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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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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경영인 체제’ 주목받던 SCM생명과학, 다시 오너경영 체제로

산업 일반

바이오벤처업계에서 이례적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해 주목받았던 SCM생명과학이 약 3년 반 만에 창업자 대표이사 체제로 돌아왔다. SCM생명과학은 이병건 전 대표이사가 사임함에 따라 회사 설립자인 송순욱 부사장을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15일 밝혔다. 유전자‧세포치료제 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송 부사장은 직접 개발한 고순도 성체줄기세포 분리‧배양 기술을 바탕으로 2014년 이 회사를 설립해 초대 대표이사를 맡았던 인물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회사 지분 18.28%를 가진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SCM생명과학은 지난 2018년 녹십자홀딩스 대표이사, 종근당 부회장 등을 역임한 이 전 대표를 2018년 영입해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에 나선 바 있다. 송 대표는 이 전 대표에게 경영을 일임하고 연구개발‧제조‧임상 총괄 업무를 맡았다. 이 전 대표 체제에서 SCM생명과학은 제넥신과 함께 미국 기업 코이뮨을 인수했고, 코스닥 상장에도 성공했다. 이 전 대표의 사임 이유에 대해 회사 측은 “(이 전 대표의) 개인적인 사정에 따른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하지만 송 대표의 재취임 일성을 살펴보면 이 전 대표의 사임은 회사의 전략 변동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송 대표는 “SCM생명과학을 글로벌 5대 세포치료제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연구개발 중심의 사업 전략을 새롭게 구상해 나갈 예정”이라며 “회사 창립 당시의 연구개발 중심의 정체성을 다시 바로 세우고, 차별화된 수익창출 전략 추진, 미국 코이뮨과 강화된 R&D 협력관계를 형성을 통해 회사의 성장과 주주가치를 높여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상장 이후 대규모 자금력 확보를 통한 기술이전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추진했으나 기업의 핵심 연구개발 역량과 직접적으로 연계되지 않는 사업 포트폴리오는 wn주들이 기대하는 수준의 경영성과를 조기에 창출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경험하게 됐다”며 “투자를 통한 기술이전 중심의 전략에서 핵심 연구개발 역량중심의 수익창출 전략으로 전면 개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윤신 기자

2021.11.15 13:28

2분 소요
[바이오기업 이종먹거리③] 이종사업 소극적이던 녹십자그룹, 디지털헬스케어에 빠졌다

바이오

수많은 기업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바이오’를 지목하고 사업에 진출하고 있지만 정작 제약‧바이오기업은 새로운 영역에서 기회를 모색 중이다.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불확실성이 큰 신약개발사업의 위험을 헤징하기 위해 제약‧바이오 외 사업을 노린다는 분석이다. 이들의 새로운 도전과 그간의 성과, 의미를 짚어본다. 세 번째로 살펴볼 기업은 GC녹십자그룹이다. 혈액제제와 백신 등 바이오의약품을 위주로 성장해온 녹십자그룹은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사업 등에 손을 뻗쳤고, 3세 경영인이 경영일선에 나선 뒤에는 의료 데이터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혈액제와 백신 등 우리나라 바이오 의약품의 선구주자인 녹십자그룹은 의약품 관련 분야에 집중하는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었다. 혈액제와 백신 사업에서 안정적인 이익이 지속 발생해 캐시카우로서 이종사업 분야에 대한 니즈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역량이 적었던 케미컬의약품 분야는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을 시도했다. 녹십자그룹은 2001년 상아제약, 2003년 경남제약을 사들였고 이후 일동제약의 적대적 M&A를 시도하기도 했다. 의약품과 관련이 적은 사업에서 캐시카우를 발굴하기보다 케미컬 분야의 역량을 키워 의약품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M&A 대상이 케미칼의약품 뿐만은 아니었다. 2012년에는 녹십자셀의 전신인 이노셀을 사들이며 ‘세포치료제’ 분야에 진출했다. ━ 존재감 미미하던 건기식‧화장품, 차별화 전략 녹십자그룹은 이종사업에도 진출했다. 의약품과 직·간접적 관련이 있는 건강기능식품(건기식) 분야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고, 화장품 사업에도 손을 댔다. 현재 계열사인 녹십자웰빙이 해당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다만 해당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녹십자웰빙의 주력 상품은 건기식과 화장품이 아닌 ‘라이넥’ 같은 주사제 형태의 전문의약품이다. 프로바이오틱스 및 홍삼 등 건강기능식품은 직접 제조보다 상품 유통에 집중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크지 않았다. 화장품 분야에서도 확실한 콘셉트로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나섰다. 세포치료제분야 계열사로부터 공급받는 자연살해(NK)세포 배양액을 이용한 주름 개선 화장품 등을 내놨다. 이 결과 이 회사의 매출에서 건기식이 차지하는 비율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2017년 71억6000만원이었던 건기식 분야 매출은 2020년 248억원으로 늘었고, 전체 매출 중 차지하는 비중도 16%에서 33%로 커졌다. 녹십자그룹의 계열사 중에는 ‘농업생산법인인백팜’이 이종사업으로 눈길을 끈다. 녹십자가 89.98%의 지분을 가진 이 회사는 전남 화순 농장에서 닭을 키운다. 이는 엄연히 주력 사업인 백신을 제조하는 녹십자에 계란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목적이다. 인백팜에서 생산된 계란은 녹십자 화순공장에 대부분 납품된다. GC녹십자 전남 화순 공장 짭짤한 수익을 올린 이종사업이 있긴 하다. 녹십자홀딩스는 2009년 경기도 용인시 신갈공장을 충북 오창과 전남 화순으로 이전했는데, 옛 공장부지를 이용해 부동산 개발 사업에 진출했다. 녹십자홀딩스는 “용인도시공사가 시행하는 기흥역세권 도시개발사업에서 당사가 보유한 옛 신갈공장 부지에서 부동산개발사업을 통해 효율적으로 토지비를 회수하고 그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부지에는 2015년 9월 기흥역 더샵 주상복합 신축사업이 실시돼 현재 분양 및 입주가 완료됐다. 녹십자홀딩스는 2020년 말까지 약 1946억원을 회수했으며, 올해 말 최종 정산을 통해 잔여금을 추가 회수할 예정이다. ━ 허용준 사장 전면 나서자 디지털헬스케어 M&A 활발 주력사업에 집중했던 녹십자그룹은 최근 디지털헬스케어 및 의료 데이터사업에 활발한 투자를 하고 있다. 녹십자그룹이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에 관심을 가진 건 꽤 오래됐다. 2003년 녹십자헬스케어를 설립하고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했다. 보험사들과 제휴 등을 통해 사업기회를 찾던 녹십자헬스케어는 최근 들어 공격적인 M&A에 나서며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블록체인 기반 의료데이터 스타트업인 ‘휴먼스케이프’에 단행한 전략적 투자가 공격적인 투자의 시발점이다. 같은 해 스마트 심리상담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마인드카페’에도 투자했다. 스타트업 투자는 공격적으로 변했다. 가장 획기적인 투자는 ‘유비케어’다. 녹십자헬스케어는 지난해 유비케어 인수전에 참여해 2000억원을 배팅하는 강수를 뒀다. 이를 위해 녹십자홀딩스 등을 대상으로 유상증자까지 실시했다. 그룹 차원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딜이다. 유비케어는 국내 최초로 의원용 전자의무기록(EMR) 솔루션을 개발한 업계 1위 기업이다. 국내 의료데이터에 대한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며, ‘똑닥’을 운영하는 비브로스, 요양·한방병원 EMR 솔루션 회사인 헥톤프로젝트를 가지고 있어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사업 기회를 찾는 기업들이 모두 주목한 딜이다. 유비케어 인수 이후 녹십자헬스케어는 개화를 기다리는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에서 가장 주목할 기업으로 떠올랐다. 녹십자헬스케어는 이후 빅데이터 분석 전문기업 에이블애널리틱스를 인수했으며, 유비케어를 통해서도 다양한 투자를 전개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오너 3세인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시기와 맞물린다. 허 사장은 지금의 녹십자그룹을 일궜다고 평가받는 故 허영섭 회장의 3남으로, 허일섭 현 회장의 조카다. 2017년 녹십자홀딩스 대표이사(부사장)에 오르며 형인 허은철 녹십자 대표이사와 함께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녹십자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투자는 신약개발을 위한 캐시카우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라기보다, 새로운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차원이라고 봐야 한다”며 “향후 경영권이 나뉠 경우에도 중요한 한 축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윤신 기자

2021.10.01 16:19

4분 소요
GC녹십자그룹, 3세 경영인 허은철·용준 형제 경영 본격화

바이오

GC녹십자그룹이 형제 경영 체제를 본격화했다. 지난해 말 녹십자그룹은 2021년 정기 인사에서 허용준 녹십자홀딩스(GC) 대표이사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이로써 허용준 사장은 형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녹십자그룹의 양대 축을 담당하게 됐다. 업계는 녹십자그룹이 형제경영 체제를 본격적으로 가동한 것으로 해석한다. 그동안 제기됐던 숙부 허일섭 녹십자홀딩스 회장과 조카들과의 경영권 분쟁도 일단락됐다. 개성상인의 후예로 꼽히는 고 허채경 한일시멘트 창업주는 한일시멘트그룹과 녹십자그룹을 남겼다. 허채경 창업주는 녹십자를 2남 허영섭(전 녹십자 GC녹십자 회장)과 5남 허일섭(현 녹십자홀딩스 회장)에게 물려주고, 장남(허정섭)과 3남(허동섭), 4남(허남섭)에게는 한일시멘트를 승계했다. 허영섭 전 회장은 지난 1980년 녹십자 대표이사를 거쳐 1992년 회장직에 올라 지금의 녹십자를 일궜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2009년 갑자기 타계하면서 동생인 허일섭 회장이 경영권을 이어받게 된 것이다. 허일섭 회장은 녹십자그룹의 지주사인 녹십자홀딩스 지분 12.1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허 회장의 장남인 허진성씨는 녹십자바이오테라퓨틱스 상무로 재직 중이고, 녹십자홀딩스 지분은 0.69%만 보유하고 있다. 허 회장의 조카 허은철 GC녹십자 사장과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사장은 녹십자홀딩스 지분을 각각 2.91%, 2.60%를 보유하고 있다. 두 조카의 지분을 합해도 숙부인 허일섭 회장 지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녹십자그룹을 일궈낸 허영섭 전 회장의 자녀가 숙부와 경영권 확보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던 이유다. ━ 형제경영 체제 본격화…경영권 분쟁 일단락 숙부와 조카의 경영체제가 본격화되기 이전 녹십자는 ‘모자의 난’을 한 번 겪었다. 고 허영섭 전 회장에겐 3남이 있다. 장남은 허성수 전 녹십자 부사장이고, 2남이 허은철 사장, 3남이 허용준 사장이다. 허 전 회장은 장남 허성수 전 녹십자 부사장에게 유산을 남기지 않았다. 허 전 부사장은 어머니 정인애씨가 유언장을 조작했다고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다만 허 전 회장의 유류분 반환청구 소송을 통해 약간의 지분을 확보했다. 허 전 부사장은 미국 유학을 마치고 2005년부터 녹십자의 경영에 참여했지만 2007년 돌연 회사에서 물러났다. 허용준 신임 사장은 지난 3월 열린 녹십자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숙부인 허일섭 회장과 나란히 사내이사로 재선임 됐다. 업계는 허 회장이 당분간 외풍을 막으면서 조카들의 조력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그렇지만 숙부와 조카들의 경영권 분쟁의 씨앗은 남아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허은철, 글로벌 확대·신약 개발…허용준, 디지털 헬스케어 관심 허은철 GC녹십자 사장은 1972년생이다. 서울대에서 생물화학공학 석사 과정과 미국 코넬대 식품공학 박사 과정을 마쳤다. 1998년 녹십자 경영기획실에 입사해 녹십자 R&D기획실 전무, 녹십자 기획조정실 실장을 거쳐 2015년부터 녹십자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백신 사업, 혈액제제 등의 글로벌 시장 확대와 신약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올해도 혈액제제와 희귀의약품의 글로벌 시장 진출뿐 아니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과 백신의 위탁생산(CMO) 등으로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허은철 사장은 개발 중인 코로나19 혈장 치료제의 무상공급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제약사로서 공익적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에서다. GC녹십자는 이르면 이번 주 개발 중인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를 시판 후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는 ’조건부 허가 신청‘을 할 예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허가가 난다면 국산 2호 코로나 치료제가 될 확률이 높다. GC녹십자의 코로나19 백신 CMO 기대감은 지난해부터 계속됐다. 앞서 지난해 10월 전염병대비혁신엽합(CEPI)의 코로나 백신 위탁생산 대상자로 선정됐다. 또 최근 GC녹십자가 모더나 백신의 국내 유통을 맡게 되면서 해당 백신의 위탁생산까지 담당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계약 체결에 대한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희귀의약품과 혈액제제 사업의 해외 시장 진출은 가시권에 들고 있다. 주력 희귀질환 치료제 헌터라제의 올 1분기 해외 매출은 4배 이상 커졌다. 일본과 중국에서의 실적이 반영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신임 사장은 1974년생이다. 허 신임 사장은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취득한 뒤 2003년 녹십자에 입사했다. 영업기획실, 경영관리실 등을 거쳐 2017년 녹십자홀딩스 대표를 맡았다. 허용준 사장은 디지털 헬스케어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녹십자홀딩스는 올해 2월 헬스케어 부문 자회사 유비케어 및 관계사의 신입·경력사원을 공개 채용을 진행했다. 이번 공개 채용은 녹십자홀딩스의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영역 확장에 따른 인재 영입과 전문 기술 기반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녹십자홀딩스는 지난해 2월 국내 1위 전자의무기록(EMR) 기업 유비케어를 인수했다. 지난해 ‘데이터 3법’이 시행됨에 따라 국내 최다 의료 데이터를 보유한 유비케어가 GC녹십자를 비롯한 여러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2021.04.3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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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허은철 사장 - 일동제약 흔들어 판 뒤집을까

바이오

허 박사. 그동안 녹십자 내에서 허은철(43)부사장은 이렇게 불렸다. 서울대 식품공학학사·석사, 미 코넬대학 식품공학 박사과정을 마친 후 녹십자 목암생명공학연구소 기획관리실, 연구개발(R&D) 기획실 등 주로 R&D 부문에서 일했기 때문에 붙은 닉네임이다. 2015년부터 그는 ‘허 사장’으로 불린다. 녹십자는 1월 1일자로 부회장에 조순태 사장을, 사장에 창업자 고(故) 허영섭 회장의 차남 허은철 부사장을 선임했다.허 사장은 1998년 녹십자에 입사한 후 2009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3년 11월 말 인사에서는 신설된 기획조정실장에 임명됐다. 녹십자에는 영업, 생산, R&D 등 부문별로 기획실이 운영되고 있었는데 R&D분야에서만 일해 온 허 부사장을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는 게 당시 업계 분석이었다. 이후 1년 만에 그는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허영섭 회장이 2009년 별세한 후 6년 만이다.경영권 승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업계에서는 장남인 허성수 전 녹십자 부사장이 회사를 물려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창업자는 허은철 사장을 후계자로 지목했고, 유산상속 소송에서도 허 사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허은철 사장은 선친의 지분을 물려받았는 데도 녹십자홀딩스 지분이 2.36%에 불과하다. 허 사장의 숙부이자 창업자 동생인 허일섭 회장이 10.82%로 최대주주다. 허씨 일가의 지원을 받아야만 회사 경영에 무리가 없다는 이야기다.녹십자는 유한양행과 ‘제약기업 최초 1조원 매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연매출이 1조원은 돼야 R&D에 과감히 투자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글로벌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다고 본다. 유한양행이 강력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다국적 제약사의 유명약품을 국내에 들여와 파는 전략이라면 녹십자는 독감백신 자체 개발, 혈액제제 연구등의 신약개발로 수출을 늘려왔다. 녹십자 내부 소식에 정통한 한 인사는 “신약 개발, 수출 전략을 허일섭 회장이 주도하고 있어 허 사장이 당장 경영 전면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허은철 사장은 사내에서 ‘조용하면서도 스마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년간 생산과 영업, R&D 등 경영 전반을 이끌며 경영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특히 2013년 북미지역 백신 공급 등 해외 수출을 대폭 늘린 점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녹십자의 향후 숙제는 R&D와 해외 진출로 요약된다”면서 “이를 위해 허 신임 사장이 일동제약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어떻게 현실화시킬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제약업계에 M&A는 피할 수 없는 수순이다. 창업자 세대엔 기업인들 간에 동료의식이 강했지만 무한경쟁에 내몰린 2·3세들은 그 유대감이 희박해지면서 약육강식의 M&A가 시작될 것이다. 피인수 기업의 젊은 경영자 입장에서도 매각 대금으로 신사업을 모색코자 할 것이다.”앞서 2014년 1월 일동제약은 지주사 전환을 위해 정관을 변경하고 회사를 분할할 계획으로 임시주주총회를 열었지만 2대 주주(29.36%)인 녹십자의 반대로 무산됐다. 증권가에서는 전문의약품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갖춘 녹십자가 일반의약품 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일동제약을 인수하면 취약했던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그래서 M&A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것이다.

2014.12.29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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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사업 영토 넓히는 기업들 - 오너 가족과 핵심 측근, 총수 특명 받아 진두지휘

산업 일반

2011년 여러 기업이 M&A 등을 통해 신 사업에 진출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유럽 재정 위기가 신 사업 진출의 모멘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룹의 신 성장동력에는 오너 가족과 핵심 측근이 전진 배치된 게 특징이다. 지난 10월 27일 삼성서울병원 사내 인트라넷에는 ‘윤순봉 탐구생활’이라는 교육프로그램이 개설됐다. 윤순봉 삼성서울병원 사장이 직원들과 개혁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비전을 공유하기 마련한 이 프로그램은 △신입사원 윤순봉, 나는 누구인가 △성을 쌓는 자 vs 길을 만드는 자 △변화에 대한 오해와 진실 △헬스케어 3.0 건강 수명 시대의 도래 등 총 7편으로 제작됐다.윤 사장은 첫 프로그램이 방영된 이후 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우리의 가장 큰 문제점은 혁신을 하는 것이 아니고 혁신 흉내를 내고 있는 것”이라며 강도 높은 경영혁신을 예고했다. 삼성그룹 5대 신수종 사업의 하나인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의지와 책임감을 나타낸 것이다.전진 배치 된 삼성 윤순봉, 한화 김동관삼성그룹이 의료와 헬스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1년 4월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위한 합작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한 데 이어 11월 중순 미국의 심장질환검사기기업체인 넥서스(Nexus)를 인수했다. 2010년 국내 엑스레이기기 업체인 레이, 초음파의료기기 업체 메디슨을 인수한 데 이어 M&A를 통해 해외 바이오·의료장비 업체를 확보한 것이다.삼성이 이처럼 의료기기 업체 인수에 나선 것은 그룹 차원에서 의료기기를 태양전지·자동차용 전지·발광다이오드(LED)·바이오 제약과 함께 미래 5대 신수종 사업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헬스케어 분야에 10년간 1조2000억원을 투입해 연 매출 10조원을 올린다는 계획이다.삼성의 헬스케어 사업 키는 그룹에서 ‘혁신 전도사’로 불리는 윤순봉 사장이 잡았다. 윤 사장은 삼성그룹 비서실 재무팀,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조정실장, 그룹 전략기획실 홍보팀장 등을 거쳐 삼성석유화학 대표를 지냈다. 삼성경제연구소 근무 당시 이건희 회장의 ‘신 경영’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황이 어려운 계열사로 투입될 때마다 ‘턴어라운드’를 만들어낸 인물이기도 하다.그의 공식 직함은 삼성서울병원 지원총괄사장 겸 의료사업 일류화 추진단장. 이름이 꽤 긴 데서 그의 관할권이 넓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병원 경영뿐만 아니라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에서 병원과 계열사 간 협력을 지원하는 역할도 맡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삼성의료원과 삼성전자 헬스 부문,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의료·헬스 사업의 협업 체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이 삼성물산, 삼성SDS, 삼성전자, 삼성서울병원을 중심으로 베트남, 터키, 아랍에미리트 등 아시아와 중동 지역에 병원 패키지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윤 사장의 계열사 조율 기능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그룹회장실 차장에게 ‘태양광 특명’을 내렸다. 김 차장은 지난 12월 15일 한화솔라원 이사회에서 기획실장으로 임명됐다. 미국 세인트 폴 고등학교와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김 차장은 2010년 1월 회장실 소속 경영기획실로 입사했지만 뚜렷하게 맡은 업무는 없었다. 이번 보직 발령으로 사업 전략을 짜고 직접 집행하는 등 최전방에 서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앞길이 순탄치는 않다. 재정 위기를 맞은 유럽의 태양광 수요 감소와 중국산 부품의 공급 과잉으로 태양광 중간재·완제품 가격이 반 토막 난 상태다. 이 때문에 LG화학을 비롯한 태양광 업체들은 생산설비 증설 등 향후 투자 계획을 취소하거나 잠정 보류해놓고 있다. 한화솔라원 역시 2011년 2분기 연속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는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업계에서는 이번 김 차장의 전면 배치를 한화그룹이 태양광산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한다. 한화는 폴리실리콘(한화케미칼)-웨이퍼·셀·모듈(한화솔라원)-태양광 발전(한화솔라에너지)의 수직계열화를 2013년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한화그룹의 핵심은 제조와 보험인데 둘 다 성장 한계가 뚜렷한 내수 사업”이라며 “김 회장이 태양광 사업에 강한 애착을 보이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김 차장은 오너십을 활용해 각 계열사로 흩어져 있던 태양광 사업을 총괄해 난관 돌파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이번 인사를 놓고 ‘김승연 식 자녀 경영수업’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김종희 선대회장이 일찍 타계한 까닭에 29세에 그룹 총수에 오른 김 회장의 의중이 담겼다는 분석이다. ‘이론’이 아닌 ‘현장’에서 경영수업을 시키려 한다는 것이다.한진·현대차 오너 일가 신 사업 눈길그룹의 신 성장동력 발굴과 함께 오너 일가에 대한 배려 차원의 신 사업 진출도 눈길을 끈다. 한진그룹의 마리나 사업 진출과 현대차그룹의 생명보험업 진출이 그것이다. 사업의 성공 여부와 함께 향후 형제·남매간 그룹 분할에 있어 신 사업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대한항공이 인천시와 함께 진행하는 인천 왕산마리나 사업은 조현아 대한항공 전무가 맡게 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11월 3일 “왕산마리나 조성 사업을 위해 60억원을 들여 왕산레저개발을 설립하고 조현아 대한항공 전무가 대표를 맡는다”고 밝혔다.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맏딸인 조 전무는 현재 대한항공 객실승무본부장과 기내식사업본부장을 겸하고 있다. 호텔사업 계열사인 칼호텔네트워크의 대표도 맡고 있다. 이번 왕산레저개발 대표에 오르면서 해양·레포츠 사업까지 아우르게 된 셈이다.왕산마리나 사업은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의 왕산해수욕장 인근 공유수면 9만8604㎡를 매립해 요트 300척 규모의 계류시설과 해상방파제, 클럽하우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요트 경기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며, 대한항공이 전체 사업비 1500억원 중 1333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인천 연고 기업이 많지 않아 대한항공이 인천 아시안게임 지원에 나서게 됐다”며 “이후 경인 아라뱃길과 연결이 가능하고 정부 또한 마리나 사업 육성 의지가 높아 활용 가치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조 전무의 마리나 사업 담당을 두고 “신 사업 진출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해 향후 그룹 분할의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호텔, 관광 서비스 부문 사업을 넓혀 장녀 조현아 전무에게 주고 주 사업인 물류를 장남 조원태 전무에게 물려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전무가 호텔·레저·관광 등 연관성 있는 사업 분야를 이끌어 왔기 때문에 마리나 사업의 대표이사로 선임됐을 뿐”이라며 “후계구도나 그룹 분할 이야기는 너무 앞서가는 것”이라고 말했다.현대차그룹이 녹십자생명보험을 인수한 것을 두고도 “그룹 분할을 염두에 둔 신 사업 진출”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0월 21일 녹십자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녹십자생명 지분 89.4%를 2283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모비스·기아차·현대커머셜이 각각 37.4%, 28.1%, 28.1%씩 지분을 인수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녹십자생명 인수는 보험 업계 선두가 되겠다는 것보다는 그룹 내 금융 포트폴리오 완성 측면이 강하다”며 “이번 인수로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HMC투자증권에 이어 보험사까지 거느리게 돼 은행을 제외한 금융 전 부문을 아우르게 됐다”고 말했다.일각에서는 ‘딸을 위한 재산분배’ ‘사위 챙기기’가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녹십자생명의 지배주주가 될 현대커머셜을 정몽구 회장의 둘째 딸인 정명이 고문과 남편인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실제로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태영 사장은 2001년 업계 7위인 다이너스카드를 인수해 이름을 현대카드로 바꿔 업계 2위권으로 올려놓았다. 정 사장은 현재 현대카드뿐 아니라 캐피탈·커머셜 대표도 맡고 있는 등 HMC투자증권을 제외한 현대차그룹 금융 부문을 책임지고 있다. 또 녹십자생명은 자동차 산업과는 시너지를 내기 어렵지만 현대카드·캐피탈·커미셜 등 금융회사들과는 연계 비즈니스가 가능해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SK와 현대그룹은 주춤신 사업 진출은 물론이고 경영 공백이 우려되는 대기업도 있다. 하이닉스를 인수해 반도체 사업에 진출했지만 총수가 검찰 수사를 받느라 이렇다 할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는 SK그룹과 제4이동통신 사업 진출 과정에서 혼선을 빚다 결국 포기한 현대그룹이 그 경우다.최근 SK그룹은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로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당장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사업과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SK그룹은 2011년 M&A 시장의 대어로 꼽히는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하면서 정유와 통신 위주의 내수 기업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SK그룹의 주 성장동력이던 통신사업 성장이 정체되기 시작하고 최태원 회장이 공을 들였던 중국 사업도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2012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투자를 검토했던 SK그룹의 사업 계획은 보류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2~3년간 하이닉스의 수익성 유지와 신규 투자가 하이닉스 인수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관건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최종 결정권자인 그룹 총수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라고 분석했다. 재계에서는 수사가 일단락되면 어떤 식으로든 SK그룹의 사촌간 계열 분리가 가속화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촌인 최신원 회장은 SKC 계열사를, 최창원 부회장은 SK케미칼·SK건설·SK가스 3사를 실질적으로 관장하고 있다.제4 이동통신 사업 참여를 놓고 우왕좌왕 했던 현대그룹도 당분간 신 사업 추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등 해운업이 주력인 현대그룹은 차세대 사업으로 이동통신을 검토하고 제4 이동통신(IST 컨소시엄)에 참여하려 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제4 이통 사업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해 현대그룹과 같은 대기업을 끌어들여 사업 안정성을 높이려 했다.하지만 현대그룹은 그룹 내 통신전문가가 거의 없기 때문에 다른 컨소시엄 업체들에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신 사업을 추진한다면서 2대 주주로 참여하려 한 것도 그룹 내 교통정리가 안 된 상태라는 걸 보여주었다. 이 같은 내부 사정은 사업 참여-불참-재 참여-다시 불참이라는 행보로 나타났고, 결국 현정은 회장은 불참을 지시했다. 현대그룹은 신뢰도에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었다.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대기업 322개, 중소기업 689개 등 전국 1011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2년 설비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내년 설비투자 증가율은 평균 4.1%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 같은 조사(6.1%)보다 2% 포인트 감소한 수치. 그러나 ‘2012년 투자를 2011년보다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전체의 61.4%였다. ‘시설 개선 필요’와 함께 ‘미래 대비 선행투자’ ‘신규 사업 진출’을 투자 확대 이유로 꼽았다. 어려울수록 기업의 인프라를 활용한 공격 경영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2011.12.2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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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계를 움직이는 최고경영자들

산업 일반

이슈메이커창업 110주년 맞은 한국인삼공사 전상대 사장 “‘정관장’ 신화 앞세워 내후년 매출 1조 도전”한국인삼공사가 이달 1일 창업(1899년 12월 1일) 110주년을 맞았다. 우리나라에서 100년 넘은 기업으로는 두산(1896년), 동화약품(1897년)에 이어 한국인삼공사 정도가 꼽힌다.엄격하게 기업 형태로 출발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까지 110년 이어져온 건 사실이다. 모태는 대한제국 궁내부 내장원에 설치됐던 삼정과. 인삼공사 CEO 전상대(53) 사장은 요즘 110주년 기념사업에 신경을 부쩍 쓰고 있다.평소 경영 스타일대로 겉보기에 화려한 것보다는 내실 위주의 행사를 진행 중이다. 전 사장은 “110주년인 오늘이 1100년 미래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며 ‘1100사랑나누기’라는 조촐한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고 있어요. 또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브랜드 홍보에도 전에 없이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1100사랑나누기는 110주년이 1100주년까지 이어지길 기원하며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1일까지 벌이는 행사다. 6년근 홍삼 제품인 ‘정관장’ 하나를 팔 때마다 건당 1100원을 적립해 연말 불우이웃청소년 장학금으로 내놓는 것이다. 오는 15일에는 글로벌 명품 전시장으로 불리는 홍콩 빅토리아만 빌보드 광고에 ‘정관장(正官庄)’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중국과 日·美·대만 등 수출시장 적극 공략 = 전 사장은 취임 후 4년 동안 인삼공사의 사업 규모와 질을 높이는 데 많은 실적을 남겼다. 취임 당시 연간 매출 3050억원은 작년에 6211억원으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수출액도 4200만 달러에서 6300만 달러로 50% 증가했다.전 사장은 올 매출이 작년보다 14% 정도 증가한 72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여세를 몰아 2년 후인 2011년 매출 1조원 달성, 3년 후인 2013년 수출 1억 달러 달성 목표를 추진 중이다. 그가 매출 1조원 달성의 견인차로 내세우는 것은 ‘정관장 신화를 앞세운 해외시장 공략’이다.이를 위해 해외 매장 수를 12개에서 81개로 크게 늘렸다. 중국 수출액은 연 300억원을 넘겼고, 일본에서도 선전한다는 얘길 듣는다. 대만·미국에서 58개 대리점을 운영하는 등 정관장 신화를 수출 확대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중국은 가장 큰 해외시장으로 작년 인삼공사 전체 수출의 약 절반을 차지했을 정도. 중국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는 ‘춘절(春節: 음력설) 선물세트’를 개발하고, 남부 광둥성 지역 약국에 ‘정관장 전용카운터’를 두는 등 공격적인 중화권 마케팅을 벌인 결과다. 또한 일본 최대 제과업체인 메이지제과를 판매원으로 활용해 일본 미니드링크 시장에서 점유율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일본제분과 협력해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에 자리를 잡고 있기도 하다. 대만·미국 등에서는 해당 지역 유명 학자와의 연구용역을 통해 홍삼의 효능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려홍삼은 1899년 홍삼 전매제 실시 후 1900년부터 중국에 수출됐다. 당시 인기가 너무 좋아 위조품이 범람하자 1940년대 초 조선총독부 전매국이 사용한 표지가 바로 ‘정관장’이라는 것. 전 사장은 “‘정관장 고려홍삼’의 위상을 다시 세우겠다”면서 “지금까지는 홍삼뿌리를 통째로 캔에 담는 뿌리삼(蔘) 위주로 수출했지만 앞으로는 진액이나 차, 태블릿(알약) 등 다양한 제품으로 내보낼 생각”이라고도 밝혔다.인삼공사는 국내 홍삼시장의 85% 상당을 차지하면서도 해마다 150억원 정도를 연구개발에 투자한다. 홍삼의 새로운 효능을 발굴하고 이를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전 사장은 “우리가 잘못하면 조상이 물려준 세계적인 특산품 종주국 자리를 외국에 넘겨줄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현재까지 식약청에서 인증 받은 효능은 면역력 개선과 피로회복, 기억력 및 혈행 개선 정도. 책임감을 갖고 홍삼의 효능을 계속 과학적으로 밝혀 나간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국내 1등 넘어 글로벌 종합건강기업이 꿈” = 전 사장은 1979년 전매청에 입사해 2005년 10월 사장에 오른 전문경영인이다. 그는 ‘CEO는 자기를 앞세우기보다 실적으로 말하고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비전 메이커가 돼야 한다’는 CEO관(觀)을 갖고 있다. 그래서인지 회사 외부에 얼굴을 내기보다 전국 영업점 방문이나 한 달에 한번꼴의 외국 출장을 통해 ‘회사 내실 다지기’에 열중한다.일부에선 그런 그를 두고 ‘은둔형 CEO’ 같다는 말도 한다. 그는 “인삼공사의 비전은 국내 넘버원 홍삼기업을 넘어 글로벌 종합건강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라며 “어린이, 어른 모두가 ‘정관장’과 함께 일생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제품개발과 생애 마케팅에 주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이어 그는 “식품기업인 우리 회사 임직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일은 ‘안전성 확보’이고, 습관이 돼야 하는 것은 CRM(고객 관계 관리)”이라고 강조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인삼공사의 6년근 홍삼 브랜드 ‘정관장’ 하면 누구나 그 안정성을 믿고 구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건강식품에서 소비자의 신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지론이다. 그렇게 중요한 소비자 신뢰도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임직원이 늘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이와 관련해 전 사장은 “인삼공사가 110년에 걸쳐 장인정신을 갖고 품질을 통해 신뢰를 지켜온 결과 전매제가 폐지된 지 13년이 지난 지금도 시장의 지지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삼공사는 CRM 강화 차원에서 정관장배 골프대회, 문화탐방행사, 콘서트 초청 등 차별화된 고객서비스 활동에도 열심이다. 인&아웃 ■ 김승연 한화 회장, 창업대상 수상 김승연(57) 한화 회장이 지난달 27일 한국경영사학회가 수여하는 창업대상을 받았다. 1981년 타계한 부친 김종희 창업자에게도 같은 상이 수여됐다. 서울 프라자호텔 시상식에는 김 회장의 모친 강태영 여사도 함께했다. 한국경영사학회는 김 회장에게 창업대상 상패와 한화그룹 연구논문집을 전달했다. 김 회장은 이날 “창업자 시대로부터 계승된 ‘신용과 의리’의 리더십이야말로 위기에서 결속을 이끌어낸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1986년 설립된 한국경영사학회는 전국에 500여 명의 교수와 연구회원을 둔 경영학 연구단체다. ■ 신격호 롯데 회장, 72억원 마산 호텔 부지 기부신격호(87) 롯데 회장은 최근 감정가 72억원 상당의 옛 롯데 크리스탈호텔 부지를 도립 마산의료원 신축사업을 위해 경남도에 기부했다. 마산시 장군동 4가 3-6 등 12필지 8113㎡(건물면적 1만1073㎡) 규모다. 신 회장은 기부에 앞서 ‘기초생활수급자 등 생활이 어려운 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 달라’는 당부를 했다고 한다.경남도(김태호 도지사)는 기존 마산의료원 부지와 호텔 부지 등 총 2만7300여㎡에 450억원을 들여 지상 7층, 지하 1층 300병상 규모의 병원을 2012년 말 준공할 예정이다.■ 현재현 동양 회장, 한·미재계회의 위원장 맡아현재현(60) 동양그룹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의해 지난달 30일 한·미재계회의 제4대 위원장으로 추대됐다. 이로써 그는 2000년부터 3대 위원장을 맡았던 조석래 전경련 회장 후임으로 한·미 기업인 간 대화 채널을 이끌게 됐다. 현 위원장은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의장을 맡았고, 1996년부터 작년까지는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 위원을 역임하는 등 폭넓은 대미 인맥을 구축해 왔다. 뉴페이스 ■ 정용진 (주)신세계 총괄 대표이사 등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아들인 정용진(41)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임원 인사에서 (주)신세계 총괄 대표이사에 선임돼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또 신세계백화점 대표에는 부사장인 박건현(53) 센텀시티점장이, 신세계이마트 대표에는 최병렬(60) 신세계푸드 대표가 각각 선임됐다. 신세계푸드 대표이사에는 신세계백화점 정일채(56) 부사장이 내정됐고, 조선호텔베이커리 대표에는 신세계 경영지원실 배재봉(52) 상무가 선임됐다. 정 부회장의 여동생 정유경(37) 조선호텔 상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주)신세계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 허일섭 녹십자 대표이사 회장 녹십자는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허일섭(55) 현 부회장을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했다. 그는 지난달 15일 별세한 고(故) 허영섭 회장의 동생이다.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국 휴스턴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1년 이후 녹십자 전무, 녹십자 부사장, 녹십자홀딩스 대표 등을 거쳤다. 또 녹십자는 조순태(55) 부사장과 이병건(53) 부사장을 신임 공동 사장에 선임했다. 고 허 회장의 2남 은철씨와 3남 용준씨는 녹십자 부사장과 녹십자홀딩스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 오규현 한솔제지 대표, 김성욱 한솔CSN 대표한솔그룹은 지난달 27일 한솔제지 오규현(57) 영업·생산총괄 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에 임명했다. 또 한솔CSN 대표이사 사장에는 김성욱(56) 영업본부장(부사장)을 승진 임명했다.오 대표는 중앙대 경제학과를 나와 한솔홈데코 대표를 지낸 후 한솔제지 영업생산 부문을 총괄해 왔다.김 대표는 중앙대 사회학과를 나와 삼성물산을 거쳐 2004년 한솔CSN에 영입됐다.■ 남상만 한국관광협회중앙회장한국관광협회중앙회는 최근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남상만(61) 서울시관광협회장을 임기 3년의 새 회장(24대)으로 선출했다. 남 회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서울시관광협회장과 한국음식업중앙회장을 맡아온 관광통이다....■ 진재욱 하나UBS자산운용 사장UBS글로벌자산운용은 2일 진재욱(42) UBS투자은행(IB) 아시아 주식영업부문 총괄대표를 하나UBS자산운용 신임 사장으로 임명했다. 내년 1월 공식 취임하는 그는 리먼브러더스와 슈로더, 크레디트스위스를 거쳐 13년 전부터 UBS에서 근무했다.

2009.12.0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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