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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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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수주 폭발’ K건설, 단순 외형 경쟁 넘어 구조개편 시험대

건설

올해 글로벌 경기 둔화와 지정학 리스크에도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가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시장 반전의 분기점에 들어섰다. 중동 중심이던 발주 구조가 유럽과 에너지 시장으로 옮겨가고, 원전·플랜트 중심의 고수익 프로젝트가 실적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다만 대형 프로젝트 쏠림과 수익성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외형 확대’에서 ‘수익형 글로벌 사업 모델’로의 체질 전환이 향후 K-건설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는 올해 10월까지 총 428억8579만달러(약 63조640억원)의 해외 공사를 수주했다. 전년 동기 285억2585만달러(약 41조9590억원) 대비 50% 이상 증가한 수치로, 통계가 집계된 매년 10월 누적 기준 2014년 이후 11년 만의 최고 실적이다. 총 45개 기업이 34개국에서 72건을 따냈고,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삼성물산·현대건설·두산에너빌리티·삼성E&A·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수주 상위권을 형성했다. 중동에서 유럽으로…원전이 시장 판 바꿔 올해 수주 실적을 보면 한수원이 196억218만달러(약 28조8370억원)로 단일 기업 기준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사실상 올해 해외 수주 성장분의 절반을 한 기업이 견인한 셈이다. 핵심 기여는 동유럽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프로젝트(187억달러·약 27조5100억원)였다. 이는 한국 해외건설 역사상 역대 2위 규모로, 업계는 이를 계기로 폴란드·불가리아 등 인접국 원전 재건 시장 진입 가능성이 높아졌을 것으로 평가한다. 건설사별 성과도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플랜트·에너지 분야에서 굵직한 프로젝트를 연달아 확보하며 민간 부문 최상위권을 견인했다. 삼성물산은 중동과 오세아니아를 중심으로 발전설비 사업을 잇따라 따내며 해외 수주 규모를 빠르게 확장했다. 올해 확보한 해외 사업액은 약 63억달러(9조2700억원)에 달하며 업계 2위권에 자리했다. 특히 카타르에서 진행되는 초대형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를 단독 EPC(설계·조달·시공) 방식으로 담당하게 되면서 신재생 인프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했다. 앞서 수주한 라스라판·메사이드 프로젝트까지 포함하면 카타르 태양광 발전 용량의 대부분을 삼성물산이 수행하게 된다.현대건설은 중동·아시아 지역에서 고르게 성과를 냈다. 이라크 해수처리 사업, 사우디 송전선로 공사 등을 잇달아 수주하며 올해 해외 수주액은 약 41억달러(약 6조306억원)를 기록했다. 원전·송배전·담수화 등 공종 다변화가 실적 방어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건설은 향후 원전·소형모듈원전(SMR) 분야를 신성장 축으로 삼아 2030년까지 연간 7조원 규모 원전 수주 달성이라는 중장기 목표도 제시한 상태다.삼성E&A도 지난 10월 미국 와바시 지역의 저탄소 암모니아 플랜트 EPF 프로젝트를 따내며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금액은 약 4억7000만달러(약 6900억원) 규모로 크지 않지만, 친환경 암모니아 분야 첫 진출이자 2011년 이후 10여 년 만의 미국 재진출로 상징성이 크다.대우건설과 포스코이앤씨 역시 해외 발주 대응을 강화하면서 수주 순위 상위권에 재진입했다. 반면 GS건설과 DL이앤씨는 해외 플랜트 경쟁 심화와 프로젝트 선별 강화 영향으로 전년 대비 실적이 다소 주춤했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지역별 수주 비중에서도 뚜렷한 이동이 관측된다. 사우디·카타르 등 중동에 쏠렸던 수주가 올해는 유럽이 주력 시장으로 부상했다. 올해 유럽 수주액은 198억1932만달러(약 29조1500억원)로 전체의 46.2%를 차지해 처음으로 지역별 1위에 올랐다. 전년 대비 6배 이상 폭증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의 초대형 도시·인프라 사업은 여전히 전략적이지만 발주 위축과 지연 이슈가 존재하는 반면, 유럽은 원전·청정에너지·인프라 리뉴얼이 분명한 정책 수요로 등장하고 있다”며 “중동 의존도가 줄어드는 가운데 수주 기반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건설사들은 연말까지 사우디 ▲네옴(NEOM) 프로젝트 ▲카타르 액화천연간스(LNG) 플랜트 추가 발주 ▲동남아 인프라 패키지 사업 등을 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남은 기간 변수가 없다면 올해 총 해외수주 500억달러(약 73조2750억원) 돌파는 무난하다”는 전망을 낸다. 실제로 정부도 ‘수출·수주 외교지원단’ 출범을 통해 재외공관·부처·경제단체가 참여하는 민관 합동 지원 체제를 가동, 금융 접근성·정책 지원·국가 간 프로젝트 협력에 힘을 싣고 있다.'천장 뚫은 해외 수주'…낙관 일변도는 금물해외 수주 실적은 역대 최고 수준이지만, 구조적 한계와 리스크도 여전하다. 우선 올해 실적 증가분 대부분이 두코바니 원전이라는 ‘초대형 프로젝트’에 집중된 만큼, 향후 후속 대형 사업이 지연되거나 부재할 경우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 일부에서는 “원전 효과를 제외하면 전체 수주 규모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해외 사업은 고위험 구조라는 태생적 한계를 지닌다. ▲지정학 갈등 ▲환율·자재비 변동 ▲저가 수주 경쟁 심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 강화 등은 국내 기업 수익성에 위협 요인이다. 중동 프로젝트 감소세 역시 지속된다면 시장 다변화 속도도 예상보다 더디게 나타날 수 있다.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올해 흐름이 단순한 ‘수주 반등’이 아니라 K건설 산업의 체질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라고 해석한다. 국내 주택경기 의존도를 낮추고, 플랜트·에너지·스마트 인프라 중심의 글로벌 비즈니스모델로 전환하는 기업이 향후 업계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업계는 이제 양적 수주 확대보다 ‘수익형 해외 진출’에 방점을 찍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수요가 반등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해외 수주 확대가 필수라는 데 이견이 없지만, 중요한 건 ‘공사 따오는 것’이 아니라 ‘돈 남기는 사업’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전·에너지·친환경 인프라는 선진국 중심으로 발주가 꾸준해 글로벌 시장에서 구조적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25.12.07 14:00

4분 소요
'제2의 중동 붐'을 넘어…한-UAE 경제동맹 기회와 과제 [새로운 중동붐]⑤

산업 일반

이재명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은 한국 경제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단순한 자원 외교나 건설 수주를 넘어 ▲인공지능(AI) ▲원전 ▲방산 ▲바이오헬스 등 미래 먹거리를 포괄하는 1000억달러(약 130조원) 규모의 '경제동맹'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1970년대 '제1의 중동 붐'이 노동 집약적 건설업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첨단 기술과 소프트파워가 결합한 '제2의 중동 붐'으로 진화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를 중심으로 다시 불고 있는 중동의 메가 프로젝트 바람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마주한 기회와 리스크를 냉철하게 분석해 본다.'형제국'의 신뢰 자산: 바라카에서 아크부대까지한국 기업이 중동, 특히 UAE에서 가지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오랜 신뢰의 역사'다. 1970년대 사막의 열기 속에서 한국 건설인들이 보여준 근면함은 중동 국가들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신뢰는 2009년 한국 최초의 해외 원전 수출인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로 결실을 보았고, 군사 협력의 상징인 '아크부대' 파병을 통해 혈맹에 준하는 '형제국' 관계로 격상되었다.이러한 역사적 맥락은 이번 1000억달러 투자 유치의 핵심 기반이다. UAE는 포스트 오일(Post-Oil) 시대를 대비하며 단순한 시공사가 아닌, 국가의 미래를 함께 설계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원했다. 한국은 약속을 지키는 나라라는 무형의 자산이 AI와 방산이라는 안보 및 첨단 기술 분야의 협력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는 중국이나 유럽 경쟁국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한국만의 경쟁우위다.사막에 심는 'K-의료', 바이오헬스의 블루오션이번 순방 성과 중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바이오헬스 업무협약(MOU)이다. UAE는 막대한 자본력을 갖췄지만, 기후적 특성과 생활 습관으로 인한 당뇨, 심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 유병률이 높다. 반면, 이에 대응할 자체적인 의료 인프라와 전문 의료진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동안 UAE 부유층이 치료를 위해 미국이나 유럽, 그리고 한국으로 '의료 관광'을 떠나야 했던 이유다.이제 한국 기업들에 열린 기회는 환자를 데려오는 것을 넘어, 한국의 의료 시스템을 현지에 이식하는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임상 능력을 갖춘 한국의 대학병원들과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이 현지에 진출할 경우, 병원 운영 시스템부터 원격 진료, AI 진단 솔루션까지 패키지형 수출이 가능하다. 한국 의료는 높은 기술력 대비 합리적인 비용, 그리고 신속한 서비스로 이미 현지에서 평판이 높다. 이번 MOU는 한국 의료가 UAE의 부족한 공공보건 인프라를 채워주는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이는 병원 건설부터 의료기기, 제약 등 연관 산업의 동반 진출을 이끄는 거대한 파이프라인이 될 것이다. 에너지 대전환, 친환경과 스마트 인프라의 결합중동의 '탈석유' 기조는 한국의 친환경 에너지 기업에 막대한 기회를 제공한다. UAE와 사우디는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와 수소 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사막의 풍부한 일조량을 활용해 그린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저장·운송하는 밸류체인 구축에 있어 한국의 수소 기술력은 매력적인 대안이다.또한 재개되는 인프라 메가 프로젝트들은 단순한 토목 공사가 아니다. 사우디의 네옴시티나 UAE의 마스다르 시티 등은 친환경 에너지와 AI, 정보통신기술(ICT)가 결합한 '스마트 시티'를 지향한다. 세계적인 시공 능력을 갖춘 한국 건설사들이 ▲삼성 ▲LG ▲네이버 등 정보기술(IT) 기업들과 '팀 코리아'를 이뤄 진출한다면, 도시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수출하는 고부가가치 수주가 가능하다. 원전 수출로 입증된 프로젝트 관리 능력과 기술력은 탄소 중립을 지향하는 중동의 미래 도시 건설에 있어 가장 강력한 세일즈 포인트다.'현지화'와 '기술 이전'의 딜레마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동 시장은 과거와 달리 매우 까다로워졌다. 가장 큰 리스크는 '자국민 의무 고용' 정책과 높은 수준의 '기술 이전' 요구다. UAE와 사우디는 더 이상 단순한 소비 시장에 머물지 않고, 자국 내에 제조업 기반을 닦기를 원한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은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합작 법인(JV) 설립 ▲생산 시설 현지화 ▲기술 전수 등을 강하게 요구받을 것이다. 이는 초기 투자 비용 상승과 기술 유출 우려라는 리스크를 동반한다.또한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중동의 지정학적 줄타기 역시 변수다. 방산이나 원전, AI 분야 협력 과정에서 미국의 견제나 수출 통제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 중동 특유의 '톱다운'(하향식) 의사결정 구조는 장점이자 단점이다. 최고위층의 결정으로 사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다가도, 유가 변동이나 정치적 상황에 따라 프로젝트가 하루아침에 중단되거나 대금 지급이 지연되는 '오너 리스크'가 상존한다. '준비된 우연'을 위한 전략적 동맹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문 성과는 한국 기업들에 '준비된 우연'(Omnia coincidentia, parantur coincidentia : 모든 우연은 준비된 우연이다)을 만들 수 있는 거대한 판을 깔아주었다는 점이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우연처럼 찾아온다. 1000억달러라는 숫자에 취하기보다, 그 이면에 담긴 UAE의 국가 발전 전략을 정교하게 독해해야 한다.한국 기업들은 과거의 '건설 파트너'를 넘어 '미래 기술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굳혀야 한다. 의료와 친환경 에너지 등 우리가 강점이 있는 분야에서 그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되, 현지화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정교한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 차원에서는 금융 지원과 외교적 보호막을 제공하고, 민간은 초격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상호 이익이 되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 중동의 사막은 한국 경제가 다시 한번 도약할 기회의 땅으로 변모하고 있다. 그 기회를 잡는 것은 이제 기업들의 몫이다.

2025.12.06 10:00

4분 소요
신한은행, 남양주시와 AI 데이터센터 건립 업무협약…2029년 준공 목표

은행

신한은행은 5일 남양주시와 신한금융그룹의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이번 업무협약은 지난 10월 남양주시가 개최한 ‘2025년 제2회 기업유치·지원위원회’에서 신한은행의 제안이 심의·가결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신한은행은 1999년 준공된 일산 재해복구센터를 대체하기 위한 제2데이터센터 부지 선정 및 개념설계 컨설팅 프로젝트를 지난 4월부터 약 6개월간 진행해 왔다. 총 130개 후보지를 대상으로 입지·전력·통신·재난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남양주시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최적의 입지로 선정했다.이번에 구축되는 신한금융그룹 AI 데이터센터는 운영동과 A, B 두 개의 데이터센터 동으로 분리·운영되고 모듈러 방식의 설계를 적용해 단계적 증설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효율적인 확장과 최신 기술 도입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구축될 예정이다. 특히 Active-Active 듀얼센터로 운영해 국내 최고 수준의 ICT 복원력과 안정성을 갖출 계획이다.또한 리튬이온배터리 화재 등 재난 상황에 대비해 설비 분산 배치, 물분무 소화시스템, 원격제어장치 등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한 운영체계를 개념설계에 반영했다.남양주시에 들어설 AI 데이터센터는 신한금융그룹의 ‘금융 AI 대전환 선도 전략’을 실현하는 핵심 인프라로 활용될 예정이다. 2027년 착공해 2029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되며, AI 기반 금융 서비스, 디지털 영업, 데이터 기반 리스크 관리, 차세대 고객 응대 체계 등 그룹 전반의 디지털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이번 협약은 AI 기반 금융·행정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핵심 기반이자 출발점이다”라며 “남양주시의 디지털 밸리 조성과 일자리 창출 및 지역인재 육성에 신한이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2025.12.05 16:27

2분 소요
IMA·발행어음이 여는 ‘초대형 IB 전성기’…150조 모험자본 시대의 개막

증권 일반

정부가 내년 금융정책의 최상위 목표로 ‘생산적 금융’과 ‘모험자본 확대’를 내세우면서, 한국 자본시장에 구조적 전환의 흐름이 시작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증권사가 있다. 단순 판매·중개 중심의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기업에 성장자금을 직접 공급하고 산업 생태계를 설계하는 ‘자금 공급 허브’ 역할을 수행하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 확대는 증권업의 근본적 사업모델을 재편할 핵심 동력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이 두 축이 맞물릴 경우 한국 자본시장에 최대 150조원 규모의 신규 모험자본 공급 여력이 생기며 ‘초대형 IB 전성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산업 고도화가 가속되는 동안 비상장·전략산업·딥테크 기업으로 이어지는 성장자본 공급 체계는 오랫동안 구조적 공백을 안고 있었다. 국내 비상장기업 시장 규모는 약 2500조원, 매년 신규 벤처투자 수요는 40조~50조원 수준으로 추산되지만, 실제 공급되는 모험자본은 연간 10조원대 후반∼20조원대 초반에 그쳤다. 벤처캐피털(VC)과 사모펀드(PE)가 2021년 정점 기준 각각 13조원·31조원 규모 투자 집행을 기록하긴 했지만, 고위험·고성장 기업 전반을 포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이는 한국 자본시장이 오랫동안 증권사의 중개·판매 중심 구조에 고착되면서 본래의 성장자본 공급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했다는 점을 방증한다. IMA와 발행어음 확대는 단순한 사업권 추가가 아니라, 증권사가 기업 성장 단계에 맞춘 직접 금융을 본격 수행하는 구조적 대전환으로 해석된다. 특히 약 150조원으로 추산되는 신규 투자 여력은 국내 IB 시장의 전체 규모를 기존 대비 두 배 가까이 확장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증권사를 단순한 브로커리지 플랫폼이 아닌 ‘기업 생애주기 전반을 책임지는 투자·조달 파트너’로 재정의하는 방향으로 정책 방향을 조정하고 있다. 특히 IMA와 발행어음 확대는 이러한 정책 전환을 현실화하는 핵심 도구로 꼽힌다.단기조달 50조·거래계좌 100조…증권사 투자 여력 확대 동력IMA는 고객 자산을 종합적으로 관리·운용할 수 있는 계좌 체계로, 자산배분·투자·대출을 한곳에서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그동안 은행 중심이었던 고액자산가 및 법인 자금 운용 수요를 흡수할 수 있어 한국형 PB·IB 통합 모델로 평가된다.현재 초대형 IB 일부에 국한된 발행어음 인가가 확대되면, 증권사는 수십조 원대 단기 조달 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기업금융·프로젝트파이낸싱(PF)·전략 산업 투자에서 필요한 실탄을 대규모로 마련하는 효과로 이어진다.시장에서는 IMA와 발행어음이 동시에 가동될 경우 최대 150조원의 새로운 투자 여력이 생긴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히 조달 수단이 늘어나는 차원이 아니라, 국내 IB 산업의 구조 자체가 재편될 수 있는 수준의 변화라는 평가다. 금융당국 역시 IMA·발행어음 시대의 본격 개막을 앞두고 새롭게 지정된 사업자들에게 강도 높은 메시지를 던졌다. 단순히 ‘간판만 바꿔 단 IB’가 아니라, 정책이 의도한 대로 실질적인 모험자본 공급 생태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라는 요구다.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0일 IMA 공동 1호 사업자인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 그리고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키움증권의 C레벨 임원들을 한자리에 소집해 분명한 당부를 전했다.금감원 측은 “‘무늬만 모험자본 투자’가 아니라, 실제로 기업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구조를 만들라”고 재차 주문했다. 금감원 측은 향후 공급 현황을 상시 점검하겠다고 예고하며, 모험자본 시대의 초입에서 감독당국의 감시 강도가 한층 높아질 가능성을 시사했다.동시에 IMA·발행어음이 지나친 단기 조달 구조에 기반한 만큼, 잠재적 리스크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즉, 당국은 IMA·발행어음이 한국 자본시장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잘못 운용될 경우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되, 리스크를 통제하는 균형 잡힌 IB 모델을 구축하라는 뜻이다.업계 “규제 없이 모험자본은 정착할 수 없다”그러나 IMA·발행어음 체계가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인프라가 정비돼야 한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업계는 기업금융·대체투자·PF 관련 규제가 여전히 과도해 실제 리스크 테이킹이 쉽지 않다고 우려한다. ▲부동산·대체투자 익스포저 규제 ▲위험가중치 산정 기준 ▲해외 대체투자 건전성 규제 ▲IB 전문 인력 요건 및 인가 기준 등이 모두 과거 위기 경험을 기준으로 설계된 보수적 틀 안에 머물러 있어, 성장자본 중심의 투자 구조를 뒷받침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업계는 정책금융과의 매칭, 세제 지원, 회수 구조 정비 등 주변 인프라까지 갖춰져야 모험자본이 선순환 구조로 정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IMA와 발행어음이 본격적으로 정착되면 국내 증권업은 조달–운용–IB–자산관리–대체투자가 일원화된 한국형 ‘골드만삭스 모델’로의 전환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한국 자본시장이 단순 중개 중심 시장을 넘어, 기업 성장의 실질적 파트너로 진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규제 정비, 리스크 관리 체계 고도화, 전문 인력 확보, 글로벌 투자 인프라 강화 등 후속 과제가 필수적이라는 목소리다.한 중형사 IB 관계자는 “정부는 모험자본 확대를 강조하지만, 운용 규제는 여전히 과거 부실 리스크 프레임에 묶여 있다”며 “IMA·발행어음으로 조달 여력만 늘려놓고 실제 투자로 연결하지 못하면 반쪽짜리 정책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2025.12.05 07:01

4분 소요
증권株, 단기 충격에도…생산적금융·금리 인하 기대에 ‘저점’ 기대감

증권 일반

최근 증권주가 증권거래세 인상 이슈까지 겹치며 흔들리고 있지만, 업종 전반의 펀더멘털은 오히려 개선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기 변동성은 확대됐으나 정책·금리·자본시장 환경 모두가 증권 업종에 유리하게 맞춰지고 있다는 분석이다.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증권지수는 1534.70으로 마감해 전 거래일 대비 1.12% 하락했다. 주요 종목도 일제히 조정을 받았다. 미래에셋증권(-2.02%), 한국금융지주(-1.34%), 키움증권(-1.57%) 등이 약세를 보였다. 단기 악재가 집중되며 수급이 위축된 영향이라는 평가다.증권가는 정부가 내년 금융정책의 핵심 기조로 ‘생산적 금융’을 제시한 점에 주목한다. 기업 성장자금을 은행 중심에서 자본시장 중심으로 이동시키는 정책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증권사는 직·간접 자금 공급 플랫폼으로서 역할 확대가 예상된다. 특히 종합투자계좌(IMA), 발행어음(단기금융업), 대체투자 규제 완화 등이 동시에 논의되면서 중장기적인 모험자본 공급 사이클이 열리고 있다는 평가다.실제 금융당국은 IMA·발행어음 인가 대상을 기존 소수 대형사에서 중견사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기자본 확충 경쟁이 가속화되는 것은 곧 ‘사업 확장 권한 확보’ 경쟁과 같다”며 “정책 신호가 명확해진 만큼 장기적으로는 증권업의 수익 구조 자체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여기에 내년 들어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브로커리지,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전반에서도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금리 하락은 거래대금 증가·신용잔고 회복·IPO·부동산금융 정상화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증권사 손익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증권거래세 인상 이슈가 시장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책 상의 잡음은 일시적이고, 업종 체력은 오히려 강화되는 구간”이라며 “단기 급락은 업종 비중 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결국 증권주의 핵심 변수는 단기 악재보다 생산적 금융 전환 → 위험자본 공급 확대 → 금리 인하 사이클로 이어지는 구조적 흐름에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업계는 “증권업은 지금이 저점”이라는 데 대체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고 내년 대규모 정책 집행이 예정돼 있다"며 "증시 친화적 정책이 이어지며 브로커리지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보다 확연히 늘어난 자산으로 실적 안정과 수익성 모두 향상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2025.12.04 17:29

2분 소요
두나무, 하나금융과 손잡고 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금융서비스'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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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인공지능(AI), 결제 인프라를 중심으로 금융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업비트가 하나금융그룹과 글로벌 자금시장 혁신에 나선다.블록체인 및 핀테크 전문 기업 두나무(대표 오경석)는 하나금융그룹(회장 함영주)과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두나무와 하나금융그룹은 이번 협약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금융 인프라를 설계하고, 미래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구체적으로 양사는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프로세스 구축 ▲외국환 업무 전반의 신기술 도입 ▲하나머니 관련 서비스 고도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두나무는 자체 블록체인 ‘기와체인’ 등 자사 블록체인 기술 노하우를 하나금융그룹과 공유할 예정이다.양사가 선보일 블록체인 기반 해외 송금 프로세스는 내년 1분기 적용을 목표로 한다. 하나은행 본점과 해외 법인·지점 간 송금에 선 도입되며, 양사는 기술 검증 및 정책 변화에 발맞춰 단계적으로 인프라와 시스템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스테이블코인이 상용화되면 이를 지원하기 위한 체인, 지갑과 같은 '블록체인 인프라'가 대중화될 것"이라며 "지급결제·자산관리·자본시장 등 기존의 금융 서비스가 웹3 기반 서비스로 바뀌게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두나무는 글로벌 금융 시장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모델을 만들기 위해 하나금융그룹과 노력하겠다"라고 부연했다.이은형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은 “블록체인 기술의 상용화가 눈앞에 다가오고,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를 앞둔 지금이 미래 금융의 새로운 장(場)이 열리는 중요한 시점이다”라며 “이를 기회 삼아 세상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고, 앞선 기술력으로 경계 없는 확장을 도모하자는 데 하나금융그룹과 두나무가 뜻을 함께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양사가 급변하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손님의 필요를 채우는 최고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JP모건, 서클 등 글로벌 금융기관은 금융 시스템 구축 및 시장 선점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두나무 역시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난 9월, 자체 블록체인 ‘기와체인(GIWA Chain)’ 테스트넷을 공개했다. 두나무는 기와체인을 통해 국내 블록체인 생태계에 기여하고, 글로벌 웹3 시장에 이바지하겠다는 포부다.

2025.12.0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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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맞은 하나금융…함영주 회장 “금융의 본질은 모두의 행복”

은행

하나금융그룹은 1일 명동사옥에서 그룹 출범 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번 기념식은 함영주 회장을 비롯한 그룹 임직원 약 200명이 참석해 성년이 된 하나금융그룹을 축하하고, 20년 간 하나금융그룹을 있게 한 손님·사회·주주·직원에 대한 감사함과 더 나아가 세상에 가치를 더해 나가자는 하나금융그룹의 그 약속을 다짐하기 위해 마련됐다.이날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출범 20년 기념식의 슬로건인 ‘하나의 DNA, 하나의 약속’을 통해 하나금융그룹이 대한민국 금융 환경의 변화의 시기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생존을 위한 ‘진화’를 택하며 이뤄냈던 하나만의 도전과 성장의 역사, 그리고 이런 도전과 성장을 증명해 낸 ’하나의 DNA’를 임직원들과 공유했다. 함영주 회장은 “하나금융그룹은 처음 2개 지점, 347명의 직원, 22번째 후발 은행으로 시작했지만, '하나의 DNA'로 IMF, 리먼 사태 등 숱한 금융위기를 헤치고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며 어느 금융그룹 보다도 건강하게 성장했다”며 “지금의 하나로 성장하기까지 수많은 선배들과 지금도 국내외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고 계신 하나人(임직원)들게도 정말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또한 지난 20년 간 금융그룹 속에 내재화 된 ‘하나의 DNA'는 그룹의 미래 100년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며, 이러한 ‘하나의 DNA’를 바탕으로 금융을 넘어 세상의 가치를 더해 나가겠다는 그룹의 약속을 다짐했다.이번 행사는 그룹의 17만5200시간(20년)의 이야기를 돌아보고 ▲함께 만든 '하나의 DNA' 공유 ▲그룹 20주년을 함께 만들어준 직원들에게 감사와 격려 ▲경영진과의 대담 ▲그룹 출범 20주년을 기념하는 사사(社史) 소개와 기념 세레머니 순으로 진행됐다.특히 격의 없이 진솔한 대화로 진행된 ‘경영진과의 대담’에서 함 회장은 “금융의 본질은 모두의 행복”이라며 “하나금융그룹은 앞으로도 이해관계자인 손님, 주주, 사회 공동체의 성장과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임직원 모두가 앞장 설 것”을 당부했다.이어 그룹의 역사를 돌아보며 “한국투자금융으로부터 시작한 하나금융그룹의 역사는 ‘하나다움’의 정신을 바탕으로 1991년 은행으로의 전환, 2005년 금융지주 체제로의 전환, 그리고 2015년 통합하나은행을 출범하며 메가뱅크로의 전환을 통해 성장해온 하나의 역사를 짚어보고, 선배들이 계승해준 ‘하나의 DNA’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100년을 이끌어갈 것”을 당부해 임직원들로부터 큰 공감을 이끌어냈다.앞으로 하나금융그룹은 누구도 가보지 않았던 길을 개척해온 ‘하나의 DNA’를 되새기고,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다시금 ‘대전환을 통해 금융의 역할을 넘어 세상에 가치를 더해야한다’는 방향성을 공감하며 새로운 여정을 힘차게 시작해 나갈 계획이다.

2025.12.0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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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1년, 그리고 K경제에 드리운 그늘 [EDITOR’S LETTER]

전문가 칼럼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5분께 시민들의 일상을 뒤흔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있었습니다. 명분은 북한 공산 세력·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겠다는 것이었는데, 이는 TV와 인터넷, SNS,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삽시간에 국내외로 퍼져나갔습니다. 그리고 12월 4일 새벽 4시 30분 국무회의에서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에 따라 해제를 의결하면서 신군부의 5·17 비상계엄 전국 확대 조치 이후 44년 만에 벌어진 비상계엄 사태는 약 6시간 만에 종료됐습니다. 하지만 후폭풍은 ‘메가 쓰나미급’이었는데, 금융시장의 충격이 컸습니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원·달러 환율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오르고, 코스피의 시가총액은 약 100조원 가량 사라졌습니다. 외국인 자금도 대거 이탈하고 투기적 매도세가 확산하면서 금융시장이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소비 및 투자 심리도 급격히 얼어붙어 내수 경기의 둔화로 이어졌는데, 기업들이 사실상 채용 문도 닫으면서 취업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비상계엄 이후에는 ‘탄핵 정국’이라는 불확실의 먹구름이 온 나라를 뒤덮으며 모든 경제 활동이 현상 유지되거나 후퇴했습니다.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2024년 12월 14일)부터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2025년 4월 4일), 이재명 대통령 취임(2025년 6월 4일)까지 6개월간 한국 경제는 사실상 멈춰 선 것인데, 이에 따른 피해는 국가 신인도 하락, 후진국으로 이미지 추락 등 무형의 손해까지 포함해 숫자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비상계엄의 후유증은 1년을 맞은 지금도 한국 경제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새 정부와 정치권은 후퇴한 경제 살리기에 힘을 모아 총력전을 펼쳐도 모자란 판에 ‘내란 청산’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며 정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내란 정당 해산’을 외치고,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야당 탄압’을 주장하는 등 사사건건 충돌하면서 국내외 격변기 속 경제 살리기의 골든타임이 속절없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 앞에는 내외부의 복합적 위험이 동시에 놓여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인구 절벽 및 초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 ▲투자·혁신 역동성 감소 ▲AI·로봇 등 산업 구조 전환 대응력 저하 ▲제조업 경쟁력 하락 등 구조적 어려움이 쌓여 있습니다. 외부적으로는 ▲미중 패권 경쟁으로 인한 공급망 재편 ▲트럼프발 관세 폭탄으로 촉발된 통상 질서 변화 ▲친환경·탄소 규범 강화 등 글로벌 리스크가 더해지며 경제 환경은 더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기업과 개인의 해외투자 확대는 외환시장의 수급 구조를 바꾸며 고환율을 구조적 문제로 부상시켰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네탓 공방에 매몰돼 있습니다.한국 경제에 허비할 시간은 없습니다. 이제는 비상계엄의 그늘에서 벗어나 대전환의 시대를 돌파할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그 출발점은 분열된 국론을 수습하고 정치적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인데요, 이를 위해서 내란 관련 재판이 엄정하되 신속하게 마무리돼야 합니다. 적대를 거두고 한국 경제의 재도약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목소리를 모아갈 때 K-경제호가 힘 있게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2025.11.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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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 조직개편으로 'AI데이터부문'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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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은 내년 1월 1일 인공지능 전환(AX)과 생산적 금융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한다고 27일 밝혔다. 분산돼 있던 인공지능(AI) 전략, 데이터 분석,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를 통합한 'AI데이터부문'을 신설하고 AI 대전환을 위한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수행하게 한다는 방침이다.블록체인팀은 디지털자산팀(가칭)으로 확대 개편한다.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 대응을 전담하게 된다. 디지털부문에는 플랫폼조직과 프로세스혁신부를 편제했다. NH올원뱅크의 슈퍼플랫폼화를 추진하게 된다. 정보기술(IT) 부문은 확대 개편해 테크사업부문(CIO)과 테크솔루션부문(CTO)으로 분리한다.중소기업고객부는 기업성장지원부로 재편해 생산적금융국을 둔다. 여신심사부에는 전략산업심사국을 신설해 여신심사 역량을 고도화한다. 농식품성장투자단 내에는 투자운용팀을 확대해 유망 농식품기업 발굴을 강화한다. 자산관리(WM) 사업부는 WM사업부와 투자상품부로 분리해 고액자산관리와 우수고객전략을 고도화한다. 대기업고객부에 전담팀을 신설해 여수신과 외환(FX), 퇴직연금을 아우르는 종합기업금융 제공 기반을 갖춘다. 본점영업1부도 신설해 기업금융 채널을 확대한다.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준법감시인력도 확대한다. 소비자보호지원국을 금융사기대응국으로 개편해 금융사기 대응을 전담한다. 정보보안을 위해 디지털인증센터는 정보보호부문 산하로 조정하고, 침해대응국을 강화해 보안인증 거버넌스를 일원화한다.강태영 농협은행장은 "이번 조직개편은 AI와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본격화하고 고객중심의 종합금융을 구현하는데에 초점을 맞췄다"며 "미래 금융환경 변화에 선제 대응해 고객과 사회에 더 큰 가치를 제공하는 은행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2025.11.2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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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인증 서비스'의 진화...핀테크 위크 2025 개막 [가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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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전 산업군에서 활용되는 요즘, 금융업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금융사들은 AI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탑재해 편의성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핀테크사들이 AI를 활용한 차별화된 결제, 인증 서비스들을 대거 선보이면서 관련 업계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요즘 가장 핫(HOT)한 핀테크 서비스를 확인하고 싶다면 ‘이곳’을 찾아보자.국내 최대 핀테크 산업 박람회인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5’가 26일 개막했다. 행사는 오는 28일까지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진행된다. 행사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인 128개 기업·기관, 99개 부스가 참여해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를 선보인다. 국내에서는 5대 금융지주(신한, 우리, 하나, KB, 농협)를 비롯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비바퍼블리카(토스), 뱅크샐러드 등 국내 유명 핀테크 및 금융 기업이 참여한다. 올해 주제가 ‘핀테크×AI, 금융에 취향을 더하다(FinTech×AI: The Personalization of Finance)’인 만큼 관람객들은 다양한 부스에서 ‘취향’에 맞게 AI금융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제1전시장에서는 독립 핀테크관을 마련한 곳들이 관람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빅테크 3대장인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토스를 비롯해 뱅크샐러드, 쿼타랩 주식회사, 한패스, 에이젠글로벌, 이롬넷, 주식회사 에임스, 글로벌머니익스프레스 등이 독립관에서 여러 서비스 시연을 선보였다. 네이버페이와 토스는 최근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는 오프라인 결제 관련 서비스를 부스에서 소개했다. 지난 18일 네이버페이가 공식 출시한 오프라인 단말기 ‘커넥트’는 안면 인식 결제 서비스인 ‘페이스사인’ 기능을 비롯해 결제부터 리뷰·쿠폰·주문·적립까지 한 번에 가능하다. 특히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매장에서 기기 하나로 결제와 매장관리까지 모두 가능해 매우 편리하다. 또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결제 때 리뷰까지 함께 남길 수 있어 소상공인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네이버페이 부스를 방문한 이억원 위원장은 커넥트의 리뷰 서비스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토스는 이미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얼굴결제 ‘페이스페이’ 서비스를 관람객들에게 소개했다. 관람객들은 직접 단말기에서 커피를 가상으로 주문하고 얼굴결제까지 마치는 서비스를 체험했다. 주문부터 결제까지 10초도 걸리지 않을 만큼 빠른 프로세스가 인상적이다. 또한 토스 플랫폼을 활용한 ‘생활건강점수’ 확인 서비스도 관람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카카오페이는 부스에서 올해 자사의 생성형 AI 서비스 브랜드인 ‘페이아이’와 ‘해외여행 원스톱 서비스’를 소개했다. ‘페이아이’ 존에서는 보험과 결제·카드 혜택을 ‘나’에게 맞춰주는 ‘AI로 내 건강 관리하기’와 ‘AI로 나만의 혜택 찾기’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뱅크샐러드는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원하는 상품을 최저가로 찾아주는 AI 에이전트 ‘토핑+’을 선보였다. 내가 사고 싶은 상품의 최저가를 찾아달라고 요청하면 해당 상품을 판매 중인 각종 커머스 홈페이지에 있는 가격 정보가 표시된다. 쿠폰 적용 여부나 특정 카드 구매 시 얼마나 더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지도 표시된다. 해당 상품을 지금보다 더 싸게 구매할 수 있는 세일이나 행사 진행 여부도 알려준다. 이 서비스는 아직 공식 출시 전이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토핑 내에서 결제까지 완료되는 서비스를 탑재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억원 위원장이 개막식 이후 따로 부스를 찾아 서비스를 체험한 위닝아이, 앳원스 등의 핀테크관들도 관람객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위닝아이는 스마트폰 전·후면 카메라만으로 지문과 얼굴을 동시에 인식하는 세계 최초의 비접촉 인증 기술 ‘AEROX eKYC’ 서비스를 시연했다. 이 서비스는 높은 보안성과 편리성으로 글로벌 금융기관 및 공공기관의 비대면 신원확인(e-KYC)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앳원스는 세계 최초 다중카드 분할결제 기술을 적용한 복수카드 동시결제 서비스 '캔디페이'를 시연했다. 이 서비스는 소비자들이 카드 혜택을 얻기 위해 여러 장의 신용·체크카드를 발급받고 실적 충족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나의 결제에서도 여러 카드를 나눠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이밖에 제2전시장에서는 주요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삼성금융 등 금융그룹들과 카카오뱅크, 글로벌관 등의 부스가 마련됐다. 한편 이날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금융 관련 AI 인프라 정비 ▲AI핀테크 회사에 대한 투자 ▲규제체계 정비 등을 약속했다. 이 위원장은 “금융이 AI 대전환을 이끌 수 있도록 초대형 투자를 추진하고 금융 관련 AI 인프라를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조성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 지원을 강조했다. 국민성장펀드와 더불어 스케일업펀드 등을 조성해 벤처기업에 대한 신규 자금 공급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부스를 마련한 한 핀테크업체 대표는 “지금은 한국이 핀테크 선진국으로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최고의 적기인 만큼 AI금융서비스에 다양한 투자와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핀테크 회사들이 금융당국에 바라는 것은 결국 투자와 규제 완화인 만큼 이 부분을 잘 고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날 오후 열린 ‘K-Fintech 30’ 선정식에서는 차세대 금융 혁신을 이끌 10대 스타트업이 발표됐다. 10대 스타트업은 지난 2023년과 2024년에도 각각 10개의 스타트업이 선정된 바 있다. 이밖에 부대행사로 청소년 대상 금융 뮤지컬, 보드게임, AI 포토부스 등 체험형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28일까지 AI금융서비스와 관련된 다양한 세미나도 열린다.행사 기간 동안 일반 관람은 별도 신청 없이 무료로 가능하다. 다만 일부 프로그램(모바일 비즈니스 매칭, 네트워킹 라운지, IR 오픈스테이지, 핀테크 현직자 멘토링, 커넥팅 데이, 핀테크 스타트업 1;1 투자밋업 등)은 박람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등록을 해야 한다. 또한 20명 이상의 단체 관람을 희망하는 학교나 기업 등은 운영사무국을 통해 신청 후 참관이 가능하다.

2025.11.2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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