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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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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한국관은 어쩌다…K-스타트업 참여 놓고 설왕설래 [최화준의 스타트업 인사이트]

스타트업

세계 최대 테크 행사인 CES가 막을 내린 지 한 달이 넘었지만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CES 참여를 놓고 갑론을박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논쟁의 요지는 행사 참여 효과다. 한쪽에서는 국내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라며, 참여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CES 참여가 ‘보여 주기식’ 성과로 변질되면서 더 이상 특별함이 없다고 말한다. 최근 CES 혁신상을 받은 스타트업들이 후속 투자 유치와 기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들이 전해지면서 CES 참여가 무의미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도대체 전 세계 혁신 기술의 격전지인 CES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요즈음 CES에 참여한 국내 스타트업들의 활약상을 보고 있노라면 새삼 격세지감을 느낀다. 과거 저녁 뉴스를 통해 삼성, LG 등 국내 대기업들이 CES에 참가해 호평을 받는 소식을 접하곤 했다. CES에 부스를 차린 것만으로도 큰 화제가 되던 시절이었다. 몇 년 전부터는 국내 스타트업들이 CES에 참여해 수상 소식을 전해오기 시작했다. 해가 지날수록 수상 기업은 늘어갔고,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는 이를 자랑스러워했다. 오늘날 관계자들은 국내 스타트업의 수상을 당연하게 여기며, 오히려 수상 기업의 수를 궁금해한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CES 현장에 직접 참석한 이들이 전하는 이야기는 미디어에서 들리는 소식과 괴리를 보였다. CES에 대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호평은 2020년 전후가 마지막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는 소수의 국내 스타트업들이 CES 혁신상을 수상하기 시작한 시점이다. 당시 수상 스타트업들은 시장의 큰 주목을 받았다. 시장 성과는 투자 유치와 매출 증대 같은 성과로 이어졌다. 이후 국내 스타트업들은 CES에 관심을 보이면서 대거 참여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수상하는 기업도 늘어났다. 얼핏 좋은 소식처럼 들리지만, 현장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수상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의견을 피력하기 시작했다.특히 스타트업 보육을 지원하는 중앙 정부 산하 공기관과 지방 정부들이 CES에 앞다투어 참여한 작년과 올해 CES에 대한 평가는 혹평이 주를 이뤘다. 여러 국내 스타트업이 참여한 것은 좋아 보이지만, 실상은 기관들의 홍보와 실적 쌓기가 목적이라는 것이었다. 기업 홍보 대신 기관 고위 관계자의 방문이 CES 참여의 핵심이 되어버렸다는 후문이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흘러다닌다. 현장에 다녀온 관계자들은 국내 스타트업들의 모습을 흡사 CES에서 열린 ‘지역 축제 장터’에 빗대어 말했다. 올해 CES 현장을 방문한 한 관계자는 우스갯소리로 내년 CES 한국관에서 ‘지역 특산물 홍보 대사’ 선발 대회가 열릴 지경이라고까지 표현했다. 해마다 ‘역대 최대 규모’, ‘역대 최다 기업’ 등 각종 미사여구로 도배되고 있는 CES. 하지만 그곳에서 드러나는 국내 참여 스타트업들의 실상은 현장 방문자들의 인식과 매우 달랐다. CES 참여 효과 어떻게 극대화할까국내 스타트업의 CES 참여와 수상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지만, 참여 방향과 수상 가치를 둘러싼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벤처 투자자들은 CES 참여와 수상에 아무런 의미를 두지 않은 지 오래이다. 일부 국내 스타트업 정책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무분별한 CES 참여와 보여 주기식 실적에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들이 CES 참여를 두고 무조건적으로 반대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참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미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들은 최근 CES 한국관의 광경이 스타트업들을 데려간 산하 기관들이 상호 경쟁하는 각축장에 가까웠다고 꼬집어 말한다. 더불어 이제라도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일관된 가치를 전달할 국가 수준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CES 참여 전후로 치밀한 준비가 부족했음을 아쉬워한다. 스타트업들은 글로벌 행사 참여를 통해 외부 자원 접근과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싶어한다. 이를 위해서는 CES 참여 기업들을 찾아 사전에 연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 기관과 같은 공공 지원이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역이다. 국내 스타트업을 CES에 데려가는 기관들은 인솔자가 아니라 연결자 역할을 해야 한다. 연결자 역할은 CES가 끝난 후에도 요구된다. 그들은 CES에서 맺은 인연과 기회를 국내 스타트업 행사에 연결해야 한다. 컴업(COMEUP), 넥스트라이즈(NextRise), 트라이 에브리싱(Try Everything), 포스터브릿지(FosterBridge)와 같은 글로벌 수준의 스타트업 행사들이 국내에도 있다. CES에서 존재감을 보인 글로벌 기업, 스타트업, 리더들을 자연스럽게 국내에 방문하도록 이끄는 인바운드 전략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기업과 스타트업이 CES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CES에 참여한 공공 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는 그들의 성과 지표가 아니라 참여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 혹은 매출 증대 같은 실질적 성과가 나오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오늘날 CES가 주객이 전도되어 있다고 입을 모으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도떼기시장’. 올해 CES에 참여한 국내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현장 경험을 묘사할 때 이구동성으로 언급한 단어이다.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CES가 왜 국내에서는 도떼기시장이 되어버린 것일까. 경험한 이와 바라보는 이 모두 이유는 잘 알고 있다. 문제점과 개선 방향도 충분히 공론화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는 CES참여의 기대감을 가지고 있고 실질적 효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이제는 변화의 몸부림이 절실하다.

2025.03.09 08:00

4분 소요
강력한 팀을 만들고 싶다면…’모닥불 타임’을 해보라 [새로 나온 책]

“사람이 제품을 만들지, 제품이 사람을 만드는 게 아니다.”실리콘밸리의 성공적인 초기 벤처투자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토머스 데이비스(Thomas Davis)는 벤처 투자 업계에서 논쟁이 됐던 ‘말’이냐 ‘기수’냐에 대해서 이렇게 확신했다. 말은 제품이나 전략 등을 말하고 기수는 창업자와 팀을 말한다. 즉 사람을 보고 투자를 결정해야 성공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것이 스타트업이다. 같은 비즈니스모델이라도 운과 시기에 따라서 성공하거나 처절한 실패를 맛보기도 한다. 하지만 창업자와 창업 멤버가 한 몸처럼 움직이지 못하면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래서 스타트업에서 좋은 인사(HR)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덕목이라고 평가받는다. 이 책은 스타트업에서 인간관계가 얼마나 중요하고, 한 팀을 만들 수 있는 1일 워크숍인 ‘모닥불 타임’을 설명한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스타트업이라고 꼽히는 구글의 성공 사례를 통해 팀 만들기의 중요성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현실감이 돋보이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마틴 곤잘레스와 조시 옐린은 구글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구글 포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의 책임자다. 전 세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강의와 코칭을 진행했다. 다양한 분야의 리더들과 많은 소통을 하면서 리더십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새로운 대면 워크숍을 자카르타에서부터 시작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모닥불 타임’은 9년 동안 70여 개국이 스타트업에서 실행한 1일 워크숍을 말한다. 강력한 팀을 만들고 싶은 리더라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모닥불 타임은 리더 또는 팀원이 숨기고 있던 불만과 어려움을 해결하는 시간이다. 한 번의 워크숍으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 책에는 워크숍에 활용할 수 있는 자료와 이 워크숍을 루틴으로 만들 방법을 제시한다. 1부에서는 팀 성장을 방해하는 인간관계의 함정을 5가지로 분류해 설명했다. 2부에서는 모닥불 타임 워크숍 실행방법과 모닥불 타임 이후에 해야 할 일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 3부에서는 모닥불 타임을 실제로 해볼 수 있는 실전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세이빙 어스 기후 위기에 맞서 의미 있는 행동을 할 수 있게 제안하는 책이다. 캐서린 헤이호 미국 텍사스테크대 석좌교수는 미국 환경 비영리기구 네이처 컨서번시의 수석 과학자다. 기후 변화가 우리 삶에 왜 중요한 문제인지를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깨달은 것을 이 책에 담았다. 그녀의 메시지는 명쾌하다. 우리가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작은 행동이라도 실천할 때 진정한 변화와 희망이 다가온다는 것이다. 포스트 AI 시대 잉여인간 트렌드 분석가 문호성이 디지털 자본주의 시대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분석한 책이다.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인식하고 하루 종일 사용하는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의 등장과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로봇으로 우리의 삶은 바뀔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는 소유가 아니라 공유, 경쟁이 아니라 나눔과 상생을 모색해야 하는 시기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대체 불가능한 인간’이 되어야 이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반도체 투자 스펙트럼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반도체 분야는 전 세계의 자본이 모여든다. 사람들은 한국 경제 이슈를 주도하는 반도체주에 투자하고 싶어 하지만 어려운 기술 용어와 넘쳐나는 정보는 오히려 투자를 가로막기도 한다. 반도체주에 투자하고 싶은 이들이 참고하면 좋은 책이다. JP모건 리서치 헤드 출신의 반도체 애널리스트 박정준은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전망을 보여주고 좋은 투자 방향을 제시한다. 숫자 한국 숫자는 사회적 현실을 명확하게 나타내는 힘을 갖고 있지만 해석을 잘못하거나 왜곡하게 되면 음모론과 같은 허상을 강화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 중 하나는 숫자 뒤에 존재하는 맥락과 의도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글 짓는 약사’ 박한슬 작가가 미세 먼지 지수에서 노조 조직률 등 20개의 숫자로 한국의 현재와 미래를 새롭게 조망하는 책이다.

2025.02.15 07:00

3분 소요
AWS의 생성형 AI 성장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된 한국 스타트업 리얼드로우

스타트업

한국의 인공지능(AI) 기반 웹툰 제작 스타트업 리얼드로우가 아마존웹서비스(AWS) 글로벌 생성형 AI 엑셀러레이터 (AWS Global Generative AI Accelerator) 프로그램에 선정됐다고 13일 발표했다. 전 세계 80개 스타트업이 이 프로그램에 선정됐고, 한국에서 리얼드로우 등 3개 스파트업이 포함됐다. 이 프로그램은 AWS가 생성형 AI를 활용해 복잡한 과제를 해결하는 최고의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선별하고 이들의 성장과 확장을 지원한다. 오는 1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리인벤트(re:Invent) 2024’에 초청되어 잠재적 투자자·고객·파트너 및 AWS 리더들에게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리얼드로우는 AI와 3D 기술을 결합해 블록버스터급 웹툰을 제작하는 스타트업이다. 언리얼 엔진과 AI 기술력을 통해 현존하는 AI 모델의 문제와 한계를 극복하여 작가 개인만이 활용하는 AI를 개발해 웹툰을 제작한다. 최상규 리얼드로우 대표는 "리얼드로우는 웹툰 창작자가 본인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대작에 도전할 수 있는 AI와 3D 활용에 초점을 맞춰 기술을 개발해 왔다”며 “본격적으로 노하우를 작가들에게 전파하고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기 위한 시점에 글로벌 역량을 가진 AWS 협력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고,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AWS의 Go-to-Market 부문 부사장 존 존스(Jon Jones)는 "스타트업들은 혁신적인 새로운 물결의 최전선에서 인공지능으로 가능한 영역의 경계를 넓히는 동시에 흥미로운 새로운 솔루션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며 “Generative AI Accelerator의 코호트를 확대한 것은 AI 주도의 세상에서 고객을 위한 새로운 혁신을 이끌어낼 스타트업들의 잠재력을 우리가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이며, AWS는 획기적인 기술을 육성하고 세계의 가장 큰 과제들을 해결하려는 선구적인 창업자들의 여정을 지원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리얼드로우는 2023년 설립됐다. 스테이블디퓨전 등 현존하는 AI 모델의 웹툰 제작 활용의 문제점,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리얼드로우만의 노하우로 튜닝, 커스터마이징하여 자체 웹툰 제작 모델를 개발해 사용한다. 지난해 설립 후 6개월 만에 알토스벤처스 등으로부터 20억 원 이상 프리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ㅁ

2024.09.13 11:15

2분 소요
글로벌 STO 리더, 한 자리에…“최신 트렌드·발전 방향 논의”

증권 일반

글로벌 토큰증권발행(STO)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STO시장에 대한 최신 트렌드와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2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STO 써밋(SECURITY TOKEN OFFERING SUMMIT)에는 증권형 토큰 거래소, 발행사, 스타트업, 투자자 및 금융기관, 블록체인 기업, 정부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날부터 30일 양일간 열리는 이번 STO 써밋에서는 ▲국내외 STO 규제환경 및 시장상황 ▲STO 산업동향 및 전략적 접근 ▲실물자산의 토큰화 방안 ▲STO 관련 기술의 혁신 등에 대해서 논의된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STO 써밋은 미국, 유럽, 싱가포르, 홍콩, 일본, 엘살바도르 등 세계 각지의 연사들이 모여 STO 시장을 먼저 개화한 나라의 리딩 기업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로 마련됐다. STO는 실물 자산이나 금융자산의 지분을 작게 나눈 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토큰 형태로 발행한 증권을 일컫는 말이다. 한국의 STO는 아직 법제화되지 않았고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곧 시장이 열리면 무궁무진한 기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혁신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여러 스타트업이 STO 발행을 구상하고 있으며, 해외 STO 상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증권사, 은행 등 기관 금융사들도 STO 시장 개방을 위해 준비해 왔고, 해외 STO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제휴하며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STO 써밋 관계자는 “글로벌 리더들이 STO의 발전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협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과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해 신범준 핀테크산업협회 토큰증권협의회장(바이셀스탠다드 대표), 이정호 한양대 대학원 블록체인융합학과 교수, 밥 에죠담 INX Digital Company 부사장, 저스틴 김 아바랩스 대표, 토모노부 이베 퀘스트리 대표, 홍성민 토큰증권 전문 유튜버 등이 참여한다.

2024.08.29 16:28

2분 소요
박준기 페이히어 대표, 헌신에서 오는 기쁨 [C-스위트]

CEO

CXO(Chief X Officer). 기업의 최고경영자인 CEO를 비롯해 CMO(마케팅), CTO(기술), CFO(재무), COO(운영) 등 각 기업의 분야별 최고책임자를 아울러 일컫는 말입니다. C레벨은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실력과 역량을 인정받아 C레벨의 자리에 오른 이들과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는 예비 리더들과 함께 합니다. ‘C-스위트(SUITE)’는 ‘CXO의 방’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CXO가 머무는 공간을 글과 사진으로 보여주는 콘텐츠입니다. 기업을 이끄는 리더의 비전과 전략이 탄생하는 공간, ‘C-스위트’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성공의 꿈을 키워나가시길 바랍니다. “고통이 남기고 간 뒤를 보라. 고난이 지나면 반드시 기쁨이 스며든다”독일의 문학가이자 철학자인 괴테가 남긴 명언이다. 사람들은 괴테의 말대로 지금의 힘듦이 머지않아 큰 행복으로 돌아오는 경험을 종종 한다. 그때의 희열은 기쁨이 두 개 합쳐진 喜悅(기쁠 희·기쁠 열)보다 값진 犧悅(희생 희·기쁠 열)임에 틀림없다.박준기 페이히어 대표는 이 희열(犧悅)의 삶을 이어가고 있는 인물이다. 회사가 급속도로 커가면서 야근은 이제 일상. 여기에 2년 전부터는 ‘1일 1식’을 실천하며 업무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하루 세끼를 의무적으로 먹고 나면 졸리고 일에 지장이 가는 게 싫었다”며 “창업을 하고 나서는 오히려 점심시간에 업무를 계속하고, 오후 4시께 자유롭게 식사를 해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부족한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갖춰놓은 영양제가 책상 옆에 빼곡하다. 비타민B, 오메가3, 마그네슘 등 피로를 떨쳐버리기 위한 영양소는 빼놓지 않고 먹는단다. 박 대표는 “하도 하는 일이 많다 보니 지인들이 챙겨준 게 대부분”이라면서 “하루 한 끼만 먹는 만큼 영양제는 잘 챙겨 먹으려 하는 편”이라며 웃음 지었다. 박 대표는 독서광이다. 바쁜 업무 와중에도 시간을 쪼개 일주일에 2~3권은 읽는다. 그의 책상은 물론, 바로 옆 회의실 창가와 바닥에도 책이 쌓여 있다. 아예 사무실 한쪽 벽에는 각종 분야의 책이 빽빽이 줄지어 있다. 박 대표는 “고전(古典)은 완독하려 하는 편이며, 프로덕트(제품)를 만드는 방법에 관련된 책들은 필요한 부분을 발췌해서 읽는다”며 “괜찮은 책이 있으면 임직원들에게 선물하기도 하고, 도서 구입비 또한 복지로써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책상 한가운데엔 최근 출시된 신제품 테이블오더 단말기와 포스(POS·판매시점 정보관리 시스템)기가 놓여있다. 다른 포스 업체와 다르게 2~3주 간격으로 업데이트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박 대표가 주기적으로 테스트해보고 피드백을 한다. 박 대표는 “회사 대표가 아닌 고객 관점에서 우리 프로덕트를 어떻게 쓰고 있을지 바라본다”고 설명했다.박 대표는 그의 공간에서 자신의 고된 업무 과정을 설명하면서도 시종일관 자신감과 웃음을 잃지 않았다. 아, 그에게서 고난이 지나 기쁨이 스며들고 있었구나.박준기 대표는_1990년생으로 가천대에서 경영학과 컴퓨터공학을 복수전공했다. 2015년 모바일 결제 전문 기업 다날에 입사해 휴대폰·신용카드 결제 서비스 개발을 담당했고, 2017년에는 에듀테크 스타트업 클래스팅에서 결제 시스템 구축을 이끌었다. 이후 2019년 핀테크 스타트업 페이히어를 창업, 2020년 2월 클라우드 기반 포스 서비스를 출시했다. 올해 1월 말 기준 전국 4만8000여 곳 매장에서 페이히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2024.02.25 08:00

3분 소요
중동에서 새로운 도전 시작한 이웅희 대표 …“장기 휴양지로 사랑받는 중동은 새로운 기회의 땅” [C-스위트]

CEO

CXO(Chief X Officer). 기업의 최고경영자인 CEO를 비롯해 CMO(마케팅), CTO(기술), CFO(재무), COO(운영) 등 각 기업의 분야별 최고책임자를 아울러 일컫는 말입니다. C레벨은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실력과 역량을 인정받아 C레벨의 자리에 오른 이들과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는 예비 리더들과 함께합니다. ‘C-스위트(SUITE)’는 ‘CXO의 방’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CXO가 머무는 공간을 글과 사진으로 보여주는 콘텐츠입니다. 기업을 이끄는 리더의 비전과 전략이 탄생하는 공간, ‘C-스위트’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성공의 꿈을 키워나가시길 바랍니다. 이웅희 H2O호스피탈리티 대표의 공간은 단출하다. 노트북과 모니터, 서류와 책들, 그리고 약통 몇 개가 전부다. 회사 구성원들은 사무실에서 대표를 만나도 피하거나 하지 않는다. 오히려 ‘존’이라고 친근하게 부르면서 다가와 스스럼없이 이야기한다. 그는 “직책이나 ‘님’이라는 단어만 빼도 구성원들과의 대화가 굉장히 편안해진다”고 설명했다. 책상 한편에 놓인 이름표에 눈길이 갔다. 대통령실의 상징인 봉황 문양과 무궁화가 그려져 있고 그 밑에 ‘㈜H2O호스피탈리티 대표 이웅희’라고 쓰여 있다. 2023년 1월 대통령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했을 때 대통령실이 마련해 준 것이다. 그는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참여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정부의 주요 인사를 만나면서 중동에서의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면서 “당시의 일을 기념하기 위해 1년 가까이 이름표를 보관해오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의 말대로 그는 요즘 중동에 빠져있다. 지난해 11월 현지 프로젝트 점검차 중동 출장을 간 이후 1월 말 현재까지 그곳에서 두바이와 아부다비를 오가며 사업을 챙기고 있다. H2O호스피탈리티는 숙박과 레저 등의 호스피탈리티 산업 분야를 혁신하는 스타트업이다. 이곳에서 개발한 솔루션은 그동안 변화에 더뎌 아날로그적으로 운영했던 호텔업계에 큰 자극이 됐다. 여행 관련 스타트업이라는 특성 탓에 코로나19가 위기일 수 있지만, 그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변화에 더딘 호텔업계는 위기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면 혁신해야 했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이 H2O가 개발한 ‘H2O 플로우(FLOW)’라는 솔루션이다. 남들은 위기였지만, 그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미리 개발해 기회를 마련했기에 위기에서 오히려 더 빛이 났다. 일본을 시작으로 싱가포르와 베트남 등 H2O호스피탈리트의 해외 진출이 계속될 때 그는 중동 지역을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생각했다. 흔히 사람들은 H2O의 새로운 도전은 미국이나 유럽 등 숙박과 레저 산업이 잘 되어 있는 지역에서 이뤄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의 생각은 달랐다. 그에게 중동은 기회의 땅처럼 보였다. 이 대표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중동 국가들이 석유 산업을 대체할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비전 2030’을 내세웠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이 새로운 먹거리의 중심이 바로 관광산업이기 때문에 중동을 낙점했다”고 말했다. 2022년부터 그는 차분하게 중동 진출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그가 중동 진출을 준비 중이라는 사실이 업계에 알려졌고, 대통령실은 그에게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참가하면 어떠냐는 제안을 했다. 많은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경제사절단에 참여했지만, 이 대표처럼 활발하게 성과를 만들어가는 곳도 드물다. 아부다비 투자청이 운영하는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됐고, 사우디 정부 산하 관광개발기금이 진행하는 사우디 시장 진출 지원 프로그램에 한국 기업 최초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중동 해외 출장을 가서 H2O 솔루션의 테스트 및 관련 업계 사람들과의 미팅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유럽인들에게 중동은 장기 휴양지로 유명하다”면서 “이 지역의 특성을 알게 되니까 중동이 기회의 땅처럼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그는 기회를 하나 하나 성과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이웅희 대표는_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한 후 모건스탠리 홍콩 GCM 부장, 액셀러레이터 자비스 투자이사를 역임했다. 2015년 4월 원라이프원테크놀로지(현 H2O호스피탈리티)를 창업했고, 같은 해 7월 청소 용역 파견 서비스 '와홈'을 론칭하면서 호스피탈리티업계에 본격적으로 도전했다. 2017년 1월 일본 지사를 시작으로 싱가포르(2021년), 사우디아라비아(2022년), 아랍에미리트(2023년) 등 해외 지사를 설립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2024.01.29 09:00

3분 소요
강지홍 로민 대표, AI 진화처럼 재빠르게 나아간다[C-스위트]

CEO

CXO(Chief X Officer). 기업의 최고경영자인 CEO를 비롯해 CMO(마케팅), CTO(기술), CFO(재무), COO(운영) 등 각 기업의 분야별 최고책임자를 아울러 일컫는 말입니다. C레벨은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실력과 역량을 인정받아 C레벨의 자리에 오른 이들과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는 예비 리더들과 함께 합니다. ‘C-스위트(SUITE)’는 ‘CXO의 방’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CXO가 머무는 공간을 글과 사진으로 보여주는 콘텐츠입니다. 기업을 이끄는 리더의 비전과 전략이 탄생하는 공간, ‘C-스위트’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성공의 꿈을 키워나가시길 바랍니다. 정돈되지 않은 머리카락, 소위 공대생의 상징으로 불리는 남방(캐주얼 셔츠), 그리고 꾸밈없이 수더분한 미소까지. ‘이코노미스트’가 만난 인공지능(AI) 광학 문자 인식(Optical Character Recognition·OCR) 기업 로민의 강지홍 대표 인상은 그러했다. 그가 풍기는 느긋한 온화함은 상대방을 편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하지만 그 성정과 다르게 강 대표가 몸담은 AI 업계 발전은 빠르게 진화하기 그지없다. 때론 차갑게까지 느껴진다. 그 또한 “AI 기술의 빠른 발전, 특히 거대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LLM) 등장이 로민에게는 큰 위기”라고 했다. 이런 환경에 강 대표와 로민 구성원들은 오히려 재빠르게(敏) 적응하며 일하고(勞) 있다. AI 발전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다시금 읽어내며, 로민도 OCR과 문서 처리에 특화된 소형거대언어모델(Small Large Language Model·SSLM) 솔루션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로 뛰어가고 있다. 그들의 일터는 그 뜀걸음에 최적화돼 있다. 강 대표는 대표실을 따로 만들지 않았다. 일반 직원들과 가감 없이 소통하기 위해 동등한 위치에 앉았다. 그는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여전히 실무를 많이 하고 있어 긴밀한 소통이 필요하다”며 “내가 숨어 들어가 있으면 직원들과 진짜 해야 할 말을 못 나눈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 책상으로만 시야를 좁혀봐도 그만의 재빠른 업무 감각이 느껴진다. 업무 종류에 따라 그때그때 개인용 컴퓨터(PC) 운영체제(OS)를 스위칭(변경) 할 수 있게 만들었다. 강 대표는 “서류 작업 등 일반 업무를 할 때는 맥북을 쓰고 있고, AI 머신러닝 개발을 할 때는 리눅스를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요샛말로 ‘힙’ 해보이는 기계식 키보드도 눈길을 끈다. 키보드 좌측 상단에는 엄지손톱만 한 모니터가 있다. 강 대표는 “직접 설정한 움직이는 GIF 파일을 넣을 수 있어, 가끔 지루할 때 바라보면 기분이 좋아진다”며 “시간과 날짜, 중앙 처리 장치(CPU)의 사용률과 온도 등이 표기돼 유용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만의 느긋한 미소와 민첩한 눈빛이 비로소 조화롭게 느껴졌다. 강지홍 대표는_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친 후, 2011년에 삼성전자에 입사해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의 선행개발팀에서 5년간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2016년 컴퓨터비전 분야에서 딥러닝 기술이 일으킨 혁신에 매료돼 회사를 그만두고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컴퓨터비전 연구실에 박사과정으로 입학해 AI 연구에 매진했다. 이후 AI 기술을 연구에만 그치지 않고 실제품화하겠다는 꿈을 안고 2018년 박사과정 중에 로민을 창업했다. 현재는 AI 개발자이자 스타트업의 리더로서 로민을 성장시키고 있다.

2024.01.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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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쓰나미 몰려온다”...전 세계 시선 쏠린 ‘이곳’ [여기는 CES]

산업 일반

“이곳만큼 기술 산업의 전체 생태계를 연결하는 행사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전 세계의 시선이 쏠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IT 축제 ‘소비자 가전 전시회’(Consumer Electronics Show, 이하 CES)가 8일(현지시간) 미디어 데이와 함께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펼쳐지는 CES는 미디어 데이 다음 날인 9일 공식 개막해 12일까지 총 4일간 이어진다.올해 CES의 주제는 ‘올 투게더, 올 온’(All Together, All On)이다. 모든 산업군이 모여 기술이라는 혁신으로 전 세계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다.현장에서는 ▲인공지능(AI)·로보틱스 ▲모빌리티 ▲메타버스·웹 3.0 ▲스마트 홈 ▲디지털 헬스케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스페이스 테크 ▲푸드 테크 ▲스타트업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소개될 예정이다.특히 올해 CES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분야는 인공지능(AI)이다. CES의 메인 행사라고 할 수 있는 최고경영자(CEO) 기조연설의 주제도 대부분 AI다.팻 갤싱어 인텔 CEO는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의 AI 활성화 사례 등을 소개한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온디바이스 AI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다. 온디바이스 AI는 클라우드 연결 없이 디바이스 자체에서 AI를 직접 사용하는 기술을 뜻한다. 아데나 프리드먼 나스닥 CEO는 AI를 활용한 금융범죄 예방법을 소개한다. 월마트, 지멘스, 엘레반스, 베스트바이, 로레알 CEO 등도 자사 사업과 연결된 AI 기술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참가 기업은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었다. CTA는 올해 전 세계 150여개국에서 4000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한다고 밝혔다. 전년(3273개) 대비 22% 정도 늘어난 것이다. 이 가운데 한국 기업은 700여개로 미국(1140여개), 중국(1100여개) 다음으로 많다.삼성, SK, 현대, LG 등 국내 4대그룹의 그룹사들이 대거 참가해 혁신 기술을 전 세계에 뽑낼 예정이다. 최태원 SK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CES 현장에 직접 방문해 최신 기술 동향을 살펴볼 계획이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국내 유일하게 CES 기조연설에 나선다.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올해 현장을 방문할 관람객 수가 13만명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총 관람객 수인 11만5000명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CES 역대 최다 관람객 수는 약 18만명(2022년)이다.게리 샤피로 CTA CEO는 “올해 CES에서 인간 경험의 모든 측면을 개선하기 위해 기술이 수행하는 중요한 역할을 조명하게 돼 기쁘다”면서 “CES 2024는 비즈니스 리더들이 만나 꿈꾸고 해결하는 허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1.0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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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희 레몬트리 대표, 거듭된 날갯짓의 결실[C-스위트]

은행

CXO(Chief X Officer). 기업의 최고경영자인 CEO를 비롯해 CMO(마케팅), CTO(기술), CFO(재무), COO(운영) 등 각 기업의 분야별 최고책임자를 아울러 일컫는 말입니다. C레벨은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실력과 역량을 인정받아 C레벨의 자리에 오른 이들과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는 예비 리더들과 함께합니다. ‘C-스위트(SUITE)’는 ‘CXO의 방’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CXO가 머무는 공간을 글과 사진으로 보여주는 콘텐츠입니다. 기업을 이끄는 리더의 비전과 전략이 탄생하는 공간, ‘C-스위트’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성공의 꿈을 키워나가시길 바랍니다. 여조삭비(如鳥數飛). ‘논어’ 학이편에 따르면 새가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수없이 날갯짓해야 하는 것처럼 배움도 쉬지 않고 연습하고 익혀야 한단다. 기업을 꾸리고 운영해 나가는 데에도 끊임없는 날갯짓이 필요한 건 매한가지.이민희 레몬트리 대표도 이제까지 쉬지 않고 날갯짓을 해온 사람이다. 대학교 4학년 땐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으로 진로 캠프 사업을 운영했고, 2011년에는 1세대 에듀테크 스타트업 ‘바풀’을 창업했다. 세 번째 창업인 에듀 핀테크 레몬트리까지, 그는 열댓 번의 해가 지나는 동안 어린이·청소년의 교육이라는 한 가지 목적지를 향해 비행(飛行)을 거듭했다. 이 대표의 날갯짓은 레몬트리 창업 이후에도 계속됐다. 그는 “아이들이 정말 알아야 하는 경제금융 관련 지식을 전할 수 있게 퀴즈를 열심히 만들기로 했다”며 “2021~2022년 시중에 나온 미성년자 대상 경제금융 관련 책은 모두 읽었다”고 회고했다. 그 배움은 2024년에도 진행형이다. 이 대표의 책상 위에는 요즘 읽고 있는 책들이 놓여 있다. ▲2030년에는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기업이 초기 이용자를 많이 모으는 서비스를 어떻게 만드는지 ▲한국의 미래 교육 트렌드는 어떨지 등 모두 그의 교육과 기업의 미래에 관한 독서에 스며들어 있다. 이 대표는 “여러 주제를 조금씩 살펴보며 한 달에 약 6권의 책을 읽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업무 공간도 그의 부단한 날갯짓을 위해 최적화돼 있다. 필요한 물건 외에는 개인 물품을 거의 놓지 않는 ‘미니멀리스트’다. 물건을 잘 사들이지 않는 그의 성정이 절약하는 소비 습관을 심어주자는 레몬트리의 방향성과 맞아 떨어지기도 한다. 이 대표는 “직원들 책상도 무언가 너저분하게 올려져 있으면 약간 잔소리를 한다”며 웃음 지었다.지난해 3월 출시한 용돈관리 서비스 ‘퍼핀’은 암수가 함께 알을 품는 새인 코뿔바다오리의 별칭이란다. 이 대표가 꿈꾸는 ‘패밀리 파이낸스’(가족 금융)의 모습이 잘 투영됐다. 여기에 그의 날갯짓 또한 코뿔바다오리처럼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의지도 보인다. 이민희 대표는_1986년생으로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를 졸업했다. 2011년 1세대 에듀테크 벤처기업 ‘바풀’을 창업해 2017년 네이버 라인에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이후 네이버 클로바에서 인공지능(AI) 서비스, 라인에서 일본 신규 서비스 기획을 이끌었다. 2021년에는 에듀 핀테크 기업 레몬트리를 창업하고, 2023년 자녀 용돈관리 서비스 퍼핀과 10대 전용 선불카드를 출시해 국내 학부모들에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2024.01.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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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요? 힘든 것 공개해야 해결할 수 있어요” [C-Suite]

CEO

CXO(Chief X Officer). 기업의 최고경영자인 CEO를 비롯해 CMO(마케팅), CTO(기술), CFO(재무), COO(운영) 등 각 기업의 분야별 최고책임자를 아울러 일컫는 말입니다. C레벨은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실력과 역량을 인정받아 C레벨의 자리에 오른 이들과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는 예비 리더들과 함께합니다. 'C-스위트(SUITE)'는 'CXO의 방'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CXO가 머무는 공간을 글과 사진으로 보여주는 콘텐츠입니다. 기업을 이끄는 리더의 비전과 전략이 탄생하는 공간, ‘C-스위트’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성공의 꿈을 키워나가시길 바랍니다. 수도권에 있는 스타트업 사무실은 보통 서울 강남 부근이나 판교에 터를 잡기 마련이다. 이유가 있다. 강남이나 판교에 사무실을 마련하면 투자자를 만나기 편하고, 직원 채용에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스타트업하면 떠오르는 어썸레이는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안양메가벨리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투박해 보이는 건물 층마다 많은 사무실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김세훈 어썸레이 대표는 “어썸레이는 소재를 개발하고 부품을 만드는 하드웨어 기업이기 때문에 전기나 가스를 많이 사용하는데, 강남이나 판교에 있는 사무실에서는 우리 마음대로 설치를 못 한다”면서 “이곳에서는 우리 뜻대로 시설을 설치하고 운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고, 교통도 좋다”고 설명했다. 안양메가벨리 7층에 있는 어썸레이 사무실 분위기는 독특하다. 40여 명이 뻥 뚫린 한 공간에서 일한다.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입사한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있는 40여 명의 임직원들은 한 줄에 네 개의 책상이 붙어 있는 자리에서 일한다. 파티션이 전혀 없어 사무실 전체가 열린 공간으로 되어 있다. 대표 자리도 마찬가지다. 네 개의 책상 중 하나가 대표의 자리다. 대표 사무실도 없다. 대표 책상이 다른 구성원보다 크지도 않다. 모니터와 노트북 그리고 몇 권의 책만 올려놓을 수 있는 책상에서 김 대표도 구성원들과 같이 일한다. 개인 짐은 벽에 설치된 책장 형식의 서랍장에 넣거나 조금 불편하지만 의자 옆에 놓아야만 한다. 하지만 사무실 옆에는 어썸레이 구성원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카페 형식의 라운지가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전체 구성원이 모여 회사 운영에 대해서 토론을 한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나온 질문에는 모든 것을 공개하고 답변한다. 카페처럼 예쁜 라운지와 일렬종대로 되어 있는 사무실이 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열린 사무실을 지향하는 데는 김 대표가 자기 모습 그대로를 구성원에게 보여줄 수 있는 용기가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어썸레이를 창업한 지 5년, 창업 과정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어려움을 해결해야만 했다. 결혼하고 좋은 직장에 다니는 선후배를 설득해 어썸레이에 합류시켜야 했고, 루게릭병으로 아픈 가족을 집에서 직접 병간호 한 시간도 있었다. ‘스타트업이 소부장에 도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는 외부의 편견도 만만치 않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입시학원 강사 일까지 하면서 집안의 빚도 갚아야 했다. 어썸레이가 지금까지 성장하는 데 수많은 선택의 시간이 있었고, 그 결정은 온전히 김 대표의 몫이었다. 몸과 마음이 지치지 않았다면 거짓이다. 보통의 창업가들이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지만, 그는 용기 있게 아프다고, 힘들다고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도움을 청했다. 몇 년 전부터 그는 정기적으로 심리상담을 받고 있다. 그렇게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됐고, 자신의 이야기를 투자업계 및 친한 창업가와 공유했다. 투자업계가 자신들이 투자한 스타트업 창업가들을 위한 정신과 상담 프로그램을 만든 이유다. 김 대표는 “창업가를 위한 심리상담 프로그램에 초대받아서 연사로 나선 때도 있다”며 웃었다. 자신이 겪는 어려움과 아픔을 드러내는데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있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여전히 월세에 살지만 지금까지 3억원 이상을 기부했다. 루게릭병 환자를 위해 자원봉사를 하고 있고, 창업가의 심리상담 프로그램이 업계에 늘어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김 대표가 매사에 웃음을 잃지 않는 것은 자신이 겪는 어려움을 정면 대응하기 때문이다. 김세훈 대표는 1976년생으로 한성과학고를 거쳐 서울대 재료공학과에 입학, 전공이 좋아 박사과정까지 수료했다. 졸업 후 기술컨설팅 기업과 교육플랫폼 기업 등 창업에 도전, 두 번의 엑시트를 경험했다. 박사과정에서 탄소나노튜브 섬유 소재라는 재료와 X-ray 활용이라는 두 가지 분야를 모두 전공한 흔치 않은 경험을 바탕으로 2018년 어썸레이를 창업했다.

2023.12.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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