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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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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검찰,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구속기소’…SM 시세조종 혐의

CEO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대규 부장검사)는 8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김 창업자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홍은택 카카오 전 대표,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는 불구속 기소됐다.앞서 김 창업자는 지난 7월 23일 ‘증거인멸과 도주의 염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이 발부돼 서울 남부구치소에 갇힌 상태다. 구속영장 발부에 따른 최대 구속 기간은 20일이다. 그러나 이날 검찰이 구속기소하면서 최대 6개월로 구속 기간이 늘어났다. 재판을 받는 피고인의 기본 구속 기간은 2개월, 연장을 통해서 최장 6개월까지 늘어날 수 있다.검찰은 지난해 2월 인수 주체인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SM엔터테인먼트 주가를 조작했고, 김 창업자가 이에 가담했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카카오가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약 2400억원을 투입해 SM엔터 주가를 조종했다는 게 검찰 측 판단이다. 검찰은 특히 카카오가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함께 총 553회에 걸쳐 SM엔터 주식을 고가에 매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4.08.08 11:02

1분 소요
“카카오, 더 빨리 더 강력하게 쇄신했어야”…‘김범수 구속’ 전 정황들

CEO

카카오가 코너에 몰렸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주가 조작’ 의혹으로 대변되는 사법 리스크로 창업자가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를 마주했다. 김범수 창업자는 공정자산 규모 기준 재계 서열 15위 카카오그룹의 총수다. 정보기술(IT) 대기업 창업자 중 첫 구속 사례다.카카오가 ‘비상 경영’을 선언한 후 김범수 창업자는 그룹 내 역할을 강화해 왔다. ‘쇄신’이나 ‘경쟁력 강화’ 등 경영 일선에서 책임지는 영역을 넓히던 중 구속이 이뤄졌다. 이 때문에 정보기술(IT)업계 안팎에선 “회사가 흔들릴 조짐이 있을 때 더 빠르고 강력하게 쇄신 작업이 추진됐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묻어난 목소리가 나온다.카카오는 ‘총수 구속’이란 사태를 만든 SM엔터 주가 조작 의혹이 불거지기 전부터 다양한 지점에서 구설에 올랐다. 정부·정치권 등 사회 전반에서 ‘문어발 확장’이나 ‘골목상권 침해’ 등의 비판을 받아 왔다. 핵심 사업인 카카오톡 경우에도 잦은 서비스 장애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김 창업자가 더욱 일찍 나서 대외 비판을 받는 지점들을 바로잡았으면 구속에 이르지는 않았으리라는 분석이 나온다.김 창업자는 그런데도 경영 재등판 후에도 주요 요직에 도덕적 해이를 보인 인물들을 다시 앉히면서 되레 논란을 키웠다. 그가 경영 일선에 다시 나섰음에도 카카오톡은 지난 5월에만 세 차례 멈춰서기도 했다.‘징조’ 있었으나 구속 피하지 못한 김범수서울남부지방법원은 23일 새벽 김 창업자를 대상으로 ‘증거인멸과 도주의 염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창업자는 서울 남부구치소에 갇힌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이날 구속된 김 창업자를 조사하기 위해 출석을 요구했으나, 김 창업자는 건강상 문제로 응하지 않았다. 김 창업자가 불출석 사유서를 내면서 첫 조사는 불발됐다. 다만 최대 구속 기간은 20일이다. 검찰은 구속된 김 창업자를 상대로 주가 조작 가담 여부를 조사한 뒤 그를 재판에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김 창업자 구속 전부터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SM엔터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사경은 지난해 8월 김 창업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김 창업자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기도 했다. 특사경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김 창업자 구속에 앞서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카카오 법인을 재판에 먼저 넘긴 바 있다. 배 전 총괄은 SM엔터 인수를 이끈 인물로 꼽힌다. 김 창업자를 비롯해 주요 경영진이 일찍이 ‘출국금지’를 받은 상황이기도 하다.카카오는 금융감독원 등이 ‘SM엔터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 범위를 좁혀오자 지난해 10월 ‘최고 비상 경영 단계’ 돌입을 선언했다. 이에 따른 가장 큰 변화로는 김 창업자의 경영 복귀가 꼽힌다. 김 창업자는 지난 2022년 3월 스스로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 내려왔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란 직책은 유지했으나 공식적으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김 창업자는 위기가 이어지자 지난해 11월부터 회사 경영에 다시 손을 데기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카카오모빌리티 사업 방식을 ‘약탈적 가격’이라고 비유한 때와 일치한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방송통신위원회·금융감독원 등 규제 기관의 제재가 전방위로 이뤄지기도 했다. 김 창업자는 경영에 재등판하며 “카카오라는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쇄신 작업에) 임하겠다”고 했다. 김 창업자는 현재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CA협의체 공동의장·경영쇄신위원장 등 3가지 직책을 맡고 있다. 그만큼 그룹 내 역할을 넓혔단 의미다. 김 창업자의 경영 복귀로 카카오의 정상화가 조속히 이뤄지리란 기대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김 창업자는 복귀 후 그룹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컨센서스를 형성하는 독립 기구인 CA협의체의 권한이 강화됐다. 쇄신 작업의 공정성·객관성 담보를 위해 준법과신뢰위원회(이하 준신위)를 독립 기구로 마련하기도 했다. 특히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의 임기 종료에 맞춰 차기 대표로 정신아 당시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내정하는 결단을 내렸다.그러나 실질적 변화는 이뤄지지 않았단 지적이 나온다. 도덕적 해이를 보여 회사를 나간 인물들을 다시금 불러왔기 때문이다.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카카오 CTO로 다시 선임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정 CTO는 카카오뱅크 기업공개(IPO) 직후 스톡옵션 매도를 진행, 80억원에 가까운 차익을 가져가며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정명진 전 그라운드X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복귀도 논란이 됐다. 그는 현재 카카오 CA협의체 전략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기타비상무이사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이사로도 이름을 올린 상태다. 정 사무국장은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와 크러스트에서 CFO를 역임했다. 두 계열사 모두 이른바 ‘코인(가상화폐) 먹튀 논란’으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와 있다.준신위는 이 과정에서 카카오에 ▲일부 경영진 선임과 관련해 발생한 평판 리스크를 해결할 방안 ▲앞으로 유사 평판 리스크를 예방하고 관리할 방안 등을 마련하라고 했다. 김 창업자는 그런데도 기존 인사를 밀어붙였다. 김 창업자가 “준신위는 인사에 개입하지 말라”는 의중을 내비쳤다는 말이 카카오 내부에서 들리기도 했다.SM엔터 주가 조작 수사, 향방은?검찰은 지난해 2월 인수 주체인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SM엔터 주가를 조작했고, 김 창업자가 이에 가담했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카카오가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약 2400억원을 투입해 SM엔터 주가를 조종했다는 게 검찰 측 판단이다. 검찰은 특히 카카오가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함께 총 553회에 걸쳐 SM엔터 주식을 고가에 매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문제는 카카오가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집한 시점이다. 하이브는 지난해 2월 10일부터 28일까지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SM엔터 주가는 하이브 공개매수 나흘째부터 12만원을 웃돌았다. 이 가격을 형성하는 데 카카오 측 의도가 작용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검찰은 김 창업자가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시세조종 계획을 사전에 보고받고 승인했다고 본다. 특히 하이브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지난해 2월 28일 시세조종에 가담했단 혐의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검찰은 현재 같은 사안으로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들을 수사하며 다양한 자료들을 확보했다. 이를 보고 ‘김 창업자가 주가 조작에 가담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준호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 창업자가 SM엔터 주식 장내 매집과 관련해 최종 의사결정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검찰은 지난 3월 배 전 총괄 관련 공판기일에 SM엔터 주식 매입을 결정하는 카카오 투자심의위원회의 회의 기록을 증거로 내놓기도 했다. 김 창업자는 이런 증언과 기록을 뒤집고 ‘불법적 행위를 지시·용인한 바 없음’을 증명해야 회사로 다시 돌아올 수 있다.

2024.07.23 19:34

5분 소요
‘국민 밉상’ 네카오에 쏟아진 주주 원성…새겨들은 최수연, 외면한 정신아

CEO

‘혁신 기업’이라고 하면 늘 빠지지 않았다. 이들이 만들어 낸 편의에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시대 변화의 상징으로도 여겨졌다. 그러나 이제는 찬란했던 과거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한 얘기다.네이버·카카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문화 확산에 대표적 수혜기업으로 꼽혔다. 주가는 연일 상승세를 탔다. ‘국민주’로 불릴 정도로 기업 가치 상승에 기대를 거는 이들이 많았다.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2021년 9월 15만원까지 치솟았던 카카오 주가는 4월 초 기준 4만8000원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네이버 주가 역시 2021년 9월 45만원을 웃돌았으나, 지금은 18만6000원 대까지 빠졌다.고점 대비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주가는 단순히 코로나19가 풍토병화(엔데믹)된 데 따른 현상이라고 치부하기엔 낙폭이 크다는 게 업계 전반적인 시각이다. 최근 개최된 네이버·카카오 주주총회에서 “혁신이 어디 있느냐”란 성토가 나온 까닭이다.실적은 고공행진…주가는 급락먼저 실적 측면에선 양사 모두 주가 하락과는 궤가 다르다. 양사의 온도 차는 있지만, 실적이 좋지 못해 주가가 하락했다고 보기엔 수치가 나쁘지 않다. 네이버의 2023년 연결 기준 연간 매출은 9조6706억원, 영업이익은 1조488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14% 각각 상승했다. 매출·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다.카카오의 2023년 연결 기준 연간 매출은 8조1058억원, 연간 영업이익은 5019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 감소했으나, 매출이 전년 대비 14%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써냈다. 외연 확장에 성공했단 의미다.이 때문에 사업 역량보다 ‘기업 운영 방식’이나 ‘대외 영향’에서 주가 하락의 원인을 찾는 시각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양사 모두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잡음을 만들었다. 스타트업 아이디어·기술 탈취 의혹부터 과도한 수수료 논란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더욱이 네이버·카카오는 대형 정치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늘 구설에 오르는 태생적 리스크도 지니고 있다.플랫폼 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인공지능(AI) 영역에서도 글로벌 빅테크와 비교하면 투자 규모 차이가 크다. 네이버가 선전하고 있단 평가가 나오긴 하지만, 기술력 측면에서 글로벌 톱 기업과 비교하면 아직 격차가 크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시작이다. 차세대 AI 모델을 아직 공개하지 못한 카카오의 경우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카카오는 여전히 정부 규제가 주요 사업에 영향을 미치며 기존 사업들의 성장이 둔화하는 상황”이라며 “AI 기반 서비스 개발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으나, 글로벌 빅테크 대비 AI 기술력 확보와 인프라 투자가 늦은 만큼 큰 도전이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사업 운영에 대한 태도 역시 주가가 하락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카카오 모두 규제·수사 기관의 제재 이슈가 있지만, 정도는 카카오가 더욱 크다”면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주식 시장에서 늘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지만 낙폭에는 차이가 있다. 네이버는 고점 대비 주가가 절반 정도 하락했지만, 카카오는 3분의 1토막 났다. 양사의 문제 해결 방식 차이가 한몫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주 대하는 태도 ‘온도 차이’ 극명양사의 ‘주가 하락’에 대한 대응은 올해 주총을 통해서도 극명하게 나타났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사장)는 주가 하락에 대한 ‘성토’를 정면에서 감내하며 대안 설득에 나섰다. 반면 올해 주총에서 수장으로 공식 선임된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는 주주들과 만나지 않았다.최 대표는 지난 3월 26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개최된 제2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안건 표결 후 주주들과 별도의 질의응답(Q&A)을 약 40분간 진행했다. 주주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의 의견을 전달한 셈이다. 올해 3월 취임 3년 차를 맞이한 최 대표를 향해 주주들은 “지식인(iN)을 만들던 초창기 네이버는 혁신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정신이 보이질 않는다. 혁신이 죽었다고 생각한다”, “유튜브에 잠식당하고 있는데, 대책을 제대로 못 세우고 있는 것 같다”, “유감스러운 수익률을 보인다. 장기 성장 전략은 무엇인가” 등 다양한 비판을 쏟아냈다.최 대표는 “주가에 대한 실망이 큰 점을 인지하고 책임을 통감한다. 혁신이 죽은 것 같다는 점이나 안일해 보인다는 지적을 새겨듣고 치열하게 고민한 게 헛되지 않으리라는 걸 보여주는 계기로 삼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성장 동력과 관련해선 “핵심 사업인 광고·커머스는 여전히 성장세가 높다.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이나 기술 수출, 그리고 인수한 커머스 사업(포시마크)에 AI를 녹여서 앞으로 성과가 날 것”이라고 답했다.유튜브 잠식 우려에는 “라이코스 등 검색 서비스 부상이나, 카카오톡 등 모바일 시대를 맞이했을 때도 시장의 우려가 있었다”면서 “검색 기술력과 본질을 탐구하는 임직원 노력으로 위기를 잘 헤쳐 나간 것처럼 이번에도 (이런 측면에서) 해결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클립(숏폼)·치지직(스트리밍)은 유튜브와 경쟁 속에서 저희만의 뾰족한 경쟁력에 대해 고민한 전략적인 답”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정 대표는 최근 3개월간 대표이사 내정자로 사실상 카카오 경영을 전면에서 이끌어 왔지만, 이번 주총에 참여하지 않았다. 최 대표가 주주 성토를 직접 듣고 “바꿔나가겠다”며 소통에 나선 점과 사뭇 대조된다. 카카오는 지난 3월 28일 제주도 본사에서 제29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정 신임 대표 체제를 공식화했다. 올해 주총은 1년 7개월의 임기를 마친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가 진행했다. 카카오의 신임 이사진 모두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다.정 대표는 2023년 12월 대표이사로 내정될 당시 “카카오에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주어진 시간 내 (쇄신)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대표 선임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서는 “회사 내·외의 기대와 주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이루기 위해 쇄신 작업에 속도를 더하겠다”며 “카카오만이 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개발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 또한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카카오그룹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제기된 주가 조작 의혹 ▲문어발 확장 지적 ▲카카오 택시 수수료 논란 등 다양한 지점에서 비판받고 있다. 규제·수사 당국의 제재가 이어지자 ‘조직 쇄신’을 내걸고 현재 위기를 탈피하겠단 취지다. 그러나 정작 주주와의 소통에는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쇄신의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한편, 양사 모두 주총을 전후로 주요 경영진 선임 문제로 논란을 겪었다. 네이버의 경우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고문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안이 구설에 올랐다. 국민연금공단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을 이유로 변 고문의 선임을 반대했다. 국민연금은 네이버 지분 9.30%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그러나 주총에선 별다른 반대 의견 없이 통과됐다. 최 대표는 이와 관련 “국민연금의 의견을 전달받았지만, 엄정한 검증 절차를 거쳤으며 법상 적격성 및 독립성에 이슈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카카오의 경우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본사 CTO로 임명한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 CTO는 카카오뱅크 기업공개(IPO) 직후 스톡옵션 매도를 진행, 총 80억원에 가까운 차익을 가져가며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정 CTO 내정자 외에도 정명진 전 그라운드X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복귀도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현재 카카오 CA협의체 전략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고, 최근 카카오게임즈 주총을 통해 이 회사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이사로도 선임됐다. 정명진 사무국장은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와 크러스트에서 CFO를 역임했다. 두 계열사 모두 이른바 ‘코인(가상화폐) 먹튀 논란’으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와 있다.

2024.04.15 07:00

6분 소요
시작부터 ‘삐그덕’…정신아 체제서 ‘카카오 쇄신’ 가능?

CEO

‘코너에 몰린’ 카카오가 공식적으로 리더십을 교체했다. 정신아 카카오 신임 대표이사 체제를 통해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조직 쇄신 작업이 성공적으로 매듭지어질 수 있을지 시장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카카오는 28일 제주도 카카오 본사에서 제29기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개최했다. 정 신임 대표는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에 오른 뒤,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는 사내이사 임기 만료에 따라 수장 자리에서 물러났다.정 대표는 2023년 12월 대표이사로 내정될 당시 “카카오에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주어진 시간 내 (쇄신)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그는 대표 선임 직후에도 ‘쇄신’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회사 내·외의 기대와 주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이루기 위해 쇄신 작업에 속도를 더하겠다”며 “카카오만이 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개발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 또한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조직 쇄신’은 정 대표 스스로 대외에 줄곧 강조하고 나선 사안이자, 카카오그룹에서 최근 지속해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도 지난 1월 CA협의체 공동의장을 맡으면서 공식 등판했다. CA협의체는 그룹의 독립기구로 카카오 내부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컨센서스를 형성하는 조직이다. 김 창업자는 “지금의 상황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카카오라는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쇄신 작업에) 임하겠다”고 했다.카카오그룹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제기된 주가 조작 의혹 ▲문어발 확장 비판 ▲카카오 택시 수수료 논란 등 다양한 지점에서 비판받고 있다. 규제·수사 당국의 제재가 이어지자 ‘조직 쇄신’을 내걸고 현재 위기를 탈피하겠단 취지다.정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의 수장 자리에 올랐다. 인적 개선부터 조직 정비는 물론 회사 성장까지 맡은 과제가 산적하다.AI 강화…의사 결정 효율화카카오의 이런 경영 변화는 이번 주총에서도 나타났다. 카카오는 이번 주총을 통해 “급격히 성장한 사업 규모에 걸맞은 시스템 구축하겠다”며 “테크 기업 다운 빠르고 명확한 의사 결정을 위해 조직 개편도 단행한다”고 밝혔다. 의사결정 단계를 간소화하고 조직 및 직책 구조를 단순화해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겠단 취지다. 기존 사업·목적별로 파편화돼 있는 기술 역량을 결집, 기술 부채를 해결하고 테크 이니셔티브를 확보하겠단 방향성도 제시했다. 카카오는 또 사업 성격에 따른 유연한 조직 구축 및 운영으로 업무 중복과 사일로 현상을 해소할 계획도 내놨다.카카오는 이와 함께 성장 동력 마련 전략으론 ‘AI 기술·서비스 집중 강화’를 꼽았다. 전사에 흩어져 있던 관련 팀들을 모아 AI 통합 조직을 꾸린다. 해당 조직 산하에는 다양한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를 실험하는 다수의 조직을 만들어, 빠른 실행과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도모할 방침이다.카카오는 이를 위해 이상호 전 SKT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최고AI책임자(CAIO)로 영입했다. 이 CAIO는 ▲SKT AI사업단장 ▲다음 검색부문장 ▲다이알로이드 창업자 겸 대표 ▲네이버 검색품질랩장 등을 역임했다. 회사는 AI·데이터 전문가로 통하는 이 CAIO의 역량을 통해 AI 기술·서비스 고도화를 이룰 수 있다고 기대했다.카카오는 이번 주총에서 ▲이사 선임의 건 ▲재무제표 승인 건 ▲정관 일부 변경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자기주식 소각의 건 ▲이사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의 건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승인의 건 등 총 8개 의안이 원안대로 통과됐다.이에 따라 다수의 사내·외 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정 대표와 더불어 ▲권대열 CA협의체 ESG위원장 ▲조석영 CA협의체 그룹준법경영실장이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신규 사외이사로는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대표 ▲차경진 한양대 경영정보시스템 전공 교수가 합류했다. 정신아號, 시작부터 ‘쇄신’ 잡음카카오가 리더십까지 교체하며 쇄신에 힘을 주고 있지만,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요 경영진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도덕적 해이 비판을 받은 인물들이 다시 채택됐기 때문이다.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카카오 CTO로 내정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정 CTO 내정자는 카카오뱅크 기업공개(IPO) 직후 스톡옵션 매도를 진행, 총 80억원에 가까운 차익을 가져가며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정 CTO 내정자 외에도 정명진 전 그라운드X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복귀도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현재 카카오 CA협의체 전략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고, 최근 카카오게임즈 주총을 통해 이 회사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이사로도 선임됐다. 정명진 사무국장은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와 크러스트에서 CFO를 역임했다. 두 계열사 모두 이른바 ‘코인(가상화폐) 먹튀 논란’으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와 있다.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 연임도 구설에 올라와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7일 주총을 열고 류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류 대표는 이로써 추가 임기 1년을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카카오모빌리티에 최고 수위의 제재를 사전 통지하고, 류 대표는 해임을 권고한 바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2020년부터 매출을 위법하게 부풀린 분식회계 혐의(외부감사법 위반)에 고의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권고다. 금감원의 해임 권고에도 연임을 밀어붙인 모습이라 논란이 일고 있다.한편, 이날 카카오 주총에는 정 신임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카카오 이사진 모두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다. 이번 주총은 1년 7개월의 임기를 마친 홍 전 카카오 대표가 진행했다.

2024.03.28 18:09

4분 소요
‘도덕성 해이’ 경영진, 다시 카카오로…‘회전문 인사’ 제동 건 준신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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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리더십 교체라는 강수까지 두며 연일 ‘쇄신’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질적 변화는 크지 않으리라는 대외 평가가 나온다. 주요 경영진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도덕적 해이 비판을 받은 인물들이 다시 채택됐기 때문이다. 이에 준법과신뢰위원회(이하 준신위)가 인사 개편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준신위는 카카오 계열사의 준법·신뢰경영을 지원하는 독립 기구다.카카오 준신위는 신규 경영진 선임 논란과 관련해 카카오에 “개선 방안을 수립하라”는 취지의 권고 내용을 14일 전달했다. 준신위는 구체적으로 ▲일부 경영진 선임과 관련해 발생한 평판 리스크를 해결할 방안 ▲앞으로 유사 평판 리스크를 예방하고 관리할 방안 등을 마련하라고 했다.이는 정규돈 카카오 최고기술책임자(CTO) 내정자를 둘러싸고 최근 회사 안팎에서 제기되는 논란을 반영한 권고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지난달 사내 임원간담회를 통해 차기 카카오 CTO로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CTO를 선임했다고 밝혔다.정 CTO 내정자는 다음커뮤니케이션 기술그룹 총괄과 카카오 플랫폼 기술 총괄을 지낸 인물이다. 2016년부터 2022년 2월까지 카카오뱅크 CTO를 맡았다. 물의를 일으켜 회사를 나간 인물을 다시 영입하자 ‘회전문 인사’란 비판이 제기됐다. 역할까지 되레 커지면서 적설성에 대한 지적이 내부에서 나오기도 했다.정 CTO 내정자는 카카오뱅크 기업공개(IPO) 3거래일 만에 스톡옵션 11만7234주 중 10만6000주를 주당 6만2336원에 매도했다. 그가 거둔 시세차익은 66억원에 달한다. 같은 달 한 차례 더 스톡옵션 매도를 진행, 추가로 1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가져갔다. 당시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 등 임원진이 스톡옵션 매도로 얻은 차익은 총 900억원 수준이다. 카카오뱅크 주요 경영진의 주식 대량 매도로 주가가 하락하자, 곧장 ‘먹튀 논란’이 불거졌다.이런 인물을 다시 카카오 CTO 내정자로 선임하자, 회사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준신위 측은 “카카오의 새 리더십이 사회의 눈높이에 맞춰 잘 나아갈 수 있도록 점검하고 함께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준신위는 ▲책임경영 ▲윤리적 리더십 ▲사회적 신뢰회복 등 세 가지 의제에 대한 이행 방안을 마련할 것을 제시한 지난 2월 20일에 권고하기도 했다. 정 CTO 내정자 외에도 정명진 전 그라운드X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복귀도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현재 카카오 CA협의체 전략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이름을 올리 상태다. 정명진 사무국장은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와 크러스트에서 CFO를 역임했다. 두 계열사 모두 이른바 ‘코인(가상화폐) 먹튀 논란’으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와 있다. 그런데도 카카오는 정명진 사무국장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코인 횡령 논란 중심에 있음에도 정 사무국장의 그룹 내 역할이 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도 구설에 올라와 있다. 금융감독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2020년부터 매출을 위법하게 부풀린 분식회계 혐의(외부감사법 위반)에 고의가 있다고 보고 회사에 최고 수위의 제재를 사전 통지한 바 있다. 여기엔 류 대표의 해임을 권고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그런데도 류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포함한 정기 주주총회 소집 통지서를 발송했다.카카오가 그간 ▲홍은택 카카오 대표의 후임으로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발탁 ▲김성수·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대표 체제에서 권기수·장윤중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 후임으로 한상우 최고전략책임자(CSO) 선임 등 다양한 인적 변화를 보였지만, 여전히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일각에선 준신위 권고에도 조직 자체는 큰 변화가 없으리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2024.03.14 17:50

3분 소요
카카오, '먹튀논란' 일으킨 전 임원 새 CTO로 내정

IT 일반

카카오가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카카오의 새로운 CTO로 내정했다. 정 CTO 내정자는 카카오뱅크 상장 직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해 70억원가량을 벌어들인 장본인이다.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최근 임직원과 의견을 나누는 간담회에서 정 CTO 내정자를 카카오의 새로운 CTO로 소개했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정 CTO 내정자가 카카오의 서비스와 기술을 잘 이해하고, 제1금융권의 기술안정성 수준을 구축한 경험이 있다는 판단에서다.하지만 정 CTO 내정자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임직원의 '먹튀사태'를 일으킨 주인공이다. 정 CTO 내정자는 카카오뱅크가 상장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보유주식 11만7234주 중 10만6000주(주당 6만2336원)를 매도했다. 이를 통해 거둔 수익만 66억원가량이다. 정 CTO 내정자는 이후 나머지 주식 1만1234주(주당 9만1636원)도 모두 팔아치웠다.정 CTO 내정자가 카카오의 새로운 CTO로 소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에서는 카카오가 경영 방식을 바꾸겠다던 계획에도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먹튀사태의 주요 인물을 경영 일선에 배치한 데서 카카오가 사실상 기업 윤리를 뒷전에 놨다는 지적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의 임기도 남아, 정 대표 내정자가 임직원에게 차기 인사와 조직 개편 방향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도 적절치 못하단 비판이 나온다.한편, 정 CTO 내정자는 인하대 자동화공학 석사 과정을 거쳤다.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기술그룹 총괄을, 카카오에서 플랫폼기술 총괄을 거쳐 2016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카카오뱅크에서 CTO를 역임했다.

2024.03.04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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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보단 쇄신’ 카카오, 수익성 뚝…‘돈보단 독’ 된 무분별 확장

IT 일반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제기된 주가 조작 의혹, 문어발 확장 비판, 카카오 택시 수수료 논란….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사법 리스크는 물론 계열사 곳곳에서 잡음이 끊이질 않는 카카오가 2023년 연간 잠정 실적을 15일 발표했다.카카오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김 창업자가 다시 등판할 정도로 코너에 몰렸다. 혁신을 외치던 회사는 최근 쇄신을 가장 중요한 대외 키워드로 내걸었을 만큼 변화에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실적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콜(투자자 설명회)에서도 카카오는 연신 ‘조직 쇄신’을 강조했다.카카오의 지난해 성적은 ‘외연 확장, 수익성 악화’로 요약된다. 카카오는 2023년 연결 기준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4% 늘어난 8조1058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 감소한 5019억원으로 나타났다. 창립 이래 처음으로 연간 매출이 8조원을 넘어섰지만, 영업이익률은 6.2%로 감소하면서 수익성 측면에선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카카오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2020년 10.97% ▲2021년 9.69% ▲2022년 8.17%로 지속해 감소하고 있다.2023년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조1711억원, 영업이익은 189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109% 각각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8.7%로 개선됐다.무분별한 사업 확장 ‘독’2023년 4분기엔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플랫폼 기업인 점을 고려하면 9%에 미치지 못하는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낮은 편에 속한다. 이는 계열사의 사업 부진에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실제로 카카오의 별도 기준 2023년 연간 매출은 2조6262억원, 연간 영업이익은 567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7%, 영업이익은 5%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도 21.6%로 나타났다. 계열사 성적을 제외하면 탄탄한 내실을 갖춘 셈이다.이에 따라 카카오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4년 2월 기준 카카오그룹 계열사 수는 137개다. 문어발 확장 지적에 따라 계열사 정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인수로 그 수가 다시 증가했다. 카카오그룹의 계열사 수는 ▲2018년 65개 ▲2021년 105개 ▲2022년 138개로 빠르게 증가했다. 골목상권 진입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이다.김 창업자가 국정감사 등에서 사과하고 일부 사업 철수를 약속한 데 따라 2023년 2월 계열사 수를 126개까지 줄이긴 했다. 그러나 2023년 5월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그 수가 다시 147개로 늘었다. 현재 계열사 통합 작업을 지속하면서 수가 다시 줄고 있긴 하지만, 그 속도가 대외 눈높이에 비해 현저히 느리다는 지적이 나온다. ‘혁신보단 쇄신’…김범수 창업자의 등판카카오는 대내외 비판에 따른 경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다양한 쇄신 방안을 강도 높게 추진 중이다. 특히 경영 일선에 물러난 김 창업자가 다시 등판했다. 카카오는 조직 쇄신을 위해 지난해 11월 ‘경영쇄신위원회’를 출범했다. 김 창업자는 이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다. 현재 카카오가 겪고 있는 위기를 극복할 때까지 그룹 내 전체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경영쇄신위원장으로 활동을 시작한 김 창업자는 지난해 12월 임직원 간담회인 ‘브라이언톡’을 열며 회사의 쇄신 방향성을 논의하기도 했다. 간담회 후 사내 공지를 통해선 “‘무료로 서비스하고 돈은 어떻게 버냐’는 이야기를 들었던 우리가 불과 몇 년 사이에 ‘골목상권까지 탐내며 탐욕스럽게 돈만 벌려한다’는 비난을 받게 된 지금의 상황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카카오라는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했다.김 창업자는 이후 ‘대표이사 교체’란 결단을 내렸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 체제를 종식하고 새로운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우는 변화로 쇄신을 이루겠단 취지다. 차기 대표 내정자로는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가 선임됐다. 이에 따라 홍 대표는 2024년 3월 퇴임이 확정됐다.조직 쇄신을 위해 ‘외부 통제’도 시행했다. 이를 위한 조직인 준법과신뢰위원회가 지난해 12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준법∙윤리경영을 지원하는 외부 기구로, 카카오 주요 경영진이 쇄신을 위해 ‘외부 통제’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설립됐다. 김소영 전 대법관이 준법과신뢰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제기된 주가 조작 의혹 중심에 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리더십도 바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월 김성수·이진수 각자대표 체제에서 권기수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장윤중 글로벌전략책임자(GSO) 공동대표 체제로 리더십을 변경한다고 밝힌 바 있다.지난 13일에는 김 창업자와 정 내정자가 공동의장으로 있는 카카오 CA(Corporate Alignment)협의체에서 그룹협의회를 열고, 내부 보고 체계를 정립했다. CA협의체는 그룹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컨센서스를 형성하는 독립 기구다. CA협의체는 13개 협약 계열사를 대상으로 ▲신규 투자 집행 및 유치 ▲지분 매각 ▲거버넌스 변경 등에 대한 프로세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최종 의사결정 전 CA협의체 각 위원회의 리스크 검토를 받는다. 또 준법과신뢰위원회에도 보고를 거치는 원칙이 수립됐다.홍 대표는 연간 실적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을 통해 “준법과신뢰위원회, 개편된 CA 협의체를 중심으로 인적 쇄신뿐만 아니라 거버넌스·브랜드·기업 문화를 포함한 전방위적 쇄신을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경영진이 끌어나가는 카카오의 전방위적인 쇄신 노력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했다. 4Q 사업 부문별 실적은?카카오의 2023년 4분기 플랫폼 부문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0%,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1조1217억원으로 집계됐다. 톡비즈 매출은 전 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약 14% 증가한 5815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서비스 개편 등 카카오톡의 진화를 토대로 광고와 커머스 사업의 수익성이 증가하면서 톡비즈 매출이 카카오 연결 실적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했다.비즈보드·카카오톡 채널 등 ‘톡비즈 광고형’ 매출은 전 분기 대비 9%,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메시지 광고·이모티콘·톡서랍 플러스 등의 사업이 여기에 속한다. 선물하기·톡스토어 등 거래형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0%, 전년 동기 대비 16% 성장했다. 프리미엄 선물 라인업 확장과 개인화 마케팅 강화 등에 따른 매출 증대다.사내독립기업(CIC) 전환한 포털비즈 매출은 88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 분기 대비 6% 증가,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수치다. 플랫폼 기타 매출은 연말 소비 증가 등 계절적인 요인으로 전 분기 대비 6%,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4521억원을 기록했다.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 감소하고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1조494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스토리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4%,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2134억원을 기록했다. 뮤직 매출은 전 분기 대비 3% 감소하고,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한 4988억원으로 집계됐다. 미디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1066억원이다. 게임 매출은 230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2% 감소하고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2023년 4분기 영업비용은 전 분기 대비 2% 감소하고,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1조9819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연간 영업비용은 전년보다 16% 증가한 7조6039억원이다.

2024.02.15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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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리스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결국 리더십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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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김성수·이진수 각자대표 체제에서 권기수·장윤중 공동대표 체제로 리더십을 변경한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주가 조작 의혹이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사법 리스크’로까지 번진 상황이 반영된 대표 교체로 풀이된다. 신임 공동대표가 공식 취임에 앞서 쇄신 태스크포스(TF)장을 역임하기로 하면서 이 같은 시각에 힘이 실리고 있다.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신임 공동대표로 권기수 최고운영책임자(COO·Chief Operating Officer)와 장윤중 글로벌전략책임자(GSO·Global Strategy Officer)를 내정했다고 19일 밝혔다. 권기수·장윤중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는 추후 이사회와 주주 총회를 통해 정식 선임 절차를 거쳐 대표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김성수·이진수 각자대표의 임기 만료는 오는 3월로 예정돼 있다.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에 대해 “카카오 그룹과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이해를 갖추고 있다”며 “새로운 시각으로 변화를 이끌어갈 리더십의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전했다.신임 공동대표 내정자가 회사 성장이 그간 다양한 성과를 마련했으나, 시장에선 이번 리더십 교체 배경으로 사법 리스크를 꼽는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3월 약 1조3900억원을 들여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바 있다. 회사는 이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진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혐의는 자본시장법 위반이다. 김성수·이진수 공동대표는 이 의혹으로 지난해 11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과 홍은택 카카오 대표 등과 함께 검찰에 송치됐다.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1년 3월 법인 출범 후 처음으로 리더십을 교체한다. 김성수·이진수 공동대표 아래 회사는 사업을 해외로 확장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냈지만 결국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혔다는 평가가 나온다.권기수·장윤중 공동대표 내정자가 공식 취임 전까지 쇄신TF장을 함께 맡는 점도 이런 대내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리더십 교체란 해석에 힘을 싣고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권기수·장윤중 공동대표 내정자는 사내외 여러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며 실질적인 쇄신을 위해 필요한 과제들을 점검하고 시스템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권기수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는 2013년 다음커뮤니케이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다.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의 합병을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이후 카카오M 경영지원총괄을 거쳐 현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COO와 음악컨텐츠부문장을 맡고 있다.2021년 카카오페이지·카카오M· 멜론이 합병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출범 당시에도 시너지센터장으로 재무·경영전략 등을 총괄했다. 안정적 융합을 이끄는 등 경영 전반에 걸쳐 전문성을 보유한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권기수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는 카카오 그룹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문화와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쇄신에 무게를 두면서도 사업 안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장윤중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는 2021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합류했다. 그간 글로벌 사업을 주도하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대표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아시아 허브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현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GSO로서 북미 통합법인의 대표와 SM엔터테인먼트 최고사업책임자(CBO·Chief Business Officer)도 겸하고 있다.장윤중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는 글로벌 음악산업 내 주요 파트너사·아티스트 등과의 견고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아티스트들의 해외 진출 등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로드맵을 구체화하며 성과를 만들어 온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풍부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아 지난해 미국 문화와 사회에 큰 영향력을 끼친 아시아인을 선정하는 미국 골드하우스의 ‘A100’을 비롯해 ‘빌보드 인터내셔널 파워 플레이어스’ 등에 선정되기도 했다.장윤중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는 글로벌에 더욱 역량을 집중해, 지식재산권(IP) 기획 제작 유통을 아우르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엔터산업 내 키플레이어로서 자리매김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권기수·장윤중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는 “새로운 변화를 앞두고 리더십을 맡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사회적 기대와 눈높이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겠다”며 “동시에 콘텐츠 비즈니스의 혁신과 진화를 더욱 가속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성장 잠재력을 글로벌 시장에 입증하며 진정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4.01.1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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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대응 1년…뛰는 ‘네이버’와 발도 못 뗀 ‘카카오’

IT 일반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이라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8월 기술 콘퍼런스 발표 중)“10월 이후 파운데이션(기반) AI 모델을 공개할 계획이다.”(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 8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중)미국 기업 오픈AI(Open AI)가 챗GPT(Chat GPT)를 내놨다. 한국시간으로 2022년 12월 1일 서비스를 시작한 챗GPT는 등장과 동시에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을 강타했다. 질문에 유려한 답변을 내놓는 AI가 나오자, 자연스럽게 시장의 시선은 네이버·카카오로 향했다. “생성형 AI 시대에도 지금과 같은 ‘국민 플랫폼’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느냐”란 우려에서다. IT업계 전반에서 생성형 AI 기능이 특히 네이버·카카오의 주력 서비스를 파고들 수 있단 분석도 나왔다. 생성형 AI 서비스가 검색·메신저 분야에서 파급력을 지녔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이에 따라 국내 플랫폼 시장이 생성형 AI 원천 기술을 지닌 외산 기업에 종속될 수 있단 위기감도 번졌다.아이지에이웍스가 운영하는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1월 기준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092만명으로 국내 1위다. 네이버 이 기간 3857만명(검색 앱 기준)을 기록했다. PC 사용량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5155만명의 모든 국민이 두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네이버·카카오는 챗GPT 등장으로 이 같은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단 시장의 우려가 나오자, 일찍이 AI 개발 비전을 내놨다. 양사는 2월 각각 별도의 행사를 열고 “한국 시장에서 여전히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자신했다.양사의 핵심 서비스는 다르지만, AI 개발만큼은 같은 방향성을 제시했다. 당시 네이버는 2021년 5월 내놓은 하이퍼클로바를, 카카오는 2021년 11월 선보인 코(Ko)-GPT란 자체 모델을 보유하고 있었다. 양사는 구체적으로 두 기존 모델을 생성형 서비스에 맞춰 고도화, 한국 특화 서비스를 구축하겠단 구상을 ‘챗GPT 대응안’으로 내놨다. 챗GPT는 한글 등 비영어권 언어로도 대화를 할 수 있지만, 영어에 비해 정확도와 답변 속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양사 모두 이 지점을 파고들어 성과를 내겠단 비슷한 전략을 세웠다.시작은 같았는데…챗GPT 등장 후 1년이 지났다. 같은 선상에서 출발한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의 성과는 현재 사뭇 다르다. 네이버는 8월 24일 차세대 초대규모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고, 이를 기반으로 검색·콘텐츠 등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마련했다. 이용자를 계속 플랫폼에 붙잡아 둘 생성형 AI 서비스를 대거 공개하며 경쟁력을 지속해 끌어올렸다. 특히 기업 간 거래(B2B) 영역에서 다수의 솔루션을 출시했다. 생성형 AI 기술로 ‘돈’을 벌고 있단 뜻이다. 현재 초대규모 AI 모델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은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매우 드물다.반면 카카오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차세대 초대규모 AI 모델 ‘코-GPT 2.0’을 당초 상반기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이를 하반기로 연기한 바 있다. 지난 8월 2023년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투자자 설명회)을 통해 ‘10월 이후’로 다시 한번 출시 일정을 미뤘다. 카카오는 심지어 11월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도 출시 계획보단 여전히 ‘개발 방향성’만 언급했다. 2023년이 끝나가는 현시점에도 카카오의 차세대 모델 출시는 요원하다. 카카오톡 플랫폼에는 생성형 AI 서비스 자체를 찾아볼 수 없다. 생성형 AI 서비스를 구동하는 자체 모델의 부재 때문이다. 카카오 측은 “연내 출시 기조는 변화한 게 없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선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그간 ‘한국 특화·모델 경량화·콘텐츠 추천’ 등을 AI 서비스 개발 방향성으로 제시했는데, 모두 말뿐이라서 전략의 타당성을 검증할 수단이 전무하다”며 “IT 역량이 핵심인 플랫폼 기업이 통신·게임·제조 기업도 내놓은 초대규모 AI 모델을 지금껏 공개하지 못하면서, 업계에선 ‘기술력 자체가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고 꼬집었다.‘AI 기술력’ 서비스·상품으로 입증한 네이버카카오가 주춤할 때 네이버는 ‘한국 최대 플랫폼 기업’의 면모를 드러냈다. 연초 공개한 AI 개발 비전과 계획을 차근히 이뤄가면서 자사 서비스 고도화는 물론 수익화 측면에서도 성과를 올리고 있다. 꾸준히 쌓은 기술력과 노하우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네이버는 2013년 사내 기술 연구조직 ‘네이버랩스’를 출범하는 등 연구개발(R&D)에 꾸준히 투자해 왔다. 네이버의 매출 대비 연간 R&D 투자 금액은 22~25% 수준이다. 지난해에만 2조원 정도를 R&D에 지출했다. AI 개발에 오랜 시간 막대한 규모의 투자금을 집행하면서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쌓았단 의미다.실제로 네이버는 2022년에만 세계 정상급 AI 학회에 107건의 정규 논문을 발표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네이버클라우드가 발표한 논문 61건이 채택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AI 연구 동향 분석 플랫폼 ‘제타알파’(Zeta Alpha)가 한 기업의 피인용 상위 100건에 해당하는 논문 비율을 조사한 자료에서 네이버는 세계 6위에 올랐다. 인텔(7위)·구글(10위)보다 순위가 높다.AI 서비스 개발 영역에서도 다양한 노하우를 쌓았다. 회사는 2021년 5월 하이퍼클로바를 ‘국내 첫 초대규모 AI 모델’로 공개한 뒤, 추천·번역·요약 등의 서비스를 지속해 자사 플랫폼에 적용했다. 기술력만큼이나 ‘활용’ 영역에서도 역량을 쌓은 셈이다. 이는 예상치 못하게 찾아온 생성형 AI 시대에 네이버가 비교적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네이버는 실제로 하이퍼클로바X 공개 후 생성형 AI 서비스를 전방위 영역에 발 빠르게 접목했다. 하이퍼클로바X는 초기 챗GPT에 접목된 GPT-3.5 모델보다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더 많이 학습한 모습으로 세상에 나왔다. 국내 시장에 가장 적합한 AI 서비스 마련을 네이버가 줄곧 자신했던 이유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해 구체적으로 ▲‘네이버판 챗GPT’로 불리는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8월) ▲생성형 AI 검색 ‘큐:’(9월) ▲블로그 등에서 창작자가 활용할 수 있는 생산 도구 ‘클로바 포 라이팅’(10월) 등을 시험 버전으로 순차 공개했다. 12월엔 큐:와 통합검색을 결합, 본격적으로 생성형 AI 서비스를 플랫폼 전면에 내세웠다. 네이버 관계자는 “그간 플랫폼 내 확보한 방대한 콘텐츠와 다양한 서비스를 검색으로 묶어 제공하는 기능”이라며 “사용자의 복잡 의도와 긴 질의도 이해하는 검색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네이버는 클로바X에 ‘스킬’이란 기능을 마련, 그간 나온 다양한 챗봇과 차별화를 꾀했다. 스킬은 그간 생성형 AI의 한계로 지적된 ▲최신 정보 탐색 미흡 ▲장소 예약·상품 구매와 같은 서비스 연계 기능 부족 등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됐다. 스킬을 켜면 특정 영역에 적합한 답변을 내놓고, 대화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도 자연스럽게 연계된다. 출시와 동시에 쇼핑·여행을 마련했고, 최근에는 ‘쏘카’와 협력해 차량 공유 기능을 ‘스킬’에 추가했다. 외부 서비스도 클로바X를 통해 자연스럽게 연동이 가능한 셈이다. 현재 배달의민족·울프람알파·인터파크·캐치테이블 등과 스킬 시스템 도입을 논의 중이다. 업로드한 문서 파일의 내용을 기반으로 다양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커넥터’도 클로바X의 강점으로 꼽힌다.큐:와 클로바X 등 소비자향(B2C) 서비스가 ‘이용자의 이탈’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면, B2B 솔루션은 수익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네이버는 지난 10월 ▲기업 전용 완전 관리형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 ▲AI 개발도구 ‘클로바 스튜디오’ 등을 출시, 생성형 AI B2B 사업을 본격화했다. 두 솔루션은 공공 기관·기업이 하이퍼클로바X를 통해 저마다 자체 모델을 마련하는 데 특화돼 있다.챗GPT나 구글의 ‘바드’ 등은 질문을 학습데이터로 활용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기업·공공에서 해당 챗봇을 업무에 활용한다면 내부 정보가 고스란히 유출될 수 있다. 네이버 솔루션을 쓰면 이 같은 데이터 유출 우려 없이 생성형 AI 기능을 업무에 활용 가능하다. 자체망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솔루션을 도입한 기업에서 제공한 정보를 학습데이터로 활용, 답변의 정확도가 높다는 점도 B2B 솔루션 확산의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하이퍼클로바X가 한국 시장에 특화해 개발된 만큼 국내 기업으로부터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실제로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 공개 이전인 1월부터 8월까지 이미 공공·금융·소프트웨어(SW)·게임·모빌리티·교육·유통·건설 등 다양한 산업군과 총 17개의 생성형 AI 서비스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12월 기준 MOU는 총 31개로 늘었다. 협약을 맺은 기업의 면면도 화려하다. 스마일게이트·미래에셋증권·SK C&C·한글과컴퓨터·CJ올리브네트웍스·현대백화점·호텔신라·현대건설 등이 네이버의 기술을 통해 자사 AI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국내 시장에 특화된 AI 기술을 서비스·상품 등으로 입증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며 “생성형 AI 기술로 수익을 올리는 세계 몇 없는 기업으로 등극, 해당 분야에서 국내 맏형과 같은 역할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2023.12.18 07:00

7분 소요
[단독] 김범수 창업자가 직접 밝힌 ‘카카오 대표 교체’ 이유…사내 공지 전문

CEO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조직 쇄신을 위해 ‘대표이사 교체’란 결단을 내렸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김범수 창업자는 지난 11월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사실상 회사 운영을 전면에서 이끌고 있다. 그는 13일 사내 공지문을 통해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카카오의 단독대표 내정자로 선임한 배경’을 직접 직원들에게 설명했다. 김범수 창업자가 이끄는 경영쇄신위원회는 현재 카카오가 겪고 있는 위기를 극복할 때까지 그룹 내 전체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이코노미스트’가 입수한 카카오 사내 공지문에 따르면 김범수 창업자는 이날 “경영쇄신위원회 주관으로 최고경영자(CEO) 인사 테이블에서 사이먼(홍은택 카카오 대표의 영어 이름)과 다양한 분들의 의견을 들으며 중지를 모았다”며 “이사회 내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검증을 거쳐 새로운 카카오로 변화를 이끌 리더는 시나(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가 적합하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대내외 어려운 상황 중에서도 카카오의 수장으로서 역할을 다해주시고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해 변화를 같이 고민해 주신 사이먼에게도 깊이 감사드린다”며 카카오 대표 교체를 공식화했다.홍은택 대표는 2024년 3월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이에 따라 회사 안팎에선 홍은택 대표가 현재 카카오를 둘러싸고 제기되고 있는 다양한 비판과 문제들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홍은택 대표의 임기 만료를 앞둔 카카오는 13일 오전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단독대표 내정자로 보고했다. 정신아 내정자는 2023년 3월로 예정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된다. 카카오 측은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며 “정보기술(IT)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보유하고,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른 갈등과 어려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정신아 내정자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정신아 내정자는 AI 기술 이니셔티브 역량을 확보하고, 규모에 맞는 시스템과 체계를 만들어 사회적 눈높이를 맞춰 나가는 과제를 중점적으로 수행하게 된다.김범수 창업자도 사내 공지문을 통해 “시나는 올해 초 카카오 이사회 멤버로 합류해 카카오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왔다”며 “9월부터는 그룹 독립기구인 CA협의체 내 사업총괄과 경영쇄신위원회 상임위원을 맡아 핵심사업 중심의 재편 등 쇄신 주요 아젠다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10여 년간 카카오벤처스의 성장을 이끌어온 시나는 커머스·핀테크·AI 등 기술 중심의 투자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다양한 섹터의 경험을 축적해 왔다”며 “이를 바탕으로 카카오의 내실을 다지면서도 AI 중심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 또한 함께해 나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정신아 내정자는 ▲보스턴 컨설팅그룹 ▲이베이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eBay APAC HQ) ▲네이버를 거쳐 2014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했다. 2018년부터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맡아 다양한 분야의 IT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했다. 약 10년간 벤처캐피탈(VC)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스타트업의 창업부터 성장·유니콘 등극까지 각 단계에 대한 분석 및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웠다. 커머스·광고 등 카카오의 다양한 사업과 서비스에 대한 깊은 인사이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정신아 내정자는 2023년 3월 카카오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 카카오의 사업·서비스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왔다. 지난 9월부터는 역할을 확대해 CA협의체 내 사업 부문 총괄을 맡고 있다. 현재는 경영쇄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서 쇄신의 방향성 논의에 참여 중이다. 앞으로 내정자 신분으로서 쇄신 태스크포스(TF)장을 맡아 카카오의 실질적인 쇄신을 위한 방향을 설정하고 세부 과제들을 챙길 예정이다.정신아 내정자는 “중요한 시기에 새로운 리더십을 이어받게 되어 더없이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성장만을 위한 자율경영이 아닌 적극적인 책임 경영을 실행하고, 미래 핵심사업 분야에 더욱 집중하겠다. 카카오에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기에 변화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가 카카오 단독대표 내정자로 임명되면서 오는 2024년 3월 퇴임이 확정된 홍은택 대표의 정확한 거취는 현재 대외에 알려지지 않았다. 다음은 김범수 창업자의 카카오 대표 교체 관련 사내 공지 전문.안녕하세요. 브라이언입니다.이틀 전 크루 여러분들을 만나러 아지타운으로 향했던 발걸음은 무거웠지만, 오랜만에 직접 만나 소통하니 우리가 새로운 카카오로 변화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섰고, 그 변화는 반드시 성공 해야 한다는 의지를 다시금 다질 수 있었습니다.오늘은 새로운 카카오호를 건조하고 이끌어갈 리더십 변화에 대해서 가장 먼저 말씀드리려고 합니다.경영쇄신위원회 주관으로 CEO인사 테이블에서 사이먼과 다양한 분들의 의견을 들으며 중지를 모았고, 이사회 내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검증을 거쳐 새로운 카카오로 변화를 이끌 리더는 시나가 적합하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시나는 올해 초 카카오 이사회 멤버로 합류해 카카오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왔고, 9월부터는 그룹 독립기구인 CA협의체 내 사업총괄과 경영쇄신위원회 상임위원을 맡아 핵심사업 중심의 재편 등 쇄신 주요 아젠다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왔습니다.10여 년간 카카오벤처스의 성장을 이끌어온 시나는 커머스, 핀테크, AI 등 기술 중심의 투자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다양한섹터의 경험을 축적해 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카카오의 내실을 다지면서도 AI 중심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 또한 함께해 나갈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향후 시나는 CEO 내정자 신분으로 카카오 내 쇄신 TF장을 맡아 카카오의 실질적인 쇄신을 위한 방향을 설정하고 세부 과제들을 챙기게 될 것입니다. 더불어 대내외 어려운 상황 중에서도 카카오의 수장으로서 역할을 다해주시고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해 변화를 같이 고민해 주신 사이먼에게도 깊이 감사드립니다.2024년에는 새로운 카카오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내어 다시 한번 비상할 수 있도록 저 또한 힘을 더할 것을 약속드리며, 크루 여러분들의 응원과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드립니다.감사합니다.

2023.12.1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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