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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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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MRO 시장 도전 나선 최성안...삼성重, 신성장동력 탑재할까

산업 일반

‘플랜트 전문가’로 삼성중공업 실적 개선에 성공한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가 미국 군수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해양플랜트 시장에선 남다른 존재감을 뽐낸 삼성중공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탑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최성안 대표는 1960년생으로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삼성엔지니어링에 입사했다. 최 대표는 2005년 정유사업본부 PM, 2012년 조달본부장, 플랜트사업1본부장 등을 거쳐 2018년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치밀하고 꼼꼼한 업무 스타일로, 기술 중심의 전략을 중시하는 엔지니어형 경영자로 평가된다.최 대표는 삼성엔지니어링 재직 시절 뛰어난 기술력과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2018년 위기에 빠진 삼성엔지니어링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그가 삼성엔지니어링의 키를 잡자 2017년 219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은 2022년 7030억원으로 5년만에 30배 넘게 급증했다.삼성엔지니어링에 이어 삼성중공업도 실적 개선이 과정에서 삼성 수뇌부의 신임을 얻은 최 대표는 지난 2022년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삼성중공업 대표 자리에 올랐다. 최 대표가 취임하기 전 삼성중공업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8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 누적 영업손실만 5조원 이상에 이른다.삼성중공업은 2016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안을 전격 제출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룹 차원의 대규모 유상증자 참여에도 불구하고, 시장 일각에서는 매각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이런 상황속에서 다시금 구원투수로 등판한 전문가가 바로 최 대표다. 최 대표는 2022년 말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과 고부가 선종 위주의 사업 구조 전환에 집중했다. 특히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설비(FLNG) 분야에서의 초격차 기술력 확보와 함께 생산공정 병렬화 등 공정 개선을 병행하며 원가 경쟁력을 강화했다.그 결과 삼성중공업은 지난 2023년 매출 8조94억원 영업이익 2333억원을 기록하며 9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2년(매출 5조 9447억원, 영업손실 8544억원)과 비교해 매출은 약 35% 오르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삼성중공업의 호실적은 해양플랜트 부문이 이끌었다. 해양플랜트는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분야다. 일반적인 고부가가치 선박보다 가격이 3~5배가량 비싸다. 최 대표는 경쟁사들이 상선·특수선 분야에 집중하는 틈을 타 해양 플랜트에 역량을 쏟아부었다. 삼성엔지니어링 시절부터 갈고 닦아온 플랜트 전문가로서의 역량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FLNG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매출액 9조9031억원, 영업이익 502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4%, 115% 증가한 수치다. 올해 2분기에는 잠정 실적으로 매출 2조6830억원, 영업이익 2048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6.7% 증가했으며, 이는 11년 만에 분기 2000억원을 넘긴 성적이다.상반기 누계 기준으로는 매출 5조1773억원, 영업이익 3279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1%, 57.2% 증가했다. 하반기에도 LNG 운반선과 에탄 운반선 등 가스선 중심의 상선 발주와 FLNG 중심의 해양플랜트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중공업은 아프리카 선주와 예비 계약을 체결한 해양생산설비의 본 계약 체결 가능성이 있으며, 연내 발주가 유력한 FLNG 프로젝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2분기 2000억원대 영업이익은 11년 만의 성과”라며 “연초 제시한 연간 매출 10조5000억원, 영업이익 630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런 상황속에서 삼성중공업은 지난 8월 ‘마스가’(MASGA) 플랜에 동참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8월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비거 마린 그룹(Vigor Marine Group)과 미국 해군의 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 등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미국 해군 및 해상수송사령부 MRO사업에 본격 참여비거 마린 그룹은 미국 군함 유지보수 및 현대화, 특수임무용 선박의 MRO 전문 조선사다. 오리건, 워싱턴, 캘리포니아, 버지니아 등 4개주에 해군 인증 도크와 가공공장 및 수리 서비스 사업을 보유하고 있다.양사간 MOU 체결을 통해 삼성중공업은 조선∙해양 분야 첨단 기술력, 운영 노하우, 최적화된 설비 등을 기반으로 미국 해군 및 해상수송사령부 MRO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미국 해군 MRO 시장은 연간 20조원 규모로 글로벌 MRO 시장 중 가장 크다.삼성중공업은 MRO 사업 협력의 성과를 토대로 향후 상선 및 특수선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한다. 미국 파트너 조선소와의 공동 건조도 적극 추진한다. 삼성중공업의 기술력이 미국 조선업 재건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추가적인 협력 파트너 조선소 확보도 적극 검토 중이다.다만 한화오션 등 경쟁사가 군함·잠수함 등 특수선 분야에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한 것과 달리, 삼성중공업의 특수선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최 대표는 “미국의 대표적인 MRO 조선사인 비거 마린 그룹과 협력하게 돼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며 “세계 최고수준의 MRO 서비스를 제공하고, 성과를 바탕으로 미국 상선 및 지원함 건조까지 수행할 수 있는 기틀 마련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25.10.18 12:37

4분 소요
‘전략형 CEO’의 반전… 김희철이 바꾼 한화오션의 1년

산업 일반

조선업 문외한으로 불리던 김희철 대표가 한화오션의 항로를 바꿔놓았다. 에너지 분야 전문가로 그룹 내 '전략형 최고경영자(CEO)’로 평가받던 그는 취임 1년 만에 한화오션을 국내 단일 조선소 수주 1위 기업으로 끌어올렸다. 거제조선소 대규모 증설, 필리조선소 혁신, 글로벌 가치사슬(GVC) 재편 등 과감한 결정이 연이어 빛을 발했다. 이제 그의 다음 항로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과 미국 해군 협력 '마스가(MASGA)' 프로젝트로 향하고 있다. 적자 탈출과 수주 1위 달성김 대표의 이력은 단연 ‘에너지통’이다. 한화토탈·한화솔루션·한화임팩트 등 그룹 에너지 계열을 거치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조선과의 접점은 미미했다. 이 때문에 그의 취임 당시 업계에서는 "한화가 조선업보다 그룹 시너지를 택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룹 내 에너지 밸류체인을 조선 부문까지 확장하려는 전략적 인사라는 해석이었다. 일각에서는 "현장형 CEO보다 전략형 CEO”라는 꼬리표가 붙었다.하지만 김 대표는 그런 시선을 결과로 뒤집었다. 취임 첫해 한화오션은 단일 조선소 기준 국내 최대 규모의 선박 수주를 달성했다. 총 64척, 89억8000만달러(약 12조원) 규모다. 2023년보다 척수로 42척, 금액으로 54억6000만달러(약 7조8000억원) 늘어난 수치다.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KOSHIPA)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주요 조선사 5곳 중 한화오션이 단일 조선소 기준 가장 많은 선박 수주를 기록했다. HD현대중공업이 108억5000만달러(약 15조5000억원)로 금액 면에서는 앞섰지만, 여기에 엔진·기계 부문(약 4조5600억)이 포함된 결과였다. 순수 선박 수주만 놓고 보면 한화오션이 업계 1위를 차지했다.김희철 대표의 항해는 거침이 없다.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회사는 거제조선소 대규모 증설 계획을 공식화했다. 부유식 도크 신설과 6500톤급 크레인 도입 등 약 6000억원 규모의 투자다. 조선 시장의 장기 호황을 대비하고, 증가하는 수주 물량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김 대표 체제 이후 최대 규모의 투자다.특히 이번 증설 과정에서 그는 ‘생산 효율성’과 ‘인력 재배치’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단순한 설비 확충이 아닌, 스마트 생산체계 구축과 작업 자동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화오션은 그룹 내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연계한 생산관리 시스템 고도화 프로젝트를 병행하고 있다.거제조선소는 한화오션의 심장부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컨테이너선 ▲잠수함·함정 등을 생산하며, 연간 약 36척을 건조한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증설이 완료되면 생산 능력은 약 44척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신규 해상 크레인은 2027년부터 가동될 예정이다.한화오션의 미국 진출 교두보로 평가받는 필리조선소(Philly Shipyard) 인수는 ‘신의 한 수’로 불린다. 인수 결정은 김 대표 취임 직전인 지난해 6월에 이뤄졌지만, 실질적 성과를 가시화한 시기는 그의 체제 이후다.김 대표는 취임 직후 필리조선소를 한화오션의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에 편입시키는 데 착수했다. 이를 위해 거제·옥포 조선소 핵심 기술진을 중심으로 ‘필리 기술협력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LNG 운반선·보급함·함정 설계 기술을 현지에 이식했다. 올해 초부터는 양국 엔지니어 교환 파견 프로그램이 가동돼, 한국식 스마트 생산방식을 현장에 적용 중이다.또한 한화그룹은 최근 이곳에 50억 달러(약 7조원)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밝혔다. LNG선과 해군 보급함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듀얼 라인’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필리조선소는 향후 미국 해군과 상선 프로젝트를 병행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게 된다. KDDX와 MASGA, ‘두 시험대’한화오션 앞에는 여전히 굵직한 과제가 남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과 미국 해군 협력 프로젝트 ‘MASGA’(마스가·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다.KDDX는 한화오션이 방산 조선의 입지를 확고히 다질 수 있는 최대 프로젝트로, 총 6척 규모·7조8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국책 사업이다. 한화오션은 한화시스템과 손잡고 전투체계와 함정 플랫폼을 통합 공급하는 구조를 구상 중이다. 선체는 한화오션이, 전투체계 핵심인 S·X밴드 레이더는 한화시스템이 담당한다.업계는 이번 사업을 ‘현대중공업의 기술력’ 대 ‘한화그룹의 시스템 통합력’의 대결로 본다. 김 대표에게 KDDX는 단순한 수주 경쟁을 넘어, 한화오션이 ‘조선+방산 융합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분수령이자 시험대다.마스가 프로젝트는 김 대표의 글로벌 경영 감각이 시험받는 무대다. 필리조선소 인수를 통해 미국 시장에 진입했지만, 마스가는 미국 정부·해군·현지 산업계가 얽힌 복잡한 장기 프로젝트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한화그룹은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에 나섰다. 최근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 출신 알렉스 웡을 글로벌 최고전략책임자(CSO)로, 미 해군 함정 프로그램 책임자였던 톰 앤더슨을 미국 법인 조선사업부 사장으로 영입했다. 업계는 이번 인사가 마스가 프로젝트 추진력과 대미(對美) 협력 채널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알렉스 웡과 톰 앤더슨의 합류가 마스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단정하긴 어렵지만, 한화오션의 글로벌 시너지 강화에는 분명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마스가 프로젝트에 중국은 큰 변수다. 중국 정부는 지난 10월 14일 한화오션의 미국 소재 자회사 5곳에 대한 제재를 결정했다. 여기엔 한미 조선 협력을 상징하는 마스가 프로젝트의 핵심 필리조선소도 포함됐다. 이번 제재는 미국과 중국 양국간 선박 입항 수수료 갈등이 주된 원인이다. 정작 불똥은 한화오션에 튀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상황을 신중히 살펴본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발표 내용을 인지하고 있다”며 “해당 조치가 당사에 미치는 사업적 영향에 대해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2025.10.18 08:00

4분 소요
운명의 한미 정상회담, 한국 경제와 국정 동력의 향배 [스페셜리스트 뷰]

전문가 칼럼

2025년 8월 25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의 첫 한미정상회담은 단순한 외교적 의례를 넘어선 정치적·경제적 분수령이었다. 취임 82일 만에 성사된 이 회담은 국내적으로는 국정 동력 확보의 시험대였고, 국제적으로는 동맹의 미래를 가늠하는 자리가 되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회담을 두고 성과와 부담이 교차하는 만남이라며, 미국 내 산업보호 압력 속에서 한국이 상당한 양보를 요구받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반면 워싱턴포스트는 동맹의 미래를 시험하는 자리라 규정하며, 한미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진화할지, 아니면 협상형 거래관계로 후퇴할지를 관전 포인트로 제시했다.한국 주요 언론은 회담을 '운명의 회담'이라 규정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리더십 시험대로 해석했다. 극심한 국내 정치 양극화와 지지율 하락세 속에서, 외교 무대에서의 가시적 성과는 곧 국정 주도력 회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산업계 또한 이번 회담이 자동차·철강·반도체 등 핵심 수출 산업에 미칠 영향을 촉각을 곤두세우며 지켜보았다. 긴장 속 진행된 첫 정상회담…협력의 메시지로 마무리트럼프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돌발 발언으로 긴장 속에 시작된 첫 한미정상회담은 협력의 메시지로 마무리됐다. 한국에서 숙청 또는 혁명이 일어난 것 같다는 언급은 AFP·로이터 등 외신들로부터 동맹에 긴장이 감돌았다는 평가를 낳았지만, 회담장에서 트럼프는 이를 오해로 정리하며 동맹을 치켜세웠다. 뉴욕타임스는 한 시간 동안 동맹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 대통령의 설득이 성과를 거둬 트럼프가 입장을 바꿨다고 평가했고, AP는 남북 협력·북한 개발 구상이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며 북미·남북 대화 중재 가능성까지 열어두었다. 경제 의제에서도 조선업 협력이 거론되며 양국 첨단산업 연계의 단초가 마련됐다.그러나 불씨도 남았다. 트럼프는 주한미군 감축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기지 소유권 문제를 언급해 논란을 예고했다. 워싱턴포스트와 AP는 각각 미국이 한국 기지를 임대 대신 소유 원한다며, 오산 기지 계약 파기 발언을 보도했다. 외신들의 공통된 평가는 위기를 관리하며 협력의 메시지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식 동맹관은 언제든 거래로 전환될 수 있다. 한국은 이번 회담을 단순 이벤트로 소비하지 말고, 방위비·관세·주한미군 문제 등 구조적 불확실성에 선제 대응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결국 이번 정상회담은 단기적 합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한국이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이중 전략에서 벗어나, 기술·산업·안보가 얽힌 새로운 동맹 질서 속에서 주도권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를 시험하는 출발점이었다. 이재명 정부가 얻어낼 성과와 감내해야 할 비용이 앞으로 한미관계의 방향뿐 아니라 한국 경제와 정치 지형에도 중대한 변곡점을 만들 것이다. MASGA와 조선업 협력, 공격형 협상 카드로 부상한 조선산업이번 한미정상회담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조선업 협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한국은 훌륭한 선박 건조 능력을 갖고 있다”며, 한국과 함께 미국 조선업을 되살리자는 제안을 꺼내 들었다. 그는 자신의 정치 구호를 변형한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를 새로운 회담 의제로 올리며, 러스트벨트 유권자와 군수 산업계에 동시에 메시지를 던졌다. 한국은 세계 1위의 조선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사실상 사라진 조선업 부흥이라는 정치적 과제를 안고 있다. 이 간극을 정확히 읽은 이재명 대통령은 맞춤형 협력안을 제시하며 외교 무대에서 공세적 주도권을 행사했다. 조선업 협력은 단순한 산업 협력이 아니다. 미국 내부에서는 러스트벨트 제조업 부흥이라는 정치적 서사가 걸려 있고, 한국 입장에서는 자동차·철강·반도체에서 불가피하게 방어적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는 협상 구도를 전환시킬 공격 카드가 된다. 특히 자동차·철강은 미국의 관세·보호무역 압력이 집중되는 분야이지만, 조선업은 양국의 이해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협상 테이블에서 드문 윈-윈 카드였다.산업적 파급효과도 크다. 이번 협력은 한국 기업들에 군함 수주, 민간 선박 건조, 수리·개조 사업, 미국 내 합작 조선소 투자 등 다층적 기회를 제공한다. 더 나아가 미국 해군의 함정 현대화 프로젝트와 연계될 경우, 수십조 원 규모의 안정적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이는 철강, 엔진, 해양플랜트 등 연관 산업에도 파급되며 산업생태계 전반의 부흥을 견인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MASGA는 단순한 정치 구호를 넘어, 한미 양국이 이익과 상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보기 드문 협력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번 조선업 협력은 방어적 외교에 머물던 한국이 처음으로 공격형 협상 성과를 이끌어낸 사례가 될 수 있다. 한·미 정상회담, 700조원 대미 투자 러시의 명암이번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은 외교 무대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정부 차원의 동맹 강화와 함께, 우리 기업들이 줄줄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으며 사실상 투자 외교의 장이 펼쳐진 것이다. 발표된 규모만 1500억달러, 앞서 합의된 3500억달러 금융 패키지까지 합치면 총 5000억달러, 우리 돈 700조원에 달한다.항공·자동차·조선·원자력 등 주요 산업 전반에 걸쳐 협력안이 구체화됐다. 대한항공은 70조원 규모로 보잉 항공기 103대를 구매하며 국내 항공사 역사상 최대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로봇 공장 설립과 전기차·배터리 라인 확충에 36조원을 투입한다. 조선 분야에서는 HD현대가 미국 사모펀드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공동펀드를 조성해 조선소 현대화에 나서고, 삼성중공업은 미 해군 지원함 유지보수 사업에 참여한다. 원자력 부문에서도 차세대 SMR 개발과 원전 시공 등 4건의 협약이 체결됐다. 반도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슈퍼컴퓨터용 첨단 칩 공급을 논의하며 AI 반도체 시장의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문제는 이 막대한 투자가 한국 경제로 얼마나 환류되느냐는 점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확실한 이득을 얻지만, 한국은 자본과 고용이 해외로 유출될 우려가 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관세 인하 시점이 여전히 미정이다. 대미 투자가 확대되더라도 무역 장벽이 그대로라면, 기업 부담은 줄지 않는다. 700조원이라는 거대한 투자 러시가 단순한 해외 이전에 머물지 않으려면, 정부와 기업의 전략적 설계가 필요하다. 해외 투자와 국내 연구개발(R&D)의 연계, 중소 협력업체의 글로벌 공급망 진입 지원, 국내 인재 양성과 투자 조건의 연결 등이 필수적이다. 대미 투자가 불가피한 선택이라 하더라도, 그 성과가 한국 산업 생태계와 고용으로 환류되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외형적 성과, 내실 없는 성장이 될 수 있다.대한항공의 보잉 항공기 구매는 단일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일본과 카타르도 최근 관세 협상 과정에서 대규모 항공기 구매를 약속했는데, 이번 대한항공의 행보 역시 미국의 전략적 요구에 부응한 성격이 강하다. 현대차는 로봇 공장을 비롯해 전기차·배터리 생산망을 강화하며 미국 내 제조 생태계에 깊숙이 들어간다. 이는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보조금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필연적 선택이지만, 국내 고용 기반 약화를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조선업은 MASGA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조선소 현대화와 해양 물류 협력을 추진한다. HD현대는 미 사모펀드와 수십억 달러 규모 공동투자 펀드를 조성했고, 삼성중공업은 미 해군 지원함 유지보수 사업 참여를 확정했다. 원자력 분야에서는 차세대 SMR 개발과 원전 시공 관련 협약 4건이 체결되며, 한국 원전 기술의 글로벌 진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성과인가, 포에버 협상의 덫인가지난달 말 양국은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으나, 현실에서는 여전히 25%가 부과되고 있다. 적용 시점조차 불투명하며, 일본·EU도 유사한 합의를 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행정명령이 없다는 이유로 실효되지 않았다. 오직 영국만 예외적으로 인하 적용을 받았는데, 이는 영국의 대미 수출 규모가 작아 미국 산업에 위협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연간 140만 대 이상을 수출하는 한국은 그만큼 정치적·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뜻이다.워싱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무역 협상이 끝났다고 못 박았다. 지난달 양국이 원칙적으로 합의했던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1,500억 달러 상당의 한국기업의 미국투자, 그리고 관세율 인하(25%→15%)를 공식화한 것이다. 회담 전까지만 해도 트럼프 행정부는 합의 불만족을 언급하며 한국의 세부 이행을 압박했지만, 이번 한미 정상회담으로 최소한 불확실성은 해소되었다고 평가된다. 대통령실은 이를 합의 이행과 신뢰 회복의 신호로 강조했다. 약속을 지키는 파트너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국내 산업계에 안정적 환경을 조성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백악관의 시각은 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반드시 합의를 지킬 것이라며 미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더 나아가 이번 협정을 한국과의 역대 최대 무역 합의로 치켜세우며 정치적 성과를 미국 내 유권자에게 어필했다.산업계에서는 전기차·배터리·반도체 등 전략 산업에 대한 미국 내 투자가 장기적으로 한국의 기술력 강화와 시장 확대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지만, 동시에 재정적·운영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관세 인하 혜택이 투자·구매 부담을 상쇄할 만큼 효과적일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국 언론은 이를 트럼프의 협상 승리로 포장한다. SNS와 언론 플레이로 압박을 가하다가 최종적으로 합의를 관철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이행 가능성에는 의문을 제기한다. 대규모 투자와 구매 약속이 단기간에 실현되기는 어렵고, 한국 내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결국 이번 무역 합의는 성과와 부담이 교차하는 이중적 성격을 갖는다. 불확실성을 줄이고 동맹 신뢰를 확인했다는 점에서는 성과지만, 구조적 부담은 한국 경제가 감당해야 할 몫으로 남는다. 이재명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는 분명하다. 트럼프식 거래외교의 불확실성을 관리하면서, 대규모 투자와 구매를 어떻게 한국 산업의 체질 강화와 신시장 개척으로 연결할 것인가다. 성과를 국내 산업의 성장 동력으로 전환하지 못한다면 이번 합의는 기회보다 짐이 될 수도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외교적 봉합을 넘어, 경제적 실행 전략이다.반도체·의약품 문제 역시 상황은 유사하다. 미국은 최혜국 대우를 약속했지만 이를 입증할 공식문서를 제시하지 않았다. 블룸버그가 이를 포에버 협상(Forever Negotiations)이라 명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합의가 언제든 뒤집힐 수 있고, 정책적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구조라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미국 내 부처 간 경쟁 구도다. 통상 관료들이 각자의 성과를 부각하기 위해 협상을 계속 끌고 가는 방식이 고착화되어 있어, 합의는 완결되지 못한 채 늘 미완 상태로 남는다. 이는 한국 기업들에 항상 불확실성을 떠안게 하는 구조적 리스크로 작용한다.자동차는 한국 수출의 핵심축이다. 관세 인하 합의가 실효되지 않는다면 산업 전반은 불확실성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적용 시점을 명시한 문서화, 구속력 있는 강제 장치 확보, 미국의 추가 요구에 대응하는 국내 지원 패키지 마련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과는 오히려 정치적 부담으로 전환될 수 있으며, 이번 회담은 성과 있는 합의가 아닌 불안정한 약속으로 기록될 위험이 크다. 국익 중심 실용동맹, 한미동맹 3.0의 출발점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국방비 인상이 논의된 것은 한국 정부에 중대한 시험이다. 이는 곧 한국 재정에 직접적 부담으로 이어지고, 국내 여론의 강한 반발을 촉발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가 단순히 비용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투자형 지출로 전환할 수 있다면, 오히려 산업적 기회로 승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예컨대 증액분을 무기 공동개발, 방산 협력, 첨단 무기 도입에 연계해, 국내 방위산업의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그것이다.문제는 국방비를 넘어선 전략적 유연성 확대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주한미군을 운용할 수 있는 권한을 확대하려 한다. 이는 대중 견제에는 유리하지만, 한국으로서는 한반도 방위 공백이라는 구조적 불안을 초래한다. 따라서 한국은 정보 공유 확대, 첨단 무기 체계 배치, 미사일 방어 강화 같은 보완 장치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단순한 동맹 기여 확대가 아니라, 실질적 안보 공백을 막는 균형 조치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뜻이다.이번 회담에서는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기지 부지의 소유권을 미국이 요구할 수 있다는 발언까지 내놓았다. 이는 한미동맹 역사상 전례가 없는 요구로, 국내에서 강력한 논란을 불러올 소지가 크다. 방위비 증액과 전략적 유연성, 그리고 기지 소유권 문제까지 결합될 경우, 동맹의 비대칭성이 심화되고 한국이 사실상 종속적 위치로 밀려날 위험이 있다.따라서 이재명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는 명확하다. 첫째, 방위비 증액을 산업적 기회로 재구성하는 투자형 접근. 둘째, 전략적 유연성 요구에 대한 보완적 안보 장치 확보. 셋째, 기지 소유권 문제와 같은 전례 없는 요구에 대해서는 원칙적 대응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은 부담만 늘고 실익은 적은 동맹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결국 방위비와 전략적 유연성 문제는 단순한 금전적 논쟁이 아니다. 동맹의 대칭성과 지속 가능성을 가르는 시험대이며, 이재명 정부가 동맹의 비용을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지 여부가 향후 한미관계의 질적 변화를 결정할 것이다.워싱턴 CSIS 연단에 선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 원칙은 남북관계에서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북한 도발에는 강력히 대응하되, 대화와 협력의 통로를 열어두겠다는 것이다. 이는 억지와 관리, 대화를 병행하는 3중 전략으로, 안보·경제·외교를 동시에 포괄하는 새로운 접근법이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한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준수하고 비핵화 공약을 지켜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동시에 화해와 협력을 통한 남북관계 개선이야말로 남북 모두와 한미 양국에 이익이 된다는 점을 역설했다. “비핵·평화·공존의 길이 열릴 때 한미동맹은 글로벌 차원으로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는 발언은, 동맹을 단순한 군사적 장치가 아닌 미래 전략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안보 차원에서는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 두드러졌다. 국방비 증액을 공식화하며, 스마트 강군으로의 전환과 첨단 방산 협력을 미국과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한국의 국방역량 강화와 한미 방산 협력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는 한미가 단순한 군사동맹에서 첨단 기술과 방산 산업을 매개로 한 첨단기술 동맹으로 진화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성과와 부담의 교차, 공격형 외교와 비대칭 동맹의 동시 현실이번 한미정상회담은 성과와 부담이 교차하는 자리였다. 조선업 협력이라는 성과는 한국 외교가 더 이상 수세적 방어에만 머무르지 않고, 공세적으로 협상 주도권을 쥘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였다. 자동차·철강·반도체 같은 전통 수출산업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압박에 직면한 상황에서, 조선업은 양국의 이해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드문 기회였다. 한국이 공격형 외교로 전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순간이었다.그러나 그 이면에는 무거운 짐이 여전히 남았다. 관세 협상은 합의의 실체가 모호하고 적용 시점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국내 산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효과는 미미한데, 정치적 성과로 포장하기에는 근거가 약했다. 더구나 방위비 분담 증액과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확대 문제는 한국 사회에 직접적인 재정적·안보적 부담을 안겼다. 나아가 주한미군 기지 부지 소유권 발언은 동맹의 비대칭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전례 없는 요구였다. 결국 이번 회담은 한미 관계가 성과와 압박을 동시에 수반하는 구조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미국 언론들이 지적했듯, 끝없는 협상과 압박이 동맹의 뉴노멀이 된 것이다. 향후 과제는 분명하다. 통상 분야에서는 합의의 실효성을 담보할 구속력 있는 문서화가 시급하다. 자동차 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세제 지원, 보조금, 연구개발 투자 확대 같은 산업 보호 장치도 병행해야 한다. 안보 분야에서는 방위비 증액을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무기 공동개발, 방산 협력, 첨단 무기 도입으로 연결해 산업적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 전략적 유연성 문제에 대해서는 정보 공유 확대, 첨단 자산 배치, 미사일 방어 강화 같은 실질적 보완책이 뒤따라야 한다.정치적으로는 국민 설득이 핵심이다. 외교적 성과는 성과대로 강조하되, 부담은 숨기지 않고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국민적 고통 분담 없이는 외교적 성과를 지켜낼 수 없다는 점을 공유할 때만 국정 동력이 유지될 수 있다. 이번 정상회담의 본질적 메시지는 결국 방패와 창의 균형이었다. 피해 산업에는 방패를, 기회 산업에는 창을 드는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재명 정부가 이 균형을 얼마나 능숙하게 운용하느냐가, 앞으로 한국 외교와 경제, 그리고 동맹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필자는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경영학 박사를 취득하고,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인적자원개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대자동차 기획실과 인사부문에서 9년 간 근무한 경력이 있고, 대한경영학회 회장, 한국제품안전학회 회장, 산학협력단장·연구처장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제40대 한국생산성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2025.08.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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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국제 해양플랜트 전시회 참가…해양설비 4종 선봬

산업 일반

한화오션이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 해양플랜트 전시회 ‘오프쇼어 코리아 2024’(Offshore Korea 2024)에 참가해 세계 최고 수준의 해양 설비 관련 기술력을 선보인다고 15일 밝혔다.오프쇼어 코리아는 격년제로 1만5000여 명의 관람객이 찾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양 산업 대표 전시회다. 전 세계 20여개국 약 200개 기업에서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다. 한화오션은 올해로 7회째를 맞는 국제 해양플랜트 전시회에서 총 4종의 해양 제품을 선보인다.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LNG-FPSO) ▲해상 풍력발전기 설치선(WTIV) ▲드릴십 등이다. 이번에 전시되고 있는 해양 설비들은 한화오션의 최첨단 기술력이 적용돼 있다.한화오션은 현재까지 모두 8기의 FPSO(LNG-FPSO 포함)를 수주해 7기를 성공적으로 인도하고 1기를 현재 건조하고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FPSO는 하루 최대 22만 배럴의 원유와 440만㎥의 천연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FPSO다. LNG-FPSO의 경우는 한화오션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해양 설비다.한화오션의 WTIV는 15MW급 또는 20MW급 대형 해상풍력발전기를 싣고 운항할 수 있으며, 수심 65m까지 발전기를 설치할 수 있다. 한화오션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4척의 WTIV를 수주해 2척을 성공적으로 인도했고, 현재 2척을 건조하고 있다.드릴십은 한화오션이 자체 개발한 디자인을 적용했으며, 최대 수심 3.6km 심해에서 최대 12km까지 시추가 가능하다. 특히 2개의 시추 타워가 적용돼 시추 타워가 1개일 때보다 작업시간을 25% 이상 절감할 수 있다. 또 안정된 선체 고정을 위한 다이나믹 포지셔닝 시스템, 안전한 시추 작업을 위한 2개의 폭발 차단 안전장치 등이 적용돼 효율성과 안전성을 모두 충족하는 드릴십이다.한화오션 관계자는 “한화오션의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통해 글로벌 해양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10.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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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난’에 허덕이는 조선업계...‘쌓인 일감’에도 전전긍긍

산업 일반

조선소에 사람이 없다. 올해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는 모두 ‘슈퍼사이클’(초호황기) 본궤도에 올라서며 동반 흑자를 이뤄냈다. 그럼에도 마냥 웃을 수 없다. 원인은 ‘인력난’이다. 조선소에 일 할 사람이 부족해 정작 납기 일을 제때 맞추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의 올해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은 7885억103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911억2073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장밋빛인 셈이다. 특히 한화오션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조선 3사 모두 호황을 누리고 있다.세부적으로 살펴보면,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영업이익은 5366억2757만원이다. 전년 동기(522억1233만원)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올해 HD한국조선해양이 1조원대 흑자 달성을 이뤄 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한화오션도 적자의 늪에서 탈출했다. 지난해 한화오션은 2218억447만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나, 올 상반기의 경우 432억7757만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삼성중공업은 2085억9587만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784억7140만 원)대비 2.65배로 증가한 수치다.일감도 두둑하다. 조선업체들의 수주 잔고를 보면 ▲한국조선해양 743만8600만 달러(102조 원) ▲한화오션 318억 달러(43조 7000억 원) ▲삼성중공업 329억 달러(45조 원) 규모의 생산 물량이 대기 중이다. 조선업계의 약 3~4년치의 일감이 한데 쌓여있는 셈이다.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1~7월 누적 기준 글로벌 신조선 발주는 전년 동기 대비 22.1% 증가한 3559만CGT(표준선 환산톤수)다. 이는 지난 2021년 1~7월(3877만CGT·1513척)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중 국내 조선사들은 811만CGT·176척을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기간제·외국인 근로자 투입에도...인력난 현재진행형문제는 부족한 숙련공이다. 쌓여있는 일감에도 조선업계가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서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조선 3사의 올해 상반기 임직원 수는 3만328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3만1809명보다 1477명(4.6%) 늘어났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정규직보다 ‘기간제 근로자’가 더 크게 증가했다. 정규직은 올해 상반기 2만9147명으로 지난해 말 2만8896명보다 251명(0.9%)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기간제 근로자는 올해 4130명으로 지난해 2913명보다 1217명(41.8%) 급증했다. 또 조선업계는 외국인 근로자 고용도 확대했다. 조선 빅3의 올해 상반기 기준 외국인 근로자 수는 1만7900명으로 지난해 말 1만5200명보다 2700명(17.8%) 증가했다. 기간제·외국인 근로자를 투입하면서 우선 급한 불은 끈 셈이다.표면적으로는 일손이 늘어났다. 다만, 과거 호황기와 비교했을 경우 일손은 턱없이 부족하다. 삼성중공업 직원 수의 경우 지난해를 제외하고 마지막 흑자였던 2014년 당시 1만3788명이었다. 한화오션도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한 2018년 당시 9938명의 일손을 보유하고 있었다. 2017년엔 인력이 1만226명에 달했다. 당시와 비교했을 경우 인력 부족은 여전히 부족한 셈이다.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인력난 문제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조선업계 인력 부족이 올해부터 연평균 1만2000명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7년부터는 약 13만 명의 인력이 더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이어지는 인력난과 숙련공 부재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는 선박 납기지연으로 직결되는 까닭이다. 한화오션의 경우 지난 6월 30일 납기 예정이던 6척의 컨테이너선 인도 일정을 오는 11월 25일로 미뤘다. 원인으로는 숙련공 부족으로 인한 생산성 하락이 지목됐다. 이 같은 생산성 하락은 한화오션이 2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쳤다. 가뜩이나 일손 부족한데...‘연쇄 파업 리스크’ 어쩌나파업 리스크도 인력난에 기름을 붓는다. 조선업계 노사는 추석 명절 전까지 익믐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사이에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당초 조선노연은 추석 전 까지 개선된 제시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파업의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가뜩이나 부족한 인력에 조선업계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까지 지속될 경우, 생산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14년만에 조선업이 슈퍼사이클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선 노조의 파업은 계속해서 이어져 오고 있다. 지난달 중순에는 한화오션 노조들이 거제 사업장에서 부분 파업에 착수했다. 지난 4일의 경우 조선노연이 울산 HD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파업을 실시했다. 이어 지난 9일 오후 2시 30분경 경남 거제에서 공동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조선노연은 HD현대 계열사를 비롯해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케이조선 ▲HSG성동조선 등 8개 조선사 노조가 포함돼 있다.파업이 이어지자, 업계는 이로인한 납기 지연금 발생 가능성 등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아울러 수년간의 불황 끝에 슈퍼사이클 본궤도에 올랐으나, 노조의 파업이 유감스럽다는 입장이다.업계 관계자는 “모처럼 찾아온 호황기에 노조 파업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당장 선박 건조에 큰 차질은 없겠으나, 파업이 이어질 경우 선박 납기 지연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에 노사간 합의점을 빠르게 찾기 위해 상호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4.10.04 17:31

4분 소요
한화오션, 31번째 건조 원유생산설비 1기…거제→카타르 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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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제작한 원유생산설비 1기가 일정에 맞춰 출항했다.한화오션은 30일 카타르 NOC(North Oil Company)로부터 수주한 고정식 원유생산설비(Fixed Platform) 1기가 3년간의 건조공정을 마치고 거제사업장을 떠났다고 밝혔다.이 설비는 원유생산설비가 설치된 상부구조물(Topside)과 이를 해저에 고정시키는 하부구조물(Jacket) 주변 설비와 연결하는 구조물 등으로 구성돼 있다. 총 무게는 3만4800톤에 달한다. 이번에 출항한 설비는 한화오션이 건조한 31번째 고정식 생산설비다. 고정식 생산설비는 한화오션이 가장 많이 건조한 해양설비다. 해당 프로젝트는 역대 해양 공사 중 가장 많은 해외 협력사가 참여한 프로젝트다. 최근 해양 시장은 현지 조달 및 생산 범위를 확대하는 추세로 이번 협업 경험은 향후 수주활동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한화오션은 해양사업의 전략적 변화를 위해 지난 4월 필립 레비 전 SBM Offshore Americas 사장을 해양사업부장으로 영입했다.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및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와 같은 해양설비와 해양 신재생 에너지 관련 사업의 일괄도급 방식(EPCIO)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부유식 해양플랜트 상부구조물 전문 제작 업체인 다이나맥(Dyna Mac) 지분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부유식 해양플랜트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한화오션 해양사업부장 필립 레비(Philippe Levy) 사장은 “이 프로젝트가 일정에 맞게 출항할 수 있도록 노력해준 직원들과 협력사에게 감사드린다”며 “한화오션은 혁신적 변화를 통해 업계 표준을 설정하고 주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4.07.30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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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상반기 영업익 흑자 전환…건조물량 증가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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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연결 기준 잠정 실적공시를 통해 2024년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다.한화오션의 2024년 상반기 실적은 ▲매출액 4조8197억원 ▲영업이익 433억원 ▲당기순이익 23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약 47.8%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 했다.한화오션은 건조물량 증가와 LNG운반선의 반복 생산 체계가 매출증가에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종인 LNG운반선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컨테이너 적자호선의 영향으로 생산 일정 조정 및 외주비 증가 등 생산 안정화 비용이 반영된 결과 2분기는 소폭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원가 절감 활동, 환율 상승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상반기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다. 하반기에는 LNG운반선의 매출 비중이 더 늘어나고, 생산 안정화를 통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잠수함 창정비 및 해양플랜트의 본격적인 공사가 진행됨에 따라 매출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한화오션은 약 3년치의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상반기 수주실적은 ▲LNG 운반선 16척 ▲원유 운반선 7척 ▲암모니아 운반선 2척 ▲가스 운반선 1척 ▲해양 1기 등 총 27척(기)으로, 총 금액은 53억3천만 달러다. 6개월만에 지난해 수주실적 35억2천만 달러를 초과 달성한 셈이다. 한화오션은 하반기에도 높은 수준의 수주 잔고와 우호적 시장 환경 속에서 선별 수주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안정적인 인력 수급과 생산 효율을 위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으며, 생산 시스템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본격적으로 고선가에 수주한 LNG 운반선 건조가 진행됨에 따라, 수익성 개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2024.07.2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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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의 테슬라’ 자율운항선박, 해운업계 지형도 바꾼다 [스페셜리스트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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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의 테슬라’라는 평가를 받는 자율운항선박(Maritime Autonomous Surface Ship·MASS) 기술은 해운업계의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해운업계의 중요한 화두다. 자율운행 자동차가 레이더나 라이더, 위치정보시스템(GPS) 그 외 다양한 센서를 통해 자율운행을 하듯, 자율운항선박도 레이더와 GPS 신호, 선박자동식별장치 등이 연동돼 수초 간격마다 배의 위치를 재조정하게 된다. ‘망망대해에서 자율운항선박 기술이 필요할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전 세계 해운업계는 자율운항선박 기술의 고도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기술이 완성되면 운항 시 해상 조건에 영향을 덜 받고 노령화되는 인력난에 대비할 수 있으며, 열악한 해상 근무 여건을 육상에서 대신할 수 있어 해상 물류에 혁신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세계 조선 강국으로 평가받는 한국 기업들이 이 시장을 노리는 이유다.올해 런던에서 자율운항선박 국제협약 채택 논의 2017년 국제해사기구(International Martime Organization·IMO)는 제98차 해사안전위원회(Maritime Safety Committee·MSC)에서 전 세계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스마트선박 기술개발과 자율운항선박 출현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덴마크·일본·영국·미국·한국 등 9개 회원국의 요청으로 기존 협약에서 신기술 적용을 방해하는 규정을 식별하는 규정식별작업에 착수했다. 2018년 5월, 제99차 해사안전위원회에서는 규정식별작업과 함께 향후 도래하게 될 자율운항선박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첫 준비로 ‘자율운항선박 시범 운항을 위한 임시지침서’(Interim Guidelines for MASS Trials) 개발에 착수했다. 2019년 제101차 해사안전위원회에서 개발을 완료했고, 2021년 제104차 위원회에서는 제105차부터 MASS 협약(Code) 개발을 정식의제로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2022년 제106차 회의에서 실질적인 협약 개발 작업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2023년 제107차 회의를 거쳐 2024년 런던에서 개최되는 제109차 해사안전위원회에서 비강제 자율운항선박 협약 지침 개발을 완료하고, 자율운항선박 국제협약을 본격적으로 채택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를 시작으로 2025년 제110차에서 강제화 작업 및 승인 준비와 기존 국제해상인명안전협약 개정을 거쳐, 2026년 제111차 회의에서 강제 협약 채택을 하고2028년 1월 1일 강제 협약 발효를 준비하고 있다. 자율운항선박 시대가 성큼 다가온 것이다.세계 자율운항선박 시장은 부분 자율운항선박(Partially Autonomous Ship)과 완전 자율운항선박(Fully Autonomous Ship) 시장으로 구분하고 있다.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Allied Market Research)의 ‘2020-2030 자율운항선박 시장 규모’ 보고서에 따르면 완전 자율운항선박 시장은 2020년 9억9661만 달러(약 1조3300억원)로 평가했다. 2030년까지 109억4985만 달러에 도달하여 2020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은 27.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마켓 쉐어 애널리시스에서 발표한 보고서는 시장 규모를 이보다 더 높게 전망했다. 2024년 세계 자율운항선박 시장 규모는 83억9000만 달러로 예측 기간 중 성장률 8.39%를 기록하고, 2029년에는 121억9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과 분석 시점, 분석 기관에 따라 시장 규모 예측이 약간 차이가 있지만, 2030년까지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공통적이다. 세계 각국 국제협약 발효 대응 준비에 여념 자율운항기술 선도국 노르웨이는 2020년 8월 자국 해역에서 운항할 레벨 3∼5의 자율운항 선박에 적용할 지침을 마련했다. IMO는 자율운항 수준을 1~4레벨로 구분하고 있지만, 국가별로 다른 기준을 사용하기도 한다.영국은 산업계·학계 및 규제기관으로 구성된 자율운항선박 규제 작업반인 ‘무인선 규정 연구 그룹’(MASRWG)을 통해 2017년 11월 ‘자율운항시스템의 설계·건조 및 운전을 위한 지침서’를 처음으로 발표했고, 2021년 12월 기준으로 5판까지 개정한 상태다. 핀란드는 2018년 7월부터 선주들에게 당직 및 최소 선박 인원 요건을 면제해 자율운항선박 개발을 가능하게 했다. 2019년 2월부터 자국 해역에서 원격도선을 허용했다. 한국 정부도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을 촉진하고 조기 상용화를 위해 2030년까지 추진할 주요 과제를 담은 ‘자율운항선박 분야 선제적 규제혁신 로드맵’을 2021년 10월에 제시한 바 있다. 자율운항선박의 안전한 운항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시범운항 및 실증을 위한 법적 근거를 위해 2022년 8월에 ‘자율운항선박 개발 및 상용화 촉진에 관한 법률(안)’을 마련했고, 2023년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입법을 준비 중이다. 또한 각국 주요 선급도 자율운항선박 규칙을 개발하기 위해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한국 정부 KASS 프로젝트 알리려 동분서주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2030년을 전후해 ‘바다 위의 4차 산업혁명’, ‘바다 위의 테슬라’라고 평가받는 자율운항선박 상업화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술개발 경쟁도 가속화하고 있다. 기술개발 노력과 함께 수반되어야 하는 게 국제협약과 기술표준 선도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율운항선박 국제협약 채택과 발효를 앞둔 시기에 국내에서 개발 중인 기술과 실증 내용을 바탕으로 한 국제사회 참여가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2023년 5월 열린 제107차 MSC 기간 해양수산부 및 국내 연구개발 기관이 IMO 런던 본부에 집결했다. 한국의 기술개발 현황을 소개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했는데,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의 지원으로 국내에서 진행 중인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사업(KASS 프로젝트)의 내용을 소개했다. KASS 프로젝트에는 정부출연금 1196억원이 투입됐다.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의 기술을 홍보해 전 세계적으로 높은 관심과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또한 현재 항행, 비상대응, 원격운용 등을 포함 자율운항선박 협약 지침의 총 35개 장 중 13개 분야의 문서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향후 진행될 해사안전위원회와 국제협약 채택 과정에도 공동 심포지엄과 홍보전시회를 통해서 국제 사회에 지속해서 참여해 국내 기술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협약 개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데 기여를 할 계획이다. 위 심포지엄에 이어 세계 3대 국제 선박 박람회인 노르웨이 해양 무역 박람회 ‘노르쉬핑(NOR-Shipping) 2023’에 참가해 한국형 자율운항 기술에 대해 홍보를 추진했다. 2024년에는 함부르크 조선해양박람회 SMM 2024에도 참여하여 지속적인 홍보를 수행할 계획이다. 북유럽 vs 아시아 기술 개발 승자는…현재 자율운항선박 기술을 개발하는 국가는 크게 노르웨이·덴마크·핀란드 등의 북유럽 지역과 한·중·일 아시아로 구분된다. 복잡한 해안선과 도서 지역으로 이루어진 노르웨이, 덴마크 등과 같은 북유럽 지역 국가는 우리보다 한발 앞서 기술개발에 나섰다. 지리적인 특성으로 인해 연안 도서 지역을 운항하는 차도선이나 페리, 중소형 컨테이너 화물선 등을 위주로 한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기술개발 프로젝트는 ‘야라 프로젝트’(YARA Project)다. 비료제조 회사인 야라 인터내셔널과 콩스버그가 협력하여 비료 운반 트레일러 운송 수단을 대체할 목적으로 120TEU급 전기 추진 기반의 자율운항 컨테이너 선박 야라 비르셸란(Yara Birkland)호를 개발했다. 2016년부터 트론하임에 구축해 운영 중인 시험장에서 2022년 시험 운항을 시작하여 2024년 노르웨이 해사청(NMA) 인증을 받을 계획이다. 세계 최초 자율운항선박 시험장인 트론하임 피요르드 시험장(Trondheims Fjorden Test Area for Autonomous Ships)은 콩스버그 시텍스(Kongsberg Seatex) 등 5개 기업과 노르웨이 정부 기관의 협력을 통해 2016년부터 MASS의 개념연구 및 시험운항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1874년부터 노르웨이 해안 도시 크리스티안순 도서 연안을 운항하는 페리를 원격제어 기반 자율운항선박으로 개발하는 ‘순보튼(Sundbåten)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 개발되는 페리는 원격제어를 통한 자율항해로 운항한다. 운항 중에는 선장이 승객 응대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 선원의 감소 효과를 가지게 된다.덴마크도 해사청 주도로 연안 도서를 운항하는 무인 자율운항 하버 버스(Harbour bus)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여 2022년 12월 실증을 마쳤다.판란드는 '원 시'(One Sea) 프로젝트를 통해 야콘메리 시험장(JaakonmeriTest Area)을 구축하였다. DIMECC(Digital, Internet, Materials & Engineering Co-Creation) 등에서 운영하는 MASS 테스트 해역으로, 겨울철에는 빙해 조건에서의 테스트도 가능하다. 17.85km x 7.10km 규모를 자랑한다. 영국은 메이플라워호의 역사적인 대서양 횡단 4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IBM과 프로메어(ProMare)가 2016년부터 기획하여 공동 개발한 MAS호(Mayflower Autonomous Ship)가 2022년 6월에 영국 플리머스항에서 출발하여 대서양을 가로질러 미국 매사추세츠주 플리머스항까지 성공적으로 자율운항을 마쳤다. 일본은 해운 인력의 심각한 고령화를 대비하고, 수많은 도서 지역 해상 교통 유지를 위해 선박 무인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일본재단(The Nippon Foundation)의 주도로 산·학·연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국 내 화물 수송 연안 선박을 자율운항선박으로 대체하고자 하는 ‘메구리(MEGURI) 2040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자국의 내수 선박과 항해통신 장비 개발 기업으로 연구개발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일본과의 시장 경쟁에서 한국이 우위를 선점하려면 외산 장비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중국은 교통운수부 주도로 300TEU급 자율운항 컨테이너선박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상용화를 위한 실증 중이다. 싱가포르는 스마트 자율운항선박(Smart Maritime Autonomous Vessel·SMAV) 프로젝트를 통해 자율운항·충돌탐지 및 회피 시스템 등을 개발했다. 이를 예인선에 탑재해 2020년 4월 싱가포르 해역에서 해상 실증을 마쳤고, 2021년 9월에 미국 선급인 ABS에서 인증을 획득했다. 정부와 함께 삼성중공업·한화오션·HD현대 기술 개발 주도한국에서는 정부 주도 산·학·연 컨소시엄 기술 개발사업 ‘KASS프로젝트’를 진행하고있다. 이와 함께 삼성중공업·한화오션·HD현대 등의 기업이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KASS프로젝트는 앞서 소개한 것처럼 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으로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자율운항선박 개발을 위한 핵심기술 연구와 실증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에서 네 가지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지능항해시스템 ▲기관 자동화시스템 ▲실증기반 및 절차 ▲운용 기술 및 국제표준화 개발로 총 13개의 세부 기술개발 사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내 조선 3사를 비롯한 연구소, 중소·중견기업 및 대학을 포함해 51개 기관이 참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각 사업에서 개발하는 시스템과 알고리즘은 울산시 고늘지구에 마련된 ‘자율운항선박 성능실증센터’와 해상 테스트베드 시험선 ‘해양누리호’에 설치됐다. 2023년부터 울산 해역에서 본격적인 실해역 실증을 수행하고 있다또한 해양수산부 산하 기관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자율운항 기술의 신뢰성과 안전성 검증을 위해 가상환경 기술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기반 검증 테스트베드 시스템(Stimulation based Test for Autonomous Ships·S-TAS)을 구축했다. 복잡하고 다양한 운항 상황을 모사해 실해역 시험장에서 재현하기 어렵고 위험한 실증도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다.해양누리호와 성능실증센터는 추가적인 시스템 탑재와 인터페이스, 시험해역 관리를 위한 레이더 통합관제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KASS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개발되는 각종 자율운항 알고리즘과 시스템을 탑재하여 실증할 수도 있다.또한 팬오션에서 발주해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 중인 1800TEU급 컨테이너선을 실증선으로 선정하여 본 사업의 개발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해당 실증선은 올해 인도가 완료되어 KASS 사업 연구진들이 국제 항해 중 실증을 통해 개발 기술을 검증하고, 기록을 쌓아갈 예정이다. 지능항해 시스템 분야 선점 위한 경쟁 치열자율운항선박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기술 분야가 있다. 선박이 완전 무인화가 되기 위해서 운항자율화가 요구되는데, 이를 위한 핵심기술이 지능항해 시스템이다. 지능항해 시스템은 사람의 눈 역할을 하는 상황인식 시스템(Intelligent Situational Awareness System·iSAS)이 통항(배가 어떤 곳을 통해 다닌다는 뜻) 상황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자율항해 알고리즘이 이를 판단하고 디지털 브릿지(브릿지는 전체 선박을 지휘하는 공간을 말함)는 항해 경로와 속력 조절을 명령해 자율적으로 운항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지능항해 시스템에서 중요한 핵심기술은 상황인식 시스템인데, 레이더·라이다·카메라와 같은 센서를 활용해 선박 주변 해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분석해 충돌 및 사고 위험성을 판단한다. 최근 카메라의 성능이 향상돼 영상 기반의 상황인식 기술 개발이 주목받고 있다. 상황인식을 위해 요구되는 보다 세부적인 기술로는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시스템을 꼽는다. 이 외에도 센서 데이터에 의한 해상 객체를 자동 탐지하고, 식별 알고리즘 및 인공지능 기반 물체의 움직임 추정과 충돌 위험 평가 등이 있다.KASS 프로젝트에서 개발한 상황인식시스템은 해양누리호와 실증선에 탑재되어 해상 상황 정보를 수집하고 해당 정보를 선상과 육상에서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iSAS 에서 수집한 정보는 디지털브릿지를 통해 자율항해 알고리즘(Navigation Expert for MASS Operation·NEMO)에 전달된다. NEMO는 선장을 대신해 이런 정보를 통해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선박이 운항할 수 있게 판단한다. 디지털브릿지는 이로부터 엔진과 방향타를 스스로 제어해 자율적인 운항을 가능케 한다. 자율운항선박이 대양을 안전하게 횡단하기 위해서는 충돌회피 기능인 자율항해뿐만 아니라 고장 예측, 사전 예방정비 등을 바탕으로 한 기관 시스템이 자동화되어야 한다. 고장진단 및 예측시스템은 한국선급 주관으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한국기계연구원·포스에스엠·HMM오션서비스·대우조선해양 등 13개 기관이 참여해 기술 개발을 수행했다. 엔진·발전기·펌프·청정기·배관 등 5종의 주요 장비를 대상으로 고장의 원인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체계도를 만든다. 이를 기반으로 실제 크기대로 고장모사 실험을 통해 고장난 데이터를 획득해 인공지능 학습모델 데이터를 생산하였다. 실제 장비를 대상으로 고장모사 실험을 수행하여 고장 데이터를 확보한 것은 전 세계 최초로 그 가치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선내 선원과 육상 관리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개발되었다. 고장 진단 및 예측시스템은 한국해양대 실습선과 실제 상선에 탑재해 실증을 수행하고 있다삼성중공업은 원격자율운항 시스템 ‘에스에이에스’(Samsung Autonomous Ship·SAS)를 개발해 예인선과 목포해양대 실습선인 세계로호에 탑재해 자율운항 기술을 실증하고 있다. 2022년 목포에서 독도 노선에 대한 해상 실증을 수행한 바 있다. HD현대는 자회사 아비커스(Avikus)를 통해 자율운항 솔루션 ‘하이나스2.0’(HiNAS 2.0, Hyundai Intelligent navigation Assistant System)을 개발해 소형 레저보트와 LNG 운반선을 대상으로 자체 해상 실증을 수행했다. 뿐만 아니라 항해 중 기관사와 갑판원의 역할을 대신 수행할 수 있는 일명 AI 기관사라 불리는 통합상태진단솔루션(Hyundai Intelligent Condition based Maintenance System·HiCBM)과 통합안전관제솔루션(Hyundai Intelligent Camera Based Alarm Monitoring System·HiCAMS) 개발과 실증도 진행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자체 개발한 스마트 선박 솔루션 HS4를 2022년부터 자체 시험선 한비(HAN-V)호를 활용하여 육상관제센터(Hanwha Smartship Solution & Service·HS4)로부터 원격제어·경로추종·데이터통신·충돌회피 등을 포함한 자율운항 기술 검증을 수행하고 있다. 자율운항 솔루션 개발 위한 선박용 장비 국산화 시급KASS 프로젝트 및 조선 3사는 자율운항 솔루션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노력을 펼치고있다. 하지만 선박용 항해통신 장비와 솔루션 간의 원활한 인터페이스와 국산화 기반 통합 솔루션 제공을 위해서는 현재 외산에 의존하고 있는 중요 장비의 국산화가 절실하다.일반적으로 외산 장비 업체에서는 자사 장비간 고유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패키지 형태로 제품군을 판매하고 있다. 이런 외산 장비 판매 전략으로 인해서 국내에서 자율운항 하드웨어와 솔루션을 개발하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율운항선박 시스템(선내플랫폼 연동, 자율항해, 육상원격제어 연동 등)에 최적화되고 호환 가능한 항해통신장비 국산화가 필요하다.자율운항선박은 조선업계에 '게임 체인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도 다양한 산업과의 협력을 통해 혁신적인 솔루션 개발을 가속화하고, 개발 기술의 홍보와 신뢰성 확보를 위한 국제적 협력과 지속적인 실증으로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이처럼 현재 국내 조선·해운 시장은 기술 개발과 더불어 관련된 국제적 규제 및 표준에 대응하여 자율운항선박 도입으로 인한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비할 때다. 최진 팀장은_부산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지능형선박연구본부 책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해양사고분석·함정개념설계·손상안전성해석·자율운항선박기술개발사업 예비타당성 기획 업무 등을 수행했다. 2020년부터 자율운항선박기술개발사업 통합사업단 총괄사업관리팀장으로 파견 근무 중이다.

2024.02.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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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LNG 운반선 4척 ‘동시 건조’

산업 일반

한화오션이 거제사업장 제 1독(dock)에서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4척을 동시에 건조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한화오션의 1독은 길이 530m, 폭 131m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다. 여러 종류의 다양한 선박과 해양플랜트를 한 번에 건조할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에 수익성이 좋은 LNG 운반선 4척을 동시에 건조하는 것은 경영 정상화 노력을 상징하는 모습이라는 게 한화오션 측의 설명이다. 이번 동시 건조를 시작으로 제 1독은 LNG 운반선 4척을 연속적으로 건조하고, 제 2독도 내년부터 LNG 운반선 연속 건조에 들어간다. 한화오션은 2024년에는 22척, 2025년은 24척을 연속 건조한다는 포부다. 한화오션이 지금까지 가장 많은 LNG 운반선을 건조한 해는 2018년(총 19척)이다. 한화오션은 LNG 운반선 연속 건조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현재 65척의 LNG 운반선 수주 잔량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조만간 카타르에서 대규모 LNG 운반선 발주도 예정돼 있어 LNG 운반선 수주 잔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한화오션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 운반선 연속 건조를 통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2023.10.2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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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고점 논란?…“지금부터 돈 번다”

산업 일반

올해 국내 조선사 수주량이 지난해보다 줄면서 일부에선 “수주량 정점은 지난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조선업계는 “수익성 개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수주량은 지난해보다 감소했지만, 선박 가격 상승세 등으로 수익성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수주 상황과 비교해 “양은 줄었으나 질은 좋다”는 게 조선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올해에도 선박 가격 상승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저유가 당시 조선사 위기 ‘주범’이었던 해양플랜트 수주도 살아나는 분위기다. 정부 역시 조선업에 대한 지원 규모를 확대하는 등 이른바 ‘조선업 부활’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의 올해 수주량은 지난해 정점을 찍고 완만하게 감소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한국 조선사의 수주량은 725만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1246만CGT)보다 42%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수주량이 3445만CGT에서 2681만CGT로 22%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조선사의 수주량 감소 속도가 빠르다는 진단이다. 이 기간 중국 조선사의 수주량이 2% 소폭 줄었다. 한국과 비교해 수주량이 거의 줄지 않았다는 얘기다. CGT는 표준 화물선 환산 톤수를 말한다. 국내 조선업계는 수주량 감소가 아닌 선박 가격의 상승 흐름에 주목한다. 8월 말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4p(7%) 상승한 173.56을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큰 틀에서 상승 곡선이 유지되는 셈이다. 조선업 초호황이던 지난 2008년 한때 클락슨 신조선가지수가 190까지 치솟은 전례를 제외하면, 유례없는 상승세라는 게 중론이다. 향후 신조선가지수 흐름에 대한 상승과 하락 전망이 뒤섞이고 있는데, 현재로선 “상승세 유지” 의견에 다소 무게가 실리고 있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988년 1월 기준 선박 건조 비용을 100으로 정하고, 매달 가격을 비교해 매기는 수치다.한국투자증권 9월 7일 보고서에서 선가 상승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당시 보고서를 통해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지난 9월 1일 기준 174.05를 기록했다”며 “이 지수는 2023년 1월 27일(162.67) 이후 31주 연속(지수 번화 없는 1주 포함)으로 상승세를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조선가지수가 30주 이상 상승한 사례는 올해를 포함해 총 다섯 번에 불과하다”며 “올해를 제외한 과거 네 번의 사례 모두 초호황이던 2000년대 중반에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 흐름을 근거로 현재 조선업 상황이 과거 초호황 시기와 유사하다고 해석한 셈이다. 앞선 HD한국조선해양…해양플랜트 강자 삼성重국내 조선사의 수주량은 줄었지만, 올해 수주 목표액은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HD한국조선해양은 이달 들어 암모니아 운반선 4척을 수주하면서 올해 수주 목표액을 초과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액의 70%에 근접한 상황인데, 한화오션은 수주 목표액의 30%에도 미치지 못한 상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 카타르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대규모 발주가 예상돼, 국내 조선사들의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 40척 안팎의 카타르발(發) LNG 운반선 발주가 예상된다. 발주 규모만 1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중국 조선사들이 초대형 LNG 운반선을 개발하는 등 카타르 LNG 운반선 수주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거론된다. 그간 해양플랜트 침체 여파에 어려움을 겪었던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수주를 통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델핀의 부유식 LNG 생산·저장·하역설비(FLNG) 프로젝트 수주가 유력하다. 수주 규모만 2조원을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델핀의 FLNG 프로젝트의 기본설계를 맡은 만큼, 수주 시기로 점쳐진 올해 들어 삼성중공업의 수주가 임박했다는 얘기가 끊이질 않았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등에선 “삼성중공업이 매년 해양플랜트 2~3기를 수주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것”이란 기대도 있다. 조선업계와 외신 등을 참고하면 “삼성중공업이 델핀 프로젝트 외에도 올해나 내년에 해양플랜트를 꾸준히 수주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가 재도약 시기를 맞은 조선업계를 적극 지원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월 4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조선업 초(超)격차 확보를 위해 선수금에 대한 환급보증(RG) 지원을 계속하고, 한국무역보험공사 RG 특례 보증 재원을 3배가량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인력난 해소를 위해 해외 인력 확대 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 호황을 맞아 정부 역시 적극 지원에 나서는 분위기”라며 “중국 조선사들이 올해 수주량 대폭 늘리고 있는 점은 부담이지만, 우리 조선사들이 강자인 LNG 운반선, 해양플랜트 분야에서의 수주는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2023.10.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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