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CONOMIST

35

‘전설들의 격돌’…넥슨 ‘아이콘 매치’, 오는 19일·20일 양일간 열린다

IT 일반

넥슨의 초대형 축구 경기 ‘아이콘 매치’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출전 선수 전체 라인업이 공개되며 팬들의 기대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축구계에서 가장 명예로운 상인 ‘발롱도르’ 수상자 6명을 포함해 시대를 대표했던 레전드 선수들이 공격수팀 ‘FC 스피어’와 수비팀 ‘실드 유나이티드’에 합류를 마치며 눈 앞으로 다가온 ‘아이콘 매치’에 팬들의 이목이 더욱 집중된 것.각 팀 선수들은 다양한 영상 인터뷰를 통해 상대팀의 전술과 포메이션을 예상하고 파훼법 등을 제시하는 등 경기 전부터 치열한 신경전이 진행됐다. 특히, ‘FC 스피어’ 감독 티에리 앙리와 ‘실드 유나이티드’ 파비오 칸나바로는 각자 내세울 전술을 바탕으로 도발을 주고받으며 경쟁의 불을 지폈다.이와 함께, 상상만으로 가능했던 축구 경기인 만큼 ‘아이콘 매치’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다양한 관전 포인트들도 존재한다. 세계적인 레전드 선수들의 재회, 공격수 11명과 수비수 11명의 이색 대결, 각 팀별 ‘FC 온라인’ 선수 가치, 팀 전술과 선수들의 포지션 등 과거 TV 방송과 게임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요소들을 19일과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발롱도르 수상자 5명 포함된 초호화 공격진, ‘FC 스피어’이번 ‘아이콘 매치’는 국내에서 전례가 없었던 대형 축구 캠페인인 만큼, 출전 선수에 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공격수팀 ‘FC 스피어’는 ‘발롱도르’ 수상자 카카, 피구, 셰우첸코, 오언, 히바우두 총 5명이 포진하며 감각적이고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줄 전망이다. ‘판타지스타’이자 멀티 플레이어 델 피에로(이탈리아), 정교한 드리블과 골 결정력이 돋보이는 ‘크랙(Crack)’ 아자르(벨기에)도 출전해 팬들이 기대하는 화려한 공격 플레이를 선보인다. 또, 중거리 슛이 장기인 ‘자블라니 마스터’ 포를란(우루과이), 뛰어난 몸싸움과 활동량이 특징인 테베스(아르헨티나) 등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적인 선수들이 출전해 경기를 빛낼 예정이다.‘FC 스피어’의 감독을 맡은 티에리 앙리(프랑스)와 코치로 나서는 박지성도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감독을 맡은 프랑스의 레전드 티에리 앙리는 인터뷰 영상을 통해 “상대보다 1골만 더 넣으면 이길 수 있으며, 공을 뺏기지 않을 것이다.”며, “무한 공격이 팀 전술이다”라고 말하는 등 ‘FC 스피어’의 승리를 예고하며 승부에 불을 지폈다.수비수 마지막 발롱도르 칸나바로가 지휘하는 뚫리지 않는 방패, ‘실드 유나이티드’수비수팀 ‘실드 유나이티드’도 수비로 정점을 찍었던 레전드 선수들로 구성돼 많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팬들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출전 선수들을 비롯해 지난 20년 간 유일한 수비수 발롱도르 칸나바로(이탈리아)가 감독 지휘봉을 잡았다는 소식에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먼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퍼디난드(잉글랜드)와 비디치(세르비아)의 ‘벽라인’, 바르셀로나 전성기를 책임졌던 푸욜(스페인)과 마스체라노(아르헨티나)의 동반 출전 소식으로 팬들이 술렁이고 있다. 공격 능력까지 갖춘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 야야 투레(코트디부아르), 정확한 패스와 경기 조율을 담당하는 ‘마에스트로’ 피를로(이탈리아) 등 수비와 공격이 모두 가능한 선수들도 포진해 공수 밸런스를 갖췄다. ‘실드 유나이티드’ 감독인 칸나바로는 ‘FC 스피어’ 감독 티에리 앙리의 도발에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라며, “아자르는 푸욜, 카카는 마스체라노, 피구는 퍼디난드가 1:1 수비를 붙으면 무력화된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한편, 코치로는 우리나라 측면 수비수 레전드 이영표가 맡으며, 메인 매치에서 보여줄 전술에 귀추가 주목된다. ‘FC 스피어’ VS ‘쉴드 유나이티드’ 예측불허 승부, 관전 포인트는?함께 오랜 현역 시절을 공유하는 레전드 선수들인 만큼 선수들 간 에피소드와 선수 개별 특징들은 경기를 더욱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과거 경기를 보고 자란 팬층은 향수를 느낄 수 있으며,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FC 온라인’과 ‘FC 모바일’ 플레이를 통해 접한 학생 및 젊은층도 선수들의 인기와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다.선수단 스쿼드를 가늠해보며, 승부를 예측해보는 재미도 경험할 수 있다. 전반적인 포메이션을 비롯해 ‘FC 스피어’의 수비수, ‘실드 유나이티드’의 공격수에 어떤 선수가 배치될 살펴볼 만하다. 커리어 동안 한 번도 경험하지 않았던 포지션에서의 플레이와 전성기 시절 전 세계 팬들이 열광했던 화려한 플레이 등 신선한 재미로 다가올 예정이다.특히, ‘FC 스피어’ 베르바토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할 당시, 수비수로 훈련에 참여했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수비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한, 바르셀로나 레전드 수비수 푸욜은 “축구 선수 시작을 골키퍼로 시작해 골키퍼도 잘할 수 있다”는 특이한 이력을 말함과 동시에 “이번 아이콘 매치에서는 공격수로 뛰고 싶고, 항상 열심히 뛰어서 전혀 문제없을 것”이라고 전했다.약 6배 차이, ‘FC 온라인’ 선수 가치로 살펴보는 ‘FC 스피어’와 ‘실드 유나이티드’상상만으로 가능했던 ‘FC 스피어’와 ‘실드 유나이티드’ 팀 스쿼드를 ‘FC 온라인’에서 미리 만나보면 ‘아이콘 매치’를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 특히, 축구 팬과 유저들 사이에서는 양팀 선수들의 가치가 화두로 떠오르며 최상위 클래스인 ‘아이콘 더 모먼트(ICON THE MOMENT)’ 1카(강화 단계) 중심으로 구성한 스쿼드 중심으로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현실 축구 이적시장을 반영하듯, ‘FC 온라인’에서도 공격수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되고 있다. 10월 14일 기준 교체 선수를 포함한 ‘FC 스피어’의 총 선수 가치는 약 205조에 달한다. 무결점 스트라이커 안드리 셰우첸코가 약 57조 4000억으로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했으며, 브라질의 마지막 발롱도르 카카가 약 43조 4000억으로 뒤를 이었다.‘실드 유나이티드’는 수비수 중심의 선수들로 구성돼 있는 만큼 총 선수 가치는 약 35조 7000억으로 ‘FC 스피어’보다 약 6배 정도 낮다.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인 야야 투레가 17조 7000억으로 가장 가치가 높았고, 이탈리아의 피를로가 9조로 다음을 차지했다. 선수 가치 차이가 실제 ‘아이콘 매치’에서도 나타날지 여부가 ‘FC 온라인’ 유저들의 또 다른 재미 요소로 꼽힌다.‘FC 온라인’, ‘FC 모바일’ 서비스를 총괄하는 박정무 그룹장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공개한 ‘아이콘 매치’ 전체 출전 선수들에 많은 관심과 뜨거운 반응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며, “다양한 미니 게임이 진행되는 19일 이벤트 매치부터, 상상만 했던 공격수와 수비수 11명이 맞붙는 20일 메인 매치까지 직관 오셔서 재밌게 즐겨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2024.10.14 15:58

5분 소요
기재부 첫 방문한 이창용 “낡은 경제구조 개혁해야”

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정부세종청사를 찾았다. 이날 이 총재와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양 기관 직원과 인턴 등 150명과 함께 타운홀 미팅을 개최했다. 한은 총재가 정부세종청사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날 행사는 정책을 기획하는 기재부 직원들과 연구·분석을 담당하는 한은 직원, 미래 세대인 청년들이 지속 가능한 경제를 위한 구조개혁의 방향을 묻고, 해답을 찾고자 마련됐다. 주제는 ‘한국경제 고르디우스의 매듭 풀기: 지속 가능 경제를 위한 구조개혁’이다.최 부총리는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잠재력 약화, 사회 이동성 저하, 인구 오너스(Onus) 등의 구조적 문제가 누증되면서 지속가능성의 위기에 직면했고, 일견 단기·경기적 이슈로 보이는 문제도 그 기저에는 구조적 문제가 자리 잡고 있어 구조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이 총재는 낡은 경제구조를 그대로 두고 조금씩 수리하면서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 것이 이제는 한계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총재는 “낡은 경제구조를 시대에 맞게 개혁해야만 한다는 데에는 국민적 이견이 없지만, 막상 개별 사안에 들어가게 되면 세대 간·지역 간·계층 간 갈등으로 구조 개혁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해 왔다”고 평가했다.이어 이 총재는 “구조개혁이 모든 계층을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기존의 공급자 중심에서 이제는 수요자-공급자 간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이어진 대담에서 이 총재는 최근 BIS 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AI 및 디지털 전환이 우리 경제의 생산성을 높여 장기적으로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일자리 대체, 금융시장 리스크 확대 등 문제점도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우리의 대응에 따라 큰 기회이자 도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또한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분산된 지역 투자로는 투자효율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의도한 목적을 달성하기가 어렵다면서 비수도권 거점도시 중심으로 균형발전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최 부총리는 “1990년대 중반 이후 기술 기반 혁신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산업 혁신을 이뤄내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킨 미국의 사례가 한국 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최근 서비스 산업이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교역재 성격이 강화됨에 따라 글로벌 서비스 교역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므로 IT와 수출 강국인 우리나라가 서비스 산업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또한 최 부총리는 “개방적인 인재 생태계 구축을 통해 글로벌 인재를 적극 유치해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인구 문제에도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우리 기업의 수요에 맞는 해외 우수 인재들에 대해서는 관련 제도와 규정을 보다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대담 이후 이 총재는 한은과 기재부의 젊은 직원 간의 인적 교류를 확대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최 부총리는 공감의 뜻을 표하며 기재부와 한은 직원들이 더 자주 만나 소통하고 더 적극적으로 협력해 줄 것을 당부하고, 이번 행사에서 논의된 사안들이 향후 한은의 연구·분석과 기재부의 정책 수립에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이날 한은은 기재부가 경제 현상을 다각도로 바라보고(회전), 깊이 있게 연구(책장)해 좋은 정책을 만들기 바란다는 응원의 메시지로 기재부 도서관에 회전 책장을 증정했다.이 총재는 “회전 책장이 정책과 연구가 만나 한국경제의 희망을 만들어 가는 데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최 부총리는 “회전 책장 앞에서 쌓아가는 매일의 작은 고민이 큰 직관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4.09.30 18:32

3분 소요
‘클래식은 영원하다’…레거시 미디어와 OTT의 상생[스페셜리스트뷰]

IT 일반

시대가 변해도 클래식은 사랑 받는다. 명작은 오랜 시간 두고두고 회자되면서 그 가치를 더하기도 한다. 음악이 그렇고, 영화도 그렇게 소비돼 왔다. 클래식 작품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시대적 상황에 맞게 조금씩 변화하기도 한다. 바로 이 포인트에서 궁금증이 생긴다. 책은 개정판이 나오고, 영화는 화질과 음악을 개선하거나 감독판으로 리마스터링되면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데, 왜 드라마는 유독 신작 위주로 소비될까? 과거의 드라마들은 주로 방송사에서 제작돼 채널을 통해서만 방영됐기 때문에 방송 기간이 지나면 다시 시청하기가 어려웠다. 그 후에는 방송사 홈페이지에서 유·무료 VOD를 제공했지만, TV보다는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낮아 채널적 허들이 일부 존재했다. 이로 인해 과거의 많은 명작 드라마가 대중의 기억 속에서 흐릿해지기도 했다.1994년부터 2004년까지 NBC에서 방영된 미국의 전설적인 시트콤 ‘프렌즈’는 우리나라에서도 케이블TV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학창시절 영어공부를 하겠다고 마음먹어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프렌즈로 영어공부에 도전해봤을 것이다. 이처럼 친숙한 프렌즈를 2022년, 제작사인 워너브라더스가 HBO MAX의 출범과 함께 서비스하겠다고 결정했다. 필자는 OTT로 이직하던 시기에 이 소식을 접하게 됐는데, 반갑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HBO MAX의 입장에서는 HBO를 대표하는 콘텐츠로 팬들의 이목을 끄는 이슈메이킹을 하면서, 여기에 추가로 프렌즈 원년멤버들이 17년만에 재회하는 모습을 담은 스페셜 쇼 ‘프렌즈: 더 리유니언’을 제작해 검증된 타이틀을 새롭게 보여줬다. 이는 HBO MAX를 전 세계에 효과적으로 알리고 구독하게끔 만든 주목할 만한 아이템이었다고 생각한다.프렌즈는 종영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세계는 물론 한국에서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한국에도 프렌즈처럼 꾸준히 회자되는 과거의 드라마들이 있다. 1990~2000년대의 문화를 그리워하는 기성세대는 물론, 그 시절의 문화를 새로운 트렌드로 받아들이는 젊은 세대에게 과거 드라마들이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로 커뮤니티에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재미와 공감을 쫓는 MZ세대에게 ‘짤’과 ‘밈’(Meme)으로 새롭게 소비되는 것을 보며 명작 드라마의 기한이 끝나지 않았음을 직감했다. K-콘텐츠인 ‘오징어 게임’, ‘더 글로리’ 등이 연일 글로벌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지금, 이 드라마들이 나오기까지 초석이 됐던 지상파 드라마, KBS 50년·MBC 60년·SBS 30년의 역사가 웨이브 내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 레전드 드라마들을 다시 보게 하자. 이것이 ‘뉴클래식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그렇다면 왜 ‘내이름은 김삼순’, ‘미안하다 사랑한다’일까? ‘내이름은 김삼순’과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 두 작품을 선정한 데는 꽤 사연이 깊다. 현재는 디지털 파일로 모든 작품을 입고하고, 최종본은 물론 음악과 대사가 분리돼 있는 클린본을 파일로 보관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디지털 라이브러리 시스템이 자리잡지 않은 시대였다. 이로 인해 과거 드라마의 원본, 특히 클린본 영상을 찾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지방의 레코드샵, 서점 등을 통해 간신히 수출용 DVD를 확보했고, 이 영상들을 활용해 업스케일링과 재편집을 할 수 있는지 검토했다. 이후 작품 선정으로 가장 먼저 고려한 부분은 방송 당시 신드롬을 일으킬만한 팬덤의 유무였다. 그 다음으로는 배우들과 연출자들이 현재까지 왕성하게 활동 중인지, 그리고 내용적으로 다시 보고 싶을 만한 포인트가 있는지 차례로 검토했다. 이러한 기준으로 작품을 리스트업 하고,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매년 회자되고 있는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 검색량을 참고해 두 타이틀을 선정했다. 내 이름은 김삼순과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당시 ‘삼순이 신드롬’과 ‘미사 폐인’이라는 수식어가 생겨날 정도로 시대를 대표하는 명작이라고 판단했다. 시대적 흐름의 변화도 유의미하게 다가왔다. 2005년의 내 이름은 김삼순 삼순이는 서른살 노처녀에 촌스러운 이름과 외모 콤플렉스를 갖고 있어 일과 사랑도 마음처럼 풀리지 않아 전국민의 짠한 응원을 받았던 캐릭터였다. 하지만 2024년의 삼순이는 다르다. 노처녀라는 타이틀과 어울리지 않는 서른살 전문 파티시에로서 일과 사랑에 당당한 이 시대의 진정한 삼순이로 재조명된다. 구작임에도 신작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신선한 포인트를 시대적 흐름에서 발견한 것이다. 더욱이 이 드라마를 명작으로 이끈 원작자인 감독, 스태프들이 감사하게도 프로젝트 제안을 수락하면서, 오리지널리티를 보존하며 명작을 새롭게 재탄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가졌다. 여기에 최근 ‘선재업고 튀어’, ‘킹더랜드’, ‘눈물의 여왕’ 등 장르물에 피로감을 느낀 시청자들이 오히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로코물로 회귀하는 시청 트렌드를 보며 내 이름은 김삼순 또한 원작이 가지고 있는 로코물의 근본을 살린다면 이 시기에 함께 효과적으로 소구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구작인데 신작 같은, 근본 있는 신작 과거 미니시리즈는 보통 60~70분의 분량으로 16부작 혹은 20부작으로 방영됐다. 가끔 소위 ‘시청률 대박’ 드라마에서는 광고 판매를 위해 실제 방송 분량을 70분 이상으로 가져가기도 했다. 하지만 ‘콘텐츠 홍수’ 시대가 도래하면서 콘텐츠 소비 방식도 변화됐다. MZ세대는 한 작품을 빨리 보기 위해 1.2배속, 1.5배속, 2배속으로 작품을 시청한다. 이것도 모자라 축약 리뷰로 콘텐츠를 소비하거나 일명 ‘좌표’를 찍어 원하는 부분만 골라서 본다. 유튜브 숏츠, 인스타 릴스 등 짧은 영상의 이용량도 매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 행태에 아무리 훌륭한 신작이라 하더라도 60분물 16부작을 다 보려면 물리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빈지 워칭’(콘텐츠를 장시간 몰아서 시청하는 것)을 하려 해도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해, 우리는 주인공들의 서사 혹은 핵심 서사 위주로 분량을 줄이고 회차를 압축했다. 원작의 깊이감이나 의도는 살리면서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방법을 고민했고, 이를 위해 원작 연출자들을 섭외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원작에 대한 애정이 깊은 원작자들이라 긴 설명 없이도 모든 것을 이해했고, 당시 아쉬웠던 포인트들까지 살려서 재제작 하고 싶다는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작품을 애정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한껏 느껴졌던 부분이다. 세세한 디테일 하나까지도 모두 기억하고 새롭게 재창조하려는 원작자들의 열정에 마케터로서 어떤 것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기획회의를 통해 2024년도의 ‘시대적 감수성’을 고려했고, 데이트 트렌드 등 스토리적 측면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또한 웨이브가 추구하는 OTT 시리즈화에 대한 본질적 내용인 업스케일링 화질, OST 리메이크, 자막 편의 및 제작물 리패키징 등 오리지널리티를 유지하면서도 신작화하는 부분에 대한 논의 과정을 충분히 거쳤다. 이를 통해 내이름은 김삼순은 8부작으로, 8시간만에 정주행이 가능해졌고, 미안하다 사랑한다 역시 6부작으로 주인공 서사들을 중심으로 정주행 할 수 있게 됐다. 내 이름은 김삼순은 향수가 있는 세대에게는 다시 만나는 삼순이로, 삼순이를 경험하지 못했던 세대에게는 구작이지만 ‘볼만한 신작’, 즉 레전더리 신작처럼 포지셔닝해 시청을 유도하고자 했다. 여기에 더불어 2024년 내 이름은 김삼순의 ‘팬과의 시간’을 기획해 배우들과 팬들과의 만남을 추진 중이다. 올 타임 레전드 로코 내 이름은 김삼순과 함께 전국의 삼순이들이 19년만에 모이는 것이다. 이미 예능 프로그램 ‘지구오락실’을 통해 MZ들에게 ‘짤’로 익숙한 콘텐츠지만 이 작품이 2024년 버전으로 공개되면 MZ세대의 시청자들에게도 김삼순의 건강한 힐링 에너지를 새롭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근본 있는 신작 뉴클래식 프로젝트, 레거시와 OTT의 상생 모델글로벌 OTT 출현과 디지털 플랫폼 광고의 증가로 방송사 광고 매출이 감소하고, 제작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OTT가 선뜻 글로벌 OTT 규모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기에는 비용적 부담과 효율성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유독 신작 위주로 소비되는 드라마는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는 데 큰 역할을 하지만, 꾸준한 신작 제공이 어렵다면 가입자는 빠르게 이탈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OTT는 방송사 콘텐츠들을 수급해 유통하고 있다. 덕분에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지만 이 또한 신작 위주의 소비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우리는 이 지점에서 K-콘텐츠가 전 세계의 사랑을 받는 동시에 신작과 함께 과거의 K-콘텐츠도 다시 재조명되길 기대했다. 원작 IP를 보유한 지상파가 이 부분을 OTT에 재판매하거나 다시 소비되도록 하고, OTT로 새롭게 제작된 신작이 다시 TV로 편성된다면 서로 양방향의 시너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시청률 30~50%를 넘나들던 빅히트작들이 시대를 초월해 다시 사랑 받고, 또 한 번의 신드롬이 일어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요즘 중고등학생들에게 2000년대 복고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태어나기도 전에 유행했던 감성에 신선함을 느끼며 특이한 개성을 ‘힙하다’고 표현한다. 뉴트로 패션과 관련된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게시물 수는 벌써 2만7000개를 넘어섰다. 드라마도 이런 시도들로 인해 지속적으로 소비된다면 명작이 단순히 옛 것으로만 남지 않고 세대별 또 다른 의미로 새롭게 다가갈 것이다. 꾸준히 오랫동안 사랑받고 지속적으로 소비되는 것. 이것이 클래식의 진정한 의미라고 본다. 따라서 시대가 흐르면서 이러한 명작들이 지속적으로 소비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산업내에서 필요하다고 본다. K-콘텐츠의 신작과 더불어 구작도 기술 개선을 더해 시청자들이 다시 볼 수 있도록 시청 편의에 일부 투자와 지원을 하고, 신작과 과거 라이브러리가 함께 소비가 된다면 K-콘텐츠의 미래는 더 밝지 않을까. 이를 위해서는 라이브러리의 디지털 아카이빙의 중요성, 자료 확보, IP 권리자들과의 계약관계 등 방송사와 OTT와의 상생 모델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여기에 방송사와 OTT의 경쟁이 아닌 상생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정부부처의 지원 사업이 병행된다면 다양한 관점에서의 협업 모델이 탄생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웨이브의 뉴클래식 프로젝트가 시간이 흘러도 새로운 방식으로 K-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하는 의미 있는 첫 시도가 되길 기대한다. 한정은 마케팅그룹장은 CJ ENM에서 통합마케팅팀, JTBC에서 마케팅팀장과 편성담당을 거쳐, 2022년 웨이브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합류했다. 웨이브의 중장기적인 브랜드 전략 수립과 오리지널 콘텐츠, 드라마, 예능 등 콘텐츠 마케팅 전략 개발, 실행을 총괄했다. 이 외에도 CRM(고객관계관리), 홍보를 포함한 전체 마케팅 조직을 이끌고 있다.

2024.09.28 09:00

7분 소요
한국서 탄생한 ‘용병’ 이야기, 네이버웹툰 타고 ‘만화 강국’ 일본 강타

IT 일반

한 달 거래액만 16억3000만원. 한국에서 탄생한 웹툰이 ‘만화 강국’ 일본을 뒤흔들었다.네이버웹툰은 국내에서 탄생한 웹툰 ‘입학용병’이 일본 시장에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YC(글)·락현(그림) 작가가 2020년 국내 시장에서 연재를 시작한 해당 작품은 2021년 일본어로 번역돼 현지에서 소개되기 시작했다. 해당 작품은 네이버웹툰의 일본어 서비스인 ‘라인망가’에서 2022년 4월까지만 하더라도 누적 조회수가 7000만회에 그쳤다. 그러나 2023년 10월 기준으론 누적 조회수가 3억회를 돌파하며 최근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 9월에는 월간 거래액이 16억3000만원(1억8000만엔)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라인망가에서 서비스하는 단일 작품 중 올해 최대 월 거래액 기록이다. 2022년 라인망가 남성 랭킹 2위, 지난 10월에는 라인망가 종합 랭킹 1위에도 이름을 올렸다.웹툰 ‘입학용병’이 일본 시장에서 인기를 끈 배경으론 뛰어난 액션 작화가 꼽힌다. 또 밀리터리 액션과 학원물을 결합한 장르적 특성이 일본 문화와 맞물리며 선풍적 인기를 끄는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일본에서 많은 팬덤을 보유한 장르에 ‘입학용병’의 신선한 스토리가 더해지면서 인기가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웹툰 ‘입학용병’은 비행기 사고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아 고도의 전투 능력을 키우며 ‘용병’으로 살아온 주인공 ‘유이진’의 얘기를 담고 있다. 유이진이 한국에 돌아와 가족과 재회하며 다양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게 이야기의 주요 골자다. 해당 작품은 한국에서도 줄곧 인기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일본 내 네이버웹툰 플랫폼의 성장도 웹툰 ‘입학용병’의 인기에 보탬이 됐다. 라인망가 운영사인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는 애플리케이션(앱) 중심의 ‘라인망가’와 웹 중심의 ‘이북재팬’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통합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000만명 수준이다. 회사 측은 “라인망가는 오리지널 웹툰의 인기를 확대하는 한편 이북재팬과 시너지를 강화하면서 일본 대표 디지털 만화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전했다.웹툰 ‘입학용병’은 한국어·일본어는 물론 영어·프랑스 등 10개 언어로 번역돼 네이버웹툰이 진출한 다양한 국가에서 연재되고 있다. 세계 누적 조회수는 11억회 돌파, 명실상부 글로벌 지식재산권(IP)으로 성장했다. 김신배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 공동 대표는 “네이버웹툰 글로벌 플랫폼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창작자와 사용자가 활동하는 만큼, 한국을 비롯한 다양한 지역의 작품들이 일본 시장에서 더 많은 독자를 만나고 수익을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3.10.18 16:26

2분 소요
"크루즈, 그녀와의 사랑 여행…선상의 사랑, 투어의 설렘" [E-트래블]

여행

코스타 세레나, 그녀와의 여행을 잊지 못한다. 꼬박 일주일을 그녀와 함께했다. 어찌 보면 계약 동거일 수도 있는 그 기간, 그녀의 품 안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망망대해에서 우린 그렇게 하나였다. 그곳은 지나가는 배 하나, 날아다니는 물새도 버거워할 이격의 공간이다. 공해상에서 이틀을 달려도 섬 하나 보이지 않는 항해, 망중한이 꼬리를 문다. 하늘과 바다, 크루즈선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동서남북도 알 수 없다. 해가 뜨고 지는 것으로 가늠할 뿐이다. 통신도 먹통이다. 그렇게 코스타 세레나와의 사랑은 아무도 모르는 새 무르익었다.크루즈 여행, 새 트렌드로 다가오다크루즈는 사랑이다. 미국 ABC 방송 TV 시리즈 ‘The Love Boat’가 각인된 탓이다. 시즌9까지 나왔다. 우리나라는 1984년 MBC에서 ‘사랑의 유람선’이라는 이름으로 방송됐다. 40년 전이다. 그래서 크루즈는 많은 사람 맘속에 꿈이 됐다. 지난 6월 ‘속초 모항 일본 기항’ 크루즈가 코로나19 이후 다시 시작됐다. 크루즈 선사는 이탈리아의 코스타 세레나다. 이 선사는 2018년 속초에 첫 기항 했고, 올해 속초를 모항으로 2번에 걸쳐 크루즈에 여객을 가득 채웠다. 이 크루즈 선에는 롯데관광개발이 모객한 한국인 여행객 2200·2300여 명이 각 항차에 걸쳐 승선해 일본 여행을 즐겼다.크루즈에 타면 어색하다. 낯선 여행객들은 약 1주일간 크루즈 선 안에서 수없이 마주쳐야 한다. 서로 눈인사라도 해야 하고 불편한 기색이면 그것을 살피는 흉내라도 내야 한다. 식사 때마다 얼굴을 보니 인사를 나누지 않을 수 없다. 이 역시 인간지사다. 흉내는 이내 관심이 된다.크루즈엔 없는 게 없다크루즈선은 뷔페식당과 정찬 식당, 유료 식당(식당·바·카페 등)으로 나뉠 수 있다. 대개 아침·점심은 뷔페에서 하게 되고, 저녁은 정찬 식당을 이용한다. 정찬 식당에선 흔히 ‘칼질’을 한다. 서양식 정찬이 나오는 데, 크루즈 문화라고도 할 수 있다. 대개 드레스코드가 있다. 이용객에게 깔끔한 정장을 요구한다. 정찬은 세트 요리로 ▲애피타이저 ▲메인 요리 ▲디저트 ▲음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메뉴도 익숙지 않고 주문 내용이 많다 보니, 뭘 시켰는지 모를 때가 많다. 주문표를 휴대전화 사진으로 찍어 두면 좋다. 스태프가 대개 외국인이라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주문표 사진을 보여주면 된다.정찬 대신 매일 먹는 뷔페를 이용해도 된다. 야식 또한 제공되며, 그 메뉴를 안주로 한 잔 술을 곁들여도 된다. 안주가 공짜인 셈이다. 주류는 식당 주변 바에서 주문하면 된다. 이번 경우, 소주도 팔았다. 이어지는 이벤트...선내 소식자가 정보통크루즈에는 없는 것이 없다. 파티가 있고, 이벤트가 있고, 연예인 공연도 있고, 음악이 있고, 면세점도 있다. 갑판 등에 수영장도 있다. 카지노는 덤이다. 이보다 더 큰 매력은 짐을 싸고 풀어야 하는 귀찮음이 없다는 거다. 정해진 숙소가 아지트다. 그곳을 중심으로 크루즈 안에 숨어 있는 즐길 거리를 찾으면 된다.코스타 세레나의 경우 총 11층 곳곳에 각종 편의·오락 시설이 숨어 있다. 랜덤박스를 여는 기대와 별반 다르지 않다. 3·9층에 뷔페가 있고, 4층에 정찬 식당이 있다. 9층 등에 수영장이 있고, 영화도 상영한다. 5층에 공연장과 카지노, 각종 카페와 면세점이 있다. 성당 등 종교 시설도 있다. 10층 갑판 등에는 바다를 조망하는 베드가 늘어서 있다. 곳곳에 탁구대 등 간단한 레포츠 시설도 마련돼 있다.각종 이벤트는 크루즈 내 객실에 매일 아침 배달되는 ‘소식지’를 살피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크루즈가 대개 공해상을 통과하기에 휴대전화는 물론 인터넷도 ‘먹통’이 된다. 물론 크루즈에서 판매하는 ‘와이파이’를 구매하면 되지만 20만 원 안팎으로 비싸다. 이때 이 ‘소식지’는 훌륭한 대안이다. 크루즈를 즐기는 가이드북인 셈이다. 기항지 패키지 투어&자유 여행이번 여행은 일본 홋카이도(북해도) 일원의 해안가 도시가 기항지였다. 오타루·하코다테·아이모리가 그곳인데, 대개 크루즈 여행객들은 패키지 투어를 이용한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은 여행객들이라 안전하고 효율적인 패키지 투어가 제격이긴 하다.하지만 이 와중에 챗GPT를 이용해 자기만의 여행을 꾸리는 어르신 여행객도 있었다. 게다가 현지 교통을 이용하며 자유 여행을 하는 것을 보니, 도전은 나이와 상관없이 숫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오타루는 작은 도시라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삿포로 여행이 첫날 패키지로 나왔고, 이튿날 하코다테는 세계적인 야경 도시인만큼 오후에 기항 투어가 이어졌다. 야경투어 전 여행을 자유여행으로 택한 기자는 현지 ‘뚜벅이 투어’로 커피숍과 미소라면 등을 먹으며 도시 풍경을 즐겼다. 셋째 날 아이모리는 우리가 아는 국광·홍옥 등 사과의 원산지로, 애플파이 등도 유명하다.기항지 투어 제공이나, 크루즈 모항까지 여행객을 왕복 이송하는 등 서비스 제공은 우리나라 크루즈 여행만의 오지랖이다.이번 크루즈를 추진한 롯데관광개발은 2010년 9월 중국 상하이→부산 크루즈를 시작으로 2019년 10월까지 10년 동안 42회 월드 크루즈를 운항했다. 전세선 크루즈 여행의 개척자다. 부산항, 인천항, 속초항에서도 크루즈가 출발하고, 홋카이도는 물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오가는 노선도 열었다. 크루즈에서 부른 세레나데~사랑의 유람선엔 사연도 만만치 않다.대화 중 외국 크루즈 경험담이 가슴을 울렸다. 홀로 크루즈 여행 중이던 한국인 노신사는 마주한 한국인을 놓지 않았단다. 말문이 막힌 공간에서 방언이 터진 그 신사는, 저세상 사람이 된 아내를 그리며 스스로의 마지막 여행을 오게 된 거란 고백을 했다. 크루즈 세계 여행을 약속했지만 아내에게 암이 발병했고, 부부는 투병 생활로 모든 약속을 뒤로 미뤄야 했다. 끝내 사별의 아픔까지 겪은 노신사는 그 여행을 통해 아내와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눴을지도 모를 일이다.코스타 세레나는 나와 무슨 얘기를 나눴을까. 그녀는 우리를 내려 준 후, 6월 24일부터 7월 1일까지 부산을 모항으로 사세보·가고시마를 기항으로 또 다른 크루즈 여행을 이어갔다.이번 크루즈 여행은 짧은 만남과 긴 이별이다. 하지만 섭섭함은 벗고 내년, 후년 꼭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다. 그때는 오늘을 추억하기보다 좀 더 세련된 세레나데와 춤이라도 춰야겠다. 세월에 밀려 추레한 모습이기보다 언제나 ‘인싸’인 그녀이길 바란다. 나 역시 좀 더 멋진 모습으로 변신의 여왕인 세레나데와 화려한 재회를 희망한다.

2023.07.15 09:00

5분 소요
프리드라이프, 업계 최초 'AI 추모서비스' 선봬

보험

국내 상조 서비스 1위 기업 프리드라이프는 인공지능 전문기업 딥브레인AI와 제휴를 통해 인공지능(AI) 휴먼 기술을 활용한 추모 서비스 ‘리메모리’를 업계 최초로 선보인다고 29일 밝혔다. ’리메모리’는 부모님 등 추모 대상자를 딥러닝 기술로 구현해 사후에도 고인과의 재회를 가능케 하는 개인 고객 대상 프리미엄 AI 추모 서비스다. 본 서비스를 위해 AI휴먼 전용 스튜디오에서 생전에 인터뷰와 촬영을 진행하고, 영상 및 음성 데이터 전처리와 딥러닝 학습을 통해 AI 휴먼을 제작하게 된다. 서비스 가입자는 AI휴먼으로 완성된 고인과 실시간으로 대화도 나눌 수 있다. AI 추모 서비스 가입자에게는 3년 동안 전용 쇼룸에서 이용 가능한 ‘재회 서비스’와 지정한 기념일에 맞춰 받아볼 수 있는 ‘영상 문자 서비스’가 제공된다. 기존 프리드라이프 가입 고객도 상조 상품을 AI 추모 서비스로 전환해 이용할 수 있다. 프리드라이프는 AI 추모 서비스 론칭을 기념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선착순 30명에게 LG전자 ‘틔운 미니 패키지’, 뱅앤올룹슨 ‘블루투스 스피커’, 아이코나 ‘전기 오븐’ 중 1가지를 사은품으로 제공한다. 프리드라이프 김만기 대표는 "새로운 장례·추모 문화를 만드는데 AI기술력을 보유한 딥브레인AI와 함께하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디지털 서비스 도입을 통해 대한민국 장례문화를 혁신적으로 주도하고, 나아가 상조서비스의 본질인 '상부상조'의 취지를 이어, 고객 생애주기를 고려한 다양한 라이프서비스를 제공하는 '토탈 라이프케어 서비스 회사'로 성장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2022.11.29 09:26

1분 소요
[경제 인사이트] 무역 성장·경제 회복 촉진 RCEP으로 돌파구 찾는다

차이나 포커스

(중국 난닝=신화통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회원국의 무역을 성장시키고, 경제 회복을 촉진한 것으로 나타났다.스제롄(石潔連) 광시(廣西)융장(永江)식품회사 대외무역 경리는 난닝(南寧) 해관(세관)으로부터 13번째 RCEP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았다.스 경리는 "RCEP 원산지증명서는 대(對)일본 수출품에 일괄 적용되면서 일본 고객의 수입 관세를 2.5%에서 2.2%로 낮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그는 RCEP에 따른 관세 인하로 회사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얻을 수 있었다며 해외 고객과의 무역 계약 협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올 1월 1일 발효된 RCEP은 아세안(ASEAN) 10개 회원국과 중국·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5개 교역 상대국을 포함한 15개 아시아·태평양 국가로 구성된다.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의 상품무역 수출입 규모는 19조8천억 위안(약 3천830조7천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했다.같은 기간 중국과 '일대일로' 주변국, RCEP 회원국과의 대외무역은 각각 17.8%, 5.6% 늘었다.난닝해관이 상반기에 발급한 RCEP 관련 원산지증명서는 760건으로 이에 따른 화물 가치는 3억7천700만 위안(729억원)이다.난닝차오훙(僑虹)신소재회사는 광시에서 RCEP 원산지증명서를 신청한 최초의 회사다. 지난달 30일 기준 이 회사는 42건의 RCEP 원산지인증서를 발급받았다.난닝차오훙신소재회사 관계자는 "RCEP 관세 인하로 자사 수출이 크게 증가하고, 제품의 국제 경쟁력이 향상됐다"고 밝혔다.그는 올 들어 6월까지 자사가 일본에 약 500만 위안(9억원) 상당의 제품을 수출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배 증가했다고 전했다.이달 초 난닝에서 열린 '제12차 범베이부완(北部灣) 경제협력포럼'에서 주린 락사나위싯 태국 부총리 겸 상무부 장관은 태국 수출업체들이 올 1~4월 2억400만 달러 상당의 RCEP 원산지증명서를 신청했다며 태국이 이 기간 RCEP의 특혜 정책을 적용하면서 총 7천230만 달러의 상품을 수입했다고 말했다.이어 "RCEP은 지역 경제 성장을 주도하면서 변화하는 글로벌 지정학 및 코로나19의 영향을 줄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 협정은 아세안과 중국 기업이 투명한 환경에서 비즈니스를 수행할 수 있게 하고 통관 절차를 간소화하며 무역과 경제 교류를 촉진한다"고 덧붙였다.룽궈창(隆國強)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부주임은 "RCEP 발효 이후 지역 내 90% 이상에 달하는 화물 무역이 '제로(0)' 관세 혜택을 누릴 것이며 서비스 무역 및 투자 접근성 수준이 크게 향상돼 모든 당사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2.07.20 17:07

2분 소요
[오늘의 경제정책 브리핑] IMF, 한국 경제성장률 올릴까 내릴까

정책이슈

━ IMF 총재 “지금 백신 접종 속도면 경제 회복 늦어져” 27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을 발표한다. 앞서 지난 4월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올 초 전망보다 상향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전 세계적로 확산하면서 예측불허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코로나19 가운데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델타 변이는 전 세계에서 전체 감염자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우세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4월, IMF는 세계 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 1월 전망치(5.5%)보다 0.5%포인트 상승한 6%로 내다봤다.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역시 1월보다 0.5%포인트 상향한 3.6%로 내다봤다. 당시 IMF의 전망치는 우리 정부(3.2%)뿐만 아니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 한국은행(3.0%) 등 국내외 주요 기관 전망을 상회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4.0%로 상향 조정했다. IMF의 전망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지난 21일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가 주최한 한 온라인 행사에 참여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로 유지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동시에 세계 경제 회복의 위협 요인도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늦어질수록 경제 회복도 늦어질 수 있다”면서 “2022년 말까지 세계 대유행을 끝낸다는 목표도 이런 속도로는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백신 접종 속도에 따라 국가별로 성장 격차가 벌어지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도 내다봤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전국적인 확산과 함께 30%대에서 정체 중인 우리나라의 백신 접종률에 대해 IMF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 2025년까지 모든 행정·공공기관 정보시스템 클라우드로 전환 정부가 27일 행정·공공기관 정보자원 클라우드 전환·통합 추진계획을 발표한다. 행정안전부(행안부)는 추진계획을 통해 올해부터 5년 동안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이 운영 중인 모든 정보시스템 1만여 개를 클라우드로 전면 전환·통합할 방침이다. 정부가 클라우드 기반 통합관리 운영 환경으로 전환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행정·공공기관 정보시스템이 운영 규모가 작아 설비가 미흡하고 전담 인력도 부족해 보안에 취약한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현재 행정·공공기관 정보시스템의 약 83%가 기관별로 운영 중이다. 공공부문 정보시스템을 구성하는 서버·스토리지 등 정보 자원의 50% 이상이 내용연수(6년 이상)를 지나 시스템 운영 효율이 저하된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행안부는 이를 위해 전문성 있는 공공·민간 클라우드 센터를 이용해 보안성과 안정성을 강화하고 기술력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행안부 장관이 지정한 공공 클라우드 센터는 행정기관·공공기관 정보자원 통합기준에 따라 국가안보·수사·재판·내부업무 처리 등을 다루는 정보시스템을 운영하게 된다. 민감한 정보를 제외한 나머지 정보시스템은 보안과 안전성을 인증받은 민간 클라우드를 이용하게 된다. 행안부는 2025년까지 공공부문 정보시스템의 절반에 가까운 46%의 시스템이 민간 클라우드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행안부는 2022년까지 클라우드 전환 비용 일체를 지원하고, 클라우드 전환에 따른 이용료를 초기 1년간 지원하는 등 2025년까지 약 86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전해철 행안부 장관은 지난 26일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대국민 서비스 제공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관련 산업의 성장을 위해 민간 클라우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며 “민간도 품질 높은 클라우드 서비스의 안정적인 제공을 위한 노력과 발전방안을 고민해 달라”고 말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2021.07.27 06:00

3분 소요
똑같이 생긴 세 명의 낯선 사람들

의료

출생 직후 분리 입양된 일란성 세쌍둥이 … 그들의 인생 유전 통해 비윤리적인 비밀 연구 프로젝트 고발한 다큐멘터리 나와 다큐멘터리는 종종 ‘믿기 어려운 진기한 이야기’를 담았다고 자랑하지만 실제로 그런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지난 7월 중순 미국에서 개봉된 팀 워들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쓰리 아이덴티컬 스트레인저스(Three Identical Strangers)’는 그런 기대에 전적으로 부응한다. 워들 감독은 “내가 지금까지 다룬 이야기 중 최고”라고 자평했다.1980년대 뉴욕에서 살았다면 이 영화가 첫 30분 동안 들려주는 이야기는 귀에 익었을 가능성이 크다. 19세 남자 3명이 자신들이 출생 직후 서로 분리된 세쌍둥이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뒤 저명인사가 된 이야기다. 먼저 로버트(바비) 샤프란이 자신과 똑같이 생긴 에디 갤런드를 만났다. 1980년 설리번 카운티 커뮤니티 칼리지에 등록한 샤프란이 갤런드로 오해 받은 것이 계기였다(갤런드는 그 전 학기에 중퇴했다). 그들은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자신들이 쌍둥이가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샤프란과 갤런드의 재회를 다룬 신문 기사를 보던 데이비드 켈먼이 사진에 나온 두 사람이 자신과 똑같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샤프란과 갤런드, 켈먼은 일란성 세쌍둥이였던 것이다. 그들은 출생 후 얼마 안 돼 각각 다른 가정으로 입양됐다.그들을 양육한 각각의 양부모도 그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 세쌍둥이의 재회 소식을 듣고 격분한 양부모들이 뉴욕의 유대인 입양알선기관 루이스 와이즈 서비스를 찾아가 따지자 기관 측은 세쌍둥이를 한꺼번에 입양할 가정을 찾기 어려워 그런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고 해명했다.그 이야기는 미디어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워들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는 세쌍둥이 형제가 서로 어울리는 옷을 입고 토크쇼에 출연하는 장면을 계속 보여준다. 심지어 그들은 1985년 마돈나가 주연한 영화 ‘수잔을 찾아서’에도 카메오로 출연했다.샤프란과 켈먼은 다큐멘터리에서 자신들의 감동적인 재회를 돌이킨다.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왜 갤런드가 보이지 않을까? 그 의문은 다큐멘터리 후반에 가서 풀린다. 갤런드가 1995년 6월 뉴저지 주의 자택에서 자살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갤런드의 자살 후 두 달이 지났을 때쯤 잡지 뉴요커의 로런스 라이트 기자는 심리학자 피터 노이바우어가 1960~70년대 실시한 비밀 연구 프로젝트를 폭로했다. 노이바우어는 연구 목적으로 뉴욕에서 태어난 쌍둥이들을 친부모와 입양 가정에 알리지 않고 서로 분리해 입양시켰다. 그중에서 세쌍둥이가 상당히 많았다. 그 프로젝트에 참여한 연구자들에 따르면 목표는 ‘인간의 성격 형성은 선천적인가 후천적인가?’라는 해묵은 의문의 답을 찾는 것이었다.켈먼과 샤프란은 지금 56세다. 그들은 워들 감독으로부터 다큐멘터리 제작 제안을 듣고 처음엔 주저했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변호사로 일하는 샤프란은 “갤런드의 자살이 큰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우린 처음엔 신문과 방송에 인터뷰를 하고 토크쇼에 여러 번 출연하면서 미디어의 각광을 즐겼다. 하지만 갤런드의 자살로 그런 행복한 이야기는 끝나버렸다. 미디어에 진절머리가 났다.”뉴저지 주에서 보험 컨설턴트로 일하는 켈먼은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우리를 다룬 다른 어떤 미디어보다 깊이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우리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게 아니라 우리의 삶을 완전히 파헤치는 작업이었다.” 워들 감독은 그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거의 4년 동안 애썼다(그의 이전 작품은 2016년 개봉된 다큐멘터리 ‘원 킬러 펀치’였다). 그는 “그들 서로 간의 관계가 예전보다 더 나빠진 상태였다”고 돌이켰다. “서로 마음이 맞지 않아 촬영 도중에도 그들이 언제 그만두려 할지 몰라 불안했다.”샤프란은 “우린 한 가족으로 성장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형제로 한 가정에서 자랐다면 서로 싸운 뒤 화해하는 과정을 통해 관계가 돈독해진다. 물론 처음엔 존재를 몰랐던 형제를 만나 너무 기뻤고 모두 서로 좋아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툼이 시작됐다. 우린 서로 어떻게 싸워야 할지도 잘 몰랐다.”그들은 재회 초기에 세간의 인기를 얻으면서 합작 사업을 시작했다. 뉴욕 맨해튼 로어 이스트 사이드에 ‘세쌍둥이들(Triplets)’이라는 식당을 냈다. 그러나 샤프란이 그 일을 그만두자 갤런드가 큰 충격을 받았다. 워들 감독은 이렇게 설명했다. “갤런드는 자신들이 가족의 일원이라는 사실에 집착했다. 그래서 켈먼 부부가 이사 가면 그도 따라 집을 옮겼다. 그게 세 번 정도 됐다.” 당시 켈먼의 아내였던 재닛이 길 건너 집에 살았던 갤런드의 집에 갔다가 그의 시신을 발견했다(워들 감독은 갤런드의 그런 집착을 작품에선 다루지 않았다).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미스터리처럼 펼쳐진다. 노이바우어의 연구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한 가지는 경제였던 듯하다. 샤프란은 상류층 부부에게, 갤런드는 중산층 가족에, 켈먼은 근로 계층 집안에 입양됐다. 세 명 모두 십대 시절 정신병원 신세를 졌다. 그 사실은 그들이 정신병 소인을 공유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켈먼은 그것이 잠재의식적인 분리불안(대상과 떨어짐으로 생기는 불안장애)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큐멘터리에서 아기 때 의도적으로 머리를 침대에 찧곤 했다고 밝힌다.그들 세 명 모두 성장하는 동안 연구자들이 자신을 관찰한 것을 기억했다(부모들은 입양아에 관한 연구의 일환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노이바우어의 연구 대상이었던 다른 쌍둥이들 중에서도 오랫동안 서로 모르고 지내다가 우연히 재회한 경우가 있었다.아울러 분리 입양된 쌍둥이 중 다수는 우울증과 불안증에 시달렸다. 갤런드(조울병 진단을 받았다)를 포함해 최소한 3명이 자살했다. 그러면서 정신병력이 있는 부모의 아이를 연구 대상으로 선별했다는 가설도 제기됐다. 그러나 켈먼에 따르면 그들 세쌍둥이의 친모는 그런 병력이 없었다.워들 감독은 노이바우어와 함께 연구한 두 사람을 찾아내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몇 가지 단서를 찾아냈다. 하지만 ‘그들 외에 연구 대상이 되길 원치 않았던 사람은 누가 있나?’ ‘연구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 같은 중요한 여러 질문의 답은 얻을 수 없었다. 워들 감독은 “그 연구 프로젝트에 깊이 참여한 사람들이 아직 뉴욕에 살고 있고, 일부는 지금도 정신과의사로 활동하지만 입을 열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샤프란은 다큐멘터리에서 “그런 행위는 나치의 만행과 다름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워들 감독은 그건 지나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노이바우어 아래서 그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연구자들을 몇 명 만나봤지만 그들은 악마가 아니었다. 현재의 기준으로 과거를 판단하기는 쉽지만 연구자들의 사정도 어느 정도 참작해줘야 한다.”뉴요커가 그 프로젝트를 폭로한 뒤 언론인들은 노이바우어에게서 그 연구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그는 머지않아 그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며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발표는 이뤄지지 않았다. 노이바우어가 2008년 94세로 사망한 뒤 그가 30년 이상 이사로 재직했던 유대인 가족·어린이 봉사위원회는 연구 결과를 예일대학 기록보관소에 넘기며 2066년까지 공개를 금지했다. 또 개인이 그 결과를 열람하려면 위원회의 서면 승인이 있어야 한다고 못 박았다.수년 동안 켈먼을 비롯한 피해 당사자들은 그 자료의 열람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연구 결과를 그토록 오래 밀봉한 노이바우어의 동기가 무엇이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다큐멘터리의 가장 충격적인 폭로 중 하나에서 한 전직 연구 보조원은 연구 대상이었던 쌍둥이들(확인되진 않았지만 15명 이상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중 최소한 4명은 자신의 쌍둥이 형제가 있는지 아직도 모른다고 주장했다.지난해 발표된 또 다른 다큐멘터리 영화 ‘더 트위닝 리액션(The Twinning Reaction)’은 노이바우어의 일부 자료를 입수했다. 또 워들 감독이 다큐멘터리 제작을 완성한 뒤 1만 쪽 이상의 자료가 공개됐다. 그러나 켈먼은 “그 전부가 심하게 편집됐고 읽기 어려우며 연결이 잘 되지 않고 주요 정보는 깊이 묻혀 파악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쓰리 아이덴티컬 스트레인저스’가 지난 1월 선댄스 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이며 특별심사위원상을 받은 뒤 사프란과 켈먼은 유대인위원회의 앨리스 티시 회장으로부터 사과의 편지를 받았다. 켈먼은 “사과의 말 몇 마디로는 전혀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그런 사과가 우리의 어린 시절을 되돌려 줄 수 없다. 우리는 연구 결과 전체를 보고 싶다.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그 자료를 봐야 한다. 그 다음 고통 받은 모든 사람에게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그는 소송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모든 방안을 검토한다”고 말했다.갤런드는 뉴요커 기사가 나오기 전에 사망했기 때문에 자신이 연구 대상에 포함됐는지 몰랐다. 그러나 남은 두 형제는 20년 이상 그런 사실을 알고 살아왔다. 노이바우어의 연구에 관해 더 자세히 안다고 해서 그들의 고통이 줄어드는 건 아니겠지만 이 다큐멘터리 영화가 그들에게 도움이 된 것은 분명하다. 샤프란은 “이 작품이 다른 사람에게 어느 정도 의미가 있다면 우리에겐 효과가 그 몇 배나 된다”며 “이 다큐멘터리는 워들 감독이 감성과 통찰력으로 포착한 우리의 삶”이라고 말했다. 켈먼도 “이 작품으로 인해 남은 우리 형제가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애너 멘타 뉴스위크 기자

2018.07.30 16:40

6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