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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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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원 할인”…BMW, 벤츠 잡고 선두 굳히나

산업 일반

BMW의 주력 세단인 5시리즈가 10월 한 달간 1000만원 이상 할인된 가격에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경쟁 차종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에 밀려 약세를 보였던 모델이다. 올해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 왕좌를 두고 벤츠와 치열한 경쟁 중인 BMW가 5시리즈를 통해 선두 탈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31일 업계에 따르면 BMW 딜러사들은 이달 5시리즈 출고 고객을 대상으로 큰 폭의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딜러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적게는 800만원 많게는 1100만원 이상 할인된 가격에 차량 구매가 가능했던 것이다. 이달 대규모 할인 혜택이 적용된 모델인 5시리즈는 BMW의 핵심 모델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BMW 5시리즈는 올해 1~9월 누적 기준으로 1만4414대가 신규 등록됐다. 같은 기간 BMW 전체 실적(5만7756대)에서 약 25%를 차지했다. BMW 딜러사의 한 관계자는 “이달 프로모션이 다른 달에 비해 좋았다”면서 “기본 할인에 재구매 고객 혜택 등이 더해지면서 1100만원 이상의 혜택을 받고 구매한 고객들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BMW 딜러사 관계자는 “이달 재고 물량이 평시보다 많아 할인 혜택이 더 컸다”면서 “이달 출고 기준이며, 다음달에는 혜택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반면 5시리즈의 경쟁 모델인 E클래스는 특별한 혜택이 없었다. 복수의 딜러사에 문의한 결과, 벤츠 E클래스 구매 시(이달 출고 기준) 고객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100만원 내외에 불과했다. 벤츠 딜러사의 한 관계자는 “E클래스 기준으로 만명에 달하는 고객들이 계약을 걸어두고 있다”며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 할인 혜택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BMW vs 벤츠, 치열한 순위 싸움 국내 수입차 시장 최정점에는 벤츠가 서있다. 이 브랜드는 2016년부터 6년 연속으로 1위(신규 등록 대수 기준)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2015년까지 8년 연속 1위 자리를 차지했던 BMW는 벤츠의 성장세에 밀려 ‘만년 2위’라는 꼬리표가 붙었다.업계에서는 벤츠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로 E클래스를 꼽는다. 해당 모델은 벤츠 전체 실적에서 3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차종이다. 벤츠 E클래스는 2016년 10세대 모델 출시 후 매년 단일 모델 기준 국내 판매 1위를 차지했다. BMW의 5시리즈는 E클래스에 밀려 고전해왔다.올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9월 5시리즈의 신규 등록 대수는 1만4414대, E클래스는 2만362대였다. E클래스와 5시리즈의 격차는 5948대다. BMW가 벤츠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5시리즈의 실적이 반등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BMW와 벤츠의 선두 경쟁은 올해 유독 치열하다. BMW는 올해 들어 5차례(1, 6, 7, 8, 9월)나 월별 신차 등록 대수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벤츠는 4차례(2, 3, 4, 5월) BMW를 앞섰다. 두 브랜드의 누적 실적은 각각 5만7756대, 5만6109대로 BMW가 근소하게 우위를 점하고 있다. SUV 부문에서는 BMW가 꾸준히 벤츠를 앞서왔다. 5시리즈의 실적만 뒷받침된다면 올해는 BMW가 벤츠를 넘어설 수 있는 상황이다.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 문제가 연초와 비교해 많이 해소되면서 점차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BMW, 벤츠 모두 국내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인 것은 사실이다. 남은 기간 누가 더 많은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

2022.10.31 19:06

3분 소요
[BMW의 반격, 벤츠 제치고 수입차 1위 탈환?] 4분기 E클래스·5시리즈 경쟁 승자가 ‘왕좌’ 오른다

자동차

5년 전 ‘선빵’ 맞은 BMW, 페이스리프트는 한 발 빨랐다 5년여 동안 한국 수입자동차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온 메르세데스-벤츠의 독주체제가 무너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2018년 화재사태를 딛고 일어선 BMW의 추격이 거세기 때문이다. 수입차업계에선 두 회사가 ‘볼륨 모델’ 신차로 맞붙는 4분기에 판매 실적이 뒤집힐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두 브랜드의 1, 2위 싸움은 E클래스와 5시리즈의 싸움에 달렸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2016~2017년 출시된 벤츠 10세대 E클래스와 BMW 7세대 5시리즈의 경쟁에선 E클래스가 ‘판정승’을 거두며 벤츠의 독주로 이어졌다. 이 모델들이 최근 페이스리프트가 이뤄지며 다시 맞붙는다. 두 차량의 싸움이 전체 브랜드 순위를 뒤집을 것이란 전망이다. ━ 2016년 벤츠의 한 방에 2위로 밀린 BMW 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BMW는 한국 수입차 업계 불변의 1위 브랜드였다. 한국수입차협회가 브랜드별 차량 등록 집계를 시작한 2003년부터 2015년까지를 보면 두 차례를 제외하곤 줄곧 판매 1위 브랜드로 이름을 올렸다. 2005년과 2006년에는 간발의 차이로 렉서스가 1위를 차지했다.이런 BMW가 ‘부동의 1위’ 자리를 벤츠에 빼앗긴 건 2016년이다. 당시 벤츠의 가장 큰 성공요인은 같은 해 완전 변경한 10세대 E클래스다. 앞서 풀체인지돼 성공을 거둔 S클래스의 ‘판박이’ 디자인을 갖추고 플래그십에나 담길법한 옵션들을 넣은 E클래스는 출시와 동시에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2016년 1~6월 6597대 판매에 그쳤던 E클래스 판매량은 풀체인지 이후인 7~12월엔 1만6240대로 3배 가까이 판매가 늘었다. 6개월간 판매된 10세대 E클래스 판매량이 같은 해 벤츠 전체 판매량(5만6343대)의 3분의 1에 가까울 정도였다.E클래스의 선전으로 궁지에 몰린 BMW는 이듬해 2월 7세대 5시리즈를 재빠르게 들여왔다. 김효준 당시 BMW코리아 회장은 본사와 협의를 통해 5시리즈 모든 차종에 500만원 상당의 옵션인 ‘M스포트 패키지’를 기본적용하는 승부수도 걸었다. 그러나 결과는 ‘판정패’였다. 출시 첫해인 2017년 판매량(6시리즈 포함)이 2만4714대에 그치며 3만2414대가 팔린 2년 차 10세대 E클래스에 패배했다. 이듬해 발발한 BMW의 화재사태는 벤츠와의 격차를 더 키웠고, 지난해엔 벤츠(7만8133대)와 BMW(4만4191대)의 브랜드 판매량이 거의 두 배까지 벌어졌다.약 5년간 벤츠에 굴욕을 맞본 BMW는 올 들어 반격을 시작했다. 격차가 벌어진 만큼 단번에 역전은 불가능하지만 벤츠의 판매량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나선 것이다. 올해 1~9월 두 브랜드의 한국 판매는 벤츠가 5만3571대, BMW가 4만1773대로 1만1798대 차이가 난다. 전년 같은 기간 두 브랜드의 판매 격차(2만4647대)에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두 브랜드의 판매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 올해 3분기만 보면 벤츠가 1만7203대, BMW가 1만6343대를 팔아 두 브랜드의 판매 격차는 860대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 8월엔 BMW가 월간 판매 집계에서 벤츠를 2년8개월 만에 앞지르기도 했다.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자동차학)는 “최근 벤츠와 BMW의 판매 격차가 줄어드는 것은 재고 판매 전략과 함께 BMW 브랜드 이미지의 개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출시된 5시리즈의 판매가 원활히 이뤄진다면 4분기에는 수입차 1위 탈환도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4분기가 반환점이 될 수 있는 이유는 E클래스와 5시리즈의 신차 재격돌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2016년 풀체인지 모델을 벤츠보다 한 발 늦게 내놓은 BMW는 페이스리프트에선 한 발 앞섰다. BMW는 지난 5일 7세대 5시리즈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국내 출시했다. 한 발 늦은 벤츠는 오는 13일 E클래스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국내 공개하고 이달 중 출시한다.두 차 모두 ‘풀체인지에 가까운 수준’의 변화를 보였기 때문에 판매량을 쉽게 예단하긴 어렵다. 공개된 이미지들을 보면 디자인적으로 더 큰 변화가 있는 건 E클래스다. 벤츠의 새로운 패밀리룩 디자인이 적용된 첫 차다. 전면부 그릴은 물론 후면램프 등 디자인이 대폭 변경돼 완전히 다른 차가 됐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2016년 10세대 E클래스는 앞서 출시된 S클래스 디자인의 인기 덕분에 어느 정도 성공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었는데, 이번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적용된 패밀리룩은 E클래스가 가장 먼저 적용됐다”며 “시장의 반응을 짐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직 국내 공개 전인 E클래스 역시 편의사양 등에 대폭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BMW 5시리즈의 디자인은 주간 주행등과 키드니 그릴의 형태 등 디테일한 부분에서 크게 바뀌었지만 전체를 놓고 봤을 때 E클래스보단 변화 폭이 적다. 5시리즈의 변화는 외관보단 성능에 집중됐다. 액티브크루즈컨트롤과 차선유지어시스트, 충돌회피조향어시스트 등으로 구성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이 전 모델에 기본 탑재되는데, 주변 교통상황을 계기반에 3D 그래픽으로 나타내는 ‘드라이빙 어시스트 뷰’ 기능이 새로 추가됐다. 신용카드 형태의 NFC 기반 ‘키 카드’가 기본 제공되고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디지털 키’ 기능도 활용 가능하다.예측이 쉽진 않지만 업계에선 BMW의 한국법인 판매 의지가 큰 만큼 이번엔 5시리즈의 승리를 점치는 시각이 많다. BMW는 지난 5월 5·6시리즈의 월드프리미어 행사를 한국에서 할 만큼 한국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가격 또한 승부를 결정지을 요인으로 꼽힌다.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하면 가격이 오르기 마련인데, 두 차의 가격 인상 폭은 5시리즈가 더 적다. 엔트리 차급인 520i 럭셔리의 경우 6360만원으로 이전 모델 대비 30만원 올렸는데, E클래스 250e는 150만원이 오른 6450만원으로 책정됐다. BMW코리아 측은 “다양한 첨단 사양을 기본 적용하면서도 경쟁사 대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 제네시스가 큰 변수, 사정당국 조사도 관건 두 브랜드의 1위 싸움에 변수로는 제네시스가 꼽힌다. 두 브랜드의 잠재 소비층이 제네시스로 이동한다는 분석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제네시스는 올해 한국 시장에서 1~9월 7만7358대를 판매하며 고급차 분야에서 1위 브랜드로 도약했다. 제네시스는 2017년 이후 줄곧 수입차 1위 벤츠보다 적은 차를 판매했는데, 1~9월 판매량이 벤츠의 지난해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고급차 시장 1위 탈환이 확실시된다. 제네시스에 고객을 덜 빼앗기는 브랜드가 4분기부터 수입차 왕좌를 차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또 디젤게이트의 충격을 딛고 올해 1~9월 전년대비 200% 판매를 늘리고 있는 아우디와 폴크스바겐 역시 수입차 판매 순위에 영향을 줄 요인으로 지목된다.벤츠와 BMW가 나란히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점은 두 브랜드의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검찰은 지난 5월과 6월 벤츠코리아 본사를, 지난달엔 BMW코리아 본사를 각각 압수수색 했다. 벤츠코리아 압수수색의 경우 앞서 환경부의 배출가스 불법 조작 판단에 따라 고발이 이뤄짐에 따라 이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로부터 받은 역대 최대 과징금도 벤츠코리아 경영에 간접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766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벤츠코리아는 지난 8월말 642억원 정도의 과징금을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벤츠코리아로부터 국내 판매 차량 대수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과징금이 일부 줄어들었다”면서도 “앞서 확인한 조작 혐의에 대한 입장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BMW코리아에 최근 진행된 압수수색은 2018년 이뤄진 화재사태 당시 결함을 은폐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2020.10.11 07:15

5분 소요
[총성 울린 미·중 무역전쟁] 美 엄포대로 관세 부과 中 “즉각 반격에 나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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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약점 파고드는 공세… 사상 최대 무역전쟁 발발할 수도 미국이 7월 6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수입하는 340억 달러(약 38조원) 규모의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해 미·중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미국은 미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전 0시 1분을 기해 미 무역대표부(USTR)가 6월에 확정한 산업 부품·설비, 기계·차량·화학제품 등 818개 품목에 대한 고율 관세부과 조치를 발효했다. 관세 부과 방침이 정해진 500억 달러(약 56조원) 가운데 나머지 160억 달러 규모의 284개 품목에는 2주 이내에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월 5일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들에게 “먼저 340억 달러어치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고, 나머지 160억 달러 규모에 대해선 2주 이내에 관세가 매겨질 것”이라며 관세 강행 방침을 확인했었다. 500억 달러는 지난해 미국의 대중 상품수지 적자 3750억 달러의 15%에 육박하는 규모다. 미국이 지난 3월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 부과 방침을 처음 밝힌 이후 미국과 중국의 고위 관료들이 협상을 벌였지만 무위에 그쳤고, 결국 고율 관세가 발효되면서 세계 각국이 우려한 무역전쟁이 벌어질 위기에 놓였다.미국이 겨냥한 중국 산업 부문은 항공우주·정보통신기술·로봇공학·산업기계·신소재·자동차 등이다. 중국이 추진하는 ‘중국 제조 2025’ 정책의 핵심 분야다. 이번 관세 부과 주요 대상인 340억 달러 규모의 품목은 항공기 엔진·타이어, 일부 승용차·트럭·오토바이·헬기·항공기·우주선, 선박 모터, 원자로, 푸드프로세싱 설비, 착유기·부화기 등 축산설비, 프린터·복사기 부품, 볼 베어링, 범용 스냅 스위치, 변압기, 리튬배터리, 레이더·무선 설비, 엑스레이 등 의료 설비, 현미경·망원경, 산업자석 등 광범위하다.미국이 관세 부과를 시작하며 무역전쟁 포문을 열자 중국도 바로 반격에 나섰다. 중국 상무부는 7월 6일 낮 12시 대변인 명의 담화를 통해 미국이 역사상 최대 무역전쟁을 시작했다며 중국은 어쩔 수 없이 반격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했고 역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전쟁을 시작했다”면서 “(미국의) 이런 관세부과 행위는 전형적인 무역폭압주의”라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은 현재 세계 생산사슬과 가치사슬의 안전에 심각한 위해를 가하고 있다”면서 “세계 경기 회복을 방해하고 세계 시장에 혼란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 핵심 이익과 국민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반격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보복 조치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을 겨냥해 농산품·자동차·수산물을 포함한 품목 340억 달러 상당에 대한 관세를 먼저 부과하고 미국처럼 나머지 화학 공업품, 의료 설비, 에너지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를 나중에 발표하겠다는 방침이다.무역전쟁의 피해는: 미국은 중국이 보복하면 관세를 더 부과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보하고 있는 2000억 달러어치가 있고, 그리고 3000억 달러어치가 있다”면서 “500억 달러 더하기 2000억 달러, 여기에 약 3000억 달러를 더하는 셈”이라고 말해 중국이 보복관세로 대응하면 미국은 추가 5000억 달러어치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렇게 두 나라의 충돌이 벌어지면 두 나라 모두 타격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미국은 IT·로봇공학·항공우주 등 중국이 전략적으로 추진 중인 첨단 제조업을 겨냥했고,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에서 생산되는 주요 농산품과 자동차를 겨냥해 실제적인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미국의 경우 이번 조치로 내년 말까지 미국에서 일자리 14만5000개가 사라질 수 있으며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내년 말까지 0.34%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중국도 2019년 성장률이 0.2%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피해는 두 나라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어들면 중국에 중간재·부품을 공급하는 아시아 주변국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수출이 10% 줄어들면 한국을 비롯해 대만, 말레이시아 등은 중국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더 큰 문제는 단순한 지표상의 수치가 아니라 기업 경영환경, 금융시장 여건 등 경제 전반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고질적인 부채 문제에 대한 경고음이 울리는 가운데 JP모건체이스는 무역갈등 고조로 소비자 수요를 비롯한 중국 경제 기반이 약해지면 신용상태가 더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총구가 중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캐나다· 멕시코·일본·한국 등 세계 주요국 모두를 향해 있는 데다 대형 악재가 주요 경제국 간 얽히고설킨 글로벌 공급망을 타고 퍼지면 세계 곳곳에서 물가 상승과 수요 약화 등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중국이 무역 흑자를 줄이라는 미국의 압박에 따라 총수출을 10% 줄이면 아시아 국가의 GDP 성장률이 평균 1.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글로벌 무역전쟁으로 번지나: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 폭탄’을 앞세운 미국의 무역공세는 우방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은 전통적인 우방인 유럽, 이웃사촌인 캐나다·멕시코에 대해서도 ‘공정무역’이라는 명분 아래 ‘관세 카드’를 내세워 대미(對美) 수출을 줄이고 미국산 제품에 대한 자국 시장 문턱을 낮추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럽과 캐나다, 멕시코도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물러서지 않겠다면서 맞서고 있고 미국은 더 큰 보복을 거론하며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21세기 무역전쟁의 전선은 패권 경쟁국인 중국, 냉전시대 라이벌이었던 옛 소련의 후신인 러시아뿐만 아니라 20세기 두 차례 세계대전을 비롯해 여러 전쟁에서 피를 나눈 우방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우방에 대한 미국의 무역공세는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로 시작됐다. 미국은 지난 3월 ‘국가안보’를 이유로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유럽과 캐나다, 멕시코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미국은 협상의 여지를 남기며 관세 부과를 유예했지만 지난 6월 1일부터 결국 관세 부과를 강행했다. 유럽연합(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를 이끄는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미국이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서 국가안보를 이유로 내세운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보호무역주의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미국의 태도에 대해 공개석상에서 ‘적보다도 못한 친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미국의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 제품 관세부과에 대해 “모욕적” “터무니없다”면서 강하게 비판했다.EU와 캐나다, 멕시코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제품 관세부과 강행에 대해 보복에도 나섰다. EU는 6월 22일부터 오렌지·땅콩버터·위스키·청바지·오토바이 등 미국산 수입품 180개 품목에 대해 28억 유로(약 3조6000억원) 규모의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의 EU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규모에 비례해서 내린 조치다. 아울러 EU는 미국의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 분쟁 해소 절차를 밟기로 했다. 캐나다는 7월 1일부터 위스키·케첩·초콜릿·오렌지 주스 등 미국산 제품 50여 가지에 대해 10%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연간 125억 달러(약 14조 원)에 달하는 규모다. 멕시코는 6월 6일부터 미국산 철강·치즈·위스키 등에 최고 25%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7월 5일부터는 돼지고기에 20% 관세를 매기기 시작했다.미국도 반격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22일 트위터를 통해 EU가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제거하지 않으면 EU에서 수입되는 모든 자동차에 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EU는 미국이 자동차에도 관세를 부과하려는 데 대해 “정당하지도 않고, 경제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 미국이 이를 강행하면 그에 상응해 보복조치에 나설 것이라며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다만 EU는 미국과의 무역갈등에 대해 강경 대응책뿐만 아니라 협상을 통한 해결 여지도 남겨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미국-EU의 무역 대립을 끝내기 위해 수입차에 대한 관세를 인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다만 “자동차 관세를 재논의 하기 위해 EU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관세 인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미국산 차뿐 아니라 모든 수입차에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미·중 갈등 봉합 여지는: 미·중 두 나라는 일단 이번 무역전쟁으로 어느 쪽이 고통을 감내해야 할지 지켜볼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일각에서는 이번 충돌에 따른 경제적 고통과 정치적 악영향이 커지면 미국이 협상에 관심을 보이게 될 것이며, 중국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중 두 나라가 1차 340억 달러에 대한 관세 부과로 힘을 겨뤄본 다음 4차 무역 협상에서 타협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다만 미국과 중국이 사실상 세계 경제 패권을 놓고 피할 수 없는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두 나라의 무역전쟁이 조만간 봉합되기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트럼프에게는 대선에서 승리를 안긴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가 11월의 중간선거를 비롯해 앞으로 다가올 선거 때마다 버릴 수 없는 카드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을 넘어서 첨단산업을 내세운 진정한 글로벌 강국의 지위를 노리며 ‘IT 굴기’를 추진하고 있어 미국 패권에 도전하는 상황이다.한국 정부 대책은: 정부는 미·중 무역전쟁이 우리 수출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필요할 경우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정부는 7월 6일 오전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 회의를 열고 최근 미·중 통상분쟁, 글로벌 금융시장·국제유가 등 주요 리스크 요인을 점검했다. 정부는 현재 국내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미·중 통상분쟁을 중심으로 글로벌 무역갈등이 심화하면 세계 경제와 국내 수출에 하방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정부는 관계기관과 긴밀히 공조 체계를 유지하면서 전개 상황에 대해 철저히 대응할 방침이다. 지나치게 위축될 필요는 없다는 발언도 나온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7월 6일 서울 강남 한국기술센터에서 열린 ‘미·중 무역분쟁 관련 실물경제 점검회의’에서 “최근 우리의 제1, 제2 수출대상국인 중국과 미국 간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있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과 수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도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미·중이 양국 간 수입품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 시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은 1억9000만 달러, 대미 수출은 5000만 달러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의에 참석한 업종별 단체도 이번 미·중 상호조치에 따른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대중 주력 수출 업종인 반도체·디스플레이는 휴대폰, PC 본체 등 주요 수요 품목이 제재 대상에서 제외돼 대중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예측했다. 자동차·기계·철강 등도 대부분 중국 내수용으로 수출돼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평가하고, 전자기기는 프린터·복사기 등이 제재 대상에 포함됨에 따라 일부 부품의 수출 감소가 있을 수 있으나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화학제품은 미국 제재로 대중 수출의 감소 요인도 있으나 중국의 미국산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제재로 대중 수출 증가 요인도 상존해, 전반적으로 대중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았다. 대미 수출에서도 자동차·전자기기 등 핵심 수출 업종은 미국 내수 중심의 수출 구조로 미·중 간 관세조치에 따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다. ━ 미·중 무역전쟁 불똥 어디로 튀나 - 룩셈부르크 최대 피해 … 한국은 6번째 예상 미국의 중국산 제품 고율 관세 부과로 촉발될 G2(미·중) 무역전쟁으로 두 당사국 외에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10개국 가운데 한국이 6위로 꼽혔다. 7월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경제분석기관 픽셋에셋매니지먼트의 애널리스트들이 미·중 간의 전면적 무역전쟁이 몰고 올 수출 분야의 리스크(위험요인)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62.1%로 6위에 자리했다. 이 비율은 글로벌 교역 체인망에서 해당 국가의 수출입 물량이 자국의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설명했다.한국은 세계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선진화한 경제로 전자제품·자동차·철강·선박 등 주요 수출 품목이 무역전쟁의 가장 직접적인 위협을 받게 된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분석했다. 한국의 상위 교역 파트너로 미국과 중국, 싱가포르가 꼽힌다는 점도 리스크가 커지는 배경으로 들었다.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나라는 유럽 소국 룩셈부르크(70.8%)로 나타났다. 룩셈부르크는 금융과 정보산업, 철강 등이 주요 산업이며 유럽에서 가장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높은 국가이지만 교역 의존도가 워낙 높기 때문에 미·중 대립의 결과물에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밝혔다.2위는 대만(67.6%)으로 역시 반도체·컴퓨터·플라스틱 등 제조업 부품이 주요 수출 품목이어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3∼5위는 옛 동유럽권인 슬로바키아(67.3%)·헝가리(65.1%)·체코(64.7%)로 나타났다. 슬로바키아는 중공업과 농업 분야의 타격이 크고, 헝가리는 농업·자동차·IT 등에서 수출 지향적 경제구조란 점에서, 체코도 하이테크 엔지니어링 분야의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높은 순위로 꼽혔다.한국 다음의 7위는 중국과의 교역량이 많고 국제적으로 개방된 경제권이자 금융 중심 도시국가인 싱가포르(61.6%)가 꼽혔다. 중국이 최대 교역 파트너인 말레이시아(60.4%)가 8위, 시장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제구조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는 아이슬란드(59.3%)가 9위, 유럽의 구글 헤드쿼터가 있는 아일랜드(59.2%)가 10위로 각각 평가됐다.

2018.07.0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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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수입차 하반기 전망(1)] 메르세데스-벤츠 vs B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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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차 시장의 ‘벤츠 천하’가 이어지고 있다. 올 들어서도 메르세데스-벤츠는 라이벌 BMW를 제치고 2년 연속 압도적인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BMW로서는 치욕적인 이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프리미엄 이미지의 추락은 더욱 뼈아프다. 국내 수입차 시장의 ‘벤츠 천하’가 더욱 굳어지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국내에서 팔린 수입차 3대 중 1대가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인 것으로 나타났다. 7월까지 전체 수입차 누적 판매 대수 13만5780대 중 벤츠가 4만3194대로, 전체 시장의 31.8%를 차지했다. 벤츠는 지난해 5만6343대를 판매해 4만8459대에 그친 BMW를 제치고 수입차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했다. 2009년 이후 7년 만의 일이다.판매 대수로만 보면 올 들어 벤츠와 BMW는 나란히 성장했다. BMW는 판매량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8% 늘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벤츠의 성장률(50.6%)이 워낙 압도적이다. BMW는 올 상반기 7세대 ‘신형 5시리즈’를 출시하며 2개월 반짝 1위 탈환에 성공했지만 E클래스가 독보적 활약을 펼친 벤츠에게 무릎을 꿇었다. 벤츠는 지난 6월 7783대를 판매해 역대 수입차 월간 최다 판매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 ‘올드’ E클래스에 참패한 ‘뉴 5시리즈’ 벤츠와 BMW는 지난해부터 한국 수입차 시장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다. 수익보다는 판매 대 수를 둔 자존심 싸움에 가까웠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올 7월까지 결과를 놓고 보면 벤츠의 압승이다. 지난해 출시한 신형 E클래스의 인기가 수그러들 줄 모르면서 올해 2월 등장한 뉴 5시리즈의 존재감을 흐리면서 수입차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두 브랜드의 대표적 모델 경쟁에서도 BMW는 참패했다. C클래스 vs 3시리즈, E클래스 vs 5시리즈, S클래스 vs 7시리즈 등 대표 모델에서 모두 벤츠가 BMW를 눌렀다. 특히 BMW 5시리즈의 경우 7월까지 판매량이 8676대에 그쳐 경쟁 상대인 벤츠 E클래스(2만1534대)의 40% 수준에 불과했다. BMW 5시리즈 중 가장 판매가 많은 것은 520d 모델로 7월까지 3327대다. 같은 기간 벤츠 E클래스의 디젤 모델 E220d는 5315대로 상반기에 수입차 단일모델 중 가장 많이 팔렸다. E300 포매틱 4092대, E300 3780대, E200 3563대 등도 3000대 이상 팔리며 판매 순위 10위 안에 포진했다. “뉴 5시리즈 모델 출시로 벤츠에게 내주었던 국내 수입차 시장 1위 자리를 되찾겠다.” 올 2월 완전변경(풀 체인지) 5시리즈를 출시하며 밝힌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의 일성이었다. 독일 본사는 세계 5위권에 있는 한국에서 5시리즈 판매를 늘리기 위해 반자율주행 기능을 장착하는 등 국내 소비자들에게 각별히 신경을 썼다. 그러나 출시 6개월이 지난 8월 현재 도로에서 BMW 뉴 5시리즈 모델을 보기는 쉽지 않다. 무엇이 문제였을까?BMW 측은 원인을 ‘뉴 5시리즈의 수급 문제’에서 찾는다. 지난 2월 신형 5시리즈의 가솔린 모델인 530i와 디젤 모델인 520d를 내놓은 BMW는 물량 확보에 실패했고, 게다가 디젤 모델인 530d의 판매는 6월부터 시작했다. 인증서류 문제로 출시가 연기된 탓이다. “5시리즈에 대한 걱정이라면 재고가 없는 것”이라는 김 사장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물량 확보는 각 나라 법인간 싸움”이라며 “뉴 5시리즈는 고급옵션 제품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초반 기세를 끌어올리지 못했다”고 평가했다.“뉴 5시리즈에서 혁신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차량에 장착된 기술이나 테크놀로지 혁신이 경쟁 모델에 비해 나아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테리어 역시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7월 김효준 사장이 뉴 5시리즈 물량 확보를 위해 독일 본사에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BMW 입장에선 공급 물량 부족도 문제지만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다’는 입소문이 더 무서울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지난해 6월 신 모델이 출시돼 이미 ‘구형’이 된 벤츠 E클래스는 지난해 대비 200% 가까운 판매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유는 차량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E클래스 라인업은 세단만 16종, 쿠페와 카브리올레를 포함해 총 22종에 달한다. 이 같은 전략은 수익성 위주 모델 판매에만 주력하는 기타 수입차브랜드와 대비된다. 벤츠 관계자는 “현재 주력 모델인 E300 포매틱 등은 물량이 부족해 판매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 고가 모델 판매 저조, 상시할인 논란도 더욱 큰 문제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BMW가 구축했던 ‘프리미엄’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BMW는 국내 시장에서 하위 모델 위주의 판매 전략을 펴면서 벤츠에 비해 브랜드 이미지가 떨어지고 있다. 이는 1억 원이 넘는 모델의 판매 현황을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7월까지 벤츠 판매량 4만3194대 중 1억원 이상 모델은 6432대로, 전체의 14.9%를 차지한다. 이 중 1억5000만원 이상도 1567대, 2억원 이상은 477대가 팔렸다. 3억원을 훌쩍 넘는 메르세데스-AMG 모델도 51대 이상 팔렸다. 반면 BMW는 전체 판매량 3만2186대 중 1억원 이상 모델이 4424대로, 전체의 13.7%를 차지했다. 이 중 고가인 1억 5000만원 대는 1971대, 2억원 대는 45대(0.13%) 판매에 그쳤다.두 회사의 최상위 경쟁 모델인 대형 세단 S클래스와 7시리즈에서도 판매 차이가 확연하다. 벤츠의 S클래스는 7월까지 모두 3373대가 팔렸다. 1억4100만원부터 시작하는 S 350d 포매틱이 1759대 팔리면서 실적을 주도했다. 오는 9월 ‘부분변경’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꾸준한 판매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BMW의 7시리즈는 750Li xDrive(1억9260만) 506대 등 2815대 판매에 그쳤다. BMW가 벤츠에 비해 ‘판매량’뿐 아니라 ‘질’까지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글로벌 고급차 브랜드들의 손꼽히는 각축장이다. 올 상반기 한국 내 벤츠 판매량은 중국·미국·독일·영국에 이은 세계 5위로 1년 만에 세 계단이나 뛰었다. 지난해 한국보다 벤츠 구매량이 많았던 이탈리아(6위), 일본(7위), 프랑스(8위)를 모두 제쳤다. 특히 고가 모델인 E-클래스와 S-클래스의 한국 판매량은 본토인 독일을 앞지르기도 했다. 모델별 최저 가격이 1억 원대 중반인 S-클래스는 한국에서 중국, 미국 다음으로 많은 판매대수를 기록했다. 벤츠가 ‘프리미엄 카’로서 이미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BMW의 상시적 할인 정책도 브랜드 이미지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BMW는 지난 4월 신형 5시리즈, 6시리즈, M시리즈를 제외한 전 차종에 대해 36개월 무이자 할부 판매를 진행했다. 볼륨모델인 320d는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900여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급기야 7월부터는 일부 영업점에서 여름 한정으로 월 할부금을 50% 낮춘 금융 상품을 선보였는데 5시리즈 중 4개 모델이 포함됐다. 업계 관계자는 “BMW코리아가 판매 대수 늘리기에 무리수를 두면서 딜러사와 영업사원의 출혈 경쟁이 심화됐다”며 “BMW코리아가 할인의 대명사가 되면서 브랜드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BMW는 하반기 국내 시장에서 벤츠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우선 업계에선 벤츠 본사에 대한 독일 검찰의 배출가스 조작 의혹 수사를 주시하고 있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벤츠 역시 인증취소·판매정지된 아우디·폴크스바겐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독일 검찰이 조사 중인 디젤엔진 2종은 국내 판매 중인 차량 중 지난해 6월 출시한 뉴 E클래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디젤 차량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47개 모델, 11만349대가 해당한다. ━ 하반기 대거 출시로 반격 나선 BMW 이 경우 브랜드 가치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은 BMW가 누릴 가능성이 높다. 독일차 브랜드 중 이미 아우디·폴크스바겐의 대부분 차종이 판매중지인 상태라 선택지는 BMW가 유일하다는 계산이다.BMW코리아 자체적으로는 하반기 신차 출시로 반격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첫 주자는 지난 7월말 선보인 ‘뉴 4시리즈’다. BMW 짝수 모델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모델로, 뉴 4시리즈는 기존 모델보다 더 날카롭고 스포티해진 디자인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3시리즈와 5시리즈 등 홀수 모델의 인기가 높은 편이지만 4시리즈는 전 세계에서 40만 대 이상 판매되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가솔린 2종(420i, 430i), 디젤 2종(420d, 435d)이 판매되며 가격은 5800만~1억2530만원이다. 또 오는 10월에는 ‘뉴 GT’로 불리는 ‘뉴 6시리즈 그란 투리스모’를, 12월에는 ‘뉴 X3’를 내놓는다. X3는 지난 2003년 첫 선을 보인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150만 대 이상 판매된 중형 SUV로, 벤츠 GLC 등에 맞설 수 있는 기대작으로 꼽힌다. 뉴 5시리즈의 고성능 버전인 ‘M550d’도 연말에 출시할 계획이다.-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2017.08.2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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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차 푸조·시트로엥, 중대형 도요타·BMW·벤츠가 우월 - 수입차 엔트리카 연비가 결정한다

자동차

#1.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는 폴크스바겐의 SUV 모델인 티구안이다. 한 해 동안 모두 8106대가 판매되면서 수년간 부동의 1위를 지켜온 BMW 520d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올해도 인기는 여전하다. 티구안의 가장 큰 장점은 13.8㎞/L의 연비다. 업계에서는 뛰어난 연비를 비롯해 주행성능, 안전성, 합리적인 가격을 인기몰이의 이유로 꼽고 있다.#2. 지난 4월초 열린 서울모터쇼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기싸움이 치열했다. BMW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i8을 내세웠다.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과 알루미늄 소재로 차체를 구성해 유럽 기준 47.6㎞/L 연비를 자랑한다. 메르세데스-벤츠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더 뉴 S50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선보였다. L당 연비는 약 35.7㎞(유럽 기준)다. 아우디와 폴크스바겐도 각각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A3 스포트백 e-트론, 골프 GTE를 전시했다. 도요타는 프리우스V로 주목받았다. 국내 연비는 17.9㎞/L. 기존 프리우스보다 출력이 44마력 상승했고, SUV급으로 적재공간이 넓어졌다. 소형차에선 푸조가 단연 우위연비가 수입차 선택의 제 1기준이 되고 있다. 주행 성능이 제 아무리 뛰어나고 안전성을 높였다 해도 연비가 낮으면 소비자에게 외면을 받는다. 반면 연비가 높으면 주행감이 다소 떨어지거나 옵션이 많지 않아도 인기를 끈다. 수입차 브랜드 입장에서는 연비가 좋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지상 과제가 됐다. 가솔린보다 연비가 좋은 디젤차, 하이브리드차를 계속 출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BMW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다른 건 몰라도 연비만큼은 경쟁 모델과 꼼꼼히 비교한다”고 말했다.2013년 초 복합연비(도심·고속도로 주행 복합)라는 새 연비제도가 도입된 후 동급 모델과의 비교가 쉬워졌다. 복합연비는 실제 주행 상황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도심과 고속도로 연비를 각각 55대 45로 합산해 계산한 것이다. 고속주행과 급가속, 에어컨 가동, 저온 환경 등을 반영해 실제 연비와의 차이를 줄였다. 2년여가 지나면서 신연비 데이터가 1000여 건을 넘어섰다. 포브스코리아는 4월 8일 현재 국내에 출시된 차량들에 대해 국토교통부 산하 에너지관리공단이 측정한 표시연비를 기준으로 배기량 별로 순위를 매겨봤다.우선 배기량에 상관없이 현재 가장 높은 연비를 보이고 있는 차량은 푸조 208 1.4 e-HDi 5D로 21.1㎞/L의 연비를 보였다. 2위는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21㎞/L)가 차지했다. 3위는 20.2㎞/L의 시트로엥 DS3 1.4 e-HDi 모델이다. 종합 성적 상위권은 역시 디젤과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 전체 20위 안에 15개 모델이 디젤, 5개 모델이 하이브리드 차량이었다. 1600cc 이하 소형차 부문의 최고 연비는 프랑스차 푸조의 푸조 208 1.4 e-HDi 5D다. 2013년 새 연비제도 도입 이후 하이브리드와 경차를 포함한 국내외 전 차종에서 연비 기준으로 쭉 1위를 달리고 있다. 푸조는 전체 20위 안에 가장 많은 모델을 올린 브랜드이기도 하다. 푸조 208 1.6 e-HDi, 푸조 508 1.6 e-HDi, 푸조 308 e-HDi, 푸조 3008 1.6 e-HDi까지 5개 모델이 올라있다. 2위는 역시 프랑스 차인 시트로엥의 DS3 1.4 e-HDi, 3위는 미니의 미니 쿠퍼 D(19.4㎞/L)가 차지했다.2000cc 이하 중형차에선 도요타 프리우스가 선두를 지켰다. 45L의 비교적 작은 연료통을 가지고 있지만 한번 주유하면 약 1000㎞를 거뜬히 달릴 수 있다. 도요타는 1997년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양산형 모델인 프리우스를 출시한 이후 지속적인 진화를 통해 3세대 프리우스까지 선보이고 있다. 디젤차량 라인업을 늘린 BMW도 1시리즈와 3시리즈 차량이 18㎞/L 넘는 연비를 기록하며 2~5위를 싹쓸이 했다. 특히 BMW 320d 에피시언트(효율성)다이내믹 에디션은 1995cc의 큰 배기량에도 불구하고 19.7km/L라는 놀라운 연비를 보였다. 디젤 기술의 눈부신 발전을 보여준다.2000cc 이상 대형차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저력을 나타냈다. CLA200 CDI와 C, E시리즈가 1~3위를 차지했다. CLA200 CDI의 연비는 18㎞/L, C220 블루텍과 E300 블루텍 하이브리드가 각각 17.4㎞/L, 17.2㎞/L로 나타났다. 4~5위는 도요타가 차지했다. 2500cc급인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와 렉서스 ES300h 모두 16.4㎞/L라는 놀라운 연비를 보였다. 렉서스는 지난해 11월 NX300h를 출시해 모두 6종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갖추고 있다.배기량 별로 상위 10위까지 순위를 매겨본 결과 유럽산 자동차의 비율은 평균 70%에 달했다. 이들 대부분이 디젤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연비를 기준으로 차를 고르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유럽차는 국산차보다 훨씬 고를 수 있는 모델이 많다. 연비는 판매량과 비례한다. 지난해 수입차 부문에서 가장 잘 팔린 폴크스바겐의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은 물론이고, BMW 520d(16.9㎞/L)는 중형 부문에서 우수한 편이었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 역시 10.3㎞/L로 가솔린 차량으로는 상위권이었다. 중·대형차량 연비 높여야 경쟁력국내 소비자들의 연비 만족도에서 국산차와 수입차의 격차는 현저하다. 자동차 관련 리서치업체인 마케팅인사이트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연비 만족도 조사 결과 국산차의 연비 만족도 평균은 57.2점, 수입차는 74.2점으로 수입차가 17점이나 높았다. 국산 하이브리드차 연비 만족도는 69.2점으로 수입 하이브리드차 연비 만족도(86.7점)에 비해 17.5점이 떨어졌고, 국산 휘발유차 연비 만족도 역시 56점으로 수입 휘발유차 연비 만족도(61.5점)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3년간 새 차를 산 소비자 2만2815명에게 이메일로 연비 만족도를 물어본 결과다. 마케팅인사이트 측은 “국산차가 수입차의 연비 경쟁력을 따라잡지 못하면 수입차 쏠림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자동차 업체들도 다퉈 고연비 자동차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가장 강조하는 말도 바로 ‘연비 향상’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과)는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뒤늦게 디젤 세단 경쟁에 발을 들인 것 자체가 그동안 연비와 관련해 크게 신경 쓰고 있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중·대형 승용차 시장에서 연비를 높이기 위한 능동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2015.04.3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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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베스트셀링카 - 현대차 ‘포터’ 폴크스바겐 ‘티구안’ 1위

산업 일반

2014년의 달력도 어느덧 마지막 장만 남았다. 올해도 수많은 차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데 경쟁하는 차종까지 늘어 더욱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현재 많이 팔린 모델은 뭘까? 아직 한 해가 끝나지 않아 최종 순위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하기에는 무리가 없을 것 같다. 국산차 시장에서는 불경기를 반영하듯 1t 트럭인 현대차 포터 2와 경차인 기아차 모닝이 나란히 1,2위를 달리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와 맞물리며 늘어난 자영업자들이 포터2의 수요를 이끌었다. 저렴한 가격과 연비 등 경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모닝이 인기였다. 3위에 오른 아반떼 MD도 크고 화려한 차는 아니다.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젊은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모델이다. 베스트셀링카 순위표만 봐도 올 한해 한국 경제가 얼마나 어려웠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베스트셀링카 1위 등극이 유력한 포터2는 지금 없어서 못 파는 차다. 늘어나는 자영업자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미 계약을 마치고 인수를 기다리고 있는 대기물량만 2만2000대에 달한다”는 것이 현대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금 계약을 하면 일러도 4개월 정도를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다. 정부가 올 6월 일반 화물차를 푸드트럭으로 변경하는 것을 합법화하면서 더 높은 인기를 누리게 됐다. 거기다 마땅한 경쟁 차종이 없어 상용차 시장을 독식하는 구조로 흘러갔다. 대표 경쟁 차종인 한국지엠의 다마스와 라보는 올 초 환경 규제로 단종을 선언했다가 8월에야 재생산에 들어갔다. 급하게 판매를 끌어올려 포터2를 추격하고 있지만 힘이 부치는 모양새다. ━ 포터2 대기물량만 2만2000대 사정이 이렇다 보니 포터2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귀한 대접을 받는다. 한번 구입하면 기본적으로 사용기간이 길어 물량 자체가 많지 않다. 감가상각이 크지 않아 가격도 후하게 받는 편이다.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인기가 좋아 해외에 수출되는 물량도 많다. “하루에도 2~3명씩 찾아와 포터를 찾는데 물량이 많지않고, 그나마 맘에 드는 차를 만나도 생각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돼 그냥 돌아가는 사람이 많다”는 게 중고차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포터2는 지난해 베스트셀링카 순위에서도 4위에 오르는 등 꾸준하게 판매량이 늘고 있다. 앞으로도 소규모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 당분간은 베스트셀링카 모델 상위권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기아의 경차 모닝은 판매량에 큰 기복이 없이 무난한 한 해를 보냈다. 매월 6000대 이상을 팔았다. 경쟁 차종인 쉐보레 스파크(4만9440대)와 기아 레이(2만6235대)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지난해에는 마지막까지 준중형 세단 아반떼와 치열한 선두경쟁을 펼치다가 2위로 해를 마무리했다. 올해도 1위인 포터와 1500대 이상 격차가 벌어져 2위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3위는 지난해 국산 베스트셀링카 1위에 올랐던 아반떼MD다. 준수한 성능을 지녔고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다. 젊은층의 엔트리 모델로 큰 인기를 누리는 차다. 올해는 불황에 순위가 3위까지 떨어 졌다.올해 국산차 시장의 상위 모델은 모두 현대·기아차가 차지했다. 판매 5위 내 순위에 쏘나타가 빠지고 싼타페가 추가됐을 뿐 나머지 모델은 지난해와 동일하다. 2013 베스트셀링카 3위에 올랐던 쏘나타는 올해 6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YF쏘나타와 LF쏘나타를 합하면 8만8458대가 팔려 1위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두 모델은 엄연히 다른 차종이다. LF쏘나타 단일 모델은 5만4562대가 팔렸다. 비슷한 기준으로 그랜저는 HG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를 구분해 집계했다.수입차 시장에서는 폴크스바겐의 SUV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이 사상 첫 1위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07년 혼다 CR-V가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1위에 오른 이후 7년 만에 SUV가 1위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탄탄한 주행성능과 기본기에 충실한 퍼포먼스로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티구안에 장착된 2.0 TDI 엔진은 이미 수많은 수입 디젤 자동차에 장착돼 검증이 끝났다. SUV를 선호하는 시장의 분위기도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해 5500대를 팔아 전체 수입차 판매 순위 2위에 올랐고, 올해는 한 해가 끝나기도 전에 지난해 보다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폴크스바겐이 공급 조절에 애를 먹을 정도로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티구안은 수입차 치고는 화려한 차는 아니다. 다양한 편의장치를 장착한 국산 자동차보다도 실내가 덜 고급스럽다. 하지만 티구안을 경험한 사람들 사이에 좋은 평가가 이어지면서 재조명 받고 있다. 별다른 홍보나 마케팅 없이도 스스로 매년 순위를 끌어 올렸다. 2008년 국내에 소개된 이후 지금까지 1만9573대를 팔았다. 어렵지 않게 2만대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중에서는 네번째, 폴크스바겐 모델로는 최초로 판매량 2만대를 돌파하는 차가 된다. ━ 7년 만에 SUV가 1위 할 듯 일찌감치 독주 체제를 구축해 놓은 티구안과 달리 수입차 판매 순위 2위 싸움은 갈수록 치열지고 있다. 독일 세단의 자존심 BMW 520d와 메르세데스-벤츠 E220 CDI가 맞붙었다. 두 모델 모두 경쾌한 주행성능과 세련미가 돋보이는 디자인을 앞세워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단 E220 CDI가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하지만 520d는 2012년과 2013년 연속으로 베스트셀링 1위에 오른 저력이 있다. 35대(9월)까지 줄었던 판매를 10월에 566대로 늘리며 막판 역전극을 준비 중이다.2011년부터 올해까지 수입차 판매 순위 톱5는 대부분 독일차 브랜드가 차지했다. 다른 국가의 브랜드가 5위 안에 든 것은 2012년 도요타 캠리(2위)가 유일하다. 독일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당분간 이 구도를 깨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2014.11.29 16:20

4분 소요
2014 신차 판매 목표 달성률 분석 - A3·카니발·Q50 웃고 CTS ·쏘울·쥬크 울었다

산업 일반

해마다 100여종의 신차가 국내 시장에 쏟아진다. 가격·디자인·성능·연비 중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소비자들은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데뷔전을 치른 차는 120여종이다. 이 중 부분 변경 모델과 기존 라인업에 추가된 차를 제외한 순수 신차와 풀체인지 모델 30여종을 입체 분석했다. 판매 목표를 달성한 차는 5종에 불과했다. 목표량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차가 8종이나 됐다. 신차의 희비를 가른 성공·실패 요인을 살폈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뒤흔든 마케팅 전쟁도 들여다봤다. ‘가장 완벽한 차를 찾아라’. 최근 자동차 시장의 소비 트렌드다. 과거에는 어느 정도 가격대나 브랜드를 정해두고 2~3가지 차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 일반적인 자동차 구매 방법이었다. 차 종류는 많은데 막상 고를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다. 지금은 다르다. 해마다 100여종이 넘는 차가 시장에 쏟아지다 보니 세세한 부분 하나까지도 꼼꼼하게 따져서 산다. 여러 경쟁 차종을 물리치고 최종 선택되는 차가 되기가 갈수록 어렵다. 특히 신차의 경우는 더욱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아직 검증되지 않은 차이기 때문이다. 출시 소식과 함께 대중의 관심은 받을 수 있지만 막상 소비자들은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다. 가격은 적당하게 책정됐는지, 아직 드러나지 않은 결함이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시장에 출시된 차는 120여종이다. 대부분이 기존 차량에 약간의 변화를 준 부분 변경과 연식 변경 모델, 기존 라인업의 추가 모델이었다. 순수한 의미의 신차와 풀체인지 모델은 30여종이었다. 30여종의 신차 안에는 다양한 종류의 차가 고르게 섞여 있다. 세단과 해치백, SUV, 미니밴 등 최근 시장의 트렌드를 반영해 틈새를 노리는 차가 많았다. 브랜드 입장에서 당장 판매량을 확보해야 하는 차가 있고, 새로운 콘셉트의 차를 시장에 소개하는 정도의 의미를 부여한 차도 있다. 그러나 자선사업을 하지 않는 이상 어떤 식으로든 결과를 내야 한다. 그 바로미터가 되는 것이 판매 목표다. ━ 국산차는 보수적 판매 목표 설정 국산차와 수입차 모두에게 판매 목표는 중요하다. 하지만 의미는 약간 다를 수 있다. 국산차의 경우 판매 목표를 약간 보수적으로 잡는 경향이 있다. 이상현 NH농협증권 자동차 애널리스트는 “사업계획서에 명시된 목표치 달성 여부에 따라 성과급이나 연봉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부서나 지점별 목표를 어느 정도 초과 달성 하도록 잡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초기에 모든 역량을 쏟아 목표치에 근접시킨 다음 갈수록 목표를 상향 조절하는 식으로 운영한다”고 말했다. 시장 상황이나 차량의 특징까지 충분히 고려해 목표를 설정한다는 것이 이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물론 목표치가 보수적인 만큼 달성을 하지 못했을 때의 충격은 더 클 수 있다.대표적인 사례가 현대차의 중형 세단 쏘나타다. 그랜저(중대형)·아반떼(준중형)와 함께 현대차를 대표하는 차종이다. 올 3월 신형 모델 LF쏘나타가 나왔다. 현대차는 연말까지 내수시장에서 6만3000대를 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9개월 동안 월 평균 7000대씩 팔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 이 차의 전 모델인 YF쏘나타는 2009년 9월에 출시됐다. 당시 ‘연말까지 내수시장에서 6만대를 팔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4개월 동안 월 평균 1만 5000대를 팔아야 달성 가능한 수치였다. 같은 차종임에도 5년 사이 목표치는 절반 이하로 줄었다. “과거에 비해 수입차의 공세가 거세졌고, 한 등급 상위 모델인 그랜저의 판매량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쏘나타 시장이 좁아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 목표치의 70% 이상 팔아야 성공작 국산차와 달리 수입차는 비교적 현실적인 목표치를 제시하는 편이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에서 판매하는 물량 전부를 해외 본사로부터 공급받아 판매하는 업계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판매 목표는 차량의 수급 계획과 관련이 있다. 무리한 목표를 잡고 많은 물량을 확보했다가 재고로 쌓이면 낭패를 볼 수 있다. 나중에는 가격을 낮춰서라도 재고를 모두 소진해야 하는데, 이 때는 정가를 주고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생긴다. 무리한 할인정책이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켜 다음 신차의 판매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그렇다고 보수적 목표를 잡는 것도 무리다. 물량을 너무 작게 확보했다가 수요가 몰리면 공급에 차질을 빚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IT제품이나 전자제품과 달리 수급 조절이 쉽지 않다. 제품을 공급하는 본사와 조율할 것이 많고 배 한 척에 들여올 수 있는 차량의 대수도 한계가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신차를 도받기까지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일도 곧잘 발생한다. 소비자들이 마음을 돌리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이상현 애널리스트는 “신차를 구매할 때 고객이 2개월 정도 기다리는 것이 가장 정상적인 상황으로 볼 수 있다”며 “차에 대한 반응도 좋고 물량 수급도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그렇다면 실제 신차들의 판매 목표 대비 판매량 성적표는 어떨까?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입차·국산차 관계없이 적어도 판매 목표의 70% 이상을 달성해야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모델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판매된 신차 중에서 판매 목표를 밝힌 19대의 차의 판매량을 비교 분석했다. 결과 판매 목표의 70% 이상을 달성한 차는 9종이었다. 그중 5종은 목표 100% 이상을 달성하며 시장에 무난하게 안착했다. 이와 달리 목표치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차는 8종이었다. 캐딜락 CTS, 닛산 쥬크, 기아 쏘울,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4종은 목표 대비 판매율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국가별·브랜드별 명암도 엇갈렸다. 최근 국내 수입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독일 브랜드는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성과를 올렸다. 물론 그 안에서도 울고 웃은 브랜드가 있다. 아우디와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이 트렌드에 맞는 신차를 들여와 성공을 거뒀고, BMW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아우디의 소형 세단 A3는 목표를 132.5% 달성하며 전체 신차 중 목표 대비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출시 이후 2월(88대)을 제외하고는 매월 꾸준히 100대 이상을 팔고 있다. 신차 효과가 점점 떨어지는 하반기부터는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A클래스와 C클래스, CLA클래스를 연이어 출시하며 소형· 준중형 라인업을 강화한 메르세데스-벤츠도 성공적인 신차 출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큰 기대를 가지고 들여온 소형 해치백 A클래스의 기세가 한풀 꺾였지만 C클래스와 CLA클래스가 충분히 상쇄하고 있는 모양새다. C클래스는 판매 목표를 123.2%를 달성하며 이번 조사에서 2위를 기록했다. 쿠페형 세단 CLA의 상승세도 무섭다. 목표치를 밝히지 않아 순위표에서는 제외됐지만 올 10월까지 1047대를 팔았다. 폴크스바겐 전통의 해치백 강자 7세대 골프도 준수한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판매 목표의 90% 가까이를 달성했다.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꾸준히 팔리다가 올 3월을 기점으로 판매가 꺾이는 듯했다. 그러나 다른 수입차 판매가 주춤했던 10월 600대 이상을 판매해 월간 수입차 베스트셀링 1위에 깜짝 등극하며 다시 달릴 채비를 마쳤다.최근 몇 년 동안 수입차 점유율 1위를 기록했던 BMW는 신차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특히 상반기 출시한 3세대 미니의 반응이 신통찮다. 미니는 독특한 디자인과 콘셉트를 무기로 하는 차다. 개성을 강조하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지지를 얻고 있다. 개성이 강하다는 말은 ‘유행을 탈 수 있다’는 말과도 일맥상 통한다. BMW도 이를 의식한 듯 “보다 대중적으로 인기를 누릴 수 있는 차를 만들려고 노력했다”는 멘트로 신형 미니를 소개 했다. 아직까지는 그 전략이 먹히지 않고 있다. 판매 목표의 62.6%를 채우는데 그쳤다. BMW의 순수전기차 i3의 판매 역시 목표치를 크게 밑돌았다. 전기차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국내 자동차 시장의 여건상 판매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흔치 않은 수입 순수전기차인 만큼 시장만 열린다면 반전을 꾀할 여지는 남아있다. ━ 독일 브랜드 중 BMW는 상대적 부진 국내 자동차 시장의 절대 강자 현대·기아차는 최근 고민이 많다. 올해 출시된 국산 자동차 중 가장 큰 관심을 끌었던 차는 현대 LF쏘나타다. 한 때는 현대차의 상징과도 같은 차였기에 기대도 컸다. 기대에 부응하듯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는 판매를 기록했다. 하지만 여러모로 뒷맛이 좋지 않다. 목표치 자체가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있다. 5년 전 출시된 YF쏘나타의 절반 밖에 안 되는 판매 목표를 내세워 겨우 목표만 달성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그나마도 택시 판매량까지 포함해서다. 출시 초반인 4월과 5월 1만대 이상을 팔며 출발은 좋았다. 문제는 그 신차효과가 너무 빨리 꺾였다. 6월부터 판매가 줄기 시작해 8월에는 5500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9월부터는 전혀 계획에 없다던 택시 물량까지 밀어내 겨우 6500대 수준을 회복했다. 택시 기사들 사이에서 "르노삼성 SM5, 기아 K5보다 연비가 떨어진다"는 불만이 나와 현재 판매를 유지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기아차 모델 중에서는 올 뉴 카니발이 시장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최근 불고 있는 캠핑열풍의 덕을 톡톡히 봤다. 세련된 디자인과 실용성을 바탕으로 패밀리카 시장을 잘 공략했다. 카니발과 달리 올 뉴 쏘울은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지난해 10월 출시하며 비슷한 콘셉트의 개성차인 BMW 미니와 전면전을 선언했다. “(BMW 미니와 비교해) 디자인과 성능은 비슷하거나 쏘울이 더 좋은데 가격은 1000만원 이상 싸다”고 강조하는 마케팅을 펼쳤다. 시장의 평가는 냉정했다. 지난해 12월 708대를 판 후 판매량이 급감했다. 올 4월부터는 300대 수준에서 계속 머물고 있다.부침을 겪고 있는 일본차는 신차 출시로 반전을 꾀했다. 닛산이 인피니티 브랜드의 디젤 세단 Q50을 출시해 깜짝 돌풍을 일으켰다. 오랜만에 성공 모델을 들여와 부활을 알리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한 CUV 쥬크(목표 16.8% 달성)의 실패가 뼈아프지만 이를 충분히 만회할 만한 결과다. 세계 시장에서는 부활에 성공했지만 국내에서는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는 도요타는 중대형 가솔린 세단 아발론을 들여왔다.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인 ‘독일·디젤·SUV·소형’ 중 어디에서 속하지 않는 차로 출시 당시부터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결과도 역시였다. 월 평균 30대라는 소박한 목표의 절반도 달성하지 못했다. 최근 신형 캠리의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해 2015년 자동차 시장을 노리고 있다.푸조 308과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도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 프랑스 감성을 담은 디자인과 높은 연비, 실용성, 디젤차 등 많은 강점을 갖췄지만 판매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그랜드 C4 피카소는 캠핑에 최적화된 미니밴이라는 수혜도 얻지 못했다. 308은 목표치의 33.5%를 달성하는데 그쳤고, 그랜드 C4피카소는 26.1%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극복하는데 실패했다는 평가다. 푸조는 최근 다양한 모델을 들여오며 라인업 강화에 나섰고, 시트로엥은 C4 피카소의 5인승 모델을 들여와 반전을 꾀한다. ━ 현대차 쏘나타는 체면치레, 기아차 카니발은 선전 르노삼성의 소형 SUV QM3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디젤엔진을 장착하고 L당 18.5km에 달하는 연비를 무기로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했다. 전량을 유럽에서 수입하는데 애프터서비스(AS)는 국산 차량과 비슷한 수준으로 받을 수 있는 강점도 있다. 국산차 같은 수입차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다소 힘이 달리고 소음이 있다는 평가는 있었지만 세련된 디자인과 실용성으로 이를 만회했다. 다만 유럽에서 물량을 들여오는 만큼 수급에 차질을 빚은 게 아쉬웠다. 지난해 12월 1084대, 올 2월에는 16대, 6월 3971대, 8월 44대 등이 팔리며 기복이 심했다. 물량확보만 원만하게 이뤄졌어도 충분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새롭게 출시된 신차는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기에 좋은 자료다. 부분 변경 모델을 포함한 120대의 신차를 분석한 결과 예상대로 디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전체 신차의 45%가 디젤모델이었다. 가솔린 모델과 동일한 숫자가 출시됐다. 하이브리드(전기차 포함) 모델의 비중도 8.3%나 됐다. 점차 다양한 유종의 차가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차종에서는 세단(쿠페 포함)이 53.3%로 가장 많았다. 캠핑과 여행에 적합한 SUV·미니밴 모델의 비중은 31.1%였다. ━ 미리 보는 2015 신차 대전-‘아슬란’ ‘캠리’ ‘CR-V’ 어깨가 무겁다 2015년에도 수많은 신차가 시장에 쏟아질 전망이다. 내년 자동차 시장에서는 어떤 차가 생존을 위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갈까. 현재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차는 현대차 아슬란이다. 그랜저보다는 고급으로, 제네시스보다는 낮은 등급의 차를 지향해 출사표를 던졌다. 전륜 구동 가솔린 세단이라는 점을 강조해 독일 디젤 세단과는 차별화 전략을 택했다. 현대차가 처음으로 출시하는 세그먼트의 차인 만큼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현대차가 가장 반길 시나리오는 아슬란의 판매량만큼 독일차 브랜드의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다. 아슬란의 판매량만큼 제네시스나 그랜저의 판매량만 줄어드는 것이 최악의 시나리오다. 그나마 그랜저의 수요가 아슬란으로 옮겨온다면 판매 마진에서 득일 순 있지만, 제네시스의 고객이 줄어든다면 더 나쁜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아슬란은 터키어로 사자를 뜻한다. 조용하면서도 강한 힘을 발휘하는 특징을 가진 차다. 그 강점이 소비자들을 유혹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최근 부침을 겪고 있는 일본차 브랜드는 저마다 신차를 앞세워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올해 디젤 세단 인피니티 Q50을 앞세워 반등에 성공한 닛산은 훈훈한 분위기가 감돈다. 11월 출시한 소형 SUV 캐시카이가 기세를 이어가 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젊은 감각에 실용성·경제성을 두루 갖춘 모델로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유럽에서도 큰 성공을 거둔 모델인 만큼 기세가 등등하다. 또 다른 일본 브랜드 도요타와 혼다는 다소 위태로운 행보를 이어간다. 인피니티Q50이 성공을 거둬 ‘일본 세단도 내수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위안거리다. 도요타는 전통의 세단 캠리를 앞세워 시장탈환에 나섰다. 부분 변경 모델임에도 변화의 폭이 크다. 2000가지가 넘는 부품을 교체해 전혀 새로운 느낌을 준다. 도요타의 부활을 위해서는 판매량에서도 올해와는 전혀 다른 숫자가 필요하다.혼다는 지난해 오딧세이·파일럿·크로스투어 등 SUV 모델을 연이어 투입했는데도 실패를 맛봤다. SUV의 인기도 혼다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었다. 무거운 몸체에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연비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이번에도 승부수는 SUV다. 혼다 SUV의 대표 모델인 신형 CR-V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좋은 인상을 주는 차인 만큼 기대가 크다. 하지만 이마저도 실패한다면 혼다의 한국 시장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잘 나가는 독일차 브랜드들은 다소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올해 소형차 모델을 공격적으로 들여와 재미를 봤다. 2015년에는 기존 라인업의 연식 변경 모델이나 곁가지 모델을 출시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략을 꾸렸다. BMW의 SUV 신형 X6 정도가 눈에 띄는 모델이다.

2014.11.29 15:00

10분 소요
문희철 기자의 ‘ 빅데이터 리포트’ - 진짜 베스트셀링카② 대형차·SUV - 대형차는 벤츠, SUV는 BMW 질주

자동차

“마진율이 높은 고급차 판매 비중을 늘리겠다(국산차 업체).”“대형차 시장에서 수입차가 국산차를 따라잡는 건 시간문제 (수입차 업체).”최근 수년간 우리나라 대형차 시장을 보면 그야말로 ‘약육 강식’이란 표현이 어울립니다. 다른 차종 대비 가장 많은 26개의 제조사가 무려 347개의 모델을 선보이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소비자의 대형차 선호도가 세계 최고 수준 이기 때문입니다. 금액 기준 지난 2010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판매된 자동차의 30% 정도가 대형차였습니다. 비싼 만큼 부가 가치도 높습니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대형차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스포츠 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은 향후 성장성이 큰 블루 오션이라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국산차와 수입차가 자존심 대결을 벌이듯 신차를 내놓는 분위깁니다. 그만큼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간 20만대 수준이던 국내 SUV 시장은 올해 사상 최초로 30만대를 넘어설 전망입니다. 실제로 올해 SUV 판매대수는 2011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했습니다. 지난 번에는 경차·소형차와 중형차를 살펴보았습니다(이코노미스트 1251호 ‘문희철 기자의 빅데이터로 뚫어보기’ 참조). 이번에는 더욱 경쟁이 치열한 대형차 시장과 SUV 시장을 자세히 살펴봅니다.대형차 시장 - 매출 기준으로 벤츠가 전체 2위 우리나라 대형차 시장에서 현대차는 대표적인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업체입니다. 1986년 7월 출시 이후 수십 년 동안 대형차 시장을 장악했던 그랜저는 우리나라 부유층의 상징이었습니다. 준대형급 세단 시장에서 여전히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합니다. 29년 역사를 자랑하는 그랜저는 2010년 이후 4년 6개월 동안 10개 모델이 36만 1617대나 팔렸습니다(전체 1위). 누적 판매가로 따져 봐도 무려 11조 원을 넘어섭니다. 이는 최근 현대 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전부지를 매입한 가격(10조 5500억 원)과 엇비슷합니다.그랜저에 이어 현대차 최고급 세단의 자리를 물려받은 에쿠스도 현대차가 국내 대형차 시장을 장악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2010년 이후 판매고 4조 원을 기록하며 그랜저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그랜저와 파워트레인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형제차’인 기아 차 K7의 인기도 높습니다. 2010년 이후 12만대, 총 3조7000억 원가량이 판매됐습니다. 그랜저와 가격도 큰 차이가 없고 차급 도 같은 데 그랜저의 3분의 1정도 밖에 팔리지 않은 게 조금은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쌍용차는 최근 분위기가 다소 좋지 않습니다. 한때 청와대나 장·차관급 고위 공직자가 대부분 체어맨을 타면서 ‘체어맨 = 권위 있는 차’라는 공식이 성립하던 시절이 있었죠. 하지만 체어맨 H나 체어맨 W 등 체어맨 브랜드를 공유하는 8개 모델의 판매 대수는 2010년 8253대에서 8292대→4447대→3215대로 해마다 줄었습니다. 올해 판매대수는 상반기까지 1268대. 누적 매출도 4237억 원(2010년)에서 1659억 원(2013년)으로 감소했습니다.이유가 뭘까요. 쌍용자동차는 “2008년 체어맨 출시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풀체인지(full change) 모델이 나오지 않았다” 고 설명합니다. 그간 법정관리와 파업, 주주 변경 등 부침을 겪으면서 풀체인지 모델을 내놓을 여력이 없었던 거죠. 다만 “중장기 발전전략에 따라 매년 한 차종씩 풀체인지를 계획 중이다. SUV 라인업 다양화가 끝나면 수 년 이내에 체어맨 풀체인지 차량이 출시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르노삼성의 고급 세단 SM7도 분위기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비록 2010년 이후 누적 판매고 기준 전체 4위지만, 최근 실적은 별로입니다. 2012년만 해도 3만 2621대를 판매해 누적 매출 1조1350억 원대를 기록했던 SM7은 지난해부터 인기가 하락 하는 추셉니다. 3587대를 판매한 SM7의 지난해 누적 매출은 1093억 원에 불과합니다. 매출고가 1년 만에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습니다.체어맨과 SM7의 공백을 메운 곳이 바로 수입차 업체들입니다. 수입차 업체들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외연을 넓히는 중입니다. 국산차 5개사가 48개 대형차 모델을 판매하는데 비해, 수입차 업체들은 무려 299개 모델을 국내 시장에서 판매 중입니다.2010년 이후 누적 판매량 기준 1~3위 자리는 여전히 현대· 기아차지만, 1 ~30위까지로 범위를 넓혀보면 메르세데스-벤츠의 모델이 무려 8개로 가장 많습니다. BMW도 4개 모델이 ‘톱 30’에 이름을 올려, 기아차(3개 모델)·현대차(2개 모델)보다 숫자가 많습니다. 2010년 이후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 모델 30개 중 20개가 수입차입니다.특히 메르세데스-벤츠는 현대·기아차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 E300의 경우 2010년 이후 누적 매출 1조8500억 원에 달합니다. 벤츠E300은 2010~2011년 수입차 베스트셀링카의 영광을 차지했던 모델로, BMW 520d와 함께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2010년 이후 누계는 5위지만, 지난해 기준으로는 이미 SM7을 넘어섰습니다.더불어 올해 상반기 판매 대수가 지난해 대비 3배 가량 늘어난 S클래스도메르세데스-벤츠 질주의 비결로 꼽힙니다. 특히 국내 수입차 플래그십 세단 시장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S350 모델과 S500 모델이 각각 2010년 이후 누적 매출 8000 억원을 기록하며 빠르게 시장을 넓혔습니다. 이 밖에도 메르세데스-벤츠 E220, E350, C220 모델이 매출 기준 상위권 차량으로 등극하는데 성공했습니다.덕분에 국내 대형차 시장에서 제조사별 기준 메르세데스-벤츠는 현대차에 이어 전체 2위 업체로 도약했습니다. 2010년 이 후 대형차 7만 1509대를 팔았는데, 워낙 고가라 매출로 따지면 차량을 두 배 이상 많이 판 기아차(15만 3824대)까지 추월한 상황입니다.BMW도 상승세입니다. 2010년 이후 2조5584억 원에 달하는 대형차 매출고를 올려 르노삼성(2조1977억 원)을 따라잡았습니다. BMW의 플래그십 세단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740시리즈와 GT라인업이 쌍끌이 하고 있습니다.그런가 하면 아우디도 쌍용차와 GM대우를 넘어서며 국내 대형차 시장을 공략 중입니다. 대형차 시장에서 아우디의 2010년 이후 매출은 모두 1조4245억 원. 같은 기간 쌍용차(1조2467억 원)와 GM대우(1조361억 원)를 넘어섰습니다. 쌍용차 매출은 도요타 고급 브랜드 렉서스의 대형차 판매고(1조1084억 원)보다는 많지만, 도요타와 렉서스의 대형차 판매고를 합친 수치(1조 8642억 원)에는 미치지 못합니다.기본 가격이 억대를 호가하는 재규어·포르쉐·벤틀리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약진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2010년 이후 국내 시장에서 38개 모델을 선보인 재규어는 그간 총 5885대를 판매했습니다. 대형차 시장에서 전체 매출 기준 11위 업체죠. 포르쉐는 워낙 가격이 비싸 고작 2000여대를 판매하고도 4000억 원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업체별 순위는 13위를 차지 했습니다.대형차 시장에서 최고가(最高價) 브랜드는 다임러 벤츠가 인수한 마이바흐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비싼 모델(마이바흐62제플린)은 기본 가격이 8억 원에 달하는데 국내에선 3대가 팔린 걸로 집계되네요. 2010년 이후 17대를 판매한 마이바흐의 누적 매출은 약 112억 원입니다. BMW그룹의 최고가 브랜드 롤스로 이스는 가장 비싼 모델이 팬텀 드롭헤드 쿠페(Phantom Drophead Coupe)입니다. 기본 가격이 7억 6000만 원으로 마이 바흐62제플린보다 4000만 원 저렴(?)하네요. 롤스로이스는 같은 기간 약 522억 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습니다.SUV 시장 - 쌍용 코란도·폴크스바겐 티구안 ‘돌풍’ ‘블루 오션’ SUV 시장에도 수입차와 국산차 경쟁이 치열합니다. 결론적으로 기아차·현대차·쌍용차 3강은 수위권 수성에 성공했지만 수입차 공세는 매서웠습니다.1위 자리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집안싸움입니다. 2010년 이후 누적 판매 금액으로 보면 기아차(14조 원)가 현대차(12조6000억 원)를 눌렀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차량별 누적 판매 금액 1위는 현대차의 산타페(7조 원)가 차지했습니다. 매출고 상위 10 개 차량에선 현대차가 싼타페·투싼·베라 크루즈 등 3개를, 기아차가 스포티지·쏘렌토·카니발·모하비 등 4개를 배출했습니다. 판매대수에서 현대차 투싼이 앞섰다면(3위), 누적 판매량에서는 기아차 쏘렌토가 앞서는(3위) 그야말로 장군멍군입니다.현대·기아차의 집안싸움에 도전장을 내민 곳이 SUV의 명가 쌍용차입니다. 이유일 쌍용차 대표는 지난 5월 2014베이징모터쇼에서 SUV 전문 브랜드를 선포하고 “신형 세단을 출시하기 보단 SUV 모델을 더 키우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죠. 쌍용차의 SUV 대표 모델은 국내 SUV 최장수 브랜드인 코란도입니다. 코란도C 2.0디젤 모델과 함께 2012년 출시한 코란도스포츠2.0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지속적으로 시장을 넓히는 분위깁니다.2011년 1만대 안팎 팔렸던 코란도는 2012년 3만대를 넘어서더니 지난해 4만 2752대를 판매하며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 중입니다. 최근 추세만 두고 보면 코란도는 현대·기아차의 대항마로 불릴 자격이 충분합니다. 지난해 코란도 연간 매출은 8847억 원으로 기아차 쏘렌토(7695억 원), 기아차 카니발(7341억 원)을 이미 앞질렀습니다. 지난해 매출 기준 2위 현대차 투싼(8904억 원)과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돕니다.수입차 중에서는 폴크스바겐티구안이 현대·기아차와 필적할 대항마로 꼽힙니다. 티구안이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기 이전 수치가 포함돼 2010년 이후 누적 매출 순위는 13위에 그칩니다. 다만 코란도처럼 최근 수치를 보면 달라집니다. 2011년 대비 지난해 판매 대수가 3배 이상 늘었고, 올해 상반기 판매대수(3675대)가 벌써 2012년 연간 판매대수(3468대)를 넘었습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발표한 올해 1~ 7월 수입차 판매 대수에서 폴크스바겐티구안은 BMW 520d를 누르고 사상 최초로 전체 수입 차종 중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를 두고 “강남 싼타페(폴크스바겐티구안)가 강남 쏘나타(BMW 520d)를 잡았다”는 말이 회자됩니다.폴크스바겐티구안은 최근 국내 자동차 인기 요인을 대부분 충족하는 차량입니다. 우선 SUV 열풍에 디젤 열풍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모두 갖췄습니다. 게다가 국산차 구매를 고려하던 소비자를 유치할 수 있을 만한 가격 경쟁력도 확보했습니다. 경쟁 모델인 현대차 싼타페 최고급 사양인 ‘싼타페 2.2 디젤 e-VGTR2.2 2WD 익스클루시브 스페셜’의 가격은 3466만 원. 티구안 중에서 가장 저렴한 ‘티구안 2.0 TDI 컴포트’ 가격이 3840만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큰 차이가 없습니다. 수입차 SUV 가격은 국산차와 큰 차이가 난다는 통념을 뒤집은 겁니다.재규어 랜드로버도 서서히 시장을 넓히는 추세입니다. 물론 국산 SUV와 가격차는 여전히 상당하지만, 그래도 한·미 자유 무역협정(FTA)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반영해 전 차종 가격 인하를 발표하는 등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습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대목은 ‘사막의 롤스로이스’라는 별명이 붙은 랜드로버의 플래그십 차종 ‘레인지로버’입니다.2010년 이후 5005대가 판매됐는데, 워낙 고가의 차량이라 누적 판매고가 5552억 원이나 됩니다. 매출을 판매대수로 나눈 단순 계산에 따르면 대당 무려 1억 1000만 원에 팔렸다는 의미입니다. 5552억 원은 국내 SUV 시장 전체 15위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레인지로버와 함께 단순 계산 방식으로 대당 1억 원이 넘는 고 가 차량 중 돋보이는 차량이 BMW X6입니다. 획기적인 디자인과 다이내믹한 주행성으로 세계적 인기를 모은 X6는 국내 SUV 시장에서도 잘 나갑니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나 BMW X6는 SUV에 럭셔리 세단을 접목시켰다는 의미에서 ‘LUV(Luxury Utility Vehicle)’라고 불리기도 합니다.2010년 이후 업체별 누적 판매고에 따르면, BMW(1조3165억 원)가 국산차 업체르노삼성(9505억 원)를 이미 추월했습니다. 재규어 랜드로버(8734억 원)도르노삼성차를 따라잡기 일보 직전입니다. 폴크스바겐(7185억 원)·메르세데스-벤츠(7123억 원) 역시 지금 추세라면 조만간 국산차 업체를 추월할 수 있을 걸로 보입니다. 이밖에 포드자동차 역시 국내 SUV 시장에서 매출 기준(6737억 원) 톱10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2014.10.0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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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 클래스를 증명하다

산업 일반

4년 만에 E클래스 부분 변경 모델 출시 정숙함과 연비 돋보여 수입차 시장의 전통 강자가 재무장을 마쳤다. 최근 수입차 시장에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해치백 등 다양한 세그먼트의 차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여전히 베스트셀링카 순위의 상위권은 세단 차지다.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는 2009년 9세대 모델 이후 최근 수년간 줄곧 상위권을 지켰다. 하지만 BMW 520d에 밀려 최고의 자리에는 오르지 못했다.6월 출시한 더 뉴 E클래스로 반전을 노린다. 독일 전통 세단의 강자끼리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셈이다. 11월에는 신형 S클래스가 지원군으로 가세한다. BMW의 선두 수성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벤츠 2014 E클래스 디젤 모델 E250 CDI를 타고 서울에서 경남 남해까지 왕복 800km를 달렸다.중후한 멋에 스포티한 느낌 더해메르세데스-벤츠는 중후한 멋이 강점인 브랜드다. 때론 이 강점이 독이 되기도 한다. 무거운 이미지에 부담을 느끼는 젊은 소비자가 적지 않다. 신형 E클래스는 중후한 멋을 그대로 두면서 스포티한 느낌을 더했다. 연령대와 상관없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을 적용했다. 가장 두드러진 부분이 전면 그릴이다.E클래스는 ‘엘레강스’와 ‘아방가르드’ 두 가지 하위 모델로 나왔다. 엘레강스는 전면 그릴에 세 개의 선을 배치했고, 보닛 위에 벤츠 고유의 ‘세 꼭지 별’ 로고를 장식했다. 전통적인 벤츠의 느낌을 강조한다. 아방가르드는 그릴을 두 개의 선으로 꾸미고 그릴 위에 로고를 배치했다. 벤츠의 고성능 모델(AMG 모델)에만 주로 사용한 방식으로 E클래스에도 적용했다. 로고의 배치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훨씬 더 감각적이고 젊은 느낌을 준다.차의 라인은 전체적으로 길고 날렵한 사선으로 뽑았다. 충분히 각을 유지하면서 스포티한 느낌을 극대화 했다. 후면부 역시 옆 라인과 비슷한 컨셉트로 유지했다. 다른 브랜드 차가 최근 트렌드에 맞춰 최대한 둥글고 아기자기하게 꾸미는 사이 E클래스는 품격과 스포티함을 동시에 지키는 디자인을 만들었다.주행 성능 탁월시승한 차는 2143cc 4기통 디젤 엔진을 장착한 모델이다. 최대출력은 204마력, 최대토크는 51kg.m이다. 7단 자동 변속기와 맞물려 기본기가 탄탄한 주행성능을 뽐냈다. 특히 낮은 RPM(분당 엔진 회전 수)에서 폭발하는 토크가 인상적이다. 디젤 엔진임에도 정숙성이 훌륭했다.낮고 매력적 엔진음을 뿜으며 쉽게 속도를 올리고, 편하게 코너를 따라 돌고, 적당한 위치에 멈췄다. 200km 이상을 휴식 없이 달리며 운전의 재미를 만끽했다. 운전을 하면서 지루할 틈이 없었고 크게 피로하지도 않았다. 신나게 달린 다음 계기판에 찍힌 평균 연비는 L당 15.5km다.이 차의 공인 연비(14.2km/L)보다 높았다. 성인 4명이 트렁크에 짐을 가득 싣고 서울에서 경남 남해까지 추가 주유 없이 왕복할 수 있었다.보이지 않는 부분에 주목E클래스는 기본 디자인과 주행 성능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차다. 하지만 진짜 가치는 보이지 않는 부분에 있다. 이 차에는 갖가지 안전장치가 있다. 차선을 이탈하거나, 차선 변경 때 장애물이 있으면 경보가 울린다. 시속 200km 이상의 고속에서도 작동한다. 급브레이크를 밟거나 충돌을 하는 순간에는 안전벨트가 알아서 위험을 인지하고 타이트하게 운전자를 잡아준다.어두운 시골길에서 상향등을 켜고 달리다 반대편에서 차가 접근하면 자동으로 라이트의 각도를 낮추는 인텔리전트 라이트 시스템도 탑재했다. 넓은 트렁크도 매력적이다. 깊고 효율적으로 설계돼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 독일 브랜드 세단 중 드물게 골프백 4개를 실을 수 있다. 직접 실험해 보니 약간의 요령이 필요하긴 했지만 골프백 4개와 보스턴백 2개가 실렸다.달리는 E에 날개를올 상반기 수입차 판매 순위를 보면 E300이 2799대를 팔아 2위에, E220 CDI가 2068대로 5위에 올랐다. 보통 신차 출시 직전에는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기록이다. 신형 E클래스의 출시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8월에 소형 해치백 A클래스를 출시했고, 11월에는 대형 세단 S클래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BMW가 긴장하는 이유다. 신형 E클래스 가솔린(200·250·300·350)은 6020만~9090만원, 디젤(220·250 CDI)은 6230만~7110만원이다.

2013.08.1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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