’, 중국 ‘주춤’…新 수입맥주 지형도

유통

4년 전 ‘노 재팬’(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던 일본 맥주가 4년 만에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일 관계가 개선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인기를 끌었던 수제 맥주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다. 특히 롯데아사히주류가 국내 판매에 돌입한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캔’을 필두로 전반적인 일본 맥주 판매량도 훌쩍 늘고 있다. 반면 수입 맥주 시장의 양강이던 중국과 네덜란드 맥주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중국과 네덜란드 맥주는 불매 운동으로 점유율이 크게 떨어졌던 일본 맥주를 딛고 최근 2년여 간 1·2위로 올라섰지만, 다시 일본 맥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주춤’하고 있는 모양새다. 아사히 생맥주캔 인기, 수입 맥주 시장 1위 탈환 일본 맥주는 2019년 이후 4년 만에 우리나라 수입 맥주 시장 1위를 재탈환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량은 5553톤(t)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4.9% 증가했다. 수입액은 456만 달러(58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291% 늘었다. 지난달 수입량과 수입액 모두 일본이 2019년 7월 대(對)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한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수입량과 수입액 모두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특히 2019년에 비하면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맥주는 2018년 8만6676t이 국내에 들어왔다. 이는 전체 수입량 중 22.3%에 해당하는 점유율로 1위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2019년 일본 불매운동이 펼쳐지며 일본 맥주 수입량은 4만7331t으로 45.4% 급감했다. 2020년엔 6490t까지 하락했으며, 2021년은 7751t이 국내에 들어왔다. 일본 맥주가 이 같은 인기를 얻는 데에는 최근 국내 출시된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캔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는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캔 물량 확보전이 치열하다. 구하기 힘들다는 입소문이 더해지면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수입 물량은 아직 이를 쫓아가지 못하면서다. 없어서 못 팔 정도인 이 제품은 구매 수량에 제한을 둘 정도이며, 출시 초기에는 오픈런(문을 열자마자 손님들이 달려가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아사히 맥주뿐만 아니라 노재팬 분위기가 사라지면서 일본 맥주 수입량은 지속적으로 상승세다. 출시 이후 주요 채널 맥주 판매 순위에서 상위권을 휩쓸면서 일본 맥주 판매회복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10일~16일 편의점 GS25의 일본 맥주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893%나 늘었다. 세븐일레븐과 CU에서도 같은 기간 각각 700%, 300%가 증가했다.1·2위였던 중국·네덜란드, 일본 공세에 주춤일본은 국내 맥주 수입국 1위 자리도 탈환했다.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량은 국내 전체 맥주 수입량의 27.1%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맥주 수입량은 1만4382t으로 중국(2만1918t), 네덜란드(2만835t), 일본(1만4382t) 순으로 나타났다. 수입 맥주 1·2위인 중국·네덜란드 맥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입량이 각각 8.7%, 12.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일본 맥주는 수입량이 194.2%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일본 불매 운동이 한창이던 2019년 중국 맥주는 처음으로 수입량에서 일본 맥주를 앞서기 시작했다. 당시 중국 맥주 수입액은 565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474억원 규모를 수입한 바 있다. 또 중국 맥주는 2019년 전체 수입량 36만132t 중 16.2%(5만8233t)를 차지했다.2020년엔 전체 27만7927t 중 15.5%(4만3033t), 2021년 25만7932 중 18.7%(4만8228t)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중국 맥주 수입량은 4만6504t(전체 수입량 22만8747t)으로 일본과 벨기에, 네덜란드 등의 맥주를 제치고 가장 많이 들어왔다.유럽 맥주도 일본 맥주의 공세에 맥을 못췄다. 지난달 한국 전체 맥주 수입량 순위는 일본, 중국에 이어 폴란드(2125t), 네덜란드(2189t) 순이었다. ‘하이네켄’으로 기존 2위였던 네덜란드 맥주 수입량은 4위로 내려앉았다. “수입 맥주 시장 경쟁 더 치열해질 전망”업계에선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됐던 글로벌 주류 시장이 엔데믹에 접어든 이후 빠른 회복세를 띄고 있다고 분석한다. 해외서 국내에 들여오는 글로벌 주류의 수입액도 큰 폭으로 늘어, 올해 글로벌 주류의 시장 규모는 20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노재팬 운동이 사그라들면서 수입 맥주시장의 새로운 지형도가 그려지고 있다. 수제 맥주 시장은 위축되고 수입맥주 열풍이 다시금 불고 있는 모습이다. 하반기 국내 맥주와 일본 맥주가 편의점 등에서 치열한 판매 경쟁을 이어 나갈 전망이다.업계 관계자는 “불매 운동의 여파로 일본 맥주의 존재감이 줄어들었으나 최근 아사히 생맥주 캔이 출시되면서 다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며 “일본 맥주의 입지를 회복시키는 데 한 몫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해당 제품으로 인해 일본 맥주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이전부터 중국, 유럽 맥주의 시장 파이가 엎치락 뒤치락하며 경쟁을 해왔다”며 “수입맥주의 강세가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올 하반기 맥주 시장 또한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23.08.29 07:00

4분 소요
“2분 만에 품절인데, 증설 NO”…먹태깡·아사히, 의도적인 ‘애간장 마케팅’일까? [브랜도피아]

산업 일반

‘오늘 월요일. 먹태깡, 아사히 없어요.’출시 한 달 만에 200만봉 판매 기록을 세운 먹태깡의 인기가 떨어질 줄 모르고 있다. 물량이 채워지는 족족 판매돼 농심 자사몰과 대형마트, 편의점에서도 먹태깡의 모습을 찾기 어렵다.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 캔도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 5월 출시 이후 폭발적인 인기에 편의점 매대에서 자취를 감춰버렸다. 최근 먹태깡과 아사히 생맥주캔 품절대란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날마다 두 제품의 재고 상황까지 올라오고 있다.‘오픈런’까지 해도 구할 수 없는 상황에 소비자들은 ‘헝거 마케팅’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헝거 마케팅은 품절 마케팅, 한정판 마케팅이라고도 불리며 매력적인 가격으로 한정된 수량만을 판매해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잠재 고객을 더욱 감질나게 만드는 마케팅 기법이다. 4주 만에 213만봉지 ‘순삭’…아사히 생맥주캔도 품귀업계에 따르면 농심이 지난달 26일 출시한 먹태깡이 출시 4주 만에 213만 봉지가 판매됐다. 먹태깡 공급이 부족해지자 농심은 자사 온라인몰인 농심몰에서 아이디 당 한 번에 4봉만 구매할 수 있도록 수량을 제한하고 있지만 매일 판매 개시 2분 이내에 준비된 200박스(평일 기준)가 모두 판매되는 등 여전히 구매가 어렵다고 전해진다.농심은 먹태깡 수요 증가에 맞추기 위해 생산이 가능한 최대 수량을 제조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0일부터 먹태깡을 생산 중인 부산공장에서 최대 수량을 제조해 공급량을 30% 늘렸다. 하지만 다음 달부터는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양파링’ ‘자갈치’ 등 스낵 일부를 다른 공장으로 옮기고, 먹태깡에 집중해 생산량을 1.5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다만 생산라인 증설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증설이라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일이라, 가지고 있는 재원 내에서 최대한 생산해 수요를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선 “마케팅 차원에서 일부러 조금만 생산하는 것 아니냐”, “장삿속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캔도 지난 5월 국내에 처음 출시돼 여전히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아사히 생맥주캔은 일반 캔맥주와 달리 통조림 뚜껑 같은 캔 뚜껑을 개봉하면 생맥주와 같은 부드러운 거품이 올라오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에서는 2021년 출시돼 현지에서도 호응을 얻었지만, 국내 시장에는 노재팬 열풍이 불며 출시가 지연됐었다. 하지만 지난 5월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캔이 국내에 출시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단숨에 대형마트 수입맥주 판매량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두 달째 이어지는 품귀 현상에 아사히 생맥주캔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헝거 마케팅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롯데아사히주류 측은 “재고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라는 입장이다. 롯데아사히주류 관계자는 “기존에 후쿠오카 하카타 공장에서 제품을 가져왔는데, 국내에서 인기가 많아 오사카 스이타 공장과 나고야 공장에서 추가로 더 물건을 갖고 오고 있다”며 “현재 유통채널에서 원하는 수량만큼 줄 수 없는 상황이라 당분간은 주 단위로 계획 출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생산량은 늘려도, 생산라인 증설은 NO…“반짝 인기일까 두려워” 헝거 마케팅 비난에 휩싸였던 사례는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다. 편의점 GS25의 기획 상품인 ‘팔도 점보도시락’ 라면은 출시 3일 만에 초도물량 5만개가 매진되는 사태를 빚고, 점포당 2개씩만 주문을 받는 상황이다. 지난해 2월 무려 16년 만에 재출시된 SPC의 ‘포켓몬빵’도 오랜 기간 오픈런 현상을 빚게 했다. 2014년 출시한 해태의 ‘허니버터칩’도 대표적인 헝거 마케팅 논란 제품이다. 출시 당시 중고 시장에서 소비자가의 2~3배 가격에 거래되고, 인형 뽑기방에서 아이템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품귀 현상이 길어지며 ‘과연 존재하는 과자냐’ ‘제조사가 일부러 생산량을 조절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소비자들의 성화에도 유통업체들이 쉽사리 생산라인 증설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반짝 인기’에 속아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011년 출시돼 하얀 국물 라면으로 소문이 났었던 팔도 ‘꼬꼬면’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꼬꼬면은 KBS의 ‘남자의 자격’ 라면 요리사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닭고기 국물 라면을 팔도에서 상품화한 제품이다. 출시 보름 만에 350만봉이 팔려나갔고, 출시 168일 만에 1억 개를 파는 기염을 토했다. 꼬꼬면의 선전으로 팔도는 오뚜기를 제치고 라면시장 3위에 올랐다. 전체 생산라인을 다 돌려도 일부 지방에는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는 현상이 생기자 팔도는 왕뚜껑 면을 잇는 캐시카우(주요 수익원) 제품으로 꼬꼬면을 키우기 위해 신설 생산라인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다. 그러나 다음 해인 2012년 1월이 되자 빨간 국물 라면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 같았던 하얀 국물 꼬꼬면은 급속히 판매 부진을 겪기 시작한다. 꼬꼬면의 유행은 사실상 일시적인 유행으로 끝이 나버렸고, 투자를 결정해 새로운 공장라인을 증설한 팔도는 당연히 큰 투자 실패로 치명타를 입게 됐다. 유통업체들도 이러한 사례들을 반면교사 삼아 상황을 신중하게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농심 관계자는 “먹태깡이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는 건 다른 문제”라며 “먹태깡이 오래오래 잘 팔리는 게 목표로, 상황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브랜드가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진정성‘이라고 조언한다. 허태윤 교수(한신대 IT영상콘텐츠학과)는 “브랜드가 의도적으로 제품의 공급을 보류하거나 인위적으로 공급을 제한해 시장에서의 가격을 조율한다는 의심을 받을 경우 소비자와의 소통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며 “진정성이 의심을 받는 어떠한 상황도 피해야 한다”고 전했다.

2023.07.27 08:01

4분 소요
위스키에 밀리고 하이볼에 치인다…김빠진 ‘수제맥주’

유통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 시기에 주류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군 주종은 ‘수제맥주’다.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으로 혼술과 홈술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꿀이나 과일향, 민트향 등 이색 첨가물부터 이색 협업(콜라보레이션)까지 다양해지면서 수제맥주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로부터 큰 인기를 얻어왔다.하지만 엔데믹 시기가 다가오면서 이 같은 열기는 다소 주춤해진 모습이다. 주류 트렌드가 위스키·하이볼·전통주 등으로 바뀐데다, 수제맥주 업계를 이끌어온 마케팅 ‘약발’이 다해가면서다. 더 이상 신제품 효과를 보지 못하고, 경기 침체에 수요마저 줄면서 돌파구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수제맥주→위스키·하이볼', 변하는 新주류 트렌드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2013년 93억원에서 2017년 433억원, 2019년 800억원, 2020년 1180억원, 2021년에는 1520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수제 맥주 제조업체 수는 2015년 72개에서 2021년 159개로 약 2.2배 늘었다. 2021년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수제맥주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부터 급격히 꺾이기 시작했다. 이는 수제맥주의 주 판매처인 편의점의 매출 신장률에서 볼 수 있다. CU, GS25, 세븐일레븐 등 국내 편의점 3사의 지난해 수제맥주 매출 신장률은 각각 60.1%, 76.6%, 65%로 직전 해 매출 신장률(CU 255.2%, GS25 234.1%, 세븐일레븐 229%)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2020년~2021년 세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이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수제맥주의 인기가 주춤해진 사이 위스키, 하이볼, 전통주 등 다른 주류의 인기는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위스키 수입량이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며 대세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뛰어난 보관성을 앞세워 홈술·혼술 시대의 대세 주류로 올라섰고, 최근에는 하이볼 열풍을 타고 힙한 이미지까지 더하며 주류시장 내 입지를 견고히 다져가고 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스카치, 버번, 라이 등 위스키류 수입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78.2% 급증한 8443톤(t)에 달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있는 2000년 이후 역대 1분기 최고치다. 다양한 술과 음료를 혼합해 만드는 하이볼은 자신의 스타일대로 제조가 가능해 다양한 소비자들을 매료시키며 매출 고성장세를 이뤄내가고 있다. 특히 MZ세대 중심으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RTD(Ready to Drink)’ 인기에 하이볼을 찾는 2030은 늘어가고 있다. 실제 편의점 CU의 5월 RTD 하이볼 매출은 첫 상품 출시 초기인 지난해 말 대비 138.4% 급증한 상태다. 지난 1월 RTD 하이볼의 첫 상품을 출시한 GS25는 가장 많은 총 17종의 RTD 하이볼 라인업을 구축했다. 5월 매출은 2월 대비 272.6%나 증가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5월 전체 하이볼 상품 매출은 전월 대비 50% 신장했다. 첫 상품을 출시했던 2월과 비교하면 신장률은 7배 성장했다. 재미와 마케팅에만 몰두...수제맥주 정체성 혼란이 같은 타 주류 시장의 확대로 수제 맥주 시장 확대는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제맥주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가 낮아진 데다 기존 제품과의 차별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수제맥주 업체들이 상품력보다 이슈에 집중한 콜라보 상품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소비자 브랜드 충성도를 낮췄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수제맥주 업체들은 콜라보 맥주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는 ‘곰표 밀맥주’가 히트를 치자, 앞다퉈 편의점 및 식음료업계와 다양한 협업 마케팅에 나섰다. 당시에는 라면, 치약, 껌 등과 협업한 다양한 이색 수제맥주가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마케팅은 소비자 관심을 높일 순 있었으나 수제맥주 고유의 맛이 잊혀지고 정체성 혼란만 키웠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곰표 밀맥주의 성공 이후 소비자들의 수제맥주를 향한 관심사는 커졌지만 유사 상품들이 난립하면서 부정적 인식은 커져만 갔다”며 “상품 경쟁력보다 이슈에 집중하거나 콜라보레이션에만 급급한 상품들이 들어오면서 인기는 더욱 떨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소비자의 수제맥주 관심이 점점 수입맥주나 위스키, 프리미엄 소주, 와인, 하이볼 등으로 옮겨가며 매출 성장세는 더욱 떨어져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2023.06.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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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류는 눈치 봐도 수입맥주는 오른다”...4캔에 1만2000원 시대

유통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수입맥주가 4월부터 1만2000원으로 오를 전망이다. 국내 주류 가격은 정부의주류기업 실태조사 실시 등으로 연이은 동결이 선언됐지만, 수입맥주는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모양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OB맥주는 CU, GS25, 세븐일레븐 등에서 판매하는 수입맥주(500mL) 판매가를 40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린다. OB맥주가 유통하는 버드와이저, 스텔라아르투아, 호가든 등 인기 제품들의 가격이 오르게 된다. 이에 소비자가 가격이 오른 맥주만 4캔을 구입하면 할인 가격도 기존 1만1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오른다.앞서 편의점 수입맥주 가격 인상은 2021년 12월 하이네켄코리아가 수입맥주 가격을 4캔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올린 바 있다. 이 같은 예고된 가격 오름세에 수입맥주를 미리 사두는 소비자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3월 첫째주부터 셋째주 수입맥주 매출 비중이 평균 3%이었지만 수입맥주 가격 인상 소식이 알려진 3월 넷째주부터는 매출 비중이 12.2%까지 껑충 뛰었다. 반면 가격 인상 계획이 없는 국산맥주 경우 같은 기간 매출이 5.4% 늘어난 데 그쳤다.한편 하이트진로는 편의점과 마트 채널이 아닌 식당과 술집과 같은 유흥용 채널의 수입맥주 출고가를 지난 2월 올린바 있다. 2월부터 출고가는 평균 15.9% 인상했고, 인상 제품은 하이트진로가 취급하는 크로넨버그1664블랑을 비롯해 써머스비, 파올라너, 기린 이치방시보리, 싱하 등으로 5종이 포함됐다.

2023.03.29 18:58

1분 소요
“쌈디 작업실에서 맥주 한 잔”…‘AOMG 아워에일’ 완판 행진

산업 일반

국내 최초 뮤직 콘텐트 맥주 ‘AOMG 아워에일’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제주맥주가 지난달 16일 ‘아워 에일 컬렉션’의 파트너로 국내 대표 힙합 레이블 AOMG와 함께 출시한 맥주다. 현재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가 단독 판매하고 있다. CU는 AOMG 아워에일이 출시 2주 만에 초도 물량 20만개를 완판했다고 5일 밝혔다. AOMG 아워에일은 맥주에 음악 콘텐트를 결합한 신개념 수제맥주다. 구매고객이 맥주 뒷면에 인쇄된 QR코드를 찍고 디지털 공간으로 입장하면 해당 상품을 통해서만 들을 수 있는 AOMG 아티스트의 목소리와 직접 추천한 플레이리스트를 즐길 수 있다. 첫 번째로 만나볼 수 있는 아티스트는 사이먼 도미닉(쌈디)이다. QR코드를 통해 입장할 수 있는 디지털 공간은 쌈디의 작업실로 알려진 ‘다크룸’이다. 소비자들은 이 공간에서 쌈디의 음성과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며 댓글을 남길 수 있다. 쌈디의 작업실에서 함께 맥주를 즐기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꾸몄다는 설명이다. 쌈디를 시작으로 연중 AOMG의 다양한 아티스트의 디지털 공간과 플레이리스트가 순차적으로 AOMG 아워에일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AOMG 아워에일은 출시 전부터 국내 힙합 레이블 AOMG 소속 뮤지션인 사이먼 도미닉과 GRAY(그레이), 이하이, 코드 쿤스트, 로꼬 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인증샷을 게재하며 MZ세대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 중순 판매를 시작한 이후 매주 10만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폭발적인 인기에 CU의 대표 차별화 수제맥주 총 30여 제품 중 곰표, 백양, 말표 맥주와 함께 매출 순위 최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CU와 제주맥주는 이달 초도 물량 대비 60% 이상 늘린 50만개를 순차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한편 CU의 올해 1분기(1~3월) 수제맥주의 매출은 전년 대비 130.3% 증가하며 주류 카테고리 중 가장 높은 신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 기간 수입맥주의 매출 신장률은 6.7%에 그쳤다. 이승택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MD는 “음악과 맥주의 이색적인 결합으로 홈술족들에게 새로운 구매 경험을 제공하며 단기간에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며 “CU는 추후 제주맥주와 AOMG와의 협업 상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편의점 주류 맛집으로서 고객 만족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영 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2022.04.0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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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재팬’ ‘4캔에 1만원 폐지’…설 자리 좁아진 수입맥주

산업 일반

수입맥주 시장이 3년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맥주 부동의 1위였던 일본맥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으며 전체 수입맥주 소비에도 영향을 준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2019년부터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맥주는 가격인상까지 단행했다. 수입맥주 중심으로 편의점에서 할인 판매됐던 ‘4캔에 1만원’ 공식이 깨진 것이 수입맥주 시장 감소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12월 하이네켄코리아가 하이네켄과 에델바이스, 타이거 등 대표 제품 4캔으로 구성된 묶음 가격을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올린 것이 그 시작이었다. 수입맥주의 가격적인 매력이 사라지자 수제맥주로 눈길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면서 수입맥주 시장이 하락세를 걷게 됐다는 설명이다. 가 지난 5년간(2017~2021년)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의 맥주 수입 실적 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수입맥주의 수입금액은 전년보다 1.7% 떨어진 2억2310만 달러, 수입중량은 7.2% 감소한 25만7932톤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에는 전년보다 19.2% 감소한 2억2685만 달러, 수입중량은 22.8% 줄어든 27만7926톤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전년대비 9.3% 떨어진 2억8089만 달러였고, 수입중량은 7.2% 감소한 36만131톤이었다. 수입금액이나 수입주량 모두 계속해서 줄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일본맥주 수입액은 687만5000달러로 전년보다 21.3% 늘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일본 맥주 수입액은 2021년에 증가했지만, 2018년과 비교하면 91% 이상 감소한 수치로 3년 전 수입액의 9%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지난 2018년 일본 맥주는 7830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19년 3975만 달러로 급감했고, 2020년에는 566만 달러까지 떨어졌던 바 있다. 지난 2019년 8월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한 이후 국내에서는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벌어졌다. 2018년 당시 수입액 1위를 차지하고 있었던 아사히·삿포로·기린 등의 일본 맥주는 이를 계기로 판매량이 급감했고 하이네켄, 칭따오 등 다른 국가 수입 맥주에게 자리를 내주게 됐다. 지난해 수입맥주 중 1위를 차지한 국가는 하이네켄으로 유명한 네덜란드로 4343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어 중국(3675만 달러), 벨기에(2762만 달러), 폴란드(2011만 달러), 미국(1845만 달러)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9위에 그쳤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일본 맥주 아사히와 삿포로 캔맥주 가격이 오는 2월 1일부터 2500원에서 2750원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수입맥주 소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편의점 내 중국 맥주와 국내 수제맥주도 일제히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4캔 1만원에 책정돼 있는 칭따오의 행사 판매 가격은 1만1000원으로 인상되고, 제주맥주도 다음달 1일부터 위트에일, 펠롱에일 등 제품 6종의 도매가를 10%씩 올린다. 주류업계가 줄줄이 가격인상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맥주 주재료인 맥아(보리), 홉 등의 원자재 가격이 급등과 물류비 인상 때문이다. 맥주 제조 원재료 가격은 20~60% 상승했고, 포장재인 알루미늄도 2021년 10월, 톤 당 3200달러까지 치솟으며 13년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물류비도 올해 1월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 올랐다. 한편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2019년 800억원에서 지난해 1180억원으로 47.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제맥주는 수입맥주의 대체재로 급성장하고 있으며, 2020년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 체계가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뀌면서 가격경쟁력도 갖추게 됐다. 종가세는 대량 생산으로 원가를 낮출 수 있는 대기업에 유리하지만, ℓ당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 시스템에서는 소량 생산을 하는 수제 맥주들도 가격 인하를 할 수 있단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수제맥주가 젊은 세대에게 각광받으며 수입맥주의 대체재로 자리 잡고 있고 최근엔 와인과 위스키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어 수입맥주가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며 “종가세에서 종량세로의 주세법 개정으로 인해 수제맥주 가격 경쟁력도 높아져 수입맥주 소비는 앞으로도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김채영기자kim.chaeyoung1@joongang.co.kr

2022.01.29 10:11

3분 소요
[위기에 몸집 키우는 이마트 속내는] 롯데마트·홈플러스 폐점에 ‘반사이익’ 챙기기?

산업 일반

2년 만에 신촌 점포 내고 대학상권 공략… 신선식품 강화한 ‘미래형 점포’로 승부수 7월 20일에 찾은 서울 노고산동 이마트 신촌점은 평일 낮시간임에도 장을 보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지하 1층부터 지하 3층까지 3개층으로 이뤄진 신촌점의 영업 면적은 1884㎡(약 570평) 규모다. 층당 면적이 628㎡(약 190평)에 불과해 매대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끼리 어깨를 부딪치며 다니는 모습이었다. 대형마트 입구에 즐비한 쇼핑 카트도 보이지 않았다. 서울 창천동에 사는 이인숙(56)씨는 “복도가 좁고, 카트도 없어 장보기가 불편하다”며 “집에서 가까운 곳에 마트가 생겨서 좋아했는데 다음부턴 원래 이용하던 대형마트로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하지만 이는 소비층을 특정화한 이마트의 전략이기도 하다. 이마트는 7월 16일 신촌점 문을 열면서 “20~30대 인구 비중이 40%로 높고, 1~2인 가구가 많은 신촌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소단량 그로서리MD’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지하 1층은 신선식품 위주로 구성했다. 1~2인용 회·초밥과 간편 디저트 과일, 초간단 요리 채소, 샐러드 등 편의성이 좋은 소단량 품목을 기존 이마트보다 20~30% 정도 확대 구성했다. 간편하게 일품요리를 즐길 수 있는 ‘피코크 밀키트존’과 ‘견과류 특화매장’도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지하 2층 역시 대학생들을 겨냥해 218㎡(66평) 규모의 ‘와인 앤 리큐르’ 주류 통합 매장으로 꾸몄다. 저가 와인과 수입맥주·칵테일 등 대학가 연령층에 맞는 특화 매장을 구성했다는 설명이다.그러나 막상 계산을 기다리며 줄을 선 대다수가 50~60대 중장년층이었다. 고객이 직접 상품 바코드를 찍고, 신용카드를 넣어 결제하는 방식의 셀프계산대 11곳도 젊은 고객을 겨냥한 듯 보였지만 직원들이 계산대마다 서서 결제를 돕고 있었다. 정육·생선코너를 비롯한 신선식품 코너가 50대 이상 주부들로 붐비는 반면 HMR(가정식 대체식품) 코너인 ‘밀키트존’은 대체로 한가한 모습이었다. 오픈한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 벌써부터 신촌점의 수요 예측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 1인 가구 겨냥해 소단량 신선식품에 주력 신촌점은 이마트가 1년7개월 만에 출점한 점포다. 이마트는 지난 2018년 의왕점을 오픈한 이후 신규 출점이 없었다. 대형마트의 존재이유였던 신선식품 장보기마저 온라인 채널로 넘어가면서 대신 SSG닷컴 사업 확장에 공을 들였다. 그런 사이 대형마트의 위기는 커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대형마트 매출 비중은 16.9%까지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19.1%였다. 코로나 사태로 외부 활동에 제동이 걸리면서 온라인 쇼핑 비중이 늘었고, 대형마트를 찾는 발길은 더욱 뜸해졌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절정에 달했던 3월엔 전체 유통업계 매출 중 온라인 쇼핑 비중은 집계 이후 처음으로 50%를 찍기도 했다. 지난해엔 41.2%였다.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위기에 정면 승부를 택했다. 오프라인 매장 폐점보다는 리뉴얼을 통한 수익성 강화 전략을 세운 것이다. 이번 신촌점 오픈도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가속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촌점은 규모가 워낙 작아 기존 점포에 비해 매장 구성에 한계가 있다”면서도 “무조건적 몸집 줄이기보다는 신촌점처럼 효율적인 신규 출점이나 점포 리뉴얼을 통해 오프라인만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마트는 앞서 지난 5월엔 1만9173㎡(약 5800평) 규모의 월계점을 재개장하기도 했다. 낡은 점포를 이른바 ‘미래형 점포’로 탈바꿈하는 데에 10개월이 걸렸다. 이 점포는 리뉴얼을 통해 식품매장 규모를 100평 가량 더 키웠다. 축·수산 매장에서는 고객 취향에 맞게 제품을 손질해주는 ‘오더메이드’ 방식을 활용해 신선식품 강화에 나섰다. 정 부회장은 지난 6월 월계점을 찾아 “차별화된 개인 맞춤형 신선식품을 키우라”고 주문하기도 했다.반면 1만1900㎡(약 3600평)에 달하던 비식품매장은 1652㎡(약 500평) 규모로 대폭 축소했다. 비식품매장이 식품매장보다 작은 점포는 월계점이 처음이다. 대신 더타운몰을 선보이며 복합문화공간 ‘아크앤북’, 스포츠 액티비티 키즈카페 ‘바운스트램폴린’을 입점했고 40여 개 패션, 라이프스타일 매장을 조성했다. 외식을 선호하는 1·2인 가구를 겨냥해 F&B 매장을 12개에서 30개로 늘린 것도 특징이다.이마트는 월계점을 시작으로 전국 140개 점포 중 30% 이상을 대대적으로 새로 단장한다는 계획이다. 리뉴얼에 드는 비용만 2600억원에 달한다. 정 부회장은 지난 7월 18일에는 강릉점을 깜짝 방문한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강릉점은 월계점과 마찬가지로 최근 리뉴얼을 마치며 식품매장을 대폭 강화한 점포다.이마트의 전략은 일부 성과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마트의 올해 상반기(1~6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5% 신장한 7조338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6월의 경우 코로나19 여파와 재난지원금 사용처 제외라는 이중 악재 속에서도 전년 동기대비 매출이 1.6% 증가하며 선방했다. 이마트가 지난해 2분기 사상 첫 분기적자를 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영업 손실액만 299억원에 달했고, 전년 동기대비 영업이익은 832억원이나 줄었다. ━ 롯데마트 연내 16개 매장 정리 계획 경쟁사인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몸집 줄이기에 한창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5월 양주점과 천안아산점을 폐점했고, 6월에는 VIC신영통점(창고형 할인점)이 문을 닫았다. 7월에는 의정부점과 천안점, VIC킨텍스점을 폐점한다. 올해만 총 16개 매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마트를 포함해 백화점·슈퍼마켓·롭스 등 700여개 점포 중 약 30%에 해당하는 200여개 점포를 순차적으로 정리할 계획으로, 연내에만 120개 점포를 없앨 예정이다.홈플러스는 최근 안산점 매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수년간 극심한 실적 부진에 시달려오며 자산 유동화가 시급해진데 따른 결정이다. 안산점의 경우 전국을 통틀어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점포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져 위기의 심각성을 짐작케 한다. 역시 매출 상위 점포였던 둔산점과 대구점 등도 매각을 추진 중이다. 홈플러스는 매각 자금을 온라인 사업 등 미래 성장 동력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위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 쇼핑이 늘면서 그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이마트가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며 역주행하고 있는 것에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롯데마트·홈플러스가 점포를 줄이고 있어 그 반사이익을 취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2020.07.25 16:16

4분 소요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 “수입맥주가 갖지 못하는 신선함을 무기로 성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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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브루어리의 아시아 첫 자매회사로 시작… 국내 수제맥주 1위 기업 “제주맥주는 축복받은 회사입니다.”국내 수제맥주 시장을 이끌고 있는 제주맥주의 문혁기(41) 대표는 지금까지 제주맥주가 거둔 성과에 대해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비빔밥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해보려고 미국으로 건너갔을 때 운 좋게도 수제맥주를 접하면서 한국에서 맥주 사업을 시작하게 됐고, 맥주 사업을 시작한 뒤에는 우연히도 열정적인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렇게 반복되는 우연은 필연이라고 부른다.문 대표는 2015년 2월 미국 브루클린 브루어리와 함께 제주맥주를 설립하고 2년 뒤인 2017년 8월 첫 제품을 출시했다. 2017년 매출액은 7억원 가량에 불과했지만 2018년 74억원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2019년에도 매출액 84억원을 기록했다. 첫 제품을 내놓은 지 2년 만에 매출액이 12배나 성장한 셈이다. 2018년에 비해 2019년 성장세가 더뎠던 것은 생산 능력이 시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서였다. 이 때문에 제주맥주는 지난해 6월 500㎖ 캔 기준으로 연간 2200만 캔을 생산할 수 있도록 양조장을 증설했다. ━ 생산설비 풀가동에도 공급 부족 문 대표는 “사실상 독과점 국내 맥주시장에 수입맥주가 들어오면서 500㎖ 캔으로 마시는 가정용 맥주 시장을 수입 맥주에게 빼앗겼다. 이 모습을 바라보면서 수입맥주가 제일 맛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누군가는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분야에서는 한국이 제조업 강국인데 수입맥주와 경쟁할 수 있는 한국 맥주 브랜드가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의무감도 있었다. 우연히도 사업을 시작한 시기가 적절했던 것 때문인지 소비자와 투자자, 정부 관계기관 등에서 제주맥주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설비를 늘렸지만 제주맥주는 여전히 풀가동 중이다. 제주맥주의 2020년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배나 성장했다. 2분기는 아직 실적이 정리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편의점 맥주를 가정에서 소비하는 소비자들이 늘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 때문에 수제맥주 업계에서는 제주맥주의 2020년 매출액이 2019년에 비해 3배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성과에도 문 대표는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답했다. 문 대표는 “맥주 산업은 기본적으로 장치 산업이라 자본 투자가 많다. 따라서 어떤 투자자들을 만나는지가 중요한데 제주맥주는 설립 초반부터 지금까지 굉장히 좋은 투자자들과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제주맥주는 세계적인 수제맥주사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협력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첫 제품인 제주 위트에일은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세계적인 양조 장인 개릿 올리버와 함께 20번 넘게 맛을 잡아가며 완성한 맥주다. 덕분에 맥주의 품질 측면에서는 세계적으로 경쟁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맥주 맛은 신선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유통 과정에도 신경을 썼다. 제주맥주는 전국 어디든 하루 안에 배송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 과정에는 초창기부터 참여한 투자자 가운데 한 곳인 코스피 상장 물류사가 큰 도움을 줬다. 문 대표는 “미리 염두해 둔 것도 아닌데 운이 좋게도 이런 투자자들이 모여서 필요한 순간마다 도움을 받을 수 있었기에 지금의 제주맥주가 있다”고 말했다.문 대표가 말하는 우연은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제주맥주는 지난 7월 15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사업에서 최종 선발된 15개 기업 가운데 이름을 올렸다.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은 정부가 추진 중인 ‘K-유니콘 프로젝트’의 핵심사업 중 하나로, 여기서 선발된 기업은 최대 100억원까지 특별보증을 받을 수 있다.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 증설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진행한 투자 유치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제주맥주 측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금액을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당초 모집하려던 금액을 훌쩍 뛰어넘는 투자 수요가 몰렸다. 문 대표는 이것마저도 운이 좋았다며 공을 돌렸다.소비자들과 투자자, 심지어 정부 관계기관에서도 환영받는 것이 모두 우연이라고 말하는 문 대표에게도 필연은 있다. 바로 문 대표와 함께 제주맥주를 키워나가고 있는 직원들이다. 제주맥주에는 현재 110명 가량이 재직 중인데 생산과 영업, 마케팅, 관리 등 모든 부서에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직원들이라 성과가 좋을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필연이라며 문 대표는 권진주 최고마케팅책임자(CMO)가 합류했던 과정을 언급했다.문 대표가 제주맥주를 설립하기 전에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맥주를 수입하고 있었을 때였다. 당시 중앙일보에 문 대표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는데 기사 말미에 브루클린 브루어리와 함께 제주도에서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걸 본 권 CMO는 미국 브루클린 브루어리 본사에 메일을 보냈다. 국내 최대 맥주업체에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면 채용해 달라는 내용이었다.문 대표는 “메일을 재밌게 본 브루클린 브루어리 본사 측에서 메일을 전달해 나도 인상 깊게 봤다”며 “아직 법인도 설립하기 전이었는데도 권 CMO는 한번 만나자고 스토커처럼 연락을 했고 몇 차례 만나 본 뒤 열정이 대단하다고 느껴 회사 설립 과정부터 함께했다”고 말했다. ━ ‘용장 밑에 약졸 없다’ 문 대표 역시 열정에서는 뒤지지 않는다. 문 대표는 대학교를 졸업한 뒤 창업을 고민하던 2001년 신문에 실린 화장실 살균소독 전문업체 미국 스위셔인터내셔널에 대한 기사를 읽고 해볼 만한 사업이라 판단했다. 판단이 서자 문 대표는 곧바로 연락해 한국 사업권을 확보했다. 이 사업은 2006년 성공적으로 매각할 수 있었고 지금의 제주맥주를 창업하는 투자금의 일부가 됐다.문 대표는 제주맥주에서 일하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열정’이라고 설명했다. 해야 하는 일이 있으면 어떻게 해서든 끝을 내는 열정이다. 덕분에 창업하면서도 불안감이 크지 않았다고 말한다. 문 대표는 회사에 자신보다 뛰어난 주류 전문가와 마케팅 전문가, 영업 전문가들이 있었기에 이들을 믿고 총괄하는 역할에 집중했다.신뢰는 성과로 이어졌다. 제주맥주가 빠르게 유명세를 탈 수 있게 해준 팝업스토어 ‘서울시 제주도 연남동’은 이런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제주맥주는 지난 2018년 6월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에 약 3주간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그런데 팝업스토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문 대표는 임대료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에도 이미 연남동은 젊은 층 사이에서 각광받는 장소였고, 그러다보니 임대료 부담이 컸다. 문 대표는 “마케팅실 직원들이 얼마나 고민하고 결정했는지 알기 때문에 믿고 비용을 투입하기로 했다”며 “이 결정은 굉장히 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행사 기간 동안 팝업스토어에는 하루 평균 2000명 이상, 총 5만5000명 가량이 방문했다. 국내 주류업계 사상 최다 방문기록이다. 팝업스토어 덕분에 제주맥주는 첫 제품을 출시한지 1년도 안된 상태에서 단숨에 유명세를 얻는데 성공했다. 이후에도 2019년 반포한강공원에서 진행한 한강제주맥주 캠핑 이벤트 ‘서울시 제주도’, 인기게임 배틀그라운드 등과 협업한 제품 출시 등으로 유명세를 탔다. 덕분에 주류업계 밖에서도 제주맥주의 마케팅을 배워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문 대표는 “취향대로 만들고 맛있게 마시는 식음 문화를 목표로 하다 보니 소비자들에게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려고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코로나19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제주맥주는 언택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제주맥주의 소모임 프로젝트 ‘취어스(취향+us)클럽’에서는 지난 6월 첫 모임을 랜선 시음회로 진행했다. 제주맥주에서 220년 역사의 위스키 브랜드 하이랜드 파크와 협업해 예약 판매한 ‘제주맥주 배럴 시리즈 임페리얼 스타우트’를 온라인으로 함께 마시는 이벤트였다. 제주맥주는 앞으로도 언택트 시대에 맞는 브랜드 경험 마케팅을 계속해서 진행할 예정이다. ━ 브루클린 브루어리와 협업 확대 제주맥주의 향후 목표는 무엇일까. 문 대표에게는 창업 당시와 마찬가지로 수입맥주와 경쟁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여전히 목표다. 아직은 국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계 시장으로 확장도 염두에 두고 있다. 브루클린 브루어리는 향후 제주맥주의 성장에도 중요한 키를 쥐고 있다. 지금은 제주맥주의 생산량이 발주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브루클린 브루어리가 아시아지역에 공급할 맥주를 제주맥주가 생산할 예정이다. 제주맥주 역시 북미시장에 진출한다면 자사 맥주를 브루클린 브루어리를 통해 생산할 수 있다.문 대표는 “4캔에 만원이 표준이 된 가정 맥주 시장에서 수입 맥주와 경쟁할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하는 게 우리 목표”라며 “수입맥주가 갖지 못하는 신선함을 무기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건강 기자 hwang.kunkang@joongang.co.kr

2020.07.1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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