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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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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택의 글로벌 인사이트] 푸틴의 종신집권과 러시아의 운명] 푸틴의, 푸틴에 의한, 푸틴을 위한 개헌안

전문가 칼럼

스탈린보다 긴 푸틴 철권통치, 러시아 경제부흥에도 통할까 러시아에서 6월 25일부터 7월 1일까지 이뤄졌던 헌법개정 국민투표가 통과됐다고 러시아 연방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7월 2일 발표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개헌안은 전체 러시아 유권자 1억918만1263명의 67.88%(7410만8049명) 참가에 투표자의 77.92%(5774만3820명) 찬성으로 통과됐다. 반대는 21.27%(1575만9500명), 무효는 0.82%(60만4729명)로 집계됐다. 러시아 연방을 이루는 22개 공화국, 46개 주, 9개 변경주, 1개 자치주, 4개 자치구, 3개 연방시 등 85개 연방주체 가운데 북극해에 접한 인구 4만2000명의 네네츠 자치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찬성이 더 많이 나왔다. 중앙선관위는 원래 7월 1일 하루에 국민투표를 치르려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투표자를 분산한다며 투표 기간을 1주일로 연장했으며 이는 투표율을 높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역에선 전자투표가 이뤄지기도 했다.이번에 통과한 개헌안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현 임기가 끝나는 2024년 대선 이후 대통령에 두 차례 더 출마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내용이 포함됐다. 러시아 헌법은 대통령이 두 차례를 초과해 연속으로 임기를 맡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개헌은 푸틴이 현 임기를 포함해 기존에 맡았던 재임 횟수를 이 규정에 해당하지 않도록 제외하는 내용을 담았다.2000년과 2004년 임기 4년의 대통령에 당선했던 푸틴은 이 규정 때문에 2008년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고 대신 정치적 동지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가 나서게 했다. 메드베데프는 당선해 4년 임기를 마쳤다. 메드베데프의 대통령 임기 동안 푸틴은 실세 총리로서 국정을 함께 수행했다. 그동안 개헌을 통해 대통령 임기는 6년으로 연장됐다. 러시아 헌법이 3연임만 금지하지 한번 쉰 다음 다시 출마하는 것은 막지 않기 때문에 푸틴은 그 뒤 2012년과 2018년 대선에 출마해 연속 당선했다. 현재 임기는 2024년까지 이어진다. ━ 푸틴을 위한 개헌안으로 장기 집권 발판 마련 그런데 푸틴은 지난 1월 국정연설에서 자신이 기존 재임했던 임기를 제외하는 독특한 내용의 개헌안을 제안했다. 푸틴이 2024년 이후에도 대통령에 적어도 두 차례 더 출마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푸틴의 푸틴에 의한 푸틴을 위한’ 개헌안이다.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대통령에 당선해 2024년까지 24년의 임기가 보장된 푸틴이 이번 개헌을 통해 그다음 대선에서 당선만 하면 12년을 추가로 집권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계속 당선한다면 푸틴은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연속으로 대통령 자리를 지킬 수 있다. ‘푸틴 대제’의 장기집권 길을 열어주는 개헌안이다. 푸틴의 지지율은 2000년 대선에서 53.9%, 2004년 71.31%을 기록했으며 2012년 복귀 대선에서는 63.1%로 약간 떨어졌다가 2018년 76.7%로 다시 치솟았다. 이번 개헌 국민투표에서 얻은 77.92%의 지지율은 사실상 푸틴에 대한 지지율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차후 대선도 현재로선 큰 도전 없이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러시아인의 평균 수명을 감안하면 이는 사실상 푸틴에게 종신집권의 길을 열어준 것이나 진배없다. 참고로 유엔 인구 개발 프로그램이 지난해 12월 10일 공개한 ‘2019 인간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의 평균 수명은 여성 77.6세, 남성 66.9세에 전체 평균 72.4세다.이번 개헌안 국민투표 통과로 푸틴은 무려 36년을 집권할 수 있는 정치적 열쇠를 받았다. 정치적 권위주의가 판치던 소련에서도 이렇게 오랫동안 권좌를 지킨 지도자는 없다. 푸틴은 2연임만 가능한 헌법 조항은 그대로 남겨 자신의 후임자는 장기 집권을 할 수 없도록 사실상 차단했다. 자신만 장기집권 하겠다는 구상이다. 독재자의 상징인 이오시프스탈린(1878~1953년, 재임 1924년 1월~1953년 3월)도 29년 2개월 남짓 집권했다. 민주주의 입장에서는 러시아에 푸틴 독재와 권위주의 통치가 그만큼 연장된 셈이다.푸틴은 개헌안이 러시아 상·하원의 승인을 거쳐 헌법재판소의 합헌 판결까지 받자 볼셰비키 혁명 지도자인 블라디미르 레닌(1870~1924년, 집권 1917~1924년)의 생일인 4월 22일 이를 국민투표에 붙일 계획이었다. 교묘한 상징 조직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세계보건기구(WHO)가 3월 11일 팬데믹(세계적 범유행)을 선언하면서 푸틴은 결국 3월 25일 대국민 연설에서 국민투표를 연기했으며 나중에 6월 25일부터 7월 1일까지로 날짜를 잡았다. ━ 애국주의로 지지층 결집, 권위주의로 시민 탄압 국민투표에 앞서 6월 14일에는 옛 소련에서 ‘대조국전쟁’으로 불렀던 2차대전에서의 조국방위를 기리는 러시아군 대성당을 기공했고, 18일에는 2차대전에서 러시아의 역할을 찬양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2차대전에서 나치와 소련에 협공을 당하고 숱한 학살과 파괴를 겪었던 폴란드가 격렬하게 항의했지만 푸틴은 이를 무시했다. 대성당 기공과 2차대전 역할 찬양 논문은 헌법 개정 국민투표를 위한 분위기 띄우기 라는 혐의가 짙어지는 순간이었다.6월 24일에는 원래 5월 9일 열 계획이었다가 코로나19로 연기했던 제2차 세계대전 전승기념일 군사 퍼레이드를 개최했다. 근사한 군사 퍼레이드, 2차대전 전승의 추억으로 국민이 애국주의 물결에 빠진 상황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치르는 수순이었다. 푸틴은 ‘애국주의’를 새로운 국가이념으로 제시하며 종전 75주년 행사를 지지층 결집의 계기로 삼았다. 그 결과는 푸틴의 정치적 승리였다.푸틴은 올해로 첫 대통령 취임 20년을 맞았다. 1999년 12월 31일 보리스 옐친 초대 러시아 대통령의 사임으로 총리에서 대통령 권한 대행이 된 푸틴은 2000년 5월 대선에서 당선해 대통령에 취임했다. 1991년 무너진 소련에서 신생 러시아로 체제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권좌에 오른 푸틴은 초기에는 가시밭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푸틴 집권 초기는 경제적으로는 불경기, 사회적으로는 ‘포스트 공산주의’의 혼란이 극에 달했다. 체첸 분리독립 운동이 심화하면서 체첸은 물론 러시아 각지에서 테러가 벌어졌다. 2002년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체첸 반군이 모스크바 둠 쿨리크 극장에 난입해 관객과 배우, 시민들을 억류해 인질극을 벌였다. 당시 러시아 특수부대는 위험한 마취제를 살포한 뒤 진입해 사태를 진압했으며 이 과정에서 167명의 사망하고 700여 명이 다쳤다. 2004년에는 또 다른 체첸 반군이 카프카스 북오세티아의 베슬란 지역의 한 공립학교에서 학생과 교사를 상대로 인질극을 벌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러시아 군이 진압 작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334명이 목숨을 잃고 500여 명이 부상했다.2011~2013년에는 러시아 총선에서 집권한 통합러시아당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당시 푸틴 총리의 독재를 우려한 시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2011년 12월의 시위는 소련이 무너지고 러시아 연방이 들어선 뒤 벌어진 최대 규모의 시민 항의운동이었다. 시민들은 시위와 불복종 운동, 인터넷 행동 등으로 항의에 나섰다. 러시아 당국은 시위자에 대한 벌금 인상과 반정부 세력 탄압, 그리고 인터넷 통제로 맞섰다. 친푸틴·친정부 단체인 나시(청년 민주주의 반파시스트 운동)의 회원들이 시위대와 대치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폭행사건도 발생했다. 나시는 러시아 인구 늘리기와 군 입대 장려 운동을 펼친 극우 성향의 단체다. 이 과정에서 푸틴 정권은 갈수록 권위주의적으로 변해갔다. ━ 에너지 자원 팔아 권력 지탱, 경제 개발엔 소홀 2012년 대통령에 복귀한 푸틴은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패럴림픽을 치렀다. 2014년에는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합병했으며 우크라이나 동부의 내란에 개입했다. 크림반도 합병은 국제사회의 반발을 불러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경제제재를 불렀으며 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018년에는 FIFA 월드컵을 개최하기도 했다.푸틴이 지난 20년 동안 권력을 강화할 수 있었던 핵심은 에너지 자원이다. 풍부한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자원 덕분에 푸틴은 집권 20년 동안 러시아의 경제를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게 사실이다. 국제통화기금(IMF) 2019년 통계로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는 명목금액 기준으로 1조6378억 달러로 한국보다 한 단계 높은 세계 11위다. 2011년 GDP보다 6.4배 정도 증가했다. 1인당 GDP는 1만1162달러로 세계 61위다. 세계 평균 1만1355달러에 약간 못 미친다. 참고로 소련은 붕괴 직전인 1990년 명목금액 기준으로 GDP가 2조7000억 달러로 세계 2위였으며 1인당 GDP는 9200달러로 세계 28위였다. 당시 소련 인구는 약 2억9000만 명이었다.미국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관리청(EIA)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 석유 생산은 하루 8066만 배럴에 이르렀으며, 러시아는 1080만 배럴을 생산해 미국(1504만 배럴)과 사우디아라비아(1200만 배럴)에 이러 세계 3위의 생산국이다. 천연가스도 러시아산은 물론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물량까지 자국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유럽으로 독점 수출해왔다. 푸틴은 ‘에너지 차르’로서 국제적 명성을 유지해왔다.하지만 러시아는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자원이 전체 수출의 60%를 넘는 등 경제가 지나치게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러시아는 자체 기술로 비행기, 자동차, 선박 등을 자체 생산하지만 이를 구입해가는 외국은 그리 많지 않다. 천연자원 대국에 과학기술도 발달했지만 이를 경제 발전으로 연결하는 치밀한 전략이 부족한 상황이다.푸틴으로선 러시아 경제를 그 다음 단계로 올리는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푸틴이 권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열쇠가 여기에 들어있다. 이 때문에 푸틴은 에너지에서 얻은 외화를 바탕으로 2024년까지 26조 루블(약 440조원)을 투입해 러시아를 세계 5대 경제대국으로 끌어올리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해왔다. ━ 유가하락·실업증가·인권문제에 봉착한 러시아 하지만 국제적인 저유가로 정부 기금이 줄면서 경제발전 추진이 여의치 않게 됐다.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로 교통수단이 통제되면서 석유 수요가 역사적인 수준으로 감소해 유가가 곤두박질쳤다. 코로나19로 인한 외출규제 등으로 경제난이 심화하고 있다. 연말까지 실업자가 2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외출규제의 전면적인 해제와 강제휴업에 따른 손실을 보상하라는 항의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중이다.인구 1억4500만 명의 러시아는 7월 3일 확진자가 66만 명을 넘어 미국(283만 이상), 브라질(150만 이상)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다. 하루 확진자 발생 건수는 5월 11일 1만1656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조금씩 줄긴 했으나 7월 2일에도 여전히 하루 6760명이 새로 발생하는 등 크게 꺾어지는 않은 상태다.이런 상태에서도 푸틴은 이동금지를 차례로 해제하고 경제를 재가동 할 수밖에 없다. 그가 내세운 애국주의와 권위주의의 철권통치는 국민투표 찬성률은 높일 수 있었지만 코로나19를 잡고 경제를 되살리는 데는 별로 힘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적 승리는 경제 부흥과 사회 안정을 통해서만 안정적인 국정운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유가가 발목을 잡는 상황에서 푸틴이 어떻게 경제부흥의 길을 열지 의문이다. 개헌 국민투표로 장기 독재 발판을 마련한 푸틴이 경제발전에 전력투구할 준비는 제대로 됐는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다.게다가 러시아 내의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를 지적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크림반도 합병에 따른 서구의 경제제재는 중단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푸틴의 장기 집권이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궁금증이 더해갈 수밖에 없다. 한반도와 국경을 마주한 러시아다. 그 나라의 절대적인 지도자인 푸틴의 앞날을 조심스럽게 주목할 수밖에 없다.※ 필자는 현재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다. 논설위원·국제부장 등을 역임했다.

2020.07.04 16:45

7분 소요
[사면초가에 몰린 인도 모디 총리] 총선 압승 6개월 만에 양파 대란에 휘청

정책이슈

폭우로 양파 생산량 줄고 가격 급등… 수출 금지에 친인도 방글라데시도 대혼란 지난 5월 23일 개표가 이뤄졌던 인도 총선에서 보수 우파 인도인민당(BJP)을 이끌고 압승을 거뒀던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불과 6개월이 지난 현재 정치적 위기에 빠졌다. 문제는 농산물인 양파에서 비롯했다. 지난 여름 우기에 양파 주산지인 인도 북부 지방을 중심으로 폭우가 계속 내려 지난 9월부터 양파 생산량이 줄고 가격이 치솟았다. 그러자 인도 정부는 9월 29일 양파 수출을 금지했다. ━ 양파는 남아시아 범인도권 국가의 필수 음식 재료 양파는 인도·방글라데시·파키스탄·스리랑카·네팔 등 지리적으로 인도아대륙에 위치한 남아시아의 범인도권 국가들의 음식문화에서 필수적인 재료다. 범인도권은 기본적으로 쌀과 렌틸 콩을 허브 양념을 중심으로 만든 채소와 육류 요리에 버무려 먹는 음식문화를 공유한다. 우리가 커리로 아는 요리다. 이 커리를 일본에서 개량한 것이 카레다. 범인도권 요리의 대략 70~80%에 양파가 들어갈 정도로 양파는 범인도인의 삶에 필수적이다.그런 양파 가격이 한마디로 폭등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모디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인도에서 7∼8월에는 ㎏당 20∼25루피(인도의 화폐 단위)였던 양파 소비자 가격이 9월이 되자 최고 80루피로 치솟았다. 인도 루피화의 기준 환율인 1루피당 16.39원을 바탕으로 하면 ㎏당 332~410원이던 양파 값이 9월 이후 1311원으로 3~4배로 뛰었다. 인도는 2018년 220만t의 양파를 수출했는데, 이는 모든 아시아 국가가 수입하는 양파 물량의 과반수에 해당한다.인도발 양파 대란은 남아시아 전역에 충격을 줬다. 특히 방글라데시는 양파 수요의 20%만 국내에서 공급하고 나머지는 인도에서 수입해왔다. 방글라데시는 농업 국가이니만큼 국내에서 더 생산할 수도 있지만 인도에서 항상 낮은 가격으로 수입을 제안해 물가 조절을 위해 그동안 인도산을 수입해왔다. 방글라데시 일각에선 인도가 자국 수출을 늘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덤핑에 가까운 낮은 가격을 제시해 방글라데시의 양파 농업을 축소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하지만 2009년부터 집권하고 있는 방글라데시의 집권 셰이크 하시나 총리와 집권 ‘방글라데시 아와미 연맹’은 친인도적 성향이어서 이를 해소할 생각을 하지 않고 인도 양파에 의존해왔다. 방글라데시 인구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벵골인의 자결을 강조하는 벵골 민족주의 정당인 이와미 연맹은 셰이크 하시나 총리의 아버지인 셰이크 무지부르 라만(1920~1975년) 초대 대통령 시절부터 친인도 성향이 강했다.여기에는 사연이 있다. 라만은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1971년 3월 7일 당시 동파키스탄이던 방글라데시가 지금의 파키스탄인 서파키스탄에 저항하는 무장시위를 주도하고 3월 26일 방글라데시의 독립을 선언했다. 당시 인도에서 훈련 받은 동파키스탄 무장 세력이 라만을 지원했다. 라만은 4월 11일 방글라데시의 초대 대통령이 됐지만 서파키스탄 군대에 체포돼 서파키스탄으로 이송돼 군사재판을 받았다. 그러자 방글라데시 전역에서 시위와 무장활동이 벌이지면서 독립전쟁으로 번졌다. 방글라데시 독립 세력은 서파키스탄의 숙적인 인도의 군사적 지원을 받으면서 군사적으로 우위에 섰고 서파키스탄의 항복을 받아냈다. 방글라데시 독립을 인도가 지원한 이런 역사적 배경 때문에 라만과 그가 이끈 ‘방글라데시 아와미 연맹’은 인도 지도자들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으며, 줄곧 친인도 성향을 보였다.라만은 1972년 1월 석방돼 귀국했지만 곧 대통령에서 물러났다. 1975년 1월 12일 제2대 총리를 맡았으며, 1월 25일엔 4대 대통령에도 올랐다. 총리직은 1월 24일 물러났지만 대통령은 그대로 맡다가 그해 8월 15일 군사 쿠데타로 일가족과 함께 살해됐다. 라만이 대통령을 맡는 동안 총리를 맡았던 3명도 군사정권에 살해됐다. 당시 셰이크 하시나는 서독으로 망명했다가 귀국해 1996년 6월부터 2001년 9월까지 총리를 맡았으며 야당 대표를 거쳐 2001년 1월 총리로 복귀했다. 셰이크 하시나가 총리를 맡는 동안 방글라데시는 친인도 정책을 폈다. ━ 친인도 성향 방글라데시, 중국과 밀월관계로 이런 상황에서 인도가 9월 29일 남아시아 지역에서 생필품에 해당하는 양파의 수출을 금지하자 파동의 불똥은 방글라데시로 튀었다. 인도의 수출 금지 이전까지 ㎏당 30타카(방글라데시의 화폐 단위)이던 양파 가격은 10월 초 130타카로 무려 4.5배로 뛰었다. 11월 17일 기준으로 260티카로 치솟았다. 거의 9배로 오른 것이다. 1타카에 13.88원인 기준 환율을 적용하면 1㎏에 416원이던 양파 가격이 10월 초 1800원을 거쳐 11월 17일 3600원으로 폭등한 것이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이웃 미얀마에서 양파를 긴급 수입했으나 도착한 양파가 상하는 바람에 물량 확보에 실패했다. 그러자 이집트와 터키에서 양파 수입을 시도하고 있다. 양파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양파 가격을 낮추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칫 물가 폭등으로 이어져 정부에 비난의 화살이 몰릴 것을 우려한 조치다. 그럼에도 시장에는 양파 품귀 현상을 벌어지고 있다. 일부 식당에선 양파가 많이 들어가는 요리의 제공을 중단하는 실정이다. 방글라데시 국민의 대정부 여론은 물론 대인도 여론도 악화할 수밖에 없다.이 때문에 자칫 인도의 대방글라데시 외교 전략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인도와 중국이 벌이는 세력 경쟁이 가장 뜨거운 나라의 하나가 방글라데시다. 방글라데시는 인도가 국경을 접한 파키스탄·네팔·부탄·미얀마·중국 가운데 부탄과 더불어 유이한 친인도 성향의 국가다. 파키스탄은 인도의 숙적 중 대표적인 친중 성향의 국가다. 네팔도 갈수록 친중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미얀마도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일대일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고속철도 등 중국의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부탄은 인도에 국방을 위임하고 있으며, 중국의 침략을 두려워한다. 방글라데시는 친인도 성향이지만, 한편으로는 중국의 일대일로에 참여하면서 인도와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집권당과 정부의 지나친 인도 의존에 반발하는 국민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중국은 현재 방글라데시의 주요 항구인 차토그람(과거 치타공으로 알려짐)의 남부를 흐르는 카르마풀 강을 지나는 하중 터널을 건설하고 있다. 차토그람은 카르마풀 강의 북쪽에 항만과 화물 터미널을 가동하고 있다. 하중 터널을 건설하면 항구를 강의 남쪽에도 건설해 화물 처리 능력을 배가할 수 있다.뿐만 아니라 중국이 미얀마에서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고속철도를 방글라데시까지 연장해 동남부의 콕스바자르까지 연결한 후 이를 다시 160㎞쯤 떨어진 치타공 항구까지 이어지게 할 수 있다. 그럴 경우 중국의 상품이 미얀마 내륙을 거쳐 치타공 항이 위치한 안다만해까지 직송될 수 있다. 페르시아만의 석유를 비롯한 중국의 전략적 수입품도 해적의 습격 위험이 높은 말라카 해협을 지나지 않고 치타공 항에서 중국으로 고속철도를 이용해 운반할 수 있다. 방글라데시는 지정학적 장점을 극대화하고 물류혁명을 주도할 수 있다. 방글라데시로선 중국과 이런 경제 협력을 하면서 인도의 입김을 다소 줄이고 균형을 찾을 수도 있다. 양파 수입 금지로 인도에 대한 국민 여론이 악화된 상황을 이용해 방글라데시의 집권세력이 인도와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균형점을 중국 쪽으로 옮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하지만 이런 상황이 모디 총리에겐 달갑지 않다. 모디 총리는 군사적으로 중국에 맞서고 경제적으로 중국을 추월 대상으로 삼는 전략으로 국민들의 인기를 모아왔다. 과거 국경 분쟁을 겪은 중국에 맞서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인도 국민의 힌두민족주의에 불을 질렀다. 2017년 6~8월엔 중국이 전략적 요충지인 북부 국경지대에 도로를 건설하면서 갈등이 불거지자 모디가 강력히 대응하면서 상황이 일단락됐다. 모디 총리는 이렇게 중국을 견제하면서 유권자들에게 강단 있는 지도자로 비쳤다. 2018년 4월 비공식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지만 간단히 물러서지는 않았다. 모디는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해 자국 인근 인도양에서 미국·일본 군함과 합동 훈련도 벌이면서 중국을 경제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동참하면서 북쪽 국경을 위협하는 중국을 포위하고 압박하는 데 앞장선다. 이를 통해 인도의 전략적 가치를 국제사회에서 크게 높이고 있다.그 결과 2014년 5월 총선에서 중도좌파 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를 누르고 정권 교체를 이뤘던 모디 총리는 지난 5월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재선에 성공했다. 인도는 연방하원 545석 가운데 대통령이 지명하는 2석을 뺀 543석을 비례대표나 정당명부제 없이 투표로만 선출한다. 5월에 개표한 총선에선 정당 대표 자택에서 돈다발이 발견된 한군데를 뺀 542곳에서만 개표가 이뤄졌다.인도 선거위원회(ECI)에 따르면 BJP는 37.43% 득표로 542석 중 303석(의석의 56%)을 차지, 단독 과반수를 확보했다. 역대 총선에서 단일 정당이 얻은 최다 의석이다. BJP가 포함된 보수정당 연합인 국민민주동맹(NDA)은 45% 득표로 352석(65%)을 확보해 우파의 안정적인 정국 운영이 가능해졌다. 지난 2014년 총선보다 BJP는 21석, NDA는 16석을 각각 늘렸다. BJP와 인도 우파의 역사적인 대승이다.중도좌파인 제1야당 국민회의는 지난 총선보다 0.01% 줄어든 19.51%의 득표율로 8석이 증가한 53석 확보에 그쳤다. 국민회의가 이끄는 진보정당 연합인 통합진보동맹(UPA)은 26% 득표로 31석이 늘어난 91석(17%)을 얻었다. 중도우파인 모디와 BJP는 인도 사상 최대의 승리를 거뒀고 국민회의와 중도좌파는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빠졌다. ━ 중국 견제와 경제 성장 내세운 모디 총리 총선 당시 모디 총리가 내세운 경제 공약은 경제 성장을 통한 일자리 마련에 주안점을 뒀다. 대규모 인프라 건설과 기업 활동 지원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와 경제활동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인도 사회의 그늘이자 최대 표밭인 농가·빈곤층을 위한 보조금은 연 6000루피(약 10만 2400원)에서 더 늘리지 않고 경기 부양을 통해 이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줌으로써 가난에서 벗어나도록 돕겠다는 공약을 했다.이는 야당인 중도좌파 국민회의와 철저히 대조적이었다. 국민회의는 중앙·지방 정부에서 공무원 숫자를 늘려 총 340만 명에게 일자리를 나눠주는 공약을 제시했다. 여기에 더해 빈곤 가정에 연 7만2000루피(약 122만 8300원)를 지급해 정부가 먹여 살리겠다고 공약했다. 무상 복지 확대를 통해 가난을 해결하겠다는 접근법이다. 경제 성장을 통한 일자리 제공 정책과 정부가 세금으로 농촌과 빈곤층을 먹여 살리는 무상복지 정책이 맞붙은 셈이다. 이 대결에서 모디 총리는 압승을 거뒀다. 그만큼 모디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컸다는 이야기다.실제로 모디가 2014~2019년 집권 1기 기간에 받은 경제 성적표는 국민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모디의 인도는 경제성장률에서 중국보다 앞서며 기염을 토했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2014/15년 7.2%, 2015/16년 7.6%, 2016/17년 7.1%로 7%대를 유지했다. 2017/18년 6.7%로 일시 떨어졌지만 2018/19년 7.5%(추정치)로 활기를 회복하고 2019/20년에도 7.5%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2014년 7.3%, 2015년 6.9%, 2016년 6.7%, 2017년 6.9%, 2018년 6.5%(추정치), 2019년 6.2%(전망치)로 6%대를 벗어나지 못한 것과 비교된다.인도의 실업률은 2018년 기준 3.53%에 불과하다. 하루 1.9달러인 빈곤선 이하로 살아가는 주민의 비율도 2016년 전체 인구의 12.4%에서 2018년 12월 기준으로 3.7%로 줄었다. 모디 정부는 정책적으로 제조업 발전을 이끌어 빈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정책을 추진했으며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모디 총리는 경제 개방과 건설·유통으로 성장을 견인해왔다. 10개 신도시를 건설하고 일부 소매점을 제외한 경제의 거의 전 분야를 외국 기업에 개방해 외자를 유치하는 공약을 차례로 실천했다. 건설과 유통 붐을 일으켜 경제 성장을 이끌겠다는 구상이었다. 여기에 더해 1기 집권 직후인 2014년 9월 ‘메이크 인 인디아(인도에서 물건을 만드세요)’라는 구체적인 제조업 육성 정책도 내놨다. 가난한 농촌 인구를 공장 노동자로 돌려 제조업을 키우겠다는 의도다. ━ 농가 소득 2배로 늘리겠다고 약속 2016년 2월엔 2022년까지 농가 소득을 2배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그해 11월에는 부정 소득과 위조지폐 대책으로 고액권 사용을 금지하는 강력한 대책까지 도입했다. 2017년 7월 주마다 다른 간접세를 일원화해 ‘물품과 서비스세(GST)라는 통일 세금을 도입했다. 강력한 정책 추진의 결과다. 하지만 양파 가격이라는 복병을 만나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농촌 인구가 많은 인도에서 농민의 마음을 잡는 것은 선거 승리와 권력 유지의 핵심이다. 모디 총리가 어떤 조치로 위기를 돌파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ang.co.kr※ 필자는 현재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다. 논설위원·국제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9.11.2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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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50대 부자] 인도 부자들의 무선통신 전쟁

산업 일반

지난 9월 인도에서는 모두가 고대하던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됐다. 인도 최고 부자 무케시 암바니(Mukesh Ambani)는 인도 내 80% 지역에 4세대 초고속 무선통신 지오(Jio)를 구축했다. 지오 출범으로 경쟁이 살벌한 인도 이동통신 시장에서 가격 전쟁이 시작됐다.무케시 암바니는 거대 에너지 기업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Reliance Industries)를 통해 4G 무선통신 서비스 지오를 출범시켰다. 지오는 4개월간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한 후 소액의 데이터 서비스 요금을 내면 음성과 문자 서비스 모두 무료로 제공하는 요금제를 내놨다. 시장을 선도하는 수닐 미탈(Sunil Mittal)의 이통사 바르티 에어텔(Bharti Airtel)을 포함한 기존 이동통신 기업 주가는 지오 출범과 함께 급락했다.싸움에서 잃을 것이 가장 많은 사람은 싱텔(Singtel)의 도움으로 바르티 에어텔을 21년 전 설립한 미탈이다. 인도 휴대전화 보유자 4명 중 1명은 에어텔의 고객이기 때문이다. 위협이 되는 경쟁자를 이기기 위해 미탈은 여타 경쟁업체를 제치고 12억 달러에 4G 주파수 대역을 사들였고, 정부가 주최하는 주파수 입찰에서 주파수를 추가 매입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단기간에 고객 1억 명 확보를 노리는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회장은 에어텔을 비롯한 기존 이동통신 기업이 서비스 시범기간 동안 지오의 통화 서비스를 막았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에어텔은 지오가 항상 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접근권을 제공했으며, 지오 유료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네트워크 연결성을 높여 더욱 매끄러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대답했다. 이렇게 서로 대치를 하는 상황이긴 하지만, 올해는 두 재벌 모두에게 흡족한 한 해였다. 미탈의 공식 자산가치가 상승했고 암바니는 지난 12개월간 릴라이언스 주가 21% 상승으로 9년 연속 인도 부자 1위 자리를 수성했다. ━ 암바니, 9년 연속 인도 부자 1위 인도 정부가 인프라 건설 지원 및 100% 주택공급(housing for all) 정책을 추진하며 시멘트 및 페인트 기업도 승승장구했다. 슈리 시멘트(Shree Cement)를 소유한 베누 고팔 뱅구르(Benu Gopal Bangur)는 회사 주가가 급등하면서 처음으로 20위권에 안착했다. 뱅구르와 아시안 페인트(Asian Paints)를 소유한 아슈윈 다니(Ashwin Dani)처럼 재산이 10억 달러 이상 증가한 부자도 15명에 이른다.100위 안에 들기 위한 최소 재산액이 12억5000만 달러로 상승하면서 올해 순위에 새로 데뷔한 부자는 6명밖에 되지 않는다. 최연소 기업인은 전문 스타트업 창업자 바빈(36세)과 디브양크(34세) 투라키아 형제다. 이들이 공동 설립한 광고기술 기업 미디어닷넷(Media.net)은 8월 9억 달러에 매각됐다. 다른 뉴페이스로는 아차리야 발크리슈나(Acharya Balkrishna)가 있다. 소비재 기업 파탄잘리 아유르베드(Patanjali Ayurved)를 친구이자 요가 구루인 바바 람데브(Baba Ramdev)와 함께 설립했다.지난 1년간 인도 증시 평균 상승률 12%보다 높은 주가 상승으로 순위권을 회복한 사람은 8명이다. 자수성가형 여성 기업가 키란 마줌다르-쇼(Kiran Mazumdar-Shaw)가 그 중 1명이다. 억만장자였던 수즐론(Suzlon) 창업자 툴시 탄티(Tulsi Tanti)가 회사를 되살리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이전 순위를 회복하지는 못했다.순위에서 탈락한 13명 중에는 섬유 재벌 발크리슈나 고엔카(Balkrishna Goenka)와 불확실성으로 기업가치가 평가절하된 전자상거래 기업 플립카트(Fliokaart) 창업자 사친 반살(Sachin Bansal)과 비니 반살(Binny Bansal)이 있다. 포브스아시아가 선정한 인도 100대 부자의 순위는 www.forbes.com/indiabillionaires/list/에서 확인할 수 있다.- NAAZNEEN KARMALI, MEGHA BAHREE, SEAH KILACHAND, ANURADHA RAGHUNATHAN 포브스아시아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포브스 코리아 온라인 서비스는 포브스 본사와의 저작권 계약상 해외 기사의 전문보기가 제공되지 않습니다.이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 1. 무케쉬 암바니(Mukesh Ambani) 227억 달러 ▲수입원: 석유 및 가스, 연령: 59세, 기혼, 자녀 3명, 거주지: 뭄바이에너지 재벌 암바니는 9월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연례 주주총회에서 4G 이동통신 서비스 지오를 발표하며 가격 전쟁의 시작을 알렸다. 447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는 가스전 개발비 회수와 관련해 정부와 법정 다툼에 휘말려 있다. 릴라리언스 이사회에 소속된 아내 니타(Nita)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원이다. (릴라이언스는 포브스 미디어 컨텐츠 인도 라이선스 권한을 가진 네트워크18의 소유주다.) ━ 2. 딜립 샹비(Dilip Shanghvi) 169억 달러 ▼수입원: 제약, 연령: 61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뭄바이세계 5위의 제네릭 제약사 선 파마슈티컬 인더스트리(Sun Pharmaceutical Industries) 주가 하락으로 인도 제약업계의 거물 샹비의 재산 또한 11억 달러나 감소했다. 노바티스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Glivec)의 제네릭 버전이 최근 분기 미국 시장에서 높은 매출을 거둔 데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됐다. 선 파마슈티컬은 올해 상반기 노바티스 일본 지사에 2억9300만 달러를 주고 14개 약물을 인수했다. 해당 약물은 미쓰비시 다나베 파마(Mitsubishi Tanabe Pharma)가 유통할 예정이다.· 인도 크리켓 대표팀 주장 M.S. 도니(Dhoni)가 선파마슈티컬의 건강보조제 리바이탈H 홍보대사로 있다. ━ 3. 힌두자 형제(Hinduja brothers) 152억 달러 ▲수입원: 다업종, 거주지: 런던·제네바·뭄바이막역한 4형제 스리찬드(Srichand)와 고피찬드(Gopichand), 프라카슈(Prakash), 아쇼크(Ashok)가 힌두자 그룹(Hinduja Group)을 공동 소유하고 있다. 힌두자 그룹은 트럭 및 윤활유부터 금융·케이블TV 방송국에 이르는 광범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오랜 기간 지연되었던 1040MW급 화력발전소 건설 발주를 7월에 시작했으며, 선에디슨(SunEdison)의 인도 태양에너지 발전시설 인수 입찰에도 합류했다. 4명의 형제는 2년 전 스페인 기업과 함께 매입한 런던 화이트홀(Whitehall)의 역사적 올드워오피스 건물을 재단장해 런던 최초의 래플스 호텔을 열 계획이다. ━ 4. 아짐 프렘지(Azim Premji) 150억 달러 ▼수입원: IT, 연령: 71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방갈로르인도에서 3번째로 규모가 큰 아웃소싱 회사 와이프로(Wipro)를 소유한 IT 업계의 거물이다. 3분기 매출 부진으로 와이프로 순수익은 6% 하락해 3억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성장 촉진을 위해 와이프로는 지난 1년간 연이은 인수에 나섰다. 가장 최근 인수를 완료한 기업은 플로리다에 본사를 둔 보험 IT기업 헬스플랜 서비스(HealthPlan Services)로, 인수 가격은 4억6000만 달러였다. 그러나 뉴저지에 본사를 둔 비테오스 그룹(Viteos Group)을 1억3000만 달러에 인수하려는 노력은 계약 완료가 지연되고 있다는 이유로 결국 취소 되고 말았다. 8월에 프렘지는 와이프로 대표 취임 50주년을 기념했다. ━ 5. 팔론지 미스트리(Pallonji Mistry) 139억 달러 ▼수입원: 다업종, 연령: 87세, 기혼, 자녀 4명,거주지: 뭄바이·런던세간의 관심을 피해 조용히 살아가는 미스트리는 151년 역사를 가진 건설사 샤푸르지 팔론지 그룹(Shapoorji Pallonji Group)의 경영을 장남 샤푸르(Shapoor)에게 맡기고 있다. 차남 사이러스(Cyrus)는 아웃소싱 기업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Tata Consultancy Services) 등 100여 개 기업을 가진 재벌그룹 타타그룹(매출액 1080억 달러)의 회장이다. 미스트리 자산 중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건 그룹 지주사 타타선스(Tata Sons) 보유지분 18.4%다. 샤푸르는 현재 남인도에 위치한 카라이칼(Karaikal) 항구의 지분 51%를 넘겨 받으려는 인수를 협상 중이다. 올해 미스트리는 인도 최고 시민훈장 파드마 부샨(Padma Bhushan)을 수상했다. ━ 6. 락쉬미 미탈(Lakshmi Mittal) 125억 달러 ▲수입원: 철강, 연령: 66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런던2년간 순위가 하락하던 철강왕 미탈은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의 최근 분기 순수익이 11억 달러로 5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올해 순위가 2계단 올랐다. 세계 최대 철강업체 아르셀로미탈은 중국 수출 증가로 초래된 글로벌 초과공급으로 잠깐 위세가 흔들렸지만, 미국과 유럽의 수입 관세로 중국이 주춤하고 다시 수요가 급등하며 일시적으로나마 균형을 되찾았다. 2015년 아르셀로 매출은 20% 하락해서 640억 달러를 기록했고, 순손실은 7배나 급증해 79억 달러를 기록했다. 연이은 적자로 시장에 나온 일바(ILVA) 철강소 인수를 위해 이탈리아 철강업체 마르체갈리아(Marcegaglia)와 손을 잡았다. ━ 7. 고드레지 가문(Godrej family) 124억 달러 ▲수입원: 소비재, 부동산, 거주지: 뭄바이460억 달러의 매출을 자랑하는 고드레지 그룹(Godrej Group)은 119년의 역사를 가진 거대 소비재 기업이다. ‘10년마다 매출액 10배 증대’ 목표를 내세운 고드레지 그룹은 최근 연이은 인수에 나섰다. 가문의 수장 아디 고드레지가 총괄하는 기업 고드레지 컨슈머 프로덕트는 잠비아, 세네갈, 케냐의 생활용품 회사 3개를 인수하며 아프리카 시장에서 사업 범위를 확대했다. 유제품 및 농산품 기업 고드레지 아그로벳은 농약 제조업체 아스텍 라이프사이언스(Astec LifeSciences)와 크림라인 데어리의 과반수지분을 인수했다. ━ 8. 쉬브 나다르(Shiv Nadar) 114억 달러 ▼수입원: IT, 연령: 71세, 기혼, 자녀 1명, 거주지: 델리국내 IT 시장을 개척한 인도 소프트웨어기업 HCL 테크놀로지는 현재 미 증시 상장을 고려하고 있다. 2월에는 볼보의 IT 아웃소싱업체를 1억3000만 달러에 인수했고, 동시에 스웨덴 자동차업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HCL은 4월 1억9000만 달러를 주고 고드레지 가문이 소유한 뭄바이 소프트웨어업체 지오메트릭(Geometric)을 주식 스왑 형태로 인수했다. 그의 이름을 딴 나다르 대학은 델(Dell)과 손잡고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 부문에서 기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 9. 쿠마르 벌라(Kumar Birla) 88억 달러 ▲수입원: 상품, 연령: 49세, 기혼, 자녀 3명, 거주지: 뭄바이‘상품(commodities)의 제왕’인 쿠마르 벌라는 4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아디트야 벌라 그룹(Aditya Birla Group)의 회장직을 수행하며 제국의 구조를 재편하는 중이다. 8월에는 현금이 풍부한 그라심 인더스트리(Grasim Industries)와 아디트야 벌라 누보의 합병을 발표하고 금융서비스 사업 분사를 결정했다. 합병 시너지가 없다고 판단한 투자자 우려로 두 회사의 주가가 하락하자 벌라는 합병으로 성장과 안정성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게 됐다며 투자자 안심시키기에 나섰다. 4월에는 벌라의 다른 회사 울트라테크 시멘트가 경쟁업체 제이피 그룹(Jaypee Group)을 24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딸 아난야(Ananya)는 마이크로파이낸스 기업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 10. 사이러스 푸나왈라(Cyrus Poonawalla) 86억 달러 ▲수입원: 백신, 연령: 75세, 배우자 사망, 자녀 1명, 거주지: 푸네백신 억만장자 푸나왈라는 50년 전 인도세럼연구소(Serum Institute of India)를 설립했다. 비상장기관 세럼연구소의 매출 및 수익이 상승하며 그의 재산도 함께 증가했다. 지금은 아들 아다르(Adar)가 경영을 돕고 있다. 세럼은 2016년 3월까지 이어진 회계연도 동안 매출 6억9500만 달러, 순수익 3억6000만 달러의 기록을 세웠다. 푸나왈라는 뎅기열과 폐렴, 설사 등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는 신규 백신 생산을 위해 생산시설에 1억5000만 달러의 거금을 투자했다. 아다르는 올해 가족과 함께 사는 도시 푸네의 환경개선을 위해 1500만 달러를 기부하며 ‘포브스 아시아 선정 기부 영웅’ 순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 12. 수닐 미탈(Sunil Mittal) 66억 달러 ▲수입원: 이동통신, 연령: 59세, 기혼, 자녀 3명, 거주지: 델리릴라이언스 지오가 9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동통신 산업의 거목 바티 에어텔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미탈이 가진 개인자산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밝혀지며 그의 공식 자산은 오히려 증가했다. ━ 13. 가우탐 아다니(Gautam Adani) 63억 달러 ▼수입원: 인프라, 상품, 연령: 54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아마다바드항만 재벌 아다니는 아들 카란이 CEO로 있는 아다니 포트(Adani Ports)&SEZ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퀸즐랜드의 석탄 채굴 프로젝트는 정부가 내어준 허가권에 대해 환경단체가 이의를 제기하며 소송을 시작해 한참 논란에 휩싸이다가 8월 연방법원에서 항소를 기각한 후 한숨을 돌렸다. 인도에서 아다니는 타밀 나두와 구자라트, 라자스탄에서 태양에너지 프로젝트의 규모를 확대하는 중이다. 그룹은 태양광 패널을 생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아직 기술 파트너를 선정하지는 못했다. ━ 14. 베누 고팔 뱅구르(Benu Gopal Bangur) 59억 달러 ▲수입원: 시멘트, 연령: 85세, 배우자 사망, 자녀 2명, 거주지: 콜카타슈리 시멘트 주가 급등으로 재산이 20억 달러나 증가하면서 20위권 안으로 처음 이름을 올렸다. 슈리 시멘트는 매출 급증과 석탄 가격 하락으로 인한 에너지 비용 감소로 이득을 얻었다. 회사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아들 하리 모한과 손자 프라샨트는 증설(capacity expansion)을 위해 3억 3000만 달러를 예산으로 배정했다. ━ 15. 아난드 부르만(Anand Burman) 58억5000만 달러 ▲수입원: 소비재, 연령: 64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델리아난드 부르만을 수장으로 내세운 부르만 가문의 5대 가족이 기업을 공동 소유하고 있다. 재산 중에는 13억 달러의 수입을 올리는 소비재 기업 다부르(Dabur) 지분 68%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헤어 오일과 치약, 주스 제품, 가정용품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회사의 매출액 또한 상승했다. 다부르는 인도 정부와 함께 말라리아 및 당뇨병 치료를 위한 아유르베다 약물 2개를 개발 중이다. ━ 16. 샤시&라비 루이아(Shashi & Ravi Ruia) 58억 달러 ◀▶수입원: 다업종, 연령: 72세, 기혼, 자녀 2명, 연령: 67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뭄바이·런던매출액 270억 달러 규모의 철강 및 선박기업 에사르 그룹(Essar Group)을 경영하고 있다. 러시아 석유기업 로스네프트(Rosneft)에 지분 49%를 매각하기 위해 뭄바이 증시에 상장한 에사르 오일을 비상장 기업으로 전환하는 등 구조조정에 전념하고 있다. 28억 달러 규모의 매각 계획은 아직 마무리 되지 않았다. 2월에는 뭄바이 금융지구 오피스 단지를 방갈로르 개발업체에 3억5000만 달러를 주고 매도했다. 이동통신 산업 비리 소송에 연루된 동생 라비는 최근 법원에서 출국금지조치를 받았다. 아웃소싱 사업부 애지스(Aegis)가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는 보도가 있다. ━ 17. 바자즈(Bajaj) 가문 57억 달러 ▲수입원: 오토바이, 거주지: 푸네·뭄바이90년의 역사를 가진 바자즈 그룹을 소유하고 있다. 그룹 산하에 있는 금융서비스 기업 바자즈 핀서브(Bajaj Finserv) 주가가 70% 급등하면서 가문의 재산도 13억 달러 증가했다. 그룹의 금융 서비스 사업은 77세의 회장 라훌 바자즈(Rahul Bajaj)의 차남 산지브 바자즈(Sanjiv Bajaj)가 총괄하고 있다. 바자즈 회장은 사촌 셱하르, 마두르, 니라즈와 그룹을 공동 명의로 소유하고 있다. 오토바이 제조기업 바자즈 오토의 일선 경영은 라훌 바자즈의 장남 라지브에게 위임했다. 회사는 인도 최초의 항공모함 INS 비크란트(Vikrant)를 해체해서 얻은 금속재로 150cc 오토바이 V15를 만들어 출시했다. 최근에는 아직 인도에서도 출시하지 않은 4륜 ‘마이크로 자동차’ 큐트(Qute)를 해외 시장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큐트의 인도 시장 판매는 법원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 18. 수바쉬 찬드라(Subhash Chandra) 56억 달러 ▲수입원: 미디어, 연령: 65세, 기혼, 자녀 3명, 거주지: 뭄바이미디어 거물 찬드라의 지엔터테인먼트(Zee Entertainment Enterprise)는 에셀그룹(Essel Group)의 대표 회사다. 찬드라의 아들 푸닛(Punit)과 아밋(Amit)이 함께 경영하는 지엔터테인먼트는 8월 3억8500만 달러를 받고 텐스포츠 네트워크(Ten Sports Network)를 소니 픽처스에 매각했다. 텐스포츠는 171개국 75개 채널을 통해 10억 명이 넘는 시청자를 확보한 거대 방송국이다. 동남아시아에서 지엔터테인먼트는 인도네시아와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에 진출해 있다. 에셀은 인도 남부 안드라 프라데쉬 지역에서 20억 달러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중국 골든 콩코드 홀딩스(Golden Concord Holdings)와 합작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찬드라는 최근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올 해 자서전『Z 계수(The Z Factor–My Journeyas the Wrong Man at the Right Time)』를 출간했다. ━ 19. 사비트리 진달(Savitri Jindal) 53억 달러 ▲수입원: 철강, 발전, 연령: 66세, 배우자 사망, 자녀 9명, 거주지: 히사르·델리O.P 진달 그룹(Jindal Group)을 이끄는 실세(matriarch)로 철강·발전산업(powerclan)으로 부를 축적했다. 지난해 감소했던 재산은 올해 철강 가격이 예전 수준을 회복하며 다시 증가했다. 뭄바이에 있는 아들 사잔(Sajjan)의 회사 JSW 스틸의 주가는 지난 1년 새 2배로 상승했다. 5월 사잔은 36억 달러의 채무에 허덕이던 동생 나빈(Naveen)의 회사 진달 파워&스틸의 1000MW급 화력 발전소를 7억5000만 달러에 인수하는데 동의했다. ━ 20. 데쉬 반두 굽타(Desh Bandhu Gupta) 51억 달러 ▼수입원: 제약, 연령: 78세, 기혼, 자녀 5명, 거주지: 뭄바이제네릭 약물의 제왕 루핀(Lupin)의 설립자다. 현재 회사 경영은 딸 비니타(Vinita)와 아들 닐레쉬(Nilesh)에 일임한 상태다. 미국 FDA가 루핀 생산공장에 대해 부정적 내용을 보고서에 실으면서 주가가 폭락했고, 시가총액은 8억 달러 감소했다. 일본 시장 강세에 힘입어 8월 오사카에 위치한 제약사 시오노기(Shionogi)의 제네릭 약물 21개를 1억5000만 달러에 매입했다. 비니타와 닐레쉬는 2015년 ‘언스트앤영(Earnst & Young) 올해의 기업가상’을 공동 수상했다. ━ 21. 비크람 랄(Vikram Lal) 50억 달러 ▲수입원: 오토바이, 연령: 74세, 기혼, 자녀 3명, 거주지: 델리오토바이의 아이콘이 된 로얄 엔필드(R o y a l Enfield)가 기록적 매출을 올리면서 비크람 랄의 오토바이 제조사 아이허 모터스(Eicher Motors) 주가 또한 살아났다. 아이어 모터스는 2016년 3월까지 1년간 50만 대 이상의 오토바이를 판매하며 전년대비 매출을 50% 신장시켰다. 3월에는 세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히말라야 등정용 바이크가 출시되기도 했다. 회사 경영을 맡은 아들 싯다르타(Siddhartha)는 지난해 런던으로 거주지를 옮겨 해외사업 확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근에는 라이벌 할리-데이비슨의 본고장 밀워키에 미국 매장 1호점을 열기도 했다. 5월 가족 지분 중 4.2%를 매각했지만, 랄이 보유한 지분(51%)은 여전히 과반수를 넘는다. ━ 22. 쿠샬 팔 싱(Kushal Pal Singh) 48억 달러 ▲수입원: 부동산, 연령: 85세, 기혼, 자녀 3명, 거주지: 델리부동산 시장이 맥을 못 추는 와중에도 싱의 부동산 회사 DLF는 주가가 상승했다. 가치가 높은 임대 사업부 DLF 사이버시티 개발(Cyber City Developers)을 기관투자자에 매각하고 그 수익금을 33억 달러 채무 상환에 썼기 때문이다. 사이버시티 인수 입찰에는 블랙스톤그룹과 아부다비 투자공사, 싱가포르 GIC 등이 참가한 것으로 보도됐다. 4월 DLF는 델리 근방에 있는 18만 5800㎡ 부지에 몰 오브 인디아(Mall of India)를 개장했다. ━ 23. 판카즈 파텔(Pankaj Patel) 45억 달러 ▲수입원: 제약, 연령: 63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아메다바드약학을 전공했던 파텔이 설립한 제네릭 회사 카딜라 헬스케어(Cadila Healthcare)는 스위스 다국적 제약사 로슈의 유방암 치료제 헤르셉틴(Herceptin) 복제약을 인도에서 판매한 혐의로 로슈와 소송 중이다. 카딜라는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았다고 항변하는 중이다. 올해 전반기 생산 공장 중 1곳이 제조기준을 위반했다고 미국 FDA의 경고를 받았다. 그 영향으로 하락했던 주가는 보건당국의 긍정적 보고서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6월 카딜라는 미국 제약사 테바 파마슈티컬(Teva Pharmaceutical)의 약물 포트폴리오에서 2개 약물을 인수했다. ━ 24. 믹키 자그티아니(Micky Jagtiani) 44억 달러 ▼수입원: 리테일, 연령: 65세, 기혼, 자녀 3명, 거주지: 두바이중동의 리테일 대기업 랜드마크 그룹(Landmark Group)의 설립자이자 회장이다. 회사는 지난 12월 미 대선주자 트럼프의 무슬림 혐오 발언 후 트럼프 브랜드가 붙은 모든 상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랜드마크의 매출액 규모는 60억 달러로 추산된다. 아내 레누카(Renuka)가 경영을 돕고 있으며, 중동과 아프리카, 인도 전역에 24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부다비에 새롭게 개장한 림몰(Reem Mall)에 매장을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오만에 있는 무스캇 그랜드 몰(Muscat Grand Mall)에도 입점할 계획이다. ━ 25. M.A. 유수프 알리(Yusuff Ali) 40억 달러 ▲수입원: 리테일, 연령: 60세, 기혼, 자녀 3명, 거주지: 아부다비중동 ‘리테일의 제왕’ 알리는 걸프 지역과 인도, 이집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129개 매장을 두고 63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룰루그룹(LuLuGroup)을 총괄하고 있다. 회사는 인도 남부 트리반드룸에 쇼핑몰과 호텔, 컨벤션 센터 등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3억 달러를 투자했다. 룰루그룹의 숙박 사업부는 두바이에 문을 연 독일 럭셔리 호텔 슈타이겐버거의 첫 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50%의 지분을 가진 무스캇의 쉐라톤 호텔은 리노베이션을 거쳐 올해 말 재개장할 예정이다. ━ 26. 마두카르 파레크(Madhukar Parekh) 39억 달러 ▲수입원: 접착제, 연령: 70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뭄바이피딜라이트 인더스트리(Pidilite Industries) 회장이다. 세상을 떠난 선친 발반트 파레크(Balvant Parekh)가 1954년 설립한 피딜라이트는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수익이 증가하면서 주가 급등으로 이득을 누렸다. 현재 전문 CEO에 경영을 맡긴 회사는 매출 8억1100만 달러 중 절반 이상을 접착제와 밀봉제 사업부에서 얻고 있지만, 회사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유명한 제품을 꼽으라면 역시 흰색풀 페비콜(Fevicol)이다. 4월에는 이탈리아 회사와 목재 마감재 합작사를 설립했다. 가족 중 4명이 피딜라이트에서 일하고 있다. ━ 27. 수디르 & 사미르 메타(Sudhir & Samir Mehta) 38억5000만 달러 ▲수입원: 제약, 에너지, 연령: 62세, 기혼, 자녀 2명, 연령: 53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아메다바드메타 형제의 재산 대부분은 작고한 선친이 57년 전 설립한 상장 제약사 토렌트 파마슈티컬(Torrent Pharmaceuticals)에서 나온다. 10억 달러 매출 중 40%는 미국 시장이 차지하고, 33%는 인도에서 창출된다. 형 수디르가 경영을 총괄하는 토렌트 파워는 고향 구자라트와 마하라시트라, 우타르 프라데시 지역에서 300만 명에게 전기를 공급한다. ━ 28. 쿨딥 & 구르바찬 싱 딩그라(Kuldeep & Gurbachan Singh Dhingra) 37억 달러 ▲수입원: 페인트, 연령: 69세, 기혼, 자녀 3명, 연령: 66세, 기혼, 자녀 3명, 거주지: 델리콜카타에 본사를 둔 버거 페인트 인디아(Berger Paints India)를 소유하고 있다. 인도에서 2번째로 규모가 큰 페인트 회사의 지분 75%를 소유한 형제는 지난 분기 회사 순수익이 55% 급증한 덕에 재산도 크게 증가했다. 북동지역 수요가 상승한 덕이라서 새로운 공장도 북동지역에 건설 중이다. 6월에는 닛폰 페인트와의 합작사 BNB 코팅스 인디아(Coatings India)쪽으로 자동차 페인트 사업부를 이전했다. ━ 30. 하쉬 말리왈라(Harsh Mariwala) 36억4000만 달러 ▲수입원: 소비재, 연령: 65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뭄바이소비재 기업 마리코(Marico)의 회장이다. 3월까지 1년간 회사 순수익이 26% 상승해 1억900만 달러를 기록한 덕에 주가도 상승했다. 25개국에 진출한 회사는 인도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아난드 부르만(15위)의 회사 다부르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인기가 좋은 패러슈트 코코넛 헤어오일의 가격을 인하했다. 가족 재산을 총괄하는 샤프 벤처(Sharrp Ventures)는 아들 리샤브(Rishabh)가 관리하고 있다. 삼촌 및 사촌과 재산을 공동 소유하고 있는 마리왈라는 자신의 사업 경험에 관한 책을 올해 말 출간할 예정이다.· 인 도 코코넛 10개 중 1개는 마리코 제품으로 사용된다. ━ 31. 비벡 차안드 세갈(Vivek Chaand Sehgal) 36억 달러 ▲수입원: 자동차 부품, 연령: 59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델리매출 72억 달러의 삼바르다나 마더슨 그룹(Samvardhana Motherson Group) 공동 설립자다. 2016년 3월까지 1년간 대표 사업부 마더슨 수미 시스템(Motherson Sumi Systems)의 수익이 38% 증가하며 주가도 활력을 찾았다. 일본 파트너사 수미토모가 마더슨 수미의 지분 2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마더슨 수미는 전세계 25개국에 145개 생산 공장을 두고 있으며, 매출 57억 달러의 85%를 해외시장에서 얻고 있다. 세갈은 마더슨 그룹을 1975년 어머니와 함께 설립했다. 그래서 회사 이름도 ‘마더슨’이다. ━ 32. 아닐 암바니(Anil Ambani) 34억 달러 ▲수입원: 다업종, 연령: 57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뭄바이암바니 형제 중 동생이다. 릴라이언스 커뮤니케이션의 이동통신 사업부와 말레이시아 억만장자 아난다 크리슈난의 경쟁업체 에어셀(Aircell) 합병을 진두지휘 했다. 규제당국의 합병 승인만 받으면 인도에서 4번째로 큰 이동통신사가 탄생한다. 자회사 릴라이언스 디펜스와 이스라엘 라파엘 어드밴스드 디펜스 시스템(Rafael Advanced Defense Systems) 합작을 추진하는 등 방산업에도 진출했다. 8월에는 릴라이언스 캐피탈에서 근무하는 아들 안몰(Anmol)을 이사회 임원으로 임명했다. ━ 33. 카필 & 라훌 바티아(Kapil & Rahul Bhatia) 33억5000만 달러 ▲수입원: 항공, 연령: 84세, 기혼, 자녀 2명, 연령: 56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델리인디고(IndiGo)를 보유한 인터글로브 애비에이션(InterGlobe Aviation)이 11월 상장되면서 소유주로 있는 아버지와 아들의 재산이 급등했다. 인디고는 인도 최대 규모를 갖추고 수익성도 가장 높은 항공사로, 시장 점유율이 40%에 달한다. 항공료 할인 전쟁으로 저가 항공사 인디고의 순수익은 2분기 7% 하락해 8900만 달러로 떨어졌다. 항공사는 3월 에어버스 신기종 A320 네오를 받았지만, 엔진 업그레이드를 앞두고 있어 도입 시기는 뒤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티아 형제는 전자상거래 여행 플랫폼 인터글로브 테크놀로지 쿼션트(InterGlobe Technology Quotient)의 IPO 또한 고려 중이다. ━ 34. 아슈윈 다니(Ashwin Dani) 33억 달러 ▲수입원: 페인트, 연령: 73세, 기혼, 자녀 3명, 거주지: 뭄바이매출 23억 달러 규모의 아시안 페인트(Asian Paints) 비상임 부회장이다. 분기별 매출과 순수익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7월 주가가 최고가를 경신하며 그의 재산도 1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 피지와 네팔, UAE 시장 매출 증대와 원자재 가격 하락이 매출에 도움을 줬다. ━ 35. 아제이 피라말(Ajay Piramal) 32억5000만 달러 ▲수입원: 다업종, 연령: 61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뭄바이대표 사업부 피라말 엔터프라이즈의 주가가 금융서비스 분사 및 독립 상장 등 구조조정에 탄력을 받아 급등한 덕에 아제이 피라말의 재산 또한 80% 이상 증가했다. 피라말은 억만장자 팔론지 미스트리(5위)가 지분을 가진 타타 재벌기업의 지주사 타타선스 이사회 임원으로 있다. ━ 36. 자인(Jain) 가문 32억 달러 ▲수입원: 미디어, 거주지: 델리·뭄바이미디어 산업의 실세 베넷, 콜만 & 코(Bennet, Coleman & Co.)를 이끄는 가문이다. 어머니 인두 자인(Indu Jain)이 회장을 역임하고, 아들 사미르(Samir)와 비닛(Vineet)이 경영을 맡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판매부수가 많은 일간지 타임스 오브 인디아와 경제지 부문에서 월스트리트저널의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한 이코노믹타임스, TV 뉴스채널 타임스 나우 등을 가지고 있다. 6월에는 미국의 미디어 회사 바이스 미디어와 합작사를 설립하고 인도 시장을 겨냥한 디지털, 모바일, TV 컨텐츠를 제작 중이다. 8월에는 미국의 밥슨 칼리지, 조지아 공대와 함께 우타르 프라데시 주 최고 장관의 지원을 받아 베넷 대학을 우타르 프라데시 주에 설립했다.· 인두 자인은 인도 최고의 민간 훈장 파드마 부샨(Padma Bhushan)을 수상했다. ━ 37. P. V. 람프라사드 레디(Ramprasad Reddy) 31억5000만 달러 ▲수입원: 제약, 연령: 58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하이데라바드총매출 21억 달러 중 85%를 해외시장에서 얻고 있는 레디의 제약사 오로빈도 파마(Aurobindo Pharma)는 미국 FDA 감사 결과 항바이러스제 생산공장 중 1곳이 부정적 결과를 받으며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시련을 맞았다. FDA 우려 표명에 신속히 대응한 회사는 이후 미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는데 성공했다. 최근 분기에 매출 상승으로 수익 개선을 보고하며 주가 또한 탄력을 받았다. 영국과 아일랜드, 아이슬란드에 진출한 이스라엘 제약사 테바 파마슈티컬 인더스트리(Teva Pharmaceutical Industries)의 약물인수 입찰에서 최종선정자로 남은 2개 업체 중 하나가 바로 오로빈도다. ━ 38. 라비 필라이(Ravi Pillai) 31억 달러 ▲수입원: 건설, 연령: 63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바레인중동의 건설재벌 필라이가 소유한 RP그룹의 매출 규모는 53억 달러다. 지난해 RP그룹은 쿠웨이트 국영석유공사 프로젝트 3개를 수주하며 쿠웨이트 시장에 진출했다. 필라이는 8월 경기불황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실직한 인도인 수천 명 중 3000명을 고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건설사 이외에 두바이와 고향 케랄라 주에서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 지난 11월 하객 6만 명을 초대해 사흘간 성대하게 딸의 결혼식을 치렀다. ━ 39. 비제이 차우한(Vijay Chauhan) 30억 달러 ▲수입원: 비스킷, 제과, 연령: 80세, 거주지: 뭄바이파를레 프로덕트(Parle Products)를 소유한 가문의 가장이다. 파를레G 비스킷으로 가장 유명한 비상장 제과기업은 13억 달러 매출 중 80%를 비스킷 사업부에서 얻고 있다. 차우한 가문은 87년 전 바일 파를레(Vile Parle)에 문을 열었던 최초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회사 이름 파를레도 이곳의 이름을 따 지은 것이다. SNS에서 공장 폐쇄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파를레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다른 공장에서 비스킷을 계속 생산할 것임을 밝혀 대중을 안심시켰다. ━ 40. 칼라니티 마란(Kalanithi Maran) 29억 달러 ▲수입원: 미디어, 연령: 51세, 기혼, 자녀 1명, 거주지: 첸나이선TV 네트워크(Sun TV Network)를 소유한 미디어 거물이다. 5월 종조부가 이끄는 정당의 총선 패배로 일시 하락했던 주가는 다행히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해 저가 항공사 스파이스제트(SpiceJet)의 지배지분을 매도했던 마란은 매수자가 약속했던 보증서 발행을 뒤로 미루자 매수자를 고소했다. 이에 대해 매수자는 보증서 발행에 필요한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항변하는 중이다. 정치인으로 활동 중인 동생 다야니디(Dayanidhi)와 마란은 이동통신사 비리 혐의로 인도 중앙수사국의 조사를 받고 있지만,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여러 소송에 휘말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TV는 사세 확장을 시도 중이다. 최근에는 미국 웁TV(YuppTV)와 파트너십을 맺고 서아시아와 북아프리카에서 채널을 개국했다. ━ 41. 무랄리 디비(Murali Divi) 28억 달러 ▲수입원: 제약, 연령: 65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하이데라바드제네릭 기업 디비스 랩(Divi’s Labaratories)을 26년 전 설립했다. 2016년 3월까지 1년간 매출 5억 8000만 달러에 순수익 1억6600만 달러를 올리며 순수익 33% 증가를 보고했다. 인도 남부에 있는 공장은 2월 미국 FDA 감사를 성공적으로 끝냈지만, 안드라 프라데시 해변에 제약 원료공장을 세우려 했던 계획은 해수오염을 우려한 새우 양식어민의 반발로 난관에 부딪혔다. 회사는 폐수 수처리 후 방출 원칙을 설명하며 어민 달래기에 나섰다. ━ 42. 삼프라다 싱(Samprada Singh) 27억 달러 ▲수입원: 제약, 연령: 90세, 배우자 사망, 자녀 3명, 거주지: 뭄바이40여 년 전 제약사 알켐 랩(Alkem Laboratories)을 설립한 제약업계 거물이다. 지난해 12월 상장 이후 주가는 50% 이상 상승했다. 매출은 2016년 3월까지 1년간 7억45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순수익은 72% 상승한 1억 달러를 기록했다. 사촌 바수데오 나라인 싱(Basudeo Narain Singh)이 알켐의 상임회장으로 있다. ━ 43. 애슈윈 촉시(Ashwin Choksi) 26억5000만 달러 ▲수입원: 페인트, 연령: 73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뭄바이아시안 페인트 공동 창업자 4명 중 1명의 아들로, 회사의 비상임회장을 맡고 있다. 그가 가족과 공동 명의로 보유한 재산은 주가 상승으로 증가했다. 전문 CEO에 경영을 맡긴 회사는 경기회복으로 내수 신장을 예상하며 증설에 나섰다. ━ 44. 유수프 하미에드(Yusuf Hamied) 26억 달러 ▼수입원: 제약, 연령: 80세, 기혼, 주소지: 뭄바이·런던매출 20억 달러에 달하는 제네릭 제약사 시플라(Cipla)의 비상임회장이다. 정부가 강행한 약물 가격 인하로 국내 매출액이 감소하며 주가도 하락했다. 회사는 9월 CEO를 교체하고 하미에드의 조카 사미나 바지랄리(Samina Vaziralli)를 상임부사장으로 임명했다. 시플라는 남아프리카 더반에 바이오시밀러 생산공장 건설을 위해 9000만 달러를 투자하는 등, 해외사업을 확장 중이다. 최근에는 이스라엘 제약사 테바 파마가 내놓은 약물을 성공적으로 인수했다. ━ 45. 라잔 라헤자(Rajan Raheja) 25억5000만 달러 ▲수입원: 다업종, 연령: 62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뭄바이라헤자가 소유한 익사이드 인더스트리(E x i d e Industries)는 선도적 입지를 다진 자동차 배터리 부문의 수요 증가와 시장 성장 덕에 모멘텀을 되찾았다. 최근에는 생산시설 확대를 위해 2억 1000만 달러 예산을 편성했다. 케이블 TV 사업부 해스웨이케이블&데이터컴(Hathway Cable & Datacom)은 케이블 TV와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회사 GTPL 해스웨이(Hathway)의 IPO를 발표했다. ━ 46. 비노드 & 아닐 라이 굽타(Vinod & Anil Rai Gupta) 25억2000만 달러 ▲수입원: 전기 부품, 연령: 71세, 배우자 사망, 자녀 3명, 연령: 47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델리조명 및 전기설비 판매 증가로 비노드 굽타의 남편이 설립하고 막내아들 아닐 라이 굽타가 운영하는 전기 부품업체 하벨스(Havells)의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하벨은 12월 1억6000만 달러를 받고 유럽 조명설비 제조업체 실바니아(Sylvania)의 보유지분 80%를 상하이 펠리오 어쿠스틱스(Shanghai Felio Acoustics)에 매도했다. 최근 홈 자동화 장비와 태양에너지 가로등 판매를 시작했다. ━ 47. B.R. 셰티(Shetty) 25억1000만 달러 ▲수입원: 헬스케어, 연령: 74세, 기혼, 자녀 4명, 거주지: 아부다비병원체인 NMC 헬스케어를 보유한 셰티는 제약 영업을 담당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8월 2개 병원을 인수한 NMC 헬스케어는 하이데라바드에 위치한 선샤인병원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안드라 프라데시 주정부와 함께 헬스케어, 숙박, 교육 등 프로젝트에 28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 48. 아차르야 발크리슈나(Acharaya Balkrishna) 25억 달러 ★수입원: 소비재, 연령: 44세, 싱글, 거주지: 하리드와르2006년 어릴 적 친구인 요가 그루 바바 람데브와 함께 소비재기업 파탄잘리 아유르베드를 설립했다. 정치 인맥이 좋은 친구 덕에 회사는 빠르게 성장했고, 지분 97%를 보유한 그의 재산도 크게 늘어나 올해 순위에 입성했다. 매출 7억8000만 달러를 자랑하는 파탄잘리는 약재가 들어간 치약부터 화장품, 국수, 잼까지 안 파는 물건이 없다. 람데브는 파탄잘리 지분을 한 개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실질적인 브랜드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발크리슈나는 회사 운영을 담당한다. 발크리슈나는 5000개에 달하는 파탄잘리 클리닉, 파탄잘리 대학, 요가 및 아유르베다 연구소 운영 또한 담당하고 있다. 파탄잘리의 수익 중 일부는 다양한 신탁 및 자선재단에 기부된다. ━ 49. 아브헤이 바킬(Abhay Vakil) 24억5000만 달러 ▲수입원: 페인트, 연령: 65세, 기혼, 자녀 3명, 거주지: 뭄바이아시안 페인트 비상임이사다. 아버지가 설립한 회사와 40여 년을 함께 했다. 회사 지분은 가족과 공동명의로 가지고 있따. ━ 50. 찬드루 라헤자(Chandru Raheja) 24억 달러 ▲수입원: 부동산 , 연령: 76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뭄바이비상장기업 K. 라헤자 코퍼레이션을 소유한 부동산 재벌이다. IT단지 개발로 유명한 부동산 개발사 라헤자는 5300만 달러를 주고 나비 뭄바이의 땅 62에이커를 매입했다. 호텔과 쇼핑몰, 백화점 체인 쇼퍼스 스톱 등의 자산도 보유하고 있다. ━ 새로운 활력 2007년 수즐론 에너지 설립자 툴시 탄티(58)는 자산 100억 달러로 인도 부자 순위 10위에 올랐다. 수즐론 에너지(이하 수즐론)가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풍력터빈 업체로 평가 받던 시절, 탄티는 독일 경쟁사 리파워(Repower)를 20억 달러에 인수하는 입찰에서 다수 경쟁자를 제치고 승리하는 등, 위풍당당한 기세를 자랑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수즐론 대형 터빈의 품질 문제가 보도되며 주가가 급락하고 매출이 타격을 입는 시련이 닥쳤다. 과도한 채무를 끌어 쓴 바람에 수즐론은 ‘최다 외환채무불이행을 선언한 인도 기업’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2012년 ‘바람의 사나이’로 알려진 탄티는 인도 100대 부자 순위에서도 탈락했고, 이후 계속 순위에 얼굴을 내밀지 못했다. 그런데 지난해 센비온(Senvion)으로 이름을 바꾼 리파워를 11억 달러에 매각하며 수즐론의 기업회생도 시작됐다. 수익금은 회사 채무 28억 달러를 일부 상환하는데 사용됐다. 제약 억만장자 딜립 샹비도 백기사로 나섰다. 그는 수즐론과 사업적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분 20%를 2억9000만 달러에 인수하며 회사를 구조했다. 샹비는 풍력 발전단지를 건설해 외국인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합작사 설립에도 6500만 달러 출자를 약속했다.덕분에 행운의 바람이 수즐론 쪽으로 불기 시작했다. 모디 행정부는 2022년까지 재생가능 에너지(풍력, 태양 에너지) 발전 규모를 175GW까지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탄티는 풍력에 태양에너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진 중이다. “수즐론은 풍력 에너지 산업에 가장 먼저 진출한 선도업체”라고 델리 비영리 정책연구기관 에너지환경수자원협의회(Council of Energy, Environment & Water) 선임 프로그램 총괄 카니카 촐라는 말했다. “글로벌 확장 계획이 역풍을 맞았지만, 한 분야를 깊게 파고들며 인도 시장에 집중한 게 도움이 됐다. 국내시장 개방이 수즐론을 수렁에서 구했다.” 3월 수즐론은 7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탄티는 자신이 한때 독점하다시피 했던 인도 시장 점유율을 50%로 끌어올리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수즐론의 현재 시장 점유율은 36%다. 재산이 2억 달러 미만으로 줄어든 탄티가 다시 순위권에 들어서려면 더 강력한 순풍이 필요할 것 같다.- megha bahree 포브스아사아 기자

2016.10.25 09:43

24분 소요
[금융 혜택 많은 아파트 살 만할까] 계약금만 내면 준공까지 돈 걱정 없어

부동산 일반

직장인 이모(36)씨는 6월 초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동천자이 2차를 분양받을 계획이다. 장기화하고 있는 전세난은 진정될 것 같지 않고 당장 집을 살 경제적인 여력이 없어서다. 이 씨는 “대출을 받는다고 해도 기존 주택을 사면 적어도 집값의 40% 정도는 있어야 하는데 당장 그 정도 목돈이 없어서 새 아파트를 골랐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84㎡형 계약금은 분양가의 10%다. 우선 계약금으로 1000만원을 내고 한달 후 나머지 4500만원을 내면 2019년 5월(예정) 입주 때까지 별다른 자금이 들지 않는다. 중도금(60%) 대출 이자는 입주할 때 잔금과 함께 내면 된다. 발코니 확장(약 1300만원), 시스템 에어컨(약 300만원)은 무료다. 이 아파트 시행사인 디에스디삼호 정종원 마케팅 팀장은 “입주까지 매월 중도금 대출 이자를 내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자후불제를 도입했다”며 “발코니 확장·에어컨 등이 무료라 사실상 가격 할인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 중도금 무이자에 무료 옵션까지 새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여전하다. 지난해 뜨거웠던 청약 열기가 올 초 주춤했지만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수도권은 2월 은행권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강화한 영향이 있다. 기존 주택을 사서 대출을 받으면 원금과 함께 상환해야 하지만 새 아파트는 규제를 피했기 때문이다. 특히 다양한 금융 혜택을 내건 아파트가 눈길을 끌고 있다. 계약금만 내면 준공까지 사실상 별다른 자금이 필요하지 않은 단지가 적지 않다.주택 수요자가 가장 선호하는 혜택은 중도금 무이자다. 분양 업체가 중도금 대출 이자를 지원한다. 계약자 입장에선 계약금만 내면 입주 때까지 별다른 자금이 들지 않는다. 대출이자를 분양 업체가 대신 내기 때문이 사실상 가격 할인 효과가 있다. 우미건설이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에 분양하는 안성 공도 우미린 더퍼스트가 대표적이다. 회사는 분양가의 70%인 중도금 이자를 내준다. 계약자는 준공까지 계약금(10%)만 내면 된다. 예컨대 59㎡형은 초기 계약금 500만원과 한달 후 내야 하는 1500만원까지 2000만원만 있으면 준공까지 추가 자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 아파트는 59~84㎡ 1358가구로 이뤄진다. 평택·안성시청이 가깝고 공도초·중, 경기창조고가 가까워 걸어서 통학할 수 있다.경기도 평택시 소사벌지구 소사벌 더샵도 중도금 이자를 내지 않아도 된다. 계약금은 2번에 나눠서 낼 수 있다. 경북도청 신도시 동일스위트(77~84㎡ 1499가구)도 중도금(60%) 무이자 혜택이 있다. 단지 안에 헬스장·골프연습장·사우나 등이 있는 6000㎡ 크기의 대규모 커뮤니티가 갖춰진다.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지만 대형 드레스룸과 팬트리, 가변형 벽체가 있는 설계가 적용된다. 현대건설이 광주 광산구 쌍암동에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리버파크도 중도금 이자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집 안에서 영산강을 감상할 수 있는 아파트다. 74~178㎡ 1111가구로 이뤄진다.이외에도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 롯데캐슬 골든힐스(59~84㎡ 399가구), 경기도 양주신도시 옥정지구 양주신도시 리젠시빌 란트(53~56㎡ 514가구)가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있다. 이들 단지는 각각 경전철 우이신설선 정릉삼거리역(가칭), 지하철 7호선 연장선이 개통 예정이라 교통 호재가 있다.중도금 이자 후불제도 있다. 잔금을 낼 때 그동안의 이자를 한꺼번에 내야 해 가격 할인 효과는 없지만 준공까지 2~3년간 자금 부담이 없다.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지구 힐스테이트 진건은 중도금(분양가의 60%) 이자후불제가 적용된다. 66~84㎡ 1283가구 규모다. 2022년 8호선 연장선 다산역이 개통하면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 롯데캐슬 마에스트로(59~101㎡, 410가구)도 중도금 이자 후불제 단지다. 9호선 등촌역, 급행정거장 염창역을 이용할 수 있다.앞으로 이런 아파트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분양이나 사업자금, 중도금 대출 등을 보증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관련 보증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는 단지에 대한 내부 보증 기준도 강화된다. 건설 업계 관계자는 “업체가 중도금 이자를 대신 내니 사실상 해당 주택사업을 통한 이윤이 줄어드는 것이고 이런 혜택을 내걸 만큼 분양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도 있어 더 꼼꼼히 따져보겠다는 것”이라며 “금융 혜택이 있는 단지 희소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새 아파트를 분양 받을 계획이라면 해당 지역의 수급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 역대 최고 수준의 대규모 신규 분양물량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상반기 18만4000여 가구가 분양했거나 분양 예정이다. 이 업체가 조사를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많고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상반기보다 22% 증가했다. 분양물량이 역대 최저였던 2009년 상반기(3만 여 가구)의 6배 수준이다. 대출 규제 여파, 제20대 총선 등을 피해 기다리던 물량이 4월 이후 쏟아진 영향이다. 이들 물량이 입주하는 2~3년 후 입주폭탄이 터질 수 있다. 2018년 이후 아파트 입주가 크게 늘어난다는 의미다. 자칫 가격 하락, 공실(빈방) 증가 등의 낭패를 겪을 수 있다. 예컨대 분양가 상한제를 앞두고 2007년 이른바 밀어내기 분양이 이뤄졌고 이 때 쏟아진 아파트가 본격적인 입주를 시작한 2009년 하반기 이후 전국적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며 주택시장이 곤욕을 치렀다.대규모 물량이 쏟아지며 경쟁이 치열해지자 지나친 홍보 경쟁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가장 흔한 것이 과장 광고다. 특히 택지지구 내 새 아파트 광고에서 자주 눈에 띄는 문구가 ‘사실상 신도시 마지막 아파’다. 정부가 2014년 공공택지 공급과잉 등을 이유로 택지지구 개발을 잠정 중단(택지개발촉진법 폐지)하겠다고 나서면서 등장했다. 하지만 택지개발촉진법 폐지안은 국회 계류 중이라 아직 그대로 남아있다. ━ 광고 믿지 말고 반드시 현장 살펴야 관심 있는 단지가 있다면 반드시 현장을 직접 가봐야 한다. 아파트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역세권’의 의미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더블역세권’ ‘트리플 역세권’ ‘초역세권’처럼 아파트 광고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용어를 주의해야 한다. 역세권은 곧 풍부한 수요를 의미하고 해당 아파트의 입지적 가치를 따지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역세권의 분명한 정의가 없어 모호한 경우가 많다. 역세권이라고 광고하는 아파트 중에 실제로 단지에서 역까지 걸어서 10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금융 혜택을 제공하는 아파트는 가격 할인 효과가 있어 매력적이지만 입지나 상품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혜택이 큰 만큼 분양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분양전문업체 관계자는 “인기 단지라면 어차피 분양이 잘 되기 때문에 업체들이 이윤을 줄여가며 금융 혜택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2016.05.29 07:20

5분 소요
[글로벌 파워 피플 (105)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 미국 정치지형 바꾸는 헤지펀드 개척자

CEO

조지 소로스(85)는 헤지펀드의 초창기 개척자인 미국 금융인이다. 활발한 사회 참여와 기부로 사회적 영향력이 막강하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정치 전문 블로그 ‘더 픽스’가 선정한 ‘미국 정치 지형을 형성하는 데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억만장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60억 달러의 재산을 소유한 소로스 회장은 조지 W 부시 공화당 정부의 테러 정책 등에 반대하면서 민주당의 최고액 기부자가 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도왔으며, 현재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대선 캠페인 수퍼팩(특별 정치활동위원회)의 공동 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조지 소로스는 1979~2011년에 80억 달러가 넘는 돈을 기부했다. 그의 기부는 인권, 복지, 교육에 집중됐다. 특히 자신이 태어난 헝가리에 많은 투자를 했다. 아직 공산 체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굴라시(헝가리 국민음식) 공산주의’라는 말을 들으면서 소련과는 다른 독자적인 경제와 사회 시스템을 유지하려고 애쓰던 헝가리에 1984년부터 1989년까지 많은 투자와 기부를 했다. 이를 통해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시장경제로의 체제 이행이 순조롭고 평화적으로 이뤄지게 노력했다는 평을 듣는다. 특히 1991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설립된 중부유럽대학(Central European University)에 유럽 사상 최대의 고등 교육 기부금인 8억80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영어로 강의하는 이 국제대학은 동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의 인재를 길러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확산에 기여했다는 평이다. 현재 한국을 포함한 30여개국 출신의 교수 305명이 100여개국에서 온 1600명의 학생(박사과정생 410명)을 가르치는 유럽의 명문 국제대학으로 성장했다.소로스는 1930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유대인 가정에서 슈바르츠 기외르지라는 이름으로 태어났다. 슈바르츠는 성이고 기외르지는 이름이었다. 헝가리에서는 동아시아인처럼 성을 앞에 쓰고 이름을 뒤에 쓴다. 헝가리 태생의 음악가 프란츠 리스트도 조국 헝가리에선 리스트 페렌츠로 불린다. 독일식인 프란츠는 헝가리어로 페렌츠다. 소로스의 아버지 티바다르(영어로는 시어도어)는 변호사였고 어머니 에르제베트(영어로 엘리자베스)는 견직물 유통업자 집안 출신이었다. 소로스의 아버지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군대에 소집돼 참전했다가 러시아 전선에서 포로로 잡혔다. 하지만 러시아혁명 와중의 혼란기 속에서 탈출해 헝가리로 돌아왔다. 공산혁명의 비인간성과 잔혹함에 대한 부친의 경험은 이후 아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 힐러리 대선 캠페인 수퍼팩의 공동 수장 소로스의 부모는 유럽 거주 유대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슈케나지 유대인(아슈케나짐) 출신이다. 아슈케나짐은 중세에 독일 서부 라인란트에 거주하던 유대인 집단에서 시작해 폴란드, 헝가리, 러시아 등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 아슈케나지 유대인은 인구가 800만~1200만으로 추산돼 전 세계 유대인의 80%를 이룬다. 유럽국에 거주하는 유대인의 핵심을 차지하는 것은 물론 600만명에 이르는 미국 거주 유대인도 대부분 이들이다. 시온주의 운동에 따라 이스라엘로 돌아간 사람도 많아 현재 이스라엘에 300만~400만명이 살고 있다. 이스라엘 인구 800만 중 유대인이 600만이고 아랍인이 170만임을 감안하면 아슈케나지 유대인은 유대 인구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베리아 반도의 스페인과 포르투갈이나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 거주하는 유대인인 세파라딤과 함께 유대인의 양 갈래를 이룬다. 이슈케나짐이라는 용어는 중세 히브리어로 독일을 가리키는 ‘아슈케나즈’에서 비롯했다. 홀로코스트 희생자도 대부분 아슈케나지 유대인이다.소로스는 1947년 영국 유학에 나서면서 헝가리를 떠났다. 당시 헝가리는 공산 체제가 도입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공산주의를 경험하지는 못했다. 소로스가 헝가리를 떠난 직후인 1947년 8월 공산당은 1당이 됐으며 1949년 5월 총선에서 공산당과 사회당이 합당한 노동자당이 99.8%의 지지율을 얻었다. 그 결과 같은 8월 공산주의 헌법을 통과시키면서 헝가리 인민공화국이 탄생했다. 소로스의 젊은 시절 벌어진 이런 역사적인 사건은 사회활동가로서 소로스를 만드는 토대가 된다. 난민이자 이민자로서 영국 런던에 도착한 소로스는 대다수 유대인처럼 교육을 통해 성공의 사다리에 올랐다. 런던정경대(LSE)에서 철학자 칼포퍼의 제자가 된 그는 철도역에서 짐을 들어주는 포터와 웨이터로 일하며 고학했다. 퀘이커 자선단체로부터 약간의 현금을 지원받기도 했다. 소로스는 은행에서 일하며 1951년 LSE를 졸업했으며 1954년 같은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소로스는 2006년 한 모임에서 LA타임스의 국제 에디터 앨빈 슈스터로부터 “어떻게 이민자에서 금융인이 됐으며, 언제 큰 돈을 벌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나”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자신의 젊은 시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대학 졸업 뒤 제대로 된 일자리를 얻을 수 없어 여러 가지 일을 했는데 웨일스의 휴양지 해변이나 선물가게에서 팬시용품을 팔기까지 했다. 그때 이런 일만 해서는 제대로 살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런던에 있는 모든 상업은행의 책임자에게 편지를 썼다. 답장은 겨우 한두 장 정도 받았지만 마침내 상업은행에서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그 은행이 바로 상업은행인 싱거&프렌드랜더다. 중소기업을 상대로 투자은행 역할을 하고 부유층의 금융 자산 관리도 해주는 업체다. 이 회사는 2005년 아이슬랜드 은행인 카우프트힝으로 넘어갔으며 2008년에는 ING그룹의 자회사인 ING다이렉트 소유가 됐다.” ━ 철학자의 꿈 접고 금융인으로 1954년 싱거&프렌드랜더에 입사해 말단 행원으로 일하던 소로스는 차익거래 담당이 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를 눈여겨 본 동료 행원 로버트 메이어는 소로스에게 자신의 아버지가 미국 뉴욕에서 운영하는 주식중개업체에서 일할 것을 제안했다. 이렇게 해서 1956년 뉴욕으로 이주한 그는 1959년까지 주식중개업체인 F.M. 마이어에서 차익거래 담당으로 일했다. 그는 유럽 주식 담당으로 일하며 상당한 실적을 올렸다. 1951년 프랑스, 서독,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가 석탄과 철강 자원의 공동 관리를 위한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를 창설하면서 이뤄진 유럽경제 통합 분위기가 주가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ECSC는 1957년 유럽 경제통합을 지향하는 유럽경제공동체(EEC, 공동시장으로도 불림)로 발전했으며 1967년 영국, 아일랜드, 덴마크,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이 추가로 합류해 유럽공동체(EC)를 이뤘다. 이는 1993년 유럽연합(EU)의 모태가 됐다. 초창기 유럽 경제통합 분위기가 젊은 소로스에게 기회를 엿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소로스는 1959년 투자 업체인 워사임으로 옮겨 유럽 주식을 담당했다. 그는 이 회사에 5년간 다니면서 50만 달러를 모을 계획을 세웠다. 그런 다음 이 돈을 들고 런던으로 돌아가 철학을 계속 공부해 교수가 되는 게 꿈이었다. 스승인 칼 포퍼의 영향을 받은 자신의 ‘반사율’ 이론을 이론적으로 발전시키고 싶어했다. 하지만, 이 꿈은 이뤄지지 않았고 대신 이 이론을 실물 경제에 적용했다. ‘시장 가치는 상황에 대한 경제학적인 기반뿐만 아니라 참여자의 잘못되기 쉬운 생각에 의해서도 좌우된다’는 주식 격언이 바로 이 이론에서 나온 것이다.이후 1963년부터 투자은행 안홀드 블라이크뢰더에서 부사장으로 일하던 그는 1970년 소로스 펀드매니지먼트를 창업해 회장이 됐다. 지금은 세계적인 투자가가 된 짐 로저스, 스탠리드럭컨밀러 등과 함께 일했다. 1973년에는 조세피난처인 네덜란드령 안티과와 케이먼 군도에 퀀텀 펀드를 창립해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퀀텀은 핵물리학 용어인 양자에서 따온 것이다. 소로스 펀드매니지먼트와 퀀텀 펀드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것은 1992년 9월 16일에 벌어진 이른바 ‘블랙 수요일’ 사건이었다. 당시 소로스의 헤지펀드사를 중심으로 여러 헤지펀드가 영국 파운드화를 대량 투매해 파운드화의 가치를 폭락하게 한 사건이다.영국은 1990년 10월 8일 유럽환율메커니즘(ERM)에 가입했기 때문에 1992년 당시 영국 파운드화는 독일 마르크화의 ±6%의 한도 내에서만 변동할 수 있었다. 그런데 독일이 1990년 10월 3일 재통일되자 독일 정부는 통일 비용을 마련하고 동독의 화폐를 1:1의 가치로 교환해주기 위해 마르크화를 대량 풀었다. 독일연방은행은 고금리 정책으로 물가 상승을 억제하고 경제를 안정화시킨다. ERM 가입국들은 기준 변동폭 안에서 금리를 최대한 올렸다. 이에 따라 불황이 이어지고 실업률이 증가했으며 화폐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이탈리아의 리라와 스페인의 페세타는 가치가 폭락했으며, 스웨덴은 화폐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단기 금리를 5배로 올렸다. 버티지 못한 핀란드가 1992년 9월 8일 금리 연동을 포기했다. 영국은 기준 안에서 환율 하락을 방어하겠다고 선언했다. ━ ‘잉글랜드 은행을 부순 남자’ 소로스는 이 기회를 노렸다. 100억 달러를 동원해 영국 파운드화를 투매하기 시작했고 다른 헤지펀드도 돈을 들고 달려들었다. 영국 파운드화 환율이 하한선까지 떨어지자 영국 중앙은행은 환율 방어에 나섰다. 헤지펀드들이 투매한 파운드화를 외환 보유액을 총동원해 사들였다. 하지만, 하루에 두 차례나 단기 이자율을 올렸음에도 환율이 계속 떨어지자 잉글랜드 은행은환율 방어를 포기하고 그해 9월 16일 ERM에서 탈퇴했다. 영국 재무부는 검은 수요일에 34억 파운드를 날렸다. 이후 영국 파운드화는 재조정됐다. 이를 통해 소로스는 개인적으로 10억 달러를 벌었다. 세계적인 투자가로서 명성과 ‘잉글랜드 은행을 부순 남자’라는 별명도 함께 얻었다. 하지만, 헤지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동시에 생겼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총리는 소로스와 유대인들이 그 배후에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2006년 소로스를 만난 마하티르는 소로스가 아시아 외환위기에 책임이 없다고 인정했다. 불명예를 지운 소로스는 헤지펀드로 번 돈으로 동유럽의 복구를 돕고 미국 민주당의 재정적인 지원자로 자신의 정치적인 의사를 표현한 힘있는 인물로 역사에 남을 전망이다.- 채인택 중앙일보 논설위원

2015.10.17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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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포용 외교’ 거침없다

산업 일반

14개월 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총리직에 취임한 이래 방문한 25개 국가 중에서 가장 확실한 성과를 올린 곳은 최근 찾은 이웃나라 방글라데시였다.모디 총리는 지난 6월 주말을 할애해 비교적 짧은 기간 방글라데시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와 양국 국경에 위치한 162개 마을을 상호 교환하기로 합의했다. 1947년 국경을 정할 때 어느 국가 소속인지 정해지지 않은 채로 남았던 마을들이다. 7월 31일 인도 정부는 8월 1일 오전 0시부터 변화가 적용된다고 발표했다.단순하고 평범한 결정처럼 보이지만, 우여곡절이 많았던 남아시아 정치·외교 분야에서 이번 합의는 보기 드문 파격이다. 모디 총리의 해외 순방 중 이와 비견될 만한 것은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만난 정도다. 모디 총리는 2002년 구라자트주 총리 재임 시절 발생한 폭력사태 탓에 이후 9년 동안 미국 입국을 거부당했다.모디 총리가 방글라데시에서 체결한 20개 조약 가운데 하나인 마을 교환으로 40년 넘게 이어진 방글라데시와의 갈등은 종식됐다. 인도가 지역 외교를 올바르게 수행한 보기 드문 사례다. 성공적으로 체결된 몇 안 되는 조약 중 하나이기도 하다. 얼마 전까지 델리 주재 외교위원을 역임한 타릭 카림 전 방글라데시 고위급 외교관은 “독립 이후 남아시아 지역 식민지 영토분쟁에 제시된 첫 해결책”에서 모디 총리가 수행한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인도측은 이번 합의가 다른 이웃국가와의 관계에 적용할 만한 모범 사례로 자리 잡길 바란다. 하지만 그런 노력은 파키스탄과의 아슬아슬한 관계나 인도를 누르고 지역 패권을 거머쥐려는 중국의 야망 때문에 빛이 바랜다. 중국은 지난 수년 간 인도의 이웃국가에 행사하는 영향력을 키웠다. 최근엔 심지어 아프가니스탄과의 평화 협상 초기 단계에서 인도를 제치고 주요 협상국가로 자리 잡기까지 했다.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기는 무척 어렵다. 모디 총리는 지난 7월 초 러시아에서 열린 다자 간 회담을 통해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국 관계에 대한 긍정적 결과를 이끌어내려는 바람이었다. 긍정적인 외교 언사가 오갔고, 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 역시 놀라우리만치 희망적이었지만 그 분위기는 오래 가지 않았다. 7월 27일엔 파키스탄 접경지역 구르다스푸르의 경찰서에서 인도 경찰측과 파키스탄 테러 집단이 12시간 동안 총격전을 벌인 끝에 7명이 사망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장비가 열악한 인도 경찰 4명이 사망자 명단에 포함됐다.인도와 방글라데시 간 국경은 인구 밀집 지역 4100㎞에 걸쳐 불규칙하게 그어져 있다. 이번에 교환하기로 합의한 마을들은 지도에 표시되지도 않은 상태다. 방글라데시령 인도 마을 111개와 인도령 방글라데시 마을 51개에 거주하는 주민 약 5만 명은 사실상 무국적자에 가까웠다. 심지어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방글라데시령 인도 마을 속의 방글라데시령에 둘러싸인 인도 마을”까지 있었다. 한 가지 가설은 이 마을이 “수 세기 전 두 왕국이 벌인 일련의 외교 전쟁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다. “18세기 인도가 영국을 지배하기 전 무굴 제국과 지역 지도자들이 맺은 조약”의 산물이라는 설도 있다.두 나라의 다음 과제는 양국 사이를 흐르는 54개 강 가운데 하나인 테스타강 수자원 공유 협약을 완료하는 것이다. 오랜 기간 연기를 거듭한 협약이다. 테스타강은 인도령인 시킴에서 시작해 방글라데시 서벵갈 주로 흐른다. 이 물의 공유 방식은 양국에서 민감한 사안이다. 만모한 싱 전 총리가 2011년 다카를 방문했을 때 협약이 거의 성사될 뻔했지만 변덕스런 서벵갈 주지사 맘트라 바네르제가 협약 승인을 거부하면서 실패했다. 바네르제가 사전에 고지하지 않은 것은 인도 입장에서 어느 정도 불쾌했을 법하다. 바네르제는 그 협약으로 서벵갈 주 북부 지역에서 수자원이 줄어들면서 발생할 정치적 역풍을 우려했다.마을을 상호 교환하는 모디 총리의 파격적 결정은 바네르제와 지속적으로 소통한 결과다. 파키스탄 방문 당시 그는 서벵갈 주에 재정 지원을 약속함으로써 바네르제를 다카로 불러냈다. 또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관계자들을 설득함으로써 인도가 고압적인 자세로 일관한다는 방글라데시 측의 해묵은 의심을 불식시켰다.아마 이번 방문에서 모디 총리가 얻어낸 가장 놀라운 성과는 방글라데시 내 정적으로부터 받은 환대일 듯하다. 특히 방글라데시국민당(BNP)을 이끄는 칼레다 지아는 수십 년 간 하시나와 경쟁을 벌이며 방글라데시 국내 정치·경제 발전에 제동을 걸었다. 그녀는 지난 1월 총선을 거부하고 재선거를 요구하며 길거리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지아의 환대는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협력 관계가 정권 교체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BNP가 테스타강 협상에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있다. 방글라데시 정치는 변덕스럽고 예측이 불가능하다. 최근엔 한 주요 BNP 정치인이 1971년 파키스탄과의 독립전쟁에서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아 정국이 불안정해졌다.인도 평론가들은 이번 마을 교환이 이웃국가와 관계 개선을 도모하는 발판이 되리라고 분석했다. 수브라마냠자이샹카 인도 외무장관은 인도가 최근 지진이 발생한 네팔에 즉각 구호의 손길을 보내고 지난 수년 간 네팔이 거부하던 수력발전소 협력을 성사시키면서 인도와 네팔 관계가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럼에도 관계 개선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인도는 어떤 행보를 취하든 항상 중국의 영향력과 맞닥뜨린다. 친중국 성향 정부가 이끌던 스리랑카에선 올해 초 대선을 통해 친인도파 대통령이 선출됐지만 오는 8월 17일 치러질 총선에서 상황이 역전될 수도 있다. 그 사이 중국은 한때 인도의 우방이던 몰디브 제도 인근 지역을 완전히 장악한 듯하다.인도는 이제 걸음을 멈출 수 없다. 향후 과제는 가능한한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내는 것이다. 이번에 모디 총리가 방글라데시와 마을 상호 교환을 성사시켰듯이 말이다.- JOHN ELLIOTT / 번역 이기준

2015.08.1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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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Tech | 희비 엇갈린 브릭스 국가 주가 - 브라질·인도 ↑, 중국·러시아 ↓

국제 이슈

신흥국 무게 중심, 브릭스에서 非브릭스로 글로벌 펀드도 이동 중 브릭스(BRICs) 국가 간 희비가 갈리고 있다. 세계 경제의 새로운 엔진 역할을 했던 브릭스 국가 주가가 각자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지난해 침체를 극복한 브라질과 인도의 주가는 급등세를, 정국·경기 불안 등 악재를 마주한 러시아와 중국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동반 강세를 보이던 브릭스 국가의 주가 동조현상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브라질과 인도 주가는 최근 급반등하며 신흥국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 브라질 증권시장인 보베스파(Bovespa) 지수는 연초엔 부진을 면치 못하며 전년 대비 약 12% 가량 하락했다. 하지만 3월 14일 저점 이후 급반등세로 돌아서 저점 대비 약 20% 상승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3월 26일 브라질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강등했다. 그럼에도 브라질 금융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등급 강등 이후에도 보베스파 지수는 3월 한 달 동안 7.65% 상승을 이어갔다.브라질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6% 후반대 물가상승률을 보였다. 경기부양보다는 금리인상이 필요했다. 이에 더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으로 브라질에 대한 투자가 줄면서 브라질은 심각한 신용경색을 겪었다. 하지만 테이퍼링 이후 브라질 물가상승률은 5% 중반대로 둔화됐다. 이에 따라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필요 없는 경기부양 여지가 생겼다.테이퍼링에 따른 시장 불안이 잦아들자 다시 브라질로 글로벌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브라질의 대 미국·중국 수출도 뚜렷한 회복세다. 테이퍼링이라는 악재를 극복한 만큼 미국 경기회복의 낙수효과를 더 보고 있는 셈이다. 또 올 6월 예정된 월드컵과 10월 있을 대선으로 경기부양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브라질 노동계가 국가적 행사를 앞두고 장기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해 시장 불안감이 생기고 있다.인도 주가도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인도 시장의 선섹스 지수는 올해 들어 최근까지 약 8% 올랐다. 지난해 8월 저점과 비교하면 28%나 상승했다. 인도 역시 지난해 테이퍼링의 직격탄을 맞고 주춤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시장이 빠르게 진정되면서 수출이 회복세를 보였다. 인도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저점에서 벗어나 확장구간에 들어가는 등 시장이 개선될 조짐을 보였다. 다른 브릭스 국가들의 제조업 PMI가 둔화되고 있어 인도가 상대적으로 글로벌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총선을 치른 인도는 재정지출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중국은 구조조정,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편입 이슈중국과 러시아는 울상이다. 중국은 구조조정 이슈가 부각되면서 올해 상하이 주가가 3.8% 하락했다. 중국은 연이은 회사채디폴트(채무불이행)와 경제지표 둔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3월 7일 태양광 업체 상하이 차오리 솔라에 이어, 12일 태양광 패널업체 바오딩티앤웨이 바오비엔, 14일 하이산철강, 18일 부동산 개발업체 상룬 부동산 등이 연이어 회사채 시장에서 디폴트를 선언했다.부도업체들은 규모가 작아 시장에 실질적으로 미치는 파장은 크지 않다. 하지만 중국의 경기가 예전 같지 못할 것이라는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중국은 기업의 모럴 해저드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한계 산업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중국 정부는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민간 기업의 디폴트를 용인했다. 이에 따라 방만하게 경영해오던 기업들의 부실채권과 그림자 금융 등의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중·소형사의 잇따른 디폴트로 중국 기업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중국에 대한 투자 기대감이 잦아 들었다. 4월 30일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을 겨냥한 것으로 추정되는 폭탄 테러가 발생하는 등 중국 내 분리독립운동이 폭력적 양상을 띠는 것도 중국 경제에 악재다.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정국이 불안정해지면서 증권시장인 RTS 지수가 올해 15.5% 하락했다. 크림반도 편입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일어난 군사적 긴장이 깊어지고 있다.도네츠크 지역에서는 친러 시위대가 대규모 집회를 열고 주정부 청사를 점거했다. 루간스크와 하리코프로도 시위가 확대되고 있다. 이들은 러시아 귀속 결정을 위한 주민투표를 요구하고 있다.‘제2의 크림사태’를 우려한 우크라이나 정부가 무력으로 시위대를 진압하면서 친러 시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주권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지난 4년 간 할인해준 천연가스 수출 금액 114억 달러(약 12조원) 회수를 요구했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주요7개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고, 러시아는 이에 맞서 기준금리를 올리며 맞대응하고 있다.크림반도 귀속 이후 정치적인 불안이 불거지면서 러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가 경색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 등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브라질과 인도의 금융시장이 급속히 안정을 찾아가면서 상승세를 이루고 있다”면서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테이퍼링의 영향보다 자국 고유의 리스크로 금융시장에서 불안한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브릭스 주가 방향이 갈리면서 글로벌 펀드들도 이동하고 있다. 브릭스에 투자하던 글로벌 사모펀드(PEF)들이 동남아시아와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등 저개발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브릭스 각국별로 비교적 균등하게 투자 비중을 맞춰 운용하던 펀드들이 브릭스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다.2년 전까지만 해도 브릭스 국가를 뭉쳐서 투자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브릭스 모든 나라가 고속성장을 할 수 없게 되면서 투자 메리트가 떨어졌다.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PEF 모임인 이머징 마켓사모투자협회(EMPEA)에 따르면 지난해 브릭스 국가에 투자된 자금은 전년보다 20% 감소했다. 2011년보다는 38%나 줄었다.이와 달리 브릭스를 제외한 신흥국 투자 금액은 지난해 18% 증가했다. 금액으로는 110억 달러(약 11조5000억원)다. 이는 5년 만에 최고치로 신흥국 시장 투자금액의 44%를 차지한다. 신흥국 시장의 무게중심이 브릭스에서 비(非)브릭스로 이동한 것이다.브릭스 국가들도 투자를 유지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브릭스는 오는 7월 정상회의를 열고 1000억 달러 규모의 브릭스 기금 조성을 준비 중이다. 브릭스는 2012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에서 유사시에 대비해 1000억 달러의 기금을 설치하기로 했다. 중국이 410억 달러, 브라질과 러시아·인도가 각각 180억 달러를 내고 나머지 50억 달러는 남아공이 분담할 예정이다. 브릭스 정상회의는 2014 월드컵 축구대회 직후인 7월15일 브라질 포르탈레자 시에서 열린다.브릭스(BRICs) 브라질(Brazil)·러시아(Russia)·인도(India)·중국(China)·남아공(Republic of South Africa) 5개 국가의 영문표기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용어다. 2003년 10월 미국 투자회사 골드먼삭스가 발표한 ‘Dreaming with BRICs’라는 보고서에서 처음 사용됐다. 골드만삭스는 2050년경에는 경제 강국의 순서가 중국, 미국, 인도, 일본, 브라질, 러시아 순으로 바뀔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4.05.12 14:27

5분 소요
들썩이는 ‘선거 비즈니스’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선거철만 같아라

산업 일반

지난해 말 문병호 민주통합당 인천시당 위원장은 19대 국회의원 총선거(이하 총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반값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어떻게 가능할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문 위원장이 도전하는 인천 부평갑의 선거비용 제한액은 2억200만원이다. 문 위원장 측 설명은 이렇다. 일단 유세차량을 사용하지 않는다. 1~2.5t 차량에 조명·무대설비를 탑재한 선거유세차량은 공식 선거운동기간 14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데 임대료가 2000만원 정도다. 문 위원장 측은 유세차량용 홍보 영상물도 제작하지 않는다. 이 비용은 대략 1500만원 안팎이다. 선거 로고송도 만들지 않고, 유권자의 시선을 끌기 위한 율동팀도 활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를 모두 포함하면 5000만원 정도를 줄일 수 있다.전화홍보도 하지 않을 계획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전화홍보용 시스템을 설치하고 인력을 운용하려면 선거기간 중 대략 2000만~2500만원 정도가 든다. 또한 선거 공보물은 갱지로 인쇄할 예정이다. 여기서 1000만원 정도를 줄일 수 있다. 정치·홍보 컨설팅은 받지 않고, 선거 유세는 어깨에 메는 휴대용 스피커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대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나 휴대전화를 통한 홍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문 위원장 측은 “모바일용 애니메이션과 동영상을 제작하는 업체와 접촉해 250만원 정도에 영상물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현수막이나 어깨띠 등은 지역 업체를 활용해 가능한 싸게 제작할 방침이다. 예비후보 땐 1000만원, 공천을 받아 본선에 출마하면 1500만원 정도를 예상한다고 했다. 자체 여론조사에 대해서는 “2000만원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식으로 줄일 수 있는 비용은 대략 1억원 정도다.이런 시도는 돈 안 드는 선거문화를 위해선 바람직한 일이지만, 이를 마냥 달가워할 수 없는 곳이 많다. 선거 특수를 기대하는 업종이다. ‘반값 선거운동’은 정치권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다시 말해, 문 위원장이 줄이겠다고 한 항목과 관련된 업종 대부분은 4월 총선과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특수(特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총선을 70여 일 앞둔 관련 시장은 이미 후끈 달아올랐다.총선 공식 선거비용 2200억원선관위에 따르면, 4월 11일 19대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자가 쓸 수 있는 선거비용 제한액은 1인당 평균 1억9200만원이다. 18대 총선 때보다 600만원 늘었다. 각 당이 비례대표 선거에 쓸 수 있는 비용은 51억4100만원이다. 선거비용은 지역구마다 차이가 있다.공직선거법에 따라 각 선거구 인원수에 200원을 곱하고, 선거구의 읍·면·동수에 200만원을 곱한 후 1억원을 더한다. 이번 총선에서 선거비용 제한액이 가장 많은 곳은 강원도 원주시로 2억4100만원이다. 가장 적은 곳은 경기도 안산시 다원구을(1억5800만원)이다.선거구 조정에 따라 변동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 전체 지역구는 243곳이다. 18대 총선 때 이들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자는 1175명이었다. 올해도 이 정도 인원을 예상하면 공식 선거비용은 약 2200억원 정도다. 당내 경선 비용, 선거사무실 임차료와 사무소 운영비는 포함되지 않는다. 여기에 선관위는 올해 총선과 대선 관리 비용으로 4729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정치권에서는 총선과 대선의 공식 선거비용만 2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선거 때 공식 비용의 2~3배 돈이 풀리는 점을 감안하면 양대 선거로 올해만 4조~6조원의 돈이 풀릴 수도 있다.‘선거 특수’가 기대되는 업종은 인쇄·제지, 선거유세차량 임대, 방송장비 임대, 정치컨설팅, 홍보대행, 여론조사 리서치, 사무실·컨벤션 임대, 온라인 광고, 미디어, 행사대행, 선거용품 제작, 동영상 제작, SNS·전화홍보 등 IT, 음원 제작, 인력채용 업계 등이다.전통적으로 선거 때마다 특수를 보는 인쇄·제지업계는 이미 영업 전쟁에 돌입했다. 제지업계에서는 이번 총선 때 투표용지, 포스터 등 벽보, 개인홍보물, 명함 등 1만t 정도의 특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HMC투자증권에 따르면, 2007년 17대 대선과 2008년 18대 총선 때 국내 제지업체 매출 성장률은 각각 전년 대비 6.8%, 20%를 기록했다. 특히 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을 한 해에 치르는 올해는 제지업계가 대목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시장에서는 한솔제지, 무림페이퍼, 한국제지 등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쇄업계도 특수는 기대하지만 분위기는 다소 침울하다. 예전 같으면, 예비후보 등록자들이 공천을 받기 전에 홍보물을 경쟁적으로 발송하는 데 올해는 이런 움직임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이다. 예비후보자는 선거구 세대수의 100분 10 범위 안에서 1종의 홍보물을 발송할 수 있다. 충무로에 있는 N인쇄업체 관계자는 “영업을 나가보면 SNS나 전자우편 같은 곳에 관심을 더 갖더라”며 “공식선거운동 기간이 돼야 반짝 경기를 체감할 수 있겠지만, 모바일 선거운동으로 예전 같은 특수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중앙선관위가 인터넷, 전자우편, SNS 등을 통한 선거운동을 허용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반짝 특수 역시 서울이나 일산 등 대형 인쇄업체에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에 위치한 한 중소 인쇄업체 사장은 “포스터 디자인과 인쇄를 서울 대형 업체에 맡기는 후보들이 많다”며 “유력 후보자들을 접촉하고 있는데, 지역 좀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구경북인쇄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18대 총선 때 대구 지역에 출마한 43명 후보 중 16명만 지역 업체에 선거 인쇄물을 맡긴 것으로 조사됐다.선거유세차량 임대업체와 선거 영상물·로고송 업체는 밀려드는 문의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선거유세차량 임대업을 하는 J사 관계자는 “조명 무대설비와 LED 전광판을 탑재한 1.5t 차량 임대료는 15일에 1800만에서 2200만원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차량 기사 임금과 식대, 유류비를 모두 포함한 가격이다. 그는 “선거 캠프에서 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며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가급적 후보자가 원하는 가격에 맞춰주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업종인 S사 관계자는 “유세차량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만 쓸 수 있고 주문을 받아 개조해야 하기 때문에 공급량이 한정돼 있다”며 “예비후보가 임대 계약을 했는데, 공천을 못 받으면 20% 정도 위약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천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유세차량 임대비는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이 업체는 LED 전광판 없이 스피커만 달린 1t 차량은 하루 20만원(기사 포함)에 임대해 준다.유세차량·로고송·영상물 제작 업계 활황선거용 로고송·영상물 제작 업계에도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특히 선거문화로 자리잡은 로고송은 갈수록 제작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 현직 국회의원의 한 비서관은 “지난해 히트했던 아이돌그룹 노래를 개사하려고 작곡가에게 문의했더니 자작권료로 3000만원을 부르더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저작권이 있는 가요를 로고송으로 만들려면 제작비 30만~50만원,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내는 복제사용료 50만원이 든다. 여기에 저작권자와 개별 접촉해 내야 하는 저작인격료는 50만~300만원 정도다. 1000만~3000만원 하는 곡도 있다. 로고송을 활용한 유세용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데는 곡당 150만원 정도가 든다. 보통 총선 후보들은 선거기간 동안 로고송을 2~3곡 활용하기 때문에 총선 기간 중에만 2500곡 안팎의 로고송이 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후보가 등장하는 영상물 제작비는 150만~3000만원 정도로 천차만별이다. 본선 후보자가 지방 선관위에 제출해야 하는 포스터는 통상 70만~100만원의 제작비가 든다.IT(정보기술) 업계도 선거 특수가 예상된다. 특히 SNS 선거운동이 허용되면서, 스마트폰 홍보용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하는 업체에 관련 문의가 늘고 있다고 한다. 벤처기업인 S사 관계자는 “아이폰,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앱) 제작을 문의하는 후보가 많다”며 “스마트폰용 홈페이지 제작은 물론, SNS 연동, 설문조사 등이 가능한 앱을 제작하는 데 대략 500만원 정도가 든다”고 밝혔다. J사 관계자는 “요즘에는 예비후보 진영에 기본적으로 SNS 담당팀이 신설된다”며 “완벽한 수준의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하는 데 기간은 보름 정도, 비용은 1500만원 정도가 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명함에 QR(Quick Response) 코드를 내장하는 후보들도 늘고 있다. 스마트폰을 명함에 갖다 대면 후보의 프로필과 각종 정보를 볼 수 있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홍보·광고 대행사에 SNS 홍보 전략을 문의하는 전화가 늘고 있다고 한다.전화홍보솔루션 업계도 반짝 특수가 기대된다. 공식선거운동 기간에는 전화를 이용해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후보자를 홍보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일반전화가 아닌, 인터넷전화를 이용한 전화홍보 솔루션이 많이 출시됐다. 홍보는 물론, 유권자의 성향과 투표의향을 데이터화해서 관리할 수 있다. 전화홍보시스템 전문업체인 S사에 따르면, 전화홍보솔루션과 서버, 전화단말기 10대를 임대하는 데 350만원 정도가 든다. 이를 10명의 선거운동원이 운용하려면 한 후보 당 200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S사 관계자는 “전화홍보 비용은 선거비용으로 보존해주기 때문에 대부분 후보자들이 활용한다”고 말했다. 정치컨설팅과 리서치 회사들도 치열한 영업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처음 들어보는 컨설팅 회사 등에서 하루에도 몇 차례씩 전화가 온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선거전략 수립, 홍보, 언론 보도, 출마지역 판세 분석 등 종합적인 선거컨설팅을 하는 곳은 여의도에만 20여 곳에 이른다. E사 관계자는 “옵션에 따라 컨설팅 비용 차이가 많지만 대부분 국회의원 후보들이 컨설팅 받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적인 정치컨설팅 회사들은 대부분 컨설팅 비용에 대해선 함구했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종합 컨설팅에는 1억~2억원, 기본 옵션에는 2000만원 안팎이 통상적인 가격으로 알려져 있다. E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착수금만 받고 선거비용을 국가에서 보전 받을 수 있는 득표율이 15%를 넘으면 나머지를 정산 받는 업체도 등장했다”고 말했다.변호사업계는 선거 후 특수 기대리서치 회사들도 호황을 기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과거 총선 때는 대구·경북, 부산, 호남지역, 서울 강남 3구 등 특정당이 우세한 지역은 자체 여론조사 문의가 많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올해는 이들 지역에서도 여론조사 비용 문의가 늘고 있다는 게 리서치 업계의 얘기다.그만큼 각 정당이나 후보자들이 판세를 불확실하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합지역의 경우 후보 캠프에서는 다섯 차례 정도 자체 여론조사를 하는 게 일반적이다. 비용은 KT 전화번호부 등재방식은 1000명 기준으로 300만원 안팎이다. 최근 많이 쓰이는 RDD(Random Digit Dialing, 임의전화 걸기) 방식은 1000만원 정도가 든다. 한 후보가 선거 기간 중 한 차례만 RDD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한다고 가정해도 관련 업계에 100억~120억원이 풀리는 셈이다.정치권에서는 총선 특수의 최대 수혜자는 변호사업계가 될 것이라는 웃지 못할 말도 나온다. 지난 18대 총선 때 검찰은 총선사범 1965명을 입건해 1262명을 기소했다. 이 중 66명은 구속됐다.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당선자는 34명이었다. 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에 수임료는 변호사가 부르는 게 값이다. 수임료 외에 착수금만 3000만~5000만원 안팎이라고 한다.김태윤 이코노미스트 기자 pin21@joongang.co.kr

2012.01.30 10:03

7분 소요
[ECONOMY] 유로존의 ‘미꾸라지들’

산업 일반

변방의 무능하고 보잘것없는 작은 나라인 그리스가 어떻게 유럽 전체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나?ROSEMARY RIGHTER 유럽연합(EU)은 자신들이 단순히 27개 회원국의 결합체가 아니라고 자랑 삼아 말한다. 집단적인 부와 영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동물원에서 코끼리의 위상을 차지했다고 주장한다. 회원국 중 17개국(하지만 무엇보다도 영국이 빠졌다)이 사용하는 단일통화 유로는 달러의 바로 뒤를 잇는 기축통화다. 하지만 배고픈 그리스 생쥐 한 마리가 코를 타고 오르자 그 덩치 큰 코끼리가 공황에 빠져 갈수록 허둥대는 모습이다.유럽 변두리의 방탕하고 천성적으로 무능한 부패 정치조직 그리스의 잇따른 바보짓은 끔찍한 난맥상을 초래했다. 아일랜드의 금융 위기나 포르투갈의 부채문제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다. 전 세계 시장을 공포에 몰아넣은 이 위기가 계속되면 서방경제 전체가 궤도에서 탈선할 가능성도 있다.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브뤼셀의 EU 감독기구는 도대체 어떻게 그리스처럼 별 볼일 없는 나라가 세계 경제의 목을 쥐고 흔드는 지경에 이르도록 방치했을까?경제를 무시하고 정치 논리를 앞세웠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30년 동안 매번 유럽을 떡 주무르듯 했다. 지난 6월의 EU 정상회담이 그런 혼란상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그리스와의 협상에서 소득세 상한을 높이고 난방유 세율을 확대하기로 막판에 합의했다.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사람들은 환호했지만 그래 봤자 채권자들의 빚 독촉으로부터 두세 달 시간을 벌 뿐이라는 사실을 협상 관계자는 모두 잘 안다. 결국 그리스의 레저용 요트(물론 어선으로 분류해 세금을 내지 않는다)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동안 갑판 의자의 배치만 바꾼 셈이다. 시장은 마땅히 그리스의 5년 내 부도 확률을 80%로 상향 조정했다.과거 영국 외무부의 유럽정책 담당자가 마거릿 대처 총리에게 한 조언은 기밀사항이었던 만큼 명확했다. 그리스는 유럽공동체(EC) 가입 자격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그 후진적이고 혼란스러운 군도 국가는 한없이 유럽의 재원을 축내는 짐이 되리라고 데이비드 해니 영국의 EU 상임대표는 예측했다. 그뿐 아니라 그리스가 일단 EU에 가입하면 말썽만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터키와 서로 갈등을 빚는 키프로스 문제의 타협을 가로막고 유럽과 터키의 관계 전반에 찬물을 끼얹으리라는 분석이었다.1980년대 초 해니의 예언적 메모가 유출되자 영국 정부가 당혹스러워했다. 유럽 정치게임의 신참이었던 대처는 영국의 부당하게 많은 EC 회원국 분담금의 삭감을 요구하며 이미 프랑스, 독일과 충돌했다. 그런 마당에 그리스를 두고 또다시 싸움을 벌이기가 부담스러웠다.게다가 반대 주장을 내세우기도 힘들었다. ‘민주주의의 요람’ 그리스는 최근 6년간의 군사독재에서 막 벗어난 참이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EC 가입 권유는 특히 이들 신생 민주주의 체제의 정착을 도우려는 목적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 용감한 그리스인들만 거부하겠나?결국 1981년 원칙을 접고 그리스를 EC에 받아들였다. 이해는 되지만 의도적이고 어리석은 그 결정이 유로존을 집어삼키고 나아가 미국의 해안으로 밀려드는 위기의 뿌리를 이룬다. 상전 대접을 받던 그리스의 정치 엘리트 사이에선 의식적으로, 그리고 사회 전반에선 무의식적으로 어리광을 부리며 게으름을 피우는 유럽의 열등생 역할이 상당히 수지가 맞는 게임이라는 인식이 뿌리내렸다.그들의 인식은 옳았다. 브뤼셀은 ‘구조적’·지역적 원조를 쏟아부으며 그리스가 다른 유럽국가를 ‘따라잡도록’ 도왔다. 그리스가 그 돈을 실제로 어떻게 쓰는지 감독할 시스템은 전혀 없었다. 또는 몇 대에 걸친 정부가 무슨 돈으로 공공부문의 고용을 확대해 이젠 전체 근로인구의 절반을 고용하는 어처구니없는 지경에 이르렀는지 아무도 확인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그리스는 징수할 세금의 절반 이상을 걷으려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그리스의 공갈협박은 정치에서도 통했다. 그들은 EU로부터 키프로스의 승인을 받아냈다. 그 전에 먼저 다수파를 차지하는 그리스계가 소수파인 터키계와 타협하도록 EU가 조정을 거쳤어야 했다. 그 수순을 생략한 탓에 분쟁이 고착화되면서 유엔이 수십 년 동안 애써도 풀리지 않는 난제가 됐다.설사 그렇다 해도 그리스는 10년 전까지는 여전히 유럽 변두리의 지엽말단적인 문제에 불과했다. 하지만 유럽은 그때 또다시 그리스가 그들의 통화 드라크마 대신 유로화를 도입하도록 허용함으로써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별도의 단일통화 창설은 계산된 위험이었다. 단일 재정정책의 통일된 규율이 없으면 방탕한 정부가 사실상 더 검소한 정부의 저축에 기생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런 무임승차를 막으려고 마스트리히트 조약은 엄격한 진입장벽을 세웠다. 낮은 인플레이션, 관리 가능한 공공부채, 그리고 작은 예산적자 기준을 충족해야 했다.1999년 그리스는 입회 시험에 보기 좋게 낙방했다. 하지만 2년 뒤 국가 예산 수치를 조작해 경제 제도와 예산 관리의 명백한 취약점에도 불구하고 턱걸이로 시험을 통과했다. 독일처럼 저리 융자가 가능해진 그리스는 돈을 물쓰듯하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도 아닌 그리스의 갓 취임한 에반젤로스 베니젤로스 재무장관이 준비한 아테네 올림픽만 해도 터무니없이 많은 예산이 들어갔다. 놀라움과 의문을 살 만했지만 유럽의 감독기구는 계속 눈 뜬 장님에 불과했다.그리스는 거의 무제한으로 돈을 빌릴 수 있었다. 마스트리히트 조약은 빚쟁이 회원국의 구제금융을 명시적으로 금지했지만 금융시장은 유로존 정부들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국가부도를 막으려 하리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아무도 그리스인에게 영원히 빚쟁이로 살아가지 못한다는 말을 해주지 않았다. 2009년 10월에도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는 임금인상과 지출삭감 중단을 공약으로 내걸어 총선에서 승리했다. 이때 “돈이 널려있다”는 유명한 말을 했다. 그건 사살이 아니었고 그도 그것을 분명히 알았다.1년 전 파티가 끝났을 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시장의 생각이 옳았음을 입증했다. 세금인상과 지출삭감을 반대하는 그리스인들의 폭력시위가 극에 달할 동안에도 그녀는 독일 의원들에게 1100억 유로의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을 승인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마디로 유럽의 미래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라면서 말이다. 융자에 따르는 엄격한 조건이 그리스 경제의 건강을 회복시켜주리라고 그녀는 큰소리쳤다. 정말로 그렇게 된다고 믿었던 걸까?당시 그리스의 공공부채는 3000억 유로였다. 1년 뒤에는 3400억 유로(국내총생산의 160%)를 돌파해 계속 불어났다. 반면 그리스는 이자를 갚을 능력조차 갈수록 줄어든다. 긴축조치의 타격으로 경제규모가 위기 이전 수준보다 8%가량 줄었으며 청년 실업률은 42% 이상으로 치솟았다. 근로자 소득은 최소 20%가량 감소했다. 정치인만 얼굴에 철판을 깔고 자신들의 두툼한 급여봉투에서 한 푼도 깎으려 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리스는 지출삭감으로 EU와 국제통화기금(IMF)이 정한 예산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예정됐던 120억 유로의 자금지원이 일시 중단됐다. 새로 개편된 정부가 6월 말 예정대로 법안을 통과시킬 때까지다. 그 법안은 분노하고 반항하며 절망하는 유권자 대상의 지출을 280억 유로나 추가 삭감한다는 내용이다. 500억 유로의 민영화 프로그램도 그리스인에게 웃음거리를 제공했다. “딱 한 번 사용됐던 올림픽 경기장을 누가 사려 할까?”라고 그리스 은행가 친구가 말했다. “국영 로또사업을 누가 인수하겠는가?”브뤼셀에선 모든 일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리스의 부도를 막으려는 1000억 유로 추가 융자의 조건을 두고 EU 정부들이 옥신각신한다. 메르켈은 고통을 분담하자는 명분을 내세워 만기예정의 그리스 채권을 보유한 은행들에 ‘자발적으로’ 돈을 다시 빌려주라고 재촉한다. 그것도 장기상환 조건으로 말이다. 2008년 동유럽 경제의 몰락을 막아준 빈 협약에 따른 방안이다.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동유럽은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인한 신용위기를 이겨낼 현금이 필요했지만 파산하지는 않았다. 그리스는 빈털터리로 파산해 쫄딱 망했다. 헐떡거리는 파판드레우 정부가 요구받는 법안을 통과시키더라도 그들이 실제 그런 지출삭감을 집행하리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그리스의 법은 지키기보다 어기라고 존재하는 듯하다).그리스 경제의 개방에 필요한 다른 개혁조치들과 함께 그 감축안이 집행된다고 해도 현재의 고통과 장기적인 혜택 간의 격차를 정치적으로 좁히기가 어려워 보인다. 경제가 더 쪼그라들어 그리스인을 더 깊은 부채의 늪으로 몰아넣게 된다.메르켈은 사실상 돌려받은 현금을 다시 창문 밖으로 내던지라고 은행에 요구하는 셈이다. 뭐라 부르든 시장은 이를 부채 만기연장으로 볼 듯하다. 유럽이 1년 동안 그렇게 피하려고 애썼던 결과다. 다른 나라 납세자의 돈을 계속 투입할 때는 그리스가 재정을 다시 일으켜 세워 금융시장에서 자금조달이 가능해질 때에만 타당성을 갖는다. 하지만 그리스의 재정 건전화는 가까운 시일 내에 이뤄지지는 않을 듯하다.그렇다면 두 가지 선택지가 남는다. 한 가지는 다른 유럽국가 국민의 세금을 계속 퍼부어 불가피한 사태를 계속 뒤로 미루면서 적어도 아일랜드·포르투갈·스페인으로 금융위기가 전염될 위험이 적어 보일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이다. 다른 나라 납세자가 인내해준다면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둘째는 혼란스러운 부도사태를 더 이상 막기 어려워지기 전에 그리스 부채의 ‘질서정연한’ 평가손 처리를 불가피한 현실로 받아들이는 방법이다.그러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될까? 필경 한바탕 격변이 일어난다.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는다면, 그리고 탈퇴한다 해도 다른 빚쟁이 유로존 국가들의 차입비용이 급등하게 된다. 그뿐 아니라 그리스 국채를 보유하는 은행들은 대폭적인 자본 건전화가 필요해진다. 프랑스와 독일뿐 아니라 미국도 마찬가지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최근 미국경제의 회복은 그리스 위기의 성공적인 진화에 좌우된다고 공언했다. 국제결제은행의 추산에 따르면 미국은행들이 그리스에 묶인 돈은 융자뿐 아니라 신용 파생상품 등을 포함해 410억 달러로 1위 프랑스의 바로 다음이다. 그리고 포르투갈(460억 달러), 아일랜드(1050억 달러), 스페인(1750억 달러)에 노출된 액수를 모두 따지면 어마어마한 규모다.그래도 리먼브러더스 파산 때만큼 경제심리가 큰 충격을 받지는 않을 듯하다. 정치인들이 뭐라고 둘러대든 그리스 채권이 언제 휴지조각이 될지 모른다는 냉엄한 현실을 꼬박 1년이라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소화해 왔기 때문이다.그러나 정치적 후유증은 적지 않을 듯하다. 유로화가 붕괴하지는 않겠지만 혁신적인 재설계가 불가피할지 모른다. ‘선물을 든 그리스인을 경계하라(Timeo Danaos et dona ferentes, 트로이 목마가 그리스인들의 선물이었던 데서 유래).’ 그러나 공공자금에 접근하는 그리스인의 다단계 사기 방식은 ‘만병통치약’ 통화정책의 위험성을 노출시킴으로써 유럽에 좋은 교훈을 줬다.유로화를 살리려면 유로존을 재정적으로 건전한 소수 핵심국가로 축소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 논의는 아직 없지만 그런 때가 분명 온다.

2011.06.2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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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일반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운데)의 성급한 경기 부양책에 신랄한 비판이 쏟아졌다. The German Bombshell등 떠밀린 독일, 경기부양 시동?재정적자라면 입에 거품을 물고 반대하던 사람들을 기억하는가? 정부의 과다한 재정지출에 비판적인 이들은 전 세계가 경기침체를 막고자 자국 은행과 경제에 수천억대의 달러화, 엔화, 위안화를 쏟아 부을 동안 대체로 은인자중했다. 이제 이들이 전면에 나섰다. 미국에서는 정부의 재정 지출에 반대하는 상원 내 보수파 의원들이 디트로이트 자동차 업체들에 지원될 150억 달러 구제금융안을 부결시켰다.영국에서는 야당인 보수당이 300억 달러에 달하는 고든 브라운 총리의 ‘경기부양책’에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보수당의 조지 오스본 예비내각 재무장관은 브라운 구상의 핵심이라 할 부가가치세 2.5% 한시적 인하 방안에 대해 콧방귀를 뀌었다. “비용은 많이 들고, 효과는 없기 때문에” 납세자들에게 채무 폭탄만 안긴다는 주장이었다.보수당의 공세는 지난주 페르 슈타인브루크 독일 재무장관이 뉴스위크에 한 발언에서 촉발됐다. 그는 영국(과 함축적인 의미에서 전 세계의 대규모 재정지출 국가들)이 공급을 중시하는 시장주의 경제에서 섣부른 케인스주의(국가의 시장 개입 경제)로 전환하면서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재정을 함부로 다룬다고 비난했다. 경제위기에 국가 재정을 투입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이는 없다. 독일조차도 자국 은행 구제금융 6700억 달러에 더해 410억 달러에 달하는 재정 지출 계획을 세웠다. 논란의 초점은 그 효과와 타이밍이다. 비록 경제가 계속 악화되더라도 기존 부양 정책이 효과를 내도록 기다려야 하는지, 아니면 국가 채무 증가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더 신속하고 대담한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인지 정치인들은 이제 택일해야 한다.독일은 더 기다리자는 입장이었다. 경제위기가 더 악화될 때를 대비해 실탄을 비축해 둬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정치적 요인도 작용한다. 독일 지도자들이 지금은 건전 재정을 외칠지 모르지만 내년 9월의 총선이 변수다. 슈타인브루크 장관의 측근 소식통들은 자신들도 선거전이 치열해질 때를 대비해 정책 선택의 폭을 넓히려 한다고 말한다.미국에서 구제금융을 가장 강하게 비난하는 사람들은 해외 자동차 메이커들의 현지 공장이 위치한 미국 남부 주들을 지역구로 가진 상원의원들이다. 구제금융이 통과되면 그 공장들이 타격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주의 논란 끝에 각기 입장을 조율한 독일과 영국이 지금은 적어도 중간 타협점은 찾은 것으로 보인다.데이비드 밀리밴드 영국 외무장관은 지난주 BBC에 유럽 국가들이 자기 처지에 맞는 정책을 자유롭게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범유럽 경기부양에 드는 막대한 자금의 공급원 노릇을 해 달라는 요구를 받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독일을 달래는 발언이다. 독일이 전통적으로 유럽연합(EU)의 물주 노릇을 해 왔기 때문이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내년에 2% 마이너스 경제 성장이 예고된 독일 경제를 떠받칠 추가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1월 초 각료 회동을 갖는다. 이제 예전처럼 말잔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 어떻게, 얼마나 대담하게 대처해야 하는가의 논란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STEFAN THEIL Cartel With No Clout OPEC, 아 옛날이여! 석유수출국기구는 유가 폭락에 무기력하기만 하다. 한때 막강했던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갈수록 무기력증에 빠져든다. 산유국들은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로 치솟았을 때 원유 증산을 통해 유가를 안정시킬 만한 여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마찬가지로 이제는 유가 하락을 저지할 능력도 없어 보인다. 지난 10월 말 150만 배럴을 감산키로 한 결정에도 시장의 투자자들은 꿈쩍하지 않았고, 그날 유가는 5%나 떨어졌다. 11월 들어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유가를 배럴당 75달러로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그 다음주 유가는 최근 4년래 가장 낮은 수준인 41달러로 주저앉았다. OPEC는 12월 17일 회동에서 상당량의 감산을 선언할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이런 움직임을 익히 예견했으며, 감산 결정도 벌써 선물거래에 반영됐다. 세계 경제 성장에 급제동이 걸리면서 공급이 아닌 수요가 유가를 결정하는 실질적 기준이 된 것이다. 메릴린치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중국으로 번진다면 유가가 25달러로 추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만약 그렇다면 OPEC는 불만투성인 겨울을, 소비자들은 행복한 겨울을 맞게 될 것이다. BARETT SHERIDAN And You Thought Blago Was Brazenly Corrupt?뻔뻔하기가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미국 정치인들소설에나 나올 법한 저급한 정치 비리 스캔들이 터졌다. 일리노이 주지사 로드 블라고예비치(민주당)가 버락 오바마 전 일리노이 상원의원의 대통령 당선으로 공석이 된 상원의원 자리를 돈을 받고 팔려 한 혐의로 체포됐다. 더욱 충격적인 건 FBI의 대화 녹취록에서 그의 거리낌 없는 발언이다. “죽여주게(f---ing) 값나가는 자리인데 맨입으로 내줄 수는 없지 않으냐”고 그는 말했다. 사실 정치인들이 백주대낮에 뻔뻔하게 비리를 일삼는 것은 미국 정계의 오랜 전통과도 같다. 제임스 마이클 컬리(보스턴 시장 4회 연임, 1935~1937년 매사추세츠주 주지사) 공직에 있을 때 다른 사람을 대신해 공무원 시험을 쳤다. 이 사실이 들통난 뒤 선거에 옥중 출마해 승리했다. 그 뒤 대공황 시절 주지사로 일하면서 대놓고 주 예산을 사적인 용도로 썼다. 한번은 주 경찰관들을 플로리다 여행에 데려가 골프 캐디를 시킨 적도 있었다. 또 당시 인기가 높았던 자동차 번호판 ‘5’를 소유하기 위해 연줄을 동원해 그 번호판의 주인이 체포되도록 했다. 욕심이 많았던 컬리는 1911년에는 미국 하원의원과 시의회 의원직을 겸했고 1914년과 1945년에는 하원의원과 시장직을 겸하기도 했다. 에드윈 에드워즈(루이지애나 4선 주지사) 화려한 언행으로 유명한 그는 1985년 자신의 우편사기와 뇌물 수수 재판정에 경마차를 타고 나타났다. “재판 속도”를 비꼰 것이었다. 2000년 배임과 갈취 혐의에 유죄 선고를 받고도 끝까지 무죄를 주장했다(10년형을 받고 아직 복역 중이다). “난 주지사로서 털끝만큼도 잘못이 없다. 유죄 판결을 받아들인다고 내가 유죄란 뜻은 아니다.” 스피로 애그뉴(1969~1973년 미국 부통령) 정치 스캔들이 연이어 터졌던 닉슨 정권 시절 애그뉴 부통령의 비리 수위는 워터게이트 관련자 중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는 14만7500달러의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됐는데 그중 상당수는 백악관 건너편 자신의 집무실로 현금 봉투가 직접 배달됐다. 변호사와 대화 중 애그뉴는 정치인들이 “지난 1000년간” 뇌물을 받아왔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조지 워싱턴 플런키트(1880~1905년 민주당 지방 조직 ‘태머니홀’ 지구장) 플런키트는 정치적 영향력을 이용해 사리를 채운 것이 ‘당연한 부수입’이라며 반성하는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여러 인터뷰에서 자신이 도시개발계획 관련 정보를 이용해 가치가 폭등할 부동산을 매입한 사실을 두고 “기회를 봤고 그걸 잡았을 뿐”이라고 자랑스레 말했다. 윌리엄 헤일 톰슨(1915~1931년 시카고 시장) 금주령이 내려졌던 톰슨 시장 치하의 시카고는 범죄율이 급상승하고 공직이나 하청 계약 등 돈 될 만한 것은 모두 거래됐다. 하지만 톰슨은 그만의 스타일이 있었다. 그는 세 번째 시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 ‘경쟁 후보’들과 토론회 자리를 마련했다. 하지만 생쥐를 앉혀 놓고 상대 후보들의 이름을 붙였다. 또 시카고 교육청장이 ‘친영파’라며 쫓아내려 했고 “조지왕의 면상을 갈겨 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톰슨이 죽은 뒤 금고에서 150만 달러의 현금과 50만 달러 상당의 주식과 채권이 발견됐다. 전설적인 마피아 알 카포네에게서 받은 뇌물이라는 설이 유력했지만 FBI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SAMANTHA HENIG 파인버그(왼쪽)와 니콜라스 2세. It's Time to Overthrow the Czar‘차르’ 타령 지겹다수렁에 빠진 미국 자동차 ‘빅3’에 150억 달러를 지원하는 대신 구조조정을 총괄하는 미 연방정부 차원의 자동차 ‘차르’(czar: ‘황제’라는 뜻의 러시아어로 여기서는 국가적 문제 해결의 총책임자를 뜻함)를 임명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하지만 미국 소비자들은 차라리 일본 차를 구입하겠다는 반응이다.미국은 항상 민주적으로 해결하기에 벅찬 큰 문제와 직면할 때마다 독재적 접근 방식을 이상하리만큼 좋아한다. 하지만 문제 해결에 필요한 전권을 부여하는 ‘차르’란 직함이 사실 얼마나 허황된지 모른다. 2004년 워싱턴타임스는 ‘CIA 국장, 정보 차르 필요 없다고 말해’라는 헤드라인으로 뜻하지 않은 실소를 자아냈다.아마도 CIA 국장은 그 정보 차르가 자신의 자리와 겹친다고 착각했던 모양이다(마약 차르와 마약단속국장도 다른 인물이다). 한편 의회는 2005년에 대량살상무기(WMD) 차르란 직함을 만들었다. 핵폭발로부터 지구를 구해 내라는 자리 같은데 워낙 막중한 임무이다 보니 적임자를 끝내 찾지 못했다.지난해 부시 대통령은 전쟁 차르를 만들려 했지만 그의 제의를 받은 다섯 후보가 모두 거절해 무산됐다. 지금 유력한 자동차 차르 후보인 케네스 파인버그 변호사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최소한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스 2세보다는 나을 것이다. DEVIN GORDON Europe Launches a NavyEU 해군, 소말리아 해적 손본다 EU가 소말리아 인근 아덴만에 군함을 파견했다. 유럽연합(EU)의 깃발을 펄럭이는 군함 6척이 지난주 소말리아의 아덴만에서 군사작전에 돌입함으로써 EU가 사상 첫 해상 작전에 나섰다. 명분도 그럴듯하다. 올 들어 소말리아 해적들은 이 주요 항로에서 선박 40척을 납치하고, 806명을 인질로 삼았다. 이 지역이 방대하기 때문에 현지에 배치된 다른 국가의 해군들도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을 EU 당국자들도 잘 알고 있다. 이번 해상 작전은 EU 방어전략의 분수령을 이룰 것이다. 지금까지는 아프리카나 발칸반도 같은 유럽의 분쟁지역 등지에서 지상군이 평화유지나 인도주의적 임무를 수행해 왔기 때문이다. 통상 이런 임무는 프랑스 군대가 맡고 영국은 대체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연합군 소속으로 활동하는 쪽을 선호했다. 또 해상 작전도 EU를 통하기보다는 EU 국가들이 개별적으로 또는 나토와 함께 실시해 왔다. 하지만 소말리아 작전은 타당성이 있다. 유혈투쟁이 진행 중인 콩고 동부 같은 지역의 작전은 원래 EU가 정평이 나 있었다. 하지만 자금이 줄고 위험부담을 꺼리기 시작하면서 EU 외무장관들 사이에서 유엔의 콩고 파병 요청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하지만 이번 소말리아 해상 작전에는 논란이 거의 없었다. 군사적 의미는 덜할지라도 (EU 차원의 군사작전에 미온적이던) 영국 해군제독이 이끈다는 상징성이 있는 데다, 해상 항로 안전 보장이라는 당면 과제 해결에 유럽이 중심 역할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EU가 비교적 적은 비용과 위험을 떠안으면서 새 유형의 군사 능력을 과시할 기회를 잡았다는 사실일 것이다. MICHAEL FREEDMAN 통계로 보는 세계 구글 검색 순위로 본 ‘시대정신’ 올해 네티즌들이 구글 검색창에 입력한 질문 수십억 개에서 뽑아낸 ‘자이트가이스트’(Zeitgeist: ‘시대정신’이라는 뜻으로 여기서는 인기검색어를 말한다)가 발표됐다. 다음은 구글이 분석한 2008년 국제 사회의 관심사. 30개국 ‘유튜브’(동영상 공유 사이트)가 검색 순위 10위 안에 오른 나라의 수. ‘유튜브’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검색어다. 9개국 자국명이 검색 순위 10위에 든 나라 수(대표적인 예: 칠레, 아랍에미리트). 6위 전 세계 급상승 검색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지한 순위. 1위는 세라 페일린 전 공화당 부통령 후보. 88% 자국의 급상승 검색어 10위 안에 페이스북이나 하이5와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가 포함된 나라의 비율.

2008.12.1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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