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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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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젤리나 졸리도 고민한 ‘유전성 유방암’…Y염색체 완전 해독 의미는

바이오

우리 몸은 세포로 이뤄져 있다. 그리고 세포 속에는 모두 같은 디옥시리보핵산(DNA)이 들어있다. 손과 귀, 입 등의 세포 속 DNA가 모두 같다는 뜻이다. 암세포는 이런 세포 속 DNA에 돌연변이가 생겨 누적되면 나타난다. DNA는 자외선과 화학물질 등 외부 자극을 받으면 염기서열이 바뀌거나 없어진다. DNA를 잘 분석해 어떤 부위에 돌연변이가 나타났는지 밝혀내려는 연구가 활발한 이유다.할리우드 배우 앤젤리나 졸리도 10년 전 유전자 검사를 통해 자신에게 유방암이 잘 생길 수 있다는 소견을 듣고 수술을 받았다. 그는 여러 차례 유방암 가족력이 있다는 점을 밝혀왔고, 미리 유방을 제거해 암이 발생할 가능성을 줄인 것이다. 문제가 된 유전자는 유전성 유방암 유전자인 BRCA1. 이 유전자는 외부 자극으로 손상된 DNA를 복구해 우리 몸을 보호한다. 하지만 돌연변이가 생기면 암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기능이 약해진다.다양한 인구 집단의 Y염색체 비교…과학계 주목앤젤리나 졸리는 자신의 BRCA1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다는 점을 알고, 암 발생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수술을 받았다. 통상 암이 발생한 뒤 항암치료를 하는 대신 미리 암이 발생할 요인을 제거한 것이다. 이같이 유전성 질환은 DNA를 잘 분석하면 환자가 여러 치료 방법을 선택할 수 있게 돕는다. 같은 유방암이라고 하더라도 발병 원인에 따라 다른 치료 방법을 선택해 더 빠르고 수월하게 암을 치료할 수도 있다.최근에는 이런 유전성 질환의 또 다른 가능성을 여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에 사람의 성염색체인 Y염색체의 염기서열을 분석한 연구가 공개되면서다. 사람의 성염색체는 X와 Y염색체 두 가지다. 이 중 Y염색체는 남성을 결정하는 염색체로, 유전정보가 모두 해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Y염색체는 DNA의 정보가 뒤엉켜 있어 해독하기 어려웠다. 이번 연구를 통해 Y염색체의 유전정보를 분석하게 돼, 남성이 암에 잘 걸리는 이유 등을 추가로 연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연구를 진행한 연구기관은 미국 국립인간게놈연구소(NHGRI)다. 이 기관의 애덤 필리피 박사 연구팀은 유럽계 남성의 Y염색체를 구성하는 염기 6246만29쌍을 해독한 연구 결과를 네이처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3000만개 이상의 염기쌍 서열도 추가해 여러 유전자 계열의 구조도 밝혔다. 새로운 단백질 정보 유전자 41개도 확인했다. NHGRI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한국인 과학자 이아랑 박사가 이 논문의 제1 저자로 참여했다.미국 잭슨의학연구소의 찰스 리 박사 연구팀도 다양한 인구 집단에 속하는 남성 43명의 Y염색체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네이처에 발표했다. 이 중 3명의 Y염색체만 완전히 분석했지만, 다양한 인구 집단의 Y염색체를 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네이처는 이들 연구 결과가 18만3000년에 걸쳐 진화한 사람의 Y염색체에 어떤 유전적 변이가 나타났는지 밝혔다고 평가했다. 새로운 DNA 염기서열과 특징, Y염색체의 복잡한 구조와 분자 메커니즘에 대한 통찰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Y염색체를 해독하는 일은 왜 중요할까. 남성은 나이가 들수록 Y염색체가 줄어드는데, 이런 특징이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어서다. 실제 남성은 여성과 비교해 암 발병률이 높은 편이다. 국내의 경우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020년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암 발생률(연령 표준화 발생률)은 남성 563.8명, 여성 435.6명이다.음주나 흡연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겠지만, 청소년도 남성이 여성보다 암에 잘 걸린다. 또한 Y염색체가 줄어들면 심장질환과 알츠하이머병 등 여러 질환이 발생할 위험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남성은 X염색체와 Y염색체가 각각 1개씩 있어 유전성 질환에 치명적이기도 하다. X염색체를 2개 지녀 결함이 발생했을 때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여성과 달라서다.유전체(게놈) 지도를 완성했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유전체 지도는 유전자가 사람의 몸에서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보여주는 자료다. 지난 2003년 인간게놈프로젝트(HGP)를 통해 사람의 유전체를 분석한 유전체 지도가 처음으로 나왔다. 하지만 이 유전체 지도가 나올 당시 분석하기 까다롭고 기능이 분명하지 않은 일부 부위는 충분히 규명되지 못했다. 이후 HGP는 지난 2022년 완전한 형태의 유전체 지도를 다시 공개했다. 사람의 유전정보를 분석한 자료인 만큼 다양한 유전성 질환의 치료제가 개발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다만 유전체 지도가 완성됐다고 모든 유전성 질환을 정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유전체 지도를 바탕으로 한 여러 연구가 다양한 치료 방법이 돼 환자들이 다다르기까지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유전자의 작동 방식이 복잡하고 유전정보를 제외한 여러 습관과 환경 등이 질환의 발병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Y염색체의 유전정보가 사람의 어떤 특징과 연관되는지 밝혀야 하고, 이런 특징이 특정 질환과 관련 있는지도 연구해야 한다는 뜻이다.

2023.11.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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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에 따라 치료효과 달라”…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넥스트 스텝은 [이코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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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카네맙과 도나네맙이 출시된다고 해도 결국 시장이 이들 약물을 판별할 겁니다. 환자들이 수천만원을 내고도 치료 효과를 느끼지 못하면 더 좋은 약물이 시장을 차지할 것이고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이제야 시작점에 섰습니다. 비용은 낮고, 치료 효과는 높은 약물이 지속해서 나올 것이라고 봅니다.”세계 첫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이다. 하지만 이 약물은 현재 쓰이지 않는다.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시장에서 퇴출됐다.지난 2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서울대 연건캠퍼스에서 만난 묵인희 서울대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교수(치매융합연구센터 센터장)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최근 시장의 주목을 받는 약물들도 시장의 평가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아무리 좋은 약물이라도 환자가 쓰지 못한다면 쓸모가 없는 만큼, 해당 약물이 시장에 안착할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시장에 자리를 잡는 것 외에도 이들 치료제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먼저 수천만원에 달하는 높은 치료 비용이 장애다. 초기 단계의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환자만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한계다.알츠하이머병 치료제가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선 어떤 과제를 넘어서야 할까. 묵 교수는 “어떤 약물이든 결국 환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제제로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료 비용이 낮고 투약하기 쉬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해야 한다는 뜻이다.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시간은 걸리겠지만, 현재 많은 기업이 개발에 착수했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인 도나네맙을 개발한 일라이 릴리도 정맥주사(IV) 제형의 약물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변경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묵 교수는 “IV 제형의 치료제는 노인 환자가 매번 병원에 와야 해 번거롭고, 비용 자체도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통적인 화합물 방식의 의약품이 방법이 될 것”이라며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약이나, 코에 투입하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고, (당장은 개발이 어렵지만) 유전자 치료제나 DNA, RNA 유사체인 안티센스 올리고머(ASO)를 활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하는 기술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에 적용하는 것도 숙제다. 뇌혈관장벽은 외부물질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장치다. 뇌세포를 보호하지만, 뇌질환 치료제를 비롯한 약물이 뇌로 들어오는 것도 막는다.묵 교수는 “뇌혈관장벽을 잘 통과하는 것은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사람들에게 난제”라며 “이를 통과하지 못해 치료제가 되지 못한 약물이 많다”고 했다. 이어 “실험실에선 치료 효능이 좋게 나왔어도, 정작 뇌로 들어가지 못한 약물이 여럿”이라며 “뇌혈관장벽의 문제가 해결되면 기존에 실패한 약물을 실어 치료제로 다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진단 기준 다양해져…임상도 세분될 것”묵 교수는 현재 많은 기업이 새로운 기전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연구하는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은 약물이 나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지난 7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알츠하이머협회 국제콘퍼런스(AAIC)에서는 알츠하이머병의 새로운 진단 기준과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가 발표됐다.이번 콘퍼런스에서 미국 국립노화연구소가 제시한 알츠하이머병의 새로운 바이오마커는 아밀로이드-베타(Amyloid-β) 40과 42, 타우 단백(tTau), tTau의 인산화 형태인 pTau, 미세신경섬유 경쇄(nfL), 교총섬유산성단백질(GFAP) 등이다. 묵 교수는 “올해 AAIC에서는 도나네맙의 임상 결과가 주인공이었지만, 미국 국립노화연구소가 발표한 새로운 진단 지침도 참가자들의 관심을 받은 발표 중 하나”라며 “뇌에 나타나는 염증과 신경세포, 혈관의 상태가 진단 기준에 추가됐고, 지침이 구체화되면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서브 그룹으로 나눠 각 그룹에 맞는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약물 개발이 세분(specify)화되면 맞춤형 치료제도 언젠가는 가능해질 것”이라며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이 쌓인 정도와 특정 유전자를 가진 사람 등 환자에 따른 치료제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인종에 따라 치료 효과가 다소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다르게 말하면, 한국인에게 더 잘 맞는 기전이 있을 것이란 뜻이다. 묵 교수는 “레카네맙과 도나네맙 모두 인종에 따라 값이 다르게 나왔다”며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많이 진행돼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과 관련한 국내 기업이나 기관이 국제 컨소시엄에서 임상시험을 함께 진행하는 등 적극적 참여가 필요하다”며 “한국만 동떨어져 있지 않고, 여러 연구 자료를 비교 분석하며 깊숙이 들여다봐야 하는 시점이 됐다”고도 했다.“조기 진단 권장…빠른 치매 관리 가능”묵 교수는 조기 진단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알츠하이머병은 65세 이상인 노인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산발성 알츠하이머병이 대부분인데, 최근 40, 50대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묵 교수는 “기존에는 유전성 알츠하이머병만 젊은 나이에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병(EOAD)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연구단에서도 컨소시엄이 구성되거나, 이 질환에 맞는 임상이 진행되는 등 하나의 분야로 자리 잡는 중”이라고 했다.그만큼 조기 진단의 필요성도 커졌다. 묵 교수는 “나이가 젊은 환자는 자신이 알츠하이머병을 앓는다기보다 건망증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잦다”며 “조기 진단이 활성화되면 혈액 검사 등 간단한 방법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한 뒤, 뇌척수액이나 단층촬영 등으로 정밀진단과 치료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특히 “nfL과 GFAP가 알츠하이머병 진단 기준에 포함돼 혈액 진단의 중요성도 높아졌다”며 “기존에는 항체 기반의 엘라이자 방식이 쓰였다면, 현재는 질량분석법(매스 스펙트로메트리)이나 압타머, DNA 증폭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2023.08.0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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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유전성 비만 치료 신약, 美 FDA 희귀의약품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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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의 유전성 비만 치료 신약 ‘LB54640’을 美 FDA가 ‘프로오피오멜라노코르틴(POMC) 결핍증’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고 16일 밝혔다. LG화학이 개발하고 있는 LB54640은 포만감에 관여하는 단백질 MC4R(멜라노코르틴-4 수용체)의 작용 경로를 타깃으로 하는 1일 1회 먹는 치료제다. MC4R의 상위 경로 유전자(LEPR, POMC 등)에 결함이 있어도 포만감 신호를 전달하는 MC4R 단백질에 바로 작용해 식욕 억제를 유도하는 게 특징이다. 희귀의약품 지정으로 LG화학은 7년간 미국 시장 판매 독점권과 미국 내 임상시험 비용 지원 및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미국 희귀 비만 시장 공략에 탄력을 받게 된 것이다. LG화학은 유전적 결함이 없는 건강한 과체중 성인을 대상으로 LB54640의 미국 임상 1상을 최근 마무리했다. 구체적인 임상결과는 올해 안에 발표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LEPR 혹은 POMC 결핍증 유전성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2 3상에 돌입한다. LG화학 관계자는 “MC4R을 타깃으로 하는 치료제는 2020년 11뭘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임시브리(성분명 세트멜라노타이드)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시브리는 주사제인 반면 LG화학의 LB54640은 편의성이 높은 경구용 신약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LB54640은 2020년 9월에도 ‘LEPR(렙틴 수용체) 결핍증’으로 FDA의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바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파마(EvaluatePharma)에 따르면 유전성 비만 치료제 미국 시장은 2022년 2800만 달러(약 360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유전자 진단검사 기술이 발전하고 대중화가 되면 시장 규모는 급격하게 성장해, 2028년에는 8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영진 기자 choiyj73@edaily.co.kr

2022.06.1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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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서부디엔디리츠·툴젠 ‘기관 의무보유 해제 물량’ 주의보

재테크

지난해 상장한 신한서부티엔디리츠와 툴젠의 기관 의무보호예수 물량이 이날 시장에 풀린다. 보호예수 물량이 쏟아지면 수급충격으로 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투자자 유의가 필요하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신한서부티엔디리츠 주식 325만8261주(전체 상장 주식수의 5.82%)에 대한 의무보호예수가 해제된다. 해당 물량은 운용사와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상장 후 1개월간 팔지 않겠다고 확약한 것이다. 의무보호예수는 기업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했을 때 지분을 많이 가진 대주주나 기관투자자 등이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못하게 하는 제도다. 이들이 상장 직후 주식을 처분하면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높아 개인투자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지난해 12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리츠는 부동산 투자를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을 소유한 뒤 임대료와 매각 차익을 배당으로 지급한다. 신한서부티엔디리츠의 주요 자산은 인천의 초대형 복합 쇼핑몰 스퀘어원, 서울드래곤시티의 하이엔드 레지던스 호텔 그랜드 머큐어 등이다. 시장에선 이날 의무보호예수 해제된 신한서부티엔디리츠 주식 325만8261주가 당장 시장에 풀릴 가능성을 낮게 점친다. 지난 7일 기준 주가가 4975원으로 상장 당시 공모가 5000원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통상 기관은 의무보호예수 해제 시 시세차익을 노리고 그간 묶였던 주식을 처분한다. 그러나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 때 주식을 처분하면 도리어 손실을 볼 수 있다. 반면 이날 주식 2만1000주(전체 상장 주식 수의 0.26%)에 대한 의무보호예수가 해제되는 툴젠의 상황은 다르다. 툴젠의 지난 7일 기준 주가는 8만8000원으로 공모가(7만원)를 웃돌고 있다. 전체 주식 수와 비교하면 의무보호예수 해제 물량이 많진 않지만, 현재 주가가 공모가보다 높게 형성된 만큼 기관들이 차익실현을 위해 주식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툴젠은 지난 1999년 설립된 유전자 교정 전문기업이다. 국내에선 유일하게 노벨화학상을 받은 ‘제3세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유전자가위는 DNA(유전자 염기서열)를 원하는 만큼 자르고 붙이는 방식으로 유전자를 교정하는 기법이다. 암이나 혈우병 등 인간의 난치·유전성 질환을 치료하거나 동·식물 등의 유전자를 개량하는 데 사용할 수 있어 범용성이 높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1@joongang.co.kr

2022.01.1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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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가위' 툴젠 출격, 차세대 바이오 주도주 되나 [IPO공시로 본 유망株]

바이오

코넥스 대장주 툴젠이 오는 10일 코스닥에 입성한다. 이전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5489억원(공모가 7만원 기준)이다. 툴젠은 지난 2015년부터 여러 차례 코스닥 진입을 시도했으나 최대주주와 2대 주주의 미미한 지분율 격차로 인한 경영권 불안, 핵심 기술(유전자 가위)의 특허권 부당 취득 의혹 등을 이유로 번번이 실패했다. 올해는 그간 제기된 문제를 모두 해결한 뒤 나선 4번째 상장 도전이다. 툴젠은 지난 1999년 설립된 유전자 교정 전문기업이다. 국내에선 유일하게 노벨화학상을 받은 ‘제3세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원천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유전자가위는 DNA(유전자 염기서열)를 원하는 만큼 자르고 붙이는 방식으로 유전자를 교정하는 기법이다. 암이나 혈우병 등 인간의 난치·유전성 질환을 치료하거나 동·식물 등의 유전자를 개량하는 데 사용할 수 있어 범용성이 높다. 글로벌 시장분석기관 BIS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유전자 교정 기술 시장은 2019년 8억4620만 달러에서 오는 2030년 108억2510만 달러(약 12조70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향후 10년간 10배 정도 확대되는 셈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26.86%에 달한다. ━ 차세대 바이오 핵심 분야는 ‘유전자 가위’ 기술 툴젠은 현재 코넥스 시장에서 시가총액(8일 기준 7055억원) 1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는 기업이다. 주요 사업 분야는 유전자교정 플랫폼 기반 특허 수익화, 유전자교정 기술 적용 치료제 개발, 유전자교정 기술을 통한 동식물(종자) 품종 개량 등이다. 대부분의 사업은 3세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현재 전 세계에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원천기술을 가진 기업은 미국의 에디타스 메디신과 인텔리아 테라퓨틱스, 스위스의 크리스퍼 테라퓨틱스, 한국의 툴젠 등 4곳뿐이다. 툴젠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원천기술 특허를 미국, 유럽, 중국, 호주, 일본 등 9개국에서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는 기업이지만, 앞서 진행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선 역대 최저 경쟁률을 기록해 흥행에 참패했다. 공모가도 희망범위 하단(10만원)보다 30% 낮은 7만원으로 결정했다. 툴젠 측은 “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를 고려했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아직 남아있는 ‘특허 분쟁’ 리스크를 배경으로 꼽는다. 툴젠은 현재 미국에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원천기술 특허를 두고 UC버클리 연구팀(CVC), 브로드연구소와 저촉 심사에 휘말려있다. 어느 곳이 기술 최초 발명자인지 가리고 있는 셈이다. 통상 툴젠과 같은 바이오기업의 가치는 핵심기술 특허 유무 하나에도 큰 영향을 방기 때문에 기관투자자 입장에선 특허 분쟁 중인 툴젠에 섣불리 투자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툴젠 주가의 장기적 성장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주목받을 차세대 바이오 핵심 분야로 유전자가위가 꼽혀서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간 코로나19 사태로 백신 관련 종목만 주목받았는데, 중장기적으론 유전자가위 등 비(非) 코로나19 관련 종목으로 관심이 이동할 것”이라고 봤다. 장세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유전자가위 특허 저촉심사 결과 등 변수로 단기 주가 변동성은 클 수 있지만, 심사가 끝나고 특허 원천성을 확보한 이후의 성장성은 매우 높을 것”이라며 “내년에 임상 진입하는 신약 프로젝트(DGK K/O CAR-T) 등에서 성과를 보여준다면 기업가치가 재평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성장폭 큰 유전자 치료제 시장, 수혜주 주목해야 시장에선 툴젠 상장이 올해 들어 수익률이 부진했던 제약·바이오주의 반등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상자 제약·바이오 종목으로 구성된 KRX헬스케어지수는 지난 7일 3710.34로 마감됐다. 지난해 말 종가 5517.31과 비교하면 32.75% 하락했다. 특히 소액주주 비중이 높은 셀트리온은 최근 두 달 새 주가가 16.33% 빠졌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40.29%다. 툴젠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종목은 최대주주(상반기 말 기준 지분 16.49% 보유)인 제넥신이다. 백신개발 기업인 제넥신의 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은 -49.19%다. 다만 시장에선 미래 성장성이 크다고 평가받는 자회사 툴젠 상장으로 제넥신도 기업가치 동반 상승효과를 누릴 것이란 평이 지배적이다. 제넥신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최근 동물실험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보여준 점도 투심을 회복시킬만한 요소다. 제넥신은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2.61% 오른 6만2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툴젠 상장 임박 등이 호재로 작용해 이달에만 주가가 8.65% 뛰었다. 툴젠과 함께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올릭스(자회사 엠큐렉스와 협약)도 증권가에서 꼽는 제약·바이오 유망주다. 장세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전자 치료제 시장의 성장폭은 점점 더 증가할 것”이라며 “특히 단기적으로 만성질환으로 적응증을 넓히고 있는 리보핵산간섭(RNAi) 치료제가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약개발 기업인 올릭스는 RNAi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으며, 총 4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RNAi 플랫폼의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향후 관심을 가져야 할 종목으로 올릭스와 툴젠을 나란히 제시했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1@joongang.co.kr

2021.12.0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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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치료의 미래 아프리카에 있다

국제 이슈

그동안 유전자 연구는 구미인의 DNA를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검은 대륙은 오랜 인류의 역사 가진 만큼 유전적 다양성도 훨씬 더 풍부해 찰스 로티미는 2005년께 미래의 물결에서 뒤로 밀려나고 있음을 처음 깨달았다. 인간게놈프로젝트는 최근 인간 DNA의 전체 염기서열 해독을 완료한 참이었다. 그와 같은 돌파구가 마련된 이후 전 세계 6개국의 과학자들은 혈액샘플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불치병을 포함해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찾으면 치료제 개발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그런 수집 노력을 이끌던 로티미는 과거 역사가 되풀이된다는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그는 자신보다 조국 사람들에 대한 걱정이 더 컸다. 아프리카의 환자들은 과학 실험에서 조사 대상으로 이용되면서도 가난 때문에 최신 의학발전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 로티미는 유전학이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의 HIV·결핵·말라리아·암 치료제의 필요성을 외면하면서 현지 주민 10억 명을 착취하는 또 다른 방법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유전체 혁명이 아프리카를 건너뛰면서 미래의 의학이 인류 전체에 주효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충분히 근거 있는 우려였다. 지난 수년간 과학자들은 인간 DNA에 관해 무수한 발견을 쏟아냈다. 당뇨·암·정신병과 기타 중증 질환의 새 치료제를 낳을 수 있는 발견이었다. 그러나 그런 발견은 세계의 작은 일부분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이뤄졌다. 발표된 연구논문 거의 모두가 유럽 혈통의 모집단을 토대로 했다. 2009년까지 수백 건의 유전체 조사 중 아프리카인이 포함된 비율은 1%에도 못 미쳤다.유전체학 혁명은 곧 동력을 잃기 시작했다. 각 환자의 정확한 유전적 구성을 알게 되면 개인별 맞춤 치료의 신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그것은 질병 발생이나 약물 반응과 상관관계를 가진 인간 DNA의 미세한 차이를 발견하느냐에 달렸다. 이 같은 과업에선 가능한 한 많은 사람으로부터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유전체학 연구는 숲 전체로 뻗어나가기는커녕 킬러의 흔적을 찾아 똑같은 나무 몇 그루 주위를 뱅뱅 도는 수색작업과 같아진다.풍부함을 자랑하는 아프리카 유전체는 인류 진화의 산물이다. 현생 인류 호모사피엔스는 약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기원했다. 약 10만 년 뒤 (최소 2만 명을 훨씬 넘을 수 있는 모집단 중) 1600여 명의 남녀가 대륙을 떠나 세계 각지로 퍼져나가기 시작해 궁극적으로 유럽 가장 최근에는 미대륙에 이르렀다. 워싱턴대학 유전학자 메리-클레어 킹 연구팀은 지난해 논평에서 ‘다시 말해 현생 인류로서 우리 진화의 체험 중 약 99%가 아프리카에서 이뤄졌다’고 썼다.마찬가지로 그 시점까지 아프리카 대륙 전반에 걸쳐 존재했던 유전적 다양성은 무엇이 됐든 그 소그룹이 이주했을 때 거의 고스란히 그 자리에 남았다. 그리고 아직도 각 아프리카인의 유전자 안에 잠복해 있다. 이는 유전체 연구에서 아프리카가 배제된 것에 로티미가 그렇게 실망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는 “피부 속은 우리 모두 같은 아프리카인”이라고 말했다.로티미의 견해에 동의하는 과학자가 갈수록 늘어난다. 암과의 싸움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가 아프리카에 있다는 생각이다. 바로 아프리카인의 DNA다. ━ 아프리카가 10만 년 앞서간다 유전학과 의료격차를 전공하는 나이지리아 태생 과학자인 로티미는 유전체 연구에서 아프리카인을 배제시킨 결과를 몇 년 전 다른 많은 과학자가 알아차리기도 전에 이미 예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에 대해 조치를 취할 만한 독특한 위치에 있었다.나이지리아 4대 도시 베냉 시티에서 태어난 로티미는 미국에 도착했을 때 상당히 큰 의료격차를 목격했다. 그는 미시시피대학(일명 올 미스) 대학원으로 유학을 떠났다. 부유층 자제들이 많이 다니는 학교다. 이곳에서 빅맥을 처음 경험했다. 그는 “그냥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았다”며 “빵·고기·이파리 같은 것을 함께 섞어 먹는 개념이 이해되지 않았다”고 돌이켰다. 주를 여행하며 맛본 불평등은 더 쓴맛을 남겼다. 그는 “자원이 풍부한 환경 속에서 자기 것은 없는 듯할 때 빈곤의 울림이 아주 크게 들린다”고 말했다.그는 석사학위를 들고 나이지리아로 돌아갔지만 6개월 동안 일자리를 찾아다니고도 연구에 참여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공중보건과 역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 기간 동안 유전자가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지 더 깊이 인식하게 됐다. 나이지리아에서의 성장과정에서 이미 경상적혈구병(sickle cell disease)은 선천적인 것이지 후천적으로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지금은 전 세계 아프리카인 사이의 고혈압에 관한 연구를 통해 라이프스타일과 환경이 건강에 좌우되지만 DNA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로티미 박사가 유전의 위력을 알아가는 동안 과학자들은 최초의 인간 유전체 염기서열 해독에 접근하고 있었다. 모든 인간 세포의 핵 안에 팽팽하게 감긴 유전체는 약 2만 개 유전자로 이뤄진다. 우리 체내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다수의 생체 내 작용을 인도하는 단백질을 암호화한다. 나아가 유전자는 DNA로 이뤄진다. DNA는 염기라는 화학물질이 담긴 뉴클레오티드라는 나선형 화합물 가닥이다. 일반적으로 A CT G라는 이니셜로 알려진 이들 4가지 염기는 각 개인 특유의 청사진을 구성하는 유전정보의 언어다. 인간의 유전체 다시 말해 개인 유전자의 전체 세트는 30억 쌍의 염기로 이뤄진다.2003년 종료된 인간게놈프로젝트는 한 개인의 유전체 염기 서열을 대부분 해독했다(당시 로티미 박사는 워싱턴 D.C.의 하워드대학에서 미생물학을 가르치고 있었다). 염기서열 분석 자체보다는 개인 유전체의 염기서열을 해독하는 기술이 혁신적인 발전이었다. 연구를 통해 질병이나 약물반응을 결함 유전자와 연결할 수 있다면 각 환자 특유의 유전체를 중심으로 맞춤 치료를 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과정에 이르려면 개인에 따라 유전체가 어떤 식으로 미세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었다. 우리의 DNA 중 차이가 생기는 그 몇 분의 1%가 다수의 유전 질병과 이상의 원인일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믿었다. 그들은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서 하나가 아닌 다수의 유전자를 조사해야 했다.그들이 찾는 변화는 인간 유전체 내 30억 쌍의 염기 중에서 단일 염기의 변화(A에서 C 또는 G에서 T로의 변이)였다. 아기가 생길 때 또는 우리 일생 동안 세포가 분화될 때 DNA 복제 중 그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단일염기다형성(SNP)으로 알려진 이들 변이는 종종 무해하지만 때때로 유전자의 기능에 영향을 미쳐 특정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잘못된 SNP는 대표적으로 알츠하이머, 특정 혈액질환, 남성불임, 암에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일단 유전체의 일부가 되면 다음 세대로 대물림될 수 있다.정밀의학은 문제의 SNP를 찾아내면 그것이 위치한 유전자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는 사고를 바탕으로 한다. 과학자들은 그런 돌연변이를 찾기 위해 다른 많은 사람의 전체 유전체를 서로 비교하는 연관분석 조사를 실시한다.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완료되고 개별 유전체의 염기서열 분석 비용이 낮아진 뒤 이들 유전체 전체의 연관분석 조사에 가속도가 붙었다. 그러나 다양성 문제가 있었다. 거의 어떤 조사에도 아프리카인의 유전체가 포함되지 않았다. ━ 배제의 위험 10만년 전 처음 아프리카를 떠난 1600여 명은 SNP를 물려받은 상태로 이동했다. 그러나 실상 알고 보니 훨씬 더 많은 유전적 다양성을 뒤에 남겼다. 그리고 아프리카에 남은 사람이 더 많았으니 세대가 거듭되면서 더 많은 유전체가 더 많은 변이를 만들어낸 셈이다. 아프리카인의 가계도가 유럽인과 미주인보다 훨씬 더 오래 가지를 뻗어왔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은 변이를 갖고 있다. 실제로 아프리카 주민은 지상 어느 대륙 주민보다 다양한 유전체를 보유한다.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유전학자 세라 티슈코프는 “유럽과 아시아 주민을 서로 비교했더니 우리가 살펴본 어떤 두 아프리카 인구집단보다 더 가까웠다”고 말했다.문제를 일으키는 SNP의 모색과정에 아프리카를 포함시키는 데는 여러 가지 중대한 이점이 있다. 암 같은 질병과 관련된 SNP는 대체로 희귀하며 암 환자의 유전체에서 발견된 희귀 SNP를 이용해 양자 간의 연관성을 찾아낼 수 있다. 그러나 유럽인의 유전체에선 특이한 돌연변이처럼 보이더라도 아프리카인을 포함시킬 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남아공의 케이프타운대학에서 유전 데이터를 분석하는 니콜라 멀더 연구원은 말한다. 그런 실수로 인해 수년 간의 노력과 많은 돈이 허비될 수 있다.일단의 과학자가 한때 5종의 유전적 변이가 심장을 위험할 정도로 두껍게 만들었다고 가정하고 그런 변이를 가진 사람의 DNA가 심장 이상 위험을 유발한다고까지 말했다. 그러나 그들의 가정은 틀렸다. 그 5가지 변이는 전혀 희귀하지 않았으며 실제론 아무런 해가 없었다. 연구 대상에 아프리카 주민을 포함 시켰다면 그런 실수가 없었을 것이다.무엇보다도 아프리카인의 유전체는 유럽인과 미주인에 비해 연구용으로 훨씬 더 적합하다. 역시 오랜 혈통 때문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유전 물질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대물림되는 동안 SNP가 덩어리로 뭉치는 경향을 보여 과학자들이 찾아 내기가 더 쉬워진다. 결과적으로 오래된 유전체 다시 말해 아프리카인의 유전체에서 찾아내기가 더 용이하다. 티슈코프 교수는 “그것은 모든 인구집단에 유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이처럼 뭉치는 현상 덕분에 유전학자들이 나쁜 LDL 콜레스테롤 관련 유전자와 염증 관련 유전자를 찾아낼 수 있었다.아프리카인의 유전체는 다른 어떤 것보다 훨씬 오랫동안 환경위협에 부대껴 왔기 때문에 병에 관한 결정적인 단서가 담긴 몇 가지 놀라운 특성을 나타내게 됐다. 어떤 위험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하는 유전적 돌연변이가 덜 해롭고 새로운 특성을 수반할 수도 있다. 경상적혈구빈혈(sickle cell anemia)을 예로 들어보자. 이 증상과 관련된 유전자는 말라리아를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또 다른 돌연변이는 아프리카 수면병(African sleeping sickness)과 관련된 기생충에 대한 면역력을 부여하지만 또한 신장병 위험을 키우기도 한다.사람들이 일부 위협을 이겨내도록 하면서도 암에 쉬 걸리게 하는 돌연변이를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고 티슈코프 교수는 설명한다. 그리고 그런 위협은 가령 동아프리카에서 북미로 이주하면서 사라졌지만 변이는 남았다. 이런 역사적 돌연변이는 암이 어떻게 또는 왜 진화하는지 이해하는 데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로티미 박사는 “아프리카인의 유전체에 존재하는 방대한 유전적 변이를 감안할 때 암에 중요하지만 다른 인구 집단에선 발견되지 않는 유전적 변이를 찾아낼 수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그리고 아프리카 유전체가 인류 전체의 과거를 되찾을 수 있게 할 수 있듯이 위험한 미래로부터 우리를 구제할 수도 있다. 일부 유전적 기형은 우리 몸이 약물에 반응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약물유전체학(pharmacogenomics)으로 알려진 분야다. 예컨대 한 가지 변이는 HIV 감염자의 항레트로바이러스 약에 대한 내성을 떨어뜨린다. 이 같은 발견으로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 전체의 치료제 처방이 바뀌고 있다. 또 다른 변이는 유방암 치료제 타목시펜의 작용을 방해한다. 유전체가 다양할수록 치료제의 선택을 좌우할 만한 돌연변이를 발견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 티슈코프 교수는 “아프리카에서 유전체 연구의 확대는 아프리카 혈통인 사람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 커다란 전술적 오류의 시정 로티미 박사는 인간게놈프로젝트가 끝나기 전부터 아프리카가 배제되는 게 아닌가 의구심을 품었다. 2002년 그는 하워드대학 국가인간게놈센터에서 역학 연구를 이끌고 있었다. 그해부터 세계 각지에서 유전체를 수집해 인간 유전자 변이의 범위를 기록하는 노력의 아프리카 파트도 이끌었다. 그 초창기부터 프로젝트에서 아프리카 과학자들이 맡는 역할이 제한적인 데 로티미 박사는 낙담했다.2004년 게놈센터를 이끄는 동안 그는 아프리카 인간유전학회 초대 회장을 맡았다. 그런 우려에 대처하려는 취지로 결성된 단체다. 2006년 에티오피아에서 열린 학회의 첫 회 안건은 유전체 연구에서 아프리카의 낮은 참여도(DNA와 과학자 모두)로 채워졌다. 1년 뒤 카이로에서 열린 2차 회의에는 인간게놈프로젝트를 이끌었고 현재 미국국립보건원(NIH) 원장인 유전학자 프랜시스 콜린스가 참석했다. 그런 우려가 아프리카를 기반으로 하는 게놈 프로젝트 아이디어로 탈바꿈하기 시작한 자리였다.아프리카 대륙에서의 암 발병률 증가도 긴박감을 더해줬다. 근년 들어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지역 전반적으로 유방암·전립선암·자궁경부암 유병률이 증가했다. 감염병으로 인한 조기사망 탈피와 서구화된 라이프스타일 전환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이제 아프리카의 연간 암 발생률이 2030년에는 127만 건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아프리카계가 아닌 주민을 대상으로 테스트된 약품으로 아프리카인 환자를 치료하는 관행이 설상가상으로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든다. 유전자 연구에 아프리카 DNA를 포함시키면 그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로티미 박사는 “이런 훌륭한 도구에서 아프리카가 배제되면 열악한 건강 상황이 더 악화되리라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답답하다”고 말했다.로티미 박사가 수년 전부터 울려온 경고음은 2009년 유전체 연구에서 아프리카 DNA의 결여를 폭로하는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확산되기 시작했다. NIH 산하 국립인간게놈연구소(NHGRI)는 이런 조사에서 유럽혈통 집단의 지나치게 높은 비중을 모니터하기 시작했다. 에릭 그린 NHGRI 소장은 “우리가 실시한 연구 중 유럽계의 직계 혈통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연구의 비중이 너무 높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편견을 “커다란 전술적 오류”로 일컫는다. 그해 로티미 박사는 그런 오류를 바로잡을 뿐 아니라 과학자들의 대륙 아프리카 개혁 프로젝트를 향해 첫걸음을 내디뎠다.2010년 아프리카의 유전학에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는 로티미 박사의 노력에 NIG가 자금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서방의 연구에 아프리카를 포함시키지 않는다면 그는 동료들과 함께 직접 연구하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로티미 박사는 아프리카 중심의 연구에는 염기서열 수집과 SNP 목록 작성 이상의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곧바로 깨달았다. 그런 연구에 대한 자금지원은 흔치 않았다. 아울러 아프리카 대륙 전반적으로 보건의료 서비스의 개선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그 연구의 실제적인 응용이 우선과제였다. 그리고 아프리카인을 대상으로 신약과 기술을 테스트한 과거의 연구가 주민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던 쓰라린 기억도 남아 있었다. 로티미 박사는 “아프리카 주민에게 중요한 문제의 해결에 그 자금이 쓰이도록 신경을 많이 써야 했다”고 말했다.훗날 로티미 박사가 ‘아프리카의 인간 유전·건강(Human Heredity and Health in Africa)’ 즉 H3아프리카로 명명한 그 프로젝트는 그가 꿈꾼 대로 아프리카인의 유전체 연구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이룰 것이다. 아프리카의 과학자들이 아프리카의 연구기관 안에서 아프리카 주민에게 직접적으로 혜택을 주는 대대적인 연구 노력을 벌이게 된다. H3아프리카는 아프리카와 유럽·북미 과학자들을 동등한 위치에 서게 만들 것이다. 나이지리아의 유전학자가 하버드대학의 유전학자와 연구 지원금을 놓고 경쟁을 벌여 돈을 따낼 수 있다. 그런 접근방식은 과거의 실망스러운 패턴을 피하고 대신 아프리카 지역사회에 직접적인 혜택을 주게 된다. 쉽게 말해 H3아프리카의 등장으로 아프리카 대륙에 유전체학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뿐 아니라 초창기처럼 아프리카가 소외당하는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될 것이다. 영국에 본부를 둔 민간 자선단체 웰컴 트러스트와 NIH는 5년 주기로 2회에 걸쳐 H3아프리카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2012년 1차 펀딩에서 총 7600만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H3아프리카는 그 돈으로 지금까지 과학과는 거리가 멀었던 수단·시에라리온·가나를 포함해 아프리카 전역에 걸쳐 29개의 연구소를 설립했다. 자궁경부암 프로젝트에선 여러 나라에서 여성 1만 명의 유전체를 수집한다. 그 악성 종양을 유발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의 위험을 키우는 돌연변이에 대한 이해를 넓히려는 취지다. 남아공 비트워터스랜드대학의 유전학자 크리스토퍼 매튜는 아프리카에선 흔하지만 북미에선 드물게 발생해 연구에서 뒷전으로 밀려는 식도암을 연구한다. 그는 “과거에는 우리 지역 통화 가치가 낮아 연구가 대단히 어려웠다”고 말했다. 10년에 걸친 지원금 총액은 1억9000만 달러에 육박한다.그러나 윤리적 딜레마에서 자유로운 유전학 프로젝트의 비전은 그동안 실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비아프리카계 국가들의 자금지원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H3아프리카가 지원하는 프로젝트에 비아프리카계 협력자들의 참가를 허용하는 데 여러 가지 우려가 제기된다. 케이프타운대학의 생명윤리학자 잰티나 드브리스는 “아프리카의 일부 윤리 위원회에선 국제협력이 항상 착취적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수십 년 동안 구미의 전문가들이 아프리카를 찾아와 필요한 것만 손에 넣은 뒤 떠나갔다. 이른바 헬리콥터 과학으로 불리는 관행이다.예컨대 약 10년 전 여러 북미 연구기관의 유전학자들이 4개 산족 커뮤니티 원로들의 DNA 샘플을 채취해갔다. 산족은 지구상에 알려진 가장 오랜 혈통을 지닌 아프리카 남부의 수렵·채집 생활자들이다. 드브리스 교수는 “그들은 말 그대로 찾아와서 샘플을 수거한 뒤 떠났다”고 말했다. 산족 지도자들은 허가도 없이 그런 일을 벌인 데 격노했다. 그 유전체 조사를 발표한 학술지 네이처에 보낸 서한에서 무례하고 모욕적인 행동이라고 규탄했다.아프리카의 과학자들은 DNA 샘플이나 기타 생체 자료를 확보하는 데 기여하고도 정작 연구에는 거의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프리카의 환자는 자신들의 혈액·타액·조직을 이용해 개발된 약품을 구입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전력으로 인해 많은 과학자와 연구 참가 희망자들이 유전학 연구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아프리카 대륙 전체가 아프리카 출신 흑인 자궁경부암 환자 헨리에타 랙스처럼 되지 않을까 걱정한다. 과학자들이 그녀의 세포를 이용하고 의학에 널리 사용됐는데 그녀의 가족은 그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하지만 협력자들은 우월한 파트너로서의 지위를 항상 그렇게 쉽게 양보하려 하지는 않는다. 수년간 H3아프리카의 윤리 문제 실무그룹을 이끌었던 드브리스 교수가 일부 국제적 과학자들로부터 들은 말이 단적인 증거다. 그들은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은 자체적으로 고도의 유전학 연구를 수행할 만한 여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관점에 어느 정도 진실이 담겼지만 현재 상황을 유지하려는 의도도 없지 않다. 그녀는 “힘센 사람과 기관은 그런 논리가 정설로 받아들여질 때 혜택을 본다”며 “그런 사람들은 아프리카 연구 역량의 실질적인 발전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로티미 박사는 그런 사고를 바꾸려 하고 있다. 그는 아프리카 과학자들에게 자립 능력을 부여하고자 한다. H3아프리카가 추구하는 핵심적 목표는 유럽과 북미의 일류 대학에서 나오는 것만큼 세계의 주목을 받을 만한 연구를 지원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의 구축이다. 그를 위해 모든 H3아프리카 프로젝트의 연구 책임자는 아프리카인이어야 하며 협력자도 그렇게 되면 이상적이다.그러려면 아프리카 대륙 전반적으로 리서치 역량의 신세계를 구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수단에서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 리서치를 할 만큼 강력한 수단의 컴퓨터, 우간다에서 수면병을 예방하는 SNP에 관한 다량의 데이터를 창출하고 DNA를 저장하는 보관소, 말리에서 유전성 신경질환의 실지조사 기록을 위한 장비, 그와 함께 위험을 키우는 유전적 돌연변이를 규명하는 연구소 그리고 유전학과 질병에 관해 말리 주민에게 교육할 현지 의사 대상 교육훈련 등이다. 보조금 지원이 끝나도 미래의 과학자들이 이용할 설비는 남는다. 그는 “나이지리아에 남기를 원했지만 그럴 수 없었던 나 같은 일을 어느 누구도 당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이 같은 혁신적 발전으로 윤리적 딜레마가 모두 개선되지는 않는다. 헬리콥터 과학에 대한 우려는 그리 쉽게 씻겨나가지 않는다. H3아프리카는 아프리카 내 국가간 협력을 장려하지만 리서치 역량이 떨어지는 나라들은 더 앞서가는 나라들을 지원하는 데 소극적이다. 가나의 경우 가난한 연구기관의 일부 과학자는 더 부유한 기관의 과학자들이 공유 샘플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면서 자신들의 공헌을 인정하지 않는 데 불만을 표시한다. 때로는 남아공보다 뉴욕의 과학자들과 공유하는 샘플에 더 많이 기여한다는 과학자들도 있다. 노스캐롤리이나대학의 생명윤리학자 에릭 주엥스트는 “똑같은 문제”라고 말했다. 국제적인 협력자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국경 너머로 조직 샘플을 보내는 방식이 경제적 경쟁자를 돕는 데 대한 착취 우려와 반감을 초래한다.H3아프리카는 과학자들이 자신의 표본을 더 오래 소유할 수 있게 하는 방법으로 그런 우려를 가라앉히려 했다. 유전자 연구의 국제 기준에서는 과학자들이 데이터를 공개하도록 한다. 그러나 H3아프리카는 23개월 동안 독점하면서 경쟁 없이 자신의 데이터에 관한 리서치를 발표할 수 있도록 인정해 주면서 과학자들을 후원한다. 논문을 발표하면 과학자들의 인지도가 높아져 자금후원이 더 많이 몰리고 나아가 국가 수입도 늘어난다. 생체 샘플의 공유 금지 기간은 더 길다. 드브리스 팀은 2015년 그 프로그램의 정책을 설명하는 논문에서 ‘표본은 3년 동안 아프리카의 리서치 역량을 강화하는 연구 목적으로만 사용될 수 있다’고 썼다.하지만 개별적인 과학자를 경쟁으로부터 보호한다고 반드시 환자까지 보호를 받는 건 아니다. 환자는 과거 착취의 최대 피해자들이었다. 자신의 조직을 제공하고 더 나은 치료를 기다리는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유전학 연구와 관련된 윤리 지침(나라마다 다르며 H3아프리카 자체적으로 엄격한 규정이 있다)에 따르면 환자들이 연구 목적으로 생체 샘플을 기증할 때는 그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해준 뒤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아프리카 각지에서 사용되는 대다수 언어에는 유전자나 생체검사 같은 전문용어를 가리키는 단어가 없다.그리고 언어장벽을 뛰어넘으려는 시도가 항상 매끄럽게 이뤄진 건 아니었다. 한 과학자는 좋은 의도에서 눈의 색깔을 예로 들어 유전을 설명하는 교육재료를 개발했지만 갈색 눈을 가진 사람들이 대다수인 아프리카 대륙에선 효과가 없었다. 게다가 정보가 너무 전문적일 경우 환자들은 귀를 닫는다고 나이지리아의 아부자대학에서 H3아프리카 후원 유방암 연구를 실시하는 오게추쿠 이쿠웨메 간호사는 말했다. “유전학에 관해 자세하게 말할 때는 사실상 소 귀에 경 읽기나 다름없다.”부족 원로의 허가를 요하는 지역사회의 위계구조와 남녀 역학도 개인의 동의 능력에 제약을 준다. 이런 문제가 각지의 과학 연구에 만연할 뿐 아니라 빈곤, 낮은 교육수준, 열악한 건강의료 서비스, 언어장벽, 문화적 제약 등 아프리카의 전체적 환경이 그런 우려를 증폭시킨다. 로미티 박사는 종종 자신의 조사에 등록하는 여성들에 관한 의문과 씨름한다. “남편이 시켜서 참가하는 건가, 아니면 자발적인 건가?”그 문제의 해결이 아프리카 대륙뿐 아니라 과학 전체를 위해 H3아프리카의 본질적인 존재가치와 직결된다. 드브리스 교수의 시각으로는 아프리카의 이미지를 과학적 우월성의 땅으로 바꾸는 것은 “과학적 우월성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좌우된다.” 아프리카의 연구소에선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24시간 만에 이뤄내지 못할지도 모른다.그러나 우월성이 반드시 기술적 역량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다. 드브리스 교수는 “아프리카의 과학자들은 환자와 지역사회의 요구를 훨씬 더 잘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쿠웨메 간호사가 자신의 유방암 환자들에게서 직접 경험하는 현상이다. 그들은 그녀에게 자신의 삶에 관해 이야기하고 그녀가 자신들에 관심을 갖는지 느끼고자 한다. 그렇지 않다면 연구에 마음 편히 참여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많은 아프리카의 전통 지역사회는 개인보다 집단을 우선한다. 가령 연구에 혈액을 기부할 때 종종 환자 커뮤니티와 상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쿠웨메 간호사는 “이들 환자에게서 정말로 최선을 원한다면 직접 그들과 교류해야 한다”고 말했다.로티미 박사가 추구하는 변화를 실현하는 데 성공할지는 불확실하다. 프로그램은 현재 2차이자 마지막 펀딩 단계에 있다. 과학자들은 외부 세계와 보조금 유치 경쟁을 시작해야 한다. 지금까지 부족했던 정부의 지원 또한 필요하다. 로티미 박사는 세계은행에 지원을 요청했으며 보조금 지원 신청을 받아 아프리카인 과학자들이 심사하는 과정을 관리하는 새 사무국이 현재 케냐 나이로비에서 운영 중이다.어디서나 과학자들의 운명은 정부의 손에 달렸지만 아프리카의 상황은 특히 더 심각하다. 지금까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지대 전역의 국가 정책입안자들은 연구의 가치를 인정해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데 소극적이었다. 현재 61세로 H3아프리카를 일생일대의 업적으로 간주하는 로티미 박사는 정치로 인해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잘 인식한다. 그는 “필시 나쁜 정부가 아프리카의 공중보건에 첫 번째 위험 요인”이라고 말했다.그것은 더 큰 위험도 제기한다. 유전체 연구가 2009년 이후 아프리카 DNA에 더 포용적이 됐는지를 검토한 2016년 연구에서 3%의 증가에 그쳤다. 당시 완성된 전 유전체 연관분석 조사 2511건 중 소수인종이 포함된 비율은 19%에 불과했다. 논문 작성자인 워싱턴대학 생명윤리학자 S. 말리아 풀러튼 교수는 “짐작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그래도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런 역사의 개혁에 의학의 미래가 달렸다.- 제시카 웨프너 뉴스위크 기자

2018.08.06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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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경제리더대상(2)

산업 일반

━ 부산을 미래 과학기술 중심지로 R&D 경영 l 민철구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부산시의 미래 모습을 전망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과학기술정책과 실행 방안을 제시하는 기관이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중심도시라는 비전과 전략을 수립해 부산시가 내세우는 ‘TNT2030(2030년까지 세계30위권 도시로 도약) 플랜’의 실천계획을 마련했고, 부산의 미래 먹거리가 될 90대 전략기술과 9대 유망산업을 발표했다. 과학기술정책 불모지인 부산에서 설립 2년 만에 과학기술 기반의 미래 부산을 선도하는 혁신리더로 자리매김했다. 또 중앙정부의 과학기술정책 수립시 부산을 대표하는 정책 파트너로 역할을 충실히 수행 중이다. 민철구 원장은 “부산의 과학기술경쟁력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여줄 것을 학수고대하는 부산시민과 대한민국의 바람을 가슴에 새기고 일하겠다”고 말했다. ━ 새로운 시대 이끌 ‘3합 신사’ 육성 인재경영 l 김도종 원광대학교 총장김도종 총장은 지난 2014년부터 원광대학교를 이끌고 있다. 그는 ‘대학의 개념을 바꾸고, 창직(創職), 창업(創業)능력을 길러 미래 직업을 창조하자’는 경영철학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앞장서 창업교육을 통한 직업능력 개발에 힘쓰고, 4차 산업혁명과 문화자본주의 영향에 따른 시대적 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인재를 양성 중이다. 융·복합적인 개인별 맞춤 교육에 중점을 두고 새로운 시대에 부합하는 인재양성을 위한 ‘3합 신사: 다문화를 수용하는 국제신사, 여러 학문 영역을 이해하는 학제신사, 다양한 종류의 직업 능력을 갖추는 직제신사 육성’ 과제를 진행해왔다. 김 총장은 “대학 4.0시대를 맞아 신산업에 종사할 수 있는 적응형 인재, 문화콘텐트 가공이 뛰어난 소프트웨어형 인재 등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창의적 인재를 배출하는 명문대학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 질병검사로 의료 발전에 기여 혁신경영 l 천종기 씨젠의료재단 이사장씨젠의료재단은 국내 대표 질병검사 전문 의료기관이다. 전문적인 조직 운영 체계와 최첨단 검사 기술력을 기반으로 분자진단 분야에서 특화된 ‘One-day 검사 시스템’을 개발했다. 부산·경남지역의 신속하고 안정적인 검사 서비스 제공을 위해 부산경남검사센터를 설립했고, 지역 일자리 창출 및 산학연 연계로 의료산업 발전의 토대를 마련해 검사 서비스의 차별화를 실현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에도 충실하다. 대한결핵협회와 함께 ‘몽골 울란바토르 지역 결핵퇴치 사업’을 수행했고 베트남 지역 주민의 건강 증진을 위한 ‘농짱씨젠보건소’를 짓는 등 국내외 의료취약 지역에 진료지원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천종기 이사장은 “질병검사 전문 의료산업의 해외 진출을 통해 우리나라의 우수한 질병검사 시스템을 널리 전하고 각국 의료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 자연·문화·사람의 가치 개발 고객만족경영 l 오경수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사장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도민의 복지 증진을 위한 각종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1995년 제주특별자치도가 출자한 지방공기업이다. 먹는샘물, 감귤가공 및 음료, 제주 맥주, 미국 호접란, 주택 및 토지 개발, 대행사업(탐라영재관 운영)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제주 삼다수는 1998년 3월 출시 후 19년째 국내 PET시장 1위 (시장점유율 1위, 고객만족도 1위, 고객선호도 1위)를 지키고 있다. 최근엔 제주 농가의 소득 증진에 도움을 주기 위해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백호보리로 지역맥주 ‘Jespi(제스피)’ 를 생산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의 오경수 사장은 “제주의 자연·문화·사람의 가치를 개발해 도민의 복리 증진에 기여하고, 공감형·실천형 비전 전략 체계 정립, 조직·인사 체계 개선,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 실력·인성 겸비한 인재 양성 인재경영 l 유재원 한국영상대학교 총장유재원 총장은 2013년 2월 제11대 총장으로 취임한 이래 방송영상산업의 발전, 영상 콘텐트 제작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환경과 학사·행정시스템 개선에 매진해왔다. 이와 함께 국내 최초로 인성학교를 설립하고 감사캠퍼스를 구축하며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우수 인재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유 총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영상예술대학을 목표로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WCC) 선정,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 최우수 S등급, 대학구조개혁평가 최우수 A등급, 사회맞춤형 산학협력선도전문대학(LINC+)육성사업 선정, 교육국제화역량 인증대학, 우수교수학습센터 선정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 유 총장은 “미래 지향적인 교육시스템 조성과 대학 구성원의 자율경영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인재를 양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유전자 검사의 히든 챔피언 R&D경영 l 임성식 다이오진 대표다이오진은 질병의 감염 여부를 판정할 목적으로 유전자를 검사하는 분자진단 기업이다. 감염성 질환, 암 질환, 유전성 질환을 대상으로 분자진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2009년 출범한 신생 바이오 기업이지만 꾸준한 연구개발로 경쟁력을 높여왔다. 특히 동시 다중 분자진단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뎅기열 바이러스의 4가지 혈청형 타입과 말라리아 4종의 감염 유무를 검사하는 키트를 개발해 식약처 제조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특히 타사 대비 60~70% 낮은 가격으로 제품 공급 및 서비스가 가능하다. 주요 진단 영역인 감염성 진단의 경우 경쟁사는 6종의 검사만 가능하지만 다이오진 제품은 12종의 진단이 가능해 기술 경쟁력에서 앞서고 있다. 임성식 대표는 “다이오진은 일반인의 건강증진을 위한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기술·인재 겸비한 물류 강자 R&D경영 l 이홍기 골드라인 회장골드라인 그룹은 물류 전문 기업이다. 고 효율 물류기기인 파렛트 컨테이너 제조, 물류센터 및 대규모 화물터미널 설계, 물류 컨설팅, 그리고 컨베이어 화물이송시스템, 랙설비, 화물 전용 오토 리프트를 총망라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R&D)에 꾸준히 투자를 해왔다. 이를 통해 KS, ISO 9001, 14000 인증 등을 획득했다. 50여종이 넘는 기술 관련 특허 및 의장, 실용신안 등을 통해 신기술벤처기업 및 우량기술기업 인증을 받은 기술 기업이다.동종기업과 차별화된 전자동 무인자동화 생산라인을 구축해 가격 경쟁력도 앞서 있다. 현재 수출시장 확대, 불량률 제로 도전, 우수 인재 채용을 통한 지속가능한 경영의 비전을 제시하는 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 매출액 15% R&D에 재투자 R&D경영 l 정의수 단정바이오 대표강원도 원주에 자리한 단정바이오는 2009년 설립 이후 매년 30% 이상 꾸준히 성장해온 바이오 생명기업이다. 천연물에서 인간에게 이로운 물질을 찾아내고 그것을 제품화해 판매한다. 정의수 대표가 창업한 1인기업에서 출발해 현재 25명이 근무하고 있다. 직원의 70%가 생물·화학·식품·바이오 전공 석·박사 출신의 전문 연구원들이다. 창업 7년 동안 32건의 국내외 지적재산건을 출원했고, 21건의 등록을 마쳤다. 또한 중소기업에서 보유하기 힘든 균주유전자원인 특허 유산균 균주 2종 ‘Lactobacillus rhamnosus vitaP1’과 ‘Raoutella planticola SEcos’를 균주 은행에 기탁했으며 ICID에도 등록을 마쳤다. 연구에 대한 열정과 열망이 강한 정대표는 매년 매출액의 15%가 넘는 비용을 R&D에 재투자하고 있다.

2017.08.27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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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산업 뒤흔들 꿈의 신약] 생체전자의약품·유전자 치료제 가시권

바이오

기존 약과 달리 근원적 치료 목표 … 만성질환 퇴치에 역할 기대 지난해 8월, 구글과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하 GSK)이 함께 제약회사를 만들었다.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의 자회사인 베릴리 생명과학(Verily Life Sciences, 이하 베릴리)과 GSK가 합작해 ‘갈바니 생체전자공학(Galvani Bioelectronics, 이하 갈바니)’을 설립한 것이다. 베릴리와 GSK는 앞으로 7년 간 갈바니에 총 5억4000만 파운드(약 7925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각 산업을 대표하는 두 거물이 힘을 합친 이유는 생명공학과 전자공학의 조합으로 각종 질병을 정복하기 위해서다. 갈바니란 이름은 18세기 이탈리아 과학자 루이지 알로이시오 갈바니(Luigi Aloisio Galvani)에서 따왔다. 그는 개구리의 신경을 금속으로 건드렸을 때 뒷다리 근육이 비틀린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했다. 두 회사가 목표로 하는 ‘생체전자의약품(Bioelectronics Medicine)’ 개발을 엿볼 수 있는 이름이다. 생체전자의약품이란 우리 몸의 신경을 통과하며 다양한 질환에서 발생하는 비정상적이거나 변형된 전기 신호를 바로잡는 소형 장치를 말한다. 몸에 이식한 작은 칩으로 관절염·당뇨병·천식 같은 만성질환을 완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7년 내 당뇨병 완치 바이오칩 개발 GSK의 생체전자공학 R&D 사업부 부사장이자 갈바니의 신임 사장으로 임명된 크리스 팸(Kris Famm)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2023년까지 신경을 자극하는 이식형 생체전자의약품의 최초 허가를 따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이미 제2형 당뇨병의 경우 동물실험에서 유망한 결과를 냈다. 당뇨병을 앓는 쥐에게 전기신호를 내는 미세한 실리콘 장치를 신경세포 주위에 부착하고 전기 공급을 조절한 결과,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갈바니 측은 7년 안에 의약품으로 승인받을 계획이다. 2형 당뇨병뿐 아니라 염증·내분비·대사 질환을 중심으로 생체전자 의약품 개발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갈바니 회장인 몬세프 슬라우이(Moncef Slaoui)는 “모든 신체 활동은 신경계와 장기 사이에서 발생하는 전기 신호로 통제되는데, 대부분 만성질환은 이 신호가 왜곡되면서 발생한다”며 “최신 기술로 전기적 상호 작용을 분석하고, 각 신경에 소형 장치를 부착해 불규칙한 전기 신호 패턴을 바로잡을 수 있다면 전에 없던 전혀 새로운 치료법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릴리의 최고기술책임자인 브라이언 오티스(Brian Otis)는 “새로운 치료제 탐구 영역인 생체전자의약품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질병생물학에 대한 심도 깊은 전문 지식과 최신의 초소형화 기술이 융합돼야 한다”고 말했다.구글이 차세대 사업으로 헬스케어를 선정하고 연구개발에 돈을 쏟아 붓기 시작한 것은 2014년부터다. 당시 구글은 유전자 분석, 인간 생체지도, 신약 개발, 다이어트 지도 등 헬스케어 산업 전반에 걸친 장기 투자 계획을 세웠다. 에릭 슈미트 알파벳 회장은 지난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관심 사업으로 자율주행차·인공지능 등과 더불어 헬스케어를 꼽았다.구글은 갈바니 설립에 앞선 2014년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와 함께 눈물로 혈당을 재는 ‘스마트 콘택트렌즈’ 시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개발이 완료되면 당뇨 환자들은 혈당 검사를 하기 위해 손가락을 바늘로 찌를 필요 없이 콘택트렌즈를 착용해 검사할 수 있다. 구글과 노바티스는 올해 안에 이 제품의 임상시험을 미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의 또 다른 헬스케어 자회사 ‘캘리코(Calico)’는 2014년 미국 제약사 애브비와 15억 달러(약 1조5600억원)를 공동으로 투자해 미국 캘리포니아에 노화 방지 연구기관을 설립했다. 캘리코는 인간의 평균 수명을 150세까지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신경계 질환 치료제 및 암 백신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제약 산업에 ‘제 3의 물결’이라 부르는 변화도 있다. 생체전자의약품 함께 미래 제약산업의 또 다른 축으로 꼽히는 ‘유전자 치료제’다. 유전자 치료제는 제약산업에서 ‘세 번째 물결’이라고 표현된다. 미세 화학분자를 합성해서 만드는 ‘합성 의약품’이 첫 번째, 살아있는 효모·세포를 이용한 ‘바이오 의약품’이 두 번째 물결이었다. 유전자 치료제는 지금까지의 신약 개발 상식을 다시 한 번 뒤엎을 변화를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다.기존에 개발된 치료제는 대부분 질병이 진행하는 걸 지연시키거나 증상을 완화하는 데 그쳤다. 유전자 치료제는 병의 원인인 유전자를 교정해 좀 더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 있다. DNA나 RNA 형태의 유전 물질을 체내에 주입하면, 이 유전 물질은 정상 유전자를 복제한다. 복제된 유전자는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해 유전 정보를 세포에 전달하고, 결국 결함이 있던 유전자의 역할을 보완한다.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한다는 점에서 이론적으로 유전자 치료제는 단 한 번의 치료만으로 병을 완치할 수 있다. 암을 비롯한 유전질환·희귀질환의 치료에 대대적인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질병의 근원인 유전자 자체를 교정하는 기술은 이미 가시권에 들어온 상태다. 화이자에서 개발 중인 혈우병 치료제를 예로 들면, 임상시험 단계에서 최소 1년 간 완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유전질환인 혈우병은 혈액을 응고시키는 인자 중 하나가 부족해 생기는 병이다. 출혈이 발생했을 때 피가 굳지 않아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기 쉽다. 현재 혈우병 치료법은 없다. 환자는 혈액응고인자를 매주 주사로 맞으며 평생 살아야 한다. 화이자의 치료제는 출시를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1년 간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1회 주입으로 응고인자 수치가 유지됐고, 더 이상 유전자 주입이 필요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시험 기간이 늘어날수록 완치 기간도 길어진다. 화이자 측은 2020년까지 혈우병을 완치하는 치료제를 개발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 치료제는 FDA로부터 혁신적 치료제(Break-through) 품목으로 지정됐다. ━ 2020년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등장 휴먼 게놈 프로젝트 완료 이후 생명공학기술이 급격히 진보하면서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가 속속 발견됐다. 암조차도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원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유전자 치료제는 특히 희귀 유전질환에 활용 가치가 크다. 세계적으로 3억5000만 명이 7000여종의 희귀질환을 앓고 있다. 이 중 치료제가 있는 질환은 전체의 5%에 불과하다. 희귀질환의 80%는 유전이 원인이다. 유전자 치료제는 이런 미개척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내로라하는 제약사들이 앞다퉈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나서는 이유다.지난 6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7 글로벌 바이오 컨퍼런스(GBC)’에 참석한 화이자 희귀질환사업부의 글로벌 총괄 대표인 마이클 고틀러(Michael Goettler)는 “10여년 전만 해도 유전자를 환자 치료에 활용하는 것은 꿈에 불과했다”며 “유전자 치료제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가까이에 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미국에서 유전성 안(眼)질환에 대한 완치 사례가 축적되고 있다”며 “2020년에는 혈우병, 2025년에는 근이 영양증(희귀 근육병의 일종), 2030년에는 알츠하이머(치매)가 유전자 치료로 극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7.07.29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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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가&혁신가 | 각막 유전자 검사 기업 아벨리노의 이진 회장] 검사 시간 줄이고 가격 낮추려 창업

헬스케어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위해 실리콘밸리에 본사... 2015 다보스포럼 테크놀러지 파이어니어에 선정 라식과 라섹 시술은 대중적인 시력 교정술이다. 안경이 불편하거나 외모에 변화를 원하는 이들이 많이 선택한다. 시술 받기 전에 안과에서 진행하는 검사가 있다. ‘아벨리노 각막 이상증(ACD)’ 검사다. 각막 중심부에 흰 반점이 생기며 시력이 저하되는 유전성 질환이다. 시술 전 검사를 통해 질병 유전자 보유를 확인해야만 한다. 만일 유전성 질환이 있으면 부작용 확률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에 시술을 피해야 한다.아벨리노 각막 이상증은 특히 라식과 라섹이 보급되면서 발현이 급증한 질병이다. 1988년 이탈리아 아벨리노 지방에서 이주한 가족에서 처음 발견돼 이렇게 이름이 붙었다.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질병이지만 간편한 검사 한번으로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 각막 이상증 검사 방법을 처음 개발한 업체가 아벨리노다. 이진 아벨리노 회장은 10여년 전 아벨리노 유전자 진단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 회장은 글로벌 제약 기업 글락소스미스 클라인(GSK)에서 직장 생활을 했다. 이때 세브란스병원의 의사들을 자주 접했다. 그중 한 명이 세브란스병원 안과의 김응권 교수다. 2000년대 들어 한국에서도 아벨리노 각막 이상증 환자가 빠르게 늘었다. 김 교수는 질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었다. ━ 한국보다 일본·미국에서 먼저 기술력 인정 아벨리노는 희귀 질환이었기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에서도 신약 개발이 어려웠다. 치료가 어렵다면 확실한 예방이 필요했다.방법을 찾던 이회장에게 새로운 원군이 나타났다. 유전자 질환을 연구하던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의 이상엽 교수다. 이 교수와 DNA CHIP을 개발하였으나 상용화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이 회장은 모든 유전자를 검사하는 것이 아니라 아벨리노 질병 유전자만 분석하면 절차를 간소화하고 시간도 줄일 수 있다. 이 교수의 도움으로 아벨리노 각막 이상증 유전자 유무를 확인할 시스템인 ‘AGDS(Avellino-GENE Detection System)’을 개발했다. 이 회장은 회사이름을 아벨리노로 하여 사업을 시작했다.그리고 전국 안과 의원을 찾아 다니며 영업에 나섰다. 한국에선 라식·라섹 수술이 가장 많이 진행되는 곳이 일반 안과이기 때문이다. “힘들게 의사들을 만나 라식수술과 아벨리노의 연관성을 이야기했지만 대부분 무시했습니다. 안과 학회에 참가해 설명했지만 오히려 미국과 일본에도 없는 검사를 선전하는 사기꾼이란 이야기까지 들었습니다.”몇몇 안과 의사의 도움을 받아 검사를 진행하던 그에게 기회가 왔다. 2010년 일본 최대 라식센터인 시나가와에서 그의 검사 방식에 관심을 보였다. 이곳은 일본 라식·라섹 수술의 75%를 진행하는 대형 의료기관이다. 당시 시나가와 센터에서도 라식·라섹 수술 후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 고민 중이었다. 처음엔 이 회장을 만나 주지도 않았다. 꾸준히 e메일을 보내고 연락을 하자 센터장과 10분 면담을 허락 받았다. 직접 만나 검사 방식과 한국에서의 임상 결과를 소개했다. 설명을 마치고 돌아서는 이 회장에게 시나가와 센터장은 다시 연락주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시나가와 센터에서 아벨리노 검사를 시범 운영할 길이 열렸다. 시범 운영 결과에 만족한 시나가와 센터에선 도쿄·오사카·나고야·후쿠오카·삿포로의 5대 도시의 센터에 아벨리노 직원을 상주시키고 검사를 시작했다.미국 현지법인은 2013년 8월 실리콘밸리에 설립했다. 지금은 캘리포니아 1400개 안과 검사 센터에서 AGDSTM 검사를 진행 중이다. 회사 위치를 실리콘밸리로 정한 이유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을 활용해 유전자 검사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아벨리노의 본사도 실리콘밸리로 옮겼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연구를 강화했다.2015년엔 국내 바이오 기업 최초로 다보스포럼 테크놀러지 파이어니어 기업에 선정됐다. 다보스포럼을 여는 세계경제포럼(WEF)은 매년 가장 혁신적인 기술기업을 선정해왔다. 이전에 선정된 유명 기업으론 구글·페이스북·드롭박스·에어비앤비 등이 있다. 이 회장은 “이상엽 카이스트 교수의 권유로 지원했는데 우리가 뽑힐 것이라곤 전혀 생각 못했다”며 “과학계의 핫 이슈인 유전자 치료제 개발 분야에 도전하고 있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 영국 얼스터 대학과 유전자 치료제 공동 개발 지금 아벨리노는 생명과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영국 얼스터 대학과 손잡고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공동 연구 협약과 지식재산권 계약을 했다. 얼스터대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개척해온 대학이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은 유전자에서 병 들거나 망가진 부분을 잘라내고 건강한 유전자를 접목·편집하는 기술이다. 얼스터대 바이오 메디컬 연구소 이사인 타라 무어 교수는 아벨리노의 각막 이상증 유전자 분석 능력과 한국·일본에서 검사해온 수많은 유전자 분석 정보에 커다란 관심을 보였다.얼스터대 연구팀은 최근 쥐를 대상으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한 각막 이상증 치료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아벨리노가 진행한 유전자 검사는 55만건에 달한다. 사람 대상의 임상을 앞둔 얼스터대 연구팀에겐 더없이 소중한 자료다. 타라 무어 교수는 “유전자 분석을 통해 각막에 발생한 문제를 치료하는 일은 오랜 동안 연구자들에겐 꿈 같은 일이었다”며 “아벨리노의 검사 능력과 경험, 여기에 우리의 유전자 편집 기술을 적용하면 개발할 수 있는 치료제의 범위를 크게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유전자 치료제 개발 임상은 글로벌 시험으로 진행된다. 관심을 보이는 나라도 여럿이다. 영국 정부는 수십억원 규모의 연구비 지원을 약속했다. 덴마크도 올해 내 지원 펀드를 확정할 계획이다. 중국 상하이 정부가 출자한 인터내셔널 메디칼센터(IMC)는 300여평 연구시설을 무상 제공한다. 이 회장은 “각막 이상증 치료제 개발은 물론 다른 유전성 안과 질환으로 범위를 넓힐 계획”이라며 “유전자 검사·치료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2016.10.16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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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 우리의 DNA 정보가 유출될까

산업 일반

개인의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비용이 낮아지면서 용도가 많아져 ... 그에 따라 정부기관에 의한 남용과 오용 사례도 늘어날 전망 우리는 매일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 온라인 쇼핑, 페이스북 ‘좋아요’를 통해 자신에 관한 정보를 공개한다. 그것을 추적하는 것만도 벅찬 일이다.하지만 빅데이터가 우리의 쇼핑 습관뿐 아니라 DNA를 비롯해 기타 우리 신체와 행동에 관해 수집된 지극히 개인적인 데이터까지 입수하는 미래를 상상해 보라. 단백질과 세포의 내부 작용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정부를 비롯한 기관들이 그 데이터를 어떻게 이용할까? 그것이 어떻게 이용되는지 또는 남용되는지 우리는 전혀 모르게 될까? 미래의 에드워드 스노든(국가안보국의 불법 개인정보 수집활동을 폭로한 전 중앙정보국 직원)이 등장해 말해줘야 알게 될까?다음의 시나리오를 상상해 보자. 몇 년 뒤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사이버유전학 교육을 받은 한 젊은 분석가를 고용한다. 그리고 수백만 개의 DNA 프로필을 샅샅이 훑는 임무를 맡긴다. 테러리스트와 스파이 등 요주의 인물을 가려낼 만한 지표를 검색하는 임무다. 간단한 일이다. 거의 모든 미국인 말고도 수십 억 명이 자신들의 모든 유전체 정보(세포의 모든 A C T 그리고 G)를 방대한 새 디지털 건강 네트워크 중 하나에 저장했기 때문이다. 의료 데이터계의 새 구글과 버라이즌(대형 통신사)들이다.개인 DNA 프로필의 전체 염기서열 분석 비용이 자동차 세차만큼 싸지게 된다. 고급 자동차와 호텔에는 광센서가 설치될 가능성이 크다. 고객 피부 세포에 있는 DNA의 작은 부위를 신속히 판독하는 장치다. 고객의 신원을 확인해 문을 열어주는 시스템이다. 은행에선 DNA 안전 계좌를 제공할지도 모른다. 정확한 유전자 암호를 가진 사람만 접근할 수 있게 된다.이 같은 미래 세계의 사람들은 유전학에 기초해 치료를 받고 목숨을 구하는 데 익숙해지게 된다. 하지만 정확히 누가 그 정보에 접근하느냐에 관한 불안감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고용주? 보험사? 정부? 배우자 또는 애인?NSA의 신참 분석가는 일급기밀 취급 허가를 받는다. 그리고 NSA가 테러 용의자뿐 아니라 국가수반, 재계·학계·예술계·언론계 지도자들의 유전자 기록에도 접근했음을 알아낸다. 고민하던 분석가는 휴가원을제출한다. 암호화된 나노칩에 일급 사이버 유전자 문서들을 담아 들고 중립국가로 날아간다. 에드워드 스노든과 마찬가지로 그 데이터를 기자에게 건네준다. 자신이 목격한 부당 행위를 바로잡으려는 기대에서다.좋든 나쁘든 아직 그런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현재로선 유전자나 기타 개인의 분자 데이터를 검색하는 월드와이드웹 또는 어디서나 누구의 유전자 데이터든 열람할 수 있는 글로벌 무선 네트워크는 없다. 정부나 어떤 공공부문도 그런 인프라를 구축하는 수준 근처에도 접근하지 못했다. 인터넷으로 치면 기술 수준이 1985년께 다시 말해 지극히 초보단계에 있다.그러나 의사들은 이미 유전체학을 이용해 유방암과 황반변성 같은 질병을 예측하고 진단한다. 수많은 부모들이 산전 유전자 검사를 이용해 배아나 태아에 테이-삭스병(흑내장성 백치)이나 취약X 증후군(정신지체를 유발하는 유전성 질환) 같은 심각한 질병의 유전자가 있는지 확인한다. 과학자들은 암성 종양의 돌연변이를 가려낼 수 있는 유전적 지표를 발견했다. 의사가 특정한 화학요법 약품을 환자 자신의 DNA 돌연변이에 집중적으로 투여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몇몇 경우 놀라운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다.지난 20년간 유전학을 하나의 리서치 프로젝트에서 손에 잡히는 결과물로 구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이뤄졌다. 제약업계와 미국 국립보건원(NIH) 같은 정부 기관들이 수천 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AT&T·버라이즌·IBM을 비롯한 정보기술 대기업들이 디지털 건강 네트워크와 제품을 개발 중이다. 한편 수천 개 신생 벤처기업들 사이에서도 디지털 건강 네트워크와 앱을 개발하는 미니 열풍이 불고 있다.구글의 후원을 받는 23앤드미 등 일부 기업은 고객 개인의 유전자 데이터를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23앤드미는 유전자 건강 데이터 서비스를 사실상 중단했다. 식품의약국으로부터 이들 검사 중 일부에 승인이 필요하다는 경고를 받은 뒤였다. 연구소와 기업들은 또한 광파 또는 몇 방울의 혈액 샘플을 이용해 짧은 DNA 염기서열을 판독하는 장치의 개발에 나섰다.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샌디에이고에 있는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업체 일루미나가 지난 1월 새로운 발표를 했다. 불과 1000달러에 전체 유전체의 염기서열을 분석할 수 있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비싸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10년 전만 해도 인간 유전체 하나의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데 수억 달러가 들었다. “곧 100달러짜리 유전체 분석 서비스가 나오리라고 예상한다.” 스크립스 연구소의 심장전문의이자 유전학자인 에릭 토폴이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퓨처메드 회의 강연에서 말했다. “얼마 뒤에는 비용이 불과 몇 센트까지 떨어질 것이다.”올해 자신의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서비스를 받는 사람이 5만 명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몇 년 사이 정부와 건강보험 시스템에서 수십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염기서열 분석 프로젝트들을 발표할 예정이다. 따라서 검사자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2013년 영국은 2017년까지 주민 10만 명의 염기서열을 분석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의 경우 의료그룹 카이저 퍼머넌트가 캘리포니아대(샌프란시스코)와 공동으로 환자 10만 명의 염기서열을 분석한다.언젠가는 우리의 DNA와 디지털 건강 기록에서 만들어지는 산더미 같은 데이터가 페이스북과 트위터 페이지(또는 미래의 유사 서비스)로 연결된다. 우리가 착용하는 의류와 구두에도 연결된다. 그리고 진화한 형태의 인스타그램(사진 공유 서비스)에서 공유된다. 원치 않더라도 실상 우리는 매일 이런 유형의 정보를 그런 기업들에 넘겨준다. 그리고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계속 받고자 한다면 그 대가로 계속 데이터를 교환해야 한다.그에 따라 몇 년 뒤에는 엄청나게 복잡한 통계 모델이 등장하게 된다. 폭력이나 테러 성향이 있는 사람 등 인간의 행동을 예측하고 성격 유형을 식별하도록 설계된 모델이다. 의료보험사와 고용주들이 DNA를 이용해 사람을 차별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이 미국 의회에서 통과됐다. 그러나 그 외에는 보호막이 거의 없다.유전적 예측이 완벽하거나 결정적인 중요성을 갖지는 않을 듯하다. 알고 보면 DNA는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또는 어떤 사람이 될지를 나타내는 등식의 일부 요소에 지나지 않는다. 유전자 감식으로 테러범이나 기타 성격 유형을 식별하는 방법은 또한 부정확하고 오류투성이일 듯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에 관한 데이터가 더 축적될수록 예측을 제시하는 분석기법의 정확성이 높아질 전망이다.이른바 ‘전사 유전자’인 MAOA 유전자 변종의 예를 들어보자. 2008년의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그 변종이 몇몇 사람의 폭력적인 성향과 관계가 있음을 밝혀냈다. 이 같은 상관관계의 통계적 강도는 높지 않다. 그리고 그런 유전적 지표를 지닌다고 해도 오히려 극단적인 평화주의자일 가능성도 있다.하지만 가령 이 같은 유전자 변종의 보유자인 당신이 어느 날 오후 옛 팔레스타인 특공대 출신의 외교관이 쓴 글에 “좋아요” 단추를 눌렀다고 하자. 그리고 한 시간 뒤 알카에다에 관해 호기심이 생겨 잠깐 구글 검색을 했다. 그뒤 NSA의 어떤 검색 알고리즘이 당신의 소셜미디어 데이터와 당신의 DNA를 연관 짓는다면? 그 뒤로는 교통안전국(TSA)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연말연시 휴가를 맞아 고향 집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이는 하나의 가설적 사례에 불과하다. 정부 및 공공부문의 수많은 관계자들이 더 크고 양질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시대가 급속히 다가온다. 따라서 우리의 건강 정보가 난도질 당해 부정확하게 또는 자신에게 불리하게 해석되는 데 익숙해져야 할지도 모른다. 물론 이젠 이런 유형의 데이터 문제를 공론화해서 투명한 정책을 수립하도록 해야 한다.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 어느 날 아침 잘 자고 일어난 뒤 NSA가 또 다시 우리를 사찰해 왔다는 뉴스를 읽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에는 우리가 누구에게 전화나 문자를 보냈는지에 관한 정보가 아니다. 우리 세포 안쪽 깊숙이 숨겨진 비밀들이다. 우리가 어떤 사람이고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지에 관해 많은 사실을 말해주는 정보다.

2014.04.0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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