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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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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도 비싸서 못 먹겠다” 외식비 상승에 소비자 한숨

정책이슈

서울 외식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칼국수가 올해 8개 인기 외식 메뉴 중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 점심 메뉴로 꼽히던 칼국수마저 1만원에 육박하자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23일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지역에서 소비자 선호 8개 외식 메뉴의 평균 가격은 지난해 12월보다 3.44% 상승했다. 이 가운데 칼국수는 9385원에서 9846원으로 4.91% 올라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칼국수 가격은 2015년 10월(6545원)과 비교하면 10년 새 50.44%나 뛰었다. 최근 평균 가격이 1만원에 바짝 다가섰고, 명동교자 등 유명 식당의 경우 한 그릇에 1만1000원 이상을 받는 곳도 많아졌다.면 요리 가격 급등의 배경에는 밀가루값 상승이 자리한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국제 곡물 가격이 크게 오르며 밀가루 소비자물가지수(2020=100)는 2021년 12월 108.47에서 2022년 12월 138.17로 급등했다. 이후에도 130선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칼국수 뒤를 이어 삼계탕(4.23%)도 큰 폭으로 올랐다. 삼계탕은 지난해 12월 1만7269원에서 지난달 1만8000원으로 상승했다. 평균 가격은 2017년 1만4000원대에서 꾸준히 올라 올해 8월 1만8000원선을 넘었다. 유명 삼계탕 전문점의 기본 메뉴는 이미 2만원을 받는다.다른 외식 메뉴도 일제히 올랐다.김밥 3500→3646원(4.17%), 김치찌개 백반 8269→8577원(3.72%), 냉면 1만2000→1만2423원(3.53%), 비빔밥 1만1192→1만1577원(3.44%), 자장면 7423→7654원(3.11%) 지난해 2만원을 넘겼던 삼겹살(200g)은 2만282원에서 2만673원으로 1.93% 상승해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적었다.외식비 상승에는 재료비뿐 아니라 인건비, 임대료, 전기·가스 등 에너지 비용, 원재료 수입가에 영향을 미치는 환율까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권대현 한국물가정보 선임연구원은 “칼국수와 삼계탕은 면 반죽이나 재료 손질 등 수작업 비중이 큰 메뉴”라며 “인건비 상승이 가격 인상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외식뿐 아니라 개인서비스 요금도 상승했다. 신사복 드라이클리닝 세탁비는 지난해 12월 9538원에서 지난달 1만538원으로 10.48% 올랐다. 여성 커트 미용실 요금은 2만3692원(4.05%), 숙박비 5만4385원(3.67%), 남성 커트 이용비 1만2923원(3.07%), 목욕비는 1만769원(1.45%)이었다.소비자들은 “칼국수마저 부담스러운 가격이 됐다”며 식비 압박을 호소하고 있다. “외식 한 끼 해결하기가 갈수록 어렵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025.11.23 10:06

2분 소요
점심값 부담에 구내식당 몰린다…급식업계, 3분기 호실적에 ‘활짝’ [고물가에 웃는 급식업계]①

유통

서울 강남구로 출근하는 직장인 이모(29) 씨는 요즘 점심시간이면 구내식당으로 향한다. 1만원을 훌쩍 넘는 밥값이 부담스러워서다. 이모 씨는 “구내식당은 약 7000원이면 한 끼가 해결되고, 매일 메뉴가 바뀌기 때문에 뭘 먹을지 고민하지 않아도 돼서 좋다”며 “빨리 밥을 먹고 남는 시간에 쉬거나 운동 등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직장인의 평균 점심값이 1만원에 육박하면서 구내식당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구내식당 수요가 증가하자 급식업계에도 활기가 도는 모습이다. 올해 3분기 주요 급식업체는 나란히 호실적을 보이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치솟는 외식 물가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평가다.CJ·삼성·현대·아워홈, 매출·영업익 ‘동반 상승’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9012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8.3% 늘어난 수준으로 주요 급식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36억원으로 19.3% 증가했다.식자재 유통과 급식 사업 전반에서 양적·질적 성장을 동시에 달성한 결과라고 CJ프레시웨이는 설명했다. CJ프레시웨이에 따르면 유통 사업(외식 식자재·식품 원료) 매출은 3904억원으로 나타났다. 급식 사업(급식 식자재·푸드 서비스) 매출은 5040억원에 달했다.삼성웰스토리는 3분기 매출 8660억원, 영업이익 530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은 6.5%, 영업이익은 12.8% 불었다. 급식 신규 사업장 식수가 늘고, 외식업 대상 식자재 물량이 확대되며 실적을 견인했다.현대그린푸드의 3분기 매출은 61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1% 늘어난 445억원을 기록했다. 주력 사업인 단체 급식과 식자재 유통을 비롯해 외식·케어푸드 등 모든 사업 영역이 고르게 성장했다.지난 5월 한화그룹에 인수된 아워홈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편입 이후(6~9월) 별도 기준 매출 7572억원, 당기순이익 21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아워홈에 따르면 단체 급식과 식자재 유통 부문에서 신규 수주가 확대되며 작년 같은 기간보다 실적이 개선됐다. 외식 물가, 5년 새 26% ‘쑥’…김밥·도시락 39% ↑단체 급식 시장의 호황에는 경기 둔화와 외식 물가 상승이 큰 영향을 줬다.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 현상에 밥값 부담을 덜기 위해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직장인이 늘었기 때문이다.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지난 4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117.42(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4% 올랐다. 지난해 7월(2.6%)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올해 6∼7월 2%대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 1.7%로 떨어진 뒤 9월에 2.1%로 올랐다.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0년 0.5% ▲2021년 2.5% ▲2022년 5.1% ▲2023년 3.6% ▲2024년 2.3%로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외식 물가는 전체 물가보다 상승 폭이 더 컸다. 지난 10월 외식 부문 소비자물가지수는 125.49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보다 26%가량 뛰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16.2%보다 1.5배나 빠른 속도다.김밥과 도시락이 약 39% 오르며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직장인의 대표 점심 메뉴인 ▲떡볶이 ▲자장면 ▲갈비탕 ▲햄버거 ▲해장국 등 총 13개 품목이 30% 넘게 올랐다. 20% 이상 오른 외식 품목은 ▲돈가스 ▲설렁탕 ▲김치찌개 백반 ▲된장찌개 백반 등을 포함해 30개에 달한다. 단체 급식 시장 규모 약 6조원…연 20% 성장가격 상승은 실제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NHN페이코가 올해 상반기 모바일 식권 서비스 결제 900만건을 분석한 결과 전국 직장인 점심값은 평균 9500원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7년 상반기 평균 6000원에서 8년 사이 58%가량 뛴 셈이다.수도권 내 12개 주요 업무 권역 가운데 삼성동이 1만5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강남(1만4000원) ▲여의도·서초(1만3000원) ▲마곡·판교(1만2000원) ▲송파·종로(1만1000원) ▲가산·구로(1만원) ▲강동·동대문(9000원) 등이 뒤를 이었다. 12개 권역의 평균 지출 식비는 1만1583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2000원 정도 많았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 기준 국내 단체급식 시장 규모는 약 6조원 수준이다. 최근 물가 상승으로 구내식당 수요가 늘면서 매년 20% 안팎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고물가 장기화로 단체 급식과 식자재 유통 등을 중심으로 한 급식업계의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한국IR협의회는 지난 11월 6일 기술분석보고서를 통해 “식자재 유통 및 푸드 서비스 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며 “단체 급식 시장의 안정적 성장과 기업 간 거래(B2B) 식자재 유통의 전문성 요구 증가로 시장 확대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함선옥 한국급식학회장(연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은 “국내 급식 수요가 탄탄한 만큼 단체 급식 시장은 당분간 상승 흐름을 이어갈 거라고 본다”면서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식수 감소가 예상되고 현재 시장이 포화 상태인 만큼 시니어·프리미엄 등 새로운 사업 영역을 발굴하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2025.11.23 06:00

4분 소요
"삼계탕 한 그릇 1만8천원 시대"…서울 외식 물가 3년 새 2500원↑

산업 일반

서울에서 삼계탕 한 그릇 평균 가격이 지난달 1만80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16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에서 삼계탕 외식비 평균 가격은 지난달 1만8천원으로 지난 7월의 1만7923원보다 77원 올랐다.삼계탕 가격은 2022년 8월 1만5462원에서 2023년 1월 1만6천원, 작년 7월 1만7000원선을 넘었고 지난달 1만8000원으로 오르면서 3년 동안 평균 2500원이 뛰었다.지난달 삼계탕 가격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1만8000원으로 가장 비싸고, 전북(1만7400원), 광주(1만7200원), 경기(1만7138원) 순으로 조사됐으며 충북(1만5143원)이 가장 저렴했다.지난달 서울지역 자장면 가격도 7500원에서 7577원으로 올랐다. 서울지역 자장면값은 2022년 4월 6000원대, 2023년 9월 7000원대, 올해 1월 7500원대가 됐다.반면 서울지역 삼겹살 1인분(200g) 가격은 2만639원에서 2만571원으로 68원 내렸다.8개 품목 중에서 김밥(3623원), 칼국수(9692원), 냉면(1만2423원), 비빔밥(1만1538원), 김치찌개 백반(8577원) 등 5개 품목은 지난달 평균 가격 변동이 없었다.지난달 서울 지역 개인 서비스 요금을 보면 이발소 비용은 1만2538원, 목욕비는 1만769원으로 전달과 같다.

2025.09.16 09:00

1분 소요
서울 외식비 또 상승…냉면·삼계탕 등 여름 대표 메뉴 가격 줄인상

산업 일반

서울 외식 물가가 지난달에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냉면과 삼계탕 등 여름철 인기 메뉴 가격이 일제히 인상되면서 시민들의 체감 부담이 커지고 있다.20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에서 냉면 한 그릇 평균 가격은 지난 6월 1만2천269원에서 지난달 1만2423원으로 154원 올랐다.삼계탕 가격도 같은 기간 1만7654원에서 1만7923원으로 269원 인상됐다.냉면 한 그릇 평균 가격은 2022년 4월 1만원, 2023년 6월 1만1000원, 작년 12월 1만2000원선을 넘었다.삼계탕 평균 가격은 2017년 6월 1만4000원, 2022년 7월 1만5000원, 2023년 1월 1만6000원, 작년 7월 1만7000원선을 돌파했다.이는 서울지역 식당 평균 가격으로, 유명 식당의 냉면·삼계탕 판매가는 더 비싸다.식당별 냉면 한 그릇 가격은 을밀대·우래옥·봉피양·평가옥은 1만6000원, 을지면옥·필동면옥은 1만5000원이다. 다른 유명 냉면집 중에선 평양냉면 한 그릇을 1만7000원, 1만8000원으로 각각 책정한 곳도 있다.삼계탕 전문점인 토속촌과 고려삼계탕, 논현삼계탕은 '기본 삼계탕' 한 그릇을 2만원에 판다. 고명이나 내용물이 추가된 삼계탕은 2만원을 훌쩍 넘는다.삼겹살 1인분(200g)은 지난 6월 2만447원에서 지난달 2만639원으로 192원 올랐고, 비빔밥은 1만1462원에서 1만1538원으로 76원, 김치찌개백반은 8500원에서 8577원으로 77원 각각 인상됐다.김밥(3623원), 자장면(7500원), 칼국수(9692원) 등 3개 품목 가격은 전달과 동일하다.지난달 서울 지역 개인 서비스 요금을 보면 이발소 비용은 1만2538원으로 전달과 같고, 목욕비는 1만769원으로 전달보다 77원 올랐다.

2025.08.20 08:10

1분 소요
“월급 빼고 다 오르네”…냉면·삼계탕 가격 줄인상

유통

여름철 대표 음식인 냉면과 삼계탕 가격이 지난달 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에서 냉면 한 그릇 평균 가격은 지난 4월 1만2115원에서 지난달 1만2269원으로 154원 올랐다.삼계탕 가격도 1만7500원에서 1만7654원으로 인상됐다. 서울에서 냉면 한 그릇의 평균 가격은 ▲2022년 4월 1만원 ▲2023년 6월 1만1000원 ▲지난해 12월 1만2000원을 차례로 넘었다.삼계탕 평균 가격은 ▲2017년 6월 1만4000원 ▲2022년 7월 1만5000원 ▲2023년 1월 1만6000원 ▲작년 7월 1만7000원을 잇따라 돌파했다.서울 시내 유명 식당의 냉면과 삼계탕값은 평균치를 훌쩍 넘는다.서울 4대 평양냉면 맛집 중 하나로 꼽히는 필동면옥은 올해 들어 냉면값을 1만4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올렸다. 을밀대는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인상했다. 을지면옥은 냉면을 1만5000원에, 우래옥·봉피양·평가옥은 1만6000원에 판매 중이다. 삼계탕 유명 식당인 토속촌과 고려삼계탕, 논현삼계탕은 기본 삼계탕 한 그릇을 2만원에 내놨다.칼국수값도 지난 4월 9615원에서 지난달 9692원으로 77원, 비빔밥은 1만1423원에서 1만1642원으로 39원 각각 올랐다.▲김밥(3623원) ▲자장면(7500원) ▲삼겹살 1인분(200g·2만447원) ▲김치찌개 백반(8500원) 등 4개 품목 가격은 전달과 같은 수준이다. 지난달 서울 지역 개인 서비스 요금도 ▲이발소 비용 1만2538원 ▲목욕비 1만692원으로 한 달 전과 동일하다.

2025.06.17 17:55

1분 소요
서울·경기 외식비 또 상승…김밥·삼계탕 등 서민음식 줄줄이 인상

경제일반

서울과 경기도 지역의 주요 외식 메뉴 가격이 지난 한 달 사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밥, 삼계탕, 칼국수 등 서민층이 자주 찾는 메뉴 위주로 가격이 줄줄이 오르며 외식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14일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김밥, 삼계탕 등 이른바 '서민 음식'을 중심으로 외식비가 일제히 올랐다.서울에서는 김밥 한 줄의 평균 가격이 3623원으로 3월(3600원) 대비 0.6% 인상됐다. 칼국수는 9615원으로 1.6%, 삼계탕은 1만 7500원으로 0.9% 각각 상승했다. 삼겹살(200g 기준)도 2만 447원으로 전월 대비 171원 올랐다.대표 외식 메뉴 8개 가운데 5개의 가격이 한 달 사이 오른 셈이다.경기도 역시 4개 품목의 가격이 인상됐다. 김밥(3538원)은 전월 대비 0.5%, 삼계탕(1만 7000원)은 0.4%, 냉면(1만 379원)은 0.3%, 김치찌개백반(8552원) 은 0.4%로 각각 상승했다.아울러 전년 대비 가격도 서울과 경기도 모두 올랐으며, 8개 주요 외식 메뉴 가격이 전부 인상됐다.서울의 경우, 김밥은 전년 대비 약 4.4% 올랐고, 자장면은 3.4%, 칼국수는 3.0%, 냉면은 2.7% 상승했다. 삼계탕과 비빔밥은 각각 1.9%, 3.8% 인상됐으며, 김치찌개백반과 삼겹살도 각각 3.6%, 1.7% 올라 전 품목이 전년보다 비싸졌다.경기도 역시 전 품목이 인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밥은 약 1.8%, 자장면은 4.2%, 칼국수는 2.5%, 냉면은 1.3% 각각 상승했다. 비빔밥과 삼계탕은 각각 2.0%, 1.5% 올랐다. 김치찌개백반과 삼겹살도 각각 3.9%, 1.3% 오르며 외식비가 상승했다.외식비 상승세는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로 회자되며, 직장인과 서민 가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5.05.15 09:02

2분 소요
농심-삼양의 '60년 라면전쟁'...K-푸드, '세계의 별'로 만들다 [허태윤의 브랜드 스토리]

유통

6·25 전쟁의 상흔이 채 아물지 않은 남대문시장 거리. 한 그릇에 5원 하는 미군부대의 음식잔반을 끓여 죽으로 만든 '꿀꿀이죽'을 사 먹기 위해 길게 줄 선 사람들을 바라보던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위생적으로도 문제가 없이 서민들의 배고픔을 해결할 대책으로 당시 일본에서 붐을 일으키던 인스턴트라면을 떠올렸다. 1963년, 그렇게 한국 최초의 라면이 세상에 나왔다. 한국인을 기아로부터 해방시켰던 구황식품, 라면이 이제 글로벌 식품 시장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한국 라면업계의 두 거인 농심과 삼양이 있다.이 두 라면 제국의 60년 대결은 단순한 기업 경쟁이 아닌, 한국 식품 산업의 진화와 혁신의 역사다. 각각 40%와 77%의 매출을 해외에서 올리는 이 두 브랜드는 이제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우뚝 섰다. 전쟁 이후 배고픔을 달래기 위한 긴급식량에서 시작해, 이제는 한국 식문화의 첨병이 된 두 라면 브랜드의 치열한 경쟁 속에 K푸드의 미래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라면 名가 삼양과 농심의 탄생 한국 최초의 라면을 출시한 것은 삼양식품의 창업자 전중윤 회장이었다. 일본 묘조식품(明星食品)의 회장을 집요하게 설득해 한국시장에 도입된 '삼양라면'은 국물과 면을 좋아하는 한국인이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혁신적인 식품이었다. 무료로 기술을 받고, 로열티도 없었던 파격적 계약 덕에 누구나 사먹을 수 있는 가격인 10원에 출시되었다. 출시 당시 커피 한잔이 35원, 담배한갑이 25원, 자장면이 25원이었던 시절이었다. 삼양라면은 한국인의 허기를 달래주는 '국민 식품'이 되었다.1971년, 롯데공업(후의 농심)이 라면 시장에 뛰어들었다. 롯데의 신격호 회장은 일본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라면 시장을 노렸다. 롯데공업은 초기에 '롯데라면'을 출시했으나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1970년대 중반까지 삼양라면은 시장점유율 70%를 넘는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고, 열세를 면치 못하던 롯데공업은 라면 사업을 삼양에 매각하는 것까지 고려할 정도였다.전세를 뒤집은 건 1982년, 신격호 회장의 동생 신춘호 회장이 사명을 '농심'으로 바꾸고 '안성탕면'과 '너구리'를 선보이면서부터다. 삼양이 닭육수를 고집할 때 농심은 쇠고기 육수로 차별화했다. 1986년 출시된 '신라면'은 게임체인저였다. 적절한 매운맛은 한국인의 혀를 사로잡았고, 시장 점유율은 점점 농심 쪽으로 기울어 갔다. 승승장구하던 농심과 달리, 삼양에겐 재앙이 닥쳤다. 1989년, 인체에 유해한 공업용 소기름(牛脂)을 식용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경쟁사의 고발로 추정되는 이 사건은 삼양을 지옥으로 몰아넣는다. 10년 가까운 법정 싸움 끝에 우지가 건강에 무해하다는 무혐의 판결을 받았지만, 이미 시장점유율은 10%대로 추락했다. '가짜뉴스'의 원조 격인 이 사건으로 한 기업의 운명이 나락으로 떨어졌고, 라면시장에는 이때부터 농심의 독주 체제가 이어진다.파산 위기에 몰린 삼양은 2012년, 승부수를 던진다. 당시 불닭, 매운갈비 등 매운맛 열풍이 만들어진 것에 주목하며 만든 것이 극한의 매운맛을 강조한 '불닭볶음면'이었다. 처음엔 주목받지 못했지만, 해외에서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2014년부터 해외에서 '불닭 도전' 영상이 SNS를 뜨겁게 달구기 시작했다. 덴마크의 판매 금지 조치(너무 매워 건강에 해롭다는 이유의 정부 리콜 조치)가 역설적으로 '핫 챌린지'라는 전 세계적 현상을 만들어냈다. 금지된 맛에 대한 호기심이 글로벌 마케팅의 엔진이 된 것이다. 삼양은 이때부터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소비자 참여형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였다.삼양의 글로벌 성공의 또 다른 비결은 국내 생산이지만 현지 니즈를 철저히 반영한 현지화 전략에 있다. 미주는 화이트 소스로, 중동은 할랄 인증으로, 유럽은 저나트륨 제품으로 현지 입맛을 공략했다. 2024년, 해외 매출 비중 77%, 그중 89.7%가 불닭 브랜드에서 발생하며 단일 제품 의존도가 높다는 약점을 강점으로 전환했다. 급기야 삼양식품의 시가총액이 농심을 제치며, "라면=농심"이라는 공식이 깨지는 순간이 왔다.농심의 글로벌 전략은 1994년 LA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2005년에 이어 2022년 미국현지 공장을 설립하고 현지 생산을 개시하면서 꾸준히 시장을 넓혀갔다. 중국에서도 상하이에 이어 청도, 심양에 현지 공장을 세우고 현지화를 꾸준히 하며 현지 유통장악력을 앞세워 시장을 서서히 안정적으로 확장해 왔다.두 브랜드의 성공 DNA농심과 삼양의 경쟁은 상반된 전략의 성공사례다. 농심은 신라면을 필두로 정통의 맛을 지키며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현지생산의 글로벌 인프라로 안정적 성장을 추구했다. 반면 삼양은 불닭이라는 파격적 제품 하나로 카테고리를 창조하고, 국내생산을 통해 K푸드라는 브랜드 정체성, 안정적 품질을 추구하며 소비자 참여형 마케팅으로 빠르게 시장을 침투했다. 농심이 '정통성'과 '안정성'으로 승부했다면, 삼양은 '혁신'과 '소비자 주도형 마케팅'으로 브랜드를 재창조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두 기업 모두 K푸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품질의 일관성을 지켰다는 점이다. 경쟁브랜드인 일본과 인도네시아 제품 대비 고품질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는 이유다.배고픔을 달래던 구황식품에서 시작해 한류의 첨병이 된 라면의 여정은 K푸드 세계화의 교과서다. 농심과 삼양의 60년 경쟁은 단순한 시장점유율 다툼이 아닌, 한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떻게 독창적 문화 코드를 창조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인 것이다.불닭볶음면과 신라면이 세계의 식문화를 바꾸고 있다. 맵고 뜨거운 한 그릇의 라면이 세계인의 미각을 사로잡는 이 역설적 성공 스토리 속에서, K푸드의 무한한 가능성을 본다. 허태윤 칼럼니스트(한신대 교수)

2025.04.12 10:00

4분 소요
이젠 자장면도 부담되네...'면플레이션'에 한 그릇 7500원

경제일반

면 가격이 상승하는 이른바 면플레이션(면+인플레이션) 현상이 이어지면서 서울의 자장면과 냉면 등의 가격 인상이 지속되고 있다. 면의 주재료인 밀가루뿐 아니라 인건비와 재료비, 가스·전기 등 대부분의 부대비용이 인상된 이유로 보인다.18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기준 소비자가 많이 찾는 8개 외식 대표 메뉴 중 자장면은 지난해 12월 7423원에서 올해 1월 7500원으로 77원 올랐다. 자장면 가격은 지난 2019년 10월 5000원에서, 2022년 4월 6000원, 2023년 9월 7000원대로 급격한 인상폭을 보였다. 냉면 가격도 2022년 4월 1만원, 2023년 6월 1만1000원선, 지난해 12월 1만2000원에 이어 올해 1월 1만2038원으로 상승했다.서울 냉면 유명 식당에서 판매하는 냉면 한 그릇 가격은 우래옥·봉피양·평가옥이 1만6000으로 가장 비쌌고, 을지면옥·을밀대 1만5000원, 필동면옥 1만4000원 등이다.지난달 칼국수 값도 9385원에서 9462원으로, 김밥은 3500원에서 3538원으로, 비빔밥은 1만1192원에서 1만1231원으로 각각 올랐다.삼겹살과 삼계탕, 김치찌개 백반 등 3개 외식 품목의 평균 가격은 지난달 변동이 없었다.삼겹살 1인분(200g) 가격은 2만282원을 유지했고 삼계탕과 김치찌개 백반 가격은 각각 1만7천269원, 8269원을 기록했다.

2025.02.18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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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냉면이나 먹자?” 서울 평균가 1만2000원 넘었다

유통

여름 대표 국민음식 냉면의 가격이 처음으로 1만2000원을 돌파했다. 원재료값의 상승과 인건비 등이 오르면서 버티지 못한 가게들이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이다.17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사이트 참가격의 외식비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냉면 1인분 평균 가격은 1만2000원으로 처음으로 1만2000원을 돌파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은 1만1308원으로 약 6.1% 올랐다.냉면 맛집으로 유명한 을지면옥과 봉피양도 가격 인상에 나섰다. 을지면옥은 지난해 평양냉면 가격을 1만3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2000원(15.4%), 봉피양은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1000원(6.7%) 각각 올렸다. 주요 재료인 메밀 가격 하락에도 육수에 사용되는 소고기 등과 기타 부재료, 인건비 등이 인상한 영향으로 풀이된다.다른 외식 음식인 삼겹살은 1인분 200g에 2만83원에서 2만282원으로 상승했다. 삼겹살은 지난해 5월 처음으로 2만원을 돌파한 후 7개월간 같은 가격이 유지됐다. 김치찌개 백반도 8192원에서 8269원으로 올랐다. 비빔밥(1만1192원)과 자장면(7423원)은 지난달과 같았다. 삼계탕은 1만7269원, 칼국수 9385원, 김밥 한줄도 3500원으로 같은 가격이었다.외식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외식 소비자물가지수는 121.01로 전년(117.38) 대비 3.1% 상승했다. 2022년 7.7%, 2023년 6.0% 각각 오른 데 이어 3년 연속 3% 이상 상승세를 보였다.

2025.01.1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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