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CONOMIST

1,280

美 연준 금리인하…韓 경제, 자금유출 압박 시름 덜까

국제 경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하면서, 한국 경제에 드리워져 있던 금융시장 불안정의 그림자가 한층 옅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연속된 기준금리 동결과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조로 양국의 금리 격차가 좁혀지면서 외화 유출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미 연준은 12월 1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연준은 이날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뒤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3.50∼3.75%로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2.5%인 것을 고려하면, 금리 격차는 1.0%p~1.25%p로 줄어들었다. 과거 미-한 기준금리 격차가 2%포인트 넘게 차이 났던 시기 “한국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지만,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우리나라의 부담도 덜게 됐다. 향후 한국은 금리 조정 시 미국의 기조에 맞춰 금리를 내리는 선택지도 활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최근 한국은행은 원화 가치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자금 유출을 방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는데, 이번 결정으로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선택지가 한층 넓어졌다는 평가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양국 금리 격차가 줄어야 한다. 한국 입장에서는 기준금리를 올리면 차이를 좁힐 수 있다”면서도 “기준금리를 올리면 인플레이션 등 감당하기 어려운 부작용 때문에 쉽지 않은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실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이후 “향후 3개월 기준금리에 대해 금통위원 세 명은 동결, 나머지 세 명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고 전망했다”며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금통위원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을 시사한다.연준의 금리인하 결정은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리 격차가 축소되면 달러 강세 압력이 약해지고, 이는 원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환율 상승)을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환율이 안정되면 물가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다만,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은행이 곧바로 금리 인하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한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의 목표치인 2%를 웃돌고, 부동산 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은의 금리인하 결정을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로 거론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고 부동산 시장이 다시 과열될 경우 가계부채 문제를 더 심화할 수 있다”며 “한은도 이런 우려를 잘 알기 때문에 금리 인하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2025.12.11 15:06

2분 소요
5세대 실손보험 온다...골칫덩이된 ‘국민보험’ 생명줄 연장되나

보험

“비중증·비급여 치료의 자기부담률을 높이고 과잉의료 우려가 큰 비급여는 보장에서 제외하겠다.”‘국민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이 다시 한 번 대수술대에 오른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이르면 내년 중 ‘5세대 실손보험’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5세대 실손보험 출시와 관련해 도입 취지를 분명히했다. 만성적인 손해율 악화를 초래하는 구조적 결함을 고치고, 누수에 가까운 비급여 진료 청구를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 3·4세대 실손보험 개편이 사실상 실패로 평가받는 만큼, 5세대 역시 기대 반 우려 반이라는 시선이 공존한다.보험금 80%는 특정 가입자 몫…구조부터 비틀렸다금융감독원은 지난 11월 18일 실손보험 개선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이 자리에서 “도덕적 해이, 과잉진료 등 비급여 버블을 폭증시키는 실손보험의 구조적 문제인 제3자 리스크가 심화됐다”고 평가했다. 당초 금융당국은 5세대 실손보험을 연내 출시하겠다고 했지만 세부 내용 확정이 늦어지며 내년 1~2분기 중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5세대 실손보험은 비중증·비급여 치료의 자기부담률을 현행 30%에서 50%로 상향하고 도수치료·비급여 주사 등은 보장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의 약 9%가 전체 보험금 지급액의 8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들의 상당수는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다. 해당 상품들은 자기부담금이 없거나 10% 수준으로 낮고, 비급여 항목까지 폭넓게 보장한다. 사실상 병원비 대부분을 보험사가 부담하는 구조다. 현행 실손보험 상품의 자기부담률은 ▲1세대(2009년 이전 판매)가 0% ▲2세대(2009~2017년 판매) 0~10% ▲3세대(2017~2021년 판매) 20% 이상 ▲4세대(2021년 이후 판매) 급여 20%, 비급여 30%다. 1·2세대 상품으로 보험사 부담이 심화되자 당국은 자기부담률을 조금씩 높인 실손보험 상품을 꾸준히 내왔다. 5세대 상품은 4세대보다 자기부담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력안은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증식치료, 비급여 주사제 등 이른바 ‘과잉 진료 논란이 많은 항목’은 기본형 보장에서 제외되거나, 별도의 특약 형태로 편성될 가능성이 크다. 보장 구조 자체도 바뀐다. 급여 항목은 보장하되 자기부담금을 확대하고, 비급여는 개인 의료이용 성향에 따라 보험료가 차등 적용되는 구조가 유력하다. 쉽게 말해 “많이 쓰는 사람은 더 내고, 덜 쓰는 사람은 덜 내는” 방식이다. 보험업계는 비급여만 통제해도 손해율 개선 효과가 크다고 보고 있다. 전체 보험금 지급 중 비급여 비중은 약 35~40%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도수치료 등 반복 진료성 비급여 항목이 과반 이상을 차지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가입자들이 ‘의료쇼핑’하듯 찾는 도수치료 등 비급여 치료 통제만으로도 손해율이 20~30%포인트 이상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이번엔 다를까…3·4세대 실패의 그림자2017년 도입된 3세대 역시 비급여 특약을 분리했지만 강제성이 없었고, 기존 가입자의 대규모 이동도 없었다. 2021년 출범한 4세대 실손보험은 비급여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인상하는 구조를 도입했지만, 가입자의 체감 효과는 미미했다. 4세대 도입 당시 구세대 상품에서 신상품으로 이동할 경우 보험료 할인, 갱신 시 인상 자제 등 각종 유인책이 쏟아졌다. 보험사 역시 1·2세대 상품의 보험료를 매년 큰 폭으로 인상하며 압박에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세대 전환율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고, 기존 고손해 가입자는 여전히 1·2세대에 머물렀다.5세대는 이 한계를 보완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다. 단순한 상품 개편이 아니라, 시장 구조 자체를 바꾸겠다는 시도다. 비급여를 통제하지 못하면 실손의 존속 자체가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강제 전환이 없는 한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는 회의론도 크다.5세대 실손의 최대 관건은 소비자 수용성이다. 비급여 보장이 줄고 자기부담률이 높아질 경우, ‘보험의 효용’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 국민 3900만명이 이용하는 실손보험은 사실상 건강보험 역할을 해왔지만 이제는 '반쪽 보험'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의 공감대는 비교적 명확하다. 지금과 같은 구조라면 보험료 인상→이탈 가속→손해율 악화라는 악순환을 끊을 수 없다는 것이다. 5세대가 실패할 경우, 실손보험은 더 이상 민영보험으로 유지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보험업계 고위 관계자는 “5세대가 실패하면 실손보험은 사실상 공적 보험 논의까지 갈 수 있다”며 “이번이 마지막 구조개편이라는 각오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5.12.06 08:00

3분 소요
밀리의서재 ‘문학감상회’ 시리즈…공개 이후 관련 작가 검색량 최대 514% 증가

IT 일반

최근 젊은 독자들 사이에서 한국 문학이 재조명됨에 따라 국내 문학을 소개하는 콘텐츠가 많아지고 있다. 그중 특히 문학감상회 시리즈는 한국 문학을 아카이빙하는 새로운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문학감상회는 kt 밀리의서재가 지난 7월부터 선보인 오리지널 영상 시리즈다. 작가 김중혁과 가수 이적이 진행을 맡아 동시대를 대표하는 국내 작가들과 함께 주요 작품을 다각도로 탐구한다. 매월 한 명의 작가와 도서를 선정하고, 창작 배경과 작품에 담긴 가치를 심층적으로 조명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시리즈는 한국 문학의 시대별, 작가별로 흐름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더 깊고 폭 넓게 국내 문학을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 기획했다.은희경 작가의 ‘새의 선물’을 시작으로 황석영 작가의 ‘철도원 삼대’, 천명관 작가의 ‘고래’, 황정은 작가의 ‘백의 그림자’와 이승우 작가의 ‘사랑의 생애’가 순차적으로 소개됐다. 특히 사랑의 생애는 인간 내면과 관계를 탐구하는 작가 특유의 세계관을 이야기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밀리의서재가 공개한 문학감상회는 지속되는 ‘텍스트 힙(Text-hip)’ 흐름과 젊은 독자층, 특히 1020대가 한국 문학에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더 많은 독자들이 쉽고 깊이 있게 국내 문학을 탐색할 수 있도록 기획된 오리지널 영상 시리즈다. 그동안 한 곳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국내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체계적으로 소개해 한국 문학의 아카이빙 콘텐츠로 자리잡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작가의 세계관과 창작의 맥락을 함께 짚어 한국 문학 전체에 대한 관심을 확장하는 역할도 해 내고 있다.독자들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한국 소설의 대표작을 한 자리에 만날 수 있는 올스타급 라인업”이라는 호평에 이어 “이런 영상 너무 귀하네요”, “최근 본 콘텐츠 중 가장 좋았어요”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이와 더불어 영상에 소개된 작품만 읽어도 한국 문학의 흐름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과 창작 배경 등에 대해 작가의 직접적인 해설을 들을 수 있어 작품에 대한 몰입감과 여운이 더욱 깊어진다는 의견도 있었다.문학감상회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영상에서 그치지 않았다. 실제로 밀리의서재 앱 내 영상에 출연한 작가와 언급된 작품의 월 평균 검색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황석영 작가의 《철도원 삼대》 오디오북은 콘텐츠 공개 이후 월 평균 검색량이 콘텐츠 공개 이전에 비해 514%까지 증가했다.한편, 밀리의서재는 앞으로도 한국 문학의 매력을 더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독서 경험의 폭을 확장하고 국내 문학 생태계가 더욱 활발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2025.11.27 11:26

2분 소요
미국, 이란 '원유 그림자 선단' 정조준…위장기업·선박 추가 제재

국제 경제

미국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 재원을 차단하기 위해 이란산 원유를 은밀히 거래해온 위장기업들과 해상 운송 네트워크를 추가 제재했다.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0일(현지시간) 앞서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세페르 에너지 자한'의 위장기업인 '마스 인베스트먼트', '루아르 쉬핑' 등을 신규 제재 대상에 지정했다고 밝혔다.제3국 국적을 달고 이란산 원유를 수출해 온 '그림자 선단' 선박 6척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와 관련해 지금까지 170척 이상의 선박을 제재했다.이란 군부는 제재를 피해 위장기업과 '그림자 선단' 선박들을 활용해 매년 수십 달러 규모의 이란산 원유를 판매하고 있다고 재무부는 밝혔다.특히 이란은 이스라엘과의 올해 '12일 전쟁'에서 상당한 타격을 받은 뒤 고갈된 군사력을 재건하기 위해 원유 판매에 더욱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 재무부의 설명이다.제재 대상으로 지정되면 미국 내 보유한 모든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 국민과 기업은 이들과 거래가 금지된다. 제재 위반 시 미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도 처벌받을 수 있다.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오늘 조치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과 테러 조직 지원에 대한 자금줄을 차단하려는 노력을 이어가는 것"이라며 "이란 정권의 수입원을 차단하는 것은 그들의 핵 야심을 억제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2025.11.21 08:30

1분 소요
HDC현산,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 파크오아시스 ‘굿디자인어워드 코리아’ 은상

부동산 일반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말 입주를 앞둔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 단지 내 파크오아시스(티하우스, The Circle of Connection)가 ‘2025 굿디자인어워드 코리아’에서 은상(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했다고 17일 밝혔다.굿디자인어워드 코리아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디자인상으로, 제품·공간·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혁신성과 사회적 의미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이번 수상은 도심 속 휴식과 정서적 회복을 위한 건축적 시도를 높게 평가받은 결과로, 주거 단지 내 감성적 건축 공간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HDC현산은 설명했다.파크오아시스(야외음악당)는 도심 속의 정서적 안식처를 주제로, 밀도 높은 도시 환경 속에서도 잠시 멈춰 숨을 고를 수 있는 여백의 공간으로 기획됐다. 단순한 공연 시설을 넘어, 개인과 공동체가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감각이 깨어나는 감성적 커뮤니티 공간으로 기능한다.디자인의 출발점은 순환과 중심(Circle & Connection)이다. 원형의 평면 구조는 이용자의 동선과 시선을 부드럽게 이어주며, 중앙의 수공간은 공간의 시각적이자 정서적 중심축 역할을 한다.물 위로 떨어지는 빛의 결, 바람의 움직임, 식재의 그림자가 어우러져 이용자에게 명상적 경험을 선사한다. 이를 통해 도시 속에서도 자연의 시간성과 감성을 체감할 수 있는 건축적 장치를 구현했다.내부는 곡선형 데크와 휴식 공간을 중심으로 구성됐고, 공연 무대와 관람석은 고정되지 않은 형태로 설계돼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수공간 주변의 안개 연출은 기온과 습도에 따라 변화하며 공간 분위기를 보완한다.회사측은 아이파크 단지 조경을 통해 입주민이 단지 안에서도 자연이 주는 편안함과 도시의 세련미를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조경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고급리조트를 연상시키는 현대적인 디자인 감각을 바탕으로, 계절마다 변화하는 자연의 경험을 공유하고 입주민 간 활발한 소통이 가능한 감성적 힐링 공간을 만든다는 방침이다.HDC현산 관계자는 “파크오아시스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면서도 조용한 휴식이 가능한 공간을 구현한 것”이라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주거 단지 조경과 건축의 경계를 넓히는 공간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5.11.17 14:28

2분 소요
‘국민 밉상’ 배달플랫폼에 드리운 족쇄 그림자 [규제에 우는 유통업계]③

유통

배달플랫폼 업계의 한숨이 깊어진다. 한동안 잠잠했던 플랫폼 규제 강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어서다. 정치권에서는 대형 플랫폼의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고, 소상공인들의 생존을 위해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소상공인들 역시 수수료 상한제 등의 필요성에 대해 줄곧 이야기 하고 있다. 다만 학계에서는 과도한 규제가 산업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한 배달앱올해 국정감사를 뜨겁게 달군 유통산업은 배달플랫폼이다. 국내 배달 시장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과 쿠팡이츠의 수장이 나란히 국감장에서 고개를 숙였다.여야 의원들은 국감에서 배달플랫폼의 불공정 운영 및 의혹 등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의원들은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와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를 향해 “배달플랫폼이 시장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상공인들에게 전가되는 과도한 수수료에 대한 지적이 특히 많았다.배달플랫폼과 소상공인 간의 수수료 갈등은 오랜 기간 풀리지 않는 난제다. 직전 윤석열 정부에서도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배달업계 이해관계자들과 협의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나온 것이 매출별로 ▲상위 35% ▲35~50% ▲50~80% ▲80~100% 등 4개 구간을 나눠 2%에서 7.8% 사이의 차등 수수료를 부과하는 상생안이다.소상공인들은 지난 정부 중재로 이뤄진 사회적 합의에도 달라진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더불어민주당의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가 주도하는 배달플랫폼 사회적 대화기구에 참여 중인 ‘공정한 플랫폼을 위한 사장협회’(공플협) 등은 여전히 배달플랫폼에 납부해야 하는 수수료 총액이 주문 금액의 30~40%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상한제를 통해 소상공인들이 배달플랫폼에 지급하는 수수료 총액이 주문 금액의 15%를 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시민단체도 배달플랫폼이 소상공인들에게 전가하는 수수료가 과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2년(2023~2025년) 사이 배달플랫폼 입점점주가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 총액이 3%포인트(p) 올랐다. 참여연대는 “배달의민족 입점업체 3곳을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입점점주가 배달플랫폼에 지급한 수수료 총액이 23~26%에 달했다”며 “지난 2023년 8월 기준으로는 수수료 총액이 20~22%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참여연대는 수수료 총액을 건당 최대 15%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당분간 배달플랫폼과 소상공인 간 수수료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플협을 중심으로 한 소상공인들은 배달플랫폼의 착취가 과도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오는 11월 25일에도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수수료 상한 규제…실제 효과 있나업계 및 학계에서는 과도한 규제에 대한 우려를 표한다. 수수료 상한선을 법으로 강제하면 신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족쇄가 될 수 있어서다. 실제 해외에서는 수수료 상한제에 따른 부작용이 쏟아져 나왔다.대표적으로 미국 시애틀·샌프란시스코·뉴욕·시카고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온타리오주등이 있다. 이들 주는 지난 2020년 전후로 배달플랫폼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한 바 있다.문제는 배달플랫폼 수수료 상한제 도입 이후 발생한 부작용이다. 배달플랫폼들은 수수료 상한선 보전을 위해 배달료 및 서비스 요금을 최대 20%까지 인상했다. 이로 인해 배달플랫폼 주문량이 7%가량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배달플랫폼의 반발과 이에 따른 소송 등이 이어지면서 수수료 상한제 관련 일부 조건이 완화되거나 폐지되기도 했다.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론경영대학 연구진은 도어대시·우버이츠 등 현지 배달 시장 점유율의 90%가량을 차지하는 플랫폼을 분석해 배달 수수료 상한제의 부작용을 조명하는 논문을 작성하기도 했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수수료 상한제 도입 이후 소비자 배달요금은 0.4달러(약 580원) 늘었고, 소상공인(비 프랜차이즈) 음식점의 주문량은 2.5% 감소했다.지난해 정부 개입으로 국내에서도 부작용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차등 수수료제 도입 이후 이중 가격제를 적용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등이 대거 등장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중 가격제는 동일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을 거래 방식(배달 또는 매장 취식)에 따라 달리하는 제도를 말한다.학계에서는 정부가 배달플랫폼의 자율 경쟁을 독려하면서 독점적 지위를 악용한 갑질 행태(최혜대우·특정 프랜차이즈 우대 등)만 철저히 단속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한다.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플랫폼과 같은 신산업은 규제가 아니라 경쟁 활성화를 위한 방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플랫폼 규제가 어려웠다. 이를 강행할 경우 국제법상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이 교수는 “다만 대형 플랫폼의 불공정 행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핀셋 규제는 필요하다고 본다. 이는 현재 존재하는 공정거래법을 통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2025.11.16 08:00

3분 소요
세계 1위 전자정부’의 화재, 기술보다 시스템이 타버렸다 [이근면의 시사라떼]

전문가 칼럼

AI의 시대. 화제가 만발이다. 세계 AI 3대 강국. AI 중심국가. 거기에다 엔비디아가 GPU 20만 장을 한국민에게 선물한다는 빅뉴스까지. 젠슨 황, 이재용, 정의선의 깐부 회동이 뒷이야기를 퍼나른다. 이야! 멋진 AI의 나라이다. 그런데 ‘세계 최고의 전자정부’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졌다. 국가 주요 시스템이 화재로 전면 중단되고 백업 데이터조차 확보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국가 운영의 근간이 무너진 사건이다. 한때 디지털 선진국이라 자부했던 대한민국이 왜 이런 기본적 실패를 반복하는가.국가 정부 운영 시스템과 데이터 관리는 AI 시대 속도를 전혀 따라가지 못한 것이 근본 원인이다. 세계와 민간 기업은 이미 글로벌 AI 전쟁 시대에 돌입했는데 국민의 자산과 미래는 방치된 것이다. 사건의 본질은 기술보다 운영 시스템의 구조적 부실에 있다. IT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지만, 정부 시스템은 전략적 영속성이 부재한다. 책임은 분산되고 전문성은 사라진다. 시스템은 남아 있지만 ‘이해하는 사람’이 없어진 것이다. 정권 따라 바뀌는 담당자…전문성 부재가 불러온 참사결국 정권에 따라서 바뀌는 것은 물론 정책도, 책임자도, 관리자도, 담당자도, 실제 오퍼레이션 하는 민간 기업도 2~3년 주기로 바뀐다. (정부 조달 정책?) 모두가 현재만이 존재한다. 과거 히스토리도, 미래 전략적 꿈도 없는 조직과 기관이 되어 버렸다. 별일 다 하고 크기도 엄청난 행정안전부의 1개 부서가 맡을 일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있다’와 ‘된다’를 혼동하는 관행이다. 백업이 있다고 해서 복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주기적 점검, 무결성 검증, 복구 리허설이 없다면 백업은 그저 종이 위의 문서일 뿐이다. 이번 사태는 서류상으론 완벽했던 시스템이 실제로는 복구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이제는 공공 IT를 행정 편제의 일부가 아니라 국가 안보 인프라로 인식해야 한다. 세금, 행정, 국정 데이터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면 그것은 단순한 행정 공백이 아니라 국가 기능의 정지다. 대응의 핵심은 ‘누가 맡을 것인가’의 문제가 아닌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다. 지금의 순환보직 체계로는 AI 시대의 복잡한 기술 환경에 대응할 수 없다. 반대로 모든 것을 민간에 위탁하는 것도 위험하다. 정부의 설계권이 사라지고 특정 업체에 종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공무원 특수전문직화’와 민간 전문역량의 상시 결합’이다. 정부 인력 운영 체계의 전근대성이 ‘사고의 재발과 비전문가 집단’의 상시 시한폭탄의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데이터 아키텍처, 복구 전략, 보안 기준 등 ‘설계와 책임’을 쥐고, 민간은 기술과 운영을 맡는 구조다. 이를 위해 정부 내에 장기근속이 가능한 디지털 전문직 트랙을 신설해야 한다. 명예직 공무원이 아닌 SRE(Site Reliability Engineer), 보안 아키텍트, 백업 엔지니어 같은 기술 실무 중심의 직군을 제도화해야 한다. 군조차도 각기 세부화된 병과와 직종이 기본이다. 정부 내에는 ‘국가디지털·레질리언스본부(가칭)’를 만들어야 한다. 이 본부는 각 부처의 IT 업무와 재난·화재·랜섬웨어 등 모든 복구 시나리오를 통합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 단순한 정보관리원이 아니라 복구와 지속성의 책임기관이어야 한다. 민간 IT 전문 회사의 기능과 역량을 따라갈 수준의 국가 CIO와 그 전략 운영 기관의 전문성이 국가 생존 전략이다. 기술적으로는 ‘3-2-1-1-0’ 원칙을 의무화해야 한다. 조선의 5대사고, 삼성의 멀티 데이터 센터의 운영은 왜 있었을까? 데이터를 세 개 이상 복제하고 두 가지 매체에 저장하며, 한 곳은 오프사이트(외부), 또 다른 한 곳은 오프라인·불변(immutable) 형태로 보관해 무결성을 보장해야 한다. 여기에 백업의 오류가 0이라는 뜻의 ‘제로 에러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 이런 체계는 관리의 문화와 예산의 철학이 바뀌어야 가능하다. 장비를 사는 데 돈을 쓰는 것이 아니라, 훈련과 점검, 복구 시뮬레이션에 예산을 써야 한다. 책임 없는 행정이 신뢰 무너뜨려 법적 장치도 필요하다. 총체적 AI 중심 국가를 가능하게 할 기반 구조의 철저화가 병행 되어야 한다. ‘공공디지털인프라 안정·복구법(가칭)’을 제정해 RPO(복구시점목표)와 RTO(복구시간목표)를 법으로 명시하고 모든 공공시스템이 매년 복구 리허설을 실시하도록 해야 한다. 검사기관은 문서상 점검이 아니라 실제 복구 시연을 통해 점검해야 한다. 민간 기업에도 이런 기준을 적용해야 국가 전체의 사이버 레질리언스가 올라간다. 통신회사들의 개인정보 누출 사고와 해킹 피해에 대해 은폐 의혹이 끊이지 않는 사례는 요즘 다반사다. 궁극적으로는 ‘블레임리스(무탓) 사고분석 문화’가 필요하다. 실패를 숨기거나 덮는 것이 아니라, 공개적인 포스트모템을 통해 원인과 개선책을 공유해야 한다. 투명한 보고와 학습이야말로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다.이번 사고는 ‘최신 기술’의 실패가 아닌 낡은 제도와 책임 없는 행정 구조의 실패다. 시대와 기술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었던 정치와 행정의 ‘합작 사고’이다. 우주를 나는 시대에 기술을 보는 눈은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화재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아직도 복구 중이다. 이 초AI시대에 넌센스의 한 장면이다. 디지털정부는 장비가 아니라 사람과 조직이 만든다. 국가가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선진국으로 남고자 한다면 정권 차원까지를 넘어서고 순환보직을 넘어서는 ‘특별한 인력 운영 시스템’을 준비해야 한다.세계 1위 전자정부의 명성은 한 번의 화재로 무너졌지만 진짜 위기는 복구가 아니라 변화에 대한 의지의 부재다. 이제는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과 제도를 백업해야 할 때다. 부국강병보다 내 편의 이익이 먼저인 듯한 정치의 어두운 그림자는 걷어내고 모든 국민이 양지를 찾아낼 지혜가 절박하다. 그때 비로소 대한민국은 다시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국가’로 일어설 수 있다.

2025.11.15 10:01

4분 소요
[지스타 2025] 권도형 PD “나혼렙 카르마만의 특색에 집중…2026년 상반기 출시 목표”

IT 일반

넷마블이 신작 액션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넷마블은 13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관에서 출품작 공동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는 권도형 넷마블네오 개발 PD, 문준기 넷마블 사업본부장이 참석했다.Q1. 게임의 전반적인 구성이 하데스와 비슷하다. 그림자 스킬로 차별화를 꾀한 것 같은데, 카르마만의 차별화 포인트가 있다면?권도형: 게임을 만들때 로그라이트란 장르를 잘 만들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쿼터뷰 액션으로 잘 만들어진 게임을 참고하게 돼 비슷한 느낌을 받으신 것 같다. 나혼렙 IP를 처음부터 활용하려는 방향이 있었고 나혼렙 카르마만의 특색을 만들기 위해 나혼렙의 색깔을 많이 입혔다. 그림자는 일부이며 계속해서 이야기적으로 성진우의 이야기와 그림자 군단이란 개념이 얼마나 어필되는지가 과제이자 특징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콘텐츠는 설명드리기 조심스러우나 방향성에 대해서는 그림자 군단과 성진우의 이야기를 잘 풀어나가는 것을 게임 색깔로 나타낼 예정이다. Q: 모바일과 PC 플랫폼인데, 라이브 서비스에 어울릴지 스탠드 얼론으로 어울릴지 고민되는 부분이 있어 보인다. 서비스 형태나 BM은?문준기: PC와 모바일 둘다 지원할 예정이다. 무대 이벤트 외에는 모바일로만 시연을 하고 있다. 모바일로 시연을 하는 이유는 로그라이트의 게임성이 모바일에서 조작감과 재미를 잘 잡기엔 도전적인 영역인 만큼, 그 부분을 유저들의 반응을 통해 확인하기 위함이다. 아직까지 긍정적이다. 스탠드 얼론이 아닌 라이브 운영을 계획하고 있으며, BM은 아직 콘텐츠 개발 단계에 있다. 다만, 성진우로 플레이하는 게임이지 여러 캐릭터를 출시하면서 픽업하는 방식을 취하지는 않는다. 글로벌 유저들이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으로 월정액, 배틀패스 등의 BM을 생각하고 있다. 세부 BM은 아직 계획 중이다. Q: 나혼렙이 넷마블의 대형 IP로 거듭나고 있는데, 카르마가 다각화의 핵심인 것 같다. 장르적인 부분에서 가장 신경쓴 부분이 있다면?권도형: 조작감과 전투다. 쿼터뷰에서 할 수 있는 전투에 대한 것을 끌어올리고 싶어서 에어본이나 넉다운 등 기존 쿼터뷰보다 리액션이 다양하거나 나혼렙이 갖고 있는 호쾌한 액션을 잡으려고 노력했다. 또한 전체적으로 속도감이 있는 게임이다. 축복 선택 과정에서 멈춤이 있지만 그외 모든 전투나 연출이 리얼타임인 체감을 주고자 한 것이 가장 노력을 기울인 부분이다. 문준기: 장르적 측면에서는 주안점은 더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했을 때 어렵지 않게 하는 부분이다. 액션의 재미를 살린다고 했을 때 백뷰나 숄더뷰로 카메라 기능을 화려하게 하고 그래픽 퀄리티를 올릴 수 있겠으나, 쿼터뷰로 접근 시 전황 파악이 쉽고 너무 많은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전투를 잘할 수 있다는 느낌을 주는 부분이 이 장르에서 가능하다 생각했다. 애니메이션이나 웹툰을 본 유저들이 게임을 잘하시는 분들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이 있다 보니 그런 분들까지 품기 위해 로그라이트 장르를 선택했다.Q: 나혼렙 IP는 글로벌 인지도가 높다. 특별히 해외 공략 포인트가 있다면? 문준기: 나혼렙 IP 자체는 애니메이션 흥행 등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다. 오늘 지스타에서 공개한 애니메이션 오프닝 PV는 원작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A-1 Pictures에서 제작을 진행했다. 원작에서 애니메이션이 공개되지 않은 부분도 애니 오프닝에서 만나볼 수 있다. 다양한 미디어믹스를 통해 나혼렙 IP 팬들에게 다가가려 한다. 그 외에도 넷마블에서 여러 글로벌 게임이 흥행하면서 사전에 유저들에게 게임을 노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했고 지스타를 기반으로 글로벌 게임쇼나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에 참여할 예정이다. Q: 원작에서 다뤄지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를 정식 스토리로 판단해도 되는지 궁금하다. 이 이야기로 애니메이션 같이 IP 확장 계획이 있는지? 문준기: 넷마블에서 제작하고 있는 나혼렙 카르마의 스토리에 대한 감수는 원작 웹툰 추공 작가와 소설 작가, 디앤씨미디어, 애니메이션 제작위원회 감수를 받고 있다. 해당 스토리는 원작에서 잠시 언급된 차원의 틈에서 27년간 전투를 했던 성진우가 시간을 되돌린 이후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원작자의 컨펌하에 스토리를 잡고 있다. 미디어 믹스 확장 전략은 이번에 공개한 PV처럼 프로모션 용이나, 게임에 들어가는 용으로는 제작하고 있으나 어디까지 확장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넷마블의 다양한 게임이 IP를 활용해 웹툰, 웹소설 등 진행 중인 만큼, 열려있다고 생각한다. 이후에도 다양한 기회를 통해 협업할 예정이다. Q: 매출 목표가 궁금하다. 글로벌적으로 히트한 IP다 보니 글로벌 출시 계획 등에 대해 궁금하다. 문준기: 26년 상반기가 출시 목표다. 이용자들의 피드백에 따라 폴리싱하면서 목표 일정을 맞출 예정이다. 로그라이트로 제작한 배경 및 타겟은 글로벌의 많은 유저들을 품기 위함이다. 작년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를 서비스하며 큰 성공을 거뒀는데, 그보다 더 많은 유저들이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Q: 시연 버전에서 공개된 이벤트 던전이 정식버전에서 단순히 미니게임으로 나오는 것인지, 별도 모드로 나오느지 궁금하다.권도형: 메인 콘텐츠는 스토리 기반이다. 웨이브 형태의 콘텐츠는 보조로 생각한다. 유저가 어느 정도 스토리를 진행하지 않아도 주간이나 일일로 성장 요소를 획득할 수 있는 콘텐츠로 생각하고 있다.Q: 로그라이트 장르를 지향하고 있는데, 유저 간 경쟁을 촉진하거나 유도할 수 있는 요소가 있는지?권도형: 아직까지 어떻게 하자는 방향이 나오지 않은 채로 고민 중이다. 장르가 싱글게임에 유리하고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이 게임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부분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동시에 게임 서비스 자체가 어느정도 지속력을 가지려면 유저들이 같이 할 수 있는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혼렙이란 색깔과 로그라이트 장르에 있어 어떤 경쟁 요소가 가장 적합할지 찾고 있다. 가급적이면 유저들이 같이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경쟁이나 협동 둘 중의 하나를 준비할 것으로 예상한다.Q: 여러 무기가 등장하고 축복 종류가 다양한데, 라이브 서비스를 하게 되면 최적의 루트를 유저들이 찾고 획일화될 것 같다. 밸런스는 어떻게 맞출 예정인지?권도형: 현실적으로 완벽한 밸런스는 쉽지 않지만, 내부에 나름대로 공식을 가지고 밸런스를 맞추는 구조를 갖고 있다. 액션이지만 어느 정도 밸런스를 맞추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다만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최선이라기 보다는 무기가 얼마나 개성이 있어서 유저들이 무기를 모두 이용해보고 싶게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모든 무기를 하나씩 해보면서 다양한 체험을 하고 무기마다 다른 전투의 양상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추구하는 방향이다. 각 무기가 유리한 상황에 따라 플레이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Q: 원작이 있는 작품이 어려운 부분이 몬스터의 가짓수다. 있는걸 그대로 넣자니 한계가 있고 새로 넣자니 유저들의 반발이 있을텐데. 내부에서 창작하고 몬스터가 있다면?권도형: 몬스터만 말씀드리자면 원작에 없는 것을 창작하는 것이 우선은 아니다. 모든 군주를 쓰러트리는 것이 이야기다 보니 모든 군주와 그 휘하의 몬스터를 잘 만드는 것이 1순위다. 차원의 틈에서 전쟁을 얼마나 재밌게 풀어내는지가 관건이다. 이타림의 사자란 인물도 있고 차원의 틈에서 살아가는 NPC도 있다.Q: 무기마다 유리한 상황을 만드신다고 했는데, 시연 버전에서는 필드 디자인의 기믹이나 몬스터 같은 부분에서 개성이 부족해 보였다. 출시 이후 그런 부분을 채워서 진행할 계획인지?권도형: 부족한 부분은 유저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개성 있는 무기를 만드는 등 완성도를 높일 것이다. 무기에 대해서는 액션적인 것은 취향 차이가 있어 한계가 있다. 저희가 참고했던 브롤스타즈가 좋은 예시로 보인다. 퀘스트나 미션으로 특정 캐릭터를 플레이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서비스에 좋았던 점이다. 내가 어떤 취향의 캐릭터와 어떤 캐릭터를 많이 성장시켰는지 중요하겠지만 시스템으로 유인할 수 있는 장치가 함께 있어야 다양한 무기 플레이가 가능할 것 같다.Q: 무기수가 늘어나거 성진우의 또다른 능력이 추가될 수 있는지. 향후 업데이트 계획이 궁금하다.권도형: 무기가 얼마나 다양한가에 따라 다양한 플레이 경험을 지속적으로 줄 수 있다 생각한다. 계속해서 무기를 추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무기 이후 플레이 양상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무기 추가 외의 다른 방향도 고려하고 있다. 이번 지스타에서 공개한 시연 버전의 콘텐츠는 저희가 추구하는 엔드 콘텐츠의 라이트한 버전이다. 클리어 기반의 스토리 콘텐츠 외에 도전형 콘텐츠가 찐 로그라이트의 맛을 줄 수 있다고 본다. 더 고도화되고 로그라이트의 재미가 가미된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Q: 원작에서 아홉 군주가 나오는데 언젠가 콘텐츠가 다 소진되면 오리지널 군주나 보스 등이 나올 예정인지.권도형: 군주들을 더 추가할 계획은 없다. 다만 군주 급의 강적이나 혹은 군주를 처치하고 지구로 귀환하는게 뻔한 스토리란 느낌이 있어서, 유저들에게 흥미를 주려면 성진우라는 만렙의 존재를 긴장시킬만한 적이 있어야 한다고 고민하고 있다. 이를 풀어내야 유저들이 27년간의 이야기가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질 것으로 본다.Q: 로그라이크 요소를 활용한 게임들이 많이 나오는데, 성장 구조를 어떻게 가져갈지?권도형: 로그라이트 방식으로 어떻게 재미를 줄지 디테일의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서비스형 게임이다보니 성장 방식과 라인을 타고 엔드콘텐츠와 이야기가 순환되는 과정은 대동소이할 것 같다.Q: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도 서비스 중인데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와 연동해서 사업이나 개발 측면에서 활용할 계획은?문준기: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와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는 넷마블네오란 같은 개발사에서 개발 중인 게임이다. 조작과 게임의 장르가 추구하는 재미가 다르긴 하지만 프로모션이나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열려 있다. 론칭 및 마케팅 과정에서 하나둘씩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Q: 게임을 기다리는 이용자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문준기: 나혼렙이란 IP는 현재 드래곤볼이나 원피스처럼 글로벌적으로 확장되고 누구나 아는 IP가 되는 과정에 있다. 그 과정에서 넷마블은 게임이란 부분을 통해 IP의 발전 과정에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카르마가 보다 글로벌에서 나혼렙 IP 팬들에게 재밌는 게임이자 원래 게임을 즐기지 않았던 유저들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에서도 큰 성공을 이뤄낼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권도형: 프로젝트를 진행할때 가장 큰 과제가 수동조작이었다. 모바일 플랫폼이다보니 조작에 대한 불편함 및 오래 플레이하는데 수동조작이 해나갈 수 있는 영역일지 고민이 많았다. 그럼에도 로그라이트 요소와 액션 게임이란 장르가 재밌는 콘텐츠로 만들어지려면 수동조작의 재미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다. 수동조작이란 어려운 과제를 잘 풀어나가려 하는 만큼, 재밌게 만들어서 출시 때 좋은 게임을 선보이도록 하겠다.

2025.11.14 11:27

7분 소요
봉화, 자연의 시간에서 도시의 다른 가능성을 보다[김현아의 시티라이프]

전문가 칼럼

서울은 너무 완벽하다. 거대한 시스템이 매일 같은 속도로 회전하고, 정책의 나침반도, 언론의 헤드라인도 언제나 그곳을 향한다. 모든 데이터와 인덱스, 정부의 평가 기준조차 서울을 표준(Standard)으로 삼는다. R&D 투자, 고급 일자리, GTX와 같은 거대 교통 인프라는 오직 서울의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되며, 대한민국의 모든 자원을 빨아들이는 거대한 중력이 된다.도시는 효율적으로 진화했지만, 그 속도는 인간의 숨결보다 빠르다. 거리에선 경쟁이 일상이 되고, 집은 자산이 됐으며, 시간은 통화처럼 거래된다. 나는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평생 서울 중심의 도시정책과 부동산 정책을 설계하고 자문해왔다. 효율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데 일조했던 것이다. 아니 많은 전문가들이 나와같은 일들을 해왔다. 우리가 해오던 '효율적인' 주택 공급 정책과 '빠른' 도시계획이, 결국 천정부지로 솟은 서울의 집값과 그 눈부신 성장의 그림자 뒤로 텅 비어가는 지방의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는 이 '완벽한 시스템'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모든 답이 서울에 있다는 그 믿음이 오히려 수도권 집중 심화, 일극화, 지방소멸을 가속시키고 있었다. 나는 다른 답을 찾기위해 요즘 지방 도시들을 직접 방문하고 있다. 자료나 통계가 아닌 도시가 어떻게 작동하고 멈추는지를 그리고 한 도시의 속도를 직접 체험해 보기 위해서다. 103개의 정자, 봉화의 시간첫번째 소개할 도시는 경북 봉화군이다. 이쯤이면 송이버섯 축제를 떠올릴 이곳 봉화에서 나는 엄청난 도시의 기록과 시간을 경험했다. 이 도시는 다른 리듬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도로는 한산했고, 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정말 조용했다. 상가는 이른 저녁이면 문을 닫고 북적이는 인파를 만나기는 쉽지 않았지만 그 고요함 속에서 나는 서울과는 다른 밀도를 느꼈다. 서울의 시간이 '거래'와 '소비', '경쟁'으로 촘촘히 채워져 있다면, 봉화의 시간은 '자연의 순환'과 '사계의 흐름'으로 채워져 있었다. 봉화의 ‘정자문화생활관’은 이 도시의 정체성을 가장 명확히 보여주는 장소였다. 현지인에게 들으니 전국의 정자가 약 600여 개인데, 그 중 103개의 누정(樓亭)이 봉화에 있다고 했다. 하나의 군 단위 지역에 이 정도의 밀도라면, 단순히 유적의 숫자가 아니라 삶의 태도가 공간에 새겨진 결과다. 생활관 마당에는 다섯 채의 정자가 복원돼 있었다. ‘정자’란 단순히 풍류를 즐기던 공간이 아니다. 그곳은 학문이 논의되고, 풍경이 철학이 되던 자리였다. 나는 문득 서울의 공간들을 떠올렸다. 서울의 카페가 '네트워킹'과 '정보 교환'을 위한 공간이고, 고층 빌딩의 회의실이 '성과'와 '결과'를 내기 위한 공간이라면, 봉화의 정자는 아무런 목적 없이 '그냥 머무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시간은 효율로 측정되지 않고, 그저 존재함으로 완성되는 것 같았다. 문뜩 이 너른 마당에서 요가나 명상 같은 프로그램이 열린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했다. 그건 단지 체험행사가 아니라 ‘머무름’의 가치를 다시 인식하는 일이 될 것이다.봉화가 품은 시간의 결은 단순히 자연 속에 '머무름'에만 있지 않았다. 나는 닭실마을의 충효당(忠孝堂)과 그 앞에 선 낯선 이국의 동상을 마주했다. 이 동상은 놀랍게도 베트남 리 왕조의 시조인 '리 태조(Lý Thái Tổ)'였다. 800여 년 전, 왕조의 멸망을 피해 바다를 건넌 그의 후손(화산 이씨)이 머나먼 이곳 봉화에 정착했다. 그리고 이들은 망국의 후손으로 숨어 지낸 것이 아니라, 이 땅의 역사가 되었다. 충효당의 기둥에서 나는 7대손 이장발(李長發) 장군이 임진왜란을 맞아 남긴 시를 보았다. 스무 살의 청년은 충주 탄금대에서 자신들의 새 조국(朝鮮)을 위해 싸우다 장렬히 전사했다. 모든 것을 효율과 개발의 논리로 덮어버리고 과거를 쉽게 지우는 서울의 시간 속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수백 년을 이어온 '기억'과 '연대', '충효'의 시간이 이 조용한 고을의 또 다른 밀도를 증명하고 있었다.'낙후'라는 편견, '느림'이라는 자산봉화의 면적은 약 1,202㎢로 서울(약 605㎢)의 두 배에 달하지만, 인구는 2만8000여명(2024년 기준) 남짓이다. 서울의 한 개 동(洞) 인구와 비슷하다. 그나마 83%가 임야이다. 효율의 기준으로는 낙후지만, 삶의 밀도로 보면 가장 인간적인 도시였다. 우리는 너무나 쉽게 '낙후', '쇠퇴', '소멸'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그 단어들은 '서울 중심의 효율성'이라는 단 하나의 잣대로 지방을 재단하는 편견의 언어다. 봉화의 '느림(Slowness)'은 실패의 증거가 아니라, 서울과 같은 거대 도시가 잃어버린 가장 중요한 '자원(Resource)'이다. 봉화에 닿기 전, 영주와 안동을 거쳤다. 영주는 한때 중앙선과 영동선이 교차하며 사람과 물자가 들끓던 '철의 도시'였다. 안동은 경북 북부의 행정과 문화를 아우르던 '중심'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 도시들에서 본 것은 '단절'과 '고립'의 흔적이었다. 수도권이 거미줄 같은 교통망(GTX 등)과 자본으로 서로 '연결'되며 거대한 시너지를 내는 동안, 지방은 서울로 향하는 '빨대(KTX, SRT)'만 꽂힌 채 지역 간의 수평적 연결은 쇠퇴했다. KTX가 서울-안동을 직선으로 연결하는 동안, 이 도시들 사이를 잇던 모세혈관 같은 지역 내 연결망은 오히려 끊어지고 말았다. 이 '연결의 상실'이야말로 내가 목격한 지방 문제의 또 다른 본질이다. 나는 지방의 소멸을 애도하지 않는다. 대신 그 다른 시간을 기록하려고 한다. 이번 ‘지방의 시간을 기록한다’ 첫 번째 여정은 봉화의 '정자'에서 '머무름의 철학'을 발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앞서 스쳐 지나간 영주와 안동의 풍경에서 보았듯, 지방의 문제는 단순히 '느림'의 찬미로 끝나지 않는다. 수도권이 거대한 '연결'의 힘으로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동안, 지방은 왜 '단절'되고 '고립'되었는가? 이 연결의 상실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이어가고자 한다.(다음편에 계속)

2025.11.09 15:00

4분 소요
사모펀드 논란의 20년…‘효율과 먹튀’ 사이

정책이슈

2000년대 이후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 PEF)는 불황기마다 ‘구원투수’와 ‘약탈자’라는 두 얼굴로 등장했다. 부실기업과 비효율적인 산업에 자본을 공급하고 정상화를 이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동시에 단기 수익에 치중해 이익을 극대화하고 떠나는 ‘먹튀 자본’의 상징으로 비판받기도 했다.‘먹튀자본’ 논란의 시작, 론스타 외환은행 인수이 논란의 시작점은 2003년 글로벌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는 한국의 외환위기 이후 부실해진 외환은행을 1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9년 뒤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면서 약 4조원의 차익을 남겼다. 당시 금융당국은 부실기업 정리와 외자 유치를 이유로 인수를 승인했지만, 일각에서는 “국부(國富)를 헐값에 넘겼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론스타는 인수 직후 자산을 매각하고 배당으로 대규모 현금을 회수했다. 이후 한국 정부의 매각 승인 지연을 문제 삼아 국제중재소송(ICSID)을 제기했고, 2022년 일부 승소했다. 이 사건은 한국 사회에서 ‘사모펀드=단기차익 자본’이라는 이미지를 굳히는 계기가 됐다.호주계 맥쿼리그룹은 2002년 한국에 진출해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MKIF·맥쿼리)’를 설립했다. 인천공항고속도로, 인천대교, 서울~춘천고속도로, 부산신항 등 20여 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투자하며 인프라금융의 새 장을 열었다.민간자본이 공공 인프라를 처음 운영한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시도로 평가됐고, 공공 재정이 감당하지 못한 영역을 보완했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2007년 이후 ‘최소수입보장제도(MRG)’를 통한 과도한 수익보장 구조가 문제로 떠올랐다. 국회나 언론은 “맥쿼리가 정부 보조금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장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금으로 배당을 챙긴다”는 여론도 거세졌다. 고속도로 통행료 인상으로 서민 부담이 커졌고, 배당금 해외 송금 논란까지 겹치며 ‘먹튀자본’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당시 국내 건설사 및 금융사들은 MRG제도를 계약에 반영해 민자사업을 적극 추진했다. MRG제도의 경우 MKIF가 설립된 2002년보다 이전인 1998년 민간투자법을 개정해 이미 도입된 바 있다.MKIF는 이미 계약서에 MRG제도가 반영 및 포함된 민자사업 지분을 국내 건설사로부터 매입한 것이다. 이에 과도한 수익보장이라는 비판이 다소 억울할 수 있다. MKIF 측 관계자는 “MKIF는 공모펀드로 자본시장법이 규정한 공시를 통해 투자 상황이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줘 있는데 마치 MKIF가 민자사업을 주도하고 부작용을 유발했다는 얘기는 사실과 다르다”며 “고속도로 통행료 역시 민자사업을 위한 실시협약(계약) 체결시 이미 향후 30년의 통행료를 미리 반영하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바 통행료 인상에 MKIF가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설명했다.국내 최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와 매각 논란은 ‘제도의 허점’과 ‘시장 개척’이 공존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약 7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자금의 상당 부분은 차입(레버리지드 바이아웃)으로 조달됐다. 이런 인수 방식은 자기자본 투입을 최소화하고 단기간에 수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구조다. 실제 홈플러스는 대형 점포 부지를 매각하고 리스백(재임차) 형태로 현금을 확보했다. 이 구조는 단기적으로 재무제표를 개선시켰지만 장기적으로 부채와 임차료 부담을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 유통망 축소와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어지자 “사모펀드의 단기 수익형 구조조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홈플러스는 2025년 회생 절차에 돌입했고, MBK는 공식 사과문을 냈다. 그러나 노후 점포 리뉴얼과 일부 유통망 효율화를 통해 단기 경쟁력을 높였다는 긍정적 평가도 존재한다. 전혀 다른 결과, 홈플러스·남양유업 인수한앤컴퍼니의 남양유업 인수는 오너리스크를 해소한 대표적 사례다. 2021년 5월, 한앤컴퍼니는 남양유업의 지분 52.6%를 인수하기로 했다. 당시 남양유업은 최대주주 일가의 사회적 논란으로 신뢰를 잃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홍원식 회장 측은 계약 이후 매각 절차를 지연하다 돌연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한앤코 측은 “남양유업이 계약서에 없는 추가조건을 요구했다”고 주장했고, 소송으로 번진 이 사건은 2024년 대법원이 한앤코의 손을 들어주며 마무리됐다. 남양유업은 오너 일가의 지배를 벗어나 새 경영체제로 전환됐다. 사모펀드와 오너 간 갈등이 있었지만, ‘도덕적 리스크를 청산하는 자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기록된다.이들 사례를 관통하는 공통점은 ‘단기 수익 추구’와 ‘지배구조 개선’이 교차하는 지점에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충돌과 논란이 오히려 한국 자본시장 제도를 성숙시켰다고 평가한다. 정부는 레버리지 한도를 낮추고, 인수기업의 경영정보 공시를 강화하고 있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는 ESG 기준을 통해 ‘책임 있는 자본’만을 선별하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제 사모펀드는 예전처럼 보이지 않는 자본이 아니다. 효율성과 이익뿐 아니라 브랜드 신뢰, 사회적 책임이 함께 평가받는 시대가 됐다”며 “앞으로는 장기적 시각에서 기업을 살리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정착시키는 다양한 사모펀드 모델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11.03 07:00

4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