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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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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을 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이코노 인터뷰]

증권 일반

“언제 코스피 5000을 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홍춘욱 프리즘 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와의 인터뷰를 통해 “코스피 지수를 유지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 대표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7배 가면 5000p(포인트)”라며 “우리나라는 2008년 초에 1.7배 갔는데 리먼사태로 2008년 말에 0.8배 수준으로 내려가며 반토막이 났다”고 언급했다. 이어 “2021년에는 PBR이 1.4~1.5배 정도 갔는데 올해 초 0.8배 수준으로 내려갔다”고 짚었다. 그는 “이재명 정부가 ‘코스피 5000’ 공약을 한 것 자체가 주식시장에 관심이 있다는 것이니 일단 좋게 본다”면서도 “이번에는 코스피가 3000을 가고 내년에 4000을 가고 이런 식으로 가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어 “그 레벨(5000)에서 조정을 받더라도 한 4000에서 바닥을 찍었다면 해당 레벨에 간 거지만 다시 2500으로 오면 지수가 또 반토막이 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홍 대표는 “운이 굉장히 따르지 않으면 코스피 5000 목표 달성은 힘들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우선 최근 글로벌 경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때문에 힘들므로 해당 이슈가 정리돼야 한다”며 “또 기업 지배 주주 혹은 오너들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네트워크와 힘을 뚫고 의미 있는 사례가 나와야 된다”고 주장했다.과도한 경영권 프리미엄 개혁해야”홍 대표는 2020년 산업은행이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에 대해서 제3자 배정 증자를 해준 사례를 언급했다. 홍 대표는 “정부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편을 들면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좌절시켰던 일이 있었다”며 “돈이 대한항공에 들어가야 대한항공의 경영 여건이 좋아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는 건데 굳이 그때 지주회사인 한진칼을 사줬다”고 지적했다. 당시 조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한진칼이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는 방식이 조 회장의 경영권과 지배력을 강화하는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KCGI는 “국민의 혈세만을 이용해 한진그룹 경영권을 방어하고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는 시도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주주 전체를 상대로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실권이 생기면 산업은행에 배정하는 방식이 공정하고 합리적”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셀트리온·LG에너지솔루션·금양 등의 사례를 들며 “재벌그룹의 자회사 또는 코스닥 시장에 있던 거대한 회사가 갑자기 거래소 시장에 들어오면서 ‘특례 편입’이 되며 국민연금의 매수를 유발한 뒤 내부자는 팔고 그때 들어와 있던 사람들은 단타를 친다”며 “어떻게 보면 국민연금만 그 주식을 최고가에 사서 끌어안고 손실을 보는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 기본적으로 벌어지는 가장 대표적인 유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와 함께 남양유업·한샘 오너가의 경영권 프리미엄 논란도 언급했다. 남양유업과 한샘은 매각 추진 과정에서 오너가가 높은 가격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길 수 있었지만 소액주주들은 주가가 되레 매각 발표 시점보다 하락해 경영권 프리미엄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홍 대표는 “소액주주가 가지고 있는 권한은 너무 적고 오너십 경영권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프리미엄은 엄청나게 크다”며 “일반 주주들한테 주는 주식 가격과 경영권을 쥐고 있는 사람한테 주는 주식의 가격이 2배 정도 차이 난다”고 짚었다. 이어 “경영권에 대한 과도한 프리미엄이 사라지려면 행동주의 펀드에 의한 경영권 획득 같은 큰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미국보다 국내 경기부양 요소 있어 홍 대표는 하반기 국내 증시 전망에 대해 “우리나라 입장에서 선행 지표들이 몇 개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라든가, 더 나아가서 미국의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같은 지표가 우리나라 수출 기업들한테 굉장히 강한 선행 지표 역할을 한다”며 “그 지표들이 최근에 매우 강하게 올라오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 걸 생각하면 하반기 코스피 지수가 4000까지는 몰라도 3000은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는 좀 해볼 수 있는 여건”이라며 “물론 트럼프 관련 변수가 크게 더 없다는 전제인데, 나라마다 유예해 놓은 상호관세 협정들이 좀 더 딜레이 되고 또 합리적인 선에서 협상이 된다면 충분히 하반기에 코스피 3000선을 노려볼 만하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홍대표는 “그때의 주도주는 수출 주도, 그러니까 반도체가 매우 좋아 보인다”며 “조선이나 방산 쪽은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굉장히 뒷받침되는 산업이라 볼 수 있고, 반도체 같은 우리나라 주력 수출산업까지 붙으면 상당히 좋아질 여지가 있다”고 예상했다.홍 대표는 주목해야 할 대외변수로는 미국금리를 꼽았다. 그는 “지금 미국의 10년물 금리가 4.5% 정도 나오는데 만약에 이 정도로 유지되면 미국은 재정적으로 파산하게 된다”며 “국가부도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저 정도 레벨을 유지하는 건 ‘공포가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 대한 신뢰가 어떻게든 약화된 건 분명하기 때문에 ‘달러 약세’다. 그러면 미국으로 가는 돈도 있겠지만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신흥시장)으로 올 돈도 좀 있다”고 분석했다.홍 대표는 현재 시점에서 가져가야 할 투자포트폴리오에 대해서는 ‘금’을 주목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책을 펼치면서 달러의 약세를 유도한다고 보인다”며 “달러의 약세가 채권 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하니 미국 국채는 좀 더 기다려보고 싶은 마음이지만 금은 매력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왜냐하면 미국의 패턴이 흔들리고 또 중국의 금 매수도 앞으로 좀 더 촉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홍 대표는 “올해 한국 주식을 비롯한 이머징마켓 쪽, 특히 중국이나 인도 주식을 선호한다”며 “미국 주식은 작년까지만 해도 시장에서 비중을 한 70% 가져갔지만 올해는 좀 적게 가져가는 게 옳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어 “올해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 부담이 큰 미국보다 경기 부양 수단이 남아 있는 국내 시장이 좀 더 나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2025.06.16 08:00

5분 소요
사모펀드 도입 20년...시장 ‘메기’인가 vs ‘약탈’인가

증권 일반

우리나라에 사모펀드(PEF·Private Equity Fund)가 도입된 지 20년이 흘렀다. 2004년 사모펀드 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이후, 국내 사모펀드 시장은 급성장하며 주요 기업의 ▲경영권 인수 ▲구조조정 ▲신사업 확장 등에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다. 과거 재무적 투자자(FI) 역할에 머물렀던 사모펀드는 이제 전략적 투자자(SI)와 유사한 행보를 보이며 적극적으로 경영에 개입하고 있다.그러나 사모펀드의 역할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국내 기업지배구조(Governance) 개선과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는 반면,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약탈자적 행태가 기업의 장기적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PEF 규모는 지난 2023년 말 기준 ▲1126개 ▲약정금액 136조 원 ▲투자이행액 99조원으로 지난 20년간 급격히 성장했다. 자본시장연구원에서 PEF가 투자비 회수(엑시트)를 한 기업 135개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투자 시점과 엑시트 사이 기간에 해당 기업들의 가치는 평균 35%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기업 가치와 몸값을 높이는 PEF의 순기능이 실제로 작동한다는 뜻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PEF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PEF가 인수한 기업을 매각해 얻는 투자 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기업 사냥꾼’이라는 인식이 여전해 보인다. 특히 우리나라는 2012년 해외 PEF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겪은 트라우마를 갖고 있어 사모펀드에 대한 인식이 더욱 좋지 않다. DB하이텍 소액주주 연대는 지난해 행동주의 펀드로 알려진 ‘KCGI가 고의로 DB하이텍의 경영권을 위협해 단기 차익을 얻고 주주들에게 손실을 줬다’며 회사를 검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롯데렌탈 노조도 지난해 말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로의 매각을 반대하고 나섰다. 투자금 회수 과정에서 구조조정과 임금감축 등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끝내는 재매각으로 차익 실현을 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PEF에 대한 이런 우려는 국내 대형 PEF 운용사인 MBK가 영풍과 함께 지난해 9월 고려아연의 지배권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하자 더 커졌다. 고려아연 실제 오너가(家)인 최씨 일가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경영 일선에서 퇴진시키겠다는 취지로, 재계 체계를 정면으로 뒤집는 행보로 풀이됐다. MBK가 핵심 소재 공급망을 책임지는 고려아연을 중국에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휘말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기도 했다. ‘기업 사냥꾼’ 인식 여전…질적 성장·소통 강화해야 하지만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대한 논평을 통해 ‘MBK의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자본시장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거버넌스포럼은 “공개매수는 고려아연뿐 아니라 저평가된 국내 상장사들이 가진 다양한 권리가 재평가될 기회를 제공하며, 이번 공개매수가 이사 선임과 주주제안, M&A 등 주주의 다양한 권리를 환기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최근 국내에 기업 가치 제고,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는 행동주의 전략을 활용하는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이를 기업의 장기 성장을 저해하는 ‘경영권 간섭’으로 보고 경계하고 있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은 공개적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기치로 내건 사모펀드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을 해결할 것이라는 시각을 보내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사모펀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최근 NH투자증권이 발간한 ‘경영권 분쟁, 금융 선진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이라는 보고서는 ‘행동주의 전략을 내세운 사모펀드가 기업의 잘못된 행태를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면서 해당 기업 지배구조가 정립되고 주주 가치를 높이려는 변화를 보인 사례가 많다’고 소개했다. JB금융그룹과 KT&G가 적대적 M&A 경험 후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된 사례로 꼽힌다. 한앤컴퍼니(한앤코)의 남양유업 인수는 ‘오너 리스크’를 덜어낸 사례라는 시각이 나온다. 남양유업 창업주인 홍원식 전 회장은 대리점 갑질, 요구르트 허위 홍보 등으로 물의를 일으켜 기업 이미지가 추락하자 2021년 한앤코에 회사를 처분했다. 한앤코 관리 아래 남양유업은 지난해 3분기에 2019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PEF는 M&A 시장에서 중요한 자금 공급원 역할도 한다. PEF를 가장 활발히 활용한 대기업으로 꼽히는 SK그룹은 M&A 등 주요 거래에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를 끌어들여 협업 파트너로 삼는 전략으로 재무 리스크를 줄여왔다. 또한 자금난을 겪던 태영그룹은 지난해 8월 사모펀드 연합체인 ‘IMM컨소시엄’에 국내 1위의 폐기물 처리업체 에코비트를 2조700억원에 넘겼다.이 밖에 사모펀드운용사(PE)의 전문성을 활용, 연관 업종의 기업을 인수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볼트온 전략’과 ‘글로벌 진출’ 등을 통해 새 성장 활로를 만들어주기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PE는 전문적인 기관 투자자(LP) 등의 철저한 감시·감독을 받기 때문에 기업 내에서 제왕처럼 군림하는 오너와 대비하여 합리적으로 경영하고 일탈 행위를 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무적인 어려움이 있는 대기업의 사업부를 인수, 그룹의 구조조정을 돕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며 “성장자본 투자(그로스 캐피탈), 벤처 투자 등에 있어서는 은행 등 기존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시드 머니를 제공하는 등 국가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PE가 국내 산업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질적 성장 추구와 함께 대외 소통을 강화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박용린 자본시장 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PE는 제도 도입 취지에 부응하는 성장과정을 나타냈다고 볼 수 있으나, 추가적 도약을 위한 과제 해결이 필요하다”며 ▲출자자 유형 다변화 ▲피투자기업 수익성 제고를 위한 오퍼레이션 밸류업 역량 강화 ▲해외투자 확대와 네트워크 강화를 통한 지역적·글로벌 브랜드 구축 ▲대외소통을 위한 업계 공동 노력 강화 등의 과제를 제시했다.

2025.02.11 09:00

4분 소요
홍원식 전 회장, 남양유업 상대로 400억대 퇴직금 청구 소송

유통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회사를 상대로 400억원대 퇴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회사는 법적 절차에 따라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남양유업은 홍 전 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사를 상대로 총 443억5774만4000원에 달하는 임원 퇴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12일 공시했다. 해당 청구액은 남양유업 자기자본(지난해 연결 기준)의 6.54% 달하는 규모다.남양유업은 이번 소송 관련 “홍 전 회장 측이 임의로 산정해 요구한 것이며, 구체적 기준은 알 수 없다”면서 “법적 절차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홍 전 회장은 고(故)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주의 장남이다. 그는 최근까지 한앤컴퍼니(한앤코)와 경영권 분쟁을 벌인 바 있다.분쟁의 시작은 남양유업이 자사 제품인 불가리스에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 2021년 4월이다. 보건당국이 즉각 남양유업 측 주장에 반박하면서 논란이 커졌다.같은 해 5월 홍 전 회장(당시 회장)은 회장직 사퇴를 발표했다. 남양유업 오너가가 보유한 회사 지분을 한앤코에 매각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하지만 그해 9월 홍 전 회장 측이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한앤코와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됐다.한앤코는 홍 전 회장 등이 계약 이행을 미루고 있다며 주식 양도 소송을 제기했다. 관련 소송은 지난 1월 대법원이 한앤코의 손을 들어주면서 마무리됐다.

2024.06.12 20:35

1분 소요
남양유업 '60년 오너 경영' 마침표

유통

남양유업의 오너 경영이 60년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4일 국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가족을 상대로 낸 주식 양도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측은 “경영권 분쟁 종결로 남양유업 구성원 모두는 회사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각자 본연의 자리에서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날 대법원판결에 따라 한앤코는 남양유업 지배구조와 이미지 개선, 경영 정상화 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판결로 경영권 분쟁은 종료됐으나, 홍원식 회장과 한앤코 간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법정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은 변수다. 남양유업 정상화까지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남양유업 경영권, 60년 만에 사모펀드 손에 남양유업은 홍원식 회장의 아버지인 고(故) 홍두영 창업자가 1964년 남양 홍씨의 본관을 따 설립한 기업이다. 우유업계에서 서울우유 다음으로 줄곧 2위 자릴 유지했다가 각종 논란으로 시장점유율도 하락한 비운의 기업이란 평가다. 국내 기술로 만든 남양분유를 비롯해 맛있는 우유 GT, 불가리스, 프렌치카페 등의 인기 상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홍원식 회장은 1990년 대표이사에 선임된 이후 2003년 회장에 올랐는데, 2010년 각종 논란에 휘말리며 남양유업 이미지는 큰 타격을 받았다. 2013년 대리점에 물품을 강매하고 대리점주에게 폭언한 사건이 알려지며 전국적인 불매 운동이 벌어졌다. 홍원식 회장의 경쟁 업체 비방 댓글 지시 논란, 창업자 외손녀인 황하나 씨의 마약 투약 사건 등으로 회생 불가능할 정도로 코너에 몰렸다. 급기야 2021년 자사 제품 불가리스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가 보건당국이 즉각 반박하면서 이른바 ‘치명상’을 입었다. 이에 홍 회장은 2021년 5월 회장직 사퇴를 발표하며 자신과 가족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를 3107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한앤코와 체결했는데, 같은 해 9월 돌연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한앤코가 홍 회장 측이 계약 이행을 미룬다며 2021년 8월 주식 양도 소송을 제기하면서 경영권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이어졌다. 1·2심 재판부는 모두 한앤코의 손을 들어줬으며, 이날 대법원도 같은 판단을 내려 경영권 분쟁은 종료됐다. 한앤코는 지난 2021년 주식 매매계약 체결 당시 “남양유업에 집행임원제도를 적용해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효율화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를 추진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집행임원제도는 의사 결정과 감독 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업무를 처리하는 집행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하는 제도다. 한앤코가 기존 남양유업 직원의 고용을 승계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우유업계에선 “인위적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24.01.04 11:35

2분 소요
‘오너리스크’ 장기화 남양유업…멀어지는 경영정상화

산업 일반

‘오너리스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남양유업의 기업가치가 안갯속에 갇혔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 사이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조짐을 보이면서 실적과 주가 모두 곤두박질치는 모양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홍 회장 일가와 한앤코의 주식양도소송의 대법원 정식 심리가 최근 시작됐다. 대법원이 심리불속행기간 도과를 고지하면서 정식 심리에 들어갔다. 앞서 이 사건은 1심과 2심뿐만 아니라 2021년부터 이어진 세 차례의 가처분 소송에서 홍 회장 측이 모두 패했다. 이에 법조계와 투자업계 등에선 상고심에서도 한앤컴퍼니의 승소를 점쳤던 만큼 이번 대법원 심리결정이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다. 심리불속행은 민사소송에서 특정 사유가 드러나지 않으면 추가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다. 이 기간이 도과했다는 것은 기각 판단을 내리지 않고 계속 심리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홍 회장의 상고를 받아들이게 되면서 홍 회장과 한앤코의 법적 분쟁은 더 긴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양유업 경영권은 양측의 극적 합의가 없는 한 1~3년이 소요되는 대법원 결정 이후가 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문제는 양측의 길고 긴 싸움이 계속되는 동안 남양유업의 경영 정상화도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오너리스크가 해소되지 못하면서 회사의 적자 폭은 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2020년 767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이 2021년 779억원, 2022년 868억원으로 증가했다. 만약 소송에서 패소하게 된다면 소송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다. 더욱이 남양유업은 최근 몇 년간 불미스러운 구설수에 휘말리며 기업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입은 상태다. 남양유업은 2013년 물량 밀어내기 등 대리점 갑질사태로 부정적 이미지가 쌓였다. 2019년엔 창업주 외손녀인 황하나씨가 마약 투약혐의로 체포되면서 불매기업으로 낙인찍혔다. 이후 홍 회장 일가는 2021년 4월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선전한 불가리스 사태로 악화된 국민정서는 정점에 이르게 됐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같은 해 5월 홍 회장은 자신이 가진 지분을 한앤코에 모두 매각하기로 한다. 한앤코가 인수하기로 한 지분은 홍원식 회장의 지분 51.68%를 포함한 오너 일가 지분 53%로, 총 37만 8938주다. 한앤코는 경영권과 함께 이를 매수하면서 남양에게 3107억2916만원을 지불하는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 하지만 같은 해 9월 홍 회장은 한앤코의 계약미이행을 이유로 무효화를 선언한 뒤 소송전에 뛰어들었다. 홍 회장의 법률대리인 LKB앤파트너스가 밝힌 계약 해제 이유는 한앤코의 부당한 사전 경영간섭, 비밀유지의무 위반, 신뢰 훼손 책임이다.앞서 1심과 2심 재판부 모두 한앤컴퍼니 손을 들어 준 가운데, 반전을 노리는 홍 회장의 노력도 계속됐다. 1심은 LKB앤파트너스가 담당했으나 2심부터 법률 대리인을 법무법인 바른으로 바꿨다. 또한 상고장 제출 후엔 홍 회장 측 인사가 제출한 것으로 추정되는 탄원서가 수십 차례 대법원에 올라오기도 했다. 이번 대법원 정식 심리 시작으로 홍 회장 측은 한 숨을 돌리게 된 셈이다. 업계에선 한앤코가 기존 계약대로 남양유업의 지분을 사들이는 것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나온다. 한앤코가 남양유업의 새 주인이 되더라도 경영정상화를 통한 주가 회복 등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한앤코는 2021년 당시 홍 회장과 가족들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를 주당 82만원의 가격에 매입했다. 그러나 3일 기준 남양유업의 주가는 44만7000원이다. 양측이 법적 분쟁이 장기화 되면서 주가는 거의 반토막 수준이 됐다. 이에 주주들도 불만도 커진 상태다. 소송이 빨리 진행되기를 바라는 주주들의 청원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펀드 만기가 보통 10년인 PEF로선 수년씩 걸리는 법정 소송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심리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다시 홍 회장 측과 매각 협상에 나서는 등 한앤코가 인수 전략을 수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23.08.04 07:23

3분 소요
“남양유업 주식 양도 소송, 끝까지 간다”... 홍 회장 상고장 제출

유통

지난 2일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와 주식매매계약 이행 소송을 진행 중인 남양유업 대주주 홍원식 회장이 법률대리인을 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앞서 지난달 9일 서울고법 민사16부는 한앤코가 홍 회장과 가족을 상대로 낸 주식 양도 소송을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그러나 홍 회장 측은 회사 매각 과정에서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남양유업과 한앤코 양측을 모두 대리한 것이 문제라며, 해당 주식매매 계약이 무효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홍 회장 측은 2021년 5월 17일 김앤장을 법률 대리인으로 선임했으나, 김앤장으로부터 상대방도 대리하고 있다는 통지나 문서상 확인 또는 동의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홍 회장 측은 입장자료를 통해 “1심 재판 과정에서 전혀 쟁점이 되지 않았던 새로운 쟁점을 항소심 재판부에 제기함과 동시에 외국의 입법례를 토대로 ‘쌍방대리’ 쟁점에 관한 새로운 주장을 전개하면서 항소심 재판에 임했다”며 “그러나 이번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항소한 당사자에게 실질적인 입증의 기회를 단 한차례도 주지 아니하고 이례적으로 3개월 만에 심리를 빨리 종결해 버렸고, 그 결과 법리에 관한 다툼이 충분히 심리되지 못했다”고 말했다.이어서 홍 회장 측은 “송달받아 수령한 항소심 판결문을 읽어 보니, 피고 측이 ‘쌍방대리’ 등 쟁점과 관련하여 재판부에 새롭게 주장한 쟁점에 대하여는 아무런 구체적 판단이 없이 1심 판결 내용을 그대로 인용한다는 문구만을 기재한 것뿐이어서, 15억원에 달하는 인지대를 납부하며 항소심에서의 합리적인 재판을 기대한 당사자로서는 황당하고 허탈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고 토로하며 대법원 상고 이유를 설명했다.

2023.03.0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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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도 “홍원식 회장, 남양유업 지분 한앤코에 넘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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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주식양도(계약이행) 소송 2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민사16부(부장판사 차문호)는 9일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코컴퍼니(한앤코)가 홍 회장과 가족 등 3명을 상대로 낸 주식양도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법원이 당초 계약대로 홍원식 회장의 남양유업 지분을 한앤코에 넘기는 게 맞는다고 판단한 것이다.재판부는 “결과적으로 변론을 재개할 만한 사유가 없다”며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고 판시했다.남양유업은 2021년 5월 27일 한앤코와 홍 회장 등 오너일가 지분 전체를 인수하는 주식양수도계약(SPA)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경영권을 포함한 남양유업 지분 53.08% 매각가는 3107억원이었다. 하지만 홍 회장 측은 같은 해 9월 1일 한앤코가 거래를 위한 선행 조건을 이수하지 않았다며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홍 회장 측은 한앤코가 신뢰를 무너뜨리고 부당하게 경영에 간섭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앤코는 홍 회장이 무리한 요구를 했다며 계약대로 매각을 진행하라는 주식양도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9월에 진행한 1심 재판에서 한앤코가 승소했다. 1심 재판부는 양측의 주식매매 계약이 체결됐다고 보고 효력을 인정했다. 남양유업 측이 계약 내용에 대해 쌍방대리와 변호사법 위반 등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이에 불복한 홍 회장 측은 즉시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법적 다툼을 진행했지만, 2심에서도 1심과 같은 판결이 나온 것이다. 대법원에서도 1·2심 판단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홍 회장 일가는 한앤코에 남양유업 지분을 넘겨야 한다. 그러면 남양유업 대주주는 한앤코 측으로 변경된다.남양유업 측은 이날 판결 직후 “사실관계나 법리에 관한 다툼이 충분히 심리되지 못한 것 같아 매우 유감”이라며 “즉각 상고하겠다”고 했다.한편 홍 회장 측은 한앤코가 계약 해지에 책임이 있다며 계약 내용에 따라 한앤코가 31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위약벌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해 12월 이 재판 1심에서도 패소했다. 홍 회장 측은 이에 대해서도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2023.02.0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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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무산 책임져라”…남양 홍원식 회장, 한앤코 상대 310억 손배소 패소

산업 일반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에 회사 매각 계약이 무산된 책임을 지라며 위약금 310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했다. 22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6부(문성관 부장판사)는 홍 회장이 한앤코 법인과 관계자 3명을 상대로 제기한 위약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홍 회장은 지난해 4월 이른바 ‘불가리스 사태’에 책임을 지고 회사 매각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5월에 한앤코와 남양유업 보유 지분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하지만 남양유업 측은 약 3개월 후 ‘부당한 경영 간섭’과 ‘비밀유지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 남양유업 측은 “계약을 맺을 때 해제에 책임 있는 당사자가 31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기로 약정됐었다”고 주장하며 한앤코를 상대로 위약금 청구 소송을 냈다. 이에 한앤코는 홍 회장 등을 상대로 거래종결 의무를 조속히 이행하라며 주식양도 소송을 제기했다. 또 홍 회장 등의 주식 의결권을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가처분도 신청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재판장 정찬우)는 한앤코측이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일가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당시 법원 판결에 대해 남양유업 측은 “쌍방대리를 사전에 동의받았다고 주장했으나 이에 관련한 어떠한 증거도 내놓지 못했고 명백한 법률 행위를 자문 행위라 억지 주장을 펼쳤다”며 “또한 상호 간 사전 합의한 내용을 이행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편 이날 홍 회장이 한앤코에 회사 매각 계약이 무산된 책임을 지라며 위약금 310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에 대한 패소 판결이 나오자 홍 회장 측은 즉시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2022.12.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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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영남우유·푸르밀 될라”…생존 고민 깊어지는 유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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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신격호 롯데 창업주 동생인 신준호 회장 일가가 운영해 온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갑작스럽게 사업 종료를 발표하면서 유업계 전반으로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다. 이미 유업계는 생존 고민이 깊어진 상황에서 자칫 이번 사업 철수 사태가 업계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 누적된 적자, 매각 불발에" 푸르밀 내달 사업 종료 업계에 따르면 푸르밀이 적자 누적으로 다음달 결국 사업을 접는다. 푸르밀은 LG생활건강에 회사를 매각하려는 등 움직임을 보였지만 매각 작업도 끝내 불발됐다. 앞서 LG생활건강은 지난달 5일 공시를 통해 푸르밀 인수 철회를 공식화했다. 푸르밀 노조는 신준호 전 푸르밀 회장·신동환 푸르밀 대표이사 등 총수 일가가 무책임한 직원 해고로 임직원을 사지로 몰고 있다며 푸르밀 사업 종료 수순을 규탄했다. 푸르밀 노조는 지난 17일 입장문을 통해 “신준호·신동환 부자의 비인간적이고 몰상식한 행위에 분노를 느끼고 배신감이 든다”며 “강력한 투쟁과 생사기로에 선 비장한 마음을 표출한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푸르밀은 정직원 약 350명의 중견기업으로 1978년 설립된 롯데우유가 모태로 출발한 회사다. 2007년 롯데햄우유에서 롯데우유로 분사되며 푸르밀로 개명 후 현재까지 존속되어 왔다. 2017년 말일부로 전임 남우식 대표이사 퇴임 후 2018년 1월부로 신준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이사가 취임하여 오너 체제로 전환한 이후 회사의 적자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1978년 롯데유업으로 출발해 2009년 사명을 변경한 푸르밀은 2018년 신 대표가 취임한 이후 적자를 이어갔다. 푸르밀은 2018년 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9년 88억원, 2020년 113억원, 2021년 123억원 등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 유업계, 수익성 악화…성장 가능성 찾기 급선무 유업계는 이번 사태가 업계 전반적으로 확산할 지 우려하고 있다. 실제 유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와 출산율 저하가 이어짐에 따라 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급식우유 납품 정상화 지연, 주소비층 감소 추세 지속 등으로 우유업계 전반에 비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 비용 상승으로 그야말로 업황을 둘러싼 환경은 첩첩산중인 상황이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제2의 영남우유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도는 모습이다. 경상북도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우유가공 업체인 영남우유는 설비를 처분한 뒤 2015년 2월 최종 폐업했다. 영남우유는 남양유업, 비락, 해태유업 등과 함께 설립된 백설유업사가 모태다. 그러나 2012년부터 회사가 적자 기조로 돌아섰다. 김문조 회장의 부인인 강옥남 영남우유 대표가 회사를 이어받았지만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결국 폐업했다. 이를 두고 국내 중소 유업체들도 결국 성장 가능성을 찾지못한다면 같은 수순을 밟은거란 시각도 나온다. 이미 포화 시장인 데다가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업체마저 나오기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국내 주요 유업체들의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 매일유업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308억원으로 전년보다 28.2% 줄었고 남양유업도 같은 기간 42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더해 유업계에선 하반기 영업적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업계 한 관계자는 “높은 원유가, 소비 부진으로 인한 재고 부담 등이 이어지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이다”라며 “다른 유업체들도 제 2의 영남우유, 푸르밀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공 시장이 전체적으로 성장세가 정체되고 있다”며 “새로운 성장성과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면 적자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송현주 기자 shj1004@edaily.co.kr

2022.10.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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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회장 ‘남양유업 매각’ 소송서 ‘완패’…“즉시 항소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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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계약대로 주식을 양도하라며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일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재판장 정찬우)는 22일 한앤코 측이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일가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주식매매 계약이 체결됐고 피고 쌍방대리, 변호사법 위반 등 피고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앞서 한앤코는 지난해 5월 27일 홍 회장과 가족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을 주당 82만원에 매입하는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 하지만 같은해 9월 홍 회장 측은 한앤코가 주식매매계약에서 외식사업부 매각을 제외하는 합의를 지키지 않았고 오너일가에 대한 예우 등에 관한 확약은 계약의 선행조건임에도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주장하며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한앤코는 홍 회장 등을 상대로 거래종결 의무를 조속히 이행하라며 주식양도 소송을 제기했다. 또 홍 회장 등의 주식 의결권을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가처분도 신청해 법원에서 인용됐다. 이번 법원 판결에 대해 남양유업 측은 “쌍방 대리를 사전에 동의받았다 주장했으나 이에 관련한 어떠한 증거도 내놓지 못했고 명백한 법률 행위를 자문 행위라 억지 주장을 펼쳤다”라며 “또한 상호간 사전 합의한 내용을 이행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내용을 재판부가 충분히 받아들이지 않은 것 같아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가운데 피고의 권리 보장을 위해 즉시 항소할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한앤코 측은 지난해 이어져온 법정 싸움을 뒤로 하고 경영권 인수 작업을 조속히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한앤코 측은 “남양유업의 임직원, 소액주주, 대리점, 낙농가 등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바 경영정상화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법원 판결을 수용하고 국민들 앞에서 스스로 약속했던 경영일선 퇴진 및 신속한 경영권 이양을 이행하기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한편 홍 회장은 한앤코가 계약 해지에 책임이 있으니 310억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위약벌 청구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이 사건은 1심이 진행 중이다. 송현주 기자 shj1004@edaily.co.kr

2022.09.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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