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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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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미지 지운다...오픈마켓 알리의 특별한 전략

유통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가 한국 시장 내에서 다양한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중국’ 플랫폼이라는 프레임을 벗어 던지고, 한국 소비자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위함이다.13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 한국법인은 최근 한국 소비자들에게 직접 추천을 받아 새로운 광고 모델을 선정했다.알리가 신규 발탁한 광고 모델은 방송인 기안84와 개그우먼 이수지다. 여기에 알리는 기존 광고 모델인 영화배우 마동석과 계약을 연장했다. 다만 중국 영화배우 탕웨이와의 계약은 종료됐다.앞으로 알리는 기안84·마동석·이수지 등 3인과 함께 브랜드 정체성을 적극 전달할 계획이다. 이달 초 신규 광고 캠페인 ‘나의 취향, 만능 알리’의 노출을 시작한 것도 이와 연결된다. 기안84·마동석·이수지는 각자의 개성에 맞춰 ‘만능 플랫폼 알리’라는 메시지를 소비자들에게 전달 중이다.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알리는 국가통합인증마크(KC) 인증 관리에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외 셀러(판매자)들에게 KC 인증을 권고한 데 이어, 올해는 국내 상품 전문관인 ‘K-베뉴’ 판매자에 대한 KC 미인증 제품 단속도 시작했다.지난달에는 공정거래위원회와 ‘위해제품의 유통·판매 차단 및 재유통방지를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라 알리는 정부 기관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위해제품 정보를 수시로 공유하고, 이행 점검 요청에도 적극 협조할 방침이다.알리 한국법인 관계자는 “알리는 한국 정부와 산업을 존중하며, 한국의 법률 및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안전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문제 상품에 대해서는 판매자들에게 고지를 하고 관련 제품들을 삭제 조치했으며, 판매자들이 가능한 빨리 제품의 안전성과 관련된 자료를 제시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다양한 현지화 전략이 알리의 조속한 한국 시장 안착을 돕고 있다고 평가한다. 지난 2023년 한국법인을 설립한 알리는 약 2년 만에 대다수의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을 넘어섰다.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알리의 지난달 월간 활성이용자수(MAU)는 전월 대비 0.5% 오른 885만1686명이다. 2위(오픈마켓 기준) 자리를 11번가(941만4099명)에게 내줬지만, G마켓(721만2098명)·네이버플러스 스토어(547만7569명)·GS SHOP(351만4249명)·옥션(308만9152명) 등보다 이용자 수가 높다.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이커머스 활성도가 워낙 높아 중국 기업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다만 한국에는 중국 관련 부정적 이미지가 오래 전부터 있었다. 이를 해소하는 작업이 계속 요구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6.13 16:18

2분 소요
‘알리·테무’ 중국산 이커머스 韓 침공 본격화…‘쿠팡 대항마’ 될까

유통

중국 전자상거래(C커머스) 플랫폼들이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테무는 오픈마켓 운영을 선언하고 국내 판매자 모집에 나섰으며, 알리익스프레스 역시 시장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하지만 여전히 전문가들은 물류 인프라 구축과 빠른 배송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장 장악이 쉽지 않을 것이라 진단하고 있다.지난 18일 테무는 한국에서 직구 사업을 넘어 오픈마켓 운영을 결정하고, 국내 판매자 모집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앞서 2023년 10월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상품 전문 오픈마켓 ‘케이베뉴’(K-Venue)를 선보인 데 이어, 테무 역시 유사한 형태의 사업을 전개하는 셈이다. 테무가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기로 한 것은 월간 활성이용자수(MAU)가 800만명을 넘어서는 등 한국 소비자들의 이용 수가 적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먼저 진출한 알리익스프레스의 사례까지 고려하면 충분히 한국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알리익스프레스 역시 한국 시장에서 점진적인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2018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수년간 눈에 띄는 움직임이 없었으나,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레이 장 지사장을 선임한 데 이어 오픈마켓 사업을 도입하면서, 한국법인 임직원 규모를 100여 명까지 확대했다.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한국에서의 판매 전략은 기존과 유사하지만, 케이베뉴 카테고리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물류센터 계획 확대는 올해 안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알리바바그룹은 2억 달러(약 2880억원)를 들여 한국 물류센터 확보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이어 “작년 말 발표한 신세계와 합작법인(조인트벤처) 건도 오는 2분기 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C커머스의 국내 사업 확장은 수치상으로도 드러난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 한국인 이용자는 2022년 3월 218만명에서 지난 1월 912만4000여 명으로 4배 넘게 늘었다. 테무 한국인 이용자 수는 2023년 8월 51만명에서 지난 1월 823만4000여 명으로 16배 증가했다.또 와이즈앱·리테일이 한국인 만 20세 이상 개인이 신용카드·체크카드·계좌이체로 결제한 금액을 표본 조사한 결과, 지난해 한국인의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결제추정 금액은 각각 3조6897억원, 6002억원으로 집계됐다. 합산 4조2899억원으로 3년 전인 2021년 규모(1조1103억원·알리익스프레스)와 비교하면 4배 가까이 늘었다. C커머스 공세에 긴장하는 K커머스C커머스가 한국 오픈마켓 시장에 직접 진출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조금이라도 저렴한 쇼핑 플랫폼을 찾는 이커머스 소비자의 특성을 감안할 때 고객 이탈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서다.한 이커머스 관계자는 “지난해 티메프 사태로 티몬과 위메프의 공백이 생겼는데,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이를 메우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며 “C커머스의 풍부한 자금력으로 국내 이커머스와 비교할 수 없는 마케팅 비용을 태운다면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실제 와이즈앱·리테일의 지난 1월 기준 종합몰 앱(네이버 제외) 월간 활성이용자수는 ▲쿠팡 3302만6000명 ▲알리익스프레스 912만4000명 ▲테무 823만4000명 ▲11번가 780만8000명 ▲G마켓 542만9000명 순으로 국내 주요 업체들을 앞지른 상황이다.여기에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이 본격화된 점도 C커머스의 한국 진출에 불을 지폈다. C커머스 업체들이 미국 시장의 대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한국 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는 얘기다.오린아 LS증권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강화로 800달러 이하 소액 소포 면세 혜택이 폐지될 가능성이 생기면서, C커머스 업체들이 불리한 상황에 처할 전망”이라며 “이런 움직임은 한국 이커머스 시장 경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격만으로는 부족…지속 투자와 차별화 전략이 관건”그러나 이런 가격 경쟁력과 자금력만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하기에는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른다는 분석도 적잖다. 전문가들은 C커머스가 한국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려면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차별화된 전략과 지속적인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C커머스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차지하려면 공산품 외에도 다양한 카테고리로 확장해야 한다”며 “하지만 현재로서는 공산품 중심의 가격 경쟁력을 제외하면 물류 인프라나 서비스 측면에서 국내 기업들과의 경쟁이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이어 그는 “특히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은 오픈마켓 수준을 넘어 당일 배송이 기본화돼 있다”며 “이에 비해 C커머스 업체들은 여전히 1주일 이상의 배송 기간이 걸린다. 국내에서 의미 있는 성장을 하려면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빠른 배송을 실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구진경 산업연구원 박사는 “알리나 테무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한국 셀러(판매자)들을 끌어들이려 하겠지만, 국내 셀러들은 멀티호밍(다양한 플랫폼에서 판매)을 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한 플랫폼에 완전히 의존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결국 C커머스가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단순한 가격 경쟁력 이상의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다른 이커머스 관계자도 “C커머스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서 의미 있는 위치를 차지하려면 네이버, 쿠팡 등과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과연 그들이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계속 확대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2025.02.24 07:00

4분 소요
“초코파이는 중국인의 친구”...中 현지 임원이 말하는 오리온

유통

갈수록 줄어드는 인구는 내수를 바탕으로 성장해 왔던 식품기업의 생존을 위협한다. 풍부한 인구를 등에 업고 급속 성장했던 대한민국은 더 이상 없다. 이제 우리의 먹거리를 해외시장에 선보이고 판매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다. 한국은 세계시장에서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 제조분야에서 정상을 찍었지만 먹거리 분야에서는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다. 각 나라마다 먹는 것에 대해 매우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몇십 년 전부터 기업들은 장시간 현지화 전략을 펼치는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세계화+현지화)을 외쳐왔지만 이를 제대로 실현한 회사는 아직 드물다. 이런 측면에서 오리온 ‘초코파이’의 성공 사례는 국내 유통업을 넘어 여러 기업들에 많은 부분을 시사한다. <이코노미스트>는 오리온의 히트 과자들이 어떻게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자국 과자로 뿌리내렸는지 알아봤다. 양갱수미 중구난조(羊羹雖美 衆口難調). 명심보감에 나오는 고사성어로 ‘양고기를 넣어 끓인 국은 비록 맛이 좋고 훌륭하지만 모든 사람의 입맛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말 그대로 하나의 제품으로 불특정 다수의 요구를 충족하기 쉽지 않다. 그런데 이 어려운 일을 해낸 국내 기업이 있다. 초코파이, 오!감자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오리온이다. 이 기업은 ‘글로컬라이제이션’(세계화+현지화)이라는 전략으로 전 세계 인구의 18%, 약 15억명이 살고 있는 중국의 마음을 훔쳤다.지난 2000년 오리온 중국법인에 입사해 24년간 오리온의 중국시장 진출을 지켜본 장샤오옌(张晓艳) 중국법인 총감(홍보이사)은 <이코노미스트>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소비자의 어린 시절 추억 속에 자리 잡은 ‘하오리요우, 하오펑요우’(오리온, 좋은 친구) 브랜드 이미지를 통해 소비자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오리온에게 중국은 특별하다. 내수시장에 집중하던 오리온은 1993년 중국 북경에 사무소를 개설하며 처음으로 해외 진출에 나섰다. 오리온의 주력 제품인 초코파이는 중국시장 조기 안착을 이끌었다. 이미 초코파이는 중국인들의 마음 속 깊이 자리잡은 자국 과자 대접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오!감자, 예감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며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다음은 장샤오옌 총감과의 인터뷰 일문일답.Q. 오리온 제품이 중국에서 사랑받는 이유는.초코파이는 부드러운 비스킷과 쫀득한 마시멜로를 진한 초콜릿으로 코팅해 풍부한 식감을 만드는 독보적인 제품력을 갖고 있다. 전 세계에서 엄선한 좋은 원료와 체계화된 품질관리(TQM) 시스템으로 고품질의 제품을 꾸준히 생산 중이다. 중국 소비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수시로 변하는 소비자 입맛에 맞춰 꾸준히 제품에 변화도 주고 있다.2006년 출시한 오!감자는 중국법인의 첫 번째 스낵 제품이다. 속이 빈 감자튀김 모양과 바삭하고 사르르 녹는 식감과 진한 감자의 풍미로 인기를 끌었다. 이후 ‘감자의 도’(土豆之道)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고 전지현, 탕웨이 등 인기 스타를 활용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것이 중국 내 인기에 큰 영향을 줬다. 현재 오!감자는 연간 매출액이 한화로 2000억원이 넘는 오리온 중국법인의 대표 제품이다. 특히 토마토맛, 허니버터맛은 젊은층 사이에서 ‘영원한 신’(YYDS)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Q. 가장 중점을 둔 마케팅 요소는.우리는 ▲좋은 원재료 ▲고품질 제품 ▲소비자와의 유대감이란 세 가지 측면에 중점을 뒀다. 먼저 좋은 원재료가 있어야 좋은 제품이 나올 수 있다고 믿기에 전 세계에서 엄선한 원료와 공급업체를 통해 제품의 품질, 안전성, 그리고 맛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특히 2006년 시장에 진출한 감자스낵의 경우 이듬해 내몽골에 감자농장을 직접 운영하며 중국 내에서 독자적인 원료 기지를 보유한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또한 제품 차별화에도 신경썼다. 초코파이를 선두로 중국에서 파이 카테고리를 개척한 뒤 철저한 시장 조사를 통해 중국 소비자들의 요구를 깊이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이를 통해 초코송이(蘑古力 모구리), 고래밥(好多鱼 하오뚜어위), 오!감자(呀土豆 야!투도우), 예감(薯愿 슈웬) 등 다양한 제품을 잇달아 출시했고 현지화된 이름을 사용했다. 특히 2021년에 출시한 알맹이 젤리(果滋果心 궈즈궈신)는 ‘껍질을 벗겨 먹는 젤리’라는 독창성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마지막으로 현지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소비자와 유대감을 형성하려고 했다. ‘오리온은 좋은 친구’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꾸준히 만들어온 이유다. 현재 중국 소비자들에게 오리온은 활기차고 긍정적인 좋은 친구를 연상시키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런점들이 쌓여 오리온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 됐다.Q. 생산·판매 관련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지속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현지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융합해 소비자와의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둔황(敦煌) 문화로 대표되는 중국 전통 문화가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발맞춰 오리온은 2022년 하반기 둔황박물관과 손잡고 초코파이 춘절선물세트와 공동 브랜드 제품을 내놨다. 해당 제품은 CCTV·동방 TV·베이징 TV 등 권위 있는 중국 미디어에 널리 보도되기도 했고 2022년 중국 법인의 사상 최대 연매출 성과로도 직결됐다. 클래식 간식 브랜드(초코파이)와 수천년에 걸친 문화 IP(둔황 문화)의 협력은 문화를 더욱 ‘즐겁게’, 간식을 더욱 ‘문화적으로 의미 있게’ 만들어줬다.Q. 현지 인력 적극 채용(99% 이상)이 긍정적 영향을 줬나.글로벌 기업으로서 현지화 전략의 핵심은 바로 ‘인재의 현지화’다. 중국인이 중국 소비자를 더 잘 이해하고, 현지에서 사업을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브랜드 스토리를 잘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리온은 현지 인재를 적극 육성해 왔고 현재 생산 본부장·공장장·마케팅 책임자 등 핵심 직책을 모두 중국 직원들이 맡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업계에 많은 우수한 인재를 배출해 중국의 식품산업 발전까지 선도하고 있다.Q. 앞으로의 계획은.향후 오리온 중국법인은 초코파이·오!감자·생감자 스낵 등 핵심 브랜드의 가성비를 강화하는 한편, 편의점·벌크·창고형 매장·온라인 등 성장 채널에 집중해 맞춤 전용 포장 제품을 더욱 많이 개발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오리온은 ‘스낵의 건강화’ 전략을 적극 추진해 오트쿠키와 같은 건강한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지속 충족시킬 오리온을 지켜봐달라.

2024.08.19 08:01

5분 소요
中 영화계서 퇴출된 탕웨이...이번엔 사망설 퍼져 논란

정책이슈

중국에서 배우 탕웨이(45)가 사망했다는 가짜뉴스가 퍼져 논란이다. 탕웨이는 지난 2007년 촬영한 영화 ‘색, 계’로 중국 연예 및 영화계에서 사실상 퇴출을 당한 상황이다.31일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한 중국 매체는 지난 25일 탕웨이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했다.한 페이스북 계정에는 "우리가 사랑하는 여배우 탕웨이가 세상을 떠났다. 명복을 빈다. 그립지만 잊히진 않을 것"이라며 "댓글과 '좋아요'로 애도와 조의를 표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특히 중국 포털 검색창에선 '탕웨이 사망' 키워드가 1위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게되자 중국 국민들은 탕웨이 사망 소식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이에 탕웨이 중국 소속사는 지난 29일 서둘러 성명을 내고 "탕웨이는 루머로 인해 피해를 본 수많은 연예인 중 한 명"이라며 "탕웨이는 살아있다. 인터넷에 돌고 있는 내용들을 믿지 말라"고 해당 소식을 부인했다.하지만 소속사 측의 입장도 가짜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탕웨이 측 관계자는 "중국 내에서 사망설이 퍼지고 있다는 사실도 몰랐고 소속사에서 이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낸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2004년 데뷔한 탕웨이는 2007년 이안 감독의 영화 ‘색, 계’로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영화 ‘만추’를 함께 작업했던 김태용 감독과 2014년 결혼, 슬하에 딸 하나를 두고 있다. 2022년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에 출연해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해외 여배우이기도 하다.탕웨이가 가짜뉴스 주인공이 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2년 탕웨이는 남편 김태용(54) 감독과 별거 중이라는 중국발(發) 보도가 나와 이혼설이 돌았었다. 또 지난해 한 매체가 '안녕, 탕웨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해 은퇴설이 확산되기도 했다.한편 탕웨이는 중국 연예 및 영화계에서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 인물이다. 지난 2007년 이안 감독의 영화 '색, 계'로 중국 내 연예활동이 금지됐다. 이 영화가 상하이 친일정부와 변절자를 미화했다는 정치적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또 탕웨이는 2008년 3월 중국 당국에 의해 영화계에서 퇴출당한 바 있다.

2024.07.31 21:08

2분 소요
‘메이드 인 차이나’의 진화[허태윤의 브랜드 스토리]

전문가 칼럼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며 저가 제품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중국이 ‘프리미엄 브랜드의 산실’로 탈바꿈하고 있다. 중국이 여러 산업군에서 우리와 경쟁 관계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단순하게 볼 일은 아니다. 중국의 브랜드 사업 기조가 ‘밸류 포 머니’(Value for money)에서 ‘프리미엄’(Premium)으로 변한다는 부분은 국내 브랜드들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세계시장서 존재감 키우는 中 브랜드이 변화의 실체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로봇청소기 시장이다.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이미 중국의 로봇청소기 브랜드 ‘로보락’은 매우 유명하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한국 시장에서 이름조차 생소했던 이 중국 브랜드는 삼성·LG전자 등을 제치고 국내 프리미엄 로봇청소기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로보락의 성공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들은 한국 소비자들의 수요를 정확히 파악했다. 신발을 벗고 생활하는 한국의 주거문화에서 물걸레 청소 기능은 필수다. 그러나 기존 한국 브랜드들은 흡입과 물걸레 기능을 동시에 넣으면 악취가 난다는 이유로 이를 분리했다. 로보락은 여기서 기회를 포착했다. 냄새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흡입과 물걸레 청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한 것이다.더욱 놀라운 것은 가격이다. 로보락의 제품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최상위 라인보다 오히려 비싸다. 그럼에도 ‘품절 대란’이 일어날 정도로 인기다. 이는 중국 제품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완전히 뒤집는 현상이다.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알리익스프레스(알리)·테무·쉬인과 같은 중국 플랫폼들이 한국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것. 특히 이들 브랜드들은 마동석이나 탕웨이 등 유명 광고모델을 통해 단순 가성비 제품 판매를 넘어 ‘브랜드 리포지셔닝’(새로운 이미지로 자리매김)에 나서는 분위기다. 알리가 국내에 축구장 25개 규모의 통합 물류센터를 구축하겠다는 발표 역시 브랜드 재구축의 의도로 보인다. 최근 알리는 입점·거래 수수료를 무료화 하며 신선식품 판매도 시작했다. 이 같은 중국 브랜드의 약진은 글로벌 시장에서 화웨이·샤오미·오포·비보와 같은 IT브랜드와 하이얼·TCL 같은 가전산업을 중심으로 이미 시작됐다. 그런데 최근 미국·러시아·중국 간의 패권 경쟁은 새로운 양상을 만들고 있다. 특히 러시아 시장의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한때 삼성·LG전자가 장악했던 이 시장에서 이제는 중국의 하이얼·샤오미·하이센스와 같은 중국 브랜드들이 자리를 꿰찼다.러시아 에프플러스 그룹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이미 하이얼은 러시아 냉장고 시장의 15.1%, 세탁기 시장의 16.1%를 점유하며 1위를 차지했다. TV 시장에서도 중국 브랜드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2022년 1~9월 TV시장 점유율 1~3위는 하이얼(11.5%)·샤오미(8.3%)·하이센스(6.6%) 순이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러시아 시장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중국기업들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는 주요 기업들의 해외 증시 상장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의 다이소를 모방한 중국 라이프 스타일 유통업체 ‘미니소’는 지난 2000년에 이미 나스닥에 상장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중국의 대표적인 화장품 브랜드 ‘퍼텍트 다이어리’의 모기업인 ‘이셴 E-커머스’가 나스닥에 입성했다. 이 기업의 경우 한때 시가총액이 150억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또한 중국의 장난감 기업 팝마트(Pop Mart)는 2020년 12월 11일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당일, 시가총액이 1000억 홍콩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차이나의 도전, 우리의 대응은이러한 중국 브랜드들의 성공 뒤에는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 과감한 경영 혁신, 그리고 14억 인구를 자랑하는 거대한 내수 시장이 자리한다. 기업들은 거대한 내수 시장 덕분에 신 사업 추진에 있어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편이다.중국 브랜드의 진화는 한국 브랜드들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일본 브랜드들은 한국 브랜드의 도전으로 몰락을 길을 걷고 있다. 다만 삼성·LG·쿠팡 등 한국 브랜드들이 일본의 소니·도시바·샤프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특히 중국은 14억 인구의 내수 시장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더해져 우리보다 시장을 키우기 더 유리한 상황이다.중국 브랜드의 반란은 이미 현실이 됐다. 우리는 이 도전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할까.우선 ‘메이드 인 코리아’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현재 K-컬처는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전 세계에서 우리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용성이 높은 상태다. 기술력을 결합한 독특한 브랜드 스토리를 개발하고 이를 통한 중국 브랜드와 차별화된 프리미엄 이미지를 글로벌 마케팅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또한 한국 브랜드들은 자신들의 강점을 재점검하고 핵심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기술 혁신, 디자인 우수성, 품질 관리 등 한국 제품이 가진 고유의 가치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특히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리더십을 유지하고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결론적으로, 한국 브랜드들은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과감한 혁신과 변화가 필요하다. 기존의 성공 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자기 혁신과 도전을 통해 국내는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차이나 브랜드의 반란은 위협이지만, 동시에 한국 브랜드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한국 브랜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강력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다.허태윤 칼럼니스트

2024.07.06 10:00

4분 소요
‘헤어질 결심’ 오스카상 후보 불발에 외신도 ‘의문’… “절대적 범죄”

산업 일반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이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미국 영화계에는 이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24일(현지시간)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제95회 오스카상 시상식에 오를 최종 후보 명단을 발표했다.‘헤어질 결심'은 작년 12월 공개된 국제영화 부문 예비후보(Short List) 15편에는 이름을 올렸으나 최종 후보 선정이 불발됐다.국제장편영화 부문 후보로 ‘서부 전선 이상 없다’, ‘아르헨티나, 1985′, ‘클로즈’, ‘EO’, ‘더 콰이어트 걸’ 5편이 선정됐다.앞서 ‘헤어질 결심’은 비록 수상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미국 양대 영화상 가운데 하나인 골든글로브와 미국 비평가들이 선정하는 영화상인 크리틱스초이스에서 각각 비영어 작품상과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다.또한 ‘헤어질 결심’은 작년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 세련된 연출력으로 감독상을 품에 안은 바 있다.외신들은 ‘헤어질 결심’이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후보에서 탈락한 것을 이변으로 받아들였다.AP 통신은 “올해 가장 큰 놀라움 중의 하나는 호평을 받은 박 감독의 로맨틱 누아르 ‘헤어질 결심’이 (후보에서) 배제된 것”이라고 짚었다.IT·엔터테인먼트 전문 매체 매셔블은 “칸영화제 선두주자였던 ‘헤어질 결심’을 무시하기로 한 아카데미의 결심은 절대적인 범죄”라고 비판했다.인사이더는 “‘헤어질 결심’의 후보 탈락은 올해 가장 큰 퇴짜 중 하나다. 일부 사람은 ‘아카데미의 억지’라고 했다”고 전했다.박찬욱 감독이 6년 만에 내놓은 장편 영화 ‘헤어질 결심’은 한 남성의 변사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에게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멜로 스릴러다.

2023.01.2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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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컨티넨탈 홍콩 프레지던트 스위트룸

산업 일반

인터컨티넨탈 홍콩은 세계 최고의 호텔이 즐비한 홍콩에서도 최고급 호텔로 명성이 자자하다. 포브스가 5스타 호텔로 선정한 이 럭셔리 호텔에는 한류스타 송중기가 투숙해 유명세를 치렀다. 드라마 의 주인공으로 출연해 아시아 팬들을 울리고 웃긴 송중기는 최근 가장 핫한 한류스타다. 지난 6월 13일, 그가 아시아 팬 투어의 일환으로 홍콩을 방문해 1박 2일간 묵은 인터컨티넨탈 홍콩. 그 중에서도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은 세계 최고의 명사와 스타들이 드나들기에 손색없는 럭셔리한 공간이다. 650㎡(200평)의 크기를 자랑하는 이 객실은 홍콩에서 가장 큰 스위트룸이다. 호텔 안에 자리한 하나의 저택이라고 보면 된다. 거실에는 그랜드 피아노가 있고, 빅토리아 하버를 비롯해 홍콩 섬의 파노라마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2층 높이의 통유리를 포함, 총 5개의 방과 서재와 주방을 갖추고 있다. 다이닝룸을 비롯해 메인 침실과 욕실, 피트니스 공간 등 어디에서도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하버의 전망을 만끽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 객실의 가장 놀라운 공간은 프라이빗 루프탑이 있는 232㎡(약 70평)의 고급스러운 하버뷰 테라스다. 홍콩의 명물인 빅토리아 하버와 홍콩 섬이 내려다보이는 넓은 수영장과 자쿠지가 자리하고 있어 마치 IMAX 영화를 보는 것처럼 화려하고 입체적인 홍콩의 밤낮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 ━ 스위트룸 안에 홍콩 섬이 내려다보이는 넓은 수영장 당시 인터컨티넨탈호텔은 송중기만을 위한 특별맞춤서비스를 위해 프라이빗 피트니스와 인피니티 수영장에 송중기의 ‘SJK’ 이니셜을 새긴 모노그램 타올과 슬리퍼를 따로 마련해 제공했다고 한다. 인터컨티넨탈 홍콩 관계자들에 따르면, 인터컨티넨탈 그랜드볼룸에서 프레스 컨퍼런스가 진행되는 동안, 송중기는 홍콩의 길거리 음식인 밀크 티와 홍콩 스타일의 에그와플(egg puff)을 맛보았으며 후에 자신의 스위트룸으로 가져다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스위트룸에 머물며 홍콩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호텔 내의 인룸 다이닝을 이용했다. 인터컨티넨탈 홍콩의 인룸 다이닝은 미슐랭 2스타를 받은 광둥식 레스토랑 얀토힌(Yan Toh Heen)의 수석 셰프인 라우이우파이의 요리, 미슐랭 1스타를 받은 알랭 뒤 카스의 스푼(SPOON), 일본의 스타 셰프 레스토랑인 노부(NOBU), 와인바+그릴 더 스테이크 하우스(THE STEAK HOUSE) 등 세계 요리가 24시간 제공된다. 송중기는 이 가운데 중국요리와 두부를 좋아했는데, 특히 얀토힌의 시그니쳐 요리인, 직접 만든 XO소스를 곁들인 Wok-fried Prawns와 로비 라운지의 스페셜티인 푸아그라 & 와규 비프 볼(Wagyu Beef Balls with Foie Gras)를 즐겼다. 인터컨티넨탈 홍콩의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에 머물렀던 국제적인 스타로는 송중기 외에도 일본 스타 아유미, 객실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기도 한 대만 스타 주걸륜, 영화배우이자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커플인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를 들 수 있다. ━ 배우 탕웨이와 김태용 감독의 웨딩촬영 장소로 유명 배우 탕웨이와 그의 남편인 한국인 김태용 감독도 이 호텔의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에서 웨딩촬영을 했다.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의 요금은 한국 돈으로 1770만원. 1박당 10%의 봉사료가 추가로 부과된다. - 나권일 기자 na.kwonil@joongang.co.kr ━ ‘얀토힌’의 수석 셰프 라우이우파이 - 4년 연속 미슐랭 2스타 명성 인터컨티넨탈 홍콩의 또 다른 자랑은 에서 4년 연속 미슐랭 2스타를 받은 중식당 얀토힌(Yan Toh Heen)이다. 홍콩 미식가들이 손꼽는 명소로 광둥식 파인 다이닝 요리를 선보인다. 지난 6월 22일~24일 얀토힌의 수석 셰프인 라우 이우파이(Lau Yiu Fai)가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 자리한 중식당 웨이루(Wei Lou)에 나타났다. 한류스타 송중기를 감동시켰던 그가 한국의 미식가들을 초청해 인터컨티넨탈 홍콩의 홍보대사로 나선 것. 그는 전복, 바닷가재, 각종 해산물 중에서도 가장 신선하며 최상급의 재료만 사용하는 것을 고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라우 셰프의 경력은 화려하다. 1980년 인터컨티넨탈 홍콩이 처음 문을 열고, 1984년 얀토힌 레스토랑 팀을 선보였을 때 인터컨티넨탈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14살에 타이 삼옌 등 홍콩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견습생으로 요리를 배운 그는 1993년, 캐나다로 건너가 밴쿠버에 있는 중국 레스토랑에서 4년간 헤드 셰프로서 20명의 주방 팀을 지휘했다. 1998년 홍콩으로 귀환해 청콩센터(Cheung Kong Centre)에 자리한 틴산팰리스(Tin Shan Palace)를 거쳐 2000년 4월 인터컨티넨탈 홍콩에 재합류했다. 라우 셰프는 그가 지휘하는 20명의 요리사와 함께 최상의 광둥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넉넉한 풍채에 서글서글한 미소가 매력인 그는 “인터컨티넨탈 홍콩에서 광둥식 요리를 좋아하는 한국의 미식가들을 만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2016.07.2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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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수의 ‘돈이 되는 茶 이야기’] 전설·신화의 향 깊은 시후롱징차

전문가 칼럼

시후롱징차(西湖龍井茶)는 중국 10대 명차 중에서도 으뜸이다. 시후와 롱징은 모두 물과 관련된 지명이다. 2011년 6월 24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시후는 저장성 성도 항저우 시내에 있는 아름다운 인공호수다. 본래 이름이 롱홍(龍泓)이던 롱징은 시후 서쪽 웡지아산(翁家山)기슭에 있는 맑은 샘의 이름이다. 시후롱징차는 시후를 겹겹이 둘러싼 산과 호수 주변이 차의 주생산지여서 시후롱징차(이하롱징차)로 부른다. 롱징차에 대한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 롱징차가 중국10대 명차 선정에 빠짐없이 선두를 달리는 이유 중 하나는 명품을 명품답게 받쳐주는 전설과 설화가 풍성하게 있다는 점이다. ‘스토리 텔링’의 강력한 힘은 차의 세계에서도 적용된다.인구 890만명의 도시에 전통찻집이 7000곳이 넘는 항저우는 ‘강남스타일’의 원조 강남이다. 실제로 중국의 강남지역이며 13세기 항저우에 온 마르코 폴로는 ‘지구에서 가장 아름답고 멋진 도시’라고 감탄했다. 오늘도 전 세계 관광객이 몰리는 항저우는 미인 생산기지로 불릴 만큼 미녀천국이다. 중국 4대 미녀 중 최고로 뽑히는 시스(西施)가 항저우 출신이다. 한국 영화감독과 결혼한 중국의 여신 탕웨이도 항저우에서 태어났다. 중국 10대 미향(美鄕)에 속하는 항저우는 2007년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가 선정한 2007년 중국 최고의 관광도시로 뽑혔다. 볼거리와 먹거리가 풍부한 항저우의 번영과 명성을 가져온 일등공신은 7세기 초에 완성된 징항따윈허(京杭大運河)다. ━ 경국지색 시스 이름에서 딴 시후 베이징에서 출발해 4개성을 지나 항저우까지 이어지는 1794㎞의 징항 따윈허는 세계에서 가장 긴 운하다. 604년 수(隋)나라의 양제(煬帝)가 6년에 걸쳐 5개강의 수로를 연결한 대역사(大役事)는 고구려 침략에 대비해 강남의 풍부한 물자와 병력을 북방으로 운반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세 번 실패한 고구려 침공의 후폭풍으로 쿠데타를 일으킨 반란군에게 수양제는 비참한 죽음을 당하고 수나라는 중원제패 38년 만에 멸망했다. 당나라 때부터 더욱 번성한 항저우는 수로를 따라 청나라 때 세워진 가옥과 새로 형성된 신시가지가 조화롭다. 따또우루(大兜路)역사문화 거리에는 항저우의 미식가와 관광객이 어우러져 매일 밤 불야성을 이룬다. 해 질 무렵 유람선을 타고 롱징차를 마시며 항저우의 야경을 감상하는 재미는 항저우 탐방의 백미(白眉)다.시후는 오(吳)나라를 망하게 한 경국지색 시스의 이름에서 따온 호수다. 시스의 본명은 스이광(施夷光)으로 서촌(西村)에 살아서 서쪽마을의 ‘스’씨라는 뜻으로 시스라고 부른다. 가난한 나무꾼의 딸로 태어나 월(越)나라 고우지앤(句踐)의 충신인 판리가 캐스팅해 3년에 걸쳐 가무와 교태를 가르쳐 오(吳)나라왕 푸차(夫差)에게 상납한 스파이다. 고우지앤이 와신상담(臥薪嘗膽)하며 힘을 키우는 동안 푸차는 미인계에 빠져 국력 소모와 정사 태만으로 나라를 잃고 결국 자결하고 만다. 시스의 죽음도 여러 설이 있을 뿐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중국 정부는 시스의 스토리를 국가급 비물질 문화유산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시스에 대한 흠모와 연민은 역대 중국 최고 문인들의 단골소재로 등장한다. 당(唐)나라 시인 바이쥐이(白居易)와 중국문학의 최고로 인정받는 북송의 대문장가 수동포(蘇東坡)가 시스와 시후에 대한 예찬을 하자 중국의 수많은 도시에 ‘시후’라는 이름의 호수가 생겨났다. 시후의 또 다른 전설은 천년 묵은 뱀과 가난한 서생과의 사랑을 다룬 백사전이다. 여러 차례 영화화 됐으며 ‘백사’역할은 당대 중국 최고의 여배우가 맡는 것이 관례다. 2007년 3월 30일부터 중국 영화감독 장이모(張藝謀)와 2명의 연출자가 백사전을 소재로 인상시후(印象西湖)라는 대형 수상 가무극을 매일 밤 시후에서 공연해 보는 이들을 환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둘레가 16Km인 서호로 흘러들어오는 물줄기 중 하나가 롱징이다.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고 물맛이 감미롭기로 유명한 롱징의 탄생에도 설화가 있다. 곤륜산(崑崙山)에 사는 신화 속의 서왕모가 키운 불로장생 복숭아를 신선들에게 대접하는 성대한 하늘나라 잔치에서 땅의 신이 실수로 마시던 찻잔을 떨어뜨렸다. 찻잔을 찾으러 땅의 신이 인간세계로 내려왔더니 대나무 숲에 홀로 사는 노파가 절구로 사용하는 것이 자신의 찻잔임을 확인했지만 재채기를 하는 바람에 땅속 깊이 들어가 버려 그냥 빈손으로 돌아갔다. 찻잔이 땅에 파묻힌 자리에 먼 훗날 샘물이 나왔다는 전설이다. ━ 청명 전에 따는 명전이 최고 롱징 옆에 롱징사란 절이 생기고 스님이 차를 재배하자 그 맛과 향이 소문이 나며 차를 주업으로 만드는 롱징촌이 1500년 전에 생겼다. 롱징차는 이른 봄 청명 전에 따는 명전(明前)을 최고로 분류한다. 최고급 녹차, 롱징차 100g을 만들려면 1만8000개의 어린 눈아(嫩芽)와 눈엽(嫩葉)이 필요하다. 송(宋)나라 시대부터 시작한 재배기술과 제다기술은 원(元)나라가 들어서며 널리 알려졌다. 청(淸)나라 건륭(乾隆)황제가 여섯 차례나 강남순행을 하며 롱징을 방문하여 음다와 찻잎채취까지 하게 되자 롱징차는 황금기를 맞이해 중국 최고의 명차로 등극했다. 황태후의 병을 낫게 했다는 18그루의 차나무는 시빠커위차위앤으로 보호받으며 매년 황제에게만 진상했다. 지금도 보호받는 이 나무들은 현대에 와서는 장쩌민, 시진핑과 같은 국가 영도자가 즐겨 방문하는 장소다. 2003년 10월 15일 발사된 중국 최초의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5호에서 롱징차 종자로 우주환경에서의 유전자변이 실험이 있었다. 기대치를 웃도는 좋은 롱징차가 나왔는지는 미지수지만 롱징차의 명성은 다시 한 번 각인됐다. 명품과 스토리는 함께 간다. 서영수 - 1956년생으로 1984년에 데뷔한 대한민국 최연소 감독 출신. 미국 시나리오 작가조합 정회원. 1980년 무렵 보이차에 입문해 중국 윈난성 보이차 산지를 탐방하는 등 차 문화에 조예가 깊다. 중국 CCTV의 특집 다큐멘터리 에 출연했다.

2015.11.08 17:49

4분 소요
급증하는 신종 금융범죄 - ‘나는 안 속아’ 자신감이 최대의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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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올해 3월 인터넷을 하려고 컴퓨터를 켠 배우 이해인씨는 ‘금융감독원 개인정보유출 2차 피해 예방등록’이라는 창이 뜨자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해당 사이트에서는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며 개인정보를 입력하도록 했고, 금감원이라는 말에 이씨는 의심 없이 지시에 따랐다. 보안카드 번호까지 입력하자 갑자기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1500만원, 1000만원, 2500만원 등 총 5000만원이 출금됐다는 메시지였다. 당황한 이씨는 뭔가 잘못됐음을 알아차렸지만 힘들게 모은 아파트 월세 계약금이 한 순간에 날아가 버린 뒤였다.#2 얼마 전 보이스피싱 사기단의 전화를 받고 입금 직전까지 갔다는 김명순씨는 아직도 그날만 생각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금감원 직원이라며 걸려온 전화를 받았더니 상대방은 ‘계좌가 해킹당했으니 재설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 계좌번호를 불러주면서 전액을 이체하라기에 약간 의심했지만 희한하게도 그는 계좌번호와 계좌 잔액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급하게 은행 ATM 기기에 가서 이체를 하려던 김씨는 예금주를 보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금감원인데 예금주가 개인 이름일 순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송금을 중단하고 통화했던 번호로 다시 전화를 걸었더니 불통이었다. 눈 깜짝할 새에 1200만원을 날릴 뻔했다.신종 금융범죄가 속출하면서,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당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3월 사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발생건수는 245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16건에 비해 86%나 증가했다. 검거인원도 지난해 958명에서2239명으로 급증했다. 2006년 우리은행 고객이 국세청을 사칭한 전화를 받고 800만원을 송금한 사건이 발생한 후부터 공식집계된 전화금융사기는 현재까지 총 5만2451건이 발생했다. 피해액은 5731억원에 달한다. 2008년과 2011년 각각 8000건 넘게 발생해 절정에 달했다가 2012년 5709건, 2013년 4765건 등으로 감소하는 듯했지만 지난해 7635건으로 다시 늘었다. 올해는 증가세가 더욱 가파르다. 역대 최대치였던 2008년(8454건)보다 훨씬 빠른 추세다. ━ 터무니없는 거짓말에도 넋 놓고 당해 남의 일로 간단히 넘기기엔 피해 대상이 너무 전방위적이다. 나이·학력 등과 무관하게 ‘넋 놓고 당한다’는 표현이 정확할 정도다. ‘당신도 언젠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보이스피싱은 주로 노년층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피해자를 분석해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 7635건을 세대별로 살펴보면 의외로 30대(19.5%) 비중이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20대(18.8%)였다. 갈수록 범행 기법이 교묘해지고, 패턴 역시 다양해지는 추세여서 ‘수사기관이 하나를 막으면 두 개의 새로운 방법이 탄생한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경찰이 분류하는 신종 금융범죄는 크게 피싱(Phishing)·스미싱(Smishing)·파밍(Pharming)·메모리해킹 4가지로 나뉜다. 피싱은 전화로 유인해 돈을 갈취하거나 이메일로 가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도록 한 후 보안카드 번호를 입력하게 한 뒤 금융정보와 예금 잔액 등을 인출해가는 수법이다. 이 중 가장 흔하고 익숙한 게 보이스피싱이다. 너무도 뻔한 거짓말부터 알고도 당할 수 밖에 없는 기발한 사기까지 수법이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남편과 사별하고 혼자 사는 박순영(77) 할머니에게 어느 날 한 젊은이가 찾아 왔다. 금감원 신분증을 내민 그는 김 할머니에게 “계좌정보가 노출됐다”며 “안전한 곳으로 돈을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전 재산 2300만원을 은행 예금에 넣어둔 김 할머니는 덜컥 겁이 났고, 돈을 인출해 두라는 젊은이의 말을 따랐다. 다음날 오전 젊은이는 다시 찾아와 새 현금카드를 건네주면서 “이 통장으로 돈을 옮겨두겠다”며 “오후쯤 은행에 가서 확인해 보시라”고 말했다. 인출한 돈은 젊은이가 들고 떠났다. 오후에 은행을 방문한 김 할머니는 “사용할 수 없는 카드”라는 얘기를 듣고 망연자실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흉내 낸 보이스피싱도 등장 자녀의 납치나 사고를 빙자해 ‘급히 돈을 보내라’고 요구하는 경우는 고전에 속한다. ‘대학에 추가 합격했으니 등록금을 입금하라는 전화를 받고, 사기범이 불러주는 계좌에 500만원을 보낸 19살 여학생도 있다. 최근엔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을 사칭해 돈을 뜯어내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얼마 전 안심전환대출 대란 때는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안심대출로 전환하려면 신용등급을 올려야 한다면서 거액을 빼간 사기단도 있었다.너도 나도 당하니 유명인도 예외가 아니다. 얼마 전 영화배우 탕웨이가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1위에 장시간 머문 일이 있었다. 새로운 영화가 개봉한 것도, 남편인 김태용 감독과의 사이에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니었다. 한 TV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그가 보이스피싱에 당한 사실이 재차 언급됐기 때문이다. 당시 영화 촬영 중이던 탕웨이는 중국 공안을 사칭한 사기 전화를 받고 21만 위안(약 3800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해설가 하일성씨, 배우 오현경씨 등도 비슷한 피해를 입었고, 3월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목소리를 흉내 낸 보이스피싱 사기단이 활개를 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택배·건강검진·연말정산 등 시선을 끌만한 내용을 문자로 보내 사용자가 해당 링크를 클릭하면 악성코드를 설치한 뒤 소액결제에 필요한 인증번호나 개인정보를 빼가는 스미싱도 더 지능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파밍이나 메모리해킹과 같이 컴퓨터를 이용한 금융범죄 역시 갈수록 치밀해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배우 이해인씨 사례가 대표적인 파밍이다. 파밍은 이용자의 PC를 악성코드에 감염시켜 호스트 파일을 변조하는 방법 등으로 피싱사이트를 진짜 사이트로 오인하게 만들어 접속하게 한 뒤 금융거래 정보를 빼가는 수법이다.지난해 한 인터넷쇼핑몰에서 옷을 구매한 강모씨는 결제수단 중 실시간 계좌이체를 선택했다. 클릭했더니 결제창이 열리면서 그가 주로 거래하는 은행 사이트가 함께 열렸다. 강씨는 보안카드 번호 전체와 계좌 비밀번호, 인터넷 뱅킹 아이디 등을 새로 작성하라는 지시에 따랐지만 알고 보니 이 사이트는 피싱사이트였다. 강씨는 “계속 정상적인 결제가 안됐고, 그때서야 범죄를 의심했지만 사기범이 알아낸 금융거래 정보로 공인인증서를 재발급 받고 계좌 잔액(80만원)을 모두 인출해 간 뒤였다” 고 말했다. 강씨의 경우는 비교적 소액이었지만 이해인씨처럼 은행을 가장한 피싱사이트에 속아 수천 만원을 날린 피해자도 수두룩하다.파밍에서 더 진화한 게 메모리해킹이다. 정상적인 계좌이체 과정에서 금융 거래 내용을 실시간으로 위·변조하는 기법이다. 이 역시 출발은 악성코드다. 보안카드 번호 전체를 유출한 적이 없고, 정상적으로 인터넷 뱅킹을 마쳤는데도 돈이 다른 데로 샜다면 메모리해킹일 가능성이 크다. 흔히 인터넷 뱅킹을 할 때 설치하는 보안프로그램은 비밀번호 등 중요 정보를 암호화하지만 계좌번호, 이체 금액 등은 암호화하지 않는다. 사기범이 비밀번호는 알 수 없으니 악성코드를 심어두고 이용자가 인터넷뱅킹을 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실시간으로 이체 대상이나 금액 등을 바꾸는 것이다.심상찮은 신종 금융범죄 증가세에 금감원은 4월 10일 금융사기 척결 특별대책을 내놨다. 우선 금감원은 장기(1년 이상) 미사용 계좌의 비대면거래(은행 창구를 방문하지 않고 인터넷이나 전화 등을 이용한 거래) 제한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존에 정상적으로 발급된 예금계좌가 대포통장(제3자 명의를 도용해 만든 통장으로 사용자와 명의자가 다르기 때문에 금융실명거래법상 차명계좌)으로 불법 유통·활용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조치다. 조성목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지원국장은 “현재 4대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이 1년 이상 장기 미사용 계좌의 1일 인출 또는 이체 한도를 70만원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를 전 금융권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잔고가 일정금액 이하인 미사용계좌는 아예 비대면 거래를 금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 업무시간 이후 은행이라며 걸려온 전화, 의심부터 해야 대포통장 관련자에 대한 처벌도 강화하기로 했다. 연 2회 이상 대포통장 명의자로 은행연합회에 등록되거나 대포통장임을 알고도 중개·알선하는 등 대포통장 발급·유통에 협조한 경우 금융질서 문란자로 등록할 방침이다. 금융질서 문란자가 되면 7년간 금융거래가 제한되고, 5년간 기록을 보존하게 돼 있다. 최장 12년간 정상적인 금융거래가 어려워진다는 의미다.금융범죄 피해 자금의 지급 정지 제도도 손본다. 이제까지 전화를 이용했던 금융회사 간 지급 정지 요청을 전산 통보 방식으로 바꾸고, 현재 300만원 이상을 이체할 때 10분인 지연인출시간을 30분 정도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 10월 시작하려던 ‘지연이체 신청제도’는 시행을 앞당기기로 했다. 지연이체 신청제도는 고객이 원할 경우 이체의 효력을 일정시간 지연할 수 있는 제도다. ‘신(新)안심통장’에 가입한 고객이 이체 지연을 신청한 경우 금융범죄 피해가 발생(고객에게 고의성이 없는 경우)해도 금융회사가 일정 한도(1000만~3000만원) 내에서 전액 보상해주는 방식이다.거창하게 ‘척결’이란 이름을 붙이긴 했는데 금융범죄를 근절할 근본적인 대책은 사실상 안 보인다. 범죄를 막을 대책이라기 보단 피해를 최소화하는 보완책에 가깝다. ‘그동안 제기된 민원을 수집한 수준’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자신 있게 내세운 지연이체 신청제도도 속을 들여다보면 의문점이 많다. 금융범죄 피해금 환급비율은 2013년 19.5%, 2014년 24.7%로 점차 개선되는 추세지만 여전히 전체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피해금의 3분의 2는 피해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얘기다.이런 상황에서 명확한 보상 규정도 없이 ‘신(新)안심통장’으로 금융회사에 책임을 넘긴 모양새다. 금융회사도 자신들의 책임이 커지는 것이니 달가울 리 없다. 앞장서 홍보하길 꺼릴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안심통장이 아니면 보상을 못 받는다는 것인지, 고객의 고의성을 어떻게 따질것인지 애매하다”며 “소비자의 모든 금융자산을 안전하게 지켜야 할 금융회사가 특정 통장만 안심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도 우습지 않느냐”고 반문했다.어차피 최선의 예방은 금융범죄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것이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안전 조치가 제법 많다. 가장 중요한 건인식과 자세다. ‘대체 왜 속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방심하면 도리어 금융범죄에 당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피해자 중에 금융범죄인 줄 알고 속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전문가들은 “‘나는 안 속아’라는 과한 자신감이 최대의 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무시간 이후에 금융기관이라며 걸려온 전화는 일단 의심부터 해야 한다. 그리고 어떠한 경우에도 금융기관은 보안카드 번호 전체를 요구하지 않는다. 특히 유선상으로 보안카드 번호를 불러달라는 경우는 아예 없다.금융거래 습관도 바꿔야 한다. 보안카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어 사진 파일로 보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보안카드 대신 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로 바꾸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최근엔 휴대하기 편하게 카드 형태로 만든 OTP도 등장했다. 또한 출처가 불분명한 이메일은 아예 열지 말고 삭제해야 한다. 문자메시지의 사이트 링크도 마찬가지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은 실시간 백신프로그램을 활용하고, 공인인증서는 하드 디스크보단 이동식 디스크에 보관하는 게 좋다. ━ 미지정 계좌 이체한도 제한 서비스 활용할 만 지난해 9월 도입한 ‘신입금계좌지정제’도 활용할 만하다. 보통은행과 거래할 때 1일 이체한도를 500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설정해두는 경우가 많은데 신입금계좌지정제는 사전에 등록한 입금계좌가 아니면 1일 최대 100만원 이하로만 송금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금융범죄에 속더라도 피해규모를 최소화 하자는 취지다. 자주 돈을 주고 받은 가족이나 지인의 계좌는 미리 등록해두면 되고 이 계좌로는 현재와 같이 이체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송금할 수 있다. 갑자기 미지정(사전에 등록하지 않은) 계좌로 돈을 보내야 할 일이 생겼을 땐 지정계좌로 한번 이체를 했다가 미지정 계좌로 송금하면 된다. 이체 과정이 한번 더 늘어난 것이니 약간의 불편함이 있겠지만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한 안전장치라 생각하고 가입하는 것이 좋다. 새로 통장을 개설할 필요도 없고, 은행을 방문할 일이 생겼을 때 신청만 하면 된다. 좋은 취지에도 홍보 부족으로 지난해 이용자가 3000명에도 못 미쳤다.

2015.04.1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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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 김갑수, 新중년의 이 몹쓸 사랑! - 내 오랜 여친의 국제결혼

산업 일반

“지금 저 독일에 있어요. 이번엔 좀 오래 있을 듯. 빈센트와 결혼하려고요. 축하해 줘요. 한국 떠나기 전 전화도 못 했네….” 오랜 만에 사랑하는 여친에게서 카톡이 날아왔다. 뮌헨이란다. 결혼을 한단다. 이 뭔? ‘사랑하는’도 사실이고 ‘여친’인 것도 틀림없는데, 사랑하는 내 여친의 결혼을 축하해줘야 할 사정에 대해 설명이 필요하겠다.영이는 작가다. 몇 권의 소설집을 냈지만 그리 유명하지 않은 작가다. 영이는 또한 학자다. 서울대 철학과에서 학부를, 미국과 스웨덴에서 역사전공으로 학위를 했다. 공부하는 학자는 맞는데 교수가 되지 못하고 보따리 장사만 전전하고 있다. 이런 정황에다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특이사항이 있으니 외모가 빼어나게 아름답다는 점이다. 젊은 날 한 번의 이혼 경력을 거쳐 오랜 독신생활이 몸에 뱄고 언행이 신중하다.남자 친구는 많지만 성행동은 대단히 규범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녀가 누구와 잤다는 소문을 한 번도 듣지 못했다. 아마 그런 일이 있었다면 내게 말해줬을 것이다. 뭘 감추지 않는 성격이니까. 술자리 후에 육탄돌격을 감행한 모 신문사 국장이며, 집요했던 어느 선배의 공략을 소상히 전해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럴 때 ‘왜 하지 않느냐’는 내 핀잔에 대고 ‘꼭 해야 하느냐’는 항의로 옥신각신했던 적도 여러 번이다.그리 특별할 것 없는 한 여성의 사연이다. 내가 여친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까닭은 단 둘이 만나서 밤 깊도록 대화를 나누고 “나 피곤해. 잠깐 잘게요”하면서 스스럼없이 소파에서 깜빡 잠을 자기도 한다는 데 있다. 언젠가 “내가 덮치면 어쩌려고?” 했더니 “못할 거면서”하고 피식 웃는 반응이 돌아왔다. 좋아하지만 육정이 배제된 여친을 두고 ‘여자사람친구’라고 표현한다.기회 되면 어떻게 해보고도 싶었던 예쁜 영이는 그러니까 내 여자사람친구다. 10여 년 된 관계에서 아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서로 어색해지기 싫어서다. 많이 좋아하지 않았다면 내 쪽에서 벌써 무리를 했을 텐데 그걸 가로막는 위엄이 그녀에게 있다. 그녀와는 그저 말, 말, 말이 오가는 사이다.나와는 그저 말, 말, 말이 오가는 사이느닷없이 날아온 영이의 결혼소식. 역시나 예상을 뛰어넘는 진전이다. 언제나 그랬다. 그녀의 그, 독일 남자 빈센트와의 관계 진전은 항상 예상을 벗어났다. 한국 여자와 독일 남자가 사귀다 결혼할 수도 있는 것이지 ‘뭔 놀랄 일이지?’ 할 법도 하다. 탕웨이가 한국 감독과 결혼 발표도 하는 세상인데 그래, 국제 결혼 정도에 신기해할 사람은 없다. 다소 신기하고 특별한 사정은 다른 면에 있다.그녀가 일본의 학술 모임 뒤풀이에서 빈센트를 처음 만났을 때 둘의 대화 주제는 ‘제국주의’였다고 한다. 일본의 제국주의가 아니라 독일 사회에도 여전히 제국주의의 잔영이 남아있다고 자국을 혹독하게 비판하는 순종 독일인 빈센트가 좀 별나 보였단다. 한·독 간의 제국주의 비판이 키스를 유발했다. 그때는 그저 친해졌다고만 들었다.빈센트가 한국을 찾기 시작했다. 찾아오면 꼭 내 작업실을 들러 ‘쓰리섬’ 대형이 이루어졌는데 아쉽게도 포르노와 달리 셋이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음악듣기만 하는 쓰리섬이다. 빈센트 숙소는 혼자 사는 분당 영이의 집이다. 한번 짓궂게 물어본 적이 있다. “빈센트 잘 해? 힘 좋아?” 영이는 손사래를 친다. “에이, 설사병 나서 요즘 아무것도 못해 큭큭” 이런 정도다.그럭저럭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5~6년이 흘러갔고 양쪽 집안 간에 인사도 나눈 사이가 됐다. 나는 여전히 영이의 남친이지만 오빠나 삼촌 비슷한 역할로 굳어져 갔다. 만날 때마다 느끼는데 건축가 빈센트는 참 괜찮은 사내다. 그리 잘 생기지는 않았지만 독일 교양인의 풍모를 온몸으로 보여준다. 취직한 설계사무소를 나와서 친구들과 건축 쪽 벤처회사를 차린단다.아직도 내 여친 결혼의 특별한 점을 꺼내지 못했다. 요즘은 TV 드라마에서도 흔히 다루는 테마라는데 현실로 맞닥뜨리니 어정쩡한 기분을 어쩌지 못하겠다. 영이와 빈센트 사이는 ‘잠시 그러다가 말겠거니’ 하는 예상을 했었다. 그런데 추세가 영 그게 아니다. 대양을 가로질러 애절함과 간절함을 더해가더니 결국 남자의 프러포즈가 있었고 여자는 거사를 치르러 독일로 날아갔다. 이 뭔!이 둘의 관계에 놀라지 않는다면 뻥이거나 겉멋이다. 나 역시 세련되게 ‘오케이! 그게 뭐 어때서?’ 하고 싶지만 솔직히 놀라운 것은 사실이다. 옛날 김지미와 나훈아가 결혼 발표를 했을 때 대중이 놀란 것은 나이차 때문이다. 실제로는 12년, 공식적으로는 여자 쪽이 7년 연상인 결혼은 드물고도 이상해 보였다. 7년씩이나 유지된 그들의 사실혼 관계가 대단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자, 이제 내 여친 결혼의 특이점을 말해야겠다. 연인으로 대단히 자연스럽게 잘 어울리는 그들의 나이 차이가 정확히 20년이다. 사랑스러운 내 여친은 스무살이나 어린 외국 남자와 정식 결혼식을 치르게 된다. 일탈이나 모험심 따위와는 전혀 거리가 먼 온건하고 이지적인 남녀가 엄마 아들 사이만큼 벌어진 나이차를 넘어서 결혼을 한다. 놀라와 하는 내 반응이 촌스러운 것이리라. 영이는 곧 60살이 될 텐데 남편은 갓 마흔 살이다. 잘 되어야 할 텐데, 할 텐데….결혼에 대한 상식부터 벗어나자베스트셀러 의 주인공 김영희 씨도 독일 남편보다 14년쯤 연상이었다. 아이를 여럿 낳고 행복하게 살았지만 결국은 이혼했다. 아빠 마음으로 영이의 결혼을 염려하는 건 상식적 사고를 벗어나지 못해서일 것이다. 곰곰 생각해 보니 ‘해로’ 관념에 붙들려서 그런 것 같다. 부부란 ‘검은 머리 파뿌리’까지, 그러니까 인생의 최종 순간까지 동행해야 한다는 믿음 말이다. 이제 영이의 결혼을 계기로 관점을 바꾸어야겠다. ‘사랑하는 사람과 가능한 시간까지 함께 사는 행위’를 결혼이라고 부르자. 100년 전 졸탄 코다이라는 헝가리 작곡가는 스물 두 살에 오십줄 넘은 여성동료 음악가와 결혼했고 아내가 97세로 사망할 때까지 해로했다. 시야를 넓혀 보면 놀랄 일도 아닌 것이다. 나이차를 제약으로 인식하는 건 지극히 한국식 사고방식이다. 생각해 보니 방송일 하다가 진짜로 이성적 매력을 느꼈던 여성이 한 사람 있다. 그녀 나이가 일흔이나 돼서 아무 표현도 못했지만 언행이 꼭 소녀같다. 한번 좋아한다고 고백을 해볼까, 선우용녀씨?

2014.07.2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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