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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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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이마트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손을 잡고 봉지라면을 출시한다. 이마트가 더본코리아와 협업해 판매하는 봉지라면은 '빽라면'으로, 백종원 대표의 특제 비법 레시피가 반영된 제품이다. 제품은 4개 든 한 봉지에 3980원이고 오는 12일부터 오프라인 이마트 매장과 더본마켓 사이트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새롭게 출시하는 '빽라면'은 라면의 기본적인 특성과 맛에 집중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라면을 목표로 개발됐다.맛은 소고기 베이스에 치킨 스톡 등 백종원 대표의 특제 육수 배합을 통해 칼칼하면서도 진한 감칠맛을 낸다. 특히 에그 후레이크를 담아 매콤한 국물에 고소한 계란 맛이 어우러지는 맛을 내고, 이 외에도 미역, 대파 등이 후레이크로 담겼다.면은 감자전분으로 쫄깃한 식감을 나타내고, 차풍미액을 더했다. 제품은 지난 2021년 12월부터 개발을 시작해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십차례의 테스트를 거쳐 완성됐다. 빽라면에 앞서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제조사와 협업한 단독 라면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실제 지난 2022년 1월 팔도와 협력해 국내 가장 매운 라면인 '팔도 틈새라면 극한체험'을 출시했고 지난해 5월에는 오뚜기와 협력한 '오뚜기 진짜 열쫄면'과 팔도와 협력한 '팔도 불비빔면 극한체험'을 선보였고, 지난 11월에는 '팔도 비빔면 레몬'을 단독 상품으로 선보였다. 협업 제품들의 소비자 반응은 좋다. 팔도 틈새라면 극한체험은 출시 2달여만에 초기 기획 물량인 30만개가 완판돼 새로 30만개를 추가 기획하고, 지난해 4월부터는 팔도에서 정식 상품으로 출시해 선보이고 있다.이마트 전체 라면 매출도 올렸다. 이마트 측에 따르면 지난해 이마트 봉지라면 전체 매출은 2021년 대비 7.7% 증가하는 등 높은 신장세를 나타냈다.정청균 이마트 정청균 라면 바이어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이마트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색다른 라면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기존에 보지 못했던 색다른 상품들을 기획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3.01.09 09:58

2분 소요
‘비빔면·왕뚜껑’까지 비싸진다…추석 이후 ‘불닭·진라면’도 오를까

산업 일반

농심에 이어 팔도도 라면 가격을 인상하기로 하면서 라면업계의 도미노 인상이 현실화하고 있다. 원부자재와 물류비, 인건비가 상승했고 라면의 주재료인 소맥과 팜유 가격도 크게 올리며 라면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팔도는 10월 1일부터 라면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인상 품목은 라면 12개 브랜드다. 주요 제품의 인상폭은 공급가 기준 팔도비빔면 9.8%, 왕뚜껑 11.0%, 틈새라면빨계떡 9.9% 등이다. 유통점에 따라 실제 판매가격은 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팔도 관계자는 “원부자재와 물류비,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제조 원가 압박이 심화됐다”며 “소비자 물가 영향을 고려해 인상폭을 최소화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라면업계 1위 농심은 오는 15일부터 신라면 등 주요 라면 제품의 출고가격을 평균 11.3% 올린다고 밝힌 바 있다. 제품별 가격 인상폭은 신라면이 10.9%, 너구리 9.9%, 짜파게티 13.8% 등으로 지난해 8월 이후 1년 만의 가격 인상이다. 농심은 지난 2분기 원가부담 증가와 수출비용 등 경영비용 상승으로 국내 사업에서 24년 만에 영업적자를 내기도 했다. 농심을 시작으로 라면업계 도미노 가격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오뚜기는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인 시기와 인상폭 등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오뚜기는 지난해 13년 만에 주요 제품에 대한 가격을 평균 11.95 올린 바 있다. 삼양식품도 지난해 13개 브랜드 제품 권장 소비자 가격을 평균 6.9% 올렸지만, 올해는 가격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라면의 주재료인 소맥과 팜유를 비롯해 곡물, 전분당, 밀가루, 유지, 설탕 등 핵심 4대 소재 식품 가격이 상승해, 라면 등 주요 가공식품 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추석 직후 주요 업체들이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납품가 인상으로 라면과 스낵류의 가격인상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소비자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감안해 인상 시점을 추석 이후로 검토하는 업체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2022.09.0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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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인간이 끓이는 라면?”…로지, ‘틈새라면’ 모델됐다

유통

가상인간 오로지가 팔도의 ‘틈새라면’ 모델로 선정됐다. 2009년에 처음 출시한 틈새라면은 베트남하늘초를 이용한 매운맛 라면으로, 주요 소비자층이 10대다. 이에 10대에게 인기를 받고 있는 가상모델 오로지가 틈새라면 모델로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오로지는 SNS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 11만4000명을 넘어설 정도로 온라인상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신규 브랜드 슬로건은 모델 오로지의이름에 따라, ‘어느 틈새, 오로지 틈새라면만 즐길 것’이라는 내용이 사용된다. 또 가상인간 오로지가 소개하는 이색 라면 레시피 등을 팔도 공식 인스타그램에 공개하는 등 오로지 활동은 온라인 SNS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팔도는 오로지 모델 발탁 소식과 함께 오로지가 라면을 끓이고 있는 모습 등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또 오로지는 수출용 제품 패키지에도 더해질 예정이다. 팔도는 미국, 캐나다, 태국 등 해외 40개국에 수출하는 틈새라면 제품 전면에 오로지 이미지를 배치했다. 장희상 팔도 마케팅 담당자는 “새로운 경험과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를 겨냥해 신규 브랜드 모델로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를 발탁했다”며 “제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국내외를 대표하는 매운맛 라면 브랜드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2.02.07 20:00

1분 소요

유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매운맛 식품을 찾는 소비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이마트가 공개한 지난해 매출 추이에 따르면 '불닭·핵불닭' 소스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16.8% 급증했다. 이외에도 와사비 매출은 27.6%, 칠리소스는 15.5%, 고추장은 5.4% 올랐다. 특히 이중 라면류에서 매운맛 제품 성장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전체 봉지 라면 매출액은 전년 동기간 대비 1%가량 신장했지만 매운맛 라면인 '불닭볶음면' '불닭볶음면' '틈새라면' '앵그리 너구리' 등은 전년 동기간 대비 7%가량 늘었다. 여름에 집중적으로 소비되는 매운맛 비빔면 제품은 지난해 6~8월 사이 전년 대비 17% 신장했다. 이 같은 매운맛 제품 신장은 내식 수요가 증가했을 뿐 아니라, 코로나19 장기화로 코로나블루 등 스트레스를 받은 현대인이 매운맛 제품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하는 흐름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매운맛은 일명 '사회를 반영하는 음식'이라고 불리며 장기간 불황이 지속하고 사회적 스트레스 요인이 클 때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을 나타낸다. 실제 전문가들은 매운맛과 스트레스는 연관성이 있다고 말한다. 미국 펜실베니아대 심리학과 폴 로잔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매운맛은 우리 몸에 맛이 아닌, 통증으로 인식되고 뇌는 이 고통을 축소하기 위해 엔도르핀을 분비한다. 결국 매운맛을 맛본 사람은 매운맛이라는 통증과 함께 이를 해소하는 엔도르핀을 동시에 느끼며 일시적으로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 국내 가장 매운맛 라면 '팔도 틈새라면 극한체험'도 등장 한편 유통가는 늘어난 매운맛 소비자 잡기에 적극적이다. 이마트는 오는 3일부터 12일까지 농심, 오뚜기, 팔도, 삼양, 금비유통의 대표 매운 라면 17종을 최대 20% 할인 판매하는 '새해에는 신(辛)나게' 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 판매에는 기존 국내에서 판매하던 매운 라면 보다 더욱 매운 맛으로 기획된 '팔도 틈새라면 극한체험(4입)'도 포함한다. 이 제품은 고추에 포함한 캡사이신의 농도를 계량해 매운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스코빌 지수 15000SHU 수치를 나타낸다. 이 수치는 기존 틈새라면 빨계떡(10000SHU) 대비 1.5배가량 높은 수치다. 또 지난해 매운 라면으로 화제를 모았던 금비유통의 '불마왕라면(14444SHU)’ 보다도 높은 수치다. 이 제품은 베트남 하늘초를 사용해 깔끔한 매운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이마트는 팔도 틈새라면 3종(빨계떡·매운 김치·볶음면)과 삼양 불닭 4종(불닭·까르보·로제·4가지치즈)을 20% 할인 판매하고 농심과 오뚜기 라면 행사 제품을 2개 구매 시 10% 할인한다. 김무겸 이마트 라면 바이어는 “매운맛 인기 트렌드에 발맞춰 이번 매운 라면 모음전 행사를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이색 상품 및 행사 기획을 통해 소비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2.01.02 17:48

2분 소요
일본 ‘라멘’ 넘을 프리미엄 경쟁 보글보글

국제 이슈

한국 라면 시장 2조원, 1인당 소비량 세계 1위 … 고급 라면 전체 시장의 10% 세계에서 라면을 가장 많이 먹는 나라는 중국이다. 국민 1인당 소비량은 다르다. 세계라면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72개로 세계 1위다. 1963년 국내에 국산 라면이 첫 시판된 후 시장 규모도 커졌다. 올해 2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웰빙 바람에다 1인 가구 증가로 라면 종류도 다양해졌다. 2000원짜리 프리미엄 라면도 등장했다. 해외에서도 한국 라면이 인기다. 입맛과 라이프 스타일 변화로 꾸준히 크는 라면 시장을 살펴봤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직장인 김정수(30)씨는 일주일에 사흘 정도는 밥 대신 라면을 먹는 ‘라면 매니어’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다. 라면 종류가 다양해지고 영양면에서도 밥 못지 않기 때문이다. 집에서만 끓여 먹지 않는다. 요즘 김씨가 자주 찾는 곳이 있다.라면뷔페인 ‘누들앤’이다. 그의 집 근처에 있는 누들앤은 6900원만 내면 50여 가지의 라면을 먹고 싶은 대로 골라 직접 끊여 먹을 수 있다. 라면에 넣어서 먹을 수 있는 야채와 새우·게·오징어 등 해산물도 있다. 여기에 양상추·감자 샐러드·과일 등 샐러드 바도 무제한이다.김씨는 “분식집에 가도 라면 한 그릇에 3000~4000원인데 일반 뷔페처럼 내가 원하는 만큼 먹고 다양한 맛의 라면을 먹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누들앤 박주하 본부장은 “이제 라면은 인스턴트 식품이 아니라 자신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 먹는 요리로 변했다”며 “평일에는 학생이나 직장인들이 자주 찾지만 주말에는 가족 단위 손님도 많다”고 말했다.평균 면발 지름 2mm, 중량 110g 남짓한 라면은 싼 값에 배고픔을 달랠 수 있는 간이식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다양한 재료로 풍성한 맛과 영양을 담은 든든한 주식 역할도 한다. 빨간 국물 일색이던 라면 시장에 하얀 국물 라면이 등장했고, 김치찌개·부대찌개 등에 라면을 접목한 제품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일반 라면보다 두세 배 비싸지만 염분을 줄이고 영양분을 더한 프리미엄 제품도 인기다. 농심의 블‘ 랙 신라면’, 삼양식품의 호‘ 면당’이 대표적이다.라면 전문점도 성업 중이다. 틈새라면은 130여 개의 체인점을 운영한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고춧가루·계란·떡이 들어있는 ‘빨계떡’이다. 청양고추와 마늘을 듬뿍 넣은 양념으로 만드는 라면 전문점 맛좀볼래의 ‘최루탄 라면’도 유명하다. 눈물이 날만큼 맵다고 해서 이름을 붙인 이 라면은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다. 맛좀볼래의 김병삼 사장은 “최루탄 라면 이외에도 10여 가지의 퓨전 라면이 있다”며 “해물 라면은 깊은 국물 맛을 내기 위해 매일 아침 소래포구에서 구입한 바지락·굴·생태를 직영점과 체인점으로 직송한다”고 말했다.국내 라면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9800억원이었다. 올해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라면 시장은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평균 7%씩 성장했다. 라면 업계에 따르면 현재 200여 개의 봉지라면과 90여 종류의 컵라면이 팔린다. 매년 출시되는 신제품은 20여 가지다. 종류가 많은 만큼 소비량도 많다. 세계라면협회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연간 약 36억 개의 라면을 먹는다. 국민 1인당 평균 72개다. 1인당 라면 소비량 세계 1위다. 한국음식문화연구원 관계자는 “한국인의 빨리빨리 먹는 습관이 간편한 라면을 좋아하게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간편한 조리 외에도 면을 튀긴 기름기 있는 국물 맛이 한국인의 기호와 맞아 떨어졌다”며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먹을 수 있는 하나의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라면 시장규모 30년 동안 18배로라면은 한자 ‘납면(拉麵)’에서 유래했다. 1870년대 일본의 개항과 함께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을 중심으로 밀려든 중국인들이 노점에서 팔던 국수가 라면의 시초로 알려져 있다. 1872년 일본 요코하마와 삿포로 등지로 전파된 납면은 닭뼈·돼지뼈·멸치·가다랑어를 우려낸 국물에 중화면이라는 국수를 말아 먹는 ‘라멘’으로 발전했다.우리나라의 1호 라면은 1963년 9월 15일 출시된 삼양식품의 삼‘ 양라면’이다. 당시 전중윤 삼양식품 명예회장이 일본 라면 업계 선두주자인 묘조(明星)식품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해 삼양라면을 출시했다. 당시한 봉지(100g) 가격은 10원. 커피와 홍차 가격이 35원이던 때다.이후 1965년 농심의 전신인 롯데공업의 ‘롯데라면’, 신한제분의 ‘닭라면’, 동방유량의 ‘해표라면’ 등이 나왔다. 당시 7~8개 업체가 난립했지만 1960년대 말에는 농심과 삼양식품 만이 생존했다. 당시 삼양식품의 시장점유율은 83.3%, 농심은 16.7%였다.국내 라면 시장은 1980년대 들어 오뚜기·한국야쿠르트·빙그레가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1989년 삼양식품이 공업용 쇠기름을 사용했다는 ‘우지파동’으로 타격을 입은 사이 농심이 신‘ 라면’을 앞세워 삼양식품을 앞질렀다. 1980년대 1100억원대 규모던 라면 시장은 30년 만에 18배로 성장했다.그렇다면 라면 값은 얼마나 올랐을까. 1965년 10원이었던 삼양라면은 올 2월 말 현재 760원으로 올랐다. 50년간 76배로 오른 것이다. 1986년 200원에 출시된 농심의 ‘신라면’은 현재 780원으로 4배 가까이로 올랐다. 라면은 다른 식료품과 비교하면 가격 상승률은 낮은 편이다. 통계청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자장면 가격은 1965년 35원에서 4390원으로 124.4배로, 다방 커피값은 같은 기간 30원에서 3364원으로 112.1배로 상승했다.한국물가정보 김명수 생활물가팀장은 “라면은 국민 식생활과 물가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폭 인상이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협회에 따르면 밀가루 가격이 평균 8.5%가 인상되더라도 라면은 6.4%, 식빵은 28%, 자장면은 23.3%가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농심 국제전략팀 황재원 상무는 “라면은 서민생활 밀접 품목인 만큼 값을 올리기가 어렵다”며 “40년 동안 식료품 중에 가장 오르지 않은 종목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원재료값 부담이 늘어나는데 최근에는 정부가 특별물가관리대상으로 지정하면서 가격인상은 더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식료품 중 가장 덜 오른 품목라면의 형태는 변화를 거듭했다. 봉지라면을 시작으로 컵라면·생면(밀가루로 면을 반죽한 뒤 바로 잘라 냉장 유통) 등이 선보였다. 컵라면은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리면서 대중화됐다. ‘끓이지 않고 3분이면 OK!’라는 당시 광고문구는 컵라면의 장점을 압축적으로 잘 표현했다.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PC방이 대거 등장하면서 수요가 크게 늘었다.삼양식품 최남석 홍보실장은 “PC방에서 젊은이들이 편하게 컵라면을 찾으면서 시장이 확대됐다”며 “이때를 기점으로 소비자 기호에 맞춰 컵라면의 종류도 자장면·비빔면·짬뽕으로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편의점 수가 2만여 개를 넘어서고 1인 가구가 10년 새 2배로 증가한 것도 큰 요인이다.현재 컵라면 시장은 6300억원으로 전체 라면 시장에서 32%를 차지한다. 2000년대 중반 급격히 퍼진 웰빙문화도 라면 시장을 활성화시켰다. 건강을 챙기기 시작하면서 칼로리가 적고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는 생라면과 쌀국수 등이 출시됐다.이런 다양한 맛으로 무장한 한국 라면의 수출 규모는 지난해 2억 달러를 넘었다. 라면 시장 부동의 1위인 농심의 해외 사업 전체 매출(수출과 해외 법인 판매량 포함)은 2011년 말 현재 4억4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25% 늘었다. 삼양식품도 같은 기간 2275만 달러로 31% 증가했다.농심 황재원 상무는 “신라면은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캐나다·호주 등 80여 나라에 수출한다”며 “특히 올해부터 유럽의 대표 유통업체인 모리슨·테스코·아즈다 등에 납품하는 만큼 유럽 시장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라면 업체들은 앞다퉈 해외 생산·판매 체제를 갖췄다. 일찌감치 러시아에 진출한 팔도 ‘도시락’은 2008년 이후 러시아 물량을 전량 현지 공장에서 공급한다. 농심도 미국과 중국에 생산공장을 지어 신‘ (辛)’ 브랜드 라면을 생산한다.프리미엄 라면 시장은 아직 무주공산최근 라면 판매 증가세는 주춤하다. 업계에서 “라면 소비가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우려도 나온다. 노인 인구가 늘고 라면을 먹는 젊은층이 줄어서다. 라면을 대체하는 패스트푸드 시장이 커진 것도 한 요인이다. 이에 따라 라면 업계는 제품 리뉴얼이나 프리미엄 제품에서 돌파구를 찾는다. 프리미엄 제품은 포화 상태인 중저가 시장에서 벗어나 전체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최남석 실장은 “이윤 폭을 더 늘리기 위해서는 고급화 제품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 라면은 대부분 1000원 안팎이지만 일본은 프리미엄 라면이 보편화됐다. 이츠키 사의 키츠네 컵우동은 3000원대, 마루타이 사의 구마모토 마유 돈코츠 라멘(2인분)은 5000원이 넘는다. 최남석 실장은 “일본은 라면이 대표 음식으로 꼽히는 만큼 (가격에) 부담스러워 하지 않고 사 먹는다”고 말했다.국내 라면 업체들이 프리미엄 라면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수요도 늘었다. 지난해 10월 말 재출시 된 ‘신라면 블랙’은 2월 말 현재 290억원 어치가 팔렸다. 농심 장재구 차장은 “판매가 재개된 ‘신라면 블랙’은 기존 제품에 비해 나트륨 함량을 140㎎ 줄이고 240℃ 가마솥 고온공법으로 사골 맛을 보강해 얼큰한 맛을 살렸다”고 말했다.풀무원식품도 지난해부터 라면 ‘자연은 맛있다’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면을 기름에 튀기지 않고 칼로리를 일반 라면에 비해 100kcal 이상 낮추고 포화지방은 0%다. 삼양식품은 2010년 인수한 프리미엄 누들 레스토랑인 호면당의 인기 메뉴를 제품화한 ‘호해면’ 등 5종을 판다.프리미엄 라면 시장은 시장 초기인 만큼 소비자의 가격 저항이 만만치 않다. 일례로 농심이 2011년 4월 신‘ 라면 블랙’을 출시했지만 가격 역풍으로 판매를 중단하는 수난을 겪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라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KDB대우증권 백운목 연구원은 “라면 가격에 대한 저항선(1000원)이 무너졌지만 라면 업체들은 아직 뚜렷한 신제품을 내놓지 못한 만큼 앞으로 프리미엄 라면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

2013.03.1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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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 품질 경영은 이렇게…

산업 일반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이 제5회 포브스코리아 경영품질대상 리더십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GS리테일이 윤리경영, 롯데홈쇼핑은 고객감동 부문 대상을 받는다. 한미약품은 로하스경영, 한국조폐공사는 지식경영, 경기도는 공공혁신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9월 5일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다. 포브스코리아 경영품질대상은 경영 품질의 최우수 사례를 발굴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한국품질경영학회와 포브스코리아가 함께 제정한 상이다.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은 ‘글로벌 시장 진출’과 ‘기본에 충실하자’는 비전을 잡았다.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든 생명보험 시장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였다. 삼성생명은 중국을 비롯해 세계 6개국에 진출했다. 이 사장은 글로벌 보험시장에서 뛸 인재 양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위험에 대비한 보장자산을 늘려주는 것이 생명보험회사 본연의 업(業)이라는 기본으로 돌아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사장은 조직 운영에서는 서번트 리더십과 현장경영, 그리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으로 ‘훌륭한 일터(Great Work Place)’를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GS리테일은 고객 · 협려회사 · 내부 구성원 등과의 관계에서 세세한 곳까지 윤리와 공정함을 따진다. ‘비윤리적이거나 불공정하게 얻은 이익은 일시적일 뿐 장기적으론 회사에 손실을 끼친다’는 허승조 사장의 경영 철학에 따른 것이다. 이런 경영 철학은 고객 만족과 협력회사와의 상생경영으로 발전한다. 틈새라면, 공화춘 자장면 · 짬뽕 · 박준 헤어케어 제품 등 GS리테일이 기획한 독자 브랜드(PB) 상품은 고객 만족과 상생경영을 한꺼번에 이룬 성과로 꼽힌다. 롯데홈쇼핑은 판매 · 물류 · 품질 · 상담 등 모든 분야에서 고루 고객 만족을 끌어올렸다. 롯데홈쇼핑은 서비스의 문제점을 지적한 고객에게 한 달 평균 2,000만원 넘게 보상한다. 예를 들어 방송에서 내보낸 제품 정보가 틀렸다고 고객이 지적하면 상담원이 바로 보상해 준다. 또 업계 처음으로 휴대전화와 e메일로 배송 예정일을 알려준 뒤 약속한 날에 정확히 배달했다. 고객 불만을 접수한 상담원이 끝까지 책임지고 처리하는 ‘원스톱 상담 서비스’도 실시했다. 그 결과 2003년 30%에 육박했던 롯데홈쇼핑의 고객 불만율이 지난해 21%선으로 뚝 떨어졌다. 고객 만족 제고는 경영 실적으로 나타났다. 올해 신설한 ‘로하스(LOHAS ·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경영’ 부문에서는 한미약품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LOHAS는 경영에서는 웰빙, 환경 친화, 사회공헌 등으로 요약된다. 한미약품은 질병을 치료하는 의약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소비자들의 건강을 챙기는 쪽으로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비만 퇴치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펼 계획이다. 환경 친화 경영을 위해선 회의실에서 종이를 없애고 노트북 컴퓨터를 설치했다. 지식경영 부문 대상을 받은 한국조폐공사는 축적된 기술력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09년부터 10만원권 지폐가 발행되면서 매출이 감소할 것에 대비해 전자여권 분야에 진출한 것. 전자여권은 2008년에 300억원대, 2009년에는 1,000억원 규모로 한국조폐공사 매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폐공사는 이밖에 전자주민등록증을 제조하는 등 보안 제품 비중을 점차 높여나갈 계획이다. 경기도는 고객 중심 행정 서비스를 제공했다. 대표적인 실적으로 ‘수도권 대중교통요금 통합 환승 할인제’가 꼽힌다. 경기도민과 서울시민이 두 지역을 오가며 버스 · 지하철 · 전철 등을 이용할 때 환승 할인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게 한 제도다. 환승 할인제가 시작된 7월 1일부터 하루 평균 83만 명의 경기도민들이 매일 평균 1,300원의 할인 혜택을 누리고 있다. 또 예산 집행에 수익성 기준을 적용했다. 산하기관 경영평가 제도를 도입했고, 이천 세계도자비엔날레를 흑자로 돌려놓았다. 심사를 마치고 “경영 품질로 ‘힘의 이동’ 주도” 유춘번 한국품질경영학회장·경기대 교수 지난 1월 스위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 주제는 이동하는 힘의 방정식(The shifting power equation)이었다. 세상이 변화하고 있으며,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미에서 택한 주제일 것이다. 이 포럼에서는 변화하는 힘의 방정식을 이해하는 국가나 조직은 살아남을 것이며, 또한 새로운 힘의 방정식을 만드는 주역이 되지 못하면 낙오자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결론을 제시했다. 이 포럼에서 제시한 힘의 이동은 다음과 같다. 공간적으론 미국 · 유럽에서 아시아 · 중국 · 인도 등으로, 시장에선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커뮤니티에선 기관에서 개인으로, 생산 현장에선 제조업자에서 부품 · 원자재 공급업자로 힘의 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이 힘의 이동 방향에 적합한 전략과 역량을 갖추는 것이야 말로 미래에 대비하는 일이다. 전 구성원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력을 갖도록 능력을 향상시키고 변화하는 방향에 맞춰 힘을 모으는 일이야말로 조직의 생존에는 필수적 요소다. 경영 품질의 개념과 방법의 효과적 활용을 통해 조직의 적응력을 높이는 것만이 힘의 이동이 예견되는 변화시대에 있어서 가장 유효한 수단이다. 경영 품질은 고(高) 품질을 만드는 것이다. 고품질만이 경쟁이 극심한 변화의 시대에서 유일한 생존 수단이다. 고품질이란 균일하며 결함이 없는 것을 말하기도 하지만, 매우 우수하며 독창적인 것을 말한다. 문제는 제대로 올바로 하고자 하는 마인드다. 지극한 열정과 철저함이야말로 고품질 창출의 기본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런 정성이 모아지고 다져져서 사회의 문화를 만들고 이 문화는 자연스럽게 고품질의 기반이 되고, 전통이 되고, 국가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고품질은 외국을 벤치마킹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국내의 베스트 프랙티스를 체계적으로 개발 · 보급하는 노력을 함께 경주해야 한다. 경영 품질이 탁월한 조직을 발굴하고 이들의 핵심 경쟁 요소인 베스트 프랙티스를 널리 보급하기 위해 제정된 ‘포브스코리아 경영품질대상’이 올해로 5회에 접어들었다. 올해에도 경영 품질의 각 부문에서 탁월한 성과를 올리고 있는 6개 조직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수상한 조직과 관계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축하 드린다. 이 베스트 프랙티스가 힘의 이동의 주축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2007.09.1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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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해야 고객·협력사와 ‘윈윈’

산업 일반

▶1950년 生·서울고·한양대 공업경영학·럭키금성상사 패션CU 담당 전무·LG상사 유통사업부문장 부사장·LG백화점 사장·GS유통 사장(2002년 7월~) GS리테일은 세심하게 배려하는 회사다. 이런 기업 문화는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고 협력사와 공정하게 거래하며 임직원들의 윤리경영을 챙기는 데에서 드러난다. 세심한 배려는 상생의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GS25 간판을 보면 좌우에 Friendly·Fresh·Fun이라고 쓰여 있다. 이 간판은 2005년 3월 LG유통에서 사명을 바꿔 출범한 GS리테일이 새로 단 것이다. 허승조(57) GS리테일 사장은 “간판에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를 담았다”고 의미를 밝혔다. GS리테일의 조직가치는 Fair·Friendly·Fresh·Fun 등 네 가지다. 이들 가치는 허 사장이 직접 뽑아냈다. 그러나 맨 앞에 세워 가장 강조하는 ‘공정한(fair)’을 정작 간판엔 적지 않았다. 허 사장은 “고객 입장에서 ‘공정한 게 뭐야, 부담스럽다’고 느낄지 모른다는 생각에서 넣지 않았다”고 들려줬다. 이처럼 GS리테일은 공정하게 거래한다는 점을 굳이 강조하지 않는다. 대신 조용히, 철저하게 실천한다. 허 사장은 “윤리는 우리 내부적으로 지키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GS리테일의 윤리경영을 구체적으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GS리테일은 전국에서 GS25 편의점 2,600여 개, GS슈퍼마켓 82개, 할인점 GS마트 13개, 그리고 GS스퀘어 백화점 3개를 운영한다. 이 밖에 11개 GS왓슨스 매장에서 건강·미용용품을 판매한다. GS리테일은 지난해 매출 2조5,134억원과 41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사업부문 중 편의점 매출이 1조1,111억원으로 가장 크다. 사람들에게 덜 알려진 GS리테일의 제도 중 하나가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은 결제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이를 위해 2002년에 GS25의 판매시점관리(POS) 시스템을 새로 구축했다. 대상 품목은 삼각김밥·김밥·샌드위치 등이다. 이들 품목의 유통기한은 12시간으로 정해 놓았다. “이렇게 유통기한이 짧으면 점포 근무자가 실수로 판매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이 회사 조윤성 경영혁신부문장(상무)이 설명했다. GS슈퍼마켓, GS마트, GS스퀘어 등의 매장에서는 1997년부터 당일판매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과일·채소·생선 등 신선식품과 잡채·나물·튀김·김밥 등을 매장에 들어온 날에만 판매하도록 한 것. 팔리지 않고 남은 식품은 전량 폐기한다. 초기에는 당일 입고 물량 가운데 7~8%나 남았다. 허 사장은 “적정량을 입고하는 한편 마감 시각이 다가올수록 할인 폭을 넓혀 판매함으로써 이 비율을 2~3%로 낮췄다”고 밝혔다.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은 기본이다. 더 중요한 것은 고객에게 만족을 주는 일이다. GS리테일은 고객만족을 위해 김밥·주먹밥·샌드위치·햄버거·도시락 등 식품을 자회사 후레시서브에서 직접 만든다. 허 사장이 배경을 설명했다. “외부 업체에 맡겨두면 비용을 따지기 때문에 우리가 요구하는 대로 만들지 않아요. 우리는 돈이 더 들더라도 청결하고 맛있는 식품을 계속 개발해나갈 것입니다. 그런 품목으로 돈을 벌지는 못해도 고객들이 그걸 사러 왔다가 다른 제품을 사거든요.” 후레시서브의 첫공장은 올해 3월 제주도에 세워졌다. GS리테일은 앞으로 공장을 더 지어 공급을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협력회사와의 관계에서도 역시 공정함을 최우선 순위에 둔다. GS리테일은 이를 위해 협력사 자문단을 위촉해 월 1회 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듣는다. 또 협력사 고충처리 직통전화를 열어 놓았다. 나아가 협력사와 상생하기 위한 노력도 다각도로 기울인다. 대표적인 성과가 틈새라면, 공화춘 자장면·짬뽕, 박준 헤어케어 제품 등 독자 브랜드(PB) 상품이다. GS리테일의 이의섭 경영혁신팀장은 “PB 상품에 대해서는 우리가 각 매장에서 마케팅을 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우량 중소기업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신상품을 유통시키고, 우리는 좋은 제품을 싸게 팔 수 있다”며 윈윈 효과를 자랑했다. 허 사장은 2002년 7월에 윤리규범 세부실천지침을 개정해 공포하고 전 구성원에게 윤리규범 실천서약을 받았다. LG백화점, LG상사 할인점 부문, LG유통이 LG유통으로 통합해 출범한 때였다. 허 사장은 고 허만정 LG그룹 공동창업주의 8남.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숙부다. 서울고와 한양대 공업경영학과를 졸업하고 LG상사에 입사해 패션사업 등을 담당한 뒤 97년에 유통 쪽으로 왔다. GS리테일은 윤리경영을 내부적인 부분에서 특히 깐깐하게 실천한다. 허 사장은 작은 일이라도 윤리에 어긋나면 엄격히 제재한다. “내부 직원이 보너스카드가 없는 고객의 구매 내역을 자신이나 친척에게로 돌려 포인트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 문제를 지적하며 해당자를 징계하려고 했더니 반발이 일더군요. 그게 무슨 큰 죄냐는 것입니다. 왜 죄가 아닙니까. 회사에 피해를 입히는 것인데. 금액보다는 그걸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게 큽니다. 사소한 게 용인되면 조금씩 큰 부정에 대해 둔감해지게 됩니다.” 야자타임으로 직원 간 우의 다져 윤리경영 때문에 GS리테일의 조직 문화가 경직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해다. 조직가치 중 하나인 Fun이 GS리테일 곳곳에 스며든 덕분이다. 허 사장은 바비큐 파티를 예로 들었다. “이쪽에 오자마자 분기에 한번씩 할인점과 백화점에서 바비큐 파티를 열었습니다. 야외 주차장이나 옥상에서 저녁 때 모입니다. 고기 · 술 · 음료수를 다 원가에 조달하니 비용도 얼마 안 듭니다. 1인당 1만5,000원이면 뒤집어 쓰죠. 고기 굽고 술 따르는 서빙 일은 과장 이상 간부들만 합니다. 장기자랑 시간이 지나면 내가 마이크를 잡고 야자타임을 선언해요. 존대하면 무조건 벌주를 마셔야 합니다. 파트타이머 아주머니가 내게 소리칩니다. ‘허승조, 거기만 있지 말고 여기 와서 술 한잔 따라봐’라고요. 하하하.” 부장과 임원들은 위계질서가 무너진다며 야자타임을 극력 반대했다. 허 사장은 “간부들을 이해시키기까지 한 2년 걸렸다”고 말했다. 내부 고객을 잘 모셔야 윤리경영도, 최고의 서비스도 가능하다는 점을 내부적으로 설득하고 보여주는 데 그만큼 노력을 기울였다는 말이 아닐까. GS리테일의 윤리경영 철학 1 정직하고 신뢰할 수 있는 회사만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다. 2 우리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약한 거래선에게 부당한 요구를 지속하면 우리가 순간적인 이득을 얻을지 몰라도 업체에는 커다란 고통을 준다. 3 페어 플레이를 통해 협력사와 윈-윈 하는 것이 기업과 사회에 이바지하는 길이다. 4 내가 아랫사람에게 함부로 하는 것은 당연하고, 윗사람이 내게 그렇게 하는 것은 나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느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2007.09.11 15:22

4분 소요
[히트상품 성공학-틈새라면] ‘숙취 풀어주는 라면’으로 대성공

산업 일반

"어라, 틈새라면이 나왔네.” 큼지막한 검은색 로고 옆에는 주방장 모자를 쓴 라면가게 사장의 얼굴까지 인쇄돼 있다. 바로 밑에는 ‘김복현의 명동 빨계떡’이라는 글도 쓰여 있다. 올해 초 편의점 GS25에서 내놓은 새 용기면(컵라면)을 본 젊은이들은 신기한 듯 만지작거리다 그자리에서 끓여 먹기도 한다. 명동 라면가게에서 먹던 빨계떡(빨간 양념의 계란 떡라면)을 편의점에서도 맛볼 수 있게 된 반가움 때문이다. 틈새라면이 라면 시장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GS25가 컵라면과 봉지라면 두 가지 형태의 틈새라면을 만들어 판매에 나선 것은 1월 3일. 그로부터 6일 뒤, 판매량을 집계해 본 GS25 측은 깜짝 놀랐다. 라면시장 부동의 1위 신라면이 11만3000개가 팔린 반면 틈새라면은 무려 14만9700개나 나갔다. 봉지라면 쪽에서도 신라면을 바짝 추격했다. 혹시 제품 홍보를 위해 단무지와 생수 등 사은품을 증정했던 덕이 아닐까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반짝 인기가 아니었다. 사은품 증정기간 이후에도 불티나게 팔렸다. 1월 한 달간 판매량(컵라면)은 틈새가 40만9000개, 신라면은 23만6000개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봉지라면도 틈새가 42만9000개, 신라면 30만2000개로 여유있게 앞서 나갔다. GS25 관계자는 “고객들의 반응이 예상 외로 좋아 올해 800만 개 이상 팔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편의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틈새라면은 이 라면의 상표권을 갖고 있는 틈새㈜ 김복현 사장과 GS25의 합작품. 지난해 초 일본 편의점 벤치마킹에 나섰던 GS25는 현지 편의점들이 지역 라면점과 제휴해 PB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것을 보고 국내에는 이런 게 없을까 물색하다 틈새라면을 찾아냈다. 김복현 사장도 라면가게에서 벗어나 상품화를 추진해오다 GS 측과 손을 잡았다. 게다가 라면가게와 편의점의 주 고객은 모두 10~20대여서 가능성은 충분해 보였다. 김복현 사장은 5개월 동안 라면 제조를 담당한 한국야쿠르트 공장을 오가며 특유의 매운 맛을 내는데 매달렸다. 김 사장은 “시제품의 맛이 제대로 나지 않아 10여 차례나 퇴짜를 놓았다”며 “이 때문에 출시 시기도 계획보다 늦어졌다”고 말했다. 지금은 틈새㈜와 틈새유통 두 회사의 경영을 맡고 있지만, 김복현 사장의 출발은 서울 명동의 3평 남짓한 조그만 라면가게였다. 고교 졸업 후 어려운 환경 때문에 스스로 생계를 책임져야 할 형편이 되자 김 사장은 1981년 명동 제일백화점 옆 건물과 건물 사이에 난 조그만 공간에 라면집을 열었다. "틈새라면의 간판 상품인 빨계떡이 탄생한 것은 창업 3년 뒤인 84년. 술을 좋아하는 김 사장은 해장도 라면으로 했다. 하지만 성에 차질 않았다. 속을 확 풀어줄 만한 시원한 국물맛이 영 아쉬웠다. 고심하던 그는 라면을 끓일 때 고춧가루도 넣어보고, 콩나물도 한 주먹 넣어봤다. 6개월여 이런저런 시도를 하다가 마침내 ‘입에서는 맵지만 속은 풀어주는’ 소스를 개발했다. 위기도 있었다. 대표적인 게 89년의 우지파동이다. 손님이 뚝 끊어져 당시 명동의 라면가게 7~8곳이 문을 닫았으나 틈새라면은 장사를 계속했다. 위기 뒤에는 기회가 온다던가. 6개월 정도 지나 인근 직장인과 학생들이 다시 라면을 먹기 시작했다. 한데 문닫은 주변의 라면가게는 다시 열지 않아 틈새라면에만 손님이 몰렸다. 우지파동 이전보다 손님이 훨씬 늘어난 것이다. 가게를 지금의 자리로 옮길 때도 위기였다. 91년 창업했던 곳을 내주고 마땅한 자리를 잡지 못해 10개월 가까이 문을 닫았는데 그 사이 틈새라면이 잊혀져 버린 것이었다. 두 번째 위기는 ‘비닐봉지 작전’으로 극복했다. 틈새라면의 전화번호와 약도를 커다랗게 그려넣은 비닐봉지를 만들어 명동 일대 구멍가게와 노점상들에게 공짜로 뿌렸는데, 이를 보고 옛 손님들이 다시 찾기 시작했다. 20년 이상 라면을 끓여오던 김 사장은 2002년 11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프랜차이즈 사업이었다. 라면 ‘가게’를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시키는 작업이었다. 이듬해 3월 첫 가맹점을 냈고 2004년 말 100호점을 돌파했다. 가맹점은 현재 120여 곳에 이른다. 이어 라면 제조업에도 나섰다. 언더그라운드에서 다져진 브랜드 파워를 대기업과의 경쟁에 적용시켜보려는 시도다. GS와의 협력에 이어, 지난해 설립한 틈새유통㈜에서는 오뚜기에서 OEM으로 만든 라면을 직접 판매한다. 2월 말 미국으로 첫 수출을 하고, 3월부터는 할인점에서도 틈새라면을 팔 계획이다. GS리테일도 편의점에 이어 2월에는 GS수퍼, 3월부터는 GS마트(할인점)로 판매망을 넓혀가고 있다. 도움말=김용태마케팅연구소 인터뷰ㅣ김복현 사장 “구멍가게 장사도 사업의 축소판” 김복현 사장이 25년 동안 끓인 라면은 40만 그릇이 넘는다. 그의 꿈은 ‘라면 장인’이었다. 지난해 말 그는 행정자치부로부터 신지식인상을 받았다. 라면 장인에 버금가는 인정을 받은 셈이다. 2004년 11월에는 시사주간지 ‘타임’이 아시아판 특집기사에서 틈새라면을 ‘아시아 최고의 라면집’으로 선정했다. 김 사장은 프랜차이즈 및 유통 사업 때문에 바쁜 요즘도 하루 한두 차례는 명동 라면가게에 꼭 들른다고 한다. 편의점에서 틈새라면 인기가 높은데. “신라면보다 더 많이 팔린다고 하더라. 앞으로 유통망을 더 넓혀갈 계획이다. 수출 상담도 계속 진행 중이다. 종합식품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다.” 3평짜리 가게에서 출발해 대기업에 맞먹을 정도의 브랜드를 키워냈는데. “90년대까지만 해도 맛이 먼저고 브랜드는 그 다음이었는데, 지금은 브랜드가 우선이다. 20년 전부터 틈새 브랜드를 키워 사업을 하겠다고 생각해 왔다. 틈새의 브랜드 파워 정도면 대기업에도 당당하게 맞설 수 있다.” 장사를 하다가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됐는데. “잘 몰랐는데 해보니까 사업의 축소판이 장사더라. 장사하며 얻은 경험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장사는 혼자 하지만 사업은 시스템이 돌아가는 거다. 공통점도 있는데, 사람 관리다. 장사나 사업 모두 사람이 하는 것이다.” 예전엔 프랜차이즈 사업을 부정적으로 봤는데. “원래 97년께 하려고 준비하다 IMF 위기 때문에 늦췄다. 당시 프랜차이즈가 우후죽순처럼 생겨 어느 정도 거품이 빠지기를 기다려 2002년에 시작했다. 이왕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하지 않나.” 차별화된 마케팅 노하우가 있다면. “당당하고 솔직하게 장사했다. 손님 앞에서 비굴해지지 않고 최선을 다해 책임감 있게 모셨다. 또 하나는 한국 정서에 맞는 덤 문화를 강조했다. 요즘 기업에서 하는 원플러스원도 그런 것 아닌가. 나는 20여 년 전부터 했다. 덤 문화는 물건 하나 더 얹어주는 게 아니라 정이다. 그게 바로 서비스다.”

2006.02.27 10:14

4분 소요
더 이상 한국에서 배울 것은 없다··· 기술 ‘올인’으로 中 기업 한국 능가 시간문제

산업 일반

더 이상 한국에서 배울 것은 없다 독립의 기술 이것이 장사다 기획 천재가 된 홍 대리 뚜껑 열리는 라이브 콘서트 만들기 커뮤니티로 승부하는 브랜드 전략 저자:김영욱 출판사:랜덤하우스중앙/02-3705-0118 값:1만1,000원 한국과 중국의 승부는 끝났다.” 현직 기자가 쓴 중국 기업 르포 「더 이상 한국에서 배울 것은 없다」에서 저자는 한 연구원의 말을 인용하며 이렇게 쓰고 있다. “이미 중국의 산업기술은 한국과 대등한 수준”이며,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은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의미를 함축한다. 아무리 대국이라지만 어떻게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지 수년 만에 이처럼 무섭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 저자는 “기술에 올인하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컴퓨터 업체인 롄샹(聯想)은 2003년 매출액의 23%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한국 기업들의 평균 연구개발 투자가 매출액의 3%에 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놀라운 수치다. 무선통신 업체인 롄퉁(聯通)은 2003년 세계 최초로 GSM(차세대 이동통신방식)과 CDMA(부호분할 다중접속방식) 통신을 같이 쓸 수 있는 칩을 개발했다. 이 칩은 이미 미국에서 특허를 받았고, 오는 7월이면 이를 활용한 듀얼 모드 전화를 출시한다. 저자는 중국 기업들 중 롄샹이나 롄퉁 같은 사례를 수도 없이 제시한다. 중국 최고 기업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통신설비 제조업체 화웨이(華爲)는 직원 2만200명 중 절반 가까운 1만명을 연구개발 인력으로 확보하고 있다. 기술에 대한 욕심은 해외 기업 인수·합병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동안 외자유치를 통한 기술 이전에 주력해 왔던 중국 기업들은 이제 해외 기업 인수·합병으로 더 쉽고 효율적으로 기술을 이전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해외 기업을 인수하면 합작기업을 설립할 필요 없이 선진 기술과 해외 정보를 통째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인수 대상 기업에는 한국 기업도 끼어 있다. 2002년 말 중국 전자업체 징둥팡(京東方)은 한국의 TFT-LCD(초박막 액정표시 장치) 생산업체인 하이닉스의 자회사인 하이디스를 인수했다. 실제 투자액은 총 투자액의 3억8,000만 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1년 만에 실제 투자액의 절반을 뽑아 성공을 거뒀다. 기술도 이전받고 돈도 버는,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는’ 해외 기업 사냥이 아닐 수 없다. 「더 이상∼」에는 이처럼 중국 기업들의 성공 사례가 듬뿍 담겨 있다. 신용불량에 실업문제에 내수부진 등 문제가 켜켜이 쌓여 있는 한국 경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중국 기업의 성공 사례에서 배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새책/사이드 독립의 기술 울프 마이랜더 지음/신혜원 옮김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사람, 대학 졸업 뒤 수습사원을 시작할지 자기 일을 해볼지 고민하는 사람, 자유업으로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사람 등을 위한 실용 지침서. 프리랜서와 독립기업가의 생생한 사례를 소개했다. 몬순/02-332-1212/9,500원 이것이 장사다 김복현 지음 7평짜리 명동 뒷골목 가게에서 23년 동안 라면만 50만 그릇을 판 틈새라면 사장의 장사 노하우를 담았다. 창업하려는 사람은 철학을 먼저 세우라고 하면서 한국에서 장사로 성공하기 위해 꼭 알아둬야 할 법칙을 가르쳐준다. 거름/02-313-0006/1만원 기획 천재가 된 홍 대리 하우석 지음 사람은 많은데 쓸 만한 사람이 없다고 부르짖는 모든 사업주와 경쟁력과 비전을 갖추고자 하는 모든 직장인에게 하나의 인재상을 제시한다. 거시적으로 경영환경을 이해하고 분석하면서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는 기획인간이 되라고 말한다. 다산북스/02-703-1733/1만2,000원 뚜껑 열리는 라이브 콘서트 만들기 탁현민 지음 윤도현밴드·들국화·강산에·자우림·이상은 등 수많은 공연을 직접 기획한 연출자가 쓴 공연 기획에 관한 생생한 현장 보고서. 컨셉트를 어떻게 잡는지, 공연장과 티켓 가격을 어떻게 결정하는지, 후원·협찬사를 설득하기 위한 제안서 작성법 등을 담았다. 나무와숲/02-3474-1114/1만4,500원 커뮤니티로 승부하는 브랜드 전략 위고넷 e브랜딩 전략연구소 지음 600만에 육박하는 한국의 인터넷 커뮤니티와 브랜드 커뮤니티를 발전 단계별로 분석한 책. 한국형 커뮤니티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캐즘(초기 사용자와 대다수 사용자의 단절) 현상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제안했다. 이-디자인/02-517-4111/1만3,000원

2004.06.18 00:00

3분 소요
[머니메이커]프랜차이즈 ‘틈새라면’ 김복현 사장… “빨계떡 양념 개발에 6개월 걸려”

산업 일반

김복현 사장은 “24년 동안 눈물과 땀이 뒤범벅된 틈새라면 10평짜리 공간은 라면집 사장이 천직임을 알게 해준 곳이다”고 말했다. “면발을 끓는 물에 넣을 때 가장 차진 것이 2주 된 라면입니다. 가장 맛있는 면발 굵기는 1.5∼2㎜ 사이죠. 절대 냄비 안에서 라면을 다 익히면 안 됩니다. 양념을 얹고 젓가락 숟가락 꽂는 데 걸리는 시간과 손님에게 걸어가는 시간도 계산해야 합니다. 라면이 퍼지고 안 퍼지고는 30초 안에 다 결정된다고 할 수 있죠.” 김복현(43) 틈새라면 사장이 줄줄이 읊은 라면 얘기의 한 토막이다. 이 정도면 ‘라면의 달인’이라 할 만하다. 그는 1981년 틈새라면이 문을 연 이후 명동에서 24년 동안 라면만 끓였다. 그것도 10평이 채 안 되는 좁은 공간에서 말이다. 틈새라면의 브랜드 파워가 꽤 세진 지금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사장님’이 됐지만, 그는 요즘도 명동 비좁은 틈새집에서 매일 라면을 끓인다. 라면은 곧 그의 인생이다. 그 결과가 요즘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열매 맺고 있다. 지난해 3월 시작한 틈새라면 프랜차이즈점은 현재 총 60곳. 계약이 성사된 것까지 합치면 이미 80개다. 24년간 다져진 파워가 한꺼번에 분출하는 격이다. “라면 전문점의 매력은 마진율이 높다는 데 있습니다. 넓지 않은 장소에서 두명만으로도 운영할 수 있고, 메뉴가 라면과 단무지뿐이라 버리는 음식도 없죠.” 상권과 입지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10평 기준으로 최저 월 2백만원의 순익은 안정적으로 벌어들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물론 현재 오픈한 프랜차이즈 중 상급 입지의 경우 10평에서 월 1천5백만원 이상의 순익을 내는 곳도 있다. 단일 메뉴가 성공확률 높아 또 한 가지 장점은 다른 음식점에 비해 창업비용이 덜 든다는 점이다. 서울 중급 상권의 경우 10평 기준으로 약 1억5천만원에서 1억7천만원이 든다. 대부분을 차지하는 임대료를 빼면 순수하게 전문점 내는 데 드는 비용은 3천3백만원 정도다. 그래도 그는 반드시 단점도 얘기한다. “프랜차이즈 가맹 문의를 하는 분들께는 꼭 다시 한번 생각해 보도록 기회를 드립니다. 상황이란 게 다 있게 마련이니 얼마 보장하는 식의 환상을 심어주는 건 절대 싫습니다.” 김사장은 가맹점 A/S도 철저하다. 매출이 부진하고 예상했던 만큼 상권이 형성되지 않으면 폐업을 권한다. 실제로 지난 1년간 가맹점 중 두곳이 폐업했다. 상권이 생각만큼 형성되지 않아 투자금은 대부분 회수하는 선에서 가게를 접도록 유도했다. 60곳 중 2곳이면 실패율이 3.3% 정도다. 나쁘지 않은 기록이다. 틈새라면 성공의 일등공신은 빨계떡이다. ‘빨갛고, 계란과 떡을 넣은’ 라면이란 뜻의 틈새만의 고유한 라면 브랜드다. 빨갛게 보이는 비결은 틈새만의 고춧가루 양념. 그가 이 양념을 ‘개발’한 것은 가게를 열고 3년 후인 84년께다. 워낙 술을 좋아하던 그는 다음날 해장용으로 라면을 즐겨 먹었다. 고춧가루를 넣어 먹기도 했는데, 맵기만 할뿐 뭔가 허전한 느낌이었다. ‘좀더 시원하게 만들 수는 없을까?’ 궁리하던 그는 6개월여 이런 저런 양념을 시도한 끝에 지금의 빨계떡 양념을 고안해 냈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남들처럼 토스트·콩나물 해장라면·계란 라면 등 4∼5가지 메뉴를 파는 분식점이었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렇게 해서는 영 차별화가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라면 전문점을 하자 생각했죠. 라면 전문점으로 가면서 빨계떡 하나에 승부를 걸었습니다.” 처음에는 ‘라면 같은 인스턴트 식품이 어떻게 전문점이 되냐’는 것이 주위의 반응이었다. 게다가 빨계떡 하나로 장사가 되겠냐는 시선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초기에는 메뉴가 다양한 게 유리합니다. 하지만 길게 보면 단일 메뉴가 성공확률이 더 높아요. 일단 여러 가지를 한다는 건 특출나게 잘 하는 게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선 경쟁력이 없습니다. 어차피 세상 모든 사람이 다 내 손님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빨계떡을 좋아하는 손님만 내 손님으로 생각하고, 우리 집에서만 먹을 수 있는 빨계떡에만 매달리는 게 옳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에게도 어려운 때가 있긴 했다. 가장 큰 위기가 89년 우지파동 때였다. 매출이 절반 이하로 줄었지만 그는 공업용 기름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손님들을 설득해 나갔다고 한다. 결국 8∼9개월 정도 버틴 끝에 장사가 정상궤도로 올라섰다. 88서울올림픽 전후로 압구정동이 뜨면서 명동 상권이 급속히 쇠락할 때도 그는 흔들림 없이 명동을 지켰다. 상권을 보는 나름의 원칙이 있었기 때문이다. “명동·종로·광화문·신촌처럼 뿌리가 깊은 구 도시는 쉽게 망하지 않습니다. 주거지가 혼재되지 않은 상업중심지이기 때문이죠. 압구정동처럼 주거지와 상권이 혼재된 지역의 상권은 흘러가는 유행의 성격을 띠게 마련입니다. 보세요. 벌써 압구정동이 한물 가고 청담동으로 이동했잖아요. 반면 청계천 복구와 맞물려 명동 상권은 되살아날 조짐이 있어요. 전통 있는 지역은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전통적인 상권지역 노려야 그의 성공비결은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 주관을 고집스레 지켜나가는 데 있다. 라면전문점 외길을 걸은 게 그렇고, 명동을 떠난 적이 없는 게 그렇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비교적 늦은 지난해 시작한 것이 그렇다. “IMF 직후 조기퇴직과 맞물려 창업붐이 일면서 프랜차이즈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더군요. 심한 거품이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좀 더 기다리기로 했죠. 20여년간 오랜 실전 경험을 거친 틈새 가맹사업이 증명도 안 된 어설픈 아이디어로 낸 프랜차이즈 거품에 묻혀 들어가는 게 싫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게 지난해 3월이었다. 그렇다고 특별히 홍보를 한 것도 아니다. 프랜차이즈 사업 시작 이후 지난 1년간 광고라고는 통틀어 단 한 번 모 일간지에 낸 것이 전부다. 그런데도 가맹점이 급속히 느는 이유를 그는 “24년간 시장에서 충분히 검증 받으면서 쌓아온 튼튼한 브랜드”라고 강조한다. 가난한 집안의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웬만한 고생은 다 해봤다는 김사장. 하지만 고생을 오히려 즐기며 라면 외길을 고집스레 걸어 성공한 그가 인생도 돈도 역시 ‘무엇’보다는 ‘어떻게’가 더 중요하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 “매력 만점의 주인이 돼라” 1.내가 좋아하는 메뉴를 선택하라. 김사장이 라면전문점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김사장 자신이 라면광이었기 때문이다. 2.한 분야에서 6개월 이상 일하라. 실전 연습이 없으면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 그 분야에서 이름난 집에 취직해 6개월 이상 근무하면 맛을 내는 법, 서비스 방법, 재료 구입과 재고관리 등을 배울 수 있다. 3.나만의 메뉴를 개발하라. 똑같은 라면이라도 김사장은 독특한 고춧가루 양념을 추가한 틈새만의 라면을 개발했다. 4.주방은 주인이 지켜라. 주인이 주방을 소홀히 하면 음식맛이 달라지고 손님도 들쭉날쭉이다. 5.손님과의 얘깃거리를 늘 만들어라. 김사장은 매일 신문을 한장도 빠짐없이 다 읽는다. 그래야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다양한 손님과 두루 얘기를 나눌 화젯거리를 이어갈 수 있다. 매력만점의 주인이 손님을 끌게 돼 있다.

2004.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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