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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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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주식, 산업활성화 목표로 제도화해야” [순화동필]

증권 일반

올해 국내 투자자가 올해 엔비디아 주식만 1조 이상을 매수했다고 한다. 전 세계 시가총액 1위를 다투는 기업에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이렇게 투자를 많이 했다는 것은 반가운 뉴스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국내 기술주가 국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는다는 말이라 씁쓸할 수밖에 없다.뉴욕증권거래소와 경쟁하는 미국의 나스닥과는 달리 국내의 코스닥은 유가증권의 ‘2부 리그 시장’이 된 지 오래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벤처가 더 나오고, 기술 스타트업이 지속해 성장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코스닥을 비롯한 다양한 벤처기업 증권거래시장이다. 이 중 하나의 꼭지가 비상장주식 거래시장이다.국내에도 금융위원회의 규제 샌드박스 덕분에 그동안 꼭 필요했던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이 등장하게 됐다. 이로써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는 비상장 투자가 활성화했고, 국내 투자자들은 토스, 무신사, 컬리와 같은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이러한 비상장 투자 플랫폼을 현행 샌드박스 체계에서 민간 기업이 운영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간 우리나라의 비상장 투자 플랫폼은 금융투자협회에서 운영하는 장외 주식시장(K-OTC), 벤처기업협회가 운영하는 구주 거래 유통망이 있었다. 그동안 관이나 협회만 있던 비상장 주식 거래 시장에서 최초로 민간 주도의 거래 시장이 생긴다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이러한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의 등장으로 투자자들의 재산권 또한 지켜지게 됐다. 국내에서 벤처투자자들의 유일한 회수 전략은 그동안 기업공개(IPO)였는데, 만약에 창업자나 대표이사가 IPO를 진행하지 않는다면 투자자는 자금 회수가 어렵게 된다. 여기서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의 역할이 있다. 특히 구주를 거래할 상대방을 찾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개인투자자는 기업이 IPO를 진행하지 않는다면 투자 자산을 그냥 잃어버리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비상장 투자 플랫폼의 등장은 벤처투자자 입장으로써 매우 반가운 일일뿐더러, 지금의 증권계의 화두인 벨류업과도 맞닿아 있다. 샌드박스 최대의 성과라고 할 만하다.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성장 위해 신뢰도 제고해야"그러나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신뢰도를 제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이해관계 충돌을 방지하는 것이다. 비상장 플랫폼이 자신이 발행한 주식을 유통한다거나, 계열사가 투자한 회사의 주식을 유통하면서 주가를 형성시키는 것은 시장의 신뢰를 저해시킨다. 한국거래소가 몰래 특정 기업에 투자한 후 그 회사를 상장시키면 어찌되겠는가. 이렇듯 발행과 유통은 철저하게 분리돼야한다. 사실 투자자를 기망할 의사가 없다면 발행과 유통을 겸하게 달라는 요구가 있을 수 없다. 비상장 주식 거래소가 한국의 대표 벤쳐기업 거래소로 자리매김하려면 자기 자신이 별도의 펀드사업을 진행해선 안될 것이다.이런 이해관계 충돌 부분만 해결된다면, 다른 대부분의 규제는 확 풀어 산업을 성장시켜야한다. 얼마 전, 토스의 주식을 사기 위해 개인투자자들이 당근마켓까지 넘어간다는 신문 기사가 나온 것은 비상장 플랫폼에 대한 과도한 규제의 부작용을 보여준다. 이러한 수요를 적극적으로 규제 안으로 포섭해 기존 주주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새로운 투자자의 투자수요를 만족해야 이러한 비정상적 금융 거래를 막을 수 있다.개인들이 코인에는 수억원씩 투기할 수 있는데 그보다 훨씬 더 건전한 자산인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에 주식투자의 한계를 만드는 것은 산업 활성화의 걸림돌이 될 뿐더러 형평성이나 자본의 효율성에서도 문제가 된다.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의 활성화로 토스나 무신사와 같은 널리 알려진 플랫폼부터 인공지능(AI)이나 2차전지와 같은 차세대 산업군까지 기업에 투자하고 회수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돼야 한다. 국내 증시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상당히 높다. 벤처투자나 기술·중소기업도 당연히 개인투자자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비상장 주식을 보유한 개인투자자들의 재산권 또한 지켜져야 한다. 비상장 거래 활성화는 산업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고, 떠나간 국내 투자자들을 다시 잡아올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다론 아제모을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와 제임스 로빈슨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포용적 제도’, 즉 일반 대중의 재산권을 보장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 서비스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이 투자자들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벤처기업 주식 중개 서비스를 안전하게 제공해 국가 미래 산업을 지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유병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_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 경영학박사 학위 취득 후, 홍콩과학기술대학교, 고려대학교 경영대 교수 등을 역임 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다. 현재 서울대학교 인공지능(AI)위원회 위원, 한국벤처투자 사외이사, 한국벤처창업학회 부회장, 한국창업학회 부회장, 한국전자거래학회 기획이사, 한국경영정보학회 이사, 한국중소기업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주요 연구분야는 디지털 컨텐츠 비즈니스 전략 및 유저 행태 분석, 전자상거래 비즈니스 모델 분석, 디지털 플랫폼 전략, 정보기술(IT) 벤처기업 창업 등이며 산업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공공 기관 및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인터넷기업들의 IT 정책 및 전략 자문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2024.10.22 09:00

4분 소요
건강기능식품도 ‘당근’될까…약업계 “규제 완화 아닌 강화해야”

바이오

정부가 건강기능식품을 개인이 다시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약업계를 중심으로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여러 규제를 통해 관리되는 제품이라 규제를 완화하면 이점보다 시장의 혼란이 클 것이란 지적이다.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은 ‘건강기능식품의 개인 간 재판매 규제개선’을 주제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일 시작한 이 토론회에는 이날 오후 7시를 기준으로 970여 명이 개인의 건강기능식품 재판매를 허용할지에 대한 의견을 등록했다. 앞서 국무조정실은 지난달 27일 이와 관련한 예비회의도 연 바 있다.약업계에선 허가받은 사업자만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현행법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서울 강남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건강기능식품이 의약품과 다르다고 하나, 캡슐이나 정제, 분말 등 형태가 같은 제품이 다수인 데다, 제조부터 정해진 조건에 맞게 생산되고 있다”며 “건강기능식품이라는 이름 때문에 식품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으나 일반 식품과 비교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약국을 연 또 다른 약사는 “약국에서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지 않는 제품을 구매하려 할 때가 많다”며 “현재 유통되는 건강기능식품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데 개인 간 재판매를 허용해 관리·감독의 사각지대를 만들 이유가 무엇이냐”고 되물었다.일부 사업자가 제도를 악용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현재 허가받은 사업자만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할 수 있는데, 몇몇 업체가 개인인 척 특정 제품을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하는 등 불법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관계자는 “개인 간 재판매가 허용되면 중고거래 플랫폼 외에도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며 “사업자가 사실상 건강기능식품을 제조·판매할 때 준수해야 할 여러 항목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양연 대한약사회 부회장도 “건강기능식품을 개인이 다시 판매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사실상 건강기능식품의 판매 규제를 제도 밖에 두겠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또한 “개인 간 재판매를 허용하는 것은 허가받은 사업자만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하는 현행법을 뛰어넘는 해석”이라며 “개인의 거래는 일반적인 유통이 아니라고 유권해석할 공산이 큰데 이와 관련해 법률적인 이슈가 발생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건강기능식품은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는 원료나 성분으로 만든 제품을 말한다. ‘건강기능’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으나, 의약품은 아니기 때문에 의료진의 처방 없이 구매할 수 있다. 다만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한다고 신고한 사업자만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개인이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할 수 없다는 뜻이다.하지만 건강기능식품을 선물로 주고받는 경우가 최근 늘어나며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고거래 플랫폼 업체인 당근마켓에 따르면 이 회사가 판매금지 물품으로 차단한 거래 중 건강기능식품은 10%의 비중을 차지했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 해외에서도 개인이 건강기능식품을 재판매하도록 허용하고 있다.조 부회장은 “선물 받은 건강기능식품을 중고거래로 처분하려는 수요가 높아 개인의 재판매를 허용해야 한다는 논리라면 건강기능식품의 과소비를 막는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 간 거래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현재 누구 하나 책임질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재판매를 논의하는 것은 합리적인 정책 결정이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2023.08.10 06:00

3분 소요
“미술계 당근마켓 ‘티아트’ 개발”…미술산업 대중화 앞장서다 [이코노 인터뷰]

유통

온라인 중고거래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미술작품 중고거래 시장이 새롭게 열리고 있다. 그 중심에 임영수 더아트나인 대표가 있다. 그동안 작품을 사고 파는 방법이 갤러리나 온‧오프라인 경매 등에 국한돼 있었다면 임 대표는 국내 최초로 온라인 작품 중고거래 플랫폼을 개발해 새로운 미술 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임 대표는 지난 2018년 작가와 갤러리, 컬렉터가 상생할 수 있는 아트 마켓 플레이스 기업인 더아트나인을 설립했다. 미술 플랫폼(갤러리 부킹)을 시작으로 디지털 콘텐츠 제공, 작가 매니지먼트, 미술 교육, 아트페어 등 미술 시장에서 상생 비즈니스모델을 제시해 주목받았다.미술 작품도 중고로 직거래…오는 9월 론칭 임 대표가 최근 주력하고 있는 것은 오는 9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미술 작품 중고거래 플랫폼 ‘티아트’다. 티아트는 한마디로 미술 작품 거래용 ‘당근 마켓’이다. 임 대표는 미술 작품의 전문화된 리세일 유통 플랫폼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티아트를 구상해 개발에 성공했다. “미술 작품이 당근마켓, 중고나라 등에 올라와 일반 상품처럼 거래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요. 미술품 전용 유통 플랫폼의 필요성을 느꼈죠. 개인이 소장한 미술품 매매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면 시장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신시장 또한 구축될 수 있다고 봤거든요. 또 미술품 거래 정보와 관련한 빅데이터를 확보할 수도 있고요.”그런 의미에서 티아트는 작품 거래뿐 아니라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탑재해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미술 감정평가 서비스나 직거래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작품 보증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비싼 작품뿐 아니라 값어치 있는 작품을 통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검토 중이다. 임 대표는 이 모든 서비스가 티아트를 통해 가능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은 직방, 다방 등 전문화된 플랫폼이 있잖아요. 그 안에서 중고거래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있는 거거든요. 같은 맥락에서 미술품도 플랫폼 안에서 작가와 갤러리, 컬렉터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가는 겁니다. 단순히 미술 작품을 사고파는 게 아니라 미술이 산업화되는 과정인거죠. 미술품도 어찌보면 명품이잖아요. 비싼 기관을 찾아가지 않더라도 티아트를 통해 검증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거죠.” 금융권 출신 CEO…아트 파이낸스로 영역 확장 금융권에 몸담았던 임 대표는 평소 미술 관련 산업을 관심있게 바라봤다. 업계 사람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해오면서 예술 산업으로 금융의 영역을 확장해야 겠다는 필요성을 느꼈다. 2005년 금융업계에 붐이 일었던 아트 펀드가 계기가 됐다. 아트 펀드는 예술품을 사들인 뒤 이를 다시 되팔아 남긴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대안 펀드 중 하나다. “2005년 아트 펀드가 한창 붐이었다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풀 꺾였죠. 과정을 쭉 살펴보니 초기 시장 자체가 투명하지 못하다는 거였어요. 아트 펀드를 운용했던 금융권은 미술 산업을 잘 모르고, 미술은 금융업계를 잘 몰랐던 거죠. 그래서 손실이 나는 경우가 있었고요. 미술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수요·공급이 맞아 떨어져야 하는데 미술 시장 자체가 대중적이지 않잖아요. 작품에 돈이 담기면 자산이 될 수 있거든요. 이러한 시장을 투명하게 만들고, 대중이 관심을 갖고 미술 산업을 바라볼 수 있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봐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죠.” 처음에 시작한 사업은 예술과 관련된 작가‧작품‧서비스 등을 매칭해주는 아트 포털 서비스 ‘갤러리 부킹’이다. 대관을 필요로 하는 갤러리와 전시를 준비하는 작가를 연결하는 포털 사이트다. 전국 각지의 갤러리 및 전시 정보, 신진 아티스트들을 홍보했다. 또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 작품과 블록버스터 전시 및 호텔 아트페어를 개최해 수익을 창출했다.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사업도 더아트나인의 주 업무 중 하나다. 실력 있는 무명의 예술가를 발굴해 전시나 홍보 등을 지원하고 체계적인 매니지먼트를 통해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글로벌 아티스트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아트 파이낸스의 새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임 대표는 작가의 ‘작품’에 투자하는 것이 아닌 ‘미래 가능성’에 투자해 작가의 작품 판매 수익을 분배하는 NFT(대체불가능토큰) 사업을 펼쳐 시장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신진 작가를 발굴해 계약을 맺고, 이들이 일정 기간 제작하는 미술 작품의 판매 수익 일부를 NFT 구매자들에게 분배하는 사업을 진행했어요. 여러 NFT로 발행하고 NFT 시장을 통해 판매하면서 누구나 쉽게 작가의 재능과 미래 가능성에 투자할 수 있다는 인식을 들게하는 게 목표였죠. NFT를 통해 작가도 일시적으로 현금을 받아 작품 활동에 활용하고, 저희는 운용사 입장에서 작가의 매니지먼트와 아트페어 전시를 지원하고 마케팅 홍보를 하는 상생 모델이죠.” 최근에는 이 영역을 더 발전시켜 미술 작품을 증권형토큰(STO)으로 발행해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도 검토 중이다. 임 대표는 앞으로도 아트 파이낸스 관련 다양한 시도와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선 객관적인 평가를 받고 거래가 이뤄지는 투명한 미술 시장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술 시장이 투명해져야 산업도 성장하고 투자도 활성화되기 마련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작품을 단순히 대체자산으로만 보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컬렉터가 투자 관점으로만 접근하기 보다는 작가와 작품이 주는 의미를 되새기고 감상할 수 있는 여유를 느꼈으면 해요. 좋아하는 작가의 그림을 사서 응원하고 후원하는 팬덤 문화가 미술계에도 확산하는 날이 머지않아 올 것으로 확신합니다.”

2023.07.29 08:00

4분 소요
“치즈버거, 감튀 10만원에 팝니다”…파이브가이즈 오픈 하루만에 되팔이 등장

유통

미국 햄버거 프랜차이즈 ‘파이브가이즈’ 국내 1호점 개점 당일,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햄버거에 웃돈을 붙여 판매하는 글이 올라와 화제다. 개점 시간에 맞춰 오픈런을 하고, 긴 줄을 서야 겨우 먹을 수 있을 만큼 인기를 끌면서다.한화갤러리아는 지난 26일 파이브가이즈 국내 1호점을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열었다. 이날 매장 주변에는 궂은 날씨에도 이른 아침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대기줄이 길게 이어졌다. 파이브가이즈를 맛보기 위해 오전에만 700명 이상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파이브가이즈 강남은 전용면적 618㎡로 2개층, 150여개 좌석을 갖췄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파이브가이즈는 8가지 종류의 버거와 15가지 토핑 조합해 최대 25만 가지의 다양한 스타일의 버거를 만들 수 있다. 미국 현지 매장과 동일하게 국내에서도 땅콩을 무료로 제공한다. 이 가운데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는 파이브가이즈 햄버거에 웃돈을 붙여 팔겠다는 글까지 올라왔다. 토핑이 모두 들어간 기본 치즈버거 2개와 감자튀김 라지 사이즈를 10만원에 팔겠다는 내용이다. 파이브가이즈 치즈버거는 하나에 1만4900원, 감자튀김 라지사이즈는 1만900원이다. 판매자가 무려 5만9300원의 웃돈을 붙인 것이다. 이 판매 글이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확산하면서 부정적인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이젠 햄버거도 중고거래하는 시대가 오냐” “하다하다 햄버거를 10만원에 파는 건 처음본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한편 1986년 미국 버지니아에서 시작한 파이브가이즈는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햄버거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2002년 해외 진출을 시작해 현재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23개 국가에서 180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한국은 홍콩, 싱가포르, 중국, 말레이시아, 마카오에 이어 아시아 내 6번째다. 국내 운영권을 갖고 있는 에프지코리아는 향후 5년 내에 15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2023.06.27 19:15

2분 소요
이동환 시장 “고양시, ‘경제자유구역’으로 글로벌 자족도시 이루겠다”[이코노 인터뷰]

부동산 일반

“베드타운으로 전락해가는 고양시가 앞으로 글로벌 자족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이동환 고양시장이 고양 덕양구 주교동 고양시청 2층에서 진행한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이 시장은 고양시민들이 가장 원하고 있는 도시로서의 자족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현재 주거시설은 많이 들어서 있지만 교통망 확충, 기업 유치 등 도시가 성장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창릉신도시 등 주변 신도시 개발도 원활히 이뤄지고 있는데 고양시는 다양한 규제에 가로막혀 아파트를 제외하고 개발이 많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게 이 시장의 설명이다.이 시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기업들을 고양시로 적극적으로 유치할 수 있도록 세제 감면, 금융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정주여건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일자리가 풍부한 고양시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시 자금이 많이 필요한데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Q. 취임한지 벌써 약 10개월을 맞았다. 여러 현안으로 바쁠 것 같은데 요즘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나.A. 공약으로 세운 정책들을 차근차근 구체화하고 이행해 나가느라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 예산이 좀처럼 통과되지 않아 어려움도 있었지만, 어려운 와중에도 관내 보도 정비, 창릉천 통합하천 사업 선정, 경기도 경제자유구역 후보지 선정 등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도 일궈냈다.최근에는 관내 44개동 행정복지센터에 방문해 주민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다 보니 동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취임 때부터 소통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했으니 한 말에는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나. 지난해 말에 이어 두 번째로 주민들과의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주민들이 불편사항을 직접 전달하고 소통하는 것을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아하시더라. 임기 말에는 지자체장 중에서 시민과 가장 가까운 시장이라는 평을 듣고 싶다.Q. 44개동을 방문해 시민들을 직접 만나보니 어떤 요구가 가장 컸나.A. 여러 크고 작은 실생활과 관련된 민원이 많았다. 바로 해결이 가능한 사항은 담당부서에 연락해 최대한 해결하려고 하는 편이다. 예상했던 것처럼 일자리와 기업유치에 대한 요구가 가장 컸다. 시민들과 대면해 부탁을 직접 듣고 나니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대한 책임감으로 어깨가 더 무겁다.고양시는 과밀억제권역, 군사시설보호구역, 그린벨트 삼중규제에 묶여 대기업이나 연구소를 유치하고 싶어도 법적으로 원천 차단돼 있는 구조다. 일자리의 양적인 증가도 중요하지만,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통해 규제를 완화하고 이름 있는 기업을 유치하려는 궁극적인 이유는 질적 성장이다.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당근마켓‧토스)처럼 젊은 인재들의 꿈의 직장으로 꼽히는 기업을 유치해야 진정한 일자리 증대를 이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고양 경제자유구역의 구체적인 면적과 위치는 올해 경기도와 공동으로 경제자유구역 수립 용역을 통해 정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바이오 정밀의료, 디지털 영상, 인공지능(AI), 로봇,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집중 육성해 미국의 실리콘밸리 못지않은 첨단 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하고자 한다.Q. 해외출장도 많이 다녀왔는데 경제자유구역 지정과도 연관이 있는지?A. 경제자유구역 후보지 선정도 성공적인 준비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다. 하지만 경제자유구역 조성 자체가 목표는 아니지 않나. 송도 경제자유구역, 두바이 공항 프리존 같은 성공적인 경제특구를 조성해야 한다. 글로벌 자족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을 고양시로 끌어 들여와야 한다.이미 고양시에는 첫 번째 글로벌 기업이 닻을 내리기로 협약을 맺었다. 세계 1위 엔터테인먼트 기업 AEG와 CJ라이브시티의 합작법인을 고양시에 유치했다. 각국에 고양시 경제자유구역을 미리 홍보하기 위해 두바이, 이스라엘, 미국, 스페인, 독일 등지로 해외 출장을 나가고 있다. 해외의 첨단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열심히 고양시를 ‘세일즈’하고 있다. Q. 민선 8기는 교통 관련 공약이 유독 많은데 앞으로 어떻게 공약을 이행해 나갈 것인가. 또 재원확충 방안은?A. 출퇴근길 꽉 막힌 자유로와 ‘지옥철’이 주는 스트레스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일자리도 중요하지만, 교통이야말로 시민들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시민들의 관심도 가장 많은 분야다. 하지만 결정권은 중앙부처가 모두 가지고 있어 추진하기가 어렵다. 고양시에서 광역교통망을 확충해야 하는 확실한 논리를 만들고 국토부를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다. 정치권과의 협상도 이어나가 고양시에 부족한 교통망을 최대한 확보하려고 한다. 전문가, 학회는 물론 시민들의 관심과 지지도 필수적이다.고양시는 신분당선과 9호선 연장, 3호선·경의중앙선 급행 및 증차를 비롯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과 대곡소사선, 고양-은평선, 인천2호선 연장 등을 추진 중이다. 우선 신분당선의 일산 연장, 9호선 급행 고양 연장 같은 철도사업의 최우선 과제는 최상위 계획인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노선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시는 올해 ‘광역철도 확충방안 마련 연구용역’을 토대로 민자 등 재원마련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한 광역철도 사업은 기재부의 예비타당성조사로 타당성을 확보할 경우 국‧도비를 보조받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우리시가 분담할 사업비는 시 재정 여건을 감안해 우리시 재원이 아닌 대곡역 역세권 개발 사업, 환승센터 연계사업 등을 이용한 민간자본 유치를 통해 충당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Q. 최근 1기 신도시인 분당의 30년 된 정자교가 무너져 인명사고가 있었다. 일산도 분당과 같은 1기 신도시이고, 덕양구도 노후도시로서 육교와 교량의 안전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 같은데 어떤 대책을 수립하고 있나.A. 항상 안정감을 느껴야할 집 근처에서 그런 사고가 발생해 너무나 황망하고 안타깝다. 이미 발생한 사고이지만, 다시는 동일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가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사고 직후 고양시 관내에 준공 후 20년 이상 된 교량 중 C등급 교량들을 대상으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현장을 직접 돌아봤다.분당 정자교는 지난해 하반기 실시한 정기점검에서 ‘양호’판정을 받았음에도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커졌을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시도 지난 3월 점검을 마친 교량이더라도 이상 징후 여부를 다시 살피고, 시설물의 노후화 정도, 균형, 변형 유무를 철저하게 점검했다. 시간과 노력이 두 배로 들더라도 시민을 위한 도시를 만드는 일이라면 다시 한 번 살펴가려고 한다.Q.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보이던 교량이 속으로는 곪아있었다. 1기 신도시의 아파트 단지들도 이제 건설 30년이 넘어가고 있어 안전에 대해서도 우려가 된다. 1기 신도시 재정비와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에 대한 입장은?A.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진행하던 재정비 특별법을 노후계획도시로 확대하면서 화정, 능곡 등 대부분의 노후택지단지까지 안전진단 완화 등 각종 특례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생겼다. 그동안 고양시가 국토부에 지속적으로 재정비 방안에 대해 여러 가지 해법을 제시했고, 그중에서도 안전진단 기준 완화에 대한 건의가 받아들여진 결과라고 생각한다.국토부의 특별법 통과에 발맞춰 신속하게 재정비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우선 시 자체적으로 일산신도시 재건축 사전컨설팅 용역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사전컨설팅은 일산신도시만을 대상으로 진행하지만, 향후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이 발의되면 예산을 추가 편성해 화정·행신지구에 대해서도 재건축 사전컨설팅을 시행하려고 한다. 재정비 사업에 지자체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끊임없이 논의하고, 주민 의견을 최대한 담아낼 수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Q. 원당 신청사 건립 대신 백석 업무빌딩 이전이라는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데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추진하는 이유는?A. 백석 업무빌딩은 기부채납 받은 건물이다. 업무시설로 전부 지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인테리어 비용만 들여도 청사로 사용이 가능하다. 건축 비용을 들이지 않고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시의 재정적인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지금은 시청 직원 절반 이상이 8개 외부 건물을 임차해 들어가 있어 임대료로 인한 손실이 연간 12억원에 달한다. 뿔뿔이 흩어져 있다보니 직원들은 물론 민원인의 불편도 무척 크다. 새로운 청사는 덕양구와 일산의 중심부인 백석역 바로 옆에 위치한다. 고양시 교통 핵심축인 중앙로, 일산선, 경의중앙선이 모두 이어져 있기 때문에 덕양과 일산 지역주민 모두가 쉽게 찾아올 수 있다. 경제자유구역으로 검토하고 있는 지역들과도 가까워 경제자유구역 최종 선정까지 근거리에서 준비할 수 있고, 이후 경제자유구역에 입주한 기업들과도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을 것이다.현재 시청 주차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부족한 주차장 문제도 해결된다. 법정대수보다 많은 541개의 주차면을 확보했고, 인근의 백석터미널 공영주차장과 학교 부지를 사용해 약 300~400대 이상 주차공간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인근 도로 통행에 불편함이 생기지 않도록 계속해서 주차공간을 확대하고 교통신호체계와 차량진출입로를 개선해 나가겠다. 연내로 이전을 추진하고자 한다. 쾌적하고 찾아오기도 쉬운 청사로 이전하면 시민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Q. 원당 주민들은 신청사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만큼 상실감도 클 것 같다. 고양시청이 백석으로 이전하면 유동인구가 크게 줄어들 것이란 예상도 있는데 이에 대한 대안은 있는지? A. 누구보다 신청사에 대한 기대감이 많았던 원당 주민들의 상실감을 이해한다. 갑작스러운 발표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도시계획가로서 청사 백석 이전은 오히려 원당의 내실 있는 발전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말씀드린다. 원래 있던 청사를 바로 옆에 새로 지어서 옮겨간다고 해서 원당이 활성화하고 발전하지는 않는다. 원당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업과 사람들이 들어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당을 억제하고 있는 그린벨트를 최대한 걷어내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만약 기존 계획처럼 신청사를 건립할 경우 그럴듯한 건물은 생기겠지만 주변 복합개발은 불가능하다. 신청사 건립을 위해 기존에 해제된 그린벨트 부지는 약 8만㎡에 불과한데 기업유치를 위한 ‘복합개발’을 진행하려면 법적으로 20만㎡ 이상 부지에 대한 그린벨트 해제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원당역세권 재구조화와 현 청사부지 인근 복합 개발인 ‘원당 재창조 프로젝트’의 근간이 바로 20만㎡ 이상 그린벨트 해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 청사 예정 부지에 들어오는 고양선 시청역(당초 고양시청역) 주변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주교 공영주차장 부지를 통합한다. 그 자리에 20만㎡ 이상 규모의 ‘창조 연구개발(R&D) 캠퍼스’를 조성하고, 원당역 주변으로는 창조혁신캠퍼스(CIC)를 조성한다. 창조R&D캠퍼스부터 창조혁신캠퍼스까지 이어지는 약 1km 정도 되는 거리는 원당 고양대로 상징가로로 정비한다는 구상이다.백석으로 청사를 이전하더라도 현 청사는 그대로 이 자리에 남아 사업소, 산하기관 등을 집적한 제2청사의 기능을 수행한다. 현재 시청 근무 직원 1000명 정도가 빠져나간다고 해도 현 청사를 존치하고 사업소나 산하기관 등을 입주시키면 약 650명의 인원이 근무하게 되는 것이다. 청사 주변지역은 도심복합개발가능 구역으로 정비할 계획이다. 명실상부한 고양의 일자리 거점지구로, 원당 주민들이 걱정할 필요 없게 책임지고 원당을 변화시킬 것을 약속드린다.

2023.05.08 07:03

7분 소요
승우아빠, ‘중고인간’은 없던데요?…당근알바 쓰는 사장님 만나보니 [ET 체험기]

IT 일반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서비스와 인공지능(AI) 기술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기도 고도화된 기능을 장착하고 소비자를 찾고 있죠. 정보기술(IT)은 변화하기 때문에 일상에 더욱 밀접해졌습니다. 일상을 파고든 IT, 변화가 익숙지 않은 당신을 대신해 이코노믹 트렌드(Economic Trend·ET)를 직접 체험합니다. IT 기술을 기반으로 미래 경제를 만들고 있는 ‘오늘의 ET’를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크게 다른 점은 없던데요? 우리 입장에선 사람 구할 데가 많으면 좋죠.”성남시 분당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 씨는 17일 기자와 만나 당근알바 서비스를 이용해 아르바이트(알바) 직원을 구한 경험을 소개하며 이 같이 말했다. 알바 직원을 구할 수 있는 ‘접점’이 늘어서 되레 편하다는 설명이다. A 씨는 당근알바 뿐 아니라 다른 알바 중개 플랫폼도 동시에 이용 중이라고 한다. 특별한 차이점이 있었는지 묻자 잠시 뜸을 들이다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리곤 이내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 사용하기가 편하긴 하다”고 말했다.‘중고인간’은 최근 165만 구독자를 보유한 요리 유튜버 ‘승우아빠’가 지난 1일 당근마켓의 구인·구직 서비스를 두고 비하한 발언으로 인해 생겨난 단어다. 그는 식당 개업을 준비하는 다른 유튜버가 당근알바를 통해 알바 직원을 구한다고 하자 “당근에다가 내면 중고들만 들어오겠지”라고 말했다. 이어 “정상적인 루트로 내시고”라며 조언했다. 3일 진행한 인터넷 방송에선 “왠지 사람도 중고 같잖아요”라는 문제 발언을 되풀이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당근마켓에서 구직활동을 하면 중고 인간이 되는 것이냐”며 그를 비판했다. 그간 당근알바를 이용한 소비자들의 반발을 샀고, 해당 채널은 구독자가 4만명 가까이 줄기도 했다. 논란이 지속되자 승우아빠는 장문의 사과문을 게재한 바 있다.당근알바를 사용하면 ‘중고인간’이 되는걸까. 실제 당근알바를 통해 구인·구직을 하는 소상공인들의 생각은 어떨지 기자가 직접 찾아가봤다. 가게에서 만난 다양한 소상공인의 말은 “당근알바를 통해 구한 알바와 승우아빠가 ‘정상적인 루트’ 여길만한 플랫폼을 통해 구한 이는 차이가 없다”로 정리된다. 또 ‘서비스 측면에서 더 편한 지점도 상당하다’는 의견도 많았다.기자가 만난 소상공인들은 당근알바로 알바에 지원했다가 면접을 보지 않는 지원자도 분명 존재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이른바 ‘노쇼’는 당근알바라고 특별하게 나타난 현상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되레 “당근알바로 지원한 이들은 비교적 젊어 우리 카페와 잘 맞다”고 말한 점주를 만나기도 했다. 당근마켓의 주요 기능인 중고거래와 동네 커뮤니티의 이용자 중 다수는 ‘젊은층’이다. 이들이 자연스럽게 애플리케이션(앱) 내 알바 구직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같은 지역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 씨는 “당근알바를 통해 사람을 구하게 된 건 평소에도 당근마켓을 자주 이용했기 때문”이라며 “새로 앱을 깔거나 회원가입을 하는 등의 과정이 없어 부담이 덜했다”고 말했다. 김 씨 역시 당근알바를 포함한 다른 플랫폼에도 동시에 모집 공고를 올리고 있다. B 씨는 “20대 딸이 당근알바 서비스를 써보라고 알려줬다”며 웃었다. 본인이 50대임에도 불편함없이 사용할 정도로 기능이 잘 갖춰져 있다고 했다. 작은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40대 C 씨도 당근알바를 통해 알바를 구하고 있다. 그는 당근알바가 오래 일할 사람을 찾기에 좋다고 말했다. C 씨는 “동네를 거점으로 가게와 구직자를 연결해주니 더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는 것 같다”며 “제 매너온도가 상대에게도 보여지니까 저도 지원자에게 평가받는다는 마음이 든다”고 멋쩍게 웃었다. 매너온도는 당근마켓 내에서 통용되는 ‘신뢰의 바로미터’다. 처음 당근마켓에 가입하면 기본적으로 36.5도를 부여 받는다. 이후 당근마켓으로 거래를 할 때 좋은 거래후기를 받으면 온도가 높아지고, 비매너 평가나 신고를 받으면 떨어진다. 당근마켓 이용자들에게 매너온도는 상당히 중요하다. 온도가 낮으면 아예 거래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알바를 구하는 소상공인 입장에서도, 일할 곳을 찾는 지원자 입장에서도 매너온도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매너온도가 높을수록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고, 매너온도가 낮을수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사람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당근마켓에서 쌓아온 평가가 당근알바의 구인·구직으로도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된 셈이다.이 외에도 당근알바 탭에 들어가 알바 공고를 누르면 응답률과 서비스 시작 시점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지원자의 한 마디’를 볼 수 있다. 알바 자리를 찾는 사람들도 지원을 결정하는 데 있어 고려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셈이다. 지원자는 실제 근무를 하지 않고도 후기를 남길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 점 때문에 “합격은 못했지만, 연락도 면접도 너무 친절하셨어요”와 같은 구직자 입장에서 귀한 정보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반대의 평가도 이뤄진다. 면접을 진행하거나 함께 근무를 한 후 ‘추천서’처럼 후기를 남길 수 있다. ‘시간 약속을 잘 지켜요’, ‘약속한 근무 기간을 채웠어요’ 등 키워드로만 간편하게 리뷰하는 기능도 있다. 자영업자와 지원자가 상호 평가한다는 신선한 개념이 서비스로 구현돼 있다. 당근알바에선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재미있는 일자리들도 보인다. 기자의 거주지 주변에선 ‘○○동에서 ○○동으로 쇼파 이동 도와 주실 분’이라는 알바를 구하는 이도 있다. 시급은 3만원. 글을 올린 지 4시간이 지나자 지원자는 6명에 달했다. 이외에도 ‘공방 정리 도와주세요! 혼자 하다가 지쳤어요’같이 소일거리로 일손을 빌리는 일자리도 종종 올라온다.당근마켓은 2015년 동네 주민 간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시작해 지역 사회 커뮤니티 앱으로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당근알바 서비스는 2021년 10월부터 본격화됐다. 당근마켓에 따르면 2022년 하반기 당근알바에 올라온 구인 게시글 수는 상반기 대비 1.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승우아빠의 당근마켓 구인·구직 서비스에 대한 비하 발언은 당근마켓 이용자들에 대한 비난과도 같다”며 “당근마켓의 누적 가입자수가 3300만명에 달하는 만큼 많은 이들이 부적절한 발언에 구독취소 등의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3.02.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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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취업자 33%가 MZ…‘민지 환심’ 잡기 위한 네이버의 3가지 키워드 [기승전-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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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모인 곳에 돈이 돈다.’ 예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온 ‘시장 원칙’ 중 하나입니다. 숱한 사례와 경험으로 증명된 이 명료한 문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지금에도 유효한 듯합니다. ‘사람이 모이는 곳’은 스마트폰 등장과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현실 공간에서 온라인으로 옮겨 갔고, 여전히 돈을 돌게하고 있죠. 기차를 타고 내리는 정거장을 의미하는 ‘플랫폼’은 ICT 시대를 마주하며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서비스가 도달하는 ‘종착역’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매력을 높여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으려는 플랫폼 기업의 생리를 ‘경제적 관점’에서 들여다보겠습니다. 매주 월요일 오전, 당신이 머무는 종착역을 연재합니다. 네이버가 경제 주축으로 떠오른 MZ세대를 잡기 위해 다양한 사업적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민지(MZ세대를 일컫는 말)의 환심을 잡겠다’는 사업 전략은 정보기술(IT)업계는 물론 대부분의 고객향(B2C) 서비스 기업이 목표로 삼고 있기도 하다.네이버는 이를 위해 최근 콘텐츠·커뮤니티·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영역을 강화하고 있다. MZ세대에 인기를 끄는 서비스를 강화, 세계 시장에서 성과를 내겠단 전략도 읽힌다. IT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가 머무는 플랫폼으로 전환한다면 그 자체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했단 의미”라며 “이들이 열광하는 서비스 구축은 비단 네이버뿐 아니라 온라인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다수 기업의 고민”이라고 설명했다.국내 취업자 33%가 MZ…세계 경제 ‘주축’으로MZ세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한다.네이버가 ‘MZ세대 집중 공략’에 나선 배경으론 이들이 가진 경제력이 꼽힌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2022년 연간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체 취업자 중 약 33.1%가 MZ세대로 집계됐다. 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자 수는 2022년 연간 기준 총 2808만9000명으로 조사됐다. 이 중 MZ세대에 해당하는 15~39세 취업자 수는 930만명이다. 구체적으로 ▶15~19세 17만9000명 ▶20~29세가 381만8000명 ▶30~39세가 530만3000명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기업 직원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60% 수준을 달성했고, 특히 변화에 민감한 IT업계와 스타트업에선 이 비중이 80% 수준에 이른다는 자료도 나온다. 경제활동인구는 만 15세 이상 중 수입이 있는 일에 종사하고 있거나 취업하기 위해 구직활동 중인 사람을 말한다. 경제활동인구는 다시 취업자와 실업자로 나뉜다.MZ세대가 경제 중심에 떠오르고 있는 흐름은 국내에 국한돼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MZ세대는 현재 세계 인구의 약 33%를 차지한다. 2040년에는 이 비중이 50%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역시 오는 2034년을 전후해 Z세대가 미국 내 가장 많은 인구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민지가 좋아하는 것 = 사업적 기회MZ세대는 인터넷 확산과 스마트폰 등장 등 디지털 환경의 발전과 함께 성장했다. 기성세대와 다른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MZ세대를 일반화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러나 시장에선 통상적으로 MZ세대를 ▶변화에 유연하고 ▶유행에 민감하면서도 ▶남과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점을 특징으로 꼽고 있다.MZ세대가 경제 주축으로 자리 잡자,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반영한 상품 개발이 각 기업의 최우선 과제가 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실물 상품은 물론 무형의 서비스까지 MZ세대의 선호도를 고려해 기획하는 편”이라며 “MZ세대 특히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만큼 플랫폼 기업 입장에선 이들의 선택을 받는 게 사업 향방을 결정짓는 요소”라고 설명했다.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으로 꼽히는 네이버 역시 이런 시장 분위기를 반영, 사업을 꾸리고 있다. 특히 콘텐츠·커뮤니티·메타버스 서비스에서 ‘MZ세대 맞춤형 전략’을 도입한 변화가 최근 두드러졌다. 해당 분야 모두 MZ세대가 주력 소비층으로 꼽힌다.MZ 특화 포시마크·웹툰·제페토로 ‘글로벌 공략’네이버가 이 중에서도 최근 주력한 분야는 커뮤니티 영역이다. 회사는 지난 6일 북미 최대 패션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 포시마크 인수를 마무리했다. 포시마크의 기업가치는 12억 달러(약 1조5250억원)로 책정됐다. 네이버는 포시마크가 보유한 가용 현금을 포함해 인수 비용으로 13억1000만 달러(약 1조6610억원)를 지급했다. 지분 100%를 취득, 포시마크는 네이버 계열사로 편입됐다.올해 1분기부터 포시마크의 매출·영업이익이 네이버 연결 실적으로 반영된다. 증권가에선 약 5000억원 안팎의 매출 기여가 있겠지만, 영업손실이 800억원 정도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네이버가 포시마크 인수에 쓴 비용은 자기자본 대비 6.94%다. 포시마크가 현재 영업손실을 올리고 있다는 리스크(위험)를 고려하면, 대규모 배팅을 한 셈이다. 네이버 측은 그런데도 포시마크의 기반 서비스인 ‘중고 거래’보다 ‘커뮤니티’ 기능에 집중해 이번 인수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2011년 미국 실리콘밸리 중고 거래 플랫폼으로 출발한 포시마크의 대표적 특징으론 ‘커뮤니티 중심의 커머스’가 꼽힌다. 이 때문에 국내엔 ‘미국판 당근마켓’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포시마크 사용자 중 MZ세대가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 밀레니엄 세대 여성의 약 90%가 포시마크 커뮤니티에 가입했다.포시마크 창업자인 마니시 샨드라 대표도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에 위치한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자사 커뮤니티 기능이 네이버가 그간 쌓아온 플랫폼 역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포시마크는 그간 ‘사람 간의 연결에 집중’(Focus on People)하고 커뮤니티·판매자와 ‘동반 성장’(Together We Grow)하는 가치를 통해 성장했다”며 “현재 세계 8000만명이 선택한 최대 패션 C2C 플랫폼이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트레이시 선 포시마크 수석부사장도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가 쉽게 참여하고, 관계가 끈끈한 커뮤니티 생태계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자체 기술로 개발한 라이브 커머스인 ‘포시 쇼’(posh show)를 소개했다. 네이버는 향후 해당 서비스에 자사 라이브 커머스 기술을 접목해 고도화할 방침이다. MZ세대에 초점을 맞춘 웹툰 서비스 역시 세계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2014년 영어 서비스를 출시하며 세계 시장에 진출했다. MZ세대를 공략에 성공하며 외연을 확장하자, 네이버는 네이버웹툰을 2017년 분사시켰다. 이후 미국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 산하에 네이버웹툰과 일본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라인디지털프론티어를 배치하고 글로벌 공략을 가속했다.네이버웹툰은 현재 10개 언어로 100개 넘는 국가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글로벌 이용자는 8500만명을 넘어섰고, 해외 비중은 80% 수준이다. 특히 외연 확장에 공을 들인 미국의 2022년 2분기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250만명에 달한다. 미국 지역 사용자 중 70%가 25세 이하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아마추어 창작 공간 ‘캔버스’(Canvas) 내 영어 서비스를 이용하는 창자자 수도 12만명을 넘어섰다.MZ세대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메타버스 역시 네이버의 주력 사업 분야 중 하나다. 네이버제트가 운영 중인 ‘제페토’는 국내를 비롯해 미국·프랑스·일본 등 세계 약 200개 국가에서 서비스 중인 아시아 최대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최근 누적 글로벌 가입자는 4억명을 돌파했다. 네이버제트는 세계 MZ세대 가입자 확대를 위해 그간 다양한 K-팝(POP) 아티스트의 콘텐츠를 선보여왔다. 제페토에서 ▶블랙핑크 가상 팬 사인회 ▶엔믹스 공식 데뷔 전 제페토 월드 제작 및 콘텐츠 공개 ▶ITZY 컴백 부스 이벤트 ▶방탄소년단(BTS) 부산 콘서트 라이브 스트리밍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회사 측은 “이용자들에게 현실과 가상을 아우르는 인터랙티브한 콘텐츠 경험을 지속 선사하며, K-팝 아티스트와 시너지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에는 태양의 신곡 ‘VIBE’ 발매에 맞춰 제페토 내 태양의 아바타도 구현한 바 있다.편의 기능 확대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사용자가 콘텐츠를 제작 및 공유하고 즐길 수 있도록 ▶제페토 빌드잇 ▶ 제페토스튜디오 등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이용자들이 직접 제작한 전체 콘텐츠 수는 340만 건을 돌파했다. 이용자들의 상호작용을 의미하는 피드 전체 반응 수도 400억 건을 넘어섰다.

2023.01.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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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호수_1668호(20230109)[20] 투자업계 리더 12명이 답했다…‘당근마켓’ 닮아야 스타트업 생존 가능

스타트업

2023년 투자를 집중할 사업 분야는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와 바이오·의료 영역.”2023년 가장 중요한 투자 집행 기준은 “수익 확보가 가능한 사업 모델(BM) 구축 역량.”스타트업 시장에서 곡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세계 경제 불황에 따른 투자 시장 위축 탓이다. 그런데도 ‘투자받을 곳’엔 여전히 뭉칫돈이 몰린다. 그 기준이 궁금했다. 또 ‘투자 혹한기’로 요약되는 현 상황을 현장에선 어떻게 느끼는지, 매섭게 몰아치는 칼바람은 언제쯤 끝이 날지도 물었다.<이코노미스트>는 벤처캐피털(VC) 대표·주요 투자 심사역 등 12명의 투자업계 리더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이들은 스타트업에 투자가 이뤄지는 주요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 중인 전문가다. VC에 따라 별로 선호하는 투자 시점·자금모집(펀드레이징) 방식 등 분명한 차이를 보이지만, 몇 가지 지점에선 공통된 반응을 보였다.이들이 꼽은 2023년 생존·성장 조건은 ‘ICT 서비스 분야에서 확실한 수익 모델을 갖춘 스타트업’으로 압축된다. 2023년 상반기까지 확실하게 이어질 투자 위축 기조에서도 디지털 역량을 갖춘 기업은 성장할 수 있다고 봤다. 올해 크게 성장할 기업으론 ‘당근마켓’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는 “창업자가 세상을 바꿀 영향력이 있는지가 투자 향방을 가를 것이라는 점은 동일하다”면서도 “투자 시장은 현금 유동성(Cash Flow)이 손익분기점(BEP)에 근접하고 있는 곳을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2022년 가장 어려움을 겪은 스타트업 사업 분야는 ‘유통·서비스’로 조사됐다. 투자 위축으로 인한 스타트업 생태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민간 출자 문제 완화 ▶성장금융·모태펀드(정부가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VC에 출자하는 방식) 확대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제도 활성화 ▶인수합병(M&A)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자금모집 어렵다…상반기까진 시장 위축 지속”12명의 투자업계 리더들은 “자금모집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현장에서 느끼는 펀드레이징이 ‘활발하다’라거나 ‘큰 변화 없이 평년과 비슷하다’고 답한 이는 단 한 명도 없다. 8명은 ‘어렵다’고 답했고, 4명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이들이 투자 시장에서 느낀 이 같은 분위기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기술기업·스타트업 전문 시장조사기관 CB 인사이츠(CB Insights)에 따르면 2022년 1분기까지만 하더라도 세계 벤처투자액은 1420억 달러(약 180조6240억원)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5% 상승했다. 그러나 2022년 2분기엔 투자 규모가 1130억 달러(약 143조7360억원)로 줄었고, 3분기엔 750억 달러(약 95조4000억원)로 급감했다. 2022년 3분기의 경우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4%나 감소했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주요국 금리 인상·미-중 패권 경쟁 등으로 인해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 시장 역시 빠르게 얼어붙었다. 세계 경제 침체 여파는 국내 시장이라고 비껴가지 않았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국내 벤처투자 규모는 1조25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 줄었다. 12명의 투자업계 리더들은 이 같은 기조가 2023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내 반등이 이뤄질 수 있으리라고 본 이는 없다. 하반기까지 시장 위축이 진행될 수 있다고 응답한 전문가도 4명이나 됐다. 8명은 ‘하반기 반등’을 점쳤다.정부도 이들과 비슷한 관점으로 시장 흐름을 전망했다. 정부는 지난 2022년 12월 21일 범부처로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세계 경제는 가파른 금리 인상 영향에 따른 내수 부진·제조업 경기 및 교역 위축 등으로 성장세가 크게 약화될 것”이라며 “중국 부동산 경기와 같은 경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신흥국 부채위험 등 하방 리스크(위험)가 상존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세계 경제 개선 등으로 점차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국내 경제 역시 “상반기에는 잠재 수준을 하회하는 성장세가 예상되며, 하반기로 갈수록 대외여건 개선 등으로 점차 회복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 이례적으로 2023년 경제성장률(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잡았다. 한국이 2%를 밑도는 성장률은 보인 시기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닥친 1998년(-5.1%)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0.7%) 정도다. 정부가 이번 세계 경제 위축에 따른 경기 침체 여파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데스밸리 넘은 스타트업도 ‘위기’…“유통 분야 위축 심화”최근 6개월간 뚜렷하게 나타난 투자 시장 위축이 2023년 상반기까지 유지·악화가 확실시되면서 스타트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이 기간 경제 위축의 칼바람을 정면으로 맞이한 스타트업들은 사업 축소·권고사직·매각 등을 진행하고 있다.경영난은 초기 스타트업은 물론 ‘데스밸리’를 넘은 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스타트업 데스밸리는 사업 안착까지 걸리는 3~5년의 기간을 말한다. 이 기간 사업 가능성을 시장에서 입증해야 사업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투자 유치 등을 통해 마련할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5년 차 스타트업의 생존율은 29.2%에 그친다.업력이 짧을수록 투자 의존도가 높다. 이들이 넘어야 할 데스밸리 문턱이 투자 위축으로 더욱 높아졌단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 안착한 스타트업 역시 외연 확장에 따른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길이 막히며 경영난도 심화하는 추세다.투자 전문가들은 2022년도에 유통·서비스 분야에서 스타트업 경영난이 특히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투자한 스타트업 분야 중 예상보다 성적이 좋지 않았던 업종’을 묻는 말에 6명이 유통·서비스를 골랐다. 이와 함께 ICT 서비스(5명)와 바이오·의료(4명)도 높은 선택을 받았다.이는 ICT 기반의 유통 서비스로 ‘간판급 스타트업’이 몰락한 사례가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화 배송 서비스로 시장의 주목을 받은 스타트업 ▶정육각 ▶오늘식탁 ▶얌테이블 등에서 지난해 권고사직·사업축소 등이 진행됐다. 컬리의 경우 최근 기업공개(IPO) 연기를 결정하기도 했다.유통 분야뿐 아니라 스타트업계 전반에서 나타난 경영 악화 현상으로 올해 ‘헐값 매각’이 많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블록체인 생태계 전문 투자사인 해시드(Hashed) 소속 파트너는 “수익성 없이 투자금에 의존하는 회사들 사이에서 파산·M&A 사례는 물론 대규모 구조조정도 나타날 것으로 생각한다. 창업자·개발자들의 상처 없이 이뤄져야 스타트업 생태계가 건전한 방향으로 발전이 가능하다”고 정부·VC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투자 전문가들은 이 같은 스타트업 생태계 위축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봤다. 김학윤 가이아벤처파트너스 대표는 “투자 시장이 어려운 상황이라 모태펀드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스타트업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려면, 1차 시드를 모태가 출자한 펀드를 통해 유치하고 이후 투자를 민간에서 담당하는 게 스타트업 입장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올해 모태펀드 예산을 지난해 대비 40% 줄인 3135억원으로 책정했는데, 이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가능성’에서 ‘수익성’으로…투자 기조 변화경제 불황은 투자 기조 변화로도 이어졌다. 투자 시장은 2021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활황을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소비 위축을 타파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유동성을 증가한 데 따른 영향이다. 스타트업 역시 이 시기 ‘가능성’만 입증하면 대규모 투자 유치가 가능했다. 예상보다 높은 시리즈 투자 성료나 IPO ‘대박’ 사례도 이어졌다.이 같은 기조가 투자 혹한기에 따라 최근 급격하게 변화하는 추세다. 출자자들의 지갑이 닫혔고, 투자 심사는 강화됐다. 변화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BM’이다. 12명의 투자업계 리더들은 ‘2023년 투자 집행에 가장 중요한 기준’을 묻는 말에 다양한 답변을 내놨지만, 수익성만큼은 공통 요소로 꼽았다.장원열 카카오벤처스 수석심사역은 ‘팀의 펀딩 능력과 BM 설계 등 사업 역량’을, 김영덕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 대표도 ‘큰 수익 모델 가능성’을 주요 기준으로 선정했다. 권오형 퓨처플레이 대표도 실행·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팀의 차별성과 함께 ‘탄탄한 BM’을,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역시 ‘자본조달 능력·딥테크·기업가 정신’을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파트너는 “후속 투자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 아무래도 예전보다 좀 더 빠르게 실적이 날 수 있는 곳을 선호하게 되는 것 같다”며 “명확한 BM과 기본 가설이 어느 정도 검증된 스타트업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해시드 파트너도 “투자 시장이 매우 보수적으로 변하고 고금리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고려, 자체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현금흐름 창출 능력을 2023년 투자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며 “조직을 타이트하게 운영할 수 있는 능력과 시장 수요를 잡아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비즈니스 역량이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12명의 투자업계 리더들은 이와 함께 ICT 서비스 분야에 관심을 나타냈다. 2023년도 투자 집중 분야로 8명이 ICT 서비스를 선택했다. 또 ▶바이오·의료(5명) ▶콘텐츠(3명) ▶전기·전자·장비(3명) 업종에서 투자 기회를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ICT 분야는 비대면 문화 확산과 디지털 전환 등에 따라 성장성이 담보된 영역으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IT 서비스 시장은 2019년 1조400억 달러(약 1319조원)에서 2024년 1조3010억 달러(약 1650조원)로 25.1% 성장이 전망된다. 소프트웨어(SW) 시장 규모 역시 같은 기간 4770억 달러(약 605조원)에서 6960억 달러(약 883조원)로 45.9%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ICT·BM 기준 충족한 ‘당근마켓’ 주목중소벤처기업부가 2022년 상반기 선정한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거대신생(유니콘) 기업 중 당근마켓이 투자 전문가가 꼽은 ‘2023년 가장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으로 선정됐다. 설문 참여자 절반이 당근마켓 성장성에 관심을 나타냈다. 무신사(4명)·야놀자(3명)도 많은 선택을 받았다.당근마켓은 투자 선호 분야로 꼽힌 ICT 영역에서 탄탄한 BM을 갖춰가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당근마켓이 아직 흑자를 올리고 있진 않지만, 플랫폼 안착에 따른 수익 개선이 올해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온라인 채널 강화를 추진 중인 무신사와 IT 솔루션 사업에 진출한 야놀자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선택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당근마켓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2021년 매출은 257억원으로, 2020년 118억원에서 2배 이상 성장했다. 2021년 기준 당기순손실이 364억원을 기록했지만, 주요 수익 모델인 ‘지역 광고’가 올해 크게 성장할 신호를 보이고 있다.당근마켓의 연말 결산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에만 1억64000만번의 거래가 플랫폼을 통해 이뤄졌다. 2022년 12월 기준 당근마켓 누적 가입자 수는 3200만명에 달한다. 1년간 1000만명의 회원을 추가로 확보하는 성과를 썼다. 이용자 증가는 광고 수익 확대의 주요 요소로 꼽힌다.

2023.01.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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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한정판 포켓몬빵”…‘핼러윈 에디션’ 출시에 또 ‘오픈런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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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핼러윈 에디션이고, 두 달 뒤엔 크리스마스로도 나오려나요?” 지난 9월 29일 출시된 SPC삼립의 ‘포켓몬빵 핼러윈 한정판’이 일주일도 안 돼 품귀현상을 일으키자 소비자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월 16년 만에 재출시된 포켓몬빵이 지난달 기준 7000만 봉 이상 판매되며 유례없는 기록을 세운 데 이어 7월 시즌 2 제품이 출시되고, 이번엔 핼러윈 데이를 맞아 ‘한정판 야광 띠부씰’이 들어있는 제품이 나왔다. 연이은 포켓몬빵 신제품 출시에 일부 소비자들은 지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온라인 상에서 유치원이나 초등학생 자녀를 둔 소비자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 카페의 한 회원은 “아이들은 포켓몬빵 하나에 너무 행복해 하지만 부모 입장에선 띠부씰 지옥이 끝날 때 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핼러윈 에디션도 출시된 판에 조만간 크리스마스 한정판도 나온다에 한 표를 건다”고 말했다. 일산 지역 맘카페의 한 회원은 “포켓몬빵 오픈런이 또 시작된거냐”며 “삼립이 도대체 언제까지 하려고 하는건지, 제발 이러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 1~2개씩 발주 제한…중고 플랫폼서 2만원에 ‘리셀’ 포켓몬빵의 제조사 SPC삼립 관계자에 따르면 핼러윈 한정판은 기존에 나오던 시즌 1, 2의 제품 중 ‘컵케익’과 ‘쿠키앤크림슈’ 두 종을 핼러윈 기간 한정 판매 제품으로 바꿔 출시했다. 이 두 가지 제품에는 기존 포켓몬빵에 들어있는 일반 띠부씰이 아닌 ‘야광 띠부씰’ 27종이 하나씩 들어가 있고, 한정된 기한에만 판매해 희소성이 더 해졌다는 설명이다. 현재 포켓몬빵 핼러윈 한정판은 물량 부족으로 편의점마다 1~2개씩으로 발주 제한을 둔 상황이다. CU 관계자에 따르면 ‘피카츄 펌킨 컵케익’은 일주일에 4일, ‘블래키의 쿠키앤크림슈’는 일주일에 2일씩 각각 1개씩 발주되고 있다. GS25 관계자는 “포켓몬빵은 시즌 1, 2와 핼러윈 에디션까지 합해서 하루에 보통 2~3개씩 들어오고 있다”며 “매일 같은 상품이 들어오는 게 아니라 요일마다 들어오는 날짜가 따로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중 핼러윈 에디션 빵은 1개씩 들어온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마트24 측에서도 “점포당 핼러윈 제품 2종이 1개씩 발주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편의점 점포당 핼러윈 에디션 빵은 하루에 1개씩만 입고되고 있는 상황이라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플랫폼엔 관련 거래 글이 쏟아지고 있다. 당근마켓에서는 핼러윈 띠부씰만 5000~2만원에 판매되고 있고, 빵만도 5000~1만원으로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펌킨 컵케익의 정가는 3500원, 쿠키앤크림슈는 2000원으로, 정가의 최대 3배 이상의 가격에 리셀되고 있다. 포켓몬빵 핼러윈 에디션은 ‘기간 한정 판매’라는 희소성이 더해져 기존 포켓몬빵보다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희소성에 희소성을 더하는 마케팅에 소비자들은 피로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SPC삼립 측은 또 다른 신제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SPC삼립 관계자는 “이번 핼러윈 한정판 제품은 판매 기한이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10월 중까진 계속 판매할 예정이고, 11월까진 미정인 상태”라며 “정확한 계획에 대해선 말씀드릴 순 없지만 후속 제품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 불황기 덕 보는 ‘희소성 마케팅’?…“진정성 없인 오래 못 가” 소비자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는 반면 업계에서는 포켓몬빵 인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포켓몬빵이란 제품이 상당히 많은 소비자들을 편의점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며 “편의점에 와서 찾는 빵이 없어도 온 김에 다른 빵이나 제품을 구매해서 나가는 소비자들이 꽤 많아 방문객 증가 효과는 확실히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희소성’이란 프리미엄이 붙은 마케팅이 불황기의 덕을 보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경영학과)는 “포켓몬이란 콘텐츠는 오랜 시간 동안 쌓아온 강력한 서사가 있는 대표적인 ‘러브 마크’ 중 하나로, 불황기와 맞물려 오히려 더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불경기 탓에 주식이나 코인에 재미를 잃은 사람들이 많아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에 집착하는 이들이 늘면서 포켓몬빵 신제품이 더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고, 이는 대표적인 ‘불황기 마케팅’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기업의 마케팅에 ‘진정성’과 ‘진심’이 없다면 결국 오래 가지 못할 것이란 전문가 의견도 있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경영학과)는 “포켓몬빵을 활용한 희소성 마케팅이 장기화될수록 소비자들의 피로도는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며 “피로감만 누적시키는 마케팅이 계속된다면 기업도 결국 ‘자기 꾀에 자기가 빠지는 꼴’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2022.10.0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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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따라가는 당근마켓…지난해 쓴 돈, 번 돈의 2배

IT 일반

당근마켓의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영업비용이 매출의 2배가 넘는다. 사측은 필요한 적자라고 말하지만, 시장에선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나온다. 긴 시간 적자를 감당할 만큼 투자시장 여건이 녹록지는 않기 때문이다. 당근마켓은 지난달 30일 지난해 실적을 공개했다. 한 해 동안 256억7260만원을 벌어들이며 2020년보다 매출 규모를 두 배 이상(118%) 키웠다. 그런데도 영업적자 규모는 2020년보다 세 배 가까이 커진 352억1341만원이었다. 지난해 비용으로 나간 돈이 608억8860만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매출 대부분이 광고수익에서 나왔다. 지난해 광고로 벌어들인 수익은 254억7432만원이었다.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당근마켓은 사용자가 올린 중고거래 게시물 목록에 지역광고를 끼워 넣어 수익을 내고 있다. 그밖에 상품판매나 수수료로 거둔 수익은 전체 매출의 1%대에 그쳤다. 지난해 사용자 수를 크게 늘리면서 광고수익도 커졌다. 사측에 따르면 당근마켓의 지난해 8월 기준 누적 가입자 수는 2200만명을 넘어섰다. 월간 활성 사용자 수도 지난달 1800만명에 달한다. 사용자 수로 보면 네이버나 카카오톡 같은 국내 대표 모바일 앱과 어깨를 견줄 정도다. 문제는 더 빠르게 늘어나는 비용이다. 가장 크게 늘어난 항목은 광고 선전비였다. 2020년 105억7909만원에서 지난해 226억9836만원으로 늘었다. 인건비도 2020년 약 48억원에서 지난해 13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개발자 중심으로 대규모 인력을 채용하고 있어서다. 사측은 필요한 적자라는 입장이다. 단순 중고거래가 아니라 지역 기반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단 것이다. 동네에서 보육도우미나 과외선생님을 구하는 일에도 당근마켓을 쓰도록 하는 식이다. 당장 실탄도 있다. 당근마켓은 지난해 1789억원을 투자받았다. 하지만 이런 상태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각국 중앙은행에서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어서다. 금리를 높이면 미래 가치를 근거로 시가총액을 키워온 이른 바 ‘기술주’가 타격을 입게 된다. 실제로 올해 들어 트위터·메타 등 미국 주요 기술기업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특히 시장 선점을 이유로 대규모 적자를 이어온 쿠팡이 크게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초 69달러까지 올랐던 쿠팡 주가는 현재 20달러 선 아래를 밑돌고 있다. 쿠팡의 지난해 영업적자는 14억9396만 달러(1조8039억원)로, 2020년(5억1599만 달러)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벤처투자시장도 후속 투자 라운드부터 신규자금이 마르고 있다”며 “상장 등으로 투자자 자금회수를 앞둔 당근마켓으로선 마냥 적자를 늘릴 수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2022.04.1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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