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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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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등록금이 무료라고?”...가계소득 기준 살펴보니

국제 이슈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 대학인 하버드대학교가 학부생 등록금 면제 대상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18일 하버드대는 연 소득이 20만달러(약 2억9000만원)이하인 가정의 학부생들은 2025-26학년도부터 등록금이 전액 면제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연소득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 이하 가정의 학생들에게는 등록금, 수업료, 기숙사비 등 학교생활에 필요한 사실상 모든 재정적 지원에 나선다.앨런 가버 하버드대 총장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더 많은 학생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하버드 교육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며 "이는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이 모여 서로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연간 가계소득 20만달러 기준은 미국 가정의 약 86%에 해당한다.대학 측에 따르면 연소득 10만달러 이하 가정 출신 학생들은 학비 면제와 함께 1학년 첫해에 2000달러의 초기 지원금과 3학년 때 2000달러의 졸업 준비 지원금도 받게 된다. 연소득 20만 달러 이하 가정 출신 학생들에게도 각 가정의 재정 상황에 따라 추가 지원을 할 예정이다.한편 하버드대는 지난 20년간 학부 재정 지원을 늘려 왔다. 2004년 하버드는 하버드 재정 지원 이니셔티브를 출범해 연소득 4만달러 이하 가정 출신 학생들에게 등록금, 기숙사비 등을 전액 지원했다. 가준은 4차례 인상되면서, 2023년 8만5000달러로 조정됐다. 하버드는 지금까지 학부 재정 지원으로 36억달러(약 5조2000억원) 이상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5.03.18 19:32

1분 소요
‘학령인구 절벽’ 가속화 시대…존폐 기로 선 대학이 살아남는 법 [이코노 인터뷰]

유통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대학 존립에 대한 위기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미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지방 대학의 경우 수도권 쏠림 현상 가속화와 신입생 감소 등으로 생존 위협이 턱밑까지 차오른 상황이다. 대학의 존폐 위기 속 대학 컨설팅 전문 기업 ‘제이앤드컴퍼니’(J&Company)는 지난 6년간 57개 대학의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해 왔다. 특성화 및 학사구조 개편은 물론 맞춤형 컨설팅으로 대학의 생존 전략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제이앤드컴퍼니는 글로벌 Top 컨설팅사인 액센츄어(구 앤더슨컨설팅)의 경영 및 정보통신(IT) 분야 컨설턴트들이 의기투합해 2017년 탄생한 곳이다. 그 중심엔 김재훈 대표가 있다. 김 대표는 대학이 치열한 전쟁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학생 중심 교육’의 실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제이앤드컴퍼니의 수장인 김 대표를 만나 대학의 역할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인구 절벽’ 위기에 놓인 대학…중장기적 계획 중요 한국 대학은 위기에 놓였다. ‘인구 절벽’으로 인한 신입생 수 급감이라는 난제에 직면한 것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수 급감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런 위기는 금방 해소될 문제가 아니기에 ‘생존 플랜’을 모색, 즉 대학을 컨설팅해야 한다는 게 김 대표의 입장이다. “대학 입학 정원은 그대로인데, 신생아 수는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요. 수도권과 지방 국립대에 학생이 몰리고 나머지 지방 사립대는 학생이 없어요. 학교를 발전시키고 전략을 세워야 하는 데 저희의 역할이 필요한 거죠.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하는 게 먼저일 것이고, 또 그 학생들에게 올바른 길라잡이가 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또 교수님들은 세상을 변화시킬 만큼의 저명한 저널을 발표하고, 논문을 게재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 발전 계획을 수립하는 역할을 합니다.” 김 대표는 아메리칸 대학 MBA(경영학석사)를 취득한 후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에서 컨설턴트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08년 두산그룹이 중앙대학교를 인수하면서 펼친 ‘중앙대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입지를 굳혔다. 김 대표는 MBA 시절 경험한 ‘학생 중심 대학’의 비전을 중앙대에 이식했고, ‘중복 학과 정리’, ‘30년 뒤 존재할 학과 10개 신설’, ‘광역 모집’ 등 3가지를 제안했다. 이후 김 대표는 중앙대학교 미래전략실로 자리를 옮겨 3년 간 자신이 제안한 정책을 실행시켜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이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김 대표는 각 대학마다 ‘특성화’에 초점을 맞춰 어드바이스를 제공한다. 또 대학의 혁신을 위해서는 기존의 것을 버려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고성과를 저해하는 옛날 제도부터 깨야 해요. 학교를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다 잘하려고 하지 말고, 주특기 3개만 잘하자’를 강조합니다. 이를 ‘특성화’라고 해요. 예를 들면, 각 대학에서 강점을 가진 학과인 디자인이나 사회복지 등 특성화된 분야를 발굴해 학과를 지원하는 방식이에요. 중앙대를 컨설팅 할 때는 서울 캠퍼스와 안성 캠퍼스의 겹치는 학과를 과감하게 없앴고, ‘융합공학부’, ‘국제물류학과’, ‘산업보안학과’ 등을 신설, 현재 중앙대 대표학과로 자리매김했어요. 또 신입생을 학과가 아닌 단과대 단위로 선발해 교수가 아카데믹 어드바이저의 역할을 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김 대표는 그간 무수한 대학의 컨설팅을 해오면서 대학의 중요성을 더 절실히 느끼게 됐다. 우수한 대학을 가진 나라가 결국은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MIT, 하버드, 프린스턴 등 저명한 대학교에서 양산되는 인재들이 세상의 중심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좋은 학교를 나온 졸업생들이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그만큼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대학의 첫 번째 미션은 학생들이 졸업을 하면 뭘하고 싶은지를 찾을 수 있게 도와줘야 합니다. 학교가 학생들을 책임질 수 있어야 하죠. 학교는 등록금만 받고 가르치는 게 아닌, 학생이 성공적인 인생을 살 수 있게 취업·창업까지 도와줘야 해요. 학생의 적성이 뭔지, 하고싶은 일이 뭔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죠. 미국은 학생 한 명에 지도교수, 아카데믹 어드바이저, 조교 2명까지 총 4명이 붙는 시스템이 있어요. 미국 대학은 졸업 이후까지 어떻게 보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죠. 우리나라는 반면 이런 면에서 약한 게 아쉬운 점이에요.” 월세 29만원 송파동 창고에서 시작…연매출 30억 돌파 제이앤드컴퍼니는 대학뿐만 아니라 기업 컨설팅 분야에서도 활약을 펼치고 있다.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이한 기업들의 디지털 전략 수립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국내 1위 주류회사의 스마트팩토리 도입 및 디지털화 전략을 컨설팅하며 해당 기업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스마트폰이 탄생하면서 세상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옛날에는 사장님 결재하나 받으려면 직접 싸인받아야 했잖아요. 컨설팅하는 기업에게도 ‘옛날 방식만 고집하면 경쟁력 잃을 수 있다’고 조언해요. 디지털로 바꿀 수 있는 건 다 바꾸라고 하죠. 사람 간 만나지 않고 일 처리 할 수 있는 건 다 찾아서 시스템으로 경영하고 나머지 자원이나 시간은 기업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을 쏟아야 하죠. 결재판 들고 다니는 시대는 이제 지났잖아요. 디지털화를 위해서는 과감하게 30대 임원을 쓰고, 컨설팅도 받고. 효율적인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김 대표는 6년 간 ‘대학의 중장기 발전전략’과 ‘기업의 디지털전환(DT)전략’에 핵심을 두고 제이앤드컴퍼니를 키워왔다. 최근에는 전략컨설팅을 수행한 대학들이 정부 사업을 다수 수주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으며, 19개 기업의 프로젝트도 수행했다. 그는 “의미있는 6년이었다”고 자평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컨설팅 펌으로 성장하기 위한 포부를 전했다. “다 잘하긴 힘들더라고요. 7년 전에 월 29만원짜리 송파동 창고에서 4명이서 시작했어요. 지금은 13명이 됐고, 역삼동에 사옥도 있고, 매출이 30억이 됐어요. 비약적인 성장을 했죠. 로컬 넘버투(No.2) 규모죠. 내년 매출은 40억 정도 예상하고 있어요. 패스트 팔로워죠. 현재 대학 7, 기업 3 비율로 컨설팅을 하고 있는데, 기업 쪽을 더 키우고 싶어요. 디지털 전략 쪽으로 말이죠. 로컬 넘버원(No.1)이요? 해봐야죠.”

2023.08.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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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예요] 아들·딸 ‘학비만 6억’…전지현·김희애·현영, ★자녀 ‘국제학교 클라스’

산업 일반

국내 스타들의 ‘억소리’ 나는 자녀 교육법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스타들은 자녀 교육을 위해 유학길은 물론 어마어마한 교육비를 지원하며 자식 농사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자녀 학교로 1년 학비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르는 국제학교를 선택하고 있어 관심이 커지고 있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니면 ‘총 6억’ 스타들의 자녀들이 가장 많이 다니고 있는 곳으로 많이 언급되는 국제학교 중 하나는 인천 연수구 송도 국제도시에 위치한 ‘채드윅 국제학교’다. 2010년에 개교한 채드윅 국제학교는 유아부터 고등학교까지의 과정이 다 있고, 본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채드윅 스쿨이다. 유아부터 5학년까지의 ‘빌리지 스쿨’, 6~8학년까지의 ‘미들 스쿨’, 9~12학년까지의 ‘어퍼 스쿨’로 구성돼 있다. 학교별 연간 학비는 빌리지 스쿨이 약 3790만원, 미들 스쿨이 약 4090만원, 어퍼 스쿨이 약 4480만원이다. 유치원에서 고등학교까지 모두 수료할 경우 수업료만 약 6억원이 든다.많은 스타 자녀들이 채드윅 국제학교에 재학 중이다. 대표적으로 배우 전지현의 2016년생 아들이 2021년 채드윅 국제학교 빌리지 스쿨(유치원)에 입학해 학부모 공개 수업에 전지현이 직접 참관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김남주·김승우 부부의 딸은 채드윅 국제학교를 거쳐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명문 기숙학교인 디어필드 아카데미에 재학 중이다. 유진·기태영 부부의 첫째 딸도 해당 학교에 재학 중이다. 개그우먼 현영의 딸도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다. 최근 KBS 예능프로그램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에서는 이천수 부부가 딸의 국제학교 진학 문제로 현영에게 조언을 구해 화제를 모았다. 방송에 따르면 채드윅 국제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선 서류 전형, 필기시험, 가족 면접을 치러야 한다. 방송에서 현영은 이천수에게 “학교에서 부모의 사회 공헌도도 좋아한다”고 팁을 줬고, 평소 딸과 토론을 자주 하라고 조언했다. 현영은 “집에서 자주 사회적 이슈 거리로 토론 연습을 하면서 아이가 자신의 의견을 설득하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며 “그래야 면접 볼 때 새로운 이야기도 많이 나올 수 있고,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인터뷰 팁을 밝혔다.국내 유명인들이 채드윅 국제학교에 자녀 학교로 많이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해당 학교가 일부 저학년과 중학년을 제외하곤 외국 거주 경험이 없어도 입학이 가능한 국제학교라는 점 때문이다. 전체 정원의 40%가 별도의 해외 체류 등의 조건 없이 입학할 수 있고, 미국 WASC(미국 서부 교육 인증위원회)가 인정한 교육기관으로 미국 학력 인증이 가능해 매년 입학 경쟁률이 치솟고 있다고 전해진다.채드윅 국제학교는 하버드, 예일, 스탠포드 등 명문대 진학률도 높다고 알려져 있다. 학생 대 교사 비율이 8대 1로 소규모 학습이 진행되고, 전 과목을 원어민 교사가 영어로 진행한다. 또 교내에 스쿠버다이빙 수영장, 대극장, 스튜디오가 갖춰져 있어 국내 외국인 학교나 국제학교 중에서도 시설이 최고로 꼽힌다.해외 명문학교 대안으로 떠오르는 제주도…커리큘럼 다양 송도만큼이나 스타들의 자녀가 많은 곳은 제주도다. 제주도에는 현재 노스런던칼리지에잇 스쿨(NLCS), 브랭섬홀 아시아(BHA),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SJA), 한국국제학교(KIS) 등 4개의 국제학교에서 약 4600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해당 학교들은 유치원부터 초중고까지 13학년제이며, 기숙사비를 포함한 연간 등록금이 약 5900만원에 달하지만 그럼에도 학생들이 몰려 입학 경쟁률이 치열하다고 전해진다.제주 국제학교가 각광받는 이유로는 제주도가 서울에서 비행기로 1시간 거리에 위치했다는 점과 최고급 빌라들을 갖춰 도심과는 다른 환경에서 교육이 가능하다는 점이 꼽힌다. 또 졸업생의 90% 이상은 세계 100대 대학에 진학하고, 학생들은 학업뿐 아니라 다이빙, 스노클링, 승마 등 특별활동도 누릴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배우 김희애와 아래아한글을 개발한 한글과컴퓨터의 이찬진 전 대표의 두 아들은 서울에서 사립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제주도의 국제학교 노스런던컬리지에잇 스쿨(NLCS)에 진학했다. 김희애 부부는 지난 2009년 제주도의 베벌리힐스라고 불리는 서귀포시 안덕면에 별장을 구입해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아이들을 돌본 것으로 전해졌다. 걸그룹 잇지(ITZY)의 멤버 리아도 NLCS 출신이다. 이곳은 학비가 한 해에 4000만원으로, 기숙사까지 포함하면 6000만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수 겸 보컬 트레이너 박선주의 딸은 제주 국제학교 4곳 중 한 곳인 ‘브랭섬홀 아시아’다. 지난 2021년 JTBC 예능프로그램 ‘내가 키운다’에서 해당 학교가 소개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브랭섬홀 아시아는 3만평 넓이로 1년 학비는 2000만~4000만원으로 알려졌다. 교내에 텃밭이 있어 학생들이 직접 기른 채소로 피자를 만들어 먹기도 하고 카약도 배우는 등 다양한 커리큘럼이 준비돼 있다. 로봇코딩과 3D 프린트를 배우는 과학교육도 잘 갖춰져 있어 인기가 높다. 또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기의 바둑 대결에서 1승을 거뒀던 이세돌 9단 역시 딸을 제주 한 국제학교에 진학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세돌의 딸이 재학 중인 학교는 한국국제학교 제주(KIS JEJU)로 제주국제학교 중 가장 먼저 개교한 하교이기도 하다. 해당 학교의 한 해 학비는 5000만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국제학교 입학→美명문대 진학’ 스타 자녀 ‘필승 코스’로 불려이처럼 유명 연예인들의 자녀들이 조기유학이나 어학연수로 풍부한 해외 경험을 쌓고 국제학교에 입학해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대 진학하는 코스가 하나의 성공 방정식으로 떠오르며 트렌드로 통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송도나 제주가 해외 명문 학교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도 이유다. 다양한 교과과정이 진행되고, 전인격적인 교육 환경을 갖추고 있어 ‘억소리’ 나는 학비가 아깝지 않다는 것이다. 교육비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것도 이유다. 너무 어렸을 때 일찍이 유학을 떠나 보내지 않아도 되고, 이름이 알려진 부모를 뒀다는 점 때문에 불필요한 관심이나 시선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이들의 호화 교육법에 대해 시선도 엇갈린다. 일부 네티즌은 “평범한 사람들은 꿈도 못 꾸는 초호화 교육을 보니 허탈감이 들고, 다른 세상 이야기 같다”는 의견을 보이는 한편 “자기가 번 돈으로 자식에게 좋은 교육을 시키는 게 잘못된 것도 아니고 국내에서도 해외 유학에 버금 가는 교육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좋은 것 같다”는 반응도 나온다.

2023.02.25 08:00

5분 소요
미국 대학의 외국인 신입생 3년 연속 감소

산업 일반

트럼프 정부는 비싼 등록금 탓이라고 주장하지만 무역전쟁과 반(反)무슬림 정책 때문이라는 비판도 많아 미국 국제교육원(IIE)이 지난 11월 18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8/19년도 미국 대학에 입학한 외국인 학생 수는 전년보다 0.9% 감소했다. 그 수는 2016/17년도 들어 10년 만에 처음으로 3.3%, 2017/18년도엔 6.6%나 하락했다. 3년 연속 감소 추세지만 감소폭은 상당히 줄었다. 아울러 신입생 중 외국인 수는 줄었어도 2018/19년도 미국 대학에 등록한 전체 외국인 학생은 약 110만 명으로 전년 대비 0.05% 늘어났다.미국 국무부 교육문화국의 캐럴라인 카사그랜디 학술프로그램 담당 차관보는 “2017/18년도의 감소세보다 상황이 크게 나아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는 외국인 학생의 미국 대학 수학을 위해 역대 어느 정부보다 더 많은 재정을 지원한다.”트럼프 정부는 대학의 외국인 학생 감소 추세를 이끄는 원인이 등록금 인상이라고 주장했지만 비판자들은 무역전쟁으로 중국과의 정치적인 긴장이 고조된 것과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특히 일부 무슬림 국가 출신의 미국 입국 비자 발급 거부)이 부분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미국 대학의 외국인 학생 중에는 중국인이 가장 많다. 그러나 일부 대학은 중국인의 입학이 크게 줄었다고 발표했다. 예를 들어 앨라배마대학의 중국인 학생 수는 지난 2년 동안 43%나 줄었다. 중국 정부는 지난 7월 중국인 학생들에게 발급되는 미국의 학생비자가 이전보다 더 제한됐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중국 국적자에게 학생비자 발급 금지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중국 학생이 미중 무역 갈등 이후 학생비자를 받기가 더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카사그랜디 차관보는 “우리는 중국인 학생들이 미국 대학에서 환영받는다는 것을 확신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면서 “우리는 그들을 원한다”고 말했다.중국 다음으로 미국 대학에 다니는 학생이 많은 나라는 인도,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순이다. 한국 유학생 수는 5만2250명으로 전체 유학생 순위에서 3위를 기록했지만 전년도보다 4.2% 감소했다. 사우디 출신 학생 수도 감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심한 반(反) 무슬림 언급도 그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AP 통신은 사우디 정부의 자국 유학생에 대한 장학금 프로그램 축소를 유학생 수 감소 원인으로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선거운동에서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완전히 금지할 것을 촉구했다. 그와 대조적으로 미국 대학에 이전보다 더 많은 학생을 보내는 나라도 있다. 브라질과 방글라데시 출신 유학생 수가 지난해 10% 증가했다. 카사그랜디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사이의 강한 개인적 유대 때문에 더 많은 브라질 학생이 미국에서 공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미국의 주 별 외국인 유학생 수는 캘리포니아, 뉴욕, 텍사스, 매사추세츠, 일리노이 주의 순으로 많았다. 매사추세츠(4.3%)와 뉴욕(2.5%)이 증가세지만 텍사스는 2.9%, 캘리포니아는 0.2%, 플로리다는 1.2%, 미시간은 2.4%, 인디애나는 3.0% 줄었다.- 웨슬리 도커리 아이비타임즈 기자

2019.12.09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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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 머드 칼리지의 다채로운 얼굴

산업 일반

다양성은 강점이다. 이 진리가 어디보다 확실히 드러나는 곳이 바로 하비 머드 칼리지(Harvey Mudd College)다. 남부 캘리포니아의 이공계 강소 대학 하비 머드에 대해 알아보자.2006년 하비 머드 칼리지 총장으로 취임한 마리아 클라위(Maria Klawe)는 큰 포부를 품고 있었다. 당시에도 하비 머드는 컴퓨터과학 및 공학에서 이미 알아주는 학교였지만, 단순 명문대를 넘어서 스탠퍼드나 MIT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진정한 강자로 자리매김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그녀가 선택한 방법은? 다른 명문대를 마음에 두고 있을 여성 및 소수민족계 인재를 하비 머드로 영입하는 것이었다.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클라위는 캘리포니아 남부 산가브리엘(San Gabriel) 산기슭에 위치한 학생 수 800명의 작고 아늑한 캠퍼스, 소수 정원으로 섬세한 지도가 가능한 강의, 탁월한 다양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클라위 총장의 노력은 성과를 내는 중이다. 급여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는 시애틀 기업 페이스케일(PayScale) 통계에 따르면 머드 졸업생은 스탠퍼드나 유펜, 하버드를 나온 동년배보다 사회생활 초기 및 중간 단계에서 더 높은 연봉을 받는 걸로 나온다.여성과 소수민족을 공략한 클라위의 전략은 하비 머드 내에서도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입학생 수준이 낮아지고 하비 머드의 명성이 실추될 수 있다는 날선 비판과 달리, 클라위의 전략은 오히려 정반대의 긍정적 결과를 가져왔다. 올해 하비머드의 대학순위는 18위로, 포브스가 매년 발표하는 미국 대학순위에서 자체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2008년 52위에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 왔다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다. 하비 머드 신입생 중에는 SAT 수학 과목에서 800점 만점을 받은 학생이 25% 이상을 차지한다.하비 머드 학생 중 비백인계는 62%에 달한다. 5년 전만 해도 46%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엄청난 증가세다. 10년 전에는 전체의 29%밖에 되지 않았던 여학생 비중은 50%에 가까워졌다. 2014년에는 62년 학교 역사상 처음으로 공학 학사학위 수여 여학생 수가 남학생 수보다 많은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그녀의 실험 덕에 학생 면면은 크게 변했지만 커리큘럼만큼은 여전히 설립자인 광산 기업가 하비 머드의 비전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인문학에 단단히 뿌리를 둔 과학기술 전문 학교를 만드는 것이 그의 설립 취지다. 그래서 머드의 모든 학생은 이·문과 융합과목을 필수로 이수해야만 과학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 수학 교수와 예술 교수가 유체의 과학적 특징과 함께 유체를 이용한 예술적 표현을 가르쳐주는 유동학(Liquidity) 과목이 좋은 예다. “다른 학교에서도 이런 과목을 가르친다고 생각해보세요.” 클라위가 말했다. ━ 교육 투자가치 순위 등록금과 교육의 질, 졸업 후 연봉과 학자금 대출액을 기준으로 학생 입장에서 투자할 가치가 있는 대학 순위를 산정했다.1.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 등록금 1만2972달러2.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 캘리포니아 주 LA, 등록금 1만2705달러3. 프린스턴 대학: 뉴저지 주 프린스턴 4만1820달러4. 플로리다 대학: 플로리다 주 게인즈빌 6313달러5. 하버드 대학: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 4만3938달러6. MIT: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 4만5016달러7. 스탠퍼드 대학: 캘리포니아 주 스탠퍼드 4만5195 달러8. 어바인 캘리포니아 대학: 캘리포니아 주 어바인 1만3179달러9.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대학: 캘리포니아 주 데이비스 1만3896달러10. 브리검 영 대학: 유타 주 프로보 5000달러 ━ 공립대 졸업생 연봉 순위1 졸업생이 커리어 중반에 받는 연봉을 기준으로 대학을 평가했다. 이들 대학을 졸업했다면 평범하게 묻힐 가능성은 낮아진다.1. 뉴욕주립대 해양대: 뉴욕 주 스크로그즈 넥, 커리어 중반 연봉 14만4000달러2. 해군사관학교: 메릴랜드 주 아나폴리스, 커리어 중반 연봉 13만4000달러3. 상선사관학교: 뉴욕 주 킹스포인트 13만4000달러4. 육군사관학교웨스트 포인트: 뉴욕 주 웨스트 포인트 13만1000달러5. 공군사관학교: 콜로라도 주 콜로라도 스프링스 12만2000달러6. 콜로라도 광업대학: 콜로라도 주 골든 11만4000달러7.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 11만2000달러8. 조지아 공과대학: 조지아 주 애틀랜타 11만2000달러9. 해안경비 사관학교: 코네티컷 주 뉴런던 11만1000달러10.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 10만8000달러 ━ 포브스 미국 대학 종합순위 포브스는 학자금 대출과 졸업 후 연봉, 졸업률, 직업적 성공, 동문 기부율을 각각 조사해 미국 대학 종합순위를 산정한다. 전체 순위와 산정 방법은 forbes.com/top-colleges 참조.1. 하버드 대학: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 71836만4400달러 6%2. 스탠퍼드 대학: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 70006만4477달러 5%3. 예일 대학: 코네티컷 주 뉴헤이븐 55096만6445달러 7%4. 프린스턴 대학: 뉴저지 주 프린스턴 52776만1160달러 7%5. MIT: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 44926만3250달러 8%6. 캘리포니아 공대: 캘리포니아 주 파사데나 10016만3471달러 9%7. 펜실베이니아 대학: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1만4066만6800 달러 10%8. 듀크 대학: 노스캐롤라이나 주 더럼 66116만6739달러 11%9. 브라운 대학: 로드아일랜드 주 프로비던스 63186만5380달러 9%10. 포모나 칼리지: 캘리포니아 주 클레어몬트 16516만4870달러 10%11. 클레어몬트 맥케나 칼리지: 캘리포니아 주 클레어몬트 13276만6325달러 11%12. 다트머스 칼리지: 뉴햄프셔 하노버 42676만7044달러 11%13. 윌리엄스 칼리지: 매사추세츠 주 윌리엄스타운 20836만6240달러 18%14. 컬럼비아 대학: 뉴욕 주 뉴욕 75236만9084달러 7%15. 코넬 대학: 뉴욕 주 이타카 1만43036만5494달러 15%16. 시카고 대학: 일리노이 주 시카고 58357만100달러 8%17. 앰허스트 칼리지: 매사추세츠 주 앰허스트 17956만6572달러 14%18. 하비 머드 칼리지: 캘리포니아 주 클레어몬트 8156만9355달러 13%19. 스워스모어 칼리지: 펜실베이니아 주 스워스모어 15716만4363달러 12%20. 해군사관학교: 메릴랜드 주 아나폴리스 4525 -9%21. 조지타운 대학: 워싱턴 D.C. 71756만6971달러 17%22. 라이스 대학: 텍사스 주 휴스턴 38635만8253달러 16%23. 보든 칼리지: 메인 주 브런즈윅 17946만3440달러 15%24. 육군사관학교: 뉴욕 주 웨스트포인트 4348 -10%25. 해버포드 칼리지: 펜실베이니아 주 해버포드 12336만6648달러 25%각주 1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졸업생의 중간 연봉. 22013~14년, 2014~15년 졸업생 평균 연방정부 학자금 대출. 사금융 대출이나 부모 융자(Parent PLUS) 제외. 3 9개 기준 측정: 지준율, 부채대비 지출가능자산 비율, 정규학생당 기부금, 영업이익률, 자산수익률, 등록금 의존도, 등록율, 신입생 중 장학생 비율, 정규학생당 교수비용. 4 사립대의 경우 정규학생당 10년 단위 민간기부금 중간액, 3년 평균 동문 참여율(동문 기부율) ━ 학자금 대출이 적은 사립대학2 이들 사립대학의 졸업생은 자녀를 낳고 그 자녀가 학교에 갈 때까지 학자금 대출 상환으로 허덕일 필요가 없다.1. 오자크 칼리지: 미주리 주 포인트 룩아웃, 평균 학자금 대출 0달러2. 베레아 칼리지: 켄터키 주 베레아, 평균 학자금 대출 5428달러3. 프린스턴 대학: 뉴저지 주 프린스턴 6245달러4. 아이다호 브리검 영 대학: 아이다호 주 렉스버그 6500달러5. 듀크 대학: 노스캐롤라이나 더럼 7000달러6. 하버드 대학: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 7536달러7. 웰슬리 칼리지: 매사추세츠 주 웰슬리 8200달러8. 프로보 브리검 영 대학: 유타 주 브로포 8616달러9. 라이스 대학: 텍사스 주 휴스턴 8750달러10. 포모나 칼리지: 캘리포니아 주 클레어몬트 9138달러 ━ 재정건전성 순위: 최고 vs 최악 3 재정 건전성에서 최고 순위를 받기 위해서는 대차대조표가 탄탄하고, 흑자 운영과 함께 재단의 재정여력이 넉넉해야 한다.대학명, 평점, 학점프린스턴 대학: 4.50, A+윌리엄스 칼리지: 4.50, A+MIT: 4.50, A+보든 칼리지: 4.50, A+예일 대학: 4.50, A+노트르담 대학: 4.50, A+하버드 대학: 4.50, A+스탠퍼드 대학: 4.50, A+웰슬리 칼리지: 4.50, A+다트머스 칼리지: 4.50, A+재정이 빈곤한 학교들 중 유티카 칼리지는 최근 등록금을 42%나 줄였고, 브룩클린과 롱아일랜드에 캠퍼스가 있는 LIU는 행정조직과 학부를 갈아치웠다.대학명, 평점, 학점앨더슨 브로더스 칼리지: 0.60, D베커 칼리지: 0.86, D메리 볼드윈 대학: 0.87, D휠링 제수이트 대학: 0.88, D어바나 대학: 0.88, D오하이오 도미니칸 대학: 0.89, D베네딕트 칼리지: 0.89, D롱아일랜드 대학: 0.89, D유티카 칼리지: 0.91, D뉴베리 칼리지-브루클린: 0.93, D ━ 동문 기부금 순위4 대학 입장에서 투자수익은 어떨까? 동문 기부가 줄을 잇는 대학을 살펴보자.대학명 10년 기준 학생당 중간 기부액 3년 평균 동문 기부율, 2017년 졸업생 기부 지수1. 다트머스 칼리지 2만9561달러 42.3%, 100.00%2. 프린스턴 대학 2만8869 41.6, 99.973. 윌리엄스 칼리지 2만3346 49.4, 99.764. 보든 칼리지 2만2502 45.3, 99.615. 앰허스트 칼리지 2만1320 45.2, 99.376. 클레어몬트 맥케나 칼리지 2만3595 35.6, 99.277. 데이비슨 칼리지 2만659 45.5, 99.228. 노트르담 대학 1만9509 35.6, 98.399. 듀크 대학 3만2107 28.5, 98.3610. 웰슬리 대학 1만7451 50.4, 98.2511. 하버포드 칼리지 1만7593 40.1, 98.1712. 워싱턴 앤 리 대학 1만8184 37.4, 98.1613. 스탠퍼드 대학 3만826 26.8, 97.9714. 예일 대학 3만1936 24.2, 97.2215. MIT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포브스 코리아 온라인 서비스는 포브스 본사와의 저작권 계약상 해외 기사의 전문보기가 제공되지 않습니다.이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CAROLINE HOWARD 포브스 기자

2017.09.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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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당장 그만둬라

산업 일반

실리콘밸리의 이단아 벤처자본가 피터 틸, 대학 중퇴 조건으로 창업 펠로십 운영…창설 후 6년 동안 138명 펠로 중 대학으로 돌아간 사람 12명뿐 “예일대학을 그만두겠다고?”폴 구의 부모는 황당해 하면서 벌컥 화를 냈다. 경제학·컴퓨터공학을 전공하며 학교에 잘 다니던 아들이 2011년 전화를 걸어와 ‘틸 펠로십(Thiel Fellowship)’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다른 재능’을 가진 십대 24명 중에 선발돼 동기생과 함께 구상한 회사 창업 자금으로 2년 동안 10만 달러를 받게 된다. 문제는 학교를 그만둬야 한다는 점이었다.부모님은 구가 6세 때 중국 허베이성에서 미국 피닉스로 이주했다. 그들은 자유주의 성향의 억만장자 피터 틸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 틸은 페이팔을 공동 창업한 뒤 페이스북·스포티파이·옐프 등 IT 업계의 성공기업에 대한 족집게 투자로 계속 대박을 터뜨렸다. 이민이든 아니든 대다수 미국인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아메리칸 드림에선 대학교육이 출세의 밑거름이었다.그러나 틸에게 오늘날의 명문대학은 혁신의 발목을 잡고 기술 정체를 초래해 장차 경제에 악영향을 초래할 과대평가된 유물이다. 틸은 구 같은 진취적인 젊은이가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중요한 시기에 빚에 치이다가 결국 돈벌이는 쏠쏠하지만 보람 없는 일자리에 정착하는 길을 가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그보다는 “사회에 보탬이 되는 파격적인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틸은 똑똑하고 야심적인 청소년과 젊은이들에게 더 원대한 목표에 도전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학위를 찍어내는 교육기관보다 더 나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멘토상담·사업지도·네트워킹 기회와 매월 보조금을 지급하는 펠로십(연구장학제도)을 운영해 그들을 지원한다.미국의 고등교육 시스템에 직격탄을 날림으로써 판세를 흔들려는 틸의 의도가 적중한 듯했다.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학 명예총장은 그의 아이디어를 가리켜 “금세기 중 유일하게 가장 크게 빗나간 자선사업”이라고 평했다. 그는 고등교육 개혁은 필요하지만 자선기금을 내세워 대학중퇴를 조장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덧붙였다.허황된 꿈을 강매하는 것은 서머스 명예총장 같은 대학 측이라고 틸은 반박한다. 대학 학비는 물가상승률의 2배로 뛰었다. 대학 학자금 융자액은 현재 1조3000억 달러를 웃돈다. 부채증가에 35세 이하 성인의 창업 감소가 맞물렸다. 벤처창업 교육기관 카우프만 재단은 최근 조사에서 이를 ‘잃어버린 창업가 세대(a lost generation of entrepreneurs)’로 불렀다.IT와 주택시장의 거품붕괴를 예측했던 틸은 다음에는 교육부채 거품이 꺼질 차례라고 본다. “품질은 향상되지 않는데 가격만 터무니없이 치솟았다. 그래도 대학은 나와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과대평가와 맹신이 팽배할 때는 항상 거품 신호로 보면 된다.” ━ ‘일이 크게 틀어질 경우엔…’ 서머스 명예총장 같은 교육자들이 걱정하는 한 가지 문제는 틸의 비판이 가장 총명한 학생들로부터 적잖이 공감을 얻는다는 점이다. 펠로십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신청자 6000명 중 약 4분의 3이 예일·하버드·MIT·스탠퍼드 같은 일류대학 재학생이었다.이들은 경쟁이 치열하지만 치밀하게 짜여진 진로를 따라 일류대학 합격이라는 힘들지만 다소 현실적인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그 뒤에는 의미보다는 연봉 높은 회사에 취업한다(미국 동부 명문 아이비 리그 졸업생 중 약 3분의 1이 몰리는 금융과 컨설팅은 틸이 냉소적으로 곧잘 인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다).이들 중 창의적이고 창업지향적인 무리는 캠퍼스에 발을 들여놓은 뒤에야 자신들이 꿈꾸던 이상향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입학하기 위해 그렇게 안간힘을 썼던 대학이건만 자신들의 잠들지 않는 두뇌가 갈구하는 탄력성이 결여된 데 실망한다.에덴 풀 고 또한 프린스턴대학 2학년 때 구와 마찬가지로 2011년 초 틸 펠로십에 관한 소문을 들었다. 대학 조정 대표팀 선수이자 새내기 전기공학도인 풀 고는 약 150㎝에 불과한 작은 체구지만 믿기지 않을 만큼 활력과 자신감이 넘친다. 그녀는 10세 때 태양전지 자동차를 처음 제작했다. 이어 중력기반 급수와 두 가지 금속을 접합한 바이메탈릭 코일을 이용해 전지판이 태양을 추적할 수 있도록 하는 신기술 연구에 착수했다. 전력 생산량을 40% 늘리고 덤으로 깨끗한 식수도 쏟아내는 기술이다. 16세 때 캐나다 앨버타 주 캘거리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그 기본 모델을 개량하기 위해 케냐 농촌을 찾아갔다.그녀는 그 선설루터(SunSaluter)를 개도국 세계의 수백만 주민을 위해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으로 구상했다. 그러나 학교 공부에 발목이 잡혔다고 한다. “나 같은 사람을 염두에 두지 않고 만들어진 경직된 시스템에 맞춰야 했다. 필수과목이 걸림돌이었다. 나는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결과물을 내놓는 데 필요한 지식을 배우고자 했다.”풀 고와 구를 비롯한 80명의 최종 후보자들이 2011년 3월 샌프란시스코로 건너가 펠로십 심사위원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심사위원 중에는 틸의 IT와 벤처투자 업계 친구들이 많았다. 선정된 아이디어 중 절반가량이 야심적인 과학·공학 프로젝트였다. 존 버넘은 지나쳐가는 소행성에서 광물을 추출하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로라 데밍은 틸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노화관련 질병의 퇴치에 초점을 맞췄다. 14세 때 MIT 생물학 과정에 등록한 데밍은 “이론상 사람 수명의 수백 년 연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다른 사람들은 빌 게이츠나 마크 저커버그 같은 IT 혁신가들을 모델로 삼은 듯했다. 둘 다 하버드대학을 중퇴했다. 델·우버·오라클 창업자와 기타 다수의 IT 실력자들 모두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처럼 일찍 대학 생활을 접었다. 잡스는 1학년 때 리드 칼리지에서의 학위 취득 과정이 근로자 계급 부모가 내는 등록금만큼의 값어치를 하지 못한다고 확신했다. 일단 캠퍼스를 벗어나자 그는 “훨씬 더 흥미로워 보이는 과정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인 캘리그래피(손글씨) 강습은 매킨토시 컴퓨터가 활자 디자인에 중점을 두는 초석이 됐다. 애플의 상징적인 강점 중 하나다.구는 자신의 벤처창업 성공 확률이 낮다는 부모님 말씀을 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역 상거래 웹사이트 아이디어를 갖고 있던 구는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펠로십을 받기로 했다. 이제 26세인 그는 “부모님은 아이비 리그 졸업장을 제 발로 걷어차는 건 미친 짓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내가 걸어가는 안전한 진로는 성장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나는 더 큰 목표에 도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구의 예일대 동기이자 사업 파트너 대니얼 프리드먼은 처음에는 망설였다. 결국에는 펠로십을 받은 프리드먼은 이렇게 설명했다. “직업적으로는 경력을 얻게 된다. 일이 크게 틀어지더라도 학교로 돌아가면 된다. 정말 아쉬운 것은 가까운 친구들을 떠나게 된다는 점이었다.”대다수 다른 최종 후보자들과 달리 닉 카마라타는 양면성을 가진 학생이었다. 그는 “고등학교 때 학점 평균이 2.2에 그쳤으며 졸업반 때 학교 결석일수가 60일에 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마라타는 야심만만한 프로젝트를 구상했으며 어릴 때부터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자립적이었다. 9세 때부터 자기가 집에서 사용하는 공공서비스(전력·수도 등)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부모에게 주장했다. 10세 때부터는 알고리즘 프로그래밍 실험에 주당 최대 80시간씩 매달렸다. 16세 때는 파일 저장 서비스 드롭박스의 경쟁 서비스를 출범시켜 11개월 만에 이용자 8300만 명을 끌어모았다.카네기멜론대학 컴퓨터 공대 학장은 그의 그런 실적을 높이 평가해 입학사정 기준을 접어두고 예외적으로 그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신입생 대상의 합숙 오리엔테이션 기간 동안 뚜렷한 목표의식 없는 동기생들에 실망한 카마라타는 틸 펠로십을 신청하기로 했다.교사들이 태블릿으로 쌍방향 강의를 제작해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앱 아이디어를 갖고 있던 카마라타는 “틸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일종의 실험인 건가? 무엇이 됐든 대학에 다니는 것보다 훨씬 더 흥미로운 듯했다.” ━ 고등교육에 대한 틸의 도전 틸은 1985년 스탠퍼드대학 1학년 때 실리콘밸리에 발을 들여놓은 뒤로 세상을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재편하려 노력해 왔다. 1998년 그가 페이팔을 공동 창업한 것은 단순히 수표와 우편환을 더 간편하게 만들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그는 자유주의 저널 ‘케이토 언바운드’에 자신의 창업 비전을 가리켜 “정부의 온갖 통제와 평가절하로부터 자유로운 신세계 통화의 신설, 화폐주권(monetary sovereignty, 통화 공급량 조절을 통한 정부의 경제 관리)의 종식”이라고 말했다.틸은 2002년 15억 달러에 페이팔을 이베이로 팔아 넘긴 뒤 “기존 사회·정치 질서에 변화를 유도하고 신세계를 창조할 수 있는” 다른 닷컴 업체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2004년 그는 외부 투자자로선 처음으로 페이스북에 베팅했다. 앤젤 투자로 50만 달러를 건넨 뒤 4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고 전해진다. 그는 소셜미디어의 유용성에 관해 “전통적인 국민국가(nation-states, 공통 문화와 역사를 공유하는 국민이나 민족으로 구성되는 독립국가)에 속박되지 않는 새로운 공동체 형성 방법과 새로운 반체제 모드를 위한 공간 조성의 수단”이라는 자유주의적인 관점을 가졌다.더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 실리콘밸리의 반감을 샀으며 레슬러 헐크 호간으로 더 유명한 테리 볼레아의 사생활 침해 소송을 막후 지원해 언론계의 속을 긁었다. 9년 전 틸이 동성애자라고 폭로했던 IT 블로그 운영업체인 고커 미디어는 1억4000만 달러 배상판결을 받고 파산했다.분명 보복이 고커 미디어 소송의 동기인 듯하지만 틸은 종종 페이팔 공동창업자 맥스 레브친의 표현을 빌리자면 “자신이 하는 일의 역발상적 성격”에 이끌리는 듯하다. 그가 동료와 입사 지망자에게 던지는 특유의 질문 중 하나는 “세상에서 다른 사람 대다수가 진실이 아니라 해도 자신은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말해보라”는 것이다.틸은 또한 사회 그리고 가장 영향력 있는 구성원 집단이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자신이 발전적인 변화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비행자동차를 원했지만 얻은 건 140자(트위터)였다’는 그의 ‘파운더 펀드’ 성명서는 실리콘밸리의 좀스러운 포부에 대한 그의 실망을 나타낸다. 고등교육에 대한 틸의 도전은 미국이 큰 자랑으로 여기는 제도에 대한 공격이다. 대니엘 스트래크먼과 함께 펠로십 프로그램 운영자로 채용된 마이클 깁슨에 따르면 한번은 직접 대학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틸이 그 구상을 포기한 것은 “너무 복잡하고 시스템에 너무 순종하는 듯했기 때문”이었다고 깁슨은 전한다.틸은 펠로(보조금 수혜자)들이 어디서 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든 아무런 제약 없이 탄력적으로 펠로십이 운영되기를 원했다. 구, 카마라타, 풀 고를 비롯한 여러 펠로들은 한 두 달 뒤 스타트업 무대의 스타덤에 도전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 만안 지역에 속속 도착하는 젊은 인재 대열에 합류했다.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조사에 따르면 뉴욕시 IT 업계의 평균적인 창업자는 먼저 기성업체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한 대졸자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 만안 지역으로 몰려드는 젊은이들 사이에선 회사를 창업하기(또는 졸업장을 요구하지 않는 구글이나 기타 다른 IT 대기업에 입사하기) 위해 대학을 나와야 할 이유가 없다고 보는 비율이 갈수록 늘어난다. 그들의 해커 마인드(세상은 가변적이고 혁신 무드가 조성됐다)에 갈수록 몰려드는 투자자본이 맞물려 캘리포니아 북부에 탈자격증 경제(post-credential economy)랄 만한 문화가 형성됐다. ━ 네트워킹이 돈보다 더 중요해 틸 펠로들은 매달 4000달러의 보조금과 후원자의 후광 덕분에 상당수 다른 출세주의자들보다 표면상 더 유리한 조건을 갖춘 듯했다. 그러나 다른 지원은 처음에는 거의 없었다. 업무 공간 수배, 멘토 모색, 목표 설정, 달성방안의 강구는 모두 수혜자들 몫이었다. 젊은이들은 분기 단위의 점검 이외에는 어떤 간섭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창업 기반을 마련했다.펠로 1기 데일 스티븐스는 “그 연령대에선 극소수 그룹에만 그 방식이 주효한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펠로십 신청 당시 제출했던 아이디어를 가리켜 지금은 “항공업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아이디어였다”고 평한다. 풀 고는 “우리 중 상당수가 항상 시키는대로만 하다가 무엇이든 원하는대로 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어 적응하기 힘들어 했다”며 “나는 이메일에 시간을 허비하며 보내는 날이 많았다”고 말했다.프리드먼과 얼굴 붉히지 않고 갈라선 구의 경우 열정은 차고 넘쳤지만 자기 제품과 회사의 미래상은 불분명했다. “나는 많은 똑똑한 사람들과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아이디어 홍보에 열을 올렸다. 처음에는 흥분됐지만 우리는 초점을 잃어가고 있었다. 좌절감이 커졌다. 왜 대학을 중퇴했을까 회의가 일기 시작했다.”가족과 친구들 곁을 떠나 맨손으로 회사를 세워야 했던 1~2년차 펠로 중 여럿이 우울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카마라타는 “실리콘밸리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싼 셋집을 얻어 살며 하루 종일 그리고 자는 시간을 아끼며 코딩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 데이비드 머필드, 존 마배크와 손잡고 강의 공유 앱을 개발해 ‘태블로’라고 명명했다. “나는 내가 주목을 받아 마크 저커버그와 엘론 머스크의 멘토를 받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수업도 의미 있는 멘토 교육도 없었다. 우리는 어떻게 회사를 세울지 전혀 몰랐다. 내가 원하던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에서 파티를 하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었다.” 카마라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웨이크 포리스트 대학을 중퇴한 마배크는 실리콘밸리에는 술을 하지 않는 ‘비주류’의 사교 공간이 거의 없음을 금방 깨달았다. “어떤 CEO나 벤처자본가든 만날 수 있는 건 마음에 들었지만 함께 어울릴 만한 사람이 없었다.” 마배크는 펠로십을 중단하고 웨이크 포리스트로 돌아가기로 했다. 데이비드 루안 펠로도 예일로 복귀했다.온라인 교육 벤처로 방향을 틀었던 프리드먼은 “사업체를 키우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건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18개월이 지난 뒤 내 친구들은 졸업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그들은 내 회사는 어떻게 돼가는지 묻곤 했다. 뭐라 대답할지 난감해지기 시작했다.”2012년 후반 2기 펠로들이 들어올 무렵 틸에게 문하생들은 있었지만 파격적인 혁신 기술은 없었다.이미 오래 전에 미국 대학 시스템의 전면적인 쇄신이 이뤄져야 했다는 점은 학자들도 인정한다. 리처드 애럼과 조시파 록사는 저서 ‘학문적 표류(Academically Adrift)’에서 24개 대학 학부생 중 45%가 대학 재학 첫 2년 동안 다양한 지적 능력(예컨대 비판적 사고, 복잡한 추론, 글쓰기 등)에서 의미 있는 발전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저자들은 사교활동이나 아르바이트, 그리고 학부 학업을 중시하지 않는 대학문화를 저조한 학업능력의 원인으로 지적했다.그러나 대학에는 다른 어떤 제도보다 우수한 점이 몇 가지 있다. 캠퍼스는 성인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방향을 잡아주며 체계적인 전환기를 제공하고 다양한 사람과 사고를 접하게 해준다. 동기부여가 분명한 학생은 논리 정연한 글쓰기를 배우거나 정량적 지식을 적용해 과학적 발견을 할 수도 있다. 그리고 대학은 개인의 관심사를 테스트하고 평생의 친구·멘토·이성을 만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틸의 스탠퍼드대학 학사·법학박사 학위는 그에게 상당한 도움이 됐을 듯하다. 그러나 현재 약 17억 달러의 자산가 투자자인 그는 무엇을 배울지 신중하게 검토하지 않은 ‘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달리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리고 내 앞날에 관해 책임감을 갖고 진지하게 생각해보려 하지 않았다.”틸이 대학 신입생이 된 뒤 30년 사이 대학에서 자신의 미래를 모색하는 데 드는 비용이 크게 올랐다. 그는 “누구에겐 아직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좋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졸업생이 많다. 그들은 빚을 떠안고 부모 집으로 다시 들어간다. 사람들이 뭔가 잘못 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미래의 우버나 에어비앤비 창업을 위해 대학을 중퇴하는 것은 혹할 만한 옵션으로 보이지만 저커버그나 잡스 같은 인물 한 명이 탄생하기까지 원대한 아이디어를 가진 대학 중퇴자 수천 명이 실패의 쓴 잔을 들이킨다. 3000만 명에 달하는 미국 대학 중퇴자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빈곤에 허덕일 확률이 대졸자들보다 훨씬 더 높다. 대학 교육 투자 대비 수익률은 하락세지만 대학 졸업장 없는 성인의 연평균 소득은 2만3900달러에 불과하다. 대졸자 평균소득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3학년을 마치고 브라운대학을 중퇴한 2기 틸 펠로인 딜런 필드는 “펠로십 홍보에서 언급되지 않은 사실은 대학이 많은 사람에게 대단히 유익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나로선 정말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나는 회사를 창업하고 싶었고 펠로십이 그 꿈의 실현을 앞당기는 지름길이었다.”캘리포니아 주 소노마 카운티에서 성장한 아역배우 출신의 필드는 IT 전문 고등학교를 다녔다(“로봇기술 팀의 인기가 미식축구 팀만큼 높았다”). 그리고 대학 시절 링크드인과 오라일리 미디어에서 인턴 생활을 했다. 플립북에서 여름 인턴으로 일할 때는 디자이너용 제작도구 세트를 더 좋고 싸게 만들어 소프트웨어 대기업 어도비에 도전하려는 대담한 계획을 내놓았다.필드를 비롯한 다른 2기 펠로들이 샌프란시스코 만안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인맥이 구축되기 시작했다. 카마라타, 데밍 등 몇몇이 팔로알토에 큰 집을 구해 함께 세를 들었다. 처음에는 다섯 식구였지만 곧 8~9명으로 불어났다. 카마라타는 “한번은 193㎝의 거구가 옷장 속에서 지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새벽 2시에 인생철학을 논하는 등 마치 대학 기숙사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 시점부터 그 생활에 재미가 붙기 시작했다.”펠로십 프로그램의 기틀이 잡히며 대학 같은 공백이 일부 메워지기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에서 그룹 숙소를 구하는 신참 펠로들이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펠로십이 세미나, 만찬·친목모임을 더 많이 후원하기 시작하면서 펠로들이 동료, IT업계 거물, 앤젤 투자자와 어울릴 수 있었다. 심리학자도 한 명 불러들여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펠로들을 도왔다. 틸은 “우리는 공동체가 펠로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과소평가했다”며 “그것이 첫해 우리의 최대 실수였다”고 말했다.필드에겐 그런 사회적인 요소가 돈만큼이나 중요했다. “벤처창업 활동은 대단히 고독한 작업이 될 수 있다. 그런 과정을 함께할 좋은 사람들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된다.” ━ ‘대학들이 말하는 핵심적인 거짓말’ 틸은 자택에서 몇몇 행사를 주최했다. 그 밖의 초대손님으로 앤젤 투자자 케빈 하츠(에어비앤비·핀터레스트·우버), 마피아 워즈 게임과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긱스터 등의 스타트업을 창업한 연쇄 창업가 로저 디키 등이 참석했다. 카마라타는 “우리는 산장의 옥상에서 실리콘밸리를 건설한 억만장자들과 어울렸다”고 말했다. “그들은 젊은 사람들과 교류하는 게 대단히 즐거운 듯했다. 모두가 도와주고 개입하려 했다.”한 파티에서 “진이라는 사람을 만났다”고 카마라타는 회상했다. “내게 무슨 일을 하는지 묻길래 나는 ‘지금 회사를 팔려 하는데 인수하면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가 곧 회사의 새 주인이 됐다.태블로는 펠로십 기간 창업한 기업 중 처음 팔려나간 회사였다. 다른 펠로들에게도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필드도 자신의 회사 피그마에 400만 달러의 자본을 쉽게 조달했다. 당초의 아이디어를 포기했던 구는 다음 프로젝트를 찾던 구글 엔터프라이즈 임원 2명을 만났다. 세 사람이 뜻을 모아 투자자들이 젊은 신진 기업가들을 후원하는 융자 플랫폼에 175만 달러의 종자돈을 조달했다. 구의 표현을 빌리자면 “보통사람을 위한 킥스타터(소셜펀딩 사이트)”였다.그 아이디어는 훗날 구가 개발한 혁신적인 알고리즘을 이용해 융자를 제공하는 업스타트(Upstart)로 발전했다. 기존의 신용점수 대신 소득 잠재력과 기타 변수들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구는 궁극적으로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우리 투자자 중 상당 비율”을 펠로십 네트워크를 통해 물색하려 한다.펠로십이 대학생활의 몇몇 측면을 모방하면서 틸이 성토했던 고등교육 기관들을 닮아가기 시작했다. 반대로 대학들이 영향을 받은 징후도 있었다. 지난 6년 사이 틸 펠로십이나 Y 콤비네이터(틸이 파트너로 있는 초기단계 IT 벤처 인큐베이터)에 학생들을 빼앗긴 대학들은 그들을 캠퍼스에 눌러앉히는 한편 벤처창업 열정을 지원하는 다양한 방안을 도입했다.하버드대학의 ‘이노베이션 랩(i-lab)’은 혁신적인 스타트업을 창업하려는 학생들에게 자금조달과 멘토링 자원 역할을 한다. 예일대학 벤처창업 연구소(Yale Entrepreneurial Institute)의 ‘이노베이션 펀드’는 신생 기업에 최대 10만 달러를 제공한다. 틸 펠로십 참여 1년 만에 떠난 데이비드 루안은 예일대학 펀드 문을 두드려 자신의 비주얼 분석 소프트웨어 업체 덱스트로의 자금을 조달했다. 워튼스쿨·콜럼비아·노스웨스턴과 여러 주립대학도 인큐베이터와 액셀러레이터(벤처기업 육성) 프로그램을 개설했다.틸은 이런 조치들로는 고등교육의 저변에 깔린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여전한 등록금 인상, 의심스런 가치, 배타성 등이다. 틸은 “명문대학에는 분명 몇 가지 장점이 있다”며 이렇게 덧붙인다.“대학교육에 관해 그들이 말하는 핵심적인 거짓말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며 본질적으로 긍정적인 기능을 한다는 주장이다. 실상 그들이 운영하는 건 문 밖에 입장 대기행렬이 길게 늘어섰고 소수가 실내에서 춤추는 스튜디오 54 나이트클럽이나 다름없다. 하버드대학이 세상에 더 많은 혜택을 주고자 한다면 문호를 개방하고 프랜차이즈 계약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하버드대학 총장이 그런 주장을 하면 그 대학 동문들이 야구 방망이를 들고 그의 사무실 앞으로 몰려들 것이다. 그들의 정체성은 배타성에서 나온다.”하지만 틸은 신입 펠로 수를 1년에 30명으로 제한하는 현재의 한도 해제에는 회의적이다. “우리는 프로그램이 또 다른 획일적인 자격인증 시스템이 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인원이 적어야 그들을 개별적으로 지원하면서 특정한 기회를 창출하고 그들이 만나야 할 사람들과 의미 있는 인맥을 형성할 수 있다.”큰 잠재력을 지닌 학생들을 ‘체제 순응적인 학위 제조 기관’으로부터 구제하려는 틸의 시도는 펠로들이 빠져나온 어떤 대학들보다 훨씬 더 배타적이랄 수 있는 클럽으로 탈바꿈했다.틸 사단이라는 배경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은 거의 틀림없이 적어도 펠로의 홍보에 귀 기울이고 십중팔구 호의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다. 구의 ‘업스타트’는 3년째 1차 대규모 펀딩 라운드에서 600만 달러를 조달하고 직원 10명을 채용했다. 딜런 필드는 1400만 달러를 추가로 유치하고 디자이너·엔지니어·마케팅 담당을 포함해 피그마의 직원을 14명으로 늘렸다.베타판이 나오자 디자인 업계에선 피그마의 실시간 협업 편집 기능이 화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어도비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대표적인 기능이다. 선설루터를 비영리단체로 만들기로 한 풀 고는 50만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받고 아프리카와 인도에 유통·생산 기지를 구축하는 동안 100만 마일 비행 기록을 세웠다.자금조달에 숙달됐지만 회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펠로들도 있었다. 스탠퍼드대학 중퇴자 톰 커리어의 도시 공동거주 부동산 관리 벤처기업은 2년 만에 도산해 입주자들이 강제 퇴거됐다. 19세 때 스탠퍼드대학 신경학과 4년차 박사 후보 과정을 밟던 앤드류 쉬는 에어리 랩스라는 교육 게임 스타트업을 창업해 구글 벤처스 같은 거물 투자업체로부터 150만 달러를 조달했다. 하지만 그 회사가 실제론 쉬의 부모가 운영하는 ‘노동착취 공장’이라는 비판 속에 2012년 20명의 직원 대다수를 정리했다.펠로들은 지금은 수입·지출·현금흐름 현황을 프로그램 측에 보고해야 한다. “그런 정보를 알아야만 그들이 악셀을 밟아 더 속력을 높여야 하거나 6개월 버틸 현금밖에 없을 경우 도울 수 있다”고 잭 에이브러험은 말했다. 깁슨과 스트래크먼이 펠로십 수료자와 기타 ‘부적응자 청년 창업가’의 자본 수요에 부응하는 벤처펀드 설립을 위해 떠나면서 에이브러험이 사무국장으로 영입됐다. 그는 포괄적 멘토링 프로그램을 개발해 자본조달, 팀워크 구축, 이용자 확보 등 회사 성장의 더 큰 몇몇 난제에서 펠로들을 돕는다. 단연 최대의 변화는 신참 펠로들이 제시하는 프로젝트 유형이다. 틸은 생의학 기술, 교통, 에너지 같은 분야의 발전을 촉진한다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기수가 바뀔 때마다 펠로들은 갈수록 실리콘밸리 그리고 틸을 닮아 간다. 핵융합 에너지, 암치료, 면역요법 등 틸이 프로그램을 창설했을 때 꿈꿨던 ‘파격적인 혁신’에 시동을 걸만한 야심적인 정통 과학 프로젝트는 거의 없다.실리콘밸리가 140자의 한계를 뛰어넘도록 하겠다던 틸의 의지가 약화된 걸까?그는 “우리는 과학에서 혁명적 돌파구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는 관점에서 출발했지만 STEM(과학·기술·공학·수학)에선 뭔가를 독립적으로 시작하기가 더 어렵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소프트웨어는 개인이 컴퓨터와 쉽게 구할 수 있는 소액의 자금만 있으면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더 쉽다. 요즘 우리는 지원자의 아이디어가 영감을 주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뿐 아니라 실행 가능하고 뚜렷한 상업성이 있는지도 고려한다.”초기 펠로 중 일부는 포토닉스(광통신 등 빛과 관련된 기술), 나노기술, 의학 분야에서 점진적이지만 인상적인 발전을 이루기도 했다. 그러나 가장 평범한 기술이 최고의 인기를 모았다. 하버드대학 중퇴생 벤 유의 스프레이어블(Sprayable) 카페인은 시장에서 인기만점이다. 투자자들은 비탈릭 부테린의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수천만 달러를 쏟아붓는다.제임스 프라우드의 회사 헬로는 대략 4000만 달러를 조달했다. 헬로에서 개발한 수면 트레커 센스는 요즘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첨단 알람 시계 중 하나다. 인도의 리테시 아가르왈은 중저가 브랜드 호텔 대상의 온라인 장터 구축 자금으로 2억2500만 달러 이상을 조달했다.MIT의 ‘글로벌 파운더스 스킬스 액셀러레이터’ 책임자 빌 올렛은 “이는 제2의 레드불 에너지 음료, 데이팅 앱 개발 또는 우버화(Uberfication, 플랫폼을 활용한 공유경제 창출)를 하고자 할 경우엔 틸 펠로십도 괜찮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하지만 암을 퇴치하거나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꾸고자 할 경우엔 미흡할지 모른다”고 말했다.최근 기수의 펠로들은 처음 2개 기수와는 크게 달라 보인다. 대다수가 지원자 그룹에서 선발되기보다는 샌프란시스코 만안 지역의 틸 인맥을 통해 모집됐다. 더 나이가 많고 상당수가 여러 차례 벤처 창업에 성공한 경력자들이다.그렇다면 한 가지 의문이 떠오른다. 대박 가능성이 큰 실리형 아이디어에 투자하려는 벤처 자본가들이 이미 존재하는데 비영리 펠로십이 과연 필요할까?의도적이든 아니든 펠로십의 한 가지 현실적인 결과는 ‘틸 주식회사’의 2군 역할을 해왔다는 점이다. 프리드먼의 회사 씽크풀(Thinkful)은 틸이 자본을 조달한 첫 기업이었다(그의 FF 앤젤 벤처자본 펀드를 통했다). 그 뒤로 틸의 펀드는 구의 ‘업스타트’, 토마스 소머스의 렉스 컴퓨팅에 투자해 왔다. 렉스 컴퓨팅은 슈퍼컴퓨팅 응용프로그램용의 고효율 칩을 개발하는 회사다. 클레이 올솝프의 ‘프로펠러’에도 틸의 자금이 투입됐다. 모바일 앱 제작 도구를 개발하는 프로펠러는 2014년 팰런티어 테크놀로지로 넘어갔다. 틸이 공동창업한, 베일에 가려진 데이터 분석 업체다.그런 기업들은 분명 그 밖에도 더 많다. 데밍에게 그녀의 바이오기술 위주의 론제비티 펀드나 그녀의 면역요법 회사 알렉소 세라퓨틱스에 틸이나 그의 펀드가 투자했는지 물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짐작하는대로”라고 답했다. 풀 고와 다른 펠로들도 팰런티어에 취업했으며 파운더스 펀드 컨설턴트로 일했다.실리콘밸리 최고의 인재 발굴자라고 할 수 있는 틸에게 그의 비영리 프로그램을 인재와 초기 투자기회를 포착하는 수단으로 간주해도 될지 물었다.그는 “우리는 비영리 조직과 영리 조직 간의 경계를 분명히 하기 위해 대단히 신중을 기한다”고 말했다. “비영리 조직의 후원자가 어떻게든 결과적으로 이익을 보지 않느냐는 의문이 제기될 경우 그 조직은 결국 사익을 위한 것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한다. 우리 펀드는 사실상 투자를 주도하지 않으며 나는 아주 소극적으로 극히 작은 부분만 투자한다.”틸 펠로 138명이 총 4억5000만 달러 정도의 투자자금을 조달하고 25억 달러의 지분가치를 창출했다. 대다수 대학 기금보다 많은 액수다. 이 같은 인상적인 실적을 떠나 틸은 펠로십이 벤처창업을 대학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알리는 데 성공했다고 믿는다. “요즘엔 벤처창업이 이력서에 올리는 항목의 하나”라고 그는 말했다.그러나 프로그램의 성공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는 펠로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느냐는 점이라고 틸은 말한다. 기사를 위해 인터뷰한 22명의 펠로(프로그램을 일찍 떠난 사람 포함) 중 1명만 빼고 모두가 그렇다고 명확히 말했다. 하지만 사업 성공을 자신의 최대 소득으로 꼽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대학 생활에서보다 실제 일하고 진짜 문제를 해결하면서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웠다고 주장했다.틸의 실험이 고등교육에 대한 실용적인 대안임을 뒷받침하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엄선된 성취욕 강한 이들 별종 그룹의 성공에는 분명 별도의 시간과 자금 그리고 인맥이 윤활유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 대다수는 억만장자 후원자가 있든 없든 언젠가는 스스로 상당한 성과를 올렸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을 법하다.틸의 펠로십에서 비행자동차나 소행성의 광물 채굴 기술이 탄생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진작에 논의됐어야 할 고등교육의 가치에 관한 토론에 불을 댕기는 역할을 했다. 그것이 그 프로그램이 우리 사회에 가져다 준 가장 큰 혜택일지도 모른다. 스티븐스는 “부모들이 자녀의 미래에 관해 더 합리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1600만 달러짜리 PR 캠페인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큰 성과로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펠로십이 출범한 지 6년 사이 교육 대안의 범위가 폭발적으로 확대됐다. 신세대 학생들의 수요에 전통 교육기관들이 늑장 대응함에 따라 새로운 교육 서비스 사업자들이 더 보편적인 기술을 이용해 교육을 개발하고 전달하는 방식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일부는 기술 습득에 집중해 직업학교 전통에 IT 시대의 현대적 특성을 가미한다. 그런 교육은 인문 교육에 대한 대체 또는 실용적인 보완 기능을 할 수 있다. 코디 아카데미(컬럼비아대학 중퇴자가 공동창업)와 유데미(Udemy)의 온라인 쌍방향 컴퓨터 코딩 과정에 등록한 학생이 4000만 명을 웃돈다. 그 밖에도 제너럴 어셈블리(General Assembly)와 핵 리액터(Hack Reactor) 같은 신흥 교육벤처들이 다양한 온라인 강좌와 오프라인 ‘부트캠프(boot camps, 단기 집중강좌)’를 제공한다. 이들 부트캠프에선 약 1만5000달러의 12주 집중 코스를 통해 취업 가능한 프로그래머들을 배출한다고 약속한다.새로 떠오르는 더 광범위하고 깊이 있는 교육적 대안 중 몇몇 가장 흥미로운 프로젝트는 틸 펠로의 머리에서 나왔다. 프리드먼의 회사 씽크풀은 온라인 레슨과 코딩 경력자의 1대1 멘토십을 결합해 정보기술 종사자 대상의 원격 학습을 맞춤 설계한다. 큰 성공을 거둔 스티븐슨의 언컬리지(UnCollege)는 “스스로 교육하고 탐구하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젊은이 대상의 체계적인 안식년(gap-year, 고교 졸업 후 대학생활을 시작하기 전 1년간 일이나 여행을 할 수 있는 제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이들 새 옵션이 전통적인 학업 패러다임과 다른 점은 ‘골라잡는’ 특성에 있다. 교육 행정가들이 아니라 학생이 무엇을 배울지 선택한다. 깁슨은 “교육의 대해체”라며 이렇게 덧붙인다. “전에는 대학에서 모든 과목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었다. 지금은 더 싸고 실제적인 교육 대안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이 이런 폭 좁은 진로에서 탈피하고 있다. 구식의 관료적이고 자의적인 규칙을 따르려는 사람이 갈수록 줄어들 것이다.” ━ “졸업장은 내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구의 온라인 융자 플랫폼은 5300만 달러 이상의 자본을 조달하고 1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그가 아이비 리그 졸업장을 받지 못하게 된 현실을 부모님이 마침내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구는 말한다. 첫 2개 기수 펠로 43명 중 구는 대학으로 돌아가지 않고 자기 회사나 프로젝트에 계속 매달린 25명 중 1명이다. 6명은 기성 IT 업체에 자리를 잡았다(일부는 인수를 통해). 펠로십 창설 후 6년 동안 138명의 펠로 중 대학으로 돌아간 인원은 12명에 지나지 않았다.이들 복귀자 12명 중 프린스턴대학으로 돌아가기로 한 풀 고의 결정이 어쩌면 가장 뜻밖이었다. 그러나 아시아와 아프리카 18개국에서 태양광 전력 생산을 확대하는 선설루터를 설립한 풀 고는 자신의 당초 계획대로 움직였다. “나는 내가 듣고자 하는 과목만 전략적으로 선택해 내게 필요한 기술적 지식을 습득하며 캠퍼스에서 보내는 시간을 최소화했다.”그녀는 졸업을 6개월 남겨두고 다시 중퇴했다. “내게 필요한 지식을 모두 얻었으니 그 기술을 현장에서 활용하고 싶었다”고 그녀는 말했다. “단지 졸업장을 받으려고 반 년 더 학교에 남아 필수과목을 듣는 건 의미가 없었다. 정신 나간 소리라고 할지 모르지만 나는 배우기 위해 대학에 왔다. 그런 종잇장 따위는 내게 아무런 의미도 없다.”- 톰 클라인스 뉴스위크 기자

2017.03.12 19:05

20분 소요
[혁신 아이콘, 미네르바 대학을 아시나요] 합격률 1.9% 학기마다 7개국 돌며 현장·현장·현장…

산업 일반

모든 강의는 온라인으로... 학비는 하버드의 5분의 1 학생 82% 재정 지원 받아 미국의 명문 하버드보다 들어가기 힘든 대학이 있다. 합격률 1.9%. 지원자 100명 중 단 2명만 합격의 영광을 누린다. 캠퍼스는 없지만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공동 생활을 하고, 4년간 전 세계 7개 도시를 돌며 생활한다. 그런데도 수업료는 하버드대의 약 5분의 1수준이다. 모든 수업은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2014년에 개교해 기존 대학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미국 종합대학 ‘미네르바’다. 지금 전 세계가 이 대학을 주목하고 있다.창설자인 벤 넬슨은 펜실베니아대에 다녔던 20년 전부터 ‘대학 교육 시스템이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대강당에서 오로지 교수 혼자 이야기를 진행하는 강의, 자기가 좋아하는 수업만 수강해도 졸업할 수 있는 맥락 없는 커리큘럼, 거리로 직접 나가지 않고 캠퍼스에 처박혀 공부만 하는 대학 생활 등에 대한 문제의식이었다. 학창시절 넬슨은 대학 측에 ‘이런 시스템으로 일국의 대통령, 최첨단 과학자와 경영자, 미디어의 오피니언 리더 등 세계를 이끌 인재를 길러 낼 수 있느냐’며 혁신을 요구했지만 대학 측은 거절했다. 그의 기억을 잊지 않았던 넬슨이 자기 손으로 만든 대학이 바로 미네르바다.미네르바는 학생들에게 제마음대로 수업을 선택하게 하거나, 지식을 주입하려고 하지 않는다. 강의를 듣기만 할거라면 책을 읽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게 넬슨의 생각이다. 넬슨은 ‘사물에 대한 사고방식을 가르치는 대학’을 지향한다. 미지의 과제에 도전하는 인재를 키우는 게 이 대학의 목표다. 처음 1년간은 학생 전원이 같은 수업을 이수한다. ‘비판적으로 생각한다’, ‘상상력을 발휘해 생각한다’는 두 가지 개인 스킬과 ‘원만한 커뮤니케이션’, ‘인터랙션(상호교류)’이라는 두 가지 대인 스킬 등 총 4가지 강의를 듣는다. ‘미국은 세계에서 최강의 나라다’, ‘비타민C는 감기에 좋다’와 같은 일반적 주장이 정말 타당한 것인지 이론적으로 생각하고, 데이터를 활용해 검증한다. 이를 통해 설득력 있는 논리를 조직하는 훈련을 한다. 넬슨은 이 과정을 ‘뇌 수술’이라 부른다. ━ 듣기만 하는 학생은 적응 못 해 이 네 가지 스킬은 대학이 설정한 118개 학습목표로 나뉜다. 이 학습목표를 학생들이 하나하나 몸에 익히고 있는지 교수진이 세세하게 평가해 성적을 결정한다. 2학년에 진급하면 예술·인문학, 켬퓨터과학, 자연과학, 사회과학, 비즈니스 5가지 중 자신의 전공을 선택한다. 이후에도 역시 같은 방식으로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섬세한 지도와 평가를 대강당 강의에서 실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수업을 모두 온라인으로 실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액티브 러닝 포럼’이라 불리는 비디오 채팅이 바로 미네르바의 교실 모습이다. 전원의 얼굴이 일렬로 표시되므로 사적인 이야기를 하거나 졸 수 없다. 수업에 집중하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이보다 더 특이한 것은 온라인 수업이라 가능한 최첨단 평가 기법이다. 예를 들어 시스템은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음성을 인식하고 교수의 컴퓨터 화면에 발언 빈도를 색으로 표시해준다. 교수는 발언이 부족한 학생을 ‘공격 목표’로 삼아 수업의 이해도를 측정한다. 사고방식 스킬을 몸에 익힌 다음에는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교육 방침 때문이다. 미네르바의 수업에는 강의가 없다. 학생은 사전에 지정된 책이나 논문을 읽고 과제를 한다. 교수는 철저히 논의를 촉구할 뿐이다. 쉽게 말해 무슨 말이든 계속 해야 한다. 이런 개개인의 발언뿐 아니라 대인관계가 요구되는 그룹 과제도 중요하다. 교수가 그룹을 나누면 그룹별로 구성된 대화 화면으로 자동 전환된다. 여기서도 논의 내용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며, 누가 입력했는지도 표시된다.수업 영상은 모두 녹화된다. 학생의 복습을 위한 것도 있지만, 교수가 성적 평가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도 빼놓을 수 없다. 평가 대상인 학생을 지정하면 수업 중 발언한 장면이 표시되며 장면마다 5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긴다. 케냐 출신의 2학년 학생인 니제리 츄모는 “수업은 늘 긴장된 분위기지만 모두 배우는 것에 굶주려 있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몇 시간이나 컴퓨터 화면 앞에 앉아 있다 보면 기운이 빠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아날로그식의 공부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는 얘기다. 이 부족한 부분은 거리에서 채운다. 온라인 수업은 기본적으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전에 약 3시간 동안 진행된다. 오후와 금요일은 과제에 전념하거나 기숙사 밖으로 나간다. 넬슨은 “거리 자체가 캠퍼스”라고 자주 이야기한다. 수업에서 배운 것을 현실 세계에 적용시켜보라는 주문이다.학생들은 4년간 전 세계 7개 도시를 돌며 그곳에 거주한다. 처음 1년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내며, 2학년 이후에는 학기마다 바뀐다. 각 도시에는 빌딩이나 아파트를 개조한 학생 기숙사가 있다. 미네르바 1기생인 현재 2학년 134명은 독일 베를린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올 초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이동했다. ━ 쓸데없는 투자 지양해 학생 부담 줄여 거주지를 이동할 때마다 그 나라와 관련이 있는 과제를 낸다. 예를 들어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정치적 참여를 촉구하는 방법을 중학생과 함께 생각해보는 이벤트를 개최했다. 베를린에서는 전쟁을 피해 넘어온 난민이나 현지 대학생과 함께 난민 위기 해결책을 생각하는 프로젝트를 했다. 현재 2학년인 요르단 출신 여학생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생활하면서 ‘히잡(이슬람교도 여성이 머리를 가리는 스카프)’에 대해 사람들이 다양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영감을 얻은 그는 학기말 프로젝트로 각각 다른 3개의 장소에 서서 히잡을 썼을 때와 쓰지 않았을 때 보행자들의 반응을 분석해 논문으로 정리했다. 베트남 출신의 1학년 학생 듀이 단 테프는 미네르바에 입학하기 전 일본 오이타현에 있는 리쓰메이칸 아시아태평양대학(APU)에 다녔다. 그는 “미네르바에서는 단기간에 여러 도시를 이동하기 때문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며 “현지인처럼 살고자 노력함으로써 단순한 유학 이상의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아직 일본은 7개국에 포함되지 않는다. 넬슨은 그 이유로 ‘비용 문제’를 꼽는다. 처음 1년 동안 생활하는 샌프란시스코는 미국 내에서도 단연 물가가 비싼 도시다. 그러니 2학년 이후로는 어느 정도 비용을 절약할 필요가 있다. 지리적·문화적 다양성을 확보하면서도 학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게 미네르바의 원칙이다. 비용을 억제하려는 배경에는 미국의 고질적인 대학 등록금 문제가 있다. 수업료만 본다면 미네르바는 일본의 게이오기주쿠대과 비슷하다. 현재 미국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등록금 인상 문제가 심각하다. 졸업과 함께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에 시달리는 학생이 끊이지 않는다. 넬슨은 “배움과 직결되지 않는 투자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다. 일단 캠퍼스가 없으니 건설비나 청소·유지비가 들지 않는다. 미식축구 등 스포츠팀 육성도 하지 않는다. 호화로운 연구시설 역시 없다. 넬슨은 “교수진의 연구비를 어째서 학생이 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학생이 내는 돈은 오로지 교수에게 가르침을 받는 용도로만 써야 한다”고 말했다.전 세계 사람들에게 평등하게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는 넬슨 자신의 바람도 투영돼 있다. 현재 미네르바 재학생 중 77%는 미국 외 국적자다. 미국의 다른 명문대학은 이 비중이 10% 정도다. 미네르바와 현저히 차이가 난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출신이 가장 많다. 네팔이나 파키스탄은 물론이고, 팔레스타인 자치구 출신도 있다. 이들의 국적만 해도 51개에 달한다. ━ 토플·SAT 없이도 온라인으로 무료 지원 가능 장학금 등 재정지원 제도도 탄탄하다. 현재 미네르바 전체 재학생 중 82%가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 대부분은 저금리 학자금 대출을 받으면서 유급으로 학내 인턴으로 일한다. 이 과정을 통해 대출금을 상환해 나간다. 대학의 총무, IT 보수, 마케팅 등의 일이다. 그래도 경제적으로 힘든 경우에는 상환이 필요 없는 급부형 장학금을 신청한다. 미네르바에 다니려면 학비로 연간 300만엔(약 3100만원) 정도의 돈이 필요하지만 여러 지원제도에 따라 학생 1인당 부담액은 약 140만엔 정도면 가능하다. 입시 방법 역시 독특하다. 전 과정이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무료다. 학력 측정은 미네르바의 독자 테스트 방식을 활용한다. 토플(TOEFL)이나 미국대학입학 자격시험(SAT) 등 유료로 치러야 하는 공인 테스트는 활용하지 않는다. 각자의 경제적 상황에 좌우되지 않고 심사하겠다는 의도다.특수한 커리큘럼과 마찬가지로 학생의 경력 관리도 눈길을 끈다. 일부 인기 기업에만 학생이 몰리는 결과를 만들지 않겠다는 게 넬슨의 생각이다. 그는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가장 적절한 선택을 학생과 하나가 돼 찾아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초점은 세 가지다. 우선 1학년 때부터 코칭을 시작한다. 과거 사업으로 실패한 적이 있는 기업 경영 간부 등을 초청해 꼭 필요한 업무 능력과 피해야 할 실수 등을 배운다. 또 하나는 학생을 위한 ‘취직 에이전트’다. 대학 측으로 도착한 채용 정보를 단순히 주지시키는 것이 아니라 적합한 학생과 면담을 거친 후에 연결하는 전문인력을 갖추고 있다. 마지막으로 홍보다. 이는 대학 내외에서 각 학생의 실적을 미디어 등을 통해 확산시킴으로써 전문성이나 매력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다. 학생의 구직 활동을 학교가 측면 지원하는 셈이다. 이런 경력 관리 활동이 쌓인 결과 1기생은 1학년임에도 애플이나 아마존·야후·우버 등 평판이 높은 대기업에서 훌륭하게 인턴 생활을 해냈다. 캘리포니아공대 등 주요 연구기관의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도 있다.지난해 11월에는 일본 고교 출신 첫 합격자가 나왔다. 가나가와현 세이코가쿠인고등학교를 거쳐 현재 캐나다 피어슨 칼리지에 다니고 있는 히하라 쇼다. 그는 학교 선배로부터 추천을 받았는데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에 매력을 느껴 지원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원래 프린스턴대를 목표로 했지만 대부분이 미국인이라는 점이 걸려 미네르바를 선택했다”며 “좀 더 많은 일본인에게 미네르바의 존재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넬슨의 바람은 자신의 모교인 펜실베니아대와 같이 변화나 발전을 갈구하지 않는 대학들이 미네르바의 성과를 보고 변혁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맥도날드처럼 어디에나 있는 대학이 아니라 모두에게 영감을 주는 대학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2년 후, 미네르바 최초의 졸업생들이 사회로 나온다. 전례 없는 교육 방식으로 단련된 학생들이 과연 세계를 변화시킬 리더로 성장할 수 있을까. ━ Interview I 벤 넬슨 미네르바 대학 창설자 - ‘화석’이 된 대학에선 미래 리더 못 키운다 벤 넬슨은 미국 미네르바 대학의 창설자로 경영 모체인 미네르바프로젝트의 CEO를 맡고 있다. 사진 공유 애플리케이션 ‘스냅피쉬(Snapfish)’ CEO를 거쳐, 지금은 미네르바 일에 전념하고 있다. 그가 새로운 대학 만들기에 힘쓰게 된 건 자신이 대학시절 느꼈던 불만 때문이었다.“내가 펜실베니아대 와튼 스쿨에 다녔던 20년 전부터 이미 대학은 기능 부전에 빠져 있었다. 학생들을 단련시켜 사회의 요구에 걸맞은 인재를 배출한다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이수하는 수업 중 자신의 전공과 관련 있는 것은 3분의 1뿐이었다. 나머지 3분의 2는 좋아하는 것을 들으면 됐는데 체계가 없었다. 수업과 수업 간에 전혀 관련성이 없었고, 간단히 학점을 이수할 수 있는 과목도 많았다. 그리고 대부분은 대강의실 강의였다. 100명이 넘는 학생 앞에서 단지 교수가 이야기할 뿐이다. 놀랍게도 내가 이수했던 수강생 12명짜리 도스토예프스키 문학 수업도 강의 형식이었다. 교수가 오로지 혼자 이야기를 계속한다. 학생들에게 질문조차 던지지 않는다. 차라리 녹음 테이프를 재생하는 게 낫지 않은가?”그 당시에도 그는 여러 시도를 했다. 미네르바에서 실시하는 체계적인 커리큘럼과 소규모 수업 콘셉트에 대해 여러 대학 관계자들을 만나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반응은 이랬다.“오! 너의 아이디어는 굉장히 사리에 맞는 이야기다. 우리의 교육보다 훌륭해. 그러나 그냥 내버려둬. 어차피 학생들은 공부하길 싫어하고, 교수들은 가르치고 싶어하지 않으니까. 잊어버려라.”펜실베니아대는 필라델피아에 있다. 이 멋진 도시에 살면서 캠퍼스에만 머무는 것 역시 그에겐 불만이었다.“대학시절 나는 언제나 거리에 나가 여러 지역을 탐험했다. 여기서 지내는 이점을 최대한 살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급생들은 누구 하나 캠퍼스를 벗어나려 하지 않았다. 이처럼 대학 캠퍼스는 현실세계와 동떨어져 있다. 많은 대학이 ‘화석화’돼 가고 있다는 얘기다.움직이지 않고, 변화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수용하려 하지 않는다.졸업생들이 훌륭한 곳에 취업하고, 성공한 사람을 만드는 것만이 미네르바의 목표가 아니다. 전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존재로 만들어야 한다. 지금 세상은 다양한 분야에서 리더를 필요로 한다.대학은 그러한 미래의 리더에 어울리는 환경을 갖춰야 한다.”

2017.01.08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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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쇼핑의 방식을 바꾸고, 애플은 음악산업의 판도를 뒤집었다. 디지털 파괴(digital disruption) 역시 머지 않아 모든 돈을 벌고 저축하고 투자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다.보통 사람이 월스트리트 최고 전문가와 동일한 방식으로 퇴직연금을 관리하는 혁신적 변화도 있고, 중소기업인을 위한 저금리 대출이 용이해지는 일상적 변화도 있다. 어쨌든 이 모든 변화는 아주 엄청난 규모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금융서비스 산업이 지난해 벌어들인 세전 수익 2810억 달러 중 이 신기술의 위협을 받지 않는 돈은 단 한 푼도 없다.벤처 투자기업과 월스트리트 모두 핀테크 시장을 향해 맹렬히 뛰어들고 있다. 미국 벤처캐피탈 전문 조사기관인 CB인사이츠는 2015년 1~9월 핀테크 스타트업 투자가 전년동기 대비 39억 달러에서 105억 달러로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투자를 직접 하지는 못하더라도 가장 투자를 많이 받았던 50대 기업에 관해서는 상세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아직 몸집은 작지만 우리의 재정 미래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어쩌면 우리 포트폴리오까지 뒤집어 놓을 기업들이기 때문이다.포브스 취재진은 사상 처음으로 50대 핀테크 기업(기업 전체는 http://www.forbes.com/fintech/2015 에서 확인할 수 있다)을 선정하기 위해 300대 스타트업에 정보를 요청하고 150명 이상의 CEO 및 창업자, 외부 전문가를 인터뷰했다. 그리고 미국에서 영업을 하면서 시장성 있는 상품을 선보인 기업을 후보로 선정했다. 피델리티와 골드만삭스, 뱅가드 등 거대 금융기업은 목록에서 제외했고, 보다 큰 기업에 인수됐다 하더라도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소수의 스타트업은 포함시켰다. 포브스코리아는 50대 핀테크 기업 중 대표적인 6개 기업의 CEO들을 소개한다. ━ 신용 카르텔을 부수다 크레딧 카르마 Credit Karma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신용점수와 모니터링 결과를 소비자에게 ‘진짜 무료’로 제공한다.선정 근거 2008년부터 지금까지 크레딧 카르마의 신용점수 조회 수 10억 회 돌파창업자 & CEO 케네스 린(40)업로미스(Upromise)와 E-론(E-LOAN)의 베테랑투자금 구글 캐피탈,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 리빗 캐피탈에서 3억6850만 달러 모집기업가치 지난 6월에 있었던 마지막 투자 라운드에서 35억 달러로 평가 받음위협 대상 신용 모니터링과 평가 점수를 알려주는 신용평가사, 페어 아이작(Fair Isaac)이 제공하는 FICO 신용점수케네스 린은 4살 때 부모와 함께 중국에서 이민왔다. 부모님은 음식점 주방과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딜러로 일하면서 아들의 보스턴 대학 등록금을 댔다. 린은 이런 부모님의 희생 덕분에 큰 꿈을 꾸게 됐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우리가 신용점수 산업 구조를 파괴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보다 훨씬 큰 걸 구축하는 중이다.” 2003년 미 의회는 국민이 1년에 1번 신용평가 보고서를 무료로 받아볼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크레딧 카르마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대체로 돈을 내야만 자신의 신용점수를 조회할 수 있었다. (크레딧 카르마는 은행 대부분이 이용하는 FICO 점수 대신 3대 신용정보사가 개발한 밴티지 점수를 제공한다.) 지금까지 4500만 명(신용기록이 있는 전체 미국인의 20%)이 크레딧 카르마 무료 회원으로 가입해서 자신의 신용 보고서와 점수를 조회했다. 크레딧 카르마는 회원의 신용이력을 기준으로 자격이 되는 대출 및 기타 금융상품을 추천하고, 보다 간편한 신청 과정을 제공해 수익을 창출한다. (린은 회사의 수입을 공개하지 않았다.) 디스커버(Discover) 등의 신용카드사들이 무료로 신용점수를 제공하자 린은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신용평가 보고서 오류에 대해 소비자가 쉽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개인이 자신의 신용점수를 이해하고 상향 조정하도록 돕는 서비스로 경쟁을 따돌리고 있다. 지금은 신용점수 상향으로 금리인하 자격을 갖추게 된 회원에게 이를 공지하여 회원의 금융비용을 아껴주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 금융 질문에 답을 찾아주는 기계 켄쇼 Kensho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최근 흐름인 빅데이터와 기계학습 기술(machinelearning techniques)을 결합해 실제 일어난 사건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해준다.선정 근거 켄쇼 소프트웨어 고객 중에는 CIA도 있다.공동 창업자 & CEO 다니엘 내들러(32)투자금 골드만삭스, 구글 벤처스, 제너럴 캐털리스트, CNBC, 액셀 파트너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브레이어 캐피탈, IQT, CIA 벤처 투자지부에서 5800만 달러 모집 기업가치 5억 달러위협 대상 인간 애널리스트, 대중에게 꽁꽁 숨겨둔 지식으로 거래하는 헤지펀드하버드에서 국가 신용위기에 관한 논문을 쓰고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내들러는 2013년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에서 방문학자로 근무하면서 켄쇼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얻었다. “중앙은행의 정책 발표와 유럽 선거, 국가 재정위기, 중동의 대혼란 등 전 세계에서 아주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 옆에 있는 사람한테 ‘밥, 비슷한 일이 언제 또 있었더라?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줬지?’라고 물을 뿐이었다. 그걸 보고 깜짝 놀랐다.” 구글과 마찬가지로, 켄쇼 또한 “국방(혹은 석유, 항공) 주식은 유럽 테러에 어떻게 반응할까?”처럼 일상적 언어를 사용한 질문의 답을 찾아준다. 그러나 기존 웹 검색처럼 단순히 동일한 단어가 들어간 기존 문서를 찾아주는 게 아니라 6500만 개 질문에 대해 켄쇼 소프트웨어가 직접 분석한 답을 알려 준다. 답을 위해 켄쇼는 자연 재해와 정치 변화, 기업수익 발표, 상품 출시, FDA 신약 허가 등 9만 개가 넘는 사건 속 숨겨진 관계를 분석한다. 사람이 했다면 자료 조사에 40시간은 투자해야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을 켄쇼는 단 몇 초 안에 완료해 그래프 및 차트와 함께 보여준다. 2014년 골드만삭스는 회사 전체에 켄쇼를 설치했고, JP모건 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또한 최근 들어 켄쇼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스탠포드 공과대학원 금융기술 연구원장을 역임하고 있는 내들러는 그중에서도 미 경제뉴스 전문방송 CNBC가 켄쇼의 고객이 된 걸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덕분에 수천만 명의 투자자가 켄쇼의 통찰력을 공유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8월 시장이 조정을 받을 때 CNBC는 켄쇼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시장 혼란기라 해도 금 투자가 최고로 안전한 건 아님을 알려주며 대중의 투자 고정관념을 깨주었다. ━ 투자는 결국 테마 모티프 Motif 캘리포니아주 샌마티오 카운티투자자가 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와 비슷한 투자 포트폴리오(모티프)를 설계, 공유, 매수하도록 지원한다. 최대 30개 종목 투자가 가능하며 거래당 9.95달러가 부과된다.선정 근거 개인 고객 20만 명 확보창업자 & CEO 하딥 월리아(43)투자금 골드만삭스, JP모건 체이스, 렌렌에서 1억2600만 달러 확보기업가치 1월에 있었던 최근 투자 라운드에서 8억 달러로 평가받음위협 대상 기존의 증권할인중개사, 뮤추얼펀드하딥 월리아는 거대 금융기관과 핀테크 스타트업의 친밀해지는 관계를 보여주는 대표적 얼굴이다. 2001년 와튼 경영대학원 졸업 후 월스트리트에서 일할 예정이었던 그는 방향을 틀어 마이크로소프트에 취직했고, 그곳에서 국제 엔터프라이즈 서비스 총괄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0년 모티프를 창업하고 투자금이 필요해진 그는 은행을 향한 구애를 시작했다. 모티프는 투자자들이 자신의 취향에 따라 테마가 있는 주식 바스켓을 만들고, 종목 매입과 관련된 논의(지금은 바이오테크와 3D 프린팅이 인기 종목)를 할 수 있는 중개 플랫폼이다. “투자는 모든 것이 결국 테마라는 사실을 깨닫고 무릎을 쳤다”고 월리아는 말했다. “테마는 자신의 투자관을 표현하는 관념이다.” 모티프가 대형 은행과 상품 계약을 진행하면서 모티프 고객은 JP모건이 진행하는 IPO 관련 정보도 얻을 수 있게 됐다. 현재 모티프는 US뱅코프의 어센트 프라이빗 캐피탈 매니지먼트 사업지부와 함께 자산 규모가 7500만 달러 이상인 상류층을 대상으로 테마 투자 전략을 제시한다. 어떤 시장 부문도 놓치지 않기 위해 월리아는 독립 금융 자문사가 고객과 함께 테마 투자를 진행하는 플랫폼을 출시하는 한편, 투자자의 투자 기간과 위험 성향에 맞춰 인덱스 EFT를 구성하는 모티프 ‘수수료 제로’ 서비스를 출시해 베터먼트나 웰스프론트 등 저비용 컴퓨터 투자자문 로보 어드바이저와 경쟁한다. ━ 엘리트를 위한 온라인 대출 소파이 Sofi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고소득 직업을 가진 명문대 졸업생에 학자금 재융자, 개인 대출 및 담보 대출을 제공한다.선정 근거 대출 상품의 가치가 60억 달러에 달한다.공동 창업자 & CEO 마이크 캐그니(44)투자금 소프트뱅크, 써드 포인트 벤처스, 피터 틸, 베이스라인 벤처스, 렌렌에서 14억 달러 확보기업가치 40억 달러위협 대상 기존 대부업체웰스파고에서 파생상품 트레이더로 경력을 시작한 마이크 캐그니는 이후 자산관리 소프트웨어 기업을 창업하고 헤지펀드를 설정해 운영하다가 2010년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에서 중간급 간부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슬론 펠로십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대학원에서 ‘창고 스타트업’ 강의를 들었던 그는 동료 학생 3명과 함께 소셜 파이낸스(Social Finance, 이하 소파이) 아이디어를 냈다. 자금이 풍부한 선배가 동문 후배에게 정부 학자금 대출보다 낮은 금리에 P2P 방식으로 돈을 대출해주는 사업 모델이다. 이후 사업을 빠르게 확장한 캐그니는 P2P 방식의 대출에서 학자금 재융자로 사업범위를 확장했고, 9월에는 소프트뱅크가 이끄는 투자 라운드에서 10억 달러를 모집했다. 핀테크 기업 투자 규모로는 사상 최대 금액이다. 이후 캐그니는 두둑해진 투자금을 사용해 담보 대출 및 개인 신용대출로 사업을 추가 확대했고, 그 결과 소파이는 상장 대부업체 렌딩 클럽의 뒤를 이어 시장 2위 온라인 대부업체로 성장했다. 규모로 보면 프로스퍼도 소파이 의 뒤에 있다. 그러나 캐그니는 대부업을 목표 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가 원하는 건 밀레니엄 세대 엘리트를 위한 온라인 뱅 킹 서비스다. “렌딩 클럽, 프로스퍼와 경 쟁하지 않는다”고 그는 말했다. “우리의 경쟁 대상은 웰스파고와 퍼스트 리퍼블 릭이다.” ━ 앱 결제 마스터 스트라이프 Stripe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온라인 및 앱 상에서 결제 플랫폼으로 사용하기 쉬운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다.선정 근거 트위터와 페이스북, 리프트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공동 창업자 & CEO 패트릭 콜리슨(27)투자금 페이팔 공동 창업자 피터 틸, 맥스 레브친, 엘론 머스크뿐 아니라 세콰이어 캐피탈, 안드레센-호로위츠에서 3억 달러 확보기업가치 7월에 있었던 가장 최근의 투자 라운드에서 50억 달러 평가받음위협 대상 페이팔, 기존 신용카드 거래 처리업체2010년 MIT 2학년이었던 패트릭은 하버드 대학 1학년이었던 동생 존과 함께 학교를 자퇴하고 하루의 모든 시간을 스트라이프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십대 시절 아일랜드 리머릭에서 코딩 천재로 이름을 알렸던 형제는 이베이 소상공인을 위한 사업 관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후 미국에 와서 Y 콤비네이터를 통해 벤처 회사를 창업했다. 형제가 공동 창업한 첫 회사 옥토마틱은 2008년 500만 달러에 매각됐다. 이후, 대학에 진학한 형제는 새로운 앱을 구상하다가 앱 내 결제 설계가 가장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 다른 사업 아이디어를 얻은 형제는 웹사이트나 앱과 손쉽게 통합할 수 있는 보편적 결제 플랫폼을 개발하자고 결심했다. 그렇게 개발된 스트라이프에서는 중소가맹점도 애플 페이나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를 통해 결제를 진행할 수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핀터레스트 등 SNS 서비스 구매 버튼 활성화, 킥스타터 프 로젝트 공동 투자, 리프트 택시비 결제도 스트라이 프 소프트웨어를 통해 가능하다. “인터넷 기업 1세대는 대부분 순전히 인터넷에만 집중했 다”고 패트릭은 말했다. “그러나 2세대 인 터넷 기업에서 사업모델의 핵심은 바로 거 래다.” 스퀘어의 공식 상장으로 스트라이프 는 미국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비상장 핀테 크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 비트코인으로 돈을 벌다 자포 Xapo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전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부유한 투자자를 위해 암호화 서버에 비트코인을 저장하고, 개도국 소비자의 온라인 쇼핑을 위해 디지털 지갑 서비스를 제공한다.선정 근거: 세계 최대의 비트코인 은행으로 보안도 가장 확실하다.공동 창업자 & CEO 웬세스 카사레스(41)투자금: 벤치마크 캐피탈과 그레일락 파트너스, 리빗 캐피탈, 제리, 양, 맥스 레브친으로부터 4100만 달러를 모집기업가치 1억2000만 달러 (추계액)위협 대상 비트코인 해킹 희망자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에서 양 목축업자의 아들로 태어난 웬세스 카사레스는 아르헨티나에서 주기적으로 금융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가족이 고통을 겪는 걸 지켜봐야 했다. 이런 경험 때문에 그는 정부 통제에서 자유로운 독립 통화의 가치를 뼈저리게 느꼈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등장하기 전에도 그는 여러 번의 창업을 경험한 기업가였다. 20살 때 아르헨티나 최초로 인터넷 서비스 사업을 시작했고, 그가 창업한 중남미 최초 온라인 거래중개 서비스는 2000년 방코 산탄데르가 7억5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카사레스는 공동 창업자 페데리코 무론과 함께 자신이 보유한 비트코인의 안전한 보관법을 강구하다가 자포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자포는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오프라인 암호화 서버에 비트코인 통화를 저장해서 지갑처럼 사용하는 서비스다. 서버는 스위스 알프스의 폐군 벙커 등 전 세계 곳곳에 포진한다. 자포의 지갑 서비스 고객 96%는 고액자산 투자자 및 기관이지만, 고객의 98%는 인도와 브라질,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 신용카드 서비스가 발전하지 않은 개도국에 있다. 이들 소비자는 자포의 비트코인 지갑 서비스를 온라인 소액 결제에서 주로 사용한다.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은행은 비트코인이 아닌 다른 통화를 사용하거나 자신들만의 통화를 만드는 시기를 거칠 것”이라고 카사레스는 대답했다. “그러나 이는 인터넷이 크게 유행하기 시작할 때 통신사들이 자신만의 인터넷을 만들겠다고 주장하던 것과 비슷하다. 은행이나 국가를 믿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비트코인을) 좋아한다.”편집 JAMET NOVACK, MATT SCHIFRIN / 취재 SAMANTHA SHARF, LAURA SHIN, LAUREN GENSLER, / MAGGIE MCGATH 포브스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수 있습니다.포브스 코리아 온라인 서비스는 포브스 본사와의 저작권 계약상 해외 기사의 전문보기가 제공되지 않습니다.이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2015.12.29 10:18

9분 소요
대학원이 남겨준 건 ‘빚더미’

산업 일반

패트리스 리에게 대학원의 유혹은 너무나도 강렬했다. 학부 시절 정치학에 흥미를 느낀 그녀는 보스턴대학에서 정치학 석사 과정으로 진학했다. 전공은 남아공의 국제관계 비교연구였다. 33세가 된 지금 리의 학자금 대출액은 8만 달러(약 8800만원)를 넘어섰다. 현재 그녀는 전공과 관련 없는 직장에서 근무한다. “안타깝게도 내겐 딱히 목표로 삼은 직업이 없었다”고 리는 말했다. 그녀는 현재 워싱턴DC의 한 청소년단체에서 대변인으로 일한다. 만족할 만한 급여는 아니지만 생활을 유지하고 학자금을 갚을 정도는 번다고 그녀는 말했다.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리가 오늘날의 여러 젊은이들과 마찬가지로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한다. 교사보험·연금 및 대학퇴직연금기금(TIAA-CREF)에 따르면 너무 많은 밀레니엄 세대가 “대학원 교육을 전략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취업률과 평균 초봉을 재정 능력이나 학자금 대출 상환액과 비교해 “손익이 맞아떨어지는지” 확인하지 않아 밀레니엄 세대는 금세 “더 높은 학자금 빚더미에 올라 앉는다”고 TIAA-CREF는 분석했다.리는 재학 중에 하던 비영리 일자리에서 충분한 임금을 주리라고 믿었다. “석사 학위가 있으면 학사 학위를 가진 또래들보다 더 급여가 높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켄드라 게인즈(26)는 빚더미에 오른다는 게 뭔지 잘 안다. 뉴욕에서 아트디렉터로 일하는 그녀는 광고업에 종사하기로 결정한 뒤 석사 학위를 받기 위해 버지니아커먼웰스대학의 브랜드센터에 진학했다. “미국 최고의 광고 전문 대학원 중 하나”라고 게인즈는 말했다. 대출을 받아 학비를 낸 그녀의 대출 액수는 학부 시절 받은 학자금 1만7000달러를 포함해 무려 9만 달러에 달했다. 그녀는 자신이 대학원에 입학하기 전에 대출을 갚으려고 일부러 초봉이 높은 분야를 선택했다고 말했다.“광고 업계에선 돈을 많이 벌 줄 알았다. 그 분야에 집중하면 빚이 아무리 많아도 갚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게인즈는 말했다. 그녀는 지난 네 달 동안 신용카드빚 2000달러를 갚고 이제야 학자금 대출 상환에 열중한다. 매달 1500달러씩 상환해 향후 5년 간 9만 달러를 모두 갚을 계획이다. “말도 안 되는 계획”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5년 뒤엔 내 연봉이 2배쯤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게인즈는 직업에 만족하지만 만약 과거로 돌아간다면 대학원이 아닌 “다른 길”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광고 업계에서 인턴직이나 일자리를 구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대학원은 분명 다닐만한 가치가 있었지만 광고업계에서 일하려면 다른 길도 있다. 굳이 광고 전문 대학원에 갈 필요는 없다.”오하이오주 컬럼버스에 위치한 회원제 의료서비스 업체 아디나의 공동설립자들은 오늘이 있기까지 전혀 다른 두 가지 길을 걸어왔다. 스테파니 머넨(29)은 학부 때 경영학을 전공한 뒤 지방의 한 작은 대학에서 시간제로 2년 만에 MBA를 취득했다. 직장에서 학비를 변제해준 덕분에 그녀는 빚을 전혀 지지 않고 졸업했다. 머넨은 “의도적으로 그 길을 택했다”며 “재정적인 관점에선 좋은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망 기업이 선호하는 대학에 진학을 못해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얻을 기회를 놓쳤다.”숀 영(37)은 그와 다른 길을 걸었다. 그는 18세 때 약학대학에 입학하기로 결정한 이래로 계속해서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 이후 약사로 몇 년 간 일하다가 하버드대학 MBA과정으로 진학했다. 이 과정은 장학금을 전혀 제공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영은 학비 지원 대상자도 아니었다. 업계에서 하버드대학 MBA가 갖는 가치는 더할 나위 없이 높았지만 기업가 과정을 밟은 영은 창업에 관심 있었다.“지금 내 학자금 대출액은 주택담보 대출액보다 높다”고 영은 밝혔다. “MBA의 가치를 폄하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것도 하버드대학 MBA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학비를 내고 대출금을 갚기엔 충분하지 않다.” 영은 다시 시작한다면 다른 학부 전공을 택하거나 2년제 대학 내지는 주립대학에 진학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랬더라면 하버드대학 학비 수준의 빚을 감당할 만한 여력이 생겼으리라는 것이다. “지금 나는 2년제 대학의 열성 팬”이라고 영은 말했다. “바로 내가 진 빚 때문이다.”에린 아이프(26)는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풀 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아일랜드에서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지금은 일리노이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는 중이다. 대학 교수나, 못해도 시장조사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다. 아이프는 지금까지 학자금 6만 달러를 대출받았다. 현재는 상환을 연기한 상태다. 더 이상 대출금을 늘리지 않으려는 생각에 조교로 일하면서 학비를 면제받고 약간의 생활비도 받는다.아이프는 박사 과정으로 진학하기 전에 한 시장조사업체에서 일하면서 대출금 상환을 시작했다. 한계는 즉시 찾아왔다. “10년 분할 상환하려면 한 달에 700달러를 내야 한다”고 아이프는 말했다. “적지 않은 액수다. 나는 월 400달러씩 상환하다가 지난 8월 학교를 다시 다니기 시작하면서 상환을 연기했다.” 박사 과정이 끝나기까지 5년 간 더 오를 이자가 걱정되지만 아이프는 운이 좋다고 여긴다. “박사 학위를 받고 나면 한 달에 700달러가 주는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지난해보다 돈을 더 많이 벌 테니 말이다.”아메리칸칼리지에서 리더십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브라이언 야컬릭(26) 대리는 대학원을 선택하려는 밀레니엄 세대에게 학교에 있는 동안 먼저 “현실”을 경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시간이 더 소요되고 스트레스도 받겠지만 필요한 일이다. 석사 학위를 취득하는 친구들, 석사 학위를 마치자마자 박사 학위를 받는 친구들을 많이 봤는데 어느 누구도 취업 시에 다른 구직자들과 자신들을 차별화하지 못했다”고 야컬릭은 말했다. 그는 현재 석사이며 경영학 박사 학위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관심 있는 분야에서 무급 인턴으로 일하거나 저임금 근로를 해보면 그 분야가 다른 업계의 고임금 서비스업과 장기적인 전망에서 어떻게 다른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8만 달러 빚에 시달리는 리는 밀레니엄 세대에게 유연한 학업 계획을 세워보라고 충고한다. 기존 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함께 듣거나, 수습직 일자리를 활용하거나, 비용을 줄여줄 수 있는 조교 등 근로계약을 맺는 것이다. “대다수 사람들이 대학원 등록금을 학자금 대출로 충당한다”고 리는 말했다. “학교에 오래 머무를수록 빚이 늘어나고, 졸업 후에 갚아야 할 돈도 늘어난다.”- BRIDGET MCCREA IBTIMES 기자 / 번역 이기준

2015.12.0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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