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업계 구원 투수 될까…신임 협회장 취임에 쏠린 눈 [위기의 프랜차이즈]③
- ‘역대급’ 위기에 ‘사상 최대’ 규모 행사 개최
상생·복지·글로벌·정책 강화 등 4대 비전 제시
[이코노미스트 강예슬 기자]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가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내수 침체 및 경쟁 심화로 성장세가 둔화한 가운데 규제와 소송 위험까지 겹쳐 경영 환경이 점점 악화하는 상황이다.
인건비·임대료·물류비와 배달 플랫폼 수수료 등 부담은 커지는데 프랜차이즈 업계를 향한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 싸늘하다. 올해부터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이하 협회)를 이끌어 갈 나명석 웰빙푸드 회장에게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협회는 지난 1월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제8·9대 협회장 이취임식 및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협회 관련 상임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13명과 ▲산업통상부·공정거래위원회·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 부처·기관 ▲학계·법조계 및 주요 협단체 관계자 ▲협회 회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그야말로 ‘역대급’ 규모다.
협회 관계자는 “기존 이취임식은 회원사를 중심으로 최대 200명 규모로 열렸다”며 “정부·국회·학계·언론 등 다양한 분야의 관계자가 대거 참석한 행사는 창립 이래 최초”라고 귀띔했다.
협회가 사상 최대 규모의 이취임식을 연 배경에는 ‘사면초가’에 놓인 프랜차이즈 업계의 위기의식이 자리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본사 차원에서도 프랜차이즈 창업 수요가 예전 같지 않다는 걸 체감한다”면서 “물가 상승과 고금리 장기화로 소비가 줄어든 데다 프랜차이즈에 대한 인식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 업계에서도 외부 네트워크를 강화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식 취임한 나명석 신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도 프랜차이즈 산업에 대한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10년 뒤 해외 매장 100만개 이상 조성 목표
나 협회장은 취임사에서 “전체 매출이 162조원 수준인 프랜차이즈 산업은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7%를 차지하는 중요한 산업으로 성장했지만, 일부 부정적 사례로 가장 오해받는 산업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와 정부, 국민에게 프랜차이즈 산업의 올바른 현실과 순기능을 제대로 알려 ▲과도한 규제 완화 ▲합리적 대안 제시 ▲산업의 신뢰 회복 등을 추진하겠다”며 “주요 비전을 통해 프랜차이즈 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신뢰 회복과 재도약을 위해 나 협회장이 제시한 주요 비전은 ▲상생·윤리경영 강화 ▲공제사업 등 복지 강화 ▲K-프랜차이즈 세계화 ▲정책·언론 기능 강화 등이다.
그는 “업계의 상생 확산과 경쟁력 강화, 판로 개척을 지원해 협회를 상생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면서 “윤리위원회를 설치해 윤리경영 인증제를 도입하고 자정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나 협회장은 ‘프랜차이즈 공제회’ 설립을 추진해 가맹점 사업자(가맹점주)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화재보험 ▲음식물 배상보험 ▲블랙 컨슈머(악덕 소비자) 대응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K-프랜차이즈 글로벌 진흥본부’도 설치한다. 나 협회장에 따르면 글로벌 진흥본부는 K-프랜차이즈 해외 역량 강화 프로그램과 현지 최적화 정보 현장 컨설팅을 제공한다. 협회 차원에서 해외 진출 시스템을 만들어 프랜차이즈가 손쉽게 해외 시장을 공략할 수 있도록 이끌 예정이다.
그는 “전 세계 곳곳에 K-프랜차이즈 매장이 집약된 명동·홍대·강릉 거리 등을 만들겠다”며 “집단적 진출 방식을 통해 오는 2035년에는 전 세계에 100만개가 넘는 K-프랜차이즈 매장이 문을 열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지겠다”고 전했다.
나 협회장은 “해외 매장 100만개 이상 조성 계획이 현실화한다면 K-프랜차이즈가 K-푸드의 판로가 될 것”이라면서 “해외 로열티(매출액·영업이익 일정 비율 지급) 수익으로 매년 100조원이 넘는 국부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맹사업법 개정안·차액가맹금 우려 크지 않아”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가맹사업법 개정안과 차액가맹금 소송 문제에 대해서는 “큰 혼란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행사에서 나 협회장은 피자헛발 차액가맹금 소송전이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우려에 관해 묻자 “한국피자헛 본사가 패소한 건 계약서에 차액가맹금을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계약서에 관련 내용을 정확하게 기재한다면 문제가 발생할 일은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지난 1월 15일 대법원 3부는 한국피자헛 가맹점주 94명이 본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확정판결에 따라 피자헛 본사는 지난 2016년부터 2022년까지 가맹점주에게 받은 차액가맹금 215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차액가맹금을 수취한 행위가 위법이라는 점이다. 대법원은 가맹계약서와 정보공개서에 차액가맹금 관련 내용이 명확히 기재되지 않았다면 가맹본부가 이를 받을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2월 11일 국회를 통과한 가맹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개정안에는 가맹점사업자단체 등록제를 공식 도입하고, 가맹본부에 단체와의 협의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업계에서는 단체교섭권이 제도적으로 보장될 경우 가맹본부의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지고, 브랜드별·점주 단체별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나 협회장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상 개정안 관련 내용을 회원사와 점주에게 잘 안내하고 계도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기존에 점주와 협의를 잘 해온 프랜차이즈도 많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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