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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규 매직' 어디까지...한투운용, ETF 업계 3위 고지 '목전'

업계 3위 KB자산운용과 ETF시장 점유율 격차 0.9% 초접전
'ACE'로 리브랜딩 효과 톡톡…차별화된 상품, 개인 사로잡아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시장에서 소리없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이끌고 있는 ‘ACE ETF’ 매직이 통한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5일 종가 기준 ACE ETF의 순자산액은 10조5115억원, 시장 내 점유율은 6.72%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ACE ETF의 순자산액과 점유율이 5조9179억원과 4.89%였던 점을 고려하면, 6개월 만에 순자산액과 점유율이 각각 77.62%, 1.83%p 증가한 셈이다. ETF 업계 3위인 KB자산운용과 점유율 차이는 불과 0.9%p로 좁혀졌다.

ACE ETF가 매월 기록한 전월 대비 순자산액 증가율은 평균 9.27%에 달한다. 이에 기반해 시장 내 점유율은 월평균 0.29%p씩 증가해왔다. 이런 속도라면 올 연말 KB자산운용이 차지고 있는 3위 자리와 역전도 가능할 기세다. 

한투운용의 이러한 성장세는 배재규 대표의 리더십이 컸다. ‘ETF 아버지’라 불리는 배 대표는 업계에서 인정받는 ETF 전문가로 유명하다. 그는 액티브 상품 중심이던 2002년 국내 펀드 시장에 최초로 ETF를 선보였다. 이어 2009년과 2010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인버스 ETF와 레버리지 ETF를 출시해 또 한 번 ETF 시장의 영역을 넓혔다. 

지난 2022년 삼성자산운용의 총괄 부사장이었던 배 대표는 한투운용으로 자리를 옮긴 후, 새로운 역사 쓰기에 나섰다. 배 대표 취임 당시만 해도 한투운용은 ETF 시장에서 점유율이 하위권에 머물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배 대표가 우선 꺼낸 카드는 ‘리브랜딩’이다. 배 대표는 14년 간 사용한 ETF 브랜드 ‘KINDEX’를 과감히 버리고 ‘ACE’로 변경했다. ACE는 한투운용 ETF의 새로운 심장이 된 셈이다. 

실제 ACE는 한투운용 ETF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국내 상장된 ETF 가운데, 상반기 수익률 상위 10개 중 3개 상품을 올리는 쾌거도 이뤘다. 수익률 상위권(레버리지 포함) 상품은 ▲ACE 미국빅테크TOP7 Plus레버리지(합성) ETF(110.35%)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 ETF(59.03%) ▲ACE AI반도체포커스 ETF(58.51%)이다. 레버리지 상품 제외 시 ACE 미국빅테크TOP7 Plus ETF(48.18%), ACE 원자력테마딥서치 ETF(47.97%)가 TOP10으로 진입한다.

반도체, 인공지능(AI) 같은 테크 산업 등 차별화된 상품 전략도 주효했다. 기민하게 산업흐름을 읽어내며 몸집이 큰 대형사들이 신경 쓰지 못한 테마형 상품으로 개인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그가 리브랜딩 한 것은 ETF 브랜드명뿐만이 아니다. 그는 ETF와 관련한 업무를 떼어내 디지털ETF마케팅본부로 독립시켰다. 또 지난해 초에는 운용 조직 산하에 있던 ETF 부서를 본부로 격상하고 관련 부서를 편입시키는 등 조직 쇄신에도 힘썼다. 

실적 성장세도 고무적이다. 한투운용의 당기순이익은 2022년 311억원에서 2023년 325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1분기에만 61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배 대표의 ACE ETF는 리브랜딩 성공 신화를 새로 쓰며 업계를 바짝 긴장 시키는 분위기다. 현재 업계 3위인 KB자산운용을 비롯해, 한화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하나자산운용 등도 ETF 리브랜딩에 나서는 모습이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고객이 돈을 버는 투자'를 지향점으로 삼고서 장기 투자에 적합한 상품을 고객에게 적시에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ACE ETF가 순자산액 10조원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ACE ETF는 빅테크나 반도체 등과 같이 장기 성장하는 산업을 분석해 투자자들이 적립식으로 분산 투자하며 포트폴리오에 꾸준히 담아갈 수 있는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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