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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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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CEO 줄줄이 연임 성공…‘안정’ 택했다

증권 일반

올해 증권가 주주총회에서 주요 증권사 대표들이 대거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해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호실적을 거둔 데 이어, 올해 역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존 경영 체제를 유지하는 방향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임기가 만료 예정이었던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지난달 열린 증권사 주주총회에서 대부분 연임이 확정됐다. 우선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지난달 12일 제2차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최고경영자(CEO) 최종 후보로 단독 추천되며 연임이 결정됐다. 김 대표는 지난해 증권업계 최고 실적을 올린 공을 인정받으며 사실상 연임이 확실시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1조원을 넘겼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2837억원, 순이익은 1조112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3.3%, 86.5%로 급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성공한 미래에셋증권 역시 지난달 27일 정기주주총회에서 김미섭, 허선호 각자 대표이사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두 대표는 지난 2023년부터 공동 부회장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임추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2023년 취임 이후 지난해 인도 증권사 ‘쉐어칸’을 성공적으로 인수했다. 허 부회장은 업계에서 처음으로 해외주식 잔고와 연금자산 각 40조원을 넘기는 등 경영역량을 검증 받았다. 교보증권은 지난달 25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석기 대표의 세 번째 연임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박봉권 대표와 함께 2인 각자대표 체제로 계속 회사를 이끌게 됐다. 이 대표는 지난해 ‘랩신탁 돌려막기’ 사태로 인해 금융당국의 중징계가 예고되면서 연임이 불투명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의 제재 수위가 예상보다 낮았고, 교보증권이 중소형 증권사 중에서 두드러진 실적 성장을 기록하면서 연임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교보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5.6% 증가한 1163억 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77% 증가한 1195억 원으로 집계돼 중소형사 중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 부국증권은 지난달 27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박현철 대표이사 사장을 재선임했다. 박 대표는 2019년 첫 임기를 시작한 데 이어 네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박 대표는 취임한 이후 투자은행(IB) 부문을 중심으로 부국증권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며 체질과 수익성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최근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제고해 안정적인 경영성과를 인정받았다.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도 연임에 성공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서 대표의 재선임 의안을 가결했다. 서 대표는 재임 중 IBK금융그룹 내 시너지 등을 통해 수익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IBK투자증권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8.8% 증가한 956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455억원으로 전년 대비 45.4% 늘었다. 중소형 증권사 실적 악화 불구 체제 유지 이밖에 ▲한두희 한화투자증권 대표 ▲김원규 LS증권 대표 ▲전우종·정준호 SK증권 대표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대표 등이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연임이 확정됐다. 앞서 해당 중소형 증권사들은 지난해 부진한 실적 성적표를 받은 탓에 대표들의 연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컸었다. 하지만 경영 안정화를 위해 수장 교체보다는 연임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18.2% 증가한 388억9035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9억6601억원으로 전년 대비 87.4% 줄었다. 실적 부진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증가와 토스뱅크 지분 계정대체이익 인식에서 기인했다. 한화투자증권 측은 한 대표가 재임 기간 보여준 성과와 리더십, 사업 추진력 등을 고려하면 회사의 발전에 지속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LS증권과 SK증권의 실적 부진 역시 부동산 PF 충당금 부담 여파가 컸다. LS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이 각각 166억원과 218억원으로 전년 대비 42.0%, 34.3% 줄었다. 김 대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 및 배임 방조 혐의로 사법 리스크가 겹쳐 연임이 불투명했었다. SK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1089억7000만원, 당기순손실 796억60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PF 부실 여파로 위기에 직면했던 다올투자증권은 당초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를 신임 CEO로 내정했다. 하지만 지난달 14일 임 대표가 돌연 한양증권 대표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히자, 다올투자증권은 지난달 17일 임추위를 열어 황 대표를 최고경영자 후보로 추천했다.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이번 CEO들의 연임 결정은 CEO 교체 칼바람이 불었던 직전 인사 시즌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지난 2023년 말에는 미래에셋그룹 창립 멤버이자 7년간 증권부문 CEO였던 최현만 회장이 용퇴하며 증권업계 세대교체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장수 CEO로 꼽혔던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4연임),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5연임)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밖에 박정림 KB증권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 홍원식 하이투자증권(현 iM증권) 대표, 김신 SK증권 대표 등이 사임했다. 특히 올해는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글로벌 증시에 미칠 영향을 두고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은 경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 경영진을 유임시키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증권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리더십보다는 검증된 경영진과 함께 위기를 극복하려는 전략이 반영된 것”이라며 “지난해 주요 증권사들이 증시 변동성 확대 등 악조건 속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한 점 등도 대표 연임에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2025.04.02 09:07

4분 소요
종투사‧초대형IB 진입 사활…어깨 무거워진 증권사 대표들

증권 일반

증권업계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진입 및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는 증권사 수장들의 책임감이 더 커지고 있다. 자기자본 확충을 통한 몸집 불리기가 주요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추가 지정 요건 달성을 위한 수익성 개선, 리스크 관리 등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3번째 연임한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는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종투사 진입 과제를 성공적으로 풀어냈다. 대신증권은 연내 10번째 종투사 자격 획득을 앞두며 대형사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마지막 정례회의에서 대신증권의 종투사 지정 안건을 최종 의결했다. 오 대표는 종투사 신청 자격을 취득하기 위한 작업에 매진해 왔다. 대신증권은 2023년 상반기까지 자기자본이 2조1007억원에 불과했다. 이후 같은 해 10월 4801억원의 계열사 배당으로 자기자본을 늘렸다. 특히 지난해 3월에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으로 2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종투사 법적 요건인 3조원을 달성했다. 더불어 초대형 IB 지정 요건을 위해 서울 중구 본사 사옥인 ‘대신343’ 리츠 상장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종투사 자격을 획득했음에도 시장지배력 개선 가능성이 낮을 것이란 시각은 부담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대신증권의 종투사 지정에 따른 업무 범위 확대와 규제 혜택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강화될 것”이라면서도 “업계 경쟁 심화로 단기간 내 시장지배력이 제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요 대형 증권사들과 비교해 자기자본 규모도 아직 부족하다. 지난 2024년 9월 말 기준 대신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3조1000억원인 반면, 9개사의 평균 자기자본 규모는 6조9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사업확장에 따른 위험인수 증가로 재무건전성 지표가 저하될 가능성이 있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자기자본 확충 주요 과제…조직‧체제 정비 대신증권에 이어 11호 종투사 진입을 위해 분주해진 곳은 교보증권이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말 종투사 진입을 위해 자산관리 부문을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교보증권은 오는 2029년 종투사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교보증권은 2023년 8월 유상증자를 통해 2500억원의 자본을 확충했다. 교보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조9729억원이다.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한 후 IB 부문이 흑자전환 했고, 운용 부문 실적 역시 개선됐다.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의 연임 여부다. 이 대표는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교보증권은 현재 박봉권·이석기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해 2026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업계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랩·신탁 돌려막기 관련 제재를 받은 것이 연임의 변수로 떠오르긴 했다. 하지만 지난해 교보증권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탁월한 경영능력을 인정받는 분위기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65% 늘어난 155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21.67% 급증한 1330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이 대표가 경영총괄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종투사 추진을 이끌 주요 인물로 꼽힌다. 이 대표는 세일즈앤트레이딩(S&T)과 경영지원 부문을, 박 대표는 자산관리(WM)와 IB 부문을 맡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내부통제 강화↑ 종투사를 넘어 초대형 IB 도전이 새해 주요 과제인 증권사들도 분주하다. 지난해 초 취임한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는 올해 초대형 IB 인가 신청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3분기 말 별도기준 자기자본이 4조8222억원으로 신청 요건(자기자본 4조원)을 갖췄다. 앞서 키움증권은 2023년 차액결제거래(CFD) 사태로 초대형 IB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엄 대표는 취임 이후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3중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 등 초대형 IB 추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엄 대표는 올해 키움증권의 전통적인 리테일(소매) 부문 강자 이미지를 벗고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엄 대표는 “2025년 키움증권은 벤처 DNA에 기반해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AI 등 디지털 전환을 통해서도 기술 선도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식 이외의 금융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발행어음과 퇴직연금 등 향후 먹거리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키움증권은 올해 1월 1일자로 투자운용부문 산하에 종합금융팀을 신설했다. 해당 부서는 신규 사업을 강화해 초대형 IB 인가 신청을 준비할 예정이다. 메리츠증권도 초대형 IB 진출을 위한 체제 정비에 나섰다. 메리츠증권은 2025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김종민 기업금융·관리 대표이사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사장과 각자 대표 체제를 공고히 한 것이다. 지난해 7월 메리츠증권은 각자 대표 체제를 출범한 뒤 김 사장은 기업금융·관리 부문 대표, 장원재 사장은 S&T 부문 대표로 선임됐다. 메리츠증권은 두 대표를 필두로 올해 채권발행시장(DCM), 주식발행시장(ECM) 부문의 강화를 통해 IB 경쟁력 제고에 나설 전망이다. 그간 메리츠증권은 전통적으로 부동산 금융을 중심으로 한 IB에서 사업을 확장해 왔다. 이와 함께 내부통제 재정비도 초대형IB 진입을 위한 주요 과제로 꼽힌다. 메리츠증권은 이화전기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거래와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정거래를 저질렀다는 의혹 등이 불거진 바 있다. 초대형 투자은행에 선정되려면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외에도 ▲재무건전성 확보 ▲내부통제 시스템 마련 ▲대주주 적격성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앞서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초대형 IB 인가 추진을 공식화했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3분기 말 별도기준 자기자본 규모는 약 6조1000억원으로 초대형 IB 지정 조건인 4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2025.01.14 07:00

4분 소요
심판대 오른 종투사 제도…기존 종투사들 향방은

증권 일반

금융당국이 이르면 연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하 종투사) 제도의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했다. 종투사뿐 아니라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목표로 준비 중인 주요 증권사들은 제도 개선에 따라 사업 확장에 변수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IB 강화를 골자로 한 종투사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유관기관 및 업계와 종투사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 이르면 연말 또는 내년 초에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종투사 제도 개선으로는 ▲발행어음 관련 부동산 운용비율 등 운용규제 정비 ▲종합금융투자계좌(IMA) 관련 초대형 IB 지정기준 ▲발행어음 및 IMA를 하는 초대형 IB의 건전성 규제 강화 ▲기업신용공여 관련 추가 신용공여한도 인정범위 조정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사의 건전성 평가를 위해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책정에 적용되는 위험값을 조정하는 내용 등도 검토 대상이다.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8월 29일 증권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종투사 제도 정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위원장은 “종합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회사로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며 종투사 제도 등을 통해 외형을 키운 증권사가 막상 모험자본 공급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단기 고수익 사업에만 치중하는 실태를 꼬집었다. 이번 제도 개편은 2013년 종투사 제도를 도입한 지 11년여 만이다. 현재 제도 도입 당시 목표로 했던 ▲사업 차별화 ▲기업금융 서비스 확대 ▲모험자본 공급 ▲글로벌화 등 측면에서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종투사 10년 평가 및 한국형 IB의 발전전략’이란 보고서를 통해 “종투사 제도 도입 이후 현재까지 국내 종투사들이 부동산 PF 채무보증,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사업 등 단기에 고수익을 기대하는 고위험 사업에 집중함에 따라 질적 성과는 다소 미흡했다”며 “국내 종투사 기업여신 중 상당수는 특수목적법인(SPC)와 부동산 관련 자산으로 확인되고, 혁신 벤처기업에 대한 지분투자 규모는 매우 작은 것으로 관찰되는 등 모험자본 공급에 있어서도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2013년 10월 3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내부통제기준 구비 조건을 갖춘 주요 대형 증권사를 종투사로 지정했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어나면서 영위할 수 있는 사업 범위가 넓어진다. 헤지펀드에 자금 대출이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rime Brokerage Service·PBS)와 외화 일반 환전 업무도 가능해지는 등 신규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현재 국내 증권사 중 종투사로 지정된 곳은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하나증권·메리츠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 등 9곳이다. 초대형 IB 인가 지연 전망…IMA 사업 ‘촉각’ 일각에서는 종투사 자격을 갖췄지만 초대형 IB 인가를 받아 신사업에 진출하려 했던 대형 증권사들도 이번 제도 개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종투사 지정이나 초대형 IB 사업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에 신청을 넣어 ▲자기자본 ▲내부통제 ▲대주주 적격성 등을 심사받아야 하는데 제도 개편이 끝날 때까지는 사실상 심사를 진행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초대형 IB 재무 요건은 자기자본 4조원이다. 현재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 등 5곳이 2017년 초대형 IB로 일괄 지정됐다. 이 중 삼성증권을 제외한 4개 사만이 초대형 IB의 핵심 업무라고 할 수 있는 발행어음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어음으로 자기자본의 2배까지 판매할 수 있다. 어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은 기업금융·메자닌(주식연계채권)·해외부동산 등 다양한 투자가 가능하다.현재 국내 종투사 중 초대형 IB 진입 목표를 공식화한 곳은 메리츠증권·하나증권·키움증권 등이다. 해당 증권사들은 현행 초대형 IB 지정 자기자본 요건(4조원)을 이미 충족한 상태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자기자본 5조원을 넘겨 요건을 갖췄지만 초대형 IB 진출을 검토하거나 준비 중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앞서 하나증권은 지난해 초대형 IB 인가 신청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진행한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초대형 IB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김종민 메리츠증권 대표는 “조달 창구의 다변화 효과를 고려해 초대형 IB 지정 신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거나 진행 중인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키움증권 측은 “초대형 IB는 현실적으로 내년에 인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초대형 IB를 준비 중인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종투사 제도 개선이 예고되어 있는 금융당국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변동되는 제도에 맞춰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초대형 IB 도전이 예고된 증권사들의 연내 지정은 힘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까지 증권사들이 랩·신탁 불완전 판매, PF 리스크, 내부 통제 부실 등 각종 금융 사고가 이어진 만큼 리스크 관리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IMA 자기자본 요건(8조원 이상)을 갖춘 종투사들이 IMA 사업 자격 취득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이번 종투사 제도 개선을 통해 초대형 IB 육성 정책 일환으로 지난 2016년 도입한 IMA와 관련, 발행한도와 원금보장 등 세부규제가 마련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세부가이드라인이 없어 신청사업자가 전무했다. 금융당국 승인을 받아 IMA를 운영하면, 고객으로부터 예탁받은 자금을 통합해 운용하고 해당 수익을 고객에게 실적 배당할 수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IMA를 통해 대규모 자금 조달 등 자본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세부 요건 등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 개별 증권사 단계에서 당장 유의미한 준비 내용을 말하기 힘들다”며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 검토를 진행 중이며, 금융당국 가이드에 따라 향후 제도 신청 등을 준비하는 흐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24.12.02 05:00

4분 소요
케이뱅크, IPO 자신감…“비대면 금융 혁신 선도하겠다”

은행

“케이뱅크는 상장을 발판 삼아 고객의 일상생활 속 비대면 금융 혁신의 속도를 높이겠습니다.”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상장 이후 사업 계획과 비전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케이뱅크는 출범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며 혁신을 선도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2017년 4월 국내 1호 인터넷은행으로 출범한 케이뱅크는 금융권 최초의 100%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 출시를 비롯해 다양한 혁신적인 비대면 금융 상품을 선보여왔다. 여신 상품은 아파트담보대출 외에도 신용대출·전세대출·개인사업자 대출 등이 있으며, 수신 상품은 예·적금을 비롯해 한도없는 파킹통장 ‘플러스박스’, 자동 목돈 모으기 ‘챌린지박스’, 차별화된 고객경험과 혜택, 편의 요소를 갖춘 ‘생활통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금리 경쟁력으로 성장성·수익성 시현케이뱅크는 최근 고객 수와 여수신 잔액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9월 말 기준 케이뱅크의 고객은 1204만명이며, 금융통계정보시스템(FISIS)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0년 12월~2023년 12월) 4대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중 여수신 성장률 1위로 올 상반기말 수신잔액과 여신잔액이 각각 약 22조원, 16조원을 기록했다.이 같은 성장세를 토대로 2021년 첫 흑자전환한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왔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8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잠정적인 자체 결산 자료에 따르면 하반기에도 7월과 8월 두 달간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 이상인 누적 33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금리 경쟁력과 혁신적인 사용자경험(UX)이 성장의 동력이 됐다. 케이뱅크는 시중은행 대비 낮은 대출금리와 높은 예·적금 금리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연평균 대출 증가율은 76.8%, 예금 증가율은 70.0%를 기록했다.또한 꾸준한 사용자경험 개선을 통해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 조사 결과 올해 2분기 은행 앱 사용자 만족도 2위에 오르며 고객 만족도도 높여가고 있다. 아파트담보대출 실행기간이 최소 3일 만에 가능할 정도로 신속한 대출 프로세스와 다양한 참여형 이벤트와 혜택, 고객이 앱에서 게임처럼 즐기며 보상을 받는 게이미피케이션 컨텐츠 등이 케이뱅크의 강점이다.케이뱅크는 수익성 성과도 내고 있다. 케이뱅크의 올해 상반기 말 영업이익경비율(CIR)은 30.3%로 은행권 최고 수준의 비용 경쟁력을 갖췄다. 직원 1인당 충당금 적립 전 이익은 지난해는 6억원, 올해는 상반기에만 3억4000만원을 기록하며 높은 생산성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순이자마진(NIM)도 2.26%로 시중은행 평균(1.61%)보다 크게 높다.리테일·SME·플랫폼 3대 성장 전략케이뱅크는 상장으로 유입될 자본을 활용해 대출상품의 유형과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리테일 ▲개인사업자(SME)·중소기업대출(SOHO) ▲플랫폼 등 세 가지 부문에 집중해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리테일 쪽에서는 경쟁력을 갖춘 요구불예금과 고객 니즈에 맞춘 특화 수신 상품을 출시해 주거래은행으로 이용하는 고객을 늘리고, 이를 기반으로 저원가성 예금을 확대해 효율적인 자금 조달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SOHO·SME 시장에서는 인터넷은행 중 가장 풍부한 라인업을 갖춘 개인사업자 대출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매출규모 현금흐름, 업종 등의 데이터를 사용한 맞춤형 CSS모델과 자동화된 담보가치 평가, 주주사의 고객 연계 마케팅 역량 등을 활용한 국내 최초의 100% 비대면 SME 대출을 내놓을 계획이다.또한 특정 대형 플랫폼이나 제휴사에 의존하지 않고 각 산업 부문의 선도사업자와 다양한 제휴를 통해 제휴 생태계를 구축하는 ‘오픈 에코시스템’ 전략을 앞세워 플랫폼 사업 확대에도 나선다. 주식, 채권, 금·은 등 원자재, 외환 등 전통적인 투자상품부터 대체불가능토큰(NFT), 명품, 예술품 등 새로운 자산과 대체투자 영역을 아울러 투자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투자 전용 플랫폼과 AI 기반 개인화 투자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여기에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와 담보대출 비중 확대, 중저신용자 고객 관리 강화 등을 통해 자산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최신 IT 기술(AI·Open API·MSA)의 개발 및 도입에 따른 운영 혁신으로 금융권 Tech 리더십도 지속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10월 21~22일 일반 청약…30일 상장케이뱅크의 공모 규모는 총 8200만주이며 주당 희망공모가는 9500원~ 1만2000원으로 희망공모가 범위 상단 기준 공모금액은 9840억원이다. 공모 유입 자금에 더해 상장 완료 시 7250억원의 과거 유상증자 자금이 추가로 BIS비율 산정 때 자기자본으로 인정받게 될 예정이다. 이번 상장으로 1조원의 이상의 자금 유입 효과가 예상된다.케이뱅크는 16일까지 진행 중인 수요예측을 거쳐 이달 18일 공모가를 확정한다. 일반 청약은 21일부터 22일까지며, 공모주 투자를 희망하는 투자자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을 통해 청약할 수 있다. 상장일은 오는 30일이다.최우형 행장은 “대한민국 최초의 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상장하게 되어 기쁘다”며 “공모자금을 리테일과 SME, 플랫폼이라는 3대 성장 전략과 리스크관리 및 Tech에 활용해 상생금융과 혁신금융 실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2024.10.1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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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증권사 신용등급 줄하향…2Q 실적 양극화 가속 ‘우려’

증권 일반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증권사들의 호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증권사 체급별 사정은 다르다. 중소형사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인내싱(PF) 환경 저하로 훼손된 수익창출력이 회복되지 않고 있는 데다, 자산건전성의 추가 저하 가능성이 나오는 가운데 대형사들은 실적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여 양극화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자기자본 3조원 미만의 중소형 증권사 다수의 신용 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SK증권의 장·단기 신용등급은 ‘A’, ‘A2+’에서 ‘A-’, ‘A2’로 각각 조정했다. 하나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의 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해외 대체투자와 국내 부동산 PF 부문의 실적 악화로 인해 경상적 수익성이 저하되고, 추가적인 대손비용 발생가능성이 상존하다는 게 이유였다. 한국기업평가도 상반기 정기평가를 통해 SK증권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낮췄다.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 개편으로 인해 자산건전성의 추가 저하 가능성 및 대손비용 증가 위험이 존재한다”며 “PF 사업성 재평가를 통해 상각·매각 등 신속한 처분을 유도하고 있지만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지 않아 단기간 내 해소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PF 리스크에 발목…수익창출력 저하 예상이에 올 2분기 중소형 증권사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부동산 PF 투자환경의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자산건전성의 추가 저하 가능성 및 대손비용 증가 위험이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고위험 사업장 비중은 여전히 중소형사가 가장 높은 모습이다. 2024년 3월 말 기준 부동산 PF 익스포저 내 브릿지론 비중은 중소형사 38.3%로 나타났다. 이는 대형사(30.1%)와 종투사(27.5%) 대비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요주의이하자산은 2022년 말 대비 종투사는 2.5배, 대형사는 2.9배, 중소형사는 1.9배 늘어났다. 부동산금융을 중심으로 지난 수년간 사업을 확장한 중소형사의 경우 부동산 PF 환경 저하로 훼손된 수익창출력이 회복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부동산 PF 리스크가 비교적으로 덜한 대형사의 경우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며 올 2분기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각 사에 따르면 자기자본 3조 원 이상 증권사 중 실적 컨센서스(전망치)가 제시된 상위 5개사(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의 올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조81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각 사별로 보면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을 웃돌면서 40% 넘게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어 키움증권 5841억원(2.5%), 삼성증권 5628억원(3.8%), NH투자증권 5129억원(8.7%), 미래에셋증권 5014억원(14.4%)으로 추정된다.업계에선 이러한 양상이 연내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 업권 내 희비가 엇갈리며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송기종 연구원은 “고금리 지속과 부동산경기 회복 지연, 보수적인 건전성분류 기준 적용 등으로 인해 2023년 하반기 중 증권사의 자산건전성 지표가 크게 저하됐다”며 “2024년에도 브릿지론 등 부실화된 부동산 사업장의 처분이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고 있어 자산건전성 개선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중소형사는 리스크관리와 사업다각화를 위해 부동산금융을 축소하고 정통 IB부문 확대를 위한 인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자본여력이 큰 대형사와의 경쟁을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2024.07.1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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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자기자본 변동...신평사 잇단 경고 왜일까

증권 일반

지난해 국내 증권사 자기자본 순위가 달라졌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1, 2위로 상위권을 차지한 가운데, 국내외 신용평가사에서는 해당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전망을 내리는 등 잇단 경고음이 나와 관심이 모아진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대 증권사의 자기자본 총 합계액은 61조126억원으로 지난 2022년(56조8718억원) 말 대비 7.3%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규모 최상위 증권사는 미래에셋 증권으로 지난 2022년에 이어 또 다시 1위에 올랐다. 미래에셋의 지난해 말 자기자본은 9조4390억원으로 전년(9조955억원) 대비 3.8% 증가했다. 2위는 한국투자증권으로 2022년 3위에서 한 계단 상승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말 자기자본 규모는 8조2118억원으로 전년(6조5528억원)보다 25%나 증가했다. 3위는 NH투자증권으로 2022년 3위에서 한국투자증권 아래로 자기자본 순위가 내려갔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말 자기자본 규모는 7조1065억원이었다. 이어 삼성증권은 6조3376억원의 자기자본을 기록하며 기존 4위 순위를 지켜냈다. KB증권과 하나증권은 순위가 뒤바뀌었다. 지난해 말 KB증권의 자기자본은 6조1572억원으로 전년(5조8155억원) 대비 5.9% 올라 6위에서 5위로 올랐다. 하지만 하나증권은 지난해 자기자본 5조7525억원을 기록해 전년(5조8476억원) 대비 1.6% 하락하며 순위가 기존 5위에서 6위로 밀렸다. 하나증권은 자기자본 규모가 10대 증권사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같은 기간 7위부터 10위까지는 순위가 동일했다. 7위 메리츠증권(5조6193억원)에 이어 ▲8위 신한투자증권(5조2633억원) ▲9위 키움증권(4조2725억원) ▲10위 대신증권(2조8529억원) 등의 순으로 자기자본 규모가 집계됐다. 특히 대신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자기자본이 39% 넘게 증가했다. 자기자본 순위 1,2위 미래·한투證 글로벌 신평사 경고 자기자본은 증권사들이 이를 활용해 수익을 내거나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에 주요한 수익성 지표로 꼽힌다. 증권사 자기자본이 8조원을 넘을 경우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 자격 취득이 가능하다. 또 3조원이 넘으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자격 취득을 신청할 수 있다.증권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증권사들은 자기 자본을 잘 굴려서 수익 내는 게 비중이 높다”며 “해외 사업이라든지 혹은 초대형 투자은행(IB) 등 다른 쪽으로도 뭔가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많아지다 보니까 자기자본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기자본 순위 최상위를 기록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조차 최근 글로벌 신평사로부터 하향된 신용등급을 받아 리스크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국제신용평가사 S&P글로벌은 지난 3월 8일(현지시간)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국내외 부동산 시장 둔화로 인해 증권산업의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S&P글로벌은 “부정적 등급전망은 향후 1∼2년간 부동산 관련 리스크가 국내 증권사들의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S&P의 견해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S&P글로벌은 미국·유럽의 상업용 부동산 등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대체투자 관련 신용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S&P글로벌은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대비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평균 약 30%로 추정된다”라며 “해당 투자자산의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다고 판단되는 후순위 트랜치 또는 지분 투자”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불확실성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차환 실패 가능성과 유동성 위기, 그에 따른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등도 증권업 하방 요인으로 짚었다. 국내 신평사는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계열사 간 ‘이례적 자본거래’를 통해 몸집을 키운 것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무리한 사업확장을 시도하다 자칫 재무안정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3월 5일 ‘증권사 대형화,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한국투자금융그룹과 대신금융그룹의 계열사간 이례적 자본거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증권사들이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실질적인 현금유입 없이 계열사 간 자본거래를 통해 몸집을 불린 것을 이례적인 자본거래로 표현했다. 국내외 부동산 리스크 관리 도마 위…“실질적인 자본 확충 중요”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신평사는 ‘자기자본의 질’을 중시한다”면서 “자기자본 증가의 원천 중 가장 좋은 것은 유상증자나 현금성 이익 발생이며, 현금 유입이 동반되지 않은 자기자본 증가는 자본의 질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했다.그는 “종투사나 초대형 IB 및 IMA 사업자 자격을 획득하면 영업 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이는 규모의 경제 진전과 수익원 다각화 측면에서 좋은 일”이라면서도 “영업 확대는 또 다른 관점에서는 위험투자와 차입금 증가를 의미한다. 실질적인 자본 확충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투자와 차입금이 대폭 늘면 종합적인 재무안정성은 오히려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22년 12월 자회사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과 모회사 한국투자금융지주로부터 카카오뱅크 지분을 각각 23.2%와 4.0% 인수했다. 취득 금액 합계는 총 3조4000억원으로 당시 이 거래로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 지분 27.2%를 보유한 2대 주주가 됐다.해당 거래 이후에도 한국투자금융그룹 계열사 합산 기준 카카오뱅크 지분율은 27.2%로 이전과 동일해 카카오뱅크의 주주구성에 실질적 변화는 없었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계열사들의 주식 매각이익 관련 배당금·유상증자 자금 유입으로 인해, 별도 기준으로 기존 6조원대에서 8조원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대신증권도 지난해 10월 대신에프앤아이·저축은행·자산운용 등 5개 자회사로부터 배당금 4801억원을 받고 다시 4306억원을 해당 5개 자회사에 출자했다.이 과정에서 대신증권의 자기자본은 별도 기준 2조1702억원(작년 9월 말 기준)에서 2조6503억원으로 이들 자회사의 배당금 유입 총액만큼 늘었다. 이후 대신증권의 작년 12월 말 기준 자기자본은 2조8529억원으로 1471억원을 추가하면 자기자본 3조원대에 진입 가능해졌다.

2024.04.0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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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 감춘 증권사 ‘1兆 클럽’...고금리·PF 직격탄에 “올해도 어렵다”

증권 일반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증권사가 실종됐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한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황 부진으로 악재가 겹친 탓이다. 부동산 경기가 당장 회복되기 어렵고,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여파가 단기에 해소되기 어려워 올해 역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7곳(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메리츠증권·NH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대신증권) 가운데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1조원이 넘는 증권사는 한 곳도 없었다. 증권사 7곳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산은 총 74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4분기(5086억원)보다는 45.8% 늘어난 수준이다. 하지만 1조를 넘어섰던 직전 분기인 지난해 3분기(1조1812억원)보다는 37.2% 줄어든 규모다.한국금융지주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1720억원으로 집계돼 직전 분기보다 2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다. 주력 계열사인 증권 수익 비중이 절반 이상에서 80%까지 차지한다. 삼성증권 역시 9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나 직전 분기 대비 20% 이상 영업익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2022년 유일하게 ‘1조 클럽’에 가입했던 메리츠증권도 부동산 PF 부진 등의 여파로 영업이익 추정치가 8000억원대로 주저앉았다.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은 7000억원대에 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실적은 지난해 4분기 PF 등 국내외 부동산 이슈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태영건설 사태 타격이 컸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 관련 증권사의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1조1000억원이고 익스포저를 보유한 곳이 대부분 대형사”라고 분석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부실 PF에 대해 시장원칙에 따른 구조조정 필요성을 언급한 점과 국내뿐 아니라 해외 대체투자 자산 재평가도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이 작년 4분기 실적에 관련 충당금을 인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이런 흐름은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증권사 투자은행(IB) 부문의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은 여전히 부동산금융 시장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중소형사는 국내 부동산 PF에 대한 손실 부담이, 대형사는 해외 부동산 투자에 따른 손실 부담이 손익과 재무구조에 악재가 될 전망이다. 한신평 관계자는 “향후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하는 등 금융시장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투자중개 부문 실적에 유의미한 회복은 어려울 수 있다”며 “금리로 인해 개인투자자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면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 확보도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4.01.1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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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성과급 잔치 없다?”…업황 부진에 뒤숭숭한 증권가

증권 일반

지난해 실적 부진에도 성과급 지급 규모를 늘려 빈축을 샀던 증권사들이 올해에는 허리띠를 졸라 맬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 적립과 금융당국의 압박에 따라 예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연말 성과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징조는 올해 상반기부터 포착됐다. 반기보고서상 움·대신·메리츠·신한·하나·삼성·한국투자·미래·KB·NH투자증권 등 10대 증권사의 올해 상반기 평균 급여액은 전년 대비 약 20%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실적이 올해 상반기에 반영돼 전반적인 임금 수준 하락과 더불어 성과급이 크게 감소한 탓이다.지난해 성과급의 기준이 된 전년인 2021년도엔 증시 활황과 부동산 호황 등으로 증권사의 주식위탁매매 수익과 투자은행(IB) 수익 등이 성장을 이끌었다. PF대출로 돈을 벌어들인 증권사는 성과급 지급 규모를 늘려갔다. 실제 이용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9곳(미래에셋증권·메리츠증권·삼성증권·신한증권·키움증권·KB증권·하나증권·한국투자증권· KB증권·NH투자증권)이 지난 4년간 PF대출 담당 임직원에게 지급한 성과급은 8510억원에 달했다. 이에 금감원은 이들 증권사를 대상으로 부동산PF 관련 과도한 성과급이나 위법 행위를 조사하며 관리하고 있다. 당국의 압박에 따라 지난해만큼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연성과급 제도 도입을 검토하는 일부 증권사도 있어 성과급 잔치를 벌이기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연성과급 제도는 성과에 따른 보수를 최소 3년 이상에 걸쳐 나눠 주는 제도다. 지난 2017년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금융권 임원 및 금융투자업무 담당자에 대한 성과보수 40% 이상을 3년 이상 이연 지급하도록 의무화된 바 있다. 또한 금융당국은 회사의 임직원이 회사에 손실을 입히거나 비윤리적 행동으로 명예를 실추했을 경우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거나 환수하는 ‘클로백’(Clawback) 제도 도입 역시 고려하고 있다. 은행권을 대상으로 시작된 상생안에 대한 정부당국의 압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연말까지 증권사·보험사·캐피탈 등 제2금융권까지 영역을 넓혀 상생금융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겠단 방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동안 특수를 누렸음에도 취약계층 지원에 인색했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제2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을 차례로 만나 상생금융 동참 요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재원 마련에 대한 부담이 뻔한데 성과급을 후하게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성과급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회사를 이탈하려는 분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실적 부진의 주 원인인 부동산금융이 내년도에도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충당금을 쌓는 등 건전성 유지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2023.11.30 07:03

2분 소요
‘6호 초대형IB’ 유력후보 하나증권, 내년 목표로 잰걸음

증권 일반

여섯 번째 초대형 투자은행(IB) 탄생에 이목이 집중된다. 현재 초대형IB 지정을 위한 재무 요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충족한 곳은 하나증권·메리츠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 등 4곳이다. 특히 이 중 하나증권이 강력한 의지를 보이며 차기 ‘초대형IB’ 유력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초대형IB’ 요건충족…IB 부문 강화 의지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초대형IB 인가 신청 준비에 나섰다. 현재 국내 증권사 중 초대형IB 인가를 받은 곳은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 등 5곳이다. 하나증권이 초대형IB 인가를 받으면, ‘6호 초대형 IB’가 될 것으로 보인다. 초대형 IB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내부 통제 시스템 구축 ▲재무 건전성 ▲대주주 적격성 등의 조건을 갖춘 증권사가 발행어음 등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골드만삭스와 같은 대형 증권사를 육성한다는 취지로 지난 2016년 도입됐다. 초대형IB 기본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충족한 증권사 가운데 메리츠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초대형IB 인가에 적극적이지 않다. 키움증권은 올해 4월 발생한 SG증권발 사태로 인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전 회장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걸림돌이다. 또한 키움증권은 최근 주가조작에 연루된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대규모 미수금이 발생했고, 리스크 관리도 도마에 올랐다. 금융당국 심사를 통과하기 역부족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증권은 초대형IB 인가에 가장 의욕을 보이고 있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는 올해 초 취임사에서 “초대형 IB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신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께 감사드린다”고 언급할 정도로 초대형 IB에 큰 관심을 보였다. 최근 인사영입에서도 IB부분 강화 의지가 엿보인다. 하나증권은 11월1일 신임 IB그룹장(부사장)으로 정영균 전 삼성증권 투자금융본부장을 선임했다. 정영균 부사장은 지난 1999년 하나은행으로 입사한 뒤 2007년 하나대한투자신탁증권(현 하나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하나금융그룹 DNA를 지닌 인물이다.15년 가까이 하나금융그룹에 몸담았던 그는 지난 2015년 삼성증권 투자금융사업부장으로 새 둥지를 틀었다. 특히 정 부사장은 삼성증권이 지난 2017년 초대형IB 인가를 받고 IB부문을 강화하는 과정 속에 있던 인물이다. 이에 초대형IB 도약에 나선 하나증권의 IB그룹장으로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적자 탈출’ 해답은 수익 다각화당초 하나증권은 초대형IB 지정을 연내 완료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초대형IB 인가보다 리테일 강화를 위한 자산운용사 경영권 인수를 선결 과제로 삼았다. 그간 하나증권은 UBS AG가 보유하고 있던 하나UBS자산운용의 지분 51%에 대한 인수를 추진해왔다. 올해 3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 변경 승인을 획득했고, 10월27일 주금 납입까지 모든 절차를 완료했다.이후 올해 10월30일, 하나증권은 하나자산운용의 출범을 알렸다. 하나증권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 하나자산운용은 퇴직연금과 관련된 최적의 상품을 공급하며 리테일 사업역량을 강화할 전망이다. 자산운용사 편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성공한 하나증권은 내년에는 초대형IB 인가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추후 하나증권이 초대형 IB로 지정될 경우 사업 다각화를 기대할 수 있다. 초대형 IB로 지정되고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2배 한도에서 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기자본이 4조원인 증권사는 8조원까지 기업어음을 발행하고 이를 운용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초대형 IB 중 삼성증권을 제외한 4개 증권사가 단기금융업 시장에 진출했다. 증권사 입장에서 발행어음은 개인, 법인으로부터 자금조달에 유리하다. 또한 확보한 자금을 투자재원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최근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는 하나증권에게 수익 다각화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나증권은 올해 3분기 48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 487억원 순손실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다. 3분기 하나증권의 실적 부진은 IB 관련 자산 손실 551억원 등의 영향이 컸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살펴보면 하나증권은 하나금융그룹 자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냈다. 하나증권의 3분기 누적 순손실은 1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순익 2855억원에서 적자전환 했다. 하나증권은 ‘초대형IB’를 통한 돌파구 마련이 어느때보다 절실하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현재 여러 팀에서 협력해 초대형IB 인가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런 인가 작업은 준비과정이 길고 승인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완료 시점을 특정지을 순 없으나, 인가 완료까지는 내년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23.11.1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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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커진 키움증권 초대형 IB 차질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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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이 잇단 악재에 휘말리며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키움증권은 지난 4월 ‘라덕연 주가조작 사태’에 이어 ‘영풍제지 시세조종 의혹 사태’에도 연루되면서 리스크 관리 능력 등이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개인 투자자를 기반으로 고속 성장해온 키움증권은 이번 사태들로 신뢰에 금이 가며 개인 투자자들의 마음도 돌아서고 있는 듯하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23일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고객에게 빌려준 4943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상반기 순이익(4258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키움증권은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손실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영풍제지의 거래가 재개된 26일부터 31일까지 주가가 나흘 연속 하한가를 기록해서다. 올 들어 700% 넘게 급등했던 영풍제지는 18일 개장 직후 매도 물량이 대거 쏟아지며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전부터 영풍제지의 주가 흐름에 이상을 감지한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19일부터 영풍제지의 매매 거래를 정지했다.문제는 키움증권은 금융당국이 영풍제지를 거래정지 종목으로 지정하기 전날인 18일까지 영풍제지 미수거래 증거금률을 40%로 유지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거래가 정지되고 나서야 100%로 조정했다. 낮은 증거금률로 인해 이번 시세조종 과정에서 키움증권 계좌가 대거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키움증권은 부실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 등 내부 통제에 허점이 드러나면서 비판이 제기 됐다. 타 증권사들은 이미 연초 이후 이상 동향을 감지하고 대응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지난 7월까지 영풍제지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하는 등 사실상 미수거래를 막았다.증권사들은 자체적인 기준을 통해 종목별로 다른 증거금률을 적용한다. 증거금률은 투자자가 주식을 살 때 필요한 최소한의 금액이다. 증거금률이 40%인 경우 40만원을 내고 100만원 어치의 주식을 살 수 있다. 증거금률이 100%가 되면 미수거래는 불가능하다.부실한 내부 통제 화 키웠나…초대형 IB인가 불투명 키움증권이 이번 사태로 더욱 비판받는 이유는 이미 올해 상반기 주가조작 사건과 연루돼 한바탕 곤욕을 치른 바 있어서다. 키움증권은 지난 4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에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회장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불거졌다. 김 회장이 SG사태 발생 2일전 시간외 대량 매매(블록딜)로 다우데이타 140만주를 매각하며 주가조작에 대해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연루설이 돌았다. 특히 올해에만 두 번이나 주가조작 논란을 겪으면서 업계에서는 연내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발돋움하려던 키움증권의 사업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초대형 IB는 ▲자기자본 4조원 ▲내부 통제 시스템 ▲재무 건전성 ▲대주주 적격성 등의 조건을 갖춘 증권사가 금융위원회에 인가를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최종 지정된다.키움증권은 올해 초부터 초대형 IB 인가 신청을 위해 박차를 가해왔다. 작년 말 기준 키움증권의 자본총계는 4조691억원을 기록해 신청 자격은 갖춘 상태다. 하지만 리스크 관리, 대주주 적격성 등으로 인가에 발목이 잡히게 됐다. 초대형 IB가 되면 증권사가 자기자본의 2배 한도 내에서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할 수 있어 시장의 유동성 위기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4곳뿐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을 얻으며 IB부문으로의 사업 확장이 기대됐다. 리테일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에 치우쳐진 사업구조도 개선될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잇단 금융사건 연루로 개인투자자들이 이탈 움직임을 보이면서 ‘리테일 점유율 1위’라는 키움증권 명성에도 금이 가게 됐다. 지난 2000년 키움닷컴증권이라는 사명으로 출범한 키움증권은 개인 고객 비중이 높아 리테일 위탁매매 수수료 부문에 강점을 두고 있다.키움증권 관계자는 초대형 IB 인가에 대해 ”아직은 계획이 없다“며 ”현재 ‘언제 하겠다’는 구체적인 내용은 못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에선 키움증권의 4분기 실적 쇼크를 우려하고 있다. KB증권은 영풍제지 미수금 관련 비용 부담을 이유로 키움증권의 올해 연간 이익 전망치를 전년 대비 23.3% 하향 조정했다. 또 목표주가를 기존 13만원에서 12만3000원으로 낮췄다.

2023.11.0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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