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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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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일 MBK 부회장, ‘법정 대결’ 예고…“최윤범 지키기, 얼마나 더 유린당해야”

증권 일반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23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영풍 의결권 배제가 위법적이라고 주장하며 향후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김 부회장은 이날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장에서 발언권을 얻은 뒤 의장석을 향해 "법원에서 시시비비를 가려서 고려아연 앞날을 반드시 바로잡고 무도한 일을 벌이는 현재 고려아연의 지배구조를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김 부회장은 "영풍의 주식을 전격적으로 사들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은 고려아연의 손자회사, 우리 입장에선 증손자 회사"라며 "SMC가 사용한 575억원 중에서 270억원은 우리 돈과 다름없다"고 말했다.이어 "그러한 돈이 정당한 주주의 권리를 방해하기 위해, 특히 1대 주주의 권리를 방해하기 위해 부당하게 사용된 점에 상당한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김 부회장은 "이날 임시주총은 지난 4개월 반 정도의 분쟁 상황을 마무리지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며 "법원과 자본시장 관계자들이 최선의 노력 다해 의사결정을 해줬고 그 결과물이 있었는데 SMC에서 전격적으로 영풍 주식을 사들여 일방적으로 의결권을 박탈하고 기형적인 임시주총 진행한 점에 심히 유감"이라고 비판했다.그는 "여러분이 자의적으로 1대주주와 주주들, 자본시장을 우롱하는 의사진행을 해 더 이상 남아있을 의미가 없다"며 4호 이사 선임 수 표결이 끝난 뒤 강성두 영풍 사장, 자문단과 함께 주총장에서 퇴장했다.그러면서 "세상에 1대주주를 적으로 돌리거나 이렇게 우롱하는 회사가 어떻게 온전히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나"라며 "특히나 이 앞에 앉아계신 임원분들이 참 부끄럽다"고 했다.주총 의장을 맡은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 사장이 "짧게 해달라"고 요구하자 "그 말도 부끄럽다"고 맞받기도 했다.MBK·영풍은 이날 퇴장 뒤 발표한 입장문에서 "한국 자본시장과 고려아연은 '최윤범 회장 지키기'를 위해서 얼마나 더 유린당해야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MBK·영풍은 "SMC는 영풍 주식을 취득해야 할 사업상 필요가 전혀 없다"며 "호주에서 아연제련업을 하는 회사가 한국 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순환출자규제의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면서 의결권도 없는 영풍 주식을 왜 취득해야 하나"라고 지적했다.이어 "최윤범 회장 측이 의장권을 가지고 있음을 기회로 오늘 임시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이 없다고 우기기 위하여 575억원을 소모해 버린 것"이라고 비난했다.이들은 "임시주총의 위법적인 결과를 적법한 절차에 따라 취소 및 원상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자본시장의 제도와 관련 법령에 따라 비록 시간이 걸리고 고통스럽더라도 뚜벅뚜벅 저희 앞에 놓인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2025.01.23 20:52

2분 소요
美법원, 철강 관세 폭탄에 제동…현대제철·동국제강 안도

산업 일반

“한국의 값 싼 전기료는 사실상 철강 보조금에 해당한다”며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미국에 수출하는 후판에 1.1%의 상계관세를 부과하려는 미국 상무부 결정에 제동이 걸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7일(현지시간) 현대제철이 자사에 부과된 상계관세가 부당하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이 미국 상무부에 판단을 수정해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고 18일 밝혔다. 상계관세는 수출국이 직·간접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해 수출된 품목이 수입국 산업에 실질적인 피해를 초래하면 수입 당국이 해당 품목에 관세를 부과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조치다. 이번 미국 법원의 재판에서는 보조금이 특정한 기업 또는 산업 영역에만 특별히 제공되는 것인지 ‘특정성’을 따졌는데, 국제무역법원은 미국 상무부의 판단이 단순한 사용량만을 고려한 것으로 합리적이지 않다는 한국 측 의견을 수용했다. 이번 소송에서 한국 정부는 3자로 참여해 원고인 현대제철과 공동 대응했다. 미국 상무부는 철강 등 한국의 4개 산업을 묶어 해당 산업 부문의 전기 사용량이 불균형적으로 많다며 ‘특정성’이 존재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않았다. 미국 상무부는 이번 판정 후 90일 이내에 특정성과 관련된 기존 판단을 수정해 국제무역법원에 다시 제출해야 한다.산업부는 “한국 정부는 기업·국내외 로펌과 긴밀한 협의 및 외부 자문 등을 통하여 새 방어 논리를 적극 개발했다”며 “향후 절차에서도 전기요금 상계관세 이슈에 총력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2024.12.18 16:20

1분 소요
[속보] 조국 대표, 대법원서 징역 2년 확정‥의원직 상실

정책이슈

조국 대표, 대법원서 징역 2년 확정‥의원직 상실

2024.12.12 12:01

1분 소요
영아 '살해'하고 '냉동고' 보관한 30대 친모, 대법원서 징역 8년 확정

정책이슈

자신이 낳은 아이 두명을 살해하고 집안 냉동고에 시신을 숨긴 3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8년형이 확정됐다.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는 살인과 시체은닉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 각각 아이를 출산해 살해한 뒤 그 시신을 검은 봉지에 담아 경기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 소재 자신의 거주지 아파트 냉장고에 보관했다.살해한 아이들에 앞서 이미 3명의 자녀를 양육 중이던 A씨는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며 자신의 혐의를 시인했다. 이 사건으로 구속 기소됐을 때도 임신한 상태였던 그는 지난 2월 말 수원구치소에서 출산했다.A씨는 재판에서 "출산 직후 심신 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살인죄'가 아닌 '영아살해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러나 1심과 2심(항소심) 재판부는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범행 당시 A씨가 심신 미약 상태도 아니었다고 판단했다.항소심 재판부는 "영아살해죄는 행위자가 분만으로 인해 비정상적 심리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원심은 피고인이 분만에 의한 비정상적 심리상태라고 보지 않아 영아살해죄가 아닌 살인죄로 판단했다.다만 재판부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이미 키우고 있던 세 자녀까지 제대로 키우지 못할 거란 생각이 범행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8년'을 선고했다.한편 A씨의 남편도 영아살해 방조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지만,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불송치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2024.11.08 13:54

1분 소요
최태원-노소영 이혼 소송 대법원 간다...2심 판결 불복

산업 일반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 소송을 벌이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조3808억원에 달하는 항소심 재판부의 재산분할과 20억원의 위자료 지급 2심 판결에 불복해 20일 상고했다.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 김옥곤 이동현)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은 대법원에서 최종 결론이 나게 됐다.앞서 최 회장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SK 주식 가치와 관련한 최 회장 부자의 기여 정도를 판단한 항소심 재판부의 계산에 치명적 오류가 있다며 상고의 뜻을 밝혔다.이에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 일부를 경정(수정)하면서도 1조3808억원의 재산 분할과 위자료 20억원 지급 판단 등 주문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란 취지를 밝혔다.그러자 노 관장 측은 "최 회장 측이 판결 이유 일부를 침소봉대하고 있다"며 "원고 주장에 의하더라도 SK C&C 주식 가치가 막대한 상승을 이룩한 사실은 부정할 수 없고 결론에는 지장이 없다"고 반박했다.

2024.06.20 21:15

1분 소요
[단독]한국타이어, 獨 모터스포츠팀과 분쟁 국제중재법원서 담판

산업 일반

스폰서십 계약해지 문제로 갈등을 겪고있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와 독일 자동차 경주팀 하이코 모터스포츠(Heico Motorsports, 이하 하이코)가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법원에서 담판을 짓는다. 한국과 미국 법정을 오가며 공방을 펼친 양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국제중재법원에 공을 넘겼다는 분석이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상반기 중 하이코를 상대로 ICC 산하 국제중재법원에 총 1158만 유로(한화 약 170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하이코에 모터스포츠 대회 스폰서십 계약해지 무효 확인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서다. ICC 산하 국제중재법원은 국제상업 분쟁을 중재하는 국제 기구 중 하나로 민간인들로 구성된 중재 패널을 통해 국제적으로 효력을 갖는 중재절차를 제공한다. 1923년 설립된 이후 현재 120개국이 가입돼 있다. 국제중재법원의 판정은 국제법과 마찬가지로 구속력을 갖는다.앞서 한국타이어는 지난 2012년 제품 품질과 기술력을 알리기 위해 하이코모터스포츠와 유럽에서 열리는 자동차 내구레이스 4경기에 출전하는 내용의 스폰서십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한국타이어는 경주팀이 자사 명칭과 로고를 붙이고 출전하면 그 대가로 경주에 필요한 타이어와 기술을 지원하고 47만 유로(약 6억8948만원)를 하이코에 지급하는 것이 주된 계약 내용이다. 하지만 하이코는 한국타이어로부터 제공 받은 레인타이어가 최적의 성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등의 이유로 일부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고 양사의 법적공방으로 이어졌다.업계에서는 한국타이어가 지난 2019년 하이코의 손을 들어준 미국 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국제중재법원에 제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코는 지난 2018년 미국에서 한국타이어를 상대로 계약 위반 및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타이어가 스폰서십 계약 내용을 이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브랜드를 무단으로 사용해 팀의 명성과 브랜드에 심대한 타격을 입혔다는 게 하이코 측 주장이다. 이에 플로리다 남부 지방 법원 배심원단은 지난 2019년 11월 한국타이어가 150만 달러 이상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된다며 하이코 측의 손을 들어줬다. 특히 한국타이어가 한국 법원에서 비슷한 내용의 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은 점을 감안하면 더욱 받아 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란 추측이다. 실제 지난 2014년 서울중앙지법 민사 46부는 한국타이어가 경주에 무단으로 출전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후원금 11만7500유로(한화 1억6600만원)를 반환하라며 하이코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당시 재판부는 “계약 갱신일까지 양측의 갱신의사가 없었으므로 계약은 자동 해지됐다”며 “계약이 해지된 경우 하이코는 적어도 계약 내용대로 이행하지 않은 부분을 환급할 의무가 있다. 미이행부분에 관한 후원금 11만7500만 유로를 한국타이어에 지급하라”고 판단했다.한편 이와 관련해 한국타이어 측은 “공시된 내용 외에는 설명이 어렵다”고 밝혔다.

2023.05.04 15:07

2분 소요
“거리두기 이제 그만” 집행정지 신청, 16일 법원서 심문 진행

정책이슈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행정1부(이헌숙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고교생 양대림 군을 비롯한 시민 1513명이 보건복지부장관과 대전시장, 세종시장을 상대로 낸 방역지침 준수 명령 처분 등 취소 집행정지 신청의 심문을 진행할 계획이다. 신청인 측 대표 양군은 심문기일에 거리두기 연장 처분의 절차적·실체적 위법성을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양군은 전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백신 미접종자를 자의적으로 차별 취급하며 사실상 백신 접종을 강제하는 정책은 일반적 행동자유권·평등권·신체의자유 등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코로나19 치명률이 현저히 낮은 현 상황에서 전방위적 방역의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이 사건의 본안 행정소송도 대전지법에서 맡았다. 기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양군 등은 지난해 12월 10일 헌법재판소에 방역패스 근거 법률(감염병예방법 제49조 제1항)의 위헌 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2022.02.16 06:00

1분 소요
[지구촌 이모저모] 이탈리아 - 휴대폰 사용과 암 연관성 법원서 세계 최초로 인정

헬스케어

과도한 휴대전화 사용이 뇌종양을 유발할 수 있다는 판결이 이탈리아 법원에서 처음으로 내려졌다. 통신회사 텔레콤 이탈리아에서 15년간 근무한 로베르토 로메오(57)는 업무와 관련해 휴대전화를 지속적으로 사용한 탓에 뇌종양이 생겼다고 말했다(AFP 통신 보도).검사 결과 뇌종양으로 인해 로메오의 신체기능이 23% 손상됐다는 진단이 나온 한 달 뒤 이브레아 재판부는 매달 535달러(약 60만원)의 연금을 정부에서 로메오에게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연금은 작업장 사고 보험금 청구를 담당하는 국영 산재보험공사(INAIL)에서 지급된다.재판 중 로메오는 15년 동안 매일 약 3~4시간씩 휴대전화를 사용해야 했다고 말했다. “15년 동안 항상 집과 차에서 항상 동료들과 휴대전화로 통화하며 업무를 진행해야 했다. 오른쪽 귀가 내내 막힌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종양은 2010년에 진단 받았다. 다행히 양성이었지만 청각신경을 제거해 더는 들을 수 없게 됐다.”지난해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가독성프로그램’ 연구팀은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특정 유형의 전자파와 실험쥐 암 간의 연관성을 밝혀냈다. 2500여 마리의 생쥐를 2년 동안 하루 9시간씩 휴대전화 전자파에 노출시켰더니 수컷 생쥐들에게서 낮은 비율로 2종류의 종양(뇌에서는 종양인 신경교종, 심장에서는 신경초종)이 발생했다.로메오의 변호인 스테파노 베르톤은 이번 결정을 가리켜 “휴대전화 사용과 뇌종양 발생 간의 연관성을 인정”한 세계 최초의 일심 판결이라고 말했다.- 재니스 윌리엄스 뉴스위크 기자

2017.05.06 08:12

1분 소요
‘전자 발찌 이용료 월 300달러입니다’

산업 일반

모든 일의 발단은 교통위반이었다. 안토니오 그린에겐 운전면허증이 없었다. 운전대를 잡지 말았어야 했다고 그는 시인한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집 근처 멕시칸 레스토랑 타코 벨에서 엄마 차인 1994년형 크라이슬러 세브링이 고장 났을 때 수리센터로 직접 몰고 가기로 했다.컬럼비아 북동쪽 약 50㎞ 지점, 고향 마을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러고프에서 밤 10시 30분을 막 넘겼을 때 한 경찰관이 그의 차를 멈춰 세웠다. 교차로에서 회전 신호를 넣지 않았던 모양이다. 경찰관은 그린에게 수갑을 채워 카운티 감방으로 데려갔다. 그곳에서 밤을 새운 뒤 모친이 약 2000달러의 보석금을 걸고 풀려났다. 석방 조건 중에 (돈을 내고) 전자 감시 발찌를 착용해야 한다는 것도 있었다. 건설 노동자로 실직 상태인 그린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다섯 자녀를 둔 그는 월 900달러의 장애 수당으로 생활한다. “돈을 내라고요? 생전 들어보지 못한 말인데요.” 그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잘못 들은 건 아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리치랜드 카운티에선 보석 조건으로 발목 모니터를 착용해야 하는 사람은 누구나 ‘오펜더 매니지먼트 서비스(OMS)’라는 영리법인으로부터 발찌를 임대해야 한다. OMS는 하루 9.25달러 다시 말해 월 약 300달러 외에 179.50달러의 설치비를 범법자에게 청구한다. ‘정보공개(Freedom of Information)’ 요청을 통해 입수한 카운티 당국 서류 내용이다. 범법자가 매주 청구되는 요금을 납부하지 않으면(또는 못하면) 다시 감방으로 가야 한다. “전자 감시를 착용하는 것보다 보호관찰(probation) 쪽이 더 싸기 때문에 사람들이 죄를 인정한다”고 리치랜드 카운티의 국선 변호인 잭 던컨은 말한다. “완전히 새로운 채무 감방이다.”미국에서 감시 비용을 스스로 부담하는 곳은 리치랜드 카운티뿐이 아니다. 지난 10년 사이 비슷한 전자 감시 프로그램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졌다. 카운티와 주 정부 기록에 따르면 조지아·아칸소·콜로라도·워싱턴·펜실베이니아주 모두 요즘엔 민간기업들과 계약을 맺고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발찌 비용을 착용자가 부담하도록 한다. 주 당국이 피고인에 대한 감시 비용을 얼마나 자주 당사자에게 물리는지에 관한 체계적인 기록은 없다. 하지만 사법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2000~2014년 전자감시 사용이 32% 증가했다. 지난해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NPR이 실시한 조사에선 “하와이와 워싱턴 DC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전자감시 비용을 청구했다.” 한 업계 보고서는 현재 미국의 전자감시 대상자 수를 10만 명으로 잡는다. 그 수치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빡빡한 정부 예산과 혼잡한 수감시설 문제에는 전자감시 장치가 실용적인 대안이라고 일부 검찰 당국은 말한다. “미국 사회의 범법자 수용 능력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알렉 카라카차니스 변호사도 지적했다. 비영리단체 ‘법에 따른 동등한 사법(Equal Justice Under Law)’을 공동 설립한 그는 감시 프로그램에 비판적이다. “이들 기업 중 다수는 자신들의 사업 모델을 전환해 커져가는 감시·감독 시장에서 수익을 올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OMS 같은 기업 덕분에 지자체 당국은 사실상 범법자 감시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카운티는 지출을 줄이고 회사는 돈을 버는 대신 그린 같은 사람들(그중 다수가 빈민)에게 그 부담을 강제로 떠넘긴다.그러나 일부 지자체는 감시 프로그램의 외주 계약을 통해 돈을 절약할 뿐 아니라 거기서 이익도 챙긴다. 시애틀 북쪽 교외 주거지인 마운트레이크 테라스와 계약한 한 소규모 전자감시 기업은 ‘고객 당’ 5.75달러를 시 당국에 청구한다. 하지만 전자감시 장치를 착용하는 사람이 실제로 지자체 당국에 납부하는 돈은 하루 20달러다. 마운트레이크 테라스 카운티 기록에 따르면 지자체가 거기서 얻는 순수입이 연간 ‘대략 5만~6만 달러’에 달한다. OMS는 업계에서 비교적 소규모의 발찌 브로커다. 하지만 갈수록 첨단화하는 교도소 시장에서 큰 수익을 올린 산업의 일부를 차지한다. OMS는 ‘새털라이트 트래킹 오브 피플(STOP)’로부터 추적 장비를 임대한다. STOP 모기업인 시큐러스 테크놀로지스(이하 시큐러스)는 기업가치 평가액이 10억 달러를 훨씬 넘는 교도소 기술 업체다. 시큐러스의 회계 기록에 따르면 2013년 STOP 인수 후 2014년 새 ‘범법자 감시 시스템’ 사업에서 263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다른 업체들도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민간 교도소 업체인 GEO 그룹은 2011년 최대 전자 모니터 제공사인 ‘비헤이버럴 인코퍼레이티드’를 4억1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그리고 또 다른 대형 전자감시 서비스 제공업체인 옴니링크도 최근 3750만 달러에 팔려나갔다. “제1 원칙은 ‘돈을 좇아라’”라고 던컨 변호인은 말한다. “대기업들이 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큰 돈을 벌 기회이기 때문이다.”이처럼 큰 돈이 걸려 있어 교도소 기술 업계는 로비스트들을 고용해 자신들의 금맥을 보호하면서 특히 주와 지방 차원에서 교도 당국과 돈독한 관계를 구축해 왔다. 미국 최대 민간 교도 업체인 GEO 그룹은 지난해 250만 달러를 로비 활동에 지출했다. 그중에 전자감시 사업도 포함돼 있었다. GEO는 “연방 차원 로비 예산이 어림잡아 30만 달러, 주와 지방 차원 예산이 얼추 220만 달러”라고 회사 문서에서 밝혔다. 현지 인맥이 얼마나 중요한 자산인지 인정한다는 증거다.로비 활동이 일상화됐지만 교도소 사업의 적법성(또는 모범 사례)에 관해 카운티나 주 당국에 방향을 제시하는 주 또는 연방 가이드라인은 거의 없다. 형법학자 제임스 킬고어는 “관련 기업들이 전자감시의 법적 실태에 관해 명확한 검토를 원치 않는 듯하다”고 말한다. 전자 감시의 법적 지위가 불분명해 OMS 같은 기업들이 마음대로 요금을 부를 수 있는 재량권이 더 커진다고 킬고어는 말한다.리치랜드 카운티의 전자감시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아직은 어떤 법적인 시비도 없었다. 그러나 피고인에게 감시비용을 스스로 부담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단순히 비윤리적인 차원을 뛰어넘는 문제라고 여러 변호사가 지적한다. 카라카차니스 변호사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명백한 불법”이라고 말했다. “법정에서 시비를 가린다면 당장 폐지될 것이다.” 메릴랜드의 싱크탱크 ‘공판 전 사법 연구소(Pretrial Justice Institute)’의 체리스 버딘 대표도 같은 생각이다. “범법자 감독 조건의 비용을 당사자에게 물리는 것은 위헌이고 불법이다.”OMS의 대변인이자 로비스트인 로버트 스튜어트는 그 장치의 합법성에 관해 논평을 거부했다(그것은 법원이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린 같은 피고인이 반드시 비용을 지불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그는 “발찌 착용에 그들이 동의한다”고 말했다. “원치 않으면 ‘착용하고 싶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물론 거부 의사를 밝히면 감방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것이 옳은 일인지 아닌지를 떠나 그 장치 덕분에 많은 사람이 더 안전하게 지낸다고 지지자들은 말한다. 하지만 특히 전자감시의 정당성을 논하기에는 빈약한 주장이라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특히 킬고어는 “당국자들이 전자감시 장치 착용자를 어떻게든 통제하지 않겠냐는 첨단기술 맹신이 만연해 있다”고 설명했다. 그 기술이 종종 경범죄 위반자에 많이 사용된다는 데 큰 원인이 있다. 그 전자감시 프로그램은 그린이 체포되기 불과 2개월 전인 지난해 8월 시작됐다. 그 뒤로 리치랜드 카운티의 판사들은 수백 회나 그것을 보석 조건으로 내걸었다. 법원서류와 국선 변호인들에 따르면 사소한 교통위반이나 낮은 등급의 경범죄인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도 그들은 그런 난리법석을 피웠다”고 던컨 변호사가 말했다. “통제를 벗어났다.”그린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당초 음주운전으로 면허정지를 당했다. 그리고 가정폭력과 풍기문란으로 체포된 기록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가족을 부양하려 날품을 팔기도 했지만 전자 발찌 비용 때문에 빚의 수렁으로 더 깊이 빠져들었다. 그는 “빈털터리가 됐다”고 말했다. “벼룩의 간을 빼먹는 격이다.”설상가상으로 지난 8월 초 담당 변호사 윌리엄 콕스 3세가 그린의 전자 모니터를 벗겨주려고 보석 변경 신청을 했을 때 법원은 그 사건이 6월 8일 기각됐다고 통보했다. 다시 말해 두 달 동안 전자 발찌를 부착할 필요가 전혀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돈은 돌려받지 못했다. “불행하게도 의뢰인은 사법 시스템의 갈라진 틈새로 빠져나간 셈”이라고 콕스 변호사가 말했다. “공정하지 못한 일이다.”- ERIC MARKOWITZ IBTIMES 기자 / 번역 차진우

2015.12.14 16:29

6분 소요
justice - “내 인생을 망쳐줘서 고마워”

산업 일반

성폭력 피해당한 미국 십대 소녀가 트위터로 정의의 심판을 구했다사반나 디트리크는 지난여름 자신을 성추행했던 두 남자아이의 이름을 밝히며 도전적인 트윗을 날렸다. 당시 격분한 상태였다고 그녀는 말한다. “자, 이제 어디 나를 잡아넣어봐. 내 인생을 생지옥으로 만든 인간은 누구든 가만 두지 않아(I’m not protecting anyone that made my life a living Hell).” 16세 고등학생인 그녀가 썼다.그녀는 녹색 눈에 암회색 아이라인을 했다. 머리카락은 옆으로 모아 느슨하게 땋아내렸다. 어느 상쾌한 가을날 고향 켄터키주 루이빌의 동네 커피숍에 앉아 지난 6월에 있었던 사건을 이야기했다. 일반적으로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의 경우 이 지면에 이름이 공개되지 않는다. 하지만 디트리크는 자신의 일이 세상에 알려지기를 원했다.그녀의 시련은 파티에서 정신을 잃으면서(she had passed out at a party) 시작됐다. 16세 소년 두 명이 그녀의 브라와 속옷을 벗겼다. 소년들은 돌아가며 그녀의 성기에 손가락들을 찔러 넣으며 그 행동을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았다. 디트리크가 고소하자 소년들은 검사가 제안한 거래에 응해 유죄를 시인했다(pleaded guilty in a deal offered by the prosecutor). 하지만 그녀는 예상치 못한 새로운 문제에 부닥쳤다. 그녀가 겪은 일을 발설하지 말라는 판사의 명령 때문이다. 법률 전문가와 디트리크에 따르면 언론자유의 권리에 대한 명백한 침해였다. 법원이 “피해자의 입을 막아 범죄사실을 숨기려 했다”고 그녀의 엄마 샤론 디트리크가 말했다.그렇잖아도 그 사내아이들이 형량거래로 너무 쉽게 빠져나간다고 느끼던(already feeling that the boys were getting off easy under their plea agreement) 사반나 디트리크는 트윗을 날리기 시작했다. “내가 윽박지르면 겁을 먹을 만한 작은 소녀라고 모두가 생각했다”고 말하는 그녀의 말투에는 켄터키 억양이 약간 섞여 있었다.하루에 10개 트윗을 쏘아 보냈다. 7번째 트윗 내용은 “루이빌에선 피해자를 위한 정의실현보다 강간범 보호가 더 중요하다”였다. “그 일에 관해 입을 열어서는 안 되며 만약 발설하면 구속된다고 그들은 말했다. 그러니 그들이 이걸 읽고 나를 구속하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엿 같은 정의.” 10번째 트윗 메시지다.다음날 소년들의 변호사들은 법정모독을 이유로 디트리크의 구속명령을 신청했다(filed a motion to hold Dietrich in contempt of court). 제출된 신청서에 따르면 그녀는 “이 법정을 모독하는 발언”을 했으며 “강간범”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범죄행위에 관한 거짓 주장”을 했다. 법정모독 혐의가 인정되면 그녀가 수감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반면 소년들은 감형거래 덕분에 징역형을 면하게 된다.어떻게 보면 이번 사건은 여성과 소녀들이 성폭력을 신고할 때 직면하는 해묵은 문제점들을 노출시킨다. 하지만 미국 십대들이 겪는 일의 변화상을 사실 그대로 상기시켜주는 사건이기도 하다. 기술발달로 청춘의 어리석음이 지역사회를 뛰어넘어 훨씬 멀리까지 알려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as technologies make it possible for youthful stupidity to become known far beyond the community).어쩌면 바로 10~20년 전만 해도 커뮤니티 안에서 묻혀버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과거에는 책상 밑으로 필기 메모가 전달된 후 쓰레기통에 버려졌다. 지금은 사진, 문자 메시지, 트윗이 메모 역할을 대신한다. 이들은 사용하기에 따라 피해자나 가해자 모두에게 훨씬 막강한 힘을 보태줄 수 있다.그리고 이런 매체들은 일단의 법적인 문제를 야기한다. 프라이버시와 명예훼손의 한계를 넘나든다(pushing the boundaries of both privacy and defamation). 지난 11월 뉴욕 브루클린에서 열린 한 강간 재판에서 증언대에 선 고소인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한 남성 4명에게 법정모독죄가 적용됐다.그중 한장이 트위터로 전송됐다고 알려졌다. 지난봄 영국 축구선수 체드 에반스가 강간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을 때 그의 친구들이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피해자 신원을 공개했다(outed the victim). 그들은 지난 11월 벌금형을 받았다. 한편 재판 과정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한 또 다른 사람도 벌금형에 처해졌다.법적위기에 처한 디트리크는 뉴스위크와 첫 단독 인터뷰를 갖고 가해자와 재판부 모두에 맞서 싸우게 된 동기를 설명했다. 두 소년의 변호사들은 의뢰인들이 이 기사 취재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해왔다. 소년들은 지난 9월 소년법원에서 선고를 받았다. 중범죄인 일급 성적학대와 경범죄인 관음증 혐의가 인정됐다(for sexual abuse in the first degree, which is a felony, and voyeurism, a misdemeanor). 이 사건은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피고인측 변호사들 반대에도 불구하고 디트리크를 비롯한 그녀 변호사측 요청으로 재판기록이 일반에 공개됐다.이 모든 일은 2011년 8월에 시작됐다. 어느 날 저녁 디트리크는 아빠가 출장을 떠난 사이 친구 두 명과 함께 몇몇 사람을 집으로 초대했다(그녀의 부모는 이혼했다). 그날밤 초대손님 중 두 명은 가톨릭계 일류 남자학교인 트리너티 고등학교 학생이었다. 곧 2학년이 되는 디트리크는 전에 그들을 만난 적이 있었지만 잘 알지는 못했다고 한다. 두 소년 모두 착한 학생이었으며 라크로스(하키 비슷한 구기)의 열성 팬이었다. 법원서류에 따르면 “교실에서 금지된 검을 소지하는” 등 사소한 일들 말고는 둘 다 큰 사고를 친 적이 없었다(Neither had been in any major trouble).그날 저녁 소년들이 도착한 뒤 그 그룹은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재판서류에 따르면 더 나이 많은 친구가 사온 맥주·보드카·위스키를 나눠 마셨다. 디트리크는 여러 잔을 들이킨 뒤(After downing a number of shots) 정신을 잃었다고 한다. 다음 날 아침 침대에서 깨어났을 때 기이한 느낌이 들었다. “브라의 위치가 바뀌었다”고 그녀가 말했다. “속옷이 벗겨져 있었다.” 그녀는 어떤 안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나 의구심이 들었지만 곧 그 생각을 떨쳐버렸다(pushed the thought away). “사실을 알고 싶지 않은 마음이 한구석에 있었던 듯하다”고 그녀가 말했다.디트리크가 그 사진에 관해 알게 된 건 몇 달이 지난 11월 말이었다. 그 남자 아이들이 그녀의 반누드(seminude) 사진을 찍었다는 루머가 나돈다고 한 남자 친구가 그녀에게 귀띔해줬다. 정확히 어떤 모습의 사진인지 또는 누가 그 사진들을 봤는지 확신할 수 없었던 그녀는 11월 28일 소년들과 부닥쳐보기로 했다. 대화는 문자 메시지로 이뤄졌다.“내 인생을 망쳐줘서 고마워(Thanks for ruining my life).” 법정 기록에 따르면 그녀가 소년 중 한명에게 보낸 메시지다. “뭐, 내가 어떻게 네 인생을 망쳤는데.” “무슨 말인지 알잖아. 모르는 척 하지 말아(Don’t play that bulls--t).” 수 차례 메시지가 오간 뒤(After a flurry of back-and-forths) 그는 그녀의 사진을 촬영했다고 실토했다. 어떤 모습이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삭제했다고만 말했다. 또 다른 소년에게 문자를 보내자 그는 그녀가 스스로 옷을 벗었다고 암시했다.“맹세코 네가 떡이 되도록 취해서 제 손으로 옷을 벗었다구(You were drunk as s--t and you did take it off yourself I promise).” 그가 말했다. “그럴 리 없어. 내가 결코 스스로 브라를 벗지 않는다는 건 내 자신이 잘 알아, 절대로.” 그녀가 말했다.두 소년 모두 거짓말을 한다고 느낀 그녀는 그중 한명에게 “아동 음란물과 관련된 성범죄자 리스트”에 올릴 수 있다는 문자를 보냈다. 그 뒤 다른 사람들에게 그 사진을 본적이 있는지 묻는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그제야 문제의 전모가 명확하게 파악됐다고(Only then did the full extent of the problem become clear to her) 그녀는 말한다. 알몸 사진과 성폭력 모두 말이다. 그 남자아이 휴대전화에서 그 사진들을 봤다고 여러 명이 밝혔다. 디트리크는 공황에 빠지기 시작했다. “분명 라크로스 팀 전원이 봤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그녀가 말했다. “너무 스트레스가 심해서 지극히 평범한 일에도 울음을 터뜨리곤 했다(I was so stressed out, I would just burst into tears at the most normal things).” 그녀는 루머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몇몇 사람은 ‘동의하지 않은 게 확실해?’라고 물었다.” 정말 바닥이라고 느꼈을 때 자살까지 생각했다고 그녀는 말한다.여성법률지원단체 이퀴타스의 제니퍼 젠타일 롱 소장은 그런 사례가 갈수록 늘어난다고 말한다. 신기술이 “피해자를 희롱하고 모욕을 주는 무기로 사용되면서 전례 없이 도를 넘는 프라이버시 침해”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신기술은 피해자에게 신문고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한다. 홀러백(Hollaback) 같은 앱을 이용하면 길거리에서 당한 희롱을 현장에서 신고하고 위치를 알릴 수 있다(allow users to report and map street harassment on the spot). 디트리크는 휴대전화 문자를 이용해 경찰에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했다.그녀는 12월 14일 조사를 받은 뒤 남자아이 중 한명에게 문자를 보냈다. “네가 거짓말했어.” 그는 경찰에 신고해서 “우리 인생을 영원히 망가뜨리지” 말아달라고 애걸했다. “내가 나쁜 사람은 아닌데 멍청한 짓을 한 것 같아(just a dumb one I guess).” 크리스마스 직전 디트리크는 엄마에게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엄마 샤론은 딸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말문이 막혔다(speechless)”고 한다. “딸은 ‘마음의 준비가 됐다’는 태도였다”고 샤론이 말했다. “나는 잠시 마음을 가라앉힐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밖에 나가 해질 무렵 동네를 걸었다. 거리에 낙엽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그녀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딸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술에 취한 일은 속상했지만 성폭력을 세상에 알리겠다는 용기를 내서 기뻤다고(was glad her daughter had the confidence to speak up) 그녀는 말했다.크리스마스 다음 날 경찰 조서가 접수됐다. 올해 2월 초 소년들이 수사계로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둘 다 범죄 사실을 자백했다(Both confessed to the crime). “그녀 셔츠를 밀어 올리고 가슴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녀 바지를 끌어 내리고 … 성기에 우리 손가락을 밀어 넣었습니다.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그랬는데 별로여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경찰 조서에 기록된 한 소년의 말이다.형사가 물었다. “두 사람이 사진을 찍을 동안 그녀는 내내 그냥 누워 있기만 했나요?” “예, 우리가 사진을 찍을 때, 그랬죠.” 한 남자아이가 말했다. 그 뒤 그들은 디트리크를 2층 그녀 방으로 옮겼다고 그가 말했다. 도중에 실수로 그녀를 바닥에 떨어뜨리기도 했다. 형사가 다시 물었다. “그녀가 자신의 성기에 손가락을 넣어달라고 요청한 건 아니죠?” 소년은 “예”라고 대답했다.조서에 따르면 또 다른 남자아이의 진술도 비슷했다. 사건 당시 디트리크의 “눈꺼풀이 아래로 처져 정말로 피곤해” 보였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소년들의 휴대전화기를 압수해 과학수사대로 보냈다.지난 3월 남자아이들은 법정으로 소환돼 성적학대와 관음증으로 기소됐다(were arraigned, charged with sexual abuse and voyeurism). 검사는 피고인들에게 거래를 제안했으며 그들은 6월 말 유죄를 인정했다(The prosecutor offered the boys a deal, and they entered guilty pleas). 합의에 따라 소년들은 성범죄자 상담과 함께 5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Under the agreement, the boys would get 50 hours of community service, along with sex-offender counseling). 그들의 나이가 만 19세 6개월이기 때문에 유죄인정 철회신청을 해서 소송이 취하되고 전과기록을 말소되도록 할 수 있다(they could move to have the guilty plea withdrawn, the case dismissed, and their records expunged). 디트리크는 검사가 소년들에게 형량거래를 제안한 사실을 자신에게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한다. 검사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그 심리공판에서 피고인측 변호인들은 디나 맥도널드 판사에게 소년법원의 비밀유지원칙을 설명하도록(to explain the rules of confidentiality in juvenile court) 요청했다. 판사는 그 요청을 받아들여 공판절차가 법정 밖에서 논의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판사는 한걸음 더 나아가 범죄 자체도 논의될 수 없다고 시사했다. 어느 누구도 “어떤 이유로도 누구에게든 그 사건에 관해 발설”해서는 안 된다고 판사가 말했다. 디트리크 법률팀이 제출한 재판서류 기록이다. “누구도 무엇이든 말하거나 기록해서는 안 된다.”바로 디트리크가 트위터를 전송한 날이다. “입에 재갈이 채워진 기분이었다(I felt silenced)”고 그녀가 말했다. “도전을 받은 느낌이었다.” 다음 날 피고인측 변호사들이 법정모독죄 적용을 신청했다. 디트리크 가족은 국선 변호인 2명을 선임해(got a pair of public defenders) 투쟁을 준비했다. “피가 끓어올랐다(I was boiling in my blood)”고 디트리크 엄마가 말했다. 딸 옆에 앉은 그녀의 식탁 앞에는 점심식사로 주문한 그리스식 치킨 케밥과 감자 튀김 접시가 놓여 있다. 디트리크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엄마를 쏘아본다(shoots her mom an impatient look). 자신의 이야기에 집중하기를 바라는 모양이다.디트리크는 그 주 법정모독죄 적용 취하신청서를 들고 법정에 출두했다(appeared in court that week with a motion to dismiss the contempt charge). 그녀의 변호팀은 범죄 피해자의 입을 막는 건 재판부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언론 자유의 문제라는 주장이었다.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전속 변호사인 아덴 파인도 그 의견에 동의한다. “법정이 발동하는 포괄적인 발언금지 명령은 언론의 자유를 규정한 미국헌법 제1 수정조항에 저촉된다(Broad orders issued by courts prohibiting speech raise First Amendment questions). 딸이 겪은 일을 엄마에게도 말할 수 없다는 말인가?” 디트리크의 트윗 발송 결정을 두고는 이렇게 설명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발언도 다른 발언과 똑같이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그 점은 대법원이 명확히 판결했다.”취하신청은 다른 판사에 의해 기각됐으며(The motion to dismiss was overruled) 법정모독 심리공판이 7월로 잡혔다. 이 두 번째 판사도 맥도널드 판사와 마찬가지로 공판과정이나 범죄에 관해 거론하지 말라고 디트리크에게 경고했다. 디트리크 변호팀이 제출한 법정서류 내용이다.재판이 가열되자 디트리크는 개인변호사 토머스 클레이를 고용했다. 클레이는 “완전히 뒤죽박죽 엉망진창(downright topsyturvy upside down)”이라고 그 상황을 묘사했다. 또한 “피해자가 다시 피해를 입는(the victim being revictimized)” 상황이라고 평했다.디트리크 변호팀은 두 판사와 검사를 걸고 들어가 세 사람 모두 공판과정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went after both judges and the prosecutor, requesting that all three be disqualified from the case). 검사가 객관적이 아니라고 그들은 주장했다. 알고 보니 그는 피고인들의 고등학교(트리너티) 동문으로(had attended the same high school as the boys) 여전히 적극적으로 후원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법원 제출서류에 따르면 학교 동창회와 동문 모임 위원을 맡고 있다(serving on a reunion committee and in an alumni society). 판사들과 검사, 그리고 트리너티 고등학교 측은 이 기사의 취재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들의 법정투쟁 소식이 퍼져나가면서 도시뿐 아니라 미국 각지 신문의 1면 머릿기사를 장식했다. 성폭력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트윗으로 알린 죄로 구속될지 모른다는 뉴스가 빠르게 퍼져나갔다. 피고인측 변호사들은 법정모독죄 적용 신청을 취하했다.결국 공판과정에서 배제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법원기록은 디트리크 팀의 요청으로 공개됐다. 피고인측 변호사들이 지나친 언론의 관심을 유발해 소년들의 갱생을 방해한다며 반대했지만 묵살됐다. 트리너티 고교에서 졸업반 과정을 남겨뒀던 소년들은 재등록이 허용되지 않아 다른 학교를 새로 찾아야 했다. 형량도 더 엄해졌다(got a stiffer sentence).지난 9월 발표된 최종 형량거래에선 당초거래와 달리 중범죄가 완전히 말소되지 않는다(the felony crime can’t be completely expunged). 하지만 아무런 말썽을 피우지 않을 경우(if they stay out of trouble) 3년 뒤 경범죄로 감형될 수 있다.디트리크는 그해 사건들로 자신에게도 큰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주중의 늦은 오후, 커피숍을 나서 집으로 향한다. 음식점 종업원 아르바이트를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 그 사건이 대인관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밖에 나가 사람들과 어울리기가 힘들어졌다(became hard to go out and socialize). 알몸으로 사람들이 있는 방 안에 걸어 들어가는 기분이다.” 오래 만나 마음편하게 여기는 남자친구는 한명 있다. 하지만 다른 남자아이들이 자신에게 팔을 두르거나 스스럼없이 몸을 건드리는(touch her casually) 건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그 사진들은 지금도 머리 속을 떠나지 않고 그녀를 괴롭힌다. “아직도 정말 그 사진들을 보고 싶고 누가 봤는지 알고 싶다”고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자신은 결코 못 보게 될지도 모른다. 경찰이 휴대전화를 확보했을 때는 사진들이 이미 삭제된 상태였으며 과학수사팀도 그 사진들이 누구에게 전송됐는지 밝혀내지 못했다고 경찰 대변인이 말했다. 하지만 디트리크는 자신이 맞서 싸운 일이 기쁘다고 말한다. “내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다”고 그녀가 말했다. “그 트윗을 절대 내리지 않겠다.”

2012.12.2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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