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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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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값 ‘3만원 시대’에 난리 난 ‘6000원 치킨’ 정체는

유통

대형마트의 가성비 치킨 경쟁이 불붙었다. 이마트는 ‘어메이징 완벽치킨’, 홈플러스는 ‘당당치킨’, 롯데마트는 ‘큰 치킨’을 가성비 대표 상품으로 내놨다. 가격은 3만원대 프랜차이즈 치킨보다 최대 ‘3분의 1’ 수준이다. 가성비 치킨을 구매하기 위해 ‘오픈런’(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영업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대기하는 것) 현상이 일어나는 등 ‘모객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대형마트업계는 치킨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가성비 대전 붙은 대형마트 3사홈플러스는 대형마트의 가성비 치킨 트렌드를 이끈 선도 주자다. 지난 2022년 처음 업계에 당당치킨을 선보인 홈플러스는 올해로 출시 2년을 넘겼지만, 8월 기준 누적 판매량이 1000만팩을 돌파하는 등 여전한 인기를 끌고 있다. 출시 당시 오픈런 현상까지 빚었던 당당치킨은 요즘도 일부 매장에선 이른 아침부터 당당치킨을 구매하기 위해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있을 정도로 마니아층까지 형성됐다. 홈플러스는 이런 인기에 힘입어 2년 만에 당당시리즈 상품군을 10여 종까지 확대했다. 당당치킨은 6990원으로 가격대가 1만원 이하다. 저렴한 가격뿐만 아니라 품질 관리에도 신경을 썼다고 홈플러스는 강조한다. 100% 국내산 냉장 계육을 사용하고 당일 조리, 당일 판매 원칙을 고수한다. 최근 출시한 당당 두 마리옛날통닭과 당당 허브후라이드치킨콤보도 연일 완판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이마트는 어메이징 완벽치킨을 출시했다. 어메이징 완벽치킨의 1팩당 가격은 6480원이다. 이마트는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마트 치킨 수요가 증가한 점에 착안해 상시 저가형 치킨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이마트 치킨류 매출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마트의 지난해 치킨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8% 신장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5%가량 증가했다.이마트가 가성비 치킨을 선보일 수 있는 배경에는 ‘대량 매입’이 있다. 이마트는 올해 사용분인 닭 원료육 100만 수 이상을 미리 확보하는 한편 물량 계획·레시피·물류 구조·맛 테스트 등 사전 기획 작업에만 7개월이 걸렸다. 오는 12월까지 사용할 닭 원료육도 100만팩 분량 이상을 확보했다. 이마트는 단순 행사가 아니라 어메이징 완벽치킨을 연중 내내 운영할 방침이다.롯데마트·슈퍼의 가성비 치킨은 홈플러스와 이마트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양이 많다. 1만원대 초반의 큰 치킨으로 10호 냉장 계육 한 마리를 1만4990원, 9~12호 계육 한 마리 반을 튀긴 ‘뉴 한통가아아득 치킨’을 1만2990원에 각각 판매 중이다. 큰 치킨은 월평균 8만개가 팔리는 인기 상품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시즈닝 양념을 곁들인 크런치 콘소메 치킨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롯데마트 델리 치킨의 지난해 연 매출은 전년 대비 20% 올랐다. 올해 1~7월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25% 신장했다.‘3만원’ 프랜차이즈 치킨 대안 될 수 있을까마트 치킨은 가격이 비싼 프랜차이즈 치킨의 대안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가 매년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부 메뉴의 경우 배달비를 포함하면 치킨 한 마리에 3만원이 넘는다. 이처럼 비싼 치킨값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대형마트 치킨에 지갑을 열고 있다는 점에서, 주요 대형마트들은 치킨 라인업을 확대하거나 리뉴얼해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집객을 하고 있다. 특히 쿠팡 등 이커머스에 밀린 대형마트는 ‘저가 치킨’을 통해 빼앗긴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의 가성비 치킨이 인기를 끄는 현상은 과거 롯데마트가 ‘통큰치킨’(5000원)을 출시했던 2010년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당시 대기업이 골목 상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통큰치킨은 출시 열흘 만에 판매가 중단됐다. 하지만 이제 여론과 민심이 크게 바뀌었다. 고물가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의 치킨을 응원하는 분위기다. 마트 치킨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프랜차이즈 치킨업계의 표정은 어두워지고 있다. 마트 치킨은 이제 대중화됐고 마니아층도 생기는 등 치킨 카테고리의 한 축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BBQ·교촌·bhc 등 치킨 3사가 원가 및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치킨값을 2000~3000원씩 인상한 것도 마트 치킨의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다만 치킨업계는 마트 치킨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치킨과 마트 치킨은 수요층 자체가 다르다”며 “맛과 크기, 품질 면에서 프랜차이즈 치킨이 비교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치킨이 맛이 없거나 품질이 좋지 않다는 편견은 이미 사라졌으며, 고물가 장기화에 가성비 치킨이 주목받고 있다”라며 “특히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이 3만원에 이르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마트 치킨의 인기는 높아지고 시장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9.07 08:01

4분 소요
한국서 조 단위 매출 올렸는데, 기부금은 ‘쥐꼬리’ ‘명품 호갱’ 한국  [이코노미스트 데이터랩 보고서]

산업 일반

한국인들의 ‘명품사랑’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국내 명품시장 규모는 세계 7위를 기록했고, 1인당 소비는 세계 최대다. 아침마다 백화점 앞에 길게 늘어서 있는 오픈런 줄만 봐도 명품에 대한 한국인들의 애정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수조원의 매출을 거뒀다. 하지만 이들 이익 대부분은 모두 해외 본사의 몫이 됐고 국내 기부금은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다 명품 브랜드들은 많게는 1년에 3~4번씩 가격을 인상한다. ‘명품사랑 한국’이 ‘명품 호갱(호구+고객) 한국’으로 둔갑하는 대목이다. 에르메스·루이비통, 기부 없거나 미미이코노미스트 데이터랩이 기업들의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를 바탕으로 명품 브랜드들의 기부금 현황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증가했는데 기부금을 줄인 기업도 있었고, 지난해 1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남기고도 기부금은 1억원 미만인 기업도 있었다. 지난해 영업이익 10억원이 넘는 기업 중 기부금 내역을 공개조차 하지 않은 기업도 눈에 띄었다. 명품 ‘빅3’ 중 에르메스코리아·루이비통코리아는 지난해 2조3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지만, 기부금은 없거나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루이비통코리아, 에르메스코리아가 지난해 배당한 금액은 각각 2252억원, 750억원이다. 기부금은 에르메스코리아가 5억6000만원에 그쳤다. 루이비통코리아는 지난해 명품 빅3 중 가장 매출이 높았지만 기부금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루이비통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이 1조6922억원으로 15.2% 상승, 영업이익은 4177억원으로 38.3% 증가했다. 순이익은 3800억원으로 68.9%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의 20.5% 대비 4.1%포인트(p) 오른 24.6%에 달했다. 다른 브랜드들도 실적에 비해 기부금 액수가 적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이 운영하는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디올)는 지난해 매출액이 1조원에 근접한 9305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51.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237억5100만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디올의 기부금은영업이익의 0.01%에 해당하는 1억6200만원에 그쳤다. 버버리코리아는 지난해 국내에서 영업이익 244억8400만원을 기록했으나 기부금은0.05%의 비율에 해당하는 1200만원이었다. 스와치그룹코리아는 지난해 산하 브랜드 오메가와 스와치의 협업으로 탄생한 ‘문스와치’ 등 신제품 인기에 힘입어 국내에서 매출 3734억원, 영업이익은 522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기부금 액수는 공개된 바가 없다. 스와치그룹코리아는 브레게와 블랑팡, 오메가, 해밀턴, 론진, 라도, 스와치 등의 제품을 국내에 수입·판매하고 있다. 프라다코리아도 지난해 국내 매출이 전년보다 55.2% 늘어난 4213억원, 영업이익은 306억300만원을 기록했지만, 기부금 액수를 밝히지 않았다. 펜디코리아 역시 지난해 국내에서 매출 1516억원, 영업이익 92억원을 기록했으나 기부금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시슬리코리아는 지난해 126억58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기부금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시슬리는 1998년 한국에 자회사 시슬리코리아를 설립한 이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꽤 오랜 기간 프랑스 다음으로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하는 나라가 한국일 정도다. 지금은 중국과 다른 유럽 국가에 밀려 5위지만, 한국에서의 매출은 상승세를 그려왔다고 전해진다.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 운영사 한국로렉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증가했지만, 기부금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로렉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27억6100만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13.8%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기부금은 4억원으로 2021년(12억3800만원)보다 무려 67.7%가 줄었다. 가격 인상에도 오픈런…“사회공헌 필요성 못 느낄 수도”명품 브랜드의 실적 향상 배경으로는 가격 인상이 꼽힌다. 샤넬은 지난해 국내에서 4차례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지난 2월에도 주요 제품 가격을6%가량 인상했다. 루이비통은 지난해 2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수 차례의 가격 인상에도 한국인들의 명품사랑은 여전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시장에서 명품 브랜드들의 사회공헌은 소극적인 편이다.지난해 국내 명품시장 규모는 3495억5900만달러(약 460조원)를 기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인당 명품 소비액은 325달러(약 42만원)로 미국(280달러), 중국(55달러)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식을 줄 모르는 인기에 매년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는 명품 브랜드가 사회공헌 활동에는 힘쓰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명품의 가격 인상은 그만큼 수요가 있기 때문”이라며 “소비자들이 명품을 계속 찾는 한 공급자는 비용이 들어가는 사회공헌을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명품 소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변화가 먼저 필요하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명품 브랜드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벌어들인 것만큼 소비자에게 다시 돌려주기도 하면서 좋은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3.09.11 13:00

3분 소요
“2시간 대기는 기본”…빵지순례 끝판왕의 정체는 [민지의 쇼핑백]

유통

“베이글 사먹으려면 오픈런(매장 문을 열자마자 줄을 서는 모습)은 기본이에요. 아침 7시 30분에 와서 줄섰어요.”지난 주말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코끼리 베이글’ 앞에는 수십명이 개점 시간에 맞춰 줄을 서 있었다. 베이글을 구매한 손님들은 양손 가득 빵 봉지를 들고 가게 앞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이처럼 유명 베이글 베이커리는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 앞 상황은 더 심각(?)하다. 2021년 9월 개점한 안국점 앞에는 지금도 매일같이 오픈런이 벌어진다. 평일 아침에도 대기번호가 100번이 넘어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심지어 회사 연차를 내고 가게를 찾아야 그나마 빠르게 살 수 있다는 후문이다. 온라인상에서는 ‘오픈런 꿀팁’, ‘오픈런 후기’ 등의 글들이 무수히 공유되고 있다. 이는 베이글을 사기 위한 소비자들의 열망이 반영된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최근 베이글은 트렌드와 MZ(밀레니얼+Z)세대 취향에 맞는 쫀득하면서도 꾸덕한, 독특한 식감으로 열풍에 가까운 인기를 얻고 있다. 베이글은 이제 더 이상 ‘뉴요커가 먹는 빵’이라는 인식은 사라지고, 식사빵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 베이글이 들어온 지는 꽤나 오래됐다. 뒤늦게 찾아온 유행이라고 볼 수 있다. 베이글은 유대인들이 2000년 전부터 만들어 먹던 빵이다. 끓는 물에 한 번 익힌 뒤 오븐에 구워내 식감이 쫄깃한 것이 특징이다. 밀가루, 이스트, 물, 소금으로 만들어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달걀, 우유, 버터가 들어가지 않아 지방과 당분이 비교적 적어 베이글만 먹는다면 다른 빵에 비해 칼로리도 낮다고 볼 수 있다. 베이글의 매력은 담백함에 있다. 어떤 크림치즈를 선택할지, 어떤 토핑을 더할지에 따라 맛이 무궁무진해진다. 베이글도 가게마다 그 맛과 모양이 가지각색이다. 크림치즈, 버터, 감자 등 다양한 토핑과도 잘 어울린다. 기본인 플레인 베이글부터 초콜릿, 블루베리, 치즈, 시나몬 등 여러 가지의 종류를 골라먹는 재미도 있다. 베이글이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국내 베이글 3대 맛집’이 등장하면서부터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 ‘코끼리 베이글’, ‘니커버커 베이글’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외에도 ‘아이엠베이글’, ‘에브리띵베이글’, ‘라스베이글 등 베이글 전문 브랜드도 성업을 이루고 있다. 베이글의 인기는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KB국민카드가 최근 4년간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매출액과 신규가맹점 비중을 분석한 결과, 베이글은 2022년 매출액이 2019년보다 216% 증가해 디저트 업종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2022년 기준으로 가맹점 수는 2021년말보다 48% 늘어났다. 프랜차이즈 업계도 관련 신제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SPC 파리바게뜨는 지난 2월 한국인 입맛에 맞는 K-베이글 제품 ‘두번쫄깃 베이글’을 출시했다. 파리바게뜨 연구소가 1여년 동안 연구해 내놓은 신제품이다. 설문조사를 통해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맛과 식감을 파악하고 반영했다. 이 제품은 출시 1달 만에 판매량 200만개를 기록했다. 백화점 업계 또한 베이글 맛집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5일 잠실 롯데월드몰에 런던 베이글 뮤지엄을 유통사 최초로 입점했다. 해당 브랜드가 로드샵이 아닌 대형 유통시설에 입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잠실 롯데월드몰 1층에 베이커리 및 카페 약 200㎡(60평) 규모와 2층 생산 시설 약 80㎡(24평) 규모로 열렸다. 개점 이후에도 줄이 줄어들지 않으며 아침 7시부터 이곳을 찾으려는 고객들 수백명이 줄을 서고 있는 상황이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세월의 흐름’을 표현하기 위해 6개월여간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신규 매장 인테리어에는 2~3개월이 소요되지만 롯데백화점 측이 브랜드를 모시기 위해 깍듯하게 대우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베이글을 구매하기 위해 아침부터 오픈런을 하고, SNS에 인증하는 것 자체가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일으키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오픈런, 품절 행렬 등이 베이글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하게 한다”며 “SNS에 쏟아지는 구매 인증샷 또한 베이글 열풍을 부추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이글이 이제는 간식이 아닌 식사 대용으로 인식되면서 앞으로도 인기가 계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2023.09.09 09:00

3분 소요
5개월 폐점 굴욕 ‘오바마 버거’ 재연할까…김동선 ‘파이브가이즈’에 붙은 물음표 [브랜도피아]

산업 일반

‘일주일 동안 1만5000개 판매’, ‘매일 2000명 방문’, ‘오픈런 대란’. 지난달 26일 한국에 상륙한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의 오픈 첫 주 성과는 위와 같이 요약된다. 현지보다 비싸다는 가격 논란에도 휩싸였지만, 초기 흥행엔 일단 성공한 분위기다. 하지만 아직 오픈 초기인 만큼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한화 3남 김동선 첫 신사업으로 주목받았지만…오픈 직후 ‘가격 논란’ 파이브가이즈는 쉐이크쉑과 인앤아웃과 함께 ‘미국 3대 버거’로 불린다. 주문이 들어오면 신선한 재료로 조리해 매장 주방에 냉동고와 타이머, 전자레인지가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매일 직접 만드는 패티와 생감자를 썰어 ‘피넛오일’(땅콩기름)에 튀겨내는 프라이즈 등 차별점이 특징이다. 메뉴는 더블패티가 기본인 버거 4종을 중심으로 핫도그, 샌드위치, 밀크셰이크, 프라이즈 등을 판매한다. 특히 개인 취향에 맞게 최대 25만 가지 방법으로 ‘자신만의 버거’를 만들 수 있도록 커스터마이제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큰 특징이다. 파이브가이즈는 창업자인 머렐(Murrell) 부부와 5명의 아들이 사업을 이끌고 있으며, 2000년대 초 북미에서 가맹사업을 시작한 뒤 2013년 영국 진출을 시작으로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했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23개 국가에서 180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는 홍콩, 싱가포르, 중국, 말레이시아, 마카오에 이어 아시아 내 6번째다.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들여온 곳은 한화갤러리아로, 지난 2월부터 갤러리아 신사업전략실을 총괄해온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실장의 첫 신사업이기도 하다. 브랜드 도입을 위한 초기 기획부터 계약 체결에 이르기까지 사업 추진의 전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왔다고 전해진다.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입점이 알려졌을 당시 소비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바로 ‘가격’이었다. 미국 현지에서도 버거와 프라이즈, 음료 등 세트 메뉴로 구매했을 때 가격이 3만원대로, 국내 가격에도 관심이 쏠렸지만 오픈 직후 ‘비싼 가격’ 논란에 휩싸이고 말았다. 파이브가이즈의 치즈버거 국내 가격은 1만4900원이다. 밀크쉐이크(8900원)와 감자튀김(6900원)을 더하면 3만700원에 이른다. 쉐이크쉑의 ‘쉑 버거’는 8400원, ‘스모크 쉑 버거’는 1만600원이고 슈퍼두퍼의 ‘슈퍼 싱글 버거’ 가격은 8900원, ‘갈릭버거’는 1만1900원 등으로 경쟁사보다 10~15% 비싸다.미국 뉴욕주 소재 일부 매장 가격이 국내보다 저렴하다는 주장도 나온 가운데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운영사인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에프지코리아 측은 “본사 소재지인 버지니아주 직영점을 기준으로는 저렴하다”고 해명했다. 국내 1호점 가격 정책에 대해선 “미국 본토보다 13%, 홍콩보다 17% 저렴하게 책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에프지코리아가 제시한 가격 비교표를 살펴보면 파이브가이즈 강남에서 치즈버거와 감자튀김(리틀), 탄산음료 구매시 가격은 2만5700원이다. 미국 버지니아주 직영점에서 같은 구성 가격은 2만9666원(원·달러 환율 1300원 환산시)이었으며 홍콩의 경우 3만794원이었다.치즈버거 단품의 경우, 한국 매장에서는 1만4900원이었으며 올해 6월28일 기준 ▲미국 캘리포니아주 LA가 1만6783원(-11%) ▲워싱턴D.C 1만6553원(-10%) ▲뉴욕시 타임스퀘어 1만6272원(-8%) ▲샌프란시스코 1만5701원(-5%) 등이었다.비싼 ‘피넛오일’이 원인?…“재료 신선도에 프리미엄 붙은 것” 일각에선 파이브가이즈 측이 브랜드 차별점으로 내세운 땅콩기름 사용이 제품 가격을 높인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에프지코리아 관계자는 “땅콩기름의 경우 불포화 지방이기 때문에 다른 기름보다 건강하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어서 사용하고 있다”며 “땅콩기름이 일반적으로 감자튀김을 튀길 때 사용하는 기름보다 비쌀 수 있는데, 제품 가격에 일부 영향은 줄 수 있지만 주요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또 다른 우려도 나온다. 국내 파이브가이즈는 높은 가격과 함께 맛과 퀄리티, 미국 현지의 오리지널리티, 다양한 커스터마이제이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일부 소비자들은 높은 가격에 비해 퀄리티가 아쉽다는 반응도 보이는 가운데, 파이브가이즈가 지난해 철수한 ‘굿스터프이터리’ 사태를 재연할까 하는 우려도 보인다. 대우산업개발이 외식 사업으로의 확장을 목표로 들여온 일명 ‘오바마 버거’ 굿스터프이터리는 지난해 5월 서울에 개점한 후 5개월 만인 같은 해 10월 폐점했다. ‘신선’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는 굿스터프이터리의 운영 방침에 맞추느라 운영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우산업개발이 굿스터프이터리 운영을 위해 세운 자회사 이안GT는 매장 내에 스마트팜을 설치하고, 계란은 동물복지 유정란만을 써야 했다.에프지코리아 측도 ‘재료의 신선도’에 프리미엄화가 있다고 말한다. 에프지코리아 관계자는 “파이브가이즈란 브랜드 자체가 패티나 감자 등 재료를 신선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다”며 “매장에 냉동고가 없는 만큼 재료 신선도에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 부분이 파이브가이즈를 프리미엄 버거로 자리 잡게 해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이어 “국내 버거시장은 매년 지속적으로 확대 되고 있다”며 “소비자 방문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맛과 품질에 초점을 맞춰 향후 5년 내 15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3.07.20 06:00

4분 소요
매일 아침 즉석에서 구워주던 폰데링 도넛...추억의 ‘미스터도넛’ [망했어요]

유통

“매일 아침 모든 매장에서 기온과 습도에 맞게 밀가루 반죽을 해 직접 굽는 생산 방식을 고수합니다.” 언제부터인가 강남이건, 명동이건 할 것 없이 젊은이들이 몰리는 곳이면 어김 없이 눈에 띄는 도넛 매장. 최근 패스트 푸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함께 고칼로리의 도넛을 찾는 발길은 다소 줄었지만,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도넛은 디저트 시장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이때 등장한 것이 일본 도넛 시장의 선두 업체인 ‘미스터도넛’이다. 미스터도넛은 1955년 미국 보스턴에서 시작된 시작된 수제 도넛 브랜드다. 이후 1971년 일본 오사카 1호점을 개점한 뒤 필리핀, 태국, 대만, 중국에 이어 국내에도 본격 상륙했다. 2007년 국내에 진출한 미스터도넛은 즉석에서 도넛을 구워 제공하는 것은 물론, 대표 메뉴인 글레이즈드 ‘폰데링’을 앞세워 한 때 국내 100여개 매장이 문을 여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폰데링은 미스터도넛의 기본 도넛이지만 뛰어난 맛으로 인해 출시 당시에만 125만여개가 팔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어 효자 메뉴 노릇을 톡톡히 했다. 특히 둥근 반죽을 여러 개 둥글게 붙인 모양이어서 손으로 떼어 먹기 편한 점이 인기요인으로 작용했다. 웰빙 열풍·유통기한 지난 반죽 논란...국내사업 철수하지만 단 음식을 피하는 웰빙 바람이 불면서 도넛의 인기는 급감하기 시작했다. 도넛은 맛있지만 달고 기름지다는 인식 때문에 건강에 관심이 많던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도넛 브랜드들은 앞다퉈 ‘트랜스지방 제로(0)’를 선언하며 녹차도넛이나 참깨도넛, 흑임자도넛, 단호박도넛 등 ‘웰빙 도넛’ 신상품을 내놨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진 못했다. 미스터도넛 사업을 전개하던 GS리테일은 마케팅 실패와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까지 일면서 2013년 말부터 가맹 사업을 중단했다. 결국 2014년 7월 공식적으로 영업권 계약을 종료했다. 이후 SDK2라는 새로운 신규법인이 2014년 7월 1일부터 미스터도넛의 모기업인 더스킨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으며 기존 GS리테일의 7개 직영매장과 6개 가맹매장 등 총 13개 매장의 운영권을 인수했다. SDK2라는 회사는 과거 대구 지역에서 5년 간의 매장운영 노하우와 지역에서 유일하게 제조능력과 경험을 갖추고 있는 중견회사로, 일찌감치 GS리테일과 우선협상 대상자로 결정돼 인수협상을 벌여왔었다. 미스터도넛은 SDK2 품에도 오래 안기지 못했다. 2017년 본사에서 SDK2에게 도넛 폐기 기준을 본사가 정한 24시간보다 긴 32시간으로 늘리고 유통기한이 지난 반죽을 쓴 점 등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와 관련 소송이 벌어졌다. 법원도 본사의 손을 들어주어 SDK2에게 상표사용 금지 가처분을 내리며 국내에선 철수하게 됐다. 다만 일각에선 미스터도넛의 국내 재진출에 대한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에 이어 일본서에도 줄줄이 매장 문을 닫던 미스터도넛이 최근들어 성장세를 나타내면서다. 매장이 문을 열자마자 달려가 줄을 서 상품을 구매하는 이른바 ‘오픈런’ 열풍이 불 정도다. 매출 호조에 힘입어 일본 전국에 신규 매장도 속속 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이 달콤한 디저트를 좋아한다. 하지만 취향은 각 나라별로 확연히 다르며 이는 그 나라의 음식문화와 사람들의 경험에 의해 좌우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국내에서 체인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을 정도의 맛으로 승부를 본 만큼 앞으로도 마케팅과 운영방식에 있어 절대적인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야만 국내 재진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3.07.16 07:00

3분 소요
“치즈버거, 감튀 10만원에 팝니다”…파이브가이즈 오픈 하루만에 되팔이 등장

유통

미국 햄버거 프랜차이즈 ‘파이브가이즈’ 국내 1호점 개점 당일,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햄버거에 웃돈을 붙여 판매하는 글이 올라와 화제다. 개점 시간에 맞춰 오픈런을 하고, 긴 줄을 서야 겨우 먹을 수 있을 만큼 인기를 끌면서다.한화갤러리아는 지난 26일 파이브가이즈 국내 1호점을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열었다. 이날 매장 주변에는 궂은 날씨에도 이른 아침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대기줄이 길게 이어졌다. 파이브가이즈를 맛보기 위해 오전에만 700명 이상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파이브가이즈 강남은 전용면적 618㎡로 2개층, 150여개 좌석을 갖췄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파이브가이즈는 8가지 종류의 버거와 15가지 토핑 조합해 최대 25만 가지의 다양한 스타일의 버거를 만들 수 있다. 미국 현지 매장과 동일하게 국내에서도 땅콩을 무료로 제공한다. 이 가운데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는 파이브가이즈 햄버거에 웃돈을 붙여 팔겠다는 글까지 올라왔다. 토핑이 모두 들어간 기본 치즈버거 2개와 감자튀김 라지 사이즈를 10만원에 팔겠다는 내용이다. 파이브가이즈 치즈버거는 하나에 1만4900원, 감자튀김 라지사이즈는 1만900원이다. 판매자가 무려 5만9300원의 웃돈을 붙인 것이다. 이 판매 글이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확산하면서 부정적인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이젠 햄버거도 중고거래하는 시대가 오냐” “하다하다 햄버거를 10만원에 파는 건 처음본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한편 1986년 미국 버지니아에서 시작한 파이브가이즈는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햄버거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2002년 해외 진출을 시작해 현재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23개 국가에서 180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한국은 홍콩, 싱가포르, 중국, 말레이시아, 마카오에 이어 아시아 내 6번째다. 국내 운영권을 갖고 있는 에프지코리아는 향후 5년 내에 15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2023.06.27 19:15

2분 소요
과몰입의 시대...“디깅러는 덕후와 다르다” [허태윤 브랜드 스토리]

산업 일반

“나는 이 나라의 여왕이 될 공주다. 한 나라의 군주가 되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소양은 꼭 필요한 것이고 그래서 당연히 국어 공부를 해야 한다. 군주가 되면 외교도 중요한 능력 중의 하나다. 따라서 영어는 기본이다. 영어에 몰입하자. 이런 단순한 미분도 못하면서 훌륭한 군주가 되겠다고....”어느 나라의 공주 이야기가 아니다. 이른바 자율감각 쾌락반응(ASMR)을 이용해 자신이 영화나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는 콘셉트로 과몰입하며 공부하는 Z세대 학생의 새로운 학습법이다. 이뿐만 아니다. 평화로운 뉴욕 주택가의 아침 콘셉트, 자신을 귀족 자제로 몰입시키는 귀족 자제들의 왕실 도서관, 예비 법조인 로스쿨생 공부 콘셉트의 ASMR도 있다. 유튜브에는 이런 ASMR이 넘쳐 나고 많은 MZ세대가 이런 ASMR을 통해 자신을 몰입시켜 하나의 공부법으로 활용한다. 이는 몰입하는 재미를 느끼기 위해 콘셉트에 열중하고, 디테일이 살아 있는 콘셉트를 일상에 적용하거나 콘텐츠를 즐기는 디깅(digging) 소비현상이다.원하는 굿즈 사기 위해 오픈런 하는 디깅러 디깅 소비를 이해하기 전 우리는 디깅러의 특징을 알아야 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일이라면 돈도, 일상도, 열정도 아끼지 않고 한 분야를 ‘깊이 파는’(dig) 것을 디깅(digging)이라 하고, 그런 사람들을 디깅러(digging+er)라고 일컫는다. 과거에도 일본어의 오타쿠(オタク)에서 기인한 ‘덕후’라는 말이 있었지만 디깅러는 이들과는 다르다. 오타쿠 혹은 덕후는 하위문화나 소수의 관심사였던 일에 집착적 관심을 갖고 개인적 차원의 자기만족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디깅러는 남들보다 더 전념해서 즐기고, 그 재미를 소통하고 자랑한다. 이들의 공유와 과시를 통해 디깅러의 하위문화가 주류 문화가 되기도 한다. 디깅러의 등장은 최근 팝업스토어나 한정판 굿즈를 파는 매장이 열렸을 때 오픈런이 벌어지는 이유를 설명한다.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슬램덩크’ 팬덤이 관련 굿즈를 사기 위해 팝업스토어 오픈 전날부터 노숙하며 오픈런을 하거나, 같은 영화를 5번 보았다는 N차 관람객이 나타나기도 한다. 디깅러는 자신이 열정을 가지고 좋아하는 것이라면 아낌없는 충성을 보이고 애정을 숨기지 않고 해당 콘텐츠를 공유하고 자랑하는 소비 방식을 추구한다.자신을 특정 콘셉트로 과몰입하는 디깅은 관계지향 디깅으로 확장된다. ‘배달의민족’의 웹툰 플랫폼 ‘만화경’은 ‘구름톡’이란 기능을 통해 콘텐츠를 볼 때도 디깅러가 혼자 콘텐츠를 즐기지 않고 다른 디깅러와 소통하며 즐길 수 있는 소셜뷰잉(social viewing, 서로 다른 이들의 뷰잉을 공유하고 실시간 반응을 나누는 화면)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 기능은 디깅러 사이에서 인기를 끌으며 서비스 오픈 2년 만에 100만이 넘는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중 마케터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디깅러 형태로는 수집형 디깅이 꼽힌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캐릭터나 제품, 굿즈, 경험을 수집하는 디깅러이다. 이들은 관심분야 제품을 모으고 이를 과시하며 공유한다.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빵 ‘띠부띠부씰’ 수집이 대표적인 수집형 디깅 현상이다. IPX(라인프랜즈)의 BT21도 수집형 디깅러에게 큰 사랑을 받는 대표적인 존재다. BT21은 BTS 멤버와 함께 만들어 세계적인 캐릭터 반열에 올랐다. 이 캐릭터들은 세계에 3000만 명으로 추산되는 공식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캐릭터는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계정까지 만들어 세계관과 스토리를 전파하고 있다. 주류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진로 이즈백’의 두껍상회도 마찬가지다. 두껍상회는 단 61일간만 팝업스토어 형태로 열렸지만 당시 1300만 명이 몰려, 각종 성인 디깅러의 놀이터가 됐다. 이곳에서는 140여 종이 넘는 다양한 굿즈가 판매됐고, 이중 참이슬 백팩은 출시와 더불어 순식간에 물량이 소진됐고 두껍 캐릭터를 이용한 술잔은 3만개 이상이 팔렸다. 디깅 소비에 마케터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 디깅 소비는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가 출간한 ‘트렌드 코리아2020’에서 10대 키워드 중 하나로 최초로 제시됐고, 2023년 같은 조사에서 다시 주요 소비트렌드로 소개됐다. 실제 2022년 말 글래드호텔이 호텔 이용자를 대상으로 트렌드 리포트 9 신(新)소비생황 조사결과에 따르면 MZ세대의 42%가 디깅 소비를 가장 관심 있는 소비의 형태로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위문화를 중심으로 한 ‘덕후’ 시대에는 특정 분야에 과몰입한 소비자 집단에 대해 마케터들이 주목을 할 이유가 매우 제한적이었다. 오히려 부정적인 의미의 ‘중독’과 관련이 있었다. 자기만족을 얻지만, 드러내 놓고 ‘덕질’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기 때문에 공유의 기회가 적었고, 그러다 보니 규모의 경제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디깅 소비 시대에는 마케터들이 이전보다 더 긴장하며 디깅러 움직임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오늘날 과몰입은 선호하는 것을 반복적으로 소비하고, 관련돤 지식을 쌓으며 지속적으로 향유하는 총체적인 과정이다. 열정분야에서의 몰입과 자기만족은 과시와 공유로 연결되고 나아가 반복적인 소비와 커뮤니티 소비로 연결되어 하위문화의 전성시대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마케터들은 과거 펑퍼짐한 시장 세분화 보다 시장과 소비자의 관심사에 대한 훨씬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디깅의 시대 소비자들은 과거 소비자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의 관심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과 몰입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2023.04.02 08:00

4분 소요
“일본은 싫어도 ‘슬램덩크’는 좋아” 한국에 놀란 日 언론

산업 일반

1990년대 일본의 인기 만화 ‘슬램덩크’를 스크린에 옮긴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인기몰이 중인 가운데, 일본 언론 또한 이 현상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모양새다. 지난 4일 국내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26일 기준 누적 관객 수 167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국내 흥행 5위를 기록 중이다. 영화의 인기는 유통 업계로 번져갔다. ‘슬램덩크’ 만화 원작과 농구용품 판매도 급증한 것뿐만 아니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 서울’에서 진행 중인 ‘더 퍼스트 슬램덩크’ 팝업스토어에도 오픈 첫날부터 굿즈를 사기 위한 사람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선보인 팝업스토어에는 이른 아침부터 한정판 굿즈를 사기 위한 사람들이 줄을 서는 오픈런(문 열자마자 달려가서 구매)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일본 현지 언론 매체와 전문가들도 이를 이례적인 현상으로 꼽았다. 지난 2019년을 기점으로 한국 내에서 고조된 ‘노재팬 운동’(NO JAPAN·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도 불구하고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배경에 대해 일본 언론은 주목했다.TBS는 “노재팬 운동을 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도 ‘고민했지만 너무 의미 있는 만화라 안볼 수가 없었다’는 글을 남겼다”며 “이 같은 문화 교류가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연예매체도 “문재인 정권하에서 펼쳐졌던 반일운동에도 아랑곳 않고 한국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이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했다.일본 교도통신은 “9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한국인들이 성장해 30~40대가 됐고 이들에게 이 작품이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특히 영화 속에 등장하는 만화 원작과 동일한 명대사가 한국 관람객들에게 감동을 더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 작가 타나카 미란도 ‘슬램덩크’ 열풍에 대해 “단순히 스포츠 정신이 아닌 그 이상의 깊은 메시지와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시간이 흘러 함께 청춘시절의 추억에 젖어든다는 것은 굉장한 일이며 양국의 동세대를 잇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한편 ‘슬램덩크’는 전국 제패를 꿈꾸는 북산고등학교 농구부 주전 선수(강백호, 서태웅, 채치수, 정대만, 송태섭)의 꿈과 열정, 도전을 그린 영화다. 만화 ‘슬램덩크’의 원작자인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직접 감독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2023.01.27 17:03

2분 소요
‘박재범 원소주’ 대박에 롯데도 ‘증류 소주’ 맞불…가을 소주대전 ‘활활’

유통

박재범의 원소주가 쏘아 올린 증류식 소주 시장의 열기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시장 점유율 6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증류 소주를 새롭게 선보이며 1위 굳히기에 들어갔고, 업계 2위인 롯데칠성음료는 처음처럼 신제품을 출시해 점유율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 리오프닝에 주류업계 ‘부활’…프리미엄 소주 열풍 롯데칠성음료는 신제품인 ‘처음처럼 새로’를 오는 16일 선보인다고 지난 1일 밝혔다. 2006년 ‘처음처럼’을 출시한 이후 16년 만의 신제품이다. ‘처음처럼 새로’는 기존의 소주 제품과는 달리 과당을 사용하지 않은 ‘제로 슈거’ 소주다. 소주 고유의 맛을 지키기 위해 증류식 소주를 첨가했단 설명이다. 롯데칠성음료는 2019년부터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까지 더해져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 시기 하이트진로는 주력 제품인 참이슬에 진로이즈백을 새롭게 출시하며 가정 시장과 유흥 시장에서 점유율을 독차지하며 공세를 가했다. 긴 침체의 터널을 지나온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은 엔데믹(풍토병화)이 본격화되면서 리오프닝 효과에 힘입어 서서히 회복세를 띄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의 지난 2분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15% 증가한 188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96억원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20·30세대 사이에서 위스키와 와인이 인기를 끌며 호실적을 이끌었단 설명이다. 또 저도주 트렌드에 맞춰 오랜만에 신제품까지 선보이며 반격에 나서고 있다. 소주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초 ‘진로 1924 헤리티지’를 출시해 프리미엄 증류 소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이트진로는 정식 출시에 앞서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팝업스토어를 통해 신제품을 최초 공개했다. 1병당 10만원이라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오픈 첫날부터 많은 소비자가 몰려 준비된 수량이 빠르게 소진돼 하루 판매 수량을 1000개로 제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증류 소주의 인기를 주도한 것은 가수 박재범의 원소주다. 가수 박재범이 대표로 있는 원스피리츠는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지난 1일 세 번째 시리즈 ‘원소주 클래식’을 공개했다. 앞서 원스피리츠가 지난 2월 첫선을 보인 원소주 오리지널은 1만4900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소주 오픈런’ 현상까지 몰고 왔다. 이에 힘입어 지난 7월에는 후속 상품 원소주스피릿을 출시했고, 이번에 나온 원소주 클래식은 이달 온라인몰을 통해 판매하기로 했다. 5개월 만에 재개된 원소주 온라인 판매는 첫날부터 준비된 물량인 22도 제품 2000병과 기프트 세트 200세트는 2분 만에 완판되며 여전한 인기를 보였다. 원스피리츠는 앞서 온라인몰 시스템 오류로 기준 수량의 30배가 넘는 6만 병이 초과 주문되는 상황이 벌어지자 배송이 완료될 때까지 온라인몰 운영을 중단해왔다. 온라인 판매 중단 이후 원소주의 후속 제품으로 출시된 원소주 스피릿은 편의점 GS25와 오프라인을 통해 판매됐고, 역시 품귀현상을 빚었다. ━ 편의점도 증류 소주 도전장…시장 규모 700억원 전망 주류업체뿐 아니라 편의점 업계까지 증류식 소주 시장에 뛰어들면서 하반기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GS25가 원소주를 성황리에 판매한 데 힘입어 CU도 프리미엄 소주 판매에 나섰다. CU는 경상남도 창녕군의 전통주 양조장 ‘우포의 아침’에서 제조한 증류식 소주 ‘빛24’를 선보였고, 이달 중에는 셰리 오크통에서 한 달간 숙성한 ‘빛32오크’도 선보일 예정이다. 연예인을 앞세운 소주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CU는 지난 7월 배우 김보성과 손잡고 증류식 소주 ‘의리남’을 선보였고, 전통주 기업 부국상사는 오는 10월 배우 김민종과 함께 만든 증류주를 출시한다. 가수 임창정은 충북 청주의 전통주 제조사와 손잡고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소주 한 잔’ 출시를 앞두고 있다. CU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프리미엄 소주 관련 제품군의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은 6월 75.1%, 7월 68.9%, 8월 99.4%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주류 예약 구매 서비스인 ‘CU Bar’의 프리미엄 소주 매출도 지난달보다 35.8% 증가했다. 특히 프리미엄 소주를 구매한 연령대 비중은 20대 31.6%, 30대 35.1%로 젊은 층의 비중이 커 당분간 증류식 소주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홈텐딩’ 트렌드가 확산해 집에서 여러 술을 다양한 레시피로 섞어 마시는 것이 유행”이라며 “이 때문에 프리미엄 소주라 불리는 ‘증류주’를 찾는 젊은 소비자들이 늘어 토끼소주, 원소주 등의 수요가 높다”고 설명했다. 또 “프리미엄 소주 시장 규모가 2019년 400억원에서 올해 7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업체들이 앞다퉈 증류 소주 출시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2022.09.03 10:00

3분 소요
“‘롤린이’는 오픈런 말고 예약런”…롤렉스, ‘전일 예약제’로 바뀐다

산업 일반

일부 롤렉스 매장이 지난 12월부터 ‘전일 예약제’로 예약 방법을 변경했다. 기존에는 당일 예약을 받아 소비자들이 매장 오픈 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오픈런’을 했지만, 이제는 전날 저녁에 대기표를 부여하고 다음날 순차적으로 호출해 입장하는 식으로 바꾼 것이다. ‘장시간 대기로 인한 고객 불편 사항을 반영했다’는 것이 매장 측의 설명이다. 일명 롤린이(롤렉스 입문자) 사이에선 바뀐 롤렉스 매장 이용법이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롤렉스를 판매하는 매장은 총 10곳이다. 이 중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압구정 본점이 전일 예약제를 시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본점 매장에는 지난해 12월부터 전일 사전 예약제가 도입됐다. 전날 오후 7시 30분에 대기표를 부여하고, 다음날 매장 오픈 시 순차적으로 입장이 가능하다. 본점 매장 문 앞에는 예약제 변경에 대한 안내와 ‘전날 오후 6시부터 대기가 가능하다’는 내용이 공지돼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지난해 12월 21일부터 전일 예약제가 도입됐다. 무역센터점도 본점과 동일하게 전날 저녁 7시 30분에 번호표를 받은 사람에 한해 다음날 매장 입장이 가능하다. 무역센터점 매장 측은 ‘한파로 인한 고객님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기시간을 주간으로 변경했다’는 말과 함께 전일 예약제 변경에 대한 안내사항을 매장 앞에 적어 놓았다. 전일 예약제 시행에 따라 기존에 백화점 매장 오픈 시간인 오전 10시 30분 이전부터 줄을 서야했던 소비자들은 오후 3~4시, 이르면 오후 2시부터 줄을 서고 있다고 전해진다. 평일에는 40팀, 주말에는 50팀까지 대기표를 부여하고 있어 고객들이 줄을 서 있는 인원수를 세보고 이 숫자를 넘으면 알아서 집으로 돌아가는 식이다. 매장 측은 고객의 편의를 위해 예약제를 변경했다고 하지만 소비자 불만은 여전하다. 아침 오픈런을 할 때보다 줄을 서야 하는 시간은 줄었지만 상담을 원하는 날짜 전날에 줄을 서야 해서 번거롭고, 그렇게 줄을 서도 원하는 모델을 사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롤렉스 매장 앞은 매일 수많은 대기자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모델의 경우 재고를 구하기가 매우 어려워 구매하기만 하면 5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며 ‘롤테크(롤렉스+재테크)’에 뛰어드는 소비자가 여전히 넘쳐나는 상황이다. 재테크 수단이 아니더라도 결혼 예물 시계나 선물용으로 롤렉스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도 많다고 전해진다. 온라인상에서는 롤렉스 구매처를 두고 ‘성골’, ‘진골’이라는 말도 확산되고 있다. ‘성골’은 국내 정식 매장에서 구입한 제품을, ‘진골’은 병행 수입으로 구입한 제품을 의미한다. 정식 판매 매장인 백화점 등에서 구입할 경우 웃돈을 붙이지 않고 정가 그대로 구매한 것으로 신라 골품제도 중 최고의 신분층인 ‘성골’이라는 말을 붙여 표현하는 것이다. 회원 54만명을 보유한 국내 최대 명품 카페 ‘시크먼트’에는 롤렉스 오픈런 후기와 대기자 및 대기번호 현황 등에 관한 글이 활발하게 올라오고 있다. 전일 예약제로 변경된 후 현대백화점 본점 오픈런을 해봤다는 한 회원은 “전날 오후 3~4시 정도에 가면 40등 안에 들 수 있고 오후 12시쯤 가면 거의 1번을 받는다”고 전했다. 또 다른 회원은 “전날 대기표를 받은 사람들에게 다음 날에 카카오톡으로 순차적으로 호출 메시지를 보내주고, 1시간에 4명 정도 매장에 들어가니 대기 2명 정도 남았다고 하면 그때 매장 근처에 가 있으면 된다”며 팁을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롤렉스는 가격 인상까지 단행했다. 롤렉스는 지난 1일 주요 제품 가격을 8~16% 올렸다. 인기 모델 중 하나인 ‘서브마리너 논데이트’는 985만원에서 1142만원으로 16% 올랐다. 서브마리너 라인 중 ‘스타벅스’ 별칭을 가진 모델은 기존 1165만원에서 1357만원으로 200만원 가까이 인상됐다. ‘예물 시계’로 인기 있는 데이저스트 라인의 일부 품목도 인상됐다. 인기 모델인 데이저스트 36㎜ 오이스터스틸과 옐로우 골드 모델은 1421만원에서 1532만원으로 8% 인상됐다. 김채영 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2022.01.2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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