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엔 상상도 못했을 일”...대한민국 요리 명장도 놀랐다 [소스, 국내 넘어 해외로]④
- 박효남 대한민국 요리명장(세종사이버대 조리·서비스경영학과 교수 겸 한국소스학회장)
전통 문화·한류 열풍 타고 K소스 관심도 높아져
현지화 및 국제 표준화 등 지속성 확보 노력도 필요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과거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박효남 대한민국 요리 명장(세종사이버대 조리·서비스경영학과 교수 겸 한국소스학회장)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국내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K-소스에 대해 이처럼 평가했다.
박 명장은 40년 이상의 경력을 자랑하는 요리 전문가다. 그는 지난 2014년 대한민국 요리 명장에 선정됐다. 2015년부터는 세종사이버대 호텔관광경영학부 조리산업경영학과 교수 겸 세종호텔 총주방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엔 한국소스학회 제2대 회장으로 취임하기도 했다.
K-소스의 위상이 달라졌다. 한국인의 밥상을 넘어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내리고 있다. 미국의 영화배우 기네스 팰트로(Gwyneth Paltrow)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고추장·간장·참기름 등을 활용해 만든 요리를 소개하며 “살짝 매콤하고 풍부한 맛까지 갖췄다”고 평가했다. 영국의 유명 요리 연구가 나이젤라 로슨(Nigella Lawson)은 파스타에 고추장을 넣는 레시피 등을 수차례 공유해 왔다.
박 명장은 “맛에 대한 사람들의 호기심이 한국 소스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이어지는 것 같다”며 “가정간편식(HMR)이 활성화된 요즘이지만 개인별 선호도에 따라 또 다른 소스류를 추가로 첨부하는 등 조리·섭취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스는 음식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한국 소스는 단순한 외국 소스와 달리 발효 과정 등을 거쳐 좀더 다양하고 깊은 맛을 낸다. 이런 측면에서 활용도가 더 높다”고 덧붙였다.
박 명장은 “물론 지금과 같은 K-열풍의 중심엔 한국의 음악·영상 등 콘텐츠 효과가 있다”며 “최근엔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이 인기를 끌면서 K-푸드·소스 등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케데헌엔 라면·매운맛 소스 등 한국 관련 제품들이 대거 등장한다.
다만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뛰어온 사람들의 노력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박 명장은 “현재의 K-푸드, 소스에 대한 인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의 전통 문화 역시 K-열풍의 밑거름이 됐다. 이런 기반이 있었기에 지금의 성과가 가능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국가 차원의 노력도 병행돼 왔다. 정부는 지난 2008년부터 한식 세계화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이를 통해 한식 표준 레시피, 전통 발효식품의 과학적 연구 등을 지원해 왔다. 요리 전문가들은 미국·유럽 등 다양한 국가에서 K-푸드·소스 등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K열풍 쉽게 끝나지 않아”…지속 가능성 위한 요소는
K-소스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현지화’라고 박 명장은 강조했다. 그는 “고추장, 된장 등은 정말 좋은 소스인데 외국인들에게 먹어보라고 하면 선뜻 먹지 못한다”며 “우리 전통 소스를 외국인들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보다 경쟁력을 키우려면 우리의 것(원재료 등)을 기반으로 제조하면서 현지 최적화를 위한 요소들을 적절히 첨부해 프리미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건강한 소스’라는 이미지를 적극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는 게 박 명장의 생각이다. 최근 미국·유럽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헬스앤드웰니스(Health & Wellness) 관련 관심이 높은 편이다. 그는 “강렬한 매운맛이나 단짠(달콤하면서 짠맛) 등에 집중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며 “한국 전통 방식으로 발효 과정 등을 거쳐 완성되는 소스 본연의 가치와 건강한 이미지를 글로벌 시장에 전달하는 것이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명장은 국제 표준화, 인재 양성도 K-소스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업계와 학계 등이 지속적으로 R&D(연구개발)에 협력하면서 소스 레시피에 대한 국제 표준화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며 “지금은 고추장이나 된장 등의 레시피가 제각각인데 이를 표준화하면 제품 간 격차도 줄어드는 등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K-열풍이 반짝하고 끝날 것은 아니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이런 분위기를 이어가려면 효과적인 글로벌 마케팅, 유통도 중요하지만 관련 인재의 양성 또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소스학회에서는 인재 양성의 일환으로 소스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다. 박 명장은 “방송사와 함께 관련 종사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자격증 제도를 만들었다”며 “자격증 취득을 통해 소스 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명장은 K-소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국산 원재료를 사용하는 비중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그는 “음식과 소스 모두 원재료의 중요성에 대해서 항상 강조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한국 땅을 달다고 표현하는데, 그만큼 국산 농산물의 품질이 좋다. 제조사들이 수출하는 K-소스에 수입산이 아닌 국산 원재료의 비중이 계속 확대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부분도 지속 가능성을 위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2차 가해 논란’ 최강욱, 민주당 교육연수원장 사퇴…“최소한 도리”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이데일리
李대통령, 박찬욱 감독 영화 두고 한 평가는…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6조 투자' 美 당국 이민단속 나간 배터리 공장은 어떤곳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6년 만에 中서 완전 철수한 한화비전, 美법인 정리한 대교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서보광 유빅스테라퓨틱스 대표 "BTK 분해제 글로벌 기술이전 도전"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