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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서학개미’가 끌어올린 환율? 금융당국 외환 관리 시험대
- 230조원 쥔 '서학개미'…달러로 美증시 투자
높아진 수입 물가 부담, 금리 정책 운용 제약 가중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최근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470원대 수준을 넘나들면서 외환 시장의 불안정성이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다른 외화와 달리 원화 가치만 급락하고 있다는 점인데, 환율 급등을 주도하는 핵심 변수로 ‘서학개미’가 지목되고 있습니다.
수입 물가 부담·금리 정책 제약... 환율 급등의 복합 리스크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이라는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습니다. 한국 경제의 ‘과도한 비용 증가’를 유도한다는 것입니다. 원자재(에너지, 광물 등)와 중간재의 해외 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환율이 상승할 때 생기는 부담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특히 미 달러화 기준으로 제품을 수입할 때, 원화 가치만 급락하면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이 치러야 할 수입 대금 부담이 훨씬 커집니다. 이는 곧바로 국내 소비자 물가를 밀어 올리는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통화 정책 운용의 제약도 심화됩니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어려울 때 중앙은행은 금리를 낮춰 경기를 부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원화 가치만 급락하는 상황에서는 금리를 낮출 경우 원화 약세를 더욱 가속화하고 외국인 자본을 유출시킬 위험이 생깁니다. 그 결과 한국은행이 환율 방어와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 인하 카드를 쓰기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실제 지난 27일 한국은행이 네 번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으로 환율 문제가 거론됐습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높아진 환율, 내수 회복세 등의 영향으로 물가가 지난 전망보다 다소 높은 수준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성장 전망의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고 금융 안정 측면의 위험도 지속되고 있는 만큼 현재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눈여겨볼 점은 최근 벌어진 환율 변동 상황이 과거와는 다른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수출입과 외국인 자본 유출입이 주로 환율에 영향을 미쳤다면 이제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수요가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구조적인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이 같은 현상을 “‘유니크(Unique)’하다”고 표현하며 그 특수성을 인정했습니다. 한국의 개인 투자자들이 외화자산을 공격적으로 사들이면서 외환 당국이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외환 관리 시험대에 오른 셈입니다.
230조원 ‘서학개미’ 수요에 금융 당국 움직여
‘서학개미’로 불리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수치로 명확히 확인됩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해외 주식 개인 투자자 보관 금액은 1564억8011만달러로 약 230조8238억원에 달합니다. 이는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약 30퍼센트 가까이 폭증한 수준입니다.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원화를 달러화로 바꿔야 합니다. 이처럼 천문학적인 규모의 원화가 달러로 환전되면서 외환 시장의 달러 수요가 급증하고, 이는 원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입니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인 테슬라 주식 보관액만 해도 245억4569만달러, 약 36조원 수준입니다. 단일 종목이 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외환 매매 규모가 시장을 뒤흔들 정도로 커지자 외환 당국도 미세 조정(Smoothing Operation)과 구두 개입 외에 새로운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습니다. 최근 외환 당국(기획재정부 및 한국은행)은 미래에셋증권 등 9개 대형 증권사 외환 담당자들을 소집하여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당국은 서학개미들의 해외 주식 매매에 따른 결제 수요가 다음 날 오전 9시에 집중되는 현상을 지적하며, 증권사들에게 이 결제 시간을 분산해 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융 당국은 증권사들의 협조를 통해 일시적인 환율 급등 현상을 완화하고 변동성을 줄이겠다는 복안입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가 “국민연금은 외환시장 단일 플레이어 중 최대 역할을 하고 있다”며 환율 관리를 위한 국민연금의 역할론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국민 노후 자금을 환율 방어에 동원한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원화 가치 하락에 대한 일시적인 방편으로 국민연금을 동원하려는 목적은 전혀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국민연금의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환율 안정화를 위해 외환 당국이 국민연금과의 공조 강화, 시장 개입 의지 표명 등 전방위적인 대응책을 내놓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자산 투자를 직접 제한하기 어렵다는 점은 난제로 꼽힙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의 활황세를 보이고 국내 증시는 다시 답보 상태인 상황에서, 점점 미국으로 자금이 쏠리고 있다”며 “금융 당국이 개인들의 외환 자금 유출을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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