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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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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닉, 美증시 상장하나…잇단 기대감에 주가 '들썩'

증권 일반

SK하이닉스가 자사주를 활용한 미국 증시 상장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패시브 펀드 자금 유입과 글로벌 투자 접근성 확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반면, 자사주 확보 부담과 지배구조 리스크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지난 10일 SK하이닉스는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자기주식을 활용한 미국 증시 상장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 확정된 내용은 없으며, 구체적인 방안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 재공시하겠다”고 덧붙였다.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보유 중인 자사주(약 2.4%, 1,740만여 주)를 기반으로 미국 예탁증권(ADR)을 발행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ADR은 미국 투자자가 해외 기업을 자국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증서로, 사실상 미국 상장 효과를 가진다. 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특히 나스닥 및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 유입 가능성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메리츠증권 김선우 연구원은 “ADR 발행 시 마이크론과의 밸류에이션 격차를 단숨에 좁힐 수 있다”며 “단순한 밸류업 정책을 넘어 자사주 활용 관점에서 기업가치를 높이는 전략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신한증권 강진혁 연구원도 “미국 기관투자자의 접근성이 개선되면 대규모 반도체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하지만 현실적 제약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자사주 물량이다. 현재 보유 자사주 2.4%만으로는 충분한 ADR 발행 규모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경우 추가 자사주 매입이 필요해지는데, 현재 시가총액(약 430조원)의 5~10%를 매입하려면 21조~43조원의 대규모 자금이 소요된다. SK하이닉스의 연간 설비투자(CAPEX)가 약 30조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재무적 부담이 상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지배구조 부담도 리스크로 꼽힌다. 최대주주 SK스퀘어의 지분율은 20.1%에 불과해 자사주 의결권이 부활하면 외국계 펀드의 경영 참여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자사주 소각 의무화’ 정책과 충돌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일각에서는 “자사주 소각을 피하기 위한 우회 전략”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거버넌스 전문가들은 긍정·부정 요인을 동시에 언급하고 있다. 한 거버넌스포럼 관계자는 “자사주 활용 방식은 의결권이 살아난다는 점에서 사실상 신주 발행과 유사한 성격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미국 상장사 규제 적용을 받는다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투명성 확보에 긍정적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한편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공시 이후 기대감이 반영되며 3.71% 오른 58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25.12.1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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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국내에 5년간 450조원 투자…평택 5공장 공사 착수·5년간 6만명 채용

IT 일반

삼성그룹이 향후 5년간 국내 연구개발(R&D)을 포함해 총 45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16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최근 임시 경영위원회를 열고 반도체 생산 핵심 거점인 평택캠퍼스의 2단지 5라인(5공장)의 골조 공사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평택사업장 2단지에 새롭게 조성되는 5라인은 2028년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예상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비수도권 지역 투자도 전방위적으로 확대한다.삼성SDS는 전남에 대규모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삼성SDS는 국가 AI컴퓨팅센터를 건립할 SPC(특수목적회사) 컨소시엄의 주사업자다.AI 데이터센터는 2028년까지 1만5000장 규모의 GPU를 확보하고 학계, 스타트업, 중소기업 등에 이를 공급할 예정이다.삼성전자는 11월 초 인수 완료한 플랙트그룹(이하 플랙트)의 한국 생산라인 건립을 통해 AI데이터센터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이밖에 삼성SDI는 이른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의 국내 생산 거점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으로, 유력한 후보지로 울산 사업장을 검토하고 있다.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사업장에 구축중인 8.6세대 IT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 시설에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제품을 양산 예정이다.삼성전기는 2022년부터 고부가 반도체 패키지기판 거점 생산 기지인 부산에 생산 능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삼성은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향후 5년간 6만명을 직접 채용할 계획이며 SSAFY, 희망디딤돌, C랩 아웃사이드, 청년희망터 등을 통해 추가적인 고용 파급효과를 만들고 있다. 삼성은 또한 신입사원 공채 외에도 다양한 사회공헌사업(CSR)을 통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협력회사 상생 지원도 확대한다. 삼성은 1~3차 협력회사의 설비투자·기술개발·운영자금 등 필요 자금을 저리로 대출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기준 1051개사에 2조321억 원을 지원했다.

2025.11.1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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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6000도 간다…거래소·전문가 “친기업·규제혁신이 필수적”

글로벌

한국거래소와 자본시장 전문가들이 코스피 6000 시대 도래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를 위해서는 친기업 정책·세제 혜택·규제 혁신이 필수적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과거 사례, 현재의 산업구조 변화, 정부의 증시부양을 향한 정책강화 등을 반영하면 코스피5000이 구호에 그치는 수치라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11일 한국거래소는 ‘코스피 5000 시대 도약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올해 증권시장에 대한 평가와 향후 전망 및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최근 코스피 상승이 주력 산업의 경쟁력 회복과 밸류업을 중심으로 한 시장 체질 개선의 결과라고 분석한다”며 “코스피 5000은 물론 6000까지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반도체 등 첨단 산업의 자본시장 진입을 확대하고, 24시간 거래체계·결제 시간 단축·시장 구조 개편 등 제도 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또 정 이사장은 “24시간 거래 체계 구축, 결제 시한 단축, 시장 구조 개편, 시장 진출입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우리 자본 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면서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와 조각투자(STO) 시장 개설을 통해 자본시장 패러다임 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고 했다.축사를 맡은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스피 5000은 더 이상 구호가 아니라 현실적인 목표”라며 “기업 자율성 존중, 투명한 지배구조, 주주친화 정책 등 시장 신뢰를 높이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무위 간사로서 시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자본시장 선진화를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첫 번째 세션에서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0년 만의 상승장 진입, 내년 주식시장 및 반도체 전망을 중심으로'을 주제로 코스피 최고치 경신의 의미와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김 센터장은 “달러 약세·저금리·저유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3저(低)’ 환경이 재현되며 한국 증시에 대세 상승장이 시작됐다”며 “내년 코스피 목표지수는 5000 포인트, 장기적으로는 2028년 7500 포인트 달성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김 센터장은 "아직도 코스피는 저평가되어 있고 가격 메리트가 높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정부 정책이 있더라도 기업 이익이 늘어나지 않으면 코스피는 증가할 수 없고 결국 향후 코스피 상승은 AI 및 반도체 업체 실적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기업 경쟁력·정책 유인이 핵심”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코스피 5000 시대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진단을 내놨다.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투자 환경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한국에서 설비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인센티브가 시급하다”며 “투자 기반이 해외로 이전되면 잠재성장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적 지원이 제때 이뤄진다면 코스피 5000 도달 시점도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펀더멘털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주가는 결국 기업의 실적과 경쟁력에 의해 결정된다”며 “산업별 경쟁력 확보 여부가 향후 증시 방향을 가를 것”이라고 진단했다.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첨단산업 규제 혁신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반도체·바이오·AI 등 첨단산업의 본질적 경쟁력은 기술력과 연구개발 역량에 있다”며 “급격한 기술 발전 속도를 현재 규제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근로 방식과 인력 운용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면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기업이 감당하기 어렵다”며 “첨단산업만큼은 관리 중심이 아닌 규제 혁신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 장기 보유를 위한 인센티브를 강조했다. 황 리서치센터장은 “부동산은 장기 보유하면 장기보유세제혜택을 받지만 주식은 장기보유자에 대한 혜택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아울러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모험자본 유입에 대해서는 쏠림 현상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험자본 투자가 상장 직전인 프리 IPO 단계에 집중되어 있다”라며 “극초기 단계의 기업의 투자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계적으로 모험자본이 고르게 분산되고 투자된다면 벤처 생태계 기초체력 올라갈 것이라고 본다”며 “이렇게 큰 스타트업들이 상장되어서 투자자들이랑 만난다면 주식시장 볼륨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두번째 세션에서는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과와 지배구조 정책 연계 과제를 발표했다. 황 연구위원은 기업가치 제고 정책의 지속성 확보와 지배구조 개선의 중요성을 제시했다.황 연구위원은 "상장기업의 가치제고 노력을 통해 한국 증시를 도약시키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도 나름의 성과가 있었다"며 "국내 외 기관투자자들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밸류업 정책 추진과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맞물려 자본시장에 긍정적 변화를 주고 있다"며 "하지만 기업들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제도의 내실화가 필요하고 정부의 지배구조 개선정책과 연계한 지속적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학계·연금·외국계 운용사·법무법인·컨설팅사 등 다양한 시장 참가자들이 패널토론에 참여해 밸류업 프로그램의 지속 추진 필요성과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지배구조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한국거래소는 앞으로도 시장 참가자와의 소통을 강화하며 코스피 5000 시대를 넘어 코스피 6000 시대를 향한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2025.11.1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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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경제, 3분기 1.2% 성장…"소비쿠폰 효과 봤지만, 지속 여부는 지켜봐야"

은행

올해 3분기(7~9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2%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25년 3분기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질GDP는 2분기보다 1.2% 성장했다. 연율로는 4.7%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에도 1.2%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지만 2분기에는 –0.2%로 오히려 후퇴했고 3분기와 4분기에도 각각 0.1% 성장률로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했다. 올해 1분기에도 –0.2%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2분기에는 0.7%로 반등에 성공했고 3분기에 그 폭을 확대했다. 3분기 성장률 1.2%는 한은의 전망치(1.1%)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은은 지난 8월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3분기와 4분기 성장률이 각각 1.1%와 0.2%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보다 0.1%포인트 높은 0.9%로, 내년 성장률은 1.6%로 제시했다. 한은은 3분기 성장률에 대해 수출이 높은 수준의 호조세를 이어가고 내수가 살아난 효과를 봤다고 평가했다. 3분기 1.2% 성장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부분이 1.1%에 달한다는 것이다. 수출은 0.7%포인트를 기여했지만, 설비투자와 국내 소비 등 수입이 0.6%포인트 증가해 순수출 기여도는 0.1%포인트에 불과했다.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3분기에는 민간소비 등 내수가 성장을 주도했다. 소비 쿠폰의 경우 소비 개선에 영향을 준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그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 기존 소비를 얼마나 구축할지 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의 소비쿠폰 정책이 4분기에도 민간소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1차로 9조2000억원이 지급되고, 2차에서는 4조5000억원이 지급되면서 효과는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연간 1%대 성장률 달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국장은 “기존 시나리오에서 4분기 성장률이 -0.1%에서 0.3% 정도가 나오면 연간 성장률 1% 달성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건설 투자 부문에 대해 “구조적 부진 장기화 가능성이 하방 요인으로 잠재하고 있지만, 긍정적인 부분으로는 건설 선행 지수에 들어가는 건설 수주액이 6월부터 늘어나고, 내년에는 SOC 집행과 함께 반도체 공장 건설 등의 상방 요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2025.10.2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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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성장펀드, 150조원으로 늘린다…AI 등 첨단산업 전방위 지원

증권 일반

당초 100조원 규모로 조성될 계획이었던 '국민성장펀드'가 150조원 이상 규모로 확대된다. 펀드는 향후 5년간 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 등 10개 첨단산업과 밸류체인(생태계) 전반을 지원한다.10일 금융위원회는 서울 마포 프론트원에서 관계부처, 산업계, 벤처·창업 업계 및 금융권과 함께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를 열었다.당초 정부는 100조원 규모로 추진했지만 이후 논의를 거쳐 50조원가량 액수를 늘렸다. 국민성장펀드는 향후 5년간 인공지능, 반도체, 바이오, 백신, 로봇, 수소,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미래차, 방산 등 첨단전략산업과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폭넓고 과감한 지원에 나선다.이를 통해 산업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벤처·기술기업의 스케일업, 지역 성장·일자리 창출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금융위는 이 규모를 최대 125조원으로 추정했다.펀드 자금은 민관 합동으로 조성한다. 산업은행이 운영하는 첨단전략산업기금이 75조원, 민간·국민·금융권 자금 75조원으로 구성된다. 첨단전략산업기금은 12월 초에 출범한다. 민간·국민·금융권 자금은 정부 재정 1조원의 마중물 역할을 통해 조성된다.금융당국은 은행·증권·보험·연기금 등 업권별 건전성과 운용 규제를 유연화해 금융권의 참여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주택담보대출보다는 기업 여신이나 벤처 투자 등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대출 위험가중자산(RWA) 산정 개편이 이뤄질 예정이다.펀드는 직·간접 지분투자, 인프라투자, 초저리 대출 지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집행된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신설법인 또는 공장설립 시에 국민성장펀드가 지분투자자로 참여하거나, 기술기업 인수·합병(M&A)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 등이 가능하다. AI데이터센터 및 첨단산업단지 인프라 구축에 참여하거나 AI 데이터센터·첨단산업단지의 대규모 설비투자 자금을 2%대 국고채 금리에 제공하는 사업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2025.09.10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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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GDP 0.7% 상승…저성장 늪에서 1년만에 탈출

국제 경제

지난 2분기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7%를 기록했다. 4분기 연속 이어진 0.1% 이하 저성장 국면에서 탈출했다. 전체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합한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1.0% 증가했다.한국은행은 3일 ‘2025년 2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7월 발표한 속보치(0.6%)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속보치 추계 시 반영하지 못했던 분기 최종월 통계가 추가 반영된 영향이다. 건설투자에서 0.4%p 증가했고,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1.1%p, 수출 0.4%p 상향조정됐다. 설비투자는 0.6%p 하향 조정됐다. 우리나라 GDP는 지난해 1분기(1.2%) 이후 0.1%대 성장이라는 저성장 늪에 빠졌다. 2024년 2분기에는 –0.2%를 기록했고 3분기와 4분기에도 각각 0.1%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0.2%를 나타냈다. 경제 활동별로는 제조업이 1분기보다 2.5% 증가했다.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운송장비 등의 상황이 좋아졌다. 반면 건물 및 토목 건설은 3.6% 감소했다. 지출항목별로는 수출에서 반도체와 석유·화학제품 등이 늘어 4.5% 개선됐고, 수입은 에너지류(원유, 천연가스 등)를 중심으로 4.2% 상승했다. 민간소비는 재화(승용차 등)와 서비스(의료 등) 소비가 늘면서 0.5% 증가했다.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1.2% 늘었다.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1.2% 감소했고 설비투자는 운송장비(선박 등)와 기계류(반도체제조용기계 등)가 줄어 2.1% 축소됐다. 내수와 순수출을 나눠보면 순수출 기여도는 0.2%p에서 0.3%p로 개선됐다. 내수 기여도는 –0.5%p에서 0.4%p로 상향 조정됐다. 소비도 -0.1%p에서 0.5%p로 개선됐다. 건설은 -0.4%p에서 -0.1%p로 높아졌다. 설비는 0.0%p에서 -0.2%p로 하락했고, 지식재산생산물투자 기여도는 0.1%p로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 대비 1.0%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2% 나아졌다. 실질 GNI는 국민이 일정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뜻한다. 실질 GDP에 그해 물가를 반영한 명목 GDP는 전기 대비 2.0%, 전년 동기 대비 3.4% 올랐다. 피용자보수는 의료,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등이 늘어 지난 1분기보다 0.8% 증가했다. 총영업잉여는 운송장비 제조업 및 도소매업 등을 중심으로 4.0% 늘었다.명목GDP를 실질GDP로 나눈 값을 뜻하는 GDP디플레이터는 1년 전보다 2.8% 증가했다. 총저축률(35.6%)은 전기대비 0.7%p 늘어난 반면 국내총투자율은 28.8%로 전기보다 0.1%p 감소했다.한은 관계자는 "전기보다 수출이 예상보다 양호했고, 소비심리도 개선됐다"면서 "속보치와의 차이는 6월 실적치를 반영할 결과 연구개발 지식재산생산물 투자 등 내수를 중심으로 상향 조정됐다"고 말했다.

2025.09.0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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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만 0%였어도 올해 경제 성장률 2.1%”…한국 경제 발목 잡은 건설 경기 불황

은행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0.9%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면서 건설 경기의 심각함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사실상 건설 경기 악화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28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0.8%에서 0.9%로 소폭 상향 조정했지만, 이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0%대 성장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의 핵심 원인은 건설 경기 불황이 지목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와 반도체 수출이 예상보다 선방해 각각 0.2%포인트 성장률을 끌어올렸다”면서도 “건설투자 부진이 성장률을 0.3%포인트 끌어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건설 성장률이 0%만 됐어도 (올해 경제) 성장률은 2.1%까지 가능했을 것”이라며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은 주범으로 건설경기를 지목했다.실제 건설 경기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민간소비(1.4%)·재화수출(2.5%)·설비투자(2.5%)는 모두 지난 5월 전망치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지만 건설투자(-8.3%)는 2.2%포인트 더 하락했다. 올해 1분기 기준 건설기성(공사 실적)은 전년 대비 21.2% 감소했고 건축허가·착공은 같은 기간 각각 -21.4%, -22.5%로 하락했다. 수주는 전년 대비 4.3% 줄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통상 변동성이 크지 않은 지표인 건설기성이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한 것은 현재의 침체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고 평가했다.고용 충격도 뚜렷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건설업 취업자 수는 193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14만6000명 감소했다. 외환위기 이후 26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연령별로는 50대에서 6만8000명 줄었고, 20대에서 4만3000명이 감소했다. 특히 단순 노무직이 8만2000명, 상용근로자도 5만6000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일용직 일자리 축소를 넘어 양질의 일자리마저 붕괴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건설업 일자리 감소는 ‘소득 감소 → 소비 위축 → 내수 악화 → 생산 둔화’의 악순환으로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끌어내리고 있다. 자금시장에서도 건설업은 경고등이 켜졌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자체 신용도 평가에 따르면 올해 보증거래 건설사 2740곳 중 1067곳(38.9%)이 ‘관찰·주의·경보’ 단계로 분류됐다. 이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경보’ 단계 건설사는 120곳으로, 1년 전보다 39.5% 늘었다. 중소기업 비중이 높지만 대기업도 10곳이나 포함됐다.이창용 총재의 “건설이 0%만 됐어도” 발언은 단순 계산 그 이상의 내용을 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 경제 저성장의 본질적 원인이 건설에 있다는 점을 직설적으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다만 “건설을 살리기 위해 단기적인 금리 인하나 보조금 정책으로 밀어붙일 수는 없다”며 “지방 미분양과 공급 과잉을 감안하면 건설업은 구조조정의 과정에 있다”며 “일시적 경기 부양은 장기적으로 더 큰 부작용을 남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5.08.29 11:40

3분 소요
韓 0%대 성장률 벗어날까…美 관세 불확실성 여전

은행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상향했다. 30조원대의 추가경정예산 효과와 소비 개선 흐름이 뚜렷하고, 수출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경제성장률은 여전히 0%대에 머물며 경기 부진의 골이 깊다는 평가가 나온다.한은, 올해 성장률 0.9% 상향…건설경기 부진 타격한국은행은 8월 28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9%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5월 전망 0.8%보다 0.1%포인트(p) 높인 것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2023년 11월 2.3%로 전망한 뒤, 지난해 5월 2.1%, 11월 1.9%, 올해 2월 1.5%, 5월 0.8% 등으로 지속해서 낮추다 이번에 처음 높여 잡았다. 이번 한국은행의 성장률 전망치 0.9%는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각각 제시한 0.8%보다 높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시한 1.0%보다 낮은 수준이다. 정부 전망치와는 동일한 수준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2차 추가경정예산과 경제심리 개선으로 소비 회복세 등이 예상보다 커진 것이 올해 성장률을 0.2%p 정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수출 측면에서도 0.2%p 정도 높이는 요인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건설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점은 올해 성장 전망을 0.3%p 정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특히 건설경기는 경제성장률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해 건설투자 성장률은 -8.3%다. 직전 전망(-6.1%) 당시보다 악화됐다. 건설투자 외에 ▲민간소비(1.1→1.4%) ▲재화수출(-0.1→2.5%) ▲설비투자(1.8→2.5%) 등은 모두 지난 5월보다 전망치가 상향됐다.이 총재는 “건설경기가 예상보다 더 부진하다”며 “건설투자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아닌 0%만 됐다면 연간 성장률은 0.9%가 아닌 2.1%까지도 오를 가능성이 있었다”고 말했다.올해 분기별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을 살펴보면, 1분기 0.2% 역성장에서 2분기에는 0.6% 성장을 이뤘다. 한국은행은 올해 남은 분기별 성장률을 ▲3분기(0.7→1.1%) ▲4분기(0.6→0.2%) 등으로 조정했다. 3분기엔 소비쿠폰 지급과 반도체 수출 호조에 예상을 웃도는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고 연말로 갈수록 철강·자동차 등 관세부과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 하방압력이 커지면서 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지호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올해 1% 경제성장률이 물 건너간 것은 아니다”라며 “올해 3분기 성장률이 크게 반등을 하는지에 따라서 오는 11월 정도쯤 (올해 1% 경제 성장률 달성 여부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美 관세로 통상 환경 변수 커져최근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따라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관세율 평균이 15% 내외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국내 성장률에 큰 폭의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1.6%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통상 환경에 따른 대안적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중국·캐나다 등과 진행 중인 미국 관세협상이 원만히 타결되고 펜타닐 관세 철폐가 이뤄진다면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은 기존 전망 대비 0.1%p 오를 것으로 봤다. 반면 무역 갈등이 재점화 돼 미국과 중국·캐나다·멕시코 등의 협상이 결렬되고, 이들 국가도 보복 관세로 대응할 경우 내년 국내 성장률이 기본 전망 대비 0.2%p 낮아질 것이란 분석이다.한국은행 관계자는 “우리 경제는 미국 관세에 따른 타격이 큰 편에 속한다”면서 “높은 수출 의존도로 인해 직접적인 대미 수출뿐 아니라 여타국으로의 중간재 수출도 영향을 받으면서 부정적 영향이 큰 것”이라고 분석했다.이어 “미·중 협상의 전개, 여타국의 추가적인 대응, 반도체·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며 이러한 리스크요인의 변화에 따라 미 관세의 영향도 달라질 것”이라며 “미·중간 협상은 계속 진행 중이며 첨예한 갈등상황에서는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갈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진단했다.올해 물가는 2%대 상승 전망한국은행은 올해와 내년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각각 2.0%, 1.9%로 전망했다. 기존과 전망과 비교해 0.1%p씩 상향된 수치다. 국제유가 하락에도 기상여건 악화에 따라 농축수산물가격이 상승한 영향이다. 근원물가는 지난 전망에 부합하는 1.9%를 유지했다.추후 물가 경로 상방 리스크로는 ▲기상여건 악화 ▲소비개선세 확대 등이 꼽힌다. 반면 하방 리스크로는 ▲세계 원유공급확대 ▲정부의 물가안정대책 강화 등이 꼽힌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당초 전망인 820억 달러를 큰 폭 상회하는 1100억 달러로 예상했다. 올해 경상수지 전망치를 달성한다면 사상최대 규모다. 내년 전망은 720억 달러에서 850억 달러로 높였다.아울러 올해 중 취업자 수 증가규모는 17만명으로 전망했다. 5월 전망 12만명을 상회하는 수치다. 내년에도 지난 전망 10만명을 웃도는 13만명을 예상했다.한국은행 관계자는 “고용 증가세는 고령층이 주도할 것”이라며 “청년층 고용 부진은 내수 경기 회복으로 다소 완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2025.08.28 14:59

4분 소요
지난해 오늘 "LG그룹은 시총 42조원이 증발했고 KDI는 내수 침체를 전망했다" [AI로 본 그날]

산업 일반

※ 뉴스는 돌고 돕니다. 특히 경제 이슈는 일정한 사이클을 두고 다시 벌어진다고 말합니다. 사이클이란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영원한 황금기'도, '영원한 불황기'도 없는 것입니다. 과거의 뉴스를 그저 지나간 일이라고 잊을 수 없는 까닭도 이 때문입니다. 과거 뉴스를 알면 현재는 물론 미래의 모습까지 예측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과거의 주요 뉴스를 되짚겠습니다. 지난해 오늘인 2024년 8월 12일 주요 경제 뉴스 키워드 3가지는 이와 같습니다. ▶LG그룹, 8월 12일까지 시총 42조 원 증발 ▶KDI, 2024년 8월 수정 경제전망 발표 ▶삼성전자, ‘Galaxy 바꿔보상’ 프로그램 통해 10만 돌파입니다.LG그룹, 시총 42조원 증발 2024년 LG그룹은 주가 부진으로 인해 8월 12일 기준, 전체 시가총액이 약 42조원 이상 감소하면서 어려운 한 해를 보냈습니다. 분석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약 191조 원이었던 전체 시총은 현재 약 149조원으로 감소하며 약 22% 줄어든 규모입니다. 특히 LG화학(–42%), LG에너지솔루션(–23%), LG디스플레이(–14%)의 실적 부진이 크게 작용한 가운데, 유일하게 LG이노텍만 소폭 상승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 LG그룹의 IT 계열사인 LG CNS의 기업공개(IPO)가 유력한 돌파구로 떠올랐습니다. IB 업계에서는 이 회사의 기업가치를 약 5조~7조 원 수준으로 평가하며, 9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2025년 초 상장을 목표로 추진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다만, LG CNS 측은 아직 상장 시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KDI, 2024년 8월 수정 경제전망 발표 대한민국 KDI는 2024년 8월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2분기 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0.2%로 역성장한 반면 전년 동기 대비로는 2.3% 성장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둔화가 주요 원인이며, 특히 고금리 지속으로 인한 내수 침체가 두드러졌습니다. 반면 반도체 중심 수출은 호조를 보이며, 올해 성장률 전망은 2.5%로, 이전 2.6%보다 하향 조정됐습니다. 길어지는 금리 부담과 내수 회복 지연이 경기 회복 지연 요인으로 분석됐습니다.삼성전자, ‘Galaxy 바꿔보상’ 프로그램 통해 10만 돌파 2024년 7월 12일부터 시작된 삼성전자의 ‘Galaxy 바꿔보상’ 프로그램은 갤럭시 Z 폴드6 또는 Z 플립6 구매 시 기존 폴더블폰을 반납하면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입니다. 반납된 기기는 보통 중고 시세보다 높은 보상 금액이 적용되었으며, 대표적으로 폴드5 512GB 반납 시 최대 110만원, 플립5 512GB는 최대 80만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었습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10만명의 고객이 참여했으며, 그중 90% 이상이 기존 삼성 폴더블폰 사용자였다고 합니다. 가장 많이 반납된 모델은 플립3, 다음이 플립4였고, 이는 소비자들이 해당 제품군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음을 뒷받침합니다. 또 해당 프로모션은 지난해 8월 31일까지 운영됐으며, 폴더블폰 신규 개통 시 Galaxy 스마트태그2 2개를 무상 증정하고, 추천인 이벤트로 상품권을 제공하는 등 혜택이 더욱 풍성했습니다. *이 기사는 AI를 활용해 작성했습니다.

2025.08.12 15:59

3분 소요
“반도체 최혜국 대우, 안심하긴 이르다”...관세 넘는 실질 경쟁력 키워야 [韓美 관세 진단] ⑤

산업 일반

세계는 기술 경쟁과 협력이 국가 권력 지형의 재편을 주도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반도체·인공지능(AI)·2차전지 등 미래 핵심 기술들은 단순한 산업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국가 안보와 국제 무역, 경제 정책 전반에 걸쳐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특히 반도체 산업은 2023년 전 세계 시장 규모가 약 5700억 달러(한화 약 780조원)에 달하며, 우리나라 수출의 약 17%를 차지하는 대표적 국가전략산업이다. 2022년 국내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는 30조원에 육박해 제조업 경쟁력의 바로미터로 평가받는다. 주요 강대국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반도체를 ‘경제 패권’뿐 아니라 ‘기술 안보’의 핵심 기반으로 인식, 자국 중심 공급망 확보와 기술 내재화에 막대한 예산과 보호무역 정책을 투입 중이다.이런 국제 환경에서 최근 한미 양국은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과 심화하는 보호무역 기조에 대응해 관세협정을 새롭게 개정했다. 미국은 자동차, 조선 등 일부 핵심 품목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예고했으나, 이번 협정을 통해 이를 15%로 완화하는 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반도체에 대해서는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합의해 당장의 충격은 피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협정 타결은 단기 위기 회피에 불과하다. 미국은 CHIPS Act를 통한 대규모 반도체 투자 확대와 까다로운 현지화 요건 도입 등 실질적인 비관세 장벽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과 유럽연합 역시 자국 산업 보호와 기술 확보를 위한 보조금 정책 및 규제를 강력히 추진 중이다. 이런 조치들은 단순한 관세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하여 한국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공급망 안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2025년 7월 기준, 한국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6% 증가한 147억 달러를 기록하며 단기적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이는 AI와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며, 무관세 유지가 시장 확대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평가다. 미중 기술 패권 갈등이 심화할수록 국내 기업들은 공급처 다변화와 투자 결정, 기술 개발 방향에서 더 복잡한 압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AI 전환 속에서 변화하는 경쟁 요소에 집중 현장에서는 이미 관세율보다 더 강한 경쟁 요소들이 산업 위상을 좌우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AI용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사 선정에서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가 보유한 뛰어난 기술 신뢰도와 양산 수율을 높이 평가해 핵심 협력사로 선택했다. SK하이닉스는 2024년 HBM3E 제품 양산 수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려 안정적 공급 기반을 마련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초기 품질 인증 지연으로 고전했으나, 막대한 R&D 투자와 조직 혁신으로 기술력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처럼 품질, 기술력, 공급 안정성이 관세보다 산업 내 지위와 실적에 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세계 반도체 산업은 미세공정, 파운드리, 패키징, 소프트웨어 등 가치사슬별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미국은 설계와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시장을 주도하며, 대만 TSMC는 초미세 공정에서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은 소재·장비 분야에서 3년 연속 점유율 확대를 이어가고 있으며, 중국은 내수 시장 강화와 우회 수출 전략 추진에 집중하고 있다.한국은 여전히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으나, 이는 과거부터 축적된 기술력과 대규모 투자의 결과이고, 현재 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설계·고부가 패키징 등 비메모리 분야에서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2024년 국내 시스템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은 약 170개이나 글로벌 톱 10에는 포함된 기업이 단 한 곳도 없을 정도다. AI 전환 속에서 반도체 경쟁이 단일 제품에서 생태계 통합 경쟁으로 바뀌고 있기에, 설계, 패키징, 소프트웨어 분야가 뒤처지면 장기적 성장에 심각한 제약이 불가피하다.따라서 중요한 것은 단기적 관세 협상에 안주하지 않고, 산업 구조의 대대적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일이다. 향후 예상되는 주요 도전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미국·중국을 중심으로 수요처가 분산됨에 따라 지역별 공급망 이중화 및 현지 생산 투자가 크게 늘어날 압력이 존재한다. 이는 안정적 공급을 위해 현지 제조시설 구축을 요구하는 동시에, 글로벌 생산 거점 다변화라는 과제를 안긴다. 둘째,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 기술 내재화 요구가 더욱 강화되면서, 관련 산업 생태계를 조속히 구축하고 육성해야 한다. 이는 단순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넘어 산업 전반의 경쟁력 확보와 공급망 안정성의 핵심 기반이 된다. 셋째, 시스템 반도체, 설계, AI 반도체 등 신성장 분야에서의 역동적 진입과 경쟁력 확보가 필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고성능 연산용 칩, 신소재, AI 전용 칩 등 차세대 기술 개발과 상용화가 글로벌 주도권 확보의 관건이다.단기 외부 변수 넘어 장기적 전략 필요 이에 다음과 같은 실천 방안을 제언한다. 첫째, 메모리·시스템·패키징·소프트웨어 전 분야에서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인력 재교육을 병행해 산업 전반 혁신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둘째, 글로벌 고객사와의 공동 설계 및 상품기획 협력 체계를 조속히 구축해 시장 요구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산업계는 공급망 다변화 및 현지화 전략으로 복합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분산하고 대응해야 하며 넷째, 정부는 ▲세제 지원 강화 ▲연구 인력 확대 ▲산학 R&D 클러스터 구축 등 실효성 높은 정책적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한미 관세협정 타결은 한국 반도체 산업에 ‘시간을 벌어준 장치’나 다름없다. 급변하는 산업 패러다임 속에서 실질 경쟁력 확보와 생태계 전환을 위한 골든타임이 도래했다. 특히 정부 정책은 대기업 위주의 지원을 넘어서 팹리스, 소부장, 산학협력 생태계 간 활발한 연계 강화와 전문 인재 양성에 집중해야 한다. 단기 외부 변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향후 5년, 10년 뒤에도 글로벌 기술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업계, 정부, 학계, 스타트업이 모두 협력하며 혁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준비된 국가와 기업만이 다가올 글로벌 무역환경 변화의 승자가 될 것이다. ※ 전정환 교수는 기술경영분야의 전문가로서 경상국립대 산업시스템공학부에 재직중이다. KAIST 기계공학과에서 학사,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삼성전자(반도체사업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등에서 근무했으며, 경상국립대에서는 공과대학 부학장, 기획처장을 역임했다.

2025.08.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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