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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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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희망의 불씨’ 전하는 장혜선식 나눔 철학

경제일반

누적 지원금액 약 2478억원, 누적 수혜인원 약 38만5048명. 할아버지에서 어머니로, 다시 손녀로 이어지며 세대를 잇는 나눔을 실천한다. 롯데그룹 창업주 고 신격호 명예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롯데재단을 이끄는 손녀 장혜선 롯데장학재단·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은 2023년 취임 이래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지원’을 핵심 철학으로 진두지휘하고 있다. 여느 재벌가 구성원의 취임과 달리 장 이사장은 외부로 드러내기 쉽지 않은 개인의 아픔을 기꺼이 꺼내어 공감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장 이사장에게 지난 2년여간 가슴 뭉클했던 순간, 장학사업의 발전 방향, 재단이 꿈꾸는 미래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스포츠 꿈나무들의 빛이 되다롯데장학재단은 지난 10월까지 2025년에만 약 150억 원의 사업비를 운용하며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 이사장이 꼽은 재단의 핵심 사업으로 1983년 재단 설립과 함께 시작된 ‘신격호 롯데 희망장학금’이다. 이 장학사업은 42년간 약 691억원을 전달하며 대학생들의 안정적인 학업 활동을 돕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 중 스포츠 인재 육성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스포츠 꿈나무를 돕는 ‘신격호 롯데 재능장학금’을 통해 스키·스노보드 등 동계스포츠 유망주들을 발굴하고 지원하고 있다. 2017년부터 현재까지 총 92명을 발굴해 약 4억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실제 이 중 16명이 국가대표에 선발, 대한민국 동계스포츠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장 이사장은 스포츠 장학생 중 ‘2025 하얼빈 아시안게임’에서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종목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건 이채운 선수에게 특히 감동했다. 그는 “스키장 수도 적고, 운영 기간도 1년 중 90여 일 정도에 불과한 환경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영광의 결실을 얻어 정말 자랑스럽다”며 스포츠 장학생들의 열정과 도전을 응원했다.장 이사장은 장애인 스포츠의 활성화도 놓치지 않고 있다. 시각장애인축구대회와 농아인야구대회 등 박수와 함성이 더욱 필요한 곳에 지원을 더하며 나눔의 폭을 넓히고 있다. 시각장애인축구대회를 관전했던 때를 떠올린 장 이사장은 “눈이 아닌 몸과 귀, 온몸의 감각으로 공을 차는 모습을 봤을 때 ‘한계를 뛰어넘는 일은 결국 마음에서 나온다’는 것을 깊이 느꼈다”고 했다.효율적이고 실질적인 곳에 틔운 ‘작은 불씨’장 이사장은 취임 이래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작은 불씨’다. 가장 도움이 필요한 곳에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도록 연결해 더욱 큰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효과를 내는데 힘을 쓰고 있다. “사업 현장에 갈 때마다 ‘우리의 손길을 간절히 필요로 하는 곳이 많구나’를 느낀다”는 장 이사장은 “우리가 전한 도움의 손길이 실제로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을 직접 체감한다”고 밝혔다.장학사업을 통한 뿌듯함과 동시에 도움이 필요한 곳이 더욱 많다는 현실을 자주 마주한다. 장 이사장은 이 현실이 자신에게 주어진 중요한 숙제라고 여긴다. 그는 “도움이 필요한 곳에 더 효율적이고, 맞춤형으로 지원할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취임 2년 차 새로운 장학사업 조성에도 눈을 떴다. 새로 방향을 튼 사업 중 하나는 작은 도움조차 절실한 예술가 자립 지원이다. 실력 있는 K-예술가들이 서포트를 받지 못해 해외로 나가는 안타까운 사정도 장 이사장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닫혔던 극장 문이 열렸지만 여전히 무대는 부족하고 후원 환경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장혜선’ 이름 내건 장학금의 힘장 이사장은 취임 후 실명을 내건 사업을 펼치며 재단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 조부가 만든 사회공헌 재단에 이름 석 자를 건 사업을 더했기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올해 처음 출범한 ‘장혜선 가정 밖 청소년 장학금’과 ‘장혜선 위기 임산부 긴급지원 사업’은 장 이사장에게도 큰 보람을 안겨준 사업이다. 특히 가정 밖 청소년 장학금의 조성과 관련해 실효성을 두고 고민하다 조심스레 스텝을 밟았는데, 무엇보다 ‘엄마’의 마음이 더 크게 작용했다. 가정 내 학대 등에 어려 어려움에 노출된 아이들을 진짜 엄마처럼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싶었단다. 장 이사장은 “지난 7월 열린 전달식에서 오히려 내가 더 큰 깨달음을 얻었다”며 “가정환경으로 인해 상처받고 무너져 있을 거라는 생각을 바로잡은 계기였는데 그들에게서 훨씬 더 밝고 단단한 빛을 느꼈다. 사실 몸이 너무 좋지 않았는데 참석하길 잘했다”고 말했다.장 이사장은 장학금 전달에 그치지 않고 좀 더 실질적인 도움을 줄 혜택을 모색하고 있다. 재단이 운영하는 장학관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거나 재단에 구직할 시 우선으로 기회를 주는 등 여러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검토 중이다.‘약점은 감춘다’는 말과 달리 장 이사장은 여러 행사에서 그동안 몰랐던 개인적 아픔을 내보이며 수혜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호응을 얻고 있다. 개인사를 모른 주변의 반응이 오히려 더 컸다. 그는 “진심으로 마음을 다해 전하려면 나 역시 그 과정을 직접 겪어봤다는 것을 말해줘야 한다”며 “나도 어려운 상황을 이겨낸 경험이 있어 ‘여러분도 할 수 있다’는 말이 작은 희망을 불어넣어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이와 더불어 장 이사장과 어머니 신영자 의장, 딸과 함께 3대가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 훈훈함을 더했다. 다 같이 활동하는 과정에 이견은 없었을까. 장 이사장은 “나는 늘 어머니께 조언을 구하고 딸에게는 도움을 청한다”며 “우리는 언제나 서로가 서로를 돕고 큰 힘이 되어주는 존재들”이라고 흐뭇해했다.“지난 2년 재단을 정비했고 올해 목표한 방향대로 자리를 잡아 감사하다”는 장 이사장은 다가오는 2026년의 계획도 일찌감치 세워놨다. 그는 “내 손이 닿지 않아도 될 만큼 (사업을) 안정적으로 세팅하는데 집중해 희망의 불씨를 계속 키워나가고 싶다”고 말했다.이현아 기자 lalalast@edaily.co.kr

2025.12.08 07:00

4분 소요
롯데 흔드는 신동주...지주 지분 0.01% 매수

경제일반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롯데그룹을 흔들고 있다. 주요 경영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데 이어 한국 롯데지주 지분까지 사들이면서다.1일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롯데지주 보통주 약 1만5000주(시가 약 4억2000만원)를 장내 매수 방식으로 취득했다. 이는 롯데지주 전체 발행주식 수(1억490만9237주)의 0.01%에 해당한다.향후 이사회 책임을 묻는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을 사전에 마련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SDJ코퍼레이션 측 설명이다. 상법에 따르면 발생주식 1만분의 1 이상을 6개월간 보유한 주주만이 주주대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신 전 부회장은 이번 롯데지주 주식 매입과 관련해 “롯데그룹의 현재 상황에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며 “지배구조 개선과 윤리경영 회복을 위한 책임 있는 주주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이번 주식 매입은 단순한 투자 목적이 아닌 기업의 공정성과 주주권 보호를 위한 전략적 행보”라며 “앞으로도 책임 경영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대응과 실천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 창업주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형이다. 다만 현재 롯데그룹의 경영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신 전 부회장은 지난 2014년 12월부터 이듬해(2015년) 1월까지 일본 롯데그룹 계열 이사직에서 연이어 해임됐다. 그는 이사진의 반대에도 불법·무단으로 수집한 영상 활용을 기반으로 한 풀리카(POOLIKA) 사업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신 전 부회장은 지속적으로 경영 복귀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그는 올해까지 총 11차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 진입을 시도해 모두 실패했다.이런 상황에서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달 신동빈 회장 등 주요 경영진을 상대로 약 140억엔(1322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주주대표 소송도 제기했다.

2025.08.01 17:49

2분 소요
롯데벤처스, 한국 유망 스타트업 미국 진출 지원한다

유통

롯데벤처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국내 스타트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엘캠프 실리콘밸리(L-CAMP Silicon Valley) 4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21일부터 25일까지(현지시각) 진행되는 엘캠프 실리콘밸리는 미국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사업 진출을 지원하는 글로벌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다.롯데벤처스는 ‘1세대 글로벌 창업가’인 신격호 롯데 창업주의 글로벌 개척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엘캠프 실리콘밸리는 2021년 1기부터 지난 3기까지 32개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행사에서는 현지 투자자, 관련 기관과의 네트워크 교류, 선배 창업가 강연 등이 진행된다.이번 4기 프로그램에는 클라우드, 반도체, 로봇, 디지털 헬스케어 등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스타트업 7개사가 참여한다. 롯데벤처스는 잠재력, 진출계획 및 사업화 역량 등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고려해 참여 기업을 선발했다.또한 롯데벤처스는 미국 지사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IR(기업소개) 행사에 참석하는 투자자 수를 지난 행사 대비 3배 이상인 70명으로 확대했다.현지 프로그램 첫날인 21일에는 미국 시장 진출과 투자 유치를 위한 인사이트 공유 패널 토론회 ‘엘캠프 실리콘밸리 : 한국 창업자 & 벤처캐피탈’(Korean Founders & VC Mixer)을 개최했다. 안준영 롯데벤처스 미국 지사장이 진행을 맡았으며 엘에프엑스 벤처 파트너스(LFX Venture Partners), 브로드웨이 벤처 파트너스(Broadway Venture Partners), 케세이 이노베이션(Cathay Innovation) 등 현지에서 스타트업 투자 경험이 풍부한 벤처캐피탈 소속 관계자가 패널로 참석했다. 이들은 패널 토론회에서 현지 투자자들의 기업 평가 방식을 포함해 진출 스타트업의 리스크 관리 전략, 문화적 장벽 극복 방안 등을 논의했다.참여 스타트업은 사업 아이템, 미국 진출 계획 등 IR(기업소개) 피칭을 진행했다. 실질적인 투자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현지에서 활동하는 벤처 투자자이면서 참가 스타트업의 주요 비즈니스 분야 영역에서 초청했다.둘째 날부터는 미국 시장 진출 및 실리콘밸리 창업 경험이 있는 선배 창업가의 강연과 워크숍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황유라 퍼플렉시티 아태 지역 파트너십 총괄, 김진우 라이너 CEO, 이동희 싱클리 CEO, 박세혁 몰로코 CIO 등이 연사로 나서 초창기 스타트업 시선에서 생생한 미국 진출 노하우를 전달할 예정이다.또한 실리콘밸리에서 200여개 기업에 투자한 남태희 스톰벤처스 대표와 약 29년간 대기업 근무, 스타트업 창업, 엔젤투자자 활동까지 다양한 경험을 보유한 한기용 산호세 주립대 겸임교수의 강연도 진행한다.김승욱 롯데벤처스 대표는 “롯데벤처스는 미국 지사, 베트남 법인, 롯데벤처스 재팬 등에서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 국경 초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해외 진출 잠재력이 있는 국내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현지 네트워크 조성, 투자 유치 등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2025.04.22 10:16

2분 소요
'롯데家 효심' 강조했던 신동주...'신격호 추모식'은 불참,  왜?

유통

롯데그룹 오너일가와 임직원들이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추모에 힘을 쏟고 있다. 다만 신 명예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추모식은 물론이고 지난 몇 년간 부친의 묘소에도 방문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이 신 명예회장 생전에 효심을 매우 강조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아버지 추모식 참석 못 하는 신동주24일 재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신 명예회장 5주기 이틀 전인 지난 17일 롯데월드타워(서울 송파구 소재) 1층에서 진행된 신 명예회장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았다.신 명예회장 추모식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주관으로 진행됐다. 이번 5주기 추모식에는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과 롯데지주 실장급 임원, 각 사업군 총괄대표, 롯데건설 대표 등 주요 경영진도 함께했다. 신 명예회장을 추모하고 그의 도전 정신과 경영 철학을 되새기는 시간을 갖기 위함이다.하지만 신 전 부회장은 지금까지 진행된 신 명예회장 추모식에 단 한 번도 참석한 적이 없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현실적으로 참석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평가한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은 2014년 본격화했다. 그해 12월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그룹의 주요 임원직에서 해임되면서다. 이듬해(2015년) 1월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도 해임됐다. 반대로 신 명예회장의 차남이자 신 전 부회장의 동생인 신 회장은 승승장구했다. 2015년 L투자회사 12곳의 대표로 취임했으며, 같은 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로 선임됐다.이후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쟁탈을 위한 표대결에 나섰다. 그렇게 수차례 진행된 주총에서 미소지은 것은 신 회장이다. 롯데그룹의 오너가 경영권 분쟁은 신 회장 승리로 막을 내렸다.이처럼 오너가 경영권 분쟁으로 가족에서 완벽한 남이 된 사례는 여럿 존재한다. 가장 최근에는 한진그룹의 사례가 있었다. 故 조양호 명예회장의 장녀인 조승연(개명 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장남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분쟁이다.2014년 땅콩회항 사건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조 전 부사장은 현장 복귀를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이후 자취를 감췄던 조 전 부사장은 2020년 KCGI, 반도건설 등과 3자 주주연합을 결성하며 경영권 탈환에 나섰다. 이들도 수차례 주총장의 문을 두드리며 이사 추천 등에 나섰지만 실패로 끝이 났다. 경영권 분쟁 이후 조 전 부사장은 조 명예회장의 추모식 등에 불참해 왔다. 개명까지 한 조 전 부사장의 소식은 최근 들려오지 않는다. 부친 뜻 기리는 동생과 자취 감춘 형경영권 분쟁에 따른 영향을 배제한다고 해도 최근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의 부친 관련 행보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신 회장은 명절과 신 명예회장 탄생일에 꾸준히 부친의 뜻을 기리며 참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신 회장은 지난해 9월 추석 연휴 기간에도 울산 선영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신 전 부회장은 2년 넘게 울산 선영 방문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정상 어려움으로 2022년 11월 이후 선영 방문을 못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도 그의 울산행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과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부친에 대한 효심을 유독 강조해 온 신 전 부회장이다. 이렇다 보니 재계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일정상 어려움’을 거론하며 보여주고 있는 최근 행보(부친 선영 미방문)에 대해 “공감을 얻기 힘들어 보인다”는 말까지 나온다.최근 1심 판결이 있었던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의 변호사법 위반 재판 영향이 아니겠냐는 의견도 있다. 민 전 행장은 변호사가 아님에도 2015년 해임된 신 전 부회장의 경영 복귀를 위해 불법적인 자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법원은 지난 16일 진행된 1심에서 민 전 행장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198억원을 선고했다.신 전 부회장은 민 전 행장 재판 관련 핵심 증인이다. 검찰은 신 전 부회장을 법정에 출석시키기 위해 1년여 동안 해외 사법 공조까지 받으며 노력했다. 이런 노력에도 검찰은 신 전 부회장을 증인으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검찰이 신 전 부회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민 전 행장이 제기한 민사 소송 때문이다. 과거 민 전 행장은 신 전 부회장을 상대로 용역비 108억원 추가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1심에서는 민 전 행장이 부분 승소했지만, 2심에서 결과가 뒤집혔다.당시 재판부는 신 전 부회장과 민 전 행장의 계약(프로젝트 L) 내용이 변호사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봤다. 검찰은 민 전 행장이 변호사법을 위반했다고 민사 재판에서 특정한 사람이 신 전 부회장이기 때문에 검찰이 그를 핵심 증인으로 지목한 것이다.재계 한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 입장에서는 민 전 행장의 변호사법 위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면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며 “롯데를 무너뜨리기 위해 불법적인 계약을 맺기까지 했다고 신 전 부회장이 증언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라고 전했다.

2025.01.24 06:00

4분 소요
식품제조사에서 재계 서열 6위…굴곡의 롯데 56년史

산업 일반

재계 6위. 자산 129조. 최근 롯데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그동안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사세를 키우며 몸집을 불려온 것과 사뭇 다르다. 코로나 팬데믹과 더불어 지난해 말 건설 유동성 이슈까지 겪으면서 부진한 실적이 계속되고 있다. 상징처럼 여겨오던 재계 서열도 13년 만에 5위 밖으로 밀리게 됐다.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등 핵심 계열사들의 신용등급도 내려갔다. 표면적으로 보면 확실한 위기다. 롯데그룹의 수장인 신동빈 회장의 어깨도 무겁다. 하지만 이를 기회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절실한 상황에서 롯데는 체질 개선 작업에 한창이다. 지난 50여년간 롯데 성장의 핵심이던 유통군에서 그룹 중심축도 화학·배터리 등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옮겨지고 있다. 위기와 기회 사이. 기로에 서 있는 롯데는 그동안 어떤 길을 얼어왔을까.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과 아들인 신동빈 회장의 경영 방식으로 본 롯데그룹의 흥망성쇠를 짚어봤다. 신격호 ‘무차입 경영’…IMF 파고 넘어 폭발 성장 계기 (故)신격호 명예회장 :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사업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신동빈 회장 :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제때 실행해야 합니다.”신격호 명예회장이 단돈 80엔으로 일군 롯데그룹. 롯데그룹은 기업의 국적 정체성 논란과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기업 문화 등으로 ‘은둔의 왕국’이라 불리는 등 여론의 뭇매도 맞지만 껌 사업을 시작으로 한때 자산 기준 국내 재계 5위로까지 성장한 대기업이다.신 명예회장과 현 롯데그룹의 수장인 신동빈 회장은 부자지간임에도 판이한 경영 스타일을 선보이며 롯데그룹을 이끌었다. 신격호 창업주는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며 보수적인 경영을 펼쳤지만, 2004년 경영 전면에 나선 신동빈 회장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사를 키웠다. 부자의 경영 방식에 따라 롯데그룹의 흥망성쇠도 갈렸다.신 명예회장은 껌 사업을 시작으로 70년 가까이 한국과 일본 두 나라를 오가며 사업을 확장해 롯데를 재계 5위 기업으로까지 성장시켰다. 1941년 일본으로 건너가 다양한 일을 하던 신 명예회장은 1946년 화장품, 비누제조 사업을 시작했고 오늘날 롯데그룹의 모체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 ‘히카리’라는 회사를 세워 성공 가도를 달렸다.그러던 중 신 명예회장은 우연한 기회로 ‘츄잉껌’을 접하게 되고, 1947년께 당시 일본에서 손쉽게 제조가 가능했던 껌 제조에 착수했다.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얻자 1년 후 주식회사 롯데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껌 사업이 뛰어들었다. 롯데라는 사명은 신 명예회장이 즐겨 읽던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등장하는 여주인공 ‘샤롯데’에서 따온 것이다.껌 제조사업을 통해 불린 자본으로 그는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1959년에 롯데상사를 설립하고, 1961년에는 초콜릿 제조업에도 도전했다. 후발주자였음에도 그는 초콜릿 시장 공략에 성공했고, 1968년 롯데는 일본 최대의 제과업체 자리에 올랐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가 이뤄지고 외자를 도입해 경제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내에서 높아지자 신 명예회장도 ‘사업보국’의 꿈을 안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1980년대 롯데제과 설립에 이어 당시엔 아무것도 없었던 잠실 지역에 호텔과 백화점, 실내 테마파크 건설 사업을 진행했다. 롯데월드를 중심을 한 ‘잠실 프로젝트’는 세간의 우려를 뒤엎고 문을 연 첫해인 1989년 140만명이 입장했고, 1990년에는 누적 입장객 수가 460만명을 넘는 등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에도 불구하고 롯데그룹은 큰 위기 없이 계속해서 몸집을 불려 나갔다. 당시 전 재벌이 경영 위기에 몰렸었지만, 롯데만이 위기 없이 신사업 론칭과 사세 확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신 명예회장이 무차입 원칙을 철칙으로 삼고 경영했기 때문이다. 차입금을 기업의 경영 상태를 악화시키는 ‘병’과 같은 것으로 인식했었던 신 명예회장의 생각에 따라 IMF 사태는 오히려 롯데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때 롯데그룹은 재계 서열 10위에서 5위까지 올라서게 된다.신동빈 회장 전면에 나서며 M&A로 급격한 사세 확장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엔 어마어마한 현금 보유량을 무기로 각종 M&A를 진행해 급격한 사세 확장을 이루었다. 신 명예회장의 지휘와 아들 신동빈 회장의 보조에 힘입어 한국 롯데그룹은 창업 첫해 8억원의 매출에서 지난해 기준 매출 84조원 규모의 그룹으로 성장했다. 2004년 경영 전면에 나선 신 회장은 보수적이었던 아버지 신 명예회장과 달리 공격적인 경영을 펼쳤다. 국내외 인수합병, 기업공개(IPO), 글로벌 사업 확대 등을 통해 그룹을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려놓았다. 2004년 30조3000억원이었던 롯데그룹 자산규모는 올해 129조7000억원으로 4배 이상 성장했다. 신 회장의 M&A 역사는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3년에 현대석유화학을, 2004년에는 KP케미칼을 인수했다. 2008년부터 2009년 사이 롯데그룹은 유통사업에서 인도네시아 대형마트 마크로(3900억원), 중국 타임스(7300억원), AK면세점(800억원)을 인수했다. 식품 사업에서는 두산주류BG(현 롯데주류, 530억원), 기린(799억원), 네덜란드계 초콜릿 회사 길리안(1700억원)을 인수했다. 2009년 3월 신 회장은 그룹의 새로운 비전과 함께 M&A 강화 정책을 밝혔다. 당시 신 회장은 10년 뒤인 2018년까지 그룹 매출을 20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2018 아시아 톱10 글로벌 그룹’ 비전을 선포했다. 이후 롯데는 금융사업에도 뛰어들며 코스모투자자문(629억원), 교통카드서비스업체인 마이비(670억원) 등을 인수했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롯데그룹의 자산은 2008년 44조6000억원에서 2009년 48조8000억원으로 11% 증가했으며 2010년에는 67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7.5%나 늘었다.2009년 이후에는 1조원 이상 규모의 ‘빅딜’을 연달아 성사했다. 2010년 2월 GS리테일 백화점의 마트부문(1조3000억원)을 인수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말레이시아 석유화학 회사인 타이탄(1조5000억원)을 사들였다. 2012년에는 롯데하이마트(1조2480억원)을 사들이며 사업을 다각화와 외형 확대에 힘썼다.신 회장은 지난해에도 호텔롯데와 롯데제과를 통해 해외사업체를 인수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사업과 기존사업의 미래 성장 동력 발굴, 성장 기회 모색을 위한 투자의 일환으로 그룹 차원에서 M&A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영권 분쟁으로 롯데쇼핑 ‘잃어버린 5년’…매출 30조→20조로 ‘뚝’ 하지만 롯데그룹의 무리한 M&A로 인한 문제점도 다수 지적된다. 우선 해외업체를 과도하게 인수합병하면서 인수 차입금이 늘어났다. 실제로 롯데그룹의 차입금 부담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의 순차입금(총 차입금-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28조475억원으로, 전년 동기(23조2616억원)보다 20.5% 늘었다.이와 관련해 롯데지주 관계자는 “그룹의 M&A는 중장기적 관점으로 투자한 것이고 각 사업에 따라 결실을 맺는 시기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초 롯데케미칼이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면서 생산능력과 인력 등을 고스란히 갖고 왔고,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말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인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한 뒤 해외 물량 수주 활동을 하는 등 ‘스텝 바이 스텝’으로 진행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2010년대 후반에 들어 롯데그룹은 주요 사업 중 하나인 유통사업이 전례 없는 불황을 겪으며 정체기에 들어갔다. 이러한 배경에는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가 자리 잡고 있다. 사드 사태는 사드부지 선정을 둘러싼 정치 안보 리스크가 수출 기업에 큰 타격을 입힌 사건으로, 최대 피해 기업이 바로 롯데그룹이었다. 사드 사태 이후 중국이 한국에 가한 각종 보복 조치는 국제 정치 리스크에 따른 산업계 충격파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롯데는 경북 성주 사드 배치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으로부터 전 계열사 사업자 세무조사를 받기도 했다. 롯데쇼핑은 사드 사태를 기점으로 연결 기준 30조원에 육박했던 매출이 20조원 밑으로 내려왔다. 사드 사태 이전까지 롯데는 중국에서 백화점 5곳, 롯데마트 110여곳을 운영했으나, 현재는 롯데백화점 청두점 1곳만 남았다. 앞서 롯데는 2018년 4월 중국 내 롯데마트 매장을 모두 팔았고, 그해 7월 롯데백화점 철수를 결정했다. 2019년 3월에는 중국 내 제과, 음료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2015년 시작된 경영권 분쟁으로 ‘잃어버린 5년’을 보내기도 했다. 경쟁사가 미래 먹거리를 위한 체질 개선을 가속화 하는 동안 롯데는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결정들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8년엔 사법리스크가 발생하면서 총수 부재 상황을 겪었고 일본 불매운동 당시에는 일부 합작사가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타격을 입었고 유통, 호텔, 테마파크는 물론 주력사업이었던 롯데케미칼까지 실적이 좋지 않아 롯데그룹에겐 위기의 해였다. 이에 신 회장은 최근 사장단 회의(VCM)에서 “생존에만 급급하거나 과거의 성공 체험에 집착하는 기업은 미래도 존재 의의도 없다”며 “혁신적으로 변하지 못하는 회사들은 과감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사업이 중요한 상황에서 롯데그룹은 유통 산업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신성장 동력 찾기에 나섰다. 유통에 집중됐던 그룹 역량을 화학 산업 등으로 분산시키며 리스크 줄이기에 돌입했다. 롯데는 지난해 헬스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등 3가지를 그룹의 미래를 이끌 사업으로 꼽고 ‘5년간 총 37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올해에는 여기에 뉴라이프 플랫폼을 더한 4가지 테마로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잃어버린 5년 만회를 위해 서둘러 ‘뉴 롯데’를 가속화시키는 모습이다. 신 명예회장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선택과 집중’에 대해 늘 강조했다고 전해진다. 잘 모르는 사업을 확장 위주로만 경영하면 결국 ‘국민에 피해를 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규사업은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고 핵심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진행한다’는 것이 신 명예회장의 경영 철학이었다.신 회장의 뉴롯데 청사진에는 이 같은 명예회장의 뜻이 담겨 있다는 평가다.

2023.08.06 07:00

7분 소요
롯데 ‘신유열 TF’ 본격 가동?…승계절차도 닮은 父子, ‘3세 시대’ 임박했나

산업 일반

롯데그룹이 최근 새로 구성한 ‘미래성장 태스크포스(TF)’를 두고 ‘오너 3세’ 승계작업을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미래성장 TF는 한국과 일본에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지며 한·일 협업 시너지를 연구하고 그룹 신사업 발굴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조직이 3세 승계작업 준비 역할을 한다고 보고 ‘신유열 TF’로 부르고 있다.신유열 상무 승계작업 준비 TF? “승계 언급하기엔 일러”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한국과 일본에 미래 성장을 위한 쌍둥이 조직을 만들어 양국 사업 협업 시너지 강화에 나섰다. 미래성장 TF는 이훈기 ESG경영혁신실실장(사장) 산하 조직으로 출범해 수석급 팀장 포함 총 4명으로 구성됐다. 일어·영어에 능통하고 세븐일레븐 등 계열사에서 기획통으로 불리던 이들이 배치됐다고 전해진다.롯데지주 관계자는 “미래성장 TF는 신사업 쪽 연구도 진행하고 한국과 일본 롯데 협업 시너지 창출 역할을 할 예정”이라며 “일본에도 비슷한 시기에 TF팀이 만들어져 한·일 사업 협업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기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해당 TF가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의 승계작업도 맡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래성장 TF가 그룹의 신사업 관련 업무를 하는 만큼 중요 현안인 오너 3세 승계작업을 위한 준비를 담당하는 부서로 작동할 것이란 시각이다. 롯데지주 측은 ‘승계작업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 상무님이 미래성장 TF에서 아무 직도 맡고 있지 않아 해당 조직이 승계작업과 관련한 역할을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추측이 나오는 이유는 최근 신 상무가 지난해 말 롯데케미칼 상무로 승진하면서 신 회장의 주요 일정에 동행하는 등 그룹에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신 회장의 베트남 출장에 동행했고, 한 달 뒤인 9월에는 롯데·노무라 교류회에도 참석했다. 올해 1월엔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인 밸류크리에이션미팅(VCM)에 처음 참석했고, 지난 3월에는 서울 잠실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에 방문한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헤네시(LVMH) 총괄회장을 신 회장의 곁에서 함께 맞이했다. 지난 4월엔 미국 하와이 여자프로골프(LPGA) 롯데챔피언십에 신 회장과 동행했으며 지난달에는 호텔롯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도 했다.신 상무가 공개석상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2020년 1월 조부인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장례식에서다. 그 직후 신 상무는 일본 롯데에 부장급으로 입사해 그룹에 합류하며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이후 국내 계열사인 롯데케미칼로 자리를 옮겨 지난해 1분기 상무보에 올랐다. 롯데케미칼에선 기초소재 동경지사 영업과 신사업을 담당해왔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턴 석유·화학 부문뿐 아니라 유통·호텔·건설 등 그룹 내 사업군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 올해 정기임원 인사에선 ‘보’를 떼고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사업부문 상무로 승진하는 등 그룹 내에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일본과 한국 오가며 경영수업…‘신 회장 승계공식 답습’ 시각도 업계에선 신 상무가 이르면 내년 귀화해 롯데그룹의 3세 경영을 본격화할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1986년생인 신 상무가 병역법에 따라 한국국적 ‘재취득’ 기준으로 입영 의무가 면제되는 만 38세 시점인 2025년, 혹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병역의무가 종료되는 만 40세가 되는 2027년 정도가 신 상무가 한국 롯데그룹에 입성하는 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일각에선 신 상무가 부친인 신 회장의 ‘승계공식’을 답습하고 있단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일본을 거쳐 한국 롯데의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그 시작이 롯데케미칼이란 점에서 신 회장의 승계 절차와 상당 부분 비슷하단 것이다. 신 회장은 1981년 일본 노무라증권에서 근무했고, 1988년 일본 롯데상사로 입사했다. 이후 1990년엔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상무로 입사했다. 1994년에 신 회장은 코리아세븐 전무로 선임됐고, 1997년 2월 단행된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2011년 롯데그룹 회장 자리에 오르게 된다. 신 회장과 신 상무의 승계 절차가 비슷하단 점이 신 상무의 승계 작업 추진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식지 않고 있는 이유다. 다만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 상무의 승계와 관련해 “현재 지분도 보유한 부분이 없어서 승계작업을 논하기엔 이르다”고 답했다.

2023.06.08 07:00

3분 소요
롯데, 오늘 상반기 VCM...“상시적 위기, 성장 발판으로 전환”

산업 일반

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 주재로 '2023년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을 연다.롯데는 12일 롯데월드타워에서 ‘2023 상반기 롯데 VCM’을 열고 그룹 경영계획 및 중장기 전략을 논의한다고 밝혔다.이날 롯데월드타워 31층 오디토리움에서 오후 1시 30분부터 6시까지 진행될 VCM은 지난 2020년 1월 이후 3년 만에 대면 회의로만 진행된다. 신동빈 롯데 회장을 비롯해 롯데지주 대표이사, 각 사업군 총괄대표와 계열사 대표, 롯데지주 실장 등 7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롯데는 이번 상반기 VCM에서 ‘상시적 위기(Permacrisis)’ 시대를 지속성장 발판으로 전환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글로벌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주제로 한 외부 강연으로 시작으로 롯데그룹의 싱크탱크인 롯데미래전략연구소가 올해 경영 환경을 진단하고 발생 가능한 다양한 위기 상황과 이에 대한 대응 방향성을 공유한다.이어 롯데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전략과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재무·HR 전략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다. 신동빈 회장이 CEO들의 역할과 리더십을 지속 강조해 온 만큼, 각 계열사 CEO들에게 그룹의 중장기 전략 실행을 위한 당부도 잊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한편 이날 VCM에 앞서 신동빈 롯데 회장을 비롯해 롯데지주 대표이사, 각 사업군 총괄대표들과 롯데지주 실장들은 롯데월드타워 1층에 마련된 신격호 롯데 창업주 흉상에 헌화하고 묵념하며 서거 3주기(1월 19일)를 기렸다. 또한 VCM 참석을 위해 롯데월드타워를 찾는 계열사 대표들도 자율적으로 헌화하며 창업주를 추모할 예정이다.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생존을 위해 자기 혁신은 필수 불가결하며, 회사를 성장하게 하는 열쇠 또한 혁신하는 용기다”는 창업주의 생전 어록을 인용하며 창업주 정신을 되새기고 상시적 위기 시대를 극복해 가자고 당부한 바 있다.

2023.01.12 10:38

2분 소요
“제2의 영남우유·푸르밀 될라”…생존 고민 깊어지는 유업계

유통

고(故) 신격호 롯데 창업주 동생인 신준호 회장 일가가 운영해 온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갑작스럽게 사업 종료를 발표하면서 유업계 전반으로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다. 이미 유업계는 생존 고민이 깊어진 상황에서 자칫 이번 사업 철수 사태가 업계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 누적된 적자, 매각 불발에" 푸르밀 내달 사업 종료 업계에 따르면 푸르밀이 적자 누적으로 다음달 결국 사업을 접는다. 푸르밀은 LG생활건강에 회사를 매각하려는 등 움직임을 보였지만 매각 작업도 끝내 불발됐다. 앞서 LG생활건강은 지난달 5일 공시를 통해 푸르밀 인수 철회를 공식화했다. 푸르밀 노조는 신준호 전 푸르밀 회장·신동환 푸르밀 대표이사 등 총수 일가가 무책임한 직원 해고로 임직원을 사지로 몰고 있다며 푸르밀 사업 종료 수순을 규탄했다. 푸르밀 노조는 지난 17일 입장문을 통해 “신준호·신동환 부자의 비인간적이고 몰상식한 행위에 분노를 느끼고 배신감이 든다”며 “강력한 투쟁과 생사기로에 선 비장한 마음을 표출한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푸르밀은 정직원 약 350명의 중견기업으로 1978년 설립된 롯데우유가 모태로 출발한 회사다. 2007년 롯데햄우유에서 롯데우유로 분사되며 푸르밀로 개명 후 현재까지 존속되어 왔다. 2017년 말일부로 전임 남우식 대표이사 퇴임 후 2018년 1월부로 신준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이사가 취임하여 오너 체제로 전환한 이후 회사의 적자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1978년 롯데유업으로 출발해 2009년 사명을 변경한 푸르밀은 2018년 신 대표가 취임한 이후 적자를 이어갔다. 푸르밀은 2018년 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9년 88억원, 2020년 113억원, 2021년 123억원 등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 유업계, 수익성 악화…성장 가능성 찾기 급선무 유업계는 이번 사태가 업계 전반적으로 확산할 지 우려하고 있다. 실제 유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와 출산율 저하가 이어짐에 따라 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급식우유 납품 정상화 지연, 주소비층 감소 추세 지속 등으로 우유업계 전반에 비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 비용 상승으로 그야말로 업황을 둘러싼 환경은 첩첩산중인 상황이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제2의 영남우유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도는 모습이다. 경상북도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우유가공 업체인 영남우유는 설비를 처분한 뒤 2015년 2월 최종 폐업했다. 영남우유는 남양유업, 비락, 해태유업 등과 함께 설립된 백설유업사가 모태다. 그러나 2012년부터 회사가 적자 기조로 돌아섰다. 김문조 회장의 부인인 강옥남 영남우유 대표가 회사를 이어받았지만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결국 폐업했다. 이를 두고 국내 중소 유업체들도 결국 성장 가능성을 찾지못한다면 같은 수순을 밟은거란 시각도 나온다. 이미 포화 시장인 데다가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업체마저 나오기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국내 주요 유업체들의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 매일유업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308억원으로 전년보다 28.2% 줄었고 남양유업도 같은 기간 42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더해 유업계에선 하반기 영업적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업계 한 관계자는 “높은 원유가, 소비 부진으로 인한 재고 부담 등이 이어지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이다”라며 “다른 유업체들도 제 2의 영남우유, 푸르밀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공 시장이 전체적으로 성장세가 정체되고 있다”며 “새로운 성장성과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면 적자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송현주 기자 shj1004@edaily.co.kr

2022.10.19 07:00

3분 소요
“매각 불발되더니”…‘범롯데가’ 푸르밀, 결국 사업 접는다

유통

범롯데가인 푸르밀이 적자 누적으로 결국 사업을 접는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푸르밀은 최근 전사 메일을 통해 사업 종료 및 정리해고 통지문을 발송했다. 해당 메일에서 푸르밀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4년 이상 매출 감소와 적자가 누적돼 내부 자구노력으로 회사 자산의 담보 제공 등 특단의 대책을 찾아보았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돼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임직원 여러분께 사업 종료를 전하게 돼 매우 안타깝고 송구하다”며 “당초 50일 전까지 해고 통보해야하나 불가피한 사정에 따라 정리해고를 결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정리 해고 대상은 푸르밀 일반직과 기능직 전 사원으로 시점은 오는 11월 30일이다. 1978년 롯데유업으로 출발해 2009년 사명을 변경한 푸르밀은 2018년 신 대표가 취임한 이후 적자를 이어갔다. 푸르밀은 2018년 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9년 88억원, 2020년 113억원, 2021년 123억원 등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신 대표는 고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차남이다. 이에 푸르밀은 LG생활건강에 회사를 매각하려는 등 움직임을 보였지만 매각 작업도 끝내 불발됐다. 앞서 LG생활건강은 지난달 5일 공시를 통해 푸르밀 인수 철회를 공식화했다. 송현주 기자 shj1004@edaily.co.kr

2022.10.1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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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 또 다른 먹이감 찾으러? 해외로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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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2~23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세계적인 유통·소비재 기업 경영자들이 만나는 자리가 열린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7년여만에 이곳을 찾기 위해 지난 주말 출국했다. 신 회장은 10여일 간의 일정으로 유럽으로 출장해 영국·프랑스 등도 방문할 예정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달 22∼23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리는 국제 소비재기업들의 협의체인 소비재포럼(Consumer Goods Forums ‘CGF’)의 글로벌 서밋에 참석한다. 롯데는 2012년부터 CGF에 가입해 활동 중인데 신 회장이 CGF에 참석하는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롯데는 현장에서 그룹사를 소개하는 부스도 운영할 예정이다. CGF는 까르푸·아마존·월마트·타깃·네슬레·존슨앤존슨·코카콜라·펩시코 등 세계적인 유통·소비재 기업들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대니얼 장 중국 알리바바 CEO와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가 CGF 이사회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중단했던 대면 회의를 2년여만에 재개했다. 회원사 경영자들은 ‘회복에서 재창조로: 새로운 시대의 책임 있는 성장’(From Resilience to Reinvention: Responsible Growth in the New Era)을 주제로 논의한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대유행과 기후 변화로 인한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다. ━ 롯데, 지난해와 올해 공격적 투자·인수합병 단행 일각에선 신 회장의 유럽 출장이 또 다른 먹거리를 찾기 위한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최근 천문학적인 자금을 동원해 인수·합병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세를 불리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투자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고 있는 모양새다. 롯데는 ▶1월에 호텔롯데 킴튼 호텔 모나코 공동 인수(약 441억원) ▶1월에 롯데지주 한국미니스톱 인수(약 3134억원) ▶1월 롯데케미칼 스탠다드에너지 투자(650억원) ▶1월 롯데정보통신 중앙제어 인수(약 690억원) ▶3월 롯데렌탈 쏘카 투자(약 1832억원) ▶3월 롯데제과 아스파이어 푸드 그룹 투자(약 100억원) ▶5월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미국 시라큐스 소재 바이오의약품 공장 인수(약 2000억원) 등을 단행했다. 롯데는 BMS 공장을 인수함으로써 국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바이오 신사업을 수행할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신설하기로 했다. 롯데는 최근엔 2차전지 핵심 소재인 동박(전지박)을 만드는 일진머티리얼즈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롯데케미칼이 투자안내문을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지난해에도 ▶3월 롯데쇼핑 중고나라 투자(약 300억원) ▶7월 롯데정보통신 칼리버스 인수(약 120억원) ▶8월 롯데렌탈 포티투닷 투자(약 250억원) ▶9월 롯데쇼핑·롯데하이마트 한샘 공동인수(약 3095억원) ▶11월 롯데지주 와디즈 투자(약 800억원) ▶11월 롯데홈쇼핑 초록뱀비디어 투자(약 250억원) 등을 진행했다. 롯데의 이 같은 행보를 근거로 이번 신 회장의 해외 출장이 소비재포럼 참석이 아니라 롯데의 미래 먹거리를 찾아 나선 발걸음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박정식 기자 tango@edaily.co.kr

2022.06.15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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