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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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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참-이도-NH투자증권-한강에셋, 미국내 인프라 투자 및 운영 협력 MOU

산업 일반

트럼프 2기 노후화된 인프라에 대한 대대적 개선이 핵심 공약인 가운데 미국의 인프라 분야에 대한 한국의 투자 및 운영 정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이하 암참)와 관련 분야 국내 기업들이 협력에 나선다.암참과 국내 민자도로 통합운영관리 업계 1위 ㈜이도, 국내 5대 증권사인 NH투자증권, 인프라 및 부동산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인 한강에셋자산운용㈜는 미국 인프라 분야 투자 및 운영 정착 지원을 위한 4자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이번 협약은 미국의 도로, 터널, 교량, 발전시설 등 인프라 분야의 투자 및 운영 진출을 위해 한국 기업의 역할을 모색하고, 안정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추진됐다. 한국 기업의 미국 내 진출 확대를 장려하는 암참의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캠페인을 지원함으로써 한미 협력 강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다.현재 미국 인프라 시장은 높은 진입 장벽으로 투자와 운영 참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암참은 이도, NH투자증권, 한강에셋 등 한국 기업이 진입 장벽을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미국 인프라 시장에 진출하고 연착륙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암참, 이도, NH투자증권, 한강에셋은 미국 연방정부, 주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는 인프라 프로젝트에서 연기금과 국내 금융 기관 등 한국 기업의 투자 및 운영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또한, 암참은 이도 및 NH투자증권, 한강에셋을 비롯해 한국 기업들이 미국 주요 인프라 기업과의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K-도어낙 (K-Doorknock)’ 프로그램을 활용해 미국 인프라 정책 결정권자들과 직접 협력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이런 가운데 미국 뉴욕 법인을 활용한 한강에셋자산운용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강에셋은 그동안 해외투자의 경우 미국 및 유럽 등 부동산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이번 협약으로 도로, 항만, 발전시설 및 신재생에너지 등 인프라 분야의 해외 투자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현재 한강에셋은 약정기준 AUM이 약 5조 원에 달하며, 최대주주이자 창업가는 최정훈 이도 대표이사이다. 최정훈 ㈜이도 대표이사는 “당사는 암참과 이번 협약을 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국내 투자 금융 기관의 미국 인프라 분야 진출에 기여하는 교두보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김 암참 회장은“이번 파트너십은 한국 기업들의 미국 인프라 시장 진출을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양국 간 무역과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일자리 창출과 혁신,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히며 “암참은 한·미 경제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 이라고 덧붙였다.

2025.03.14 08:46

2분 소요
맘스터치, 日 맘세권 본격 확대...올해 30개 가맹점 개설

유통

맘스터치가 새해부터 본격적인 일본 본토 ‘맘세권’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토종 버거·치킨 브랜드 맘스터치는 지난 7일 일본 법인인 ‘맘스터치 재팬’과 현지 기업 ‘도어스’(Doors)가 프랜차이즈 가맹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계약 파트너사인 ‘도어스’는 1929년 설립돼 외식을 비롯한 에스테틱·리조트·공공 인프라 유지보수 등 폭넓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현지 기업이다.해당 기업은 일본 이와테 현에서 한국식 비비큐를 중심으로 한 한식 레스토랑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등 한국 외식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맘스터치는 도어스가 현지 첫 가맹 매장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는 파트너라고 판단했다.맘스터치는 지난해 4월 첫 해외 직영점 ‘시부야 맘스터치’를 오픈하며 일본 진출을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해당 매장은 9개월간 꾸준히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토대로 맘스터치는 현지 복수의 기업과 프랜차이즈 법인 가맹 계약에 대한 협의를 마친 상태다.맘스터치는 올해 상반기까지 하라주쿠·신주쿠·이케부쿠로 등 일본 도쿄도 내 핵심상권에 우선적으로 가맹 점포를 오픈할 계획이다. 올해 연말까지는 총 30개 가맹점을 개설하는 것이 목표다.맘스터치 관계자는 “지난해 ‘시부야 맘스터치’의 성공적인 오픈과 운영을 통해 치열한 일본 외식 시장 내에 빠르게 안착했다”며 “올해는 본격적인 가맹사업 통해 성과가 가시화되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어 “일본 현지 기업들의 비즈니스 정서와 사업 진출 속도를 감안해 현지 시장에 최적화된 맞춤형 출점 전략을 구사 중이며, 마스터프랜차이즈(MF)와 조인트벤처(JV)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5.01.08 17:54

2분 소요
MZ세대 관심사 된 사모펀드…금투협, 대학생 대상 사모펀드 콘서트 성료

증권 일반

금융투자협회는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 불스홀에서 제5회 사모펀드 콘서트를 개최했다고 5일 밝혔다. 사모펀드 콘서트는 금투협이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사모펀드 시장 전반에 대한 진로탐색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개최하는 행사다. 2017년을 시작으로 올해 5회째를 맞이했다. 이번 행사에는 서울 뿐만 아니라 경기, 부산, 경남, 경북, 강원 등지에서 약 200여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특히 올해는 참가 신청 접수를 받은 지난달 9일 접수 시작과 동시에 마감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총 70명의 참가자들에겐 강연자 소속 회사를 직접 방문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다. 이날 강연자로는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 박경배 마스턴투자운용 전무, 손진영 케이디비인프라자산운용 본부장, 최준철 브이아이피자산운용 대표가 참여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이창환 대표는 ‘창업 스토리 및 펀드 운용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대표 본인이 골드만삭스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에서 근무한 경험과 2021년 얼라인파트너스 창업 스토리, 주주행동주의 전략 등을 전했다. 박경배 전무는 ‘부동산펀드 운용전략’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회계법인 및 부동산신탁사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마스턴투자운용 국내부문 투자운용3본부장를 맡아 부동산펀드 투자를 담당하고 있는 박 전무는 부동산펀드 운용전략 및 부동산펀드매니저가 되기 위한 필수 역량에 대해 설명했다.손진영 케이디비인프라자산운용 본부장은 ‘특별자산펀드 운용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회계법인 및 일반 기업체 근무 경험이 있는 손 본부장은 전통자산 외에도 최근 글로벌 ESG 경영 확대 추세에 따라 친환경․신재생 등의 투자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대학생들도 특별자산펀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운용전략 전반에 대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했다.마지막으로 최준철 브이아이피자산운용 대표는 ‘창업스토리 및 가치투자 실행법’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최 대표는 본인이 주식동아리에 소속된 대학생 신분으로 투자회사를 설립하게 된 스토리를 공유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창업 의욕을 고취하고, 27년간 투자 노하우와 함께 가치투자 실행에 필요한 사항에 대하여 설명했다.이번 행사를 주최한 이창화 금투협 전무는 “사모펀드 산업에 대한 학생들의 높은 관심과 호응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앞으로 사모펀드에 대한 올바른 인식 제고를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3.07.05 14:10

2분 소요
한강에셋자산운용, 신임 인프라부문 대표이사에 손진 부사장 선임

부동산 일반

부동산과 인프라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인 한강에셋자산운용이 인프라부문 대표이사를 새롭게 선임했다.한강에셋자산운용은 인프라부문 대표이사로 손진 인프라투자부문 부사장을 승진 발령했다고 26일 밝혔다. 손진 신임 대표이사의 취임 일자는 내달 1일이다. 이로 인해 한강에셋자산운용은 부동산부문의 김광현 대표이사와 신임 손진 인프라부문 대표이사의 각자 대표체체로 운영한다.손진 신임 대표는 우리은행 사회간접자본(SOC)팀장 재직시 민자도로, 환경사업 등 다수의 굵직한 SOC 프로젝트 금융 주선을 성공시킨 인프라투자운용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15년 한강에셋자산운용 창립멤버로 합류해 인프라부문의 성장을 이끌었으며, 한강에셋이 중견 운용사로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업계의 평가를 받고 있다. 손진 신임대표는 “민투법에 의한 SOC사업,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민간 폐기물처리시설 등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의 금융 조달을 통해 당사가 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초기 1호 펀드 론칭할 때 초심을 잃지 않고, 그동안 업계에서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전문가를 영입해 딜 소싱(Deal sourcing) 네트워크를 한층 더 다양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강에셋자산운용은 2016년 2월 자산운용업으로 등록한 후 인프라부문과 부동산부문을 특화해 현재 약정 기준 약 5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한강에셋자산운용의 최대주주는 최정훈 경영협의회 의장이다. 그는 밸류업 플랫폼 기업 이도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2023.04.26 14:11

1분 소요
FEATURES MEDIA - 여야 국회의원의 ‘비무장 예능’

정책이슈

여야 국회의원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9월 16일 밤 11시 첫 방송을 시작한 JTBC 새 예능프로그램 ‘적과의 동침’에서다. ‘적과의 동침’은 여야를 대표한 국회의원 8명이 짝을 지어 물가와 역사, 민심과 유행 등에 대한 퀴즈를 푸는 프로그램이다. 진행은 JTBC 인기 예능프로그램 ‘썰전’으로 ‘정치 전문 예능인’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방송인 김구라와 정치인에서 방송으로 복귀한 유정현 전 국회의원이 맡았다.방송을 앞둔 9월 9일,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MC 김구라·유정현을 비롯해 김영환 민주당 의원,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과 연출을 맡은 여운혁 프로듀서(PD), 방현영 PD가 참석했다. 김구라는 “강용석·이철희와 함께 ‘썰전’에 출연하며 정치인들의 재미있는 모습을 발견했다”며 “근엄한 이미지 뒤에 숨겨진 정치인 본연의 모습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잘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국회의원직에서 물려난 후 1년여 만에 방송 활동을 시작한 유정현은 “국회의원을 하면서 잘하든 못하든 욕을 많이 먹었다”며 “국회의사당에서보다 즐겁고, 행복한 얼굴로 의원들을 만나게 돼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정치퀴즈 토크쇼’를 표방하는 이 프로그램은 퀴즈와 토크를 통해 그동안 공개된 적없던 정치인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국민에게 욕 먹기 일쑤인 정치인들이 직접 민심과 소통할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연출을 맡은 여운혁 PD는 ‘남자셋 여자셋’ ‘강호동의 천생연분’ ‘느낌표’ ‘일요일 일요일 밤에’ ‘황금어장-무릎팍도사·라디오스타’ 등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을 기획·제작했다.JTBC ‘닥터의 승부’ ‘신화방송’ ‘썰전’ 등이 모두 여 PD의 작품이다. 여운혁 PD는 “정치인들이 대부분 나와 비슷한 또래인데 만나보면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갑옷과 총을 내려놓고, 벌거벗은 정치인의 모습을 시청자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시민 구성원으로서의 국회의원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세부 코너로는 설문조사를 토대로 민심을 살펴보는 ‘민심 퀴즈쇼 왕정치’, 국회의원들의 최신 키워드 섭렵 여부를 알아보는 ‘정치 백치 스피드 퀴즈’ 그리고 ‘여의도 먹방-권력의 맛’ 등 총 세 가지다. 공동 연출을 맡은 방현영 PD는 프로그램의 포맷을 퀴즈쇼로 정한 것에 대해 “퀴즈라는 형식을 했더니 경쟁심과 승부욕이 묻어나는 부분이 곳곳에 있다”며 “분위기는 화기애애하지만 그 안에는 여야간의 대립 또한 묻어난다”고 전했다.국회의원 출연진도 흥미롭다. 새누리당 김용태·박민식·김성태·남경필 의원과 민주당 김영환·민병두·우윤근·이언주 의원이 출연한다. 퀴즈쇼에서는 새누리당 의원 1명과 민주당 의원 1명이 한 팀을 이룬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정치는 국민 생활 속에 살아 숨쉬는 것인데 현재 국민과 국회의원 간 거리가 가깝지 않다”며 “정치인이기 전에 인간 김성태의 모습을 보여주며 (국민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김영환 민주당 의원 역시 “예능을 보는 사람과 정치에 관심있는 사람 모두 같은 국민인데 왜 예능인을 보면서는 즐거워하고, 정치인을 보면 욕을 할까 생각해봤다”며 “예능 프로그램에서 국민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서) 예능 출연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많았지만 비판 받을 건 받고, 문제점은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이날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과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한 팀으로 출연하는 장면이 나와 화제를 모았다.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서도 인터뷰 섭외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김무성 의원의 경우 유정현 MC의 공이 컸다는 후문이다. 김구라는 “녹화 현장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며 “박지원 의원은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좌중을 들었다 놨다 했다”고 말했다.연예인 패널도 함께 출연해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한층 더 띄울 예정이다. 1회 방송에서는 정한용·조형기·김흥국·손진영이 출연했다. 제작진은 “2회 방송에선 방송인으로 활약 중인 강용석 변호사가 패널로 합류해 현역 의원들이 진땀을 뺏다”고 말했다. 이날 제작진은 어려운 시기에 정치인들을 필요 이상으로 미화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여운혁 PD는 이에 대해 “예능 프로그램 특성상 미화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며 “다만 우리가 단점은 커버할 수 있어도 장점을 만들어 줄 수는 없다. 우린 기회의 장을 열어 줄 뿐, 결과는 본인의 책임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프로그램을 통해 60년간 다퉈온 여야가 한몸이 될 수 있다는 것은 건방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스타 정치인을 만들려는 목적이 아니라 국회의원들이 어떤 사람이고 무슨일을 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면에서 낙선한 후보들이나 전직 국회의원들도 섭외할 예정이다.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정책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간접적으로 보여줄 것이다.”

2013.10.01 14:34

3분 소요
Media - 여야 국회의원의 ‘비무장 예능’

정책이슈

현역 의원 출연해 물가·민심 등에 대한 퀴즈쇼 … 김구라·유정현 MC 여야 국회의원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9월 16일 밤 11시 첫 방송을 앞둔 JTBC 새 예능프로그램 ‘적과의 동침’에서다. ‘적과의 동침’은 여야를 대표한 국회의원 8명이 짝을 지어 물가와 역사, 민심과 유행 등에 대한 퀴즈를 푸는 프로그램이다. 진행은 JTBC 인기 예능프로그램 ‘썰전’으로 ‘정치 전문 예능인’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김구라와 정치인에서 방송으로 복귀한 유정현이 맡았다.방송을 앞둔 9월 9일,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MC 김구라·유정현을 비롯해 김영환 민주당 의원,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과 연출을 맡은 여운혁 책임 프로듀서(CP), 방현영 프로듀서(PD)가 참석했다. 김구라는 “강용석·이철희와 함께 ‘썰전’에 출연하며 정치인들의 재미있는 모습을 발견했다”며 “근엄한 이미지 뒤에 숨겨진 정치인 본연의 모습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잘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난 후 1년여 만에 방송 활동을 시작한 유정현은 “국회의원을 하면서 잘하든 못하든 욕을 많이 먹었다”며 “국회의사당에서보다 즐겁고, 행복한 얼굴로 의원들을 만나게 돼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정치퀴즈 토크쇼’를 표방하는 이 프로그램은 퀴즈와 토크를 통해 그동안 공개된 적 없던 정치인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국민에게 욕먹기 일쑤인 정치인들이 직접 민심과 소통할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연출을 맡은 여운혁 CP는 ‘남자셋 여자셋’ ‘강호동의 천생연분’ ‘느낌표’ ‘일요일 일요일 밤에’ ‘황금어장-무릎팍도사·라디오스타’ 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기획·제작했다.JTBC ‘닥터의 승부’ ‘신화방송’ ‘썰전’ 등도 여 CP의 작품이다. 여운혁 CP는 “정치인들이 대부분 나와 비슷한 또래인데 만나보면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갑옷과 총을 내려놓고, 벌거벗은 정치인의 모습을 시청자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시민 구성원으로서의 국회의원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세부 코너로는 설문조사를 토대로 민심을 살펴보는 ‘민심 퀴즈쇼 왕정치’, 국회의원들의 최신 키워드 섭렵 여부를 알아보는 ‘정치 백치 스피드 퀴즈’ 그리고 ‘여의도 먹방-권력의 맛’ 등 총 세 가지다. 공동 연출을 맡은 방현영 PD는 프로그램의 포맷을 퀴즈쇼로 정한 것에 대해 “퀴즈라는 형식을 취했더니 경쟁심과 승부욕이 잘 드러났다”며 “분위기가 화기애애한 가운데 여야간의 대립 또한 묻어난다”고 전했다.국회의원 출연진도 흥미롭다. 새누리당 김용태·박민식·김성태·남경필 의원과 민주당 김영환·민병두·우윤근·이언주 의원이 출연한다. 퀴즈쇼에서는 새누리당 의원 1명과 민주당 의원 1명이 한 팀을 이룬다.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정치는 국민 생활 속에 살아 숨쉬는 것인데 현재 국민과 국회의원 간 거리가 가깝지 않다”며 “정치인이기 전에 인간 김성태의 모습을 보여주며 (국민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영환 민주당 의원 역시 “같은 국민인데 왜 예능인을 보면서 즐거워하고, 정치인을 보면 욕을 할까 생각해봤다”며 “예능 프로그램에서 국민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이날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과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한 팀으로 출연하는 장면이 나와 화제를 모았다.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서도 인터뷰 섭외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김무성 의원의 경우 유정현 MC의 공이 컸다는 후문이다. 김구라는 “녹화 현장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며 “박지원 의원은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좌중을 들었다 놨다 했다”고 말했다.연예인 패널도 함께 출연해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한층 더 띄울 예정이다. 1회 방송에서는 정한용·조형기·김흥국·손진영이 출연했다. 제작진은 민감한 시기에 정치인들을 필요 이상으로 미화시키려는 의도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다고 했다.여운혁 CP는 이에 대해 “예능 프로그램 특성상 미화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며 “다만 우리가 단점은 커버할 수 있어도 장점을 만들어 줄 수는 없다. 우린 기회의 장을 열어 줄 뿐, 결과는 본인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60년간 다퉈 온 여야가 프로그램을 통해 한 몸이 될 수 있다는 것은 건방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스타 정치인을 만들려는 목적이 아니라 국회의원들이 어떤 사람이고 무슨 일을 하는지 국민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낙선 후보 등 전직 국회의원들도 섭외할 예정이다.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국가정책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간접적으로 보여줄 것이다.”

2013.09.25 15:21

3분 소요
[스마트 교육혁명] 스마트폰 교과서를 집어삼키나?

IT 일반

e러닝(전자 학습)보다 진화하고 m러닝(모바일 학습)보다 똑똑한 ‘스마트러닝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기존 e러닝 콘텐트가 빠르게 스마트 기기로 옮겨가고 있다. 통신회사, 스마트 기기 제조업체, 출판사, 온·오프라인 교육업체 할 것 없이 ‘스마트러닝’ 시장을 겨냥한 콘텐트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정부는 ‘종이 교과서 없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정책을 내놨다. ‘스마트 교육혁명’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다.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제 막 시작된 스마트러닝 시장이 중·고등학생용 동영상 강의가 잠식해 버린 e러닝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 나온다. 스마트러닝 시장 현황과 전망, 관련 업계의 움직임을 취재했다. 스마트러닝 시장에 일찌감치 뛰어든 최봉수 웅진씽크빅 대표를 만나 전략과 전망을 들어봤다.# 서울 대치동 학원가의 유명 강사였던 장정호씨는 2000년 e러닝업체 ‘교육지대’를 세웠다. 메가스터디보다 1년 빨리 설립됐다. 핵심 콘텐트는 초등학교 6000곳, 중·고등학교 3000곳의 기출문제를 분석한 ‘족보닷컴’이었다.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해마다 신규회원이 25만 명씩 늘었다. 교육지대의 콘텐트도 날로 증가했다. 2007년에는 동영상 강의도 시작했다. 교육지대는 e러닝 업체 가운데 가장 성공한 곳으로 평가 받는다. 회원은 현재 170여만 명으로 시험전문 e러닝 업계 1위다. 지난해 매출은 112억원을 올렸다.e러닝에서 스마트러닝으로다른 환경과 맞닥뜨렸다. 스마트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학생을 잡으려면 변화가 필요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1월 LG유플러스의 자회사인 DMI(데이콤멀티미디어인터넷)와 공동으로 ‘천리안 족보’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시장반응을 살폈다. 천리안족보는 족보닷컴을 스마트폰에 옮겨 놓은 앱이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올 4월에는 공부에 게임을 결합한 ‘전국 1등’ 앱을 출시했다. 올 6월 현재 1370명이 다운로드했고, T스토어(SKT)에서 47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레마켓(KT)에서도 3300건이 다운로드됐다.하지만 교육지대는 이를 완전한 스마트러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은 e러닝을 스마트폰에 접목한 것에 불과하다”는 게 장 대표의 설명이다. 그가 생각하는 진짜 스마트러닝은 ‘맞춤형 기능’이 있어야 한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개별 학생에게 걸맞은 교육 콘텐트를 제공해야 한다는 얘기다. 교육지대 장정윤 주임은 “SK텔레콤과 공동개발하고 있는 개인 맞춤형 교육 앱이 올 10월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시장 폭발이 전환점숙제는 또 있다. 생방송 강의가 가능한 콘텐트와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다. 김형기 팀장은 “e러닝 업체들이 내놓는 앱에는 녹화된 강의가 들어 있다”며 “이를 생방송 강의로 전환하지 않으면 기존 e러닝과 다를 게 없고 PMP(휴대용 멀티미디어 재생장치)에 제공되는 교육 콘텐트와 차별화도 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맞춤형 앱, 생방송 강의가 담긴 앱이 출시되면 스마트러닝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며 “누가 먼저 이런 기능이 담긴 앱을 개발하느냐에 따라 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 김희정 중등사업팀장은 “현재의 스마트러닝은 기존 e러닝이나 PMP에서 제공되던 콘텐트”라며 “스마트러닝 시대를 열려면 교육용 앱을 다운로드하면 소셜네트워크까지 가능하다는 걸 학생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e러닝에서 스마트러닝 회사로 변신을 시도하는 교육지대는 스마트러닝 시장의 현황과 전망, 그리고 고민과 대안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스마트러닝은 아직 백과사전에도 오르지 않은 신조어다. 외국에서도 쓰지 않는다. 모바일 기기를 기반으로 하는 m러닝, 언제 어디서든 학습할 수 있다는 U러닝(유비쿼터스 학습)과도 개념이 다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스마트형 기기를 기반으로 교육 콘텐트를 활용한다는 것이 가장 쉽고 일반적인 해석이다.스마트러닝은 스마트폰과 떼려야 뗄 수 없다. 2009년 애플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한 후 스마트폰 시장은 업계와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2009년 말 80만 명이었던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는 올 3월 말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말이면 2000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아이패드·갤럭시탭 등 태블릿PC도 불티나게 팔린다. 시장조사 회사인 로아그룹은 지난해 40만 대 규모였던 국내 태블릿PC 시장은 올해 120만 대, 내년에는 300만 대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관련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최소 200만 대 이상 팔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스마트폰의 대중화, 태블릿PC의 인기는 자연스럽게 스마트러닝 시장 개화로 이어졌다. 지난해부터 통신회사, 온·오프라인 교육 업체를 중심으로 꿈틀대던 스마트러닝 시장은 올 들어 관련 뉴스가 봇물 터지듯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올 초 ‘스마트러닝 세계 4대 강국’을 천명하며 연이어 내놓은 지원책도 시장을 달구는 데 한몫했다.새로운 시장 가능성이 보이자 이동통신 회사, 스마트 기기 제조회사, e러닝 업계, 온·오프라인 겸영 학원, 영어 학원, 교육 관련 출판업체, 관련 벤처기업 등은 일제히 스마트러닝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특히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회사의 잰걸음이 돋보인다. 이통 3사는 지난해부터 대학가를 중심으로 스마트 캠퍼스 구축 경쟁을 벌여왔다. 스마트 캠퍼스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수강신청, 강의자료 다운로드, 리포트 제출 등을 할 수 있는 학사 관리 시스템이다. 인프라뿐 아니라 콘텐트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동통신사와 교육 관련 업체 간 합종연횡이다. 스마트러닝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은 이동통신사와 온·오프라인 교육업체 간 이해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SK텔레콤은 지난해 말부터 청담러닝, 대교, YMB시사, 에듀윌, 대성학원, 비상교육, 천재교육 등 교육업체와 스마트러닝 콘텐트 추진 협약을 맺어왔다. 이와 관련, SK텔레콤은 올 7월부터 스마트러닝 전용 플랫폼을 만들어 직접 콘텐트를 서비스한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 측은 “유아, 초·중·고생, 대학생, 성인에게는 다양한 교육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통신-교육업체 합종연횡KT 역시 정철연구소, 정상JLS, 교원 등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스마트러닝 콘텐트 제공에 나섰다. 이 회사 역시 스마트러닝 플랫폼을 구축해 스마트폰, 태블릿PC, IPTV(인터넷TV) 등 단말기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콘텐트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 회사의 앱 장터인 올레마켓에는 이미 800여 종의 어학 관련 앱이 등록돼 있다. 지난 3월에는 EBS와 함께 EBSi의 동영상 강의를 아이폰을 통해 서비스하는 제휴를 맺었다.LG유플러스는 올 초 서울시교육청과 ‘미래학교 구축’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맺었다. LG유플러스는 서울시교육청 산하 초·중·고 및 유치원 소속 8만여 명의 교직원에게 스마트폰을 보급해 스마트러닝 콘텐트와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에듀앱스라는 교육 전용 콘텐트 장터를 개설하고 ‘에듀탭’이라는 스마트러닝 전용 단말기를 출시한 바 있다.온·오프라인 교육업체는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교육시장의 선점 효과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천재교육, 대교, 웅진씽크빅 등 온·오프라인 교육업체는 기존 콘텐트를 스마트러닝에 맞게 변환하고 여기에 스마트형 기기의 다양한 기능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했거나 곧 선보일 예정이다. JC정철, 민병철영어학원 등 영어 전문 학원들 역시 대부분 스마트폰용 어학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한 상태다. 메가스터디, 비상교육, 헤피에듀, 하이퍼센트 등 e러닝 전문업체들 역시 언제 어디서나 동영상 강의 시청이 가능하고 학생과 강사 간 쌍방향 수업이 가능한 스마트러닝 전용 서비스를 내놨다.이런 가운데 정부의 스마트러닝 시장 육성정책이 시장 형성과 성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6월 29일 “2015년까지 약 2조2000억원을 투자해 초·중·고 서책 교과서를 디지털 교과서로 바꾼다”는 내용을 담은 ‘스마트교육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발표안에 따르면 정부는 2015년까지 전국 모든 초·중·고 학생·교사에게 태블릿PC를 공급하고 가상공간에 서버를 두고 언제든 콘텐트와 소프트웨어를 꺼내 쓸 수 있는 클라우딩 컴퓨팅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기존 공교육 교과서 제작업체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두산동아·천재교육 등 관련 업체들은 이미 보유한 콘텐트를 디지털화하는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두산동아 관계자는 “디지털 교과서라도 콘텐트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교과서 제작 노하우가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학습·교육 방식 스마트해져야 성공하지만 냉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관련 전문가들은 “스마트러닝의 정의와 개념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e러닝 콘텐트를 단순히 스마트폰에 옮겨 놓은 것이 스마트러닝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크다.방송통신대 디지털미디어센터장인 손진곤 방통대 교수는 “시장을 잘못 정의하면 스마트러닝의 방향을 잃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교육업체 대표는 “일부 e러닝 회사가 별다른 기능 없이 온라인 콘텐트를 스마트폰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해놓고 스마트러닝으로 홍보하는 것은 시장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손진곤 교수는 “스마트러닝을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학습이라고만 정의한다면 기기 종속적인 용어일 뿐”이라고 말했다. 손 교수는 “스마트하다는 것은 학습 자체가 스마트해야 한다”며 “정보통신 분야의 신기술과 교육학, 교육공학 분야의 학습이론이 효과적으로 융합돼 미래의 학습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개념으로 정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호성 성신여대 교수는 “기존 교육 콘텐트를 언제 어디서나 쉽고 편하게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는 스마트러닝이 될 수 없다”며 “스마트러닝의 핵심은 학습상황에 따라 학습자 맞춤형·쌍방형 학습을 어떻게 제공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김응애 부장은 ‘국민교육헌장’의 한 구절을 빌려 설명했다. 그는 “‘타고난 저마다 소질을 개발하고’라는 국민교육헌장의 구절이 스마트러닝의 본질적인 개념”이라고 말했다. “학습자가 원하고 수준에 맞게 스스로 할 수 있는 교육이 스마트러닝”이라는 것이다. 이호곤 청주대 교수는 “스마트 러닝의 중심은 정선된 디지털 지식의 공유와 활용 그리고 진정한 전문가와의 연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시장 참여 기업에 대한 주문도 많다. 손진곤 교수는 “스마트 기기 및 기술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학습 콘텐트의 발전이 더욱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정부는 학습 콘텐트의 연구개발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관련 기업은 킬러 콘텐트를 개발해 국제적으로 스마트러닝을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포럼 정책위원장인 노규성 선문대 경영학과 교수는 “다양한 형태의 스마트러닝 콘텐트가 고용보험 환급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노 교수는 또한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의 방대한 학습자료, 지식 데이터베이스 구축, 지능형 맞춤 학습시스템 개발과 보급은 스마트러닝의 필수조건이고 정부의 몫”이라고 강조했다.e러닝산업협회장인 이형세 테크빌닷컴 대표는 “공고육은 정책 어젠다를 밀어붙이기보다는 주체가 되는 교사와의 공감대와 역할 등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빠르게 정착하기보다는 제대로 정착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다양한 스마트 기기를 받쳐줄 수 있는 망(4G) 확보와 부담되는 통신요금 인하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손진곤 교수 역시 “특히 학습시장의 대규모 확대를 위해서는 학습에 사용하는 스마트 기기의 통신 비용을 감소시켜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스마트러닝, e러닝 한계 넘을까 e러닝에는 없던 콘텐트 확산이 열쇠스마트러닝이 주목 받는 데는 말 그대로 ‘스마트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의 발전이 토대가 됐지만 기존 e러닝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기대가 큰 몫을 차지한다. 2000년대 초 본격적으로 시장이 열린 e러닝은 당시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꿀 혁명”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시장은 많이 컸다.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2010년 e러닝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e러닝 시장은 2003년 1조원에서 지난해 2조25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사업자 수는 1600여 개에 달한다.시장은 꾸준히 성장했지만 기형적이다. 중·고생을 대상으로 하는 사교육 업체의 동영상 강의와 영어 학습에만 수요가 몰렸다. 그 와중에 소수 업체만 덩치를 키웠다. 공교육 e러닝 분야에서는 대기업 수주-중소기업 하청의 구조가 만연했다. 적은 예산에 맞추다 보니 질 낮은 콘텐트와 서비스가 양산됐다. 지경부에 따르면 e러닝 사업자 중 매출이 100억원을 넘는 곳은 전체의 3%에 불과했고 1억원이 안 되는 곳이 절반이다. ‘학습 집중력이 떨어진다’ ‘질문하기 불편하다’ ‘오프라인보다 교육 효과가 낮다’는 고질적인 불만도 줄지 않았다.스마트러닝은 e러닝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까? 성공의 조건은 무엇일까? 한국U러닝연합회 정현재 사무총장은 “어떤 콘텐트와 서비스가 나오느냐에 따라 스마트러닝 시장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며 “그간의 e러닝 발전과정을 돌이켜보면 명확해진다”고 말했다.결국 스마트러닝 시장이 ‘교육혁명’의 기대를 저버린 e러닝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다른, e러닝에서는 불가능했던 콘텐트가 나와야 한다는 얘기다. 또한 그 콘텐트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학습 도구와 교수법도 확실히 차별화돼야 성공할 수 있다.기술은 충분히 개발됐다. 다중 대면 기술, 학습자 상황 분석, 행동인식,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3차원 영상, 집단 지성 콘텐트, 맞춤형 학습, 실감형 학습, 가상체험 등 스마트러닝이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은 헤아릴 수 없다. 여기에 최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4세대 통신망을 개통하고, 업그레이드된 스마트 기기 출시도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이런 인프라를 최대로 활용한 콘텐트가 얼마나 빨리, 많이 출연하느냐가 시장이 빠르게 정착하기 위한 필수요건이다. 김호성 교수는 “학습자의 개인 성향정보, 지식수준, 학습이력, 학습환경을 파악해 지금 이 순간 학습자에게 최적의 콘텐트를 제공하고 교사, 친구, 전문가, 멘토 등 사회망을 연결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규성 선문대 교수는 “e러닝의 취약성에 대한 반성과 더 나은 학습 수단에 대한 열망으로 스마트러닝은 새로운 학습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1.07.0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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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투사의 비장함으로 개척

산업 일반

▶우남균 LG전자 중국 총괄 법인장 “차별화된 제품으로 중국 시장에서 돈 벌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차별화된 사업 방법(Business model)으로 승부해야 한다.” 중국 베이징(北京) 시내 중심 거리인 창안(長安)가에 우뚝 솟은 LG 쌍둥이 빌딩 21층. LG전자 중국 총괄 법인장을 겸하고 있는 우남균(59) 사장을 만났다. 유창한 영어 솜씨와 친근한 미소가 인상적인 우 사장의 첫인상은 듣던 대로 역시 부드러웠다. 그러나 한 시간 이상 대화하면서 출중한 기업 경영자로만 한정 지으려던 생각을 고쳐먹어야 했다. 치밀한 논리와 적확한 예시로 경영론을 풀어내는 솜씨가 흡사 학자 같은 면모를 풍겼다. “바꿔 보자” “새롭게 해보자”는 말을 쏟아낼 때는 급기야 무슨 거사를 모의하는 혁명 투사 같은 비장감도 감돌았다. 사실 중국 시장에서 LG전자를 중심으로 LG가 그동안 쌓아온 명성과 위상을 감안하면 지금 중국 속의 LG가 우 사장이 말하는 것만큼 혁명적인 변화가 절실한지는 의문의 여지가 남는다. 그러나 우 사장의 논리를 따라가면 지금 변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도태될 수 있다는 냉혹한 현실 인식으로 귀결된다. 그렇다면 그는 왜 “다르게 해보자”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닐까. LG 브랜드조차 없을 때 베이징 진출 LG전자는 1993년 한국 대기업으론 처음으로 광둥(廣東)성 후이저우(惠州)에 합작 공장을 설립하면서 13억 중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구본무 회장이 취임한 95년 2월에야 그룹 CI를 LG로 바꿨으니 당시만 하더라도 LG란 브랜드조차 없을 때였다. 합작투자 주체도 금성사(LG전자의 전신)였다. 그룹 관계자는 “당시 그룹 총수였던 구자경 회장의 명을 받아 이헌조 금성사 부회장이 중국 투자를 처음 주도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을 LG의 제2 내수시장으로 만들자는 목표를 세웠다”고 회고했다. 이 부회장에 이어 구자홍 회장이 LG전자의 중국 시장 공략을 이어갔다고 한다. LG의 중국 진출은 당시로서는 한국 기업이 밟아보지 않은 전인미답의 길이었다. LG가 물꼬를 트자 이에 자극 받아 삼성이 중국 투자를 결단했다. LG전자 중국사업장 현황 법인 15개(생산법인 13개, 지주회사, 연구법인) 주요 생산거점 톈진, 난징, 선양, 칭다오, 상하이, 항저우, 후이저우, 쿤산, 예타이, 타이저우, 친황다오 등 직원 수 약 5만 명 주요 제품 CDMA단말기, LCD모니터, PDP, DVD,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이어 한국 기업의 중국 투자 러시가 이어졌다. 2007년 말 기준으로 4만 개를 넘어선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사를 LG가 선두에서 썼던 셈이다. 92년 초 덩샤오핑(鄧小平)의 남순강화(南巡講話)에 이은 한·중 수교(92년 8월 24일)라는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한국 경제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해 줄 승부처로 중국을 낙점한 심모원려(深謀遠慮)가 빛을 발했던 것이다. LG는 현재 지주회사와 연구개발(R&D)센터를 제외한 13개 현지법인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13개 생산법인은 중국의 동남부 연안에서부터 보하이(渤海)만, 동북 3성, 중부 내륙에 두루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 법인이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매출 100억 달러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5만여 명의 임직원이 땀 흘려 일군 결과다. 불과 15년 남짓 짧은 기간에 LG는 ‘4대 현지화 전략’을 강력하게 추진해 중국 시장에 빠르게 뿌리내렸다. 생산·마케팅·인력공급·R&D 등 중국 현지의 경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을 썼던 것이다. 남 위하는 게 나를 위한 최선의 방법 생산 측면에서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핵심부품에서부터 첨단 디지털 가전과 이동전화 단말기에 이르기까지 생산체계를 갖췄다. 생산법인 설립 이전부터 프리 마케팅을 진행하고 마케팅과 영업을 연계시켰다. LG전자 중국법인의 내수 비중(현재 20%)을 높이기 위해 최근에는 프리미엄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우수한 인력 조달을 위해 96년부터 ‘러닝 센터 차이나’를 설립해 인재 육성에 공을 들였다. 우 사장 스스로가 “나는 최고경영자가 아니라 최고교육자(Chief Education Officer)”라고 단언할 정도로 인재 육성을 강조하고 있다. R&D 분야에서는 생산법인별 연구소와 디자인 연구소를 운영하는 독특한 전략을 구사했다. 초기 백색가전제품에서 시작해 정보기술(IT), 정보통신 단말기 제품군을 거쳐 첨단 프리미엄 제품으로 투자전략을 변경한 것도 먹혔다. ▶베이징 창안대로에 있는 LG트윈타워. 특히 ‘인화(人和)의 LG’라는 말에 걸맞게 노사 안정이 큰 힘이 됐다. 중국에서는 드물게 사업주가 먼저 노동자들에게 노조 설립을 적극 권장하는 독특한 시도가 노사 평화를 가져다줬다는 평가다. 지금 추세대로만 끌고 가도 2010년 160억 달러 매출목표 달성은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우남균 사장은 성에 차지 않는 듯해 보인다. 그는 “중국의 비즈니스 환경이 크게 바뀌고 있다”고 진단한다. 우 사장은 “중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이 이런 전환기를 능동적으로 맞아야 한다”고 말한다. 임금인상과 세금인상, 환경보호정책 강화 등이 한국 기업만을 겨냥해 추진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따라서 비정상적 청산(이른바 ‘야반도주’)을 하는 한국 기업들이 한국과 중국 정부에 뭔가를 해달라고 하소연하듯 조르는 방식은 정확한 문제 해결법이 아니라고 우 사장은 지적한다. LG를 포함해 한국 기업의 대안으로 우 사장이 내세우는 것이 차별화된 사업 방식이다. 거창한 얘기가 아니라 “색다르게 해보자”는 한마디로 압축된다. 우 사장은 이를 위해 마케팅을 거듭 강조했다. 그가 진두지휘해 진행 중인 새로운 마케팅 실험의 요체를 짐작해 볼 수 있는 사례가 있다. LG전자가 1월 말 최신 휴대전화 모델 KF600을 중국 시장에 출시하면서 선보인 체험 마케팅 기법이다. 낡은 LG 휴대전화를 사용하던 기존 고객 2008명을 LG전자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 이들에게 낡은 휴대전화 대신 KF600을 무료로 교환해 줬다. 새 휴대전화 사용 체험기를 블로그에 올리도록 했다. 네티즌의 평가로 선정되는 최우수 체험기를 올린 소비자에게 6만 달러(약 5700만원) 상당의 BMW 쿠페 자동차의 평생 사용권을 주기로 약속했다. 이처럼 파격적인 소식이 입 소문을 타고 급속하게 번지면서 LG전자 중국법인 홈페이지는 3주일간 80만 클릭을 넘기도 했다. 차별화된 마케팅을 위해 우 사장은 지난해 코카콜라 중국 상하이(上海) 지사장으로 일하던 고경곤씨를 상무로 전격 영입했다. 고 상무는 코카콜라에서 16년간 일하며 브랜드 마케팅 분야의 고수로 알려진 인물이다. 또 LG전자가 유럽과 남미 시장을 휩쓰는 데 핵심 역할을 해 ‘마케팅의 귀재’로 통하는 조중봉 상무를 중국으로 불러들였다. 이런 노력 덕분에 인민일보 산하 징화스바오(京華時報) 등 중국 언론들은 “LG가 중국 시장에서 처음 시도한 체험 마케팅이 신선한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며 주목했다. 우 사장은 “세상은 변하고 중국 소비자의 눈높이도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 써먹었던) 고리타분한 마케팅 방식으로는 중국 소비자의 마음을 더 이상 얻을 수 없다”고 역설한다. 이런 절박한 판단을 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과거엔 제품(하드웨어)으로도 중국 소비자의 마음을 충족시켰는데 이제는 중국 기업들도 웬만한 수준의 제품은 다 만들기 때문에 제품만으로 차별화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보는 것이다. 우 사장은 “LG 같은 다국적기업이 중국 소비자뿐 아니라 경제정책 입안자들에게 보여줄 것은 이처럼 중국 기업들이 엄두도 못 내는 참신한 시도들”이라고 역설했다. “중국을 위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내야 중국 소비자에게 먹힌다”는 것이 우 사장의 지론이다. 이런 생각은 ‘이타(利他)가 최고의 이기(利己)’, 즉 남을 위하는 것이 자신을 위하는 최고의 방법이란 뜻의 좌우명과도 맥이 닿는다. 우 사장은 가전업계에서 “한물갔다”는 평가를 받아온 브라운관(CRT) TV를 중국에서 완제품이 아닌 부품으로 생산해 제3국 시장에 수출하는 독특한 사업 방식을 채택해 이익을 내고 있다. 우 사장이 말하는 사업 방식의 차별화를 통해 남들이 레드오션(Red Ocean)으로 보는 시장을 블루오션(Blue Ocean)으로 탈바꿈시킨 생생한 사례다. 중국을 글로벌 생산기지로 적절하게 활용한 것이다. 중국 시장 진출 15주년을 맞은 LG전자가 차별화된 사업 방식으로 올해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벌써부터 주목된다. LG의 역대 ‘중원 사령관’ 3인 ▶천진환 “서비스 투자는 더 확대해 볼 만” 중국 시장에서 ‘LG 신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LG 사람들은 중원(中原)을 호령했던 3명의 역대 야전사령관이 있었기에 오늘의 LG가 가능했다고 입을 모은다. 천진환(69)·노용악(68)·손진방(62) 등 3인(사진)이다. 중국 시장에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인 LG의 이미지를 심고 기틀을 다진 인물들이란 얘기다. 이들이 중국 본부장 또는 중국 지주회사 사장 같은 타이틀을 달고 크고 작은 비즈니스 전투에서 거둔 승리가 쌓여 LG란 이름이 우뚝 서게 됐다는 얘기다. 중국 진출 1세대로 분류되는 천진환 전 LG상사 고문은 구자경 회장 시절이던 85년 50만 달러를 투자해 베이징에 징러(京樂) 완구유한공사를 설립하면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천 전 고문은 “당시 중국 투자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을 때 구태회 고문께서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일단 시작해 보자며 힘을 실어줬다”고 회고했다. ▶노용악 “이해하고 몸으로 중국 느껴라” 이어 93년 그룹 회장실 해외사업추진위원회 사장으로 중국 제조업 투자에 본격적으로 손을 댔다. 그룹 CI가 95년부터 LG로 변경되기 전의 일이다. 중국 진출 초기 경험이 일천한 그룹 계열사의 현지 정착을 돕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통합 중국 본부를 한시적으로 운영할 때 그가 본부장을 맡았다. 99년 럭키금성(LG상사의 전신) 중국지역 본부장(사장)을 끝으로 현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교수와 컨설턴트(Kim&Chun 파트너스)로 변신했다. 2001년부터 인천대 중국학연구소장으로 4년간 활약했다. 근황을 묻자 천 전 고문은 “2006년부터 한림국제대학원으로 옮겨 최근까지 연세대, 중앙대, 부산대에 출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장쑤(江蘇)성 롄윈강(連雲港)시 경제고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전자와 화학을 위주로 하되 앞으로는 서비스 분야로도 투자를 확대할 만하다”고 후배들에게 권유했다. 노용악 LG전자 고문은 중국 시장에 LG란 이름을 중국 대륙에 각인시킨 인물로 평가 받는다. 94년 금성사(LG전자의 전신) 중국 지역담당을 시작으로 2003년 말 LG전자 중국 지주회사 부회장을 끝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때까지 약 10년간 LG의 중국 시장 대약진을 이끌었다. ▶손진방 “끊임없는 변신으로 명성 지켜야” 노 고문은 철저한 현장주의를 입버릇처럼 강조했던 경영인이었다. 그는 “중국을 이해하고 몸으로 느끼라”는 말을 ‘중국 사업 10계명’의 제1조로 꼽을 정도로 현장을 강조했다. 지금은 LS전선의 사외이사로서 이 기업의 중국 시장 공략을 조언하고 있다. 2004년부터 2년간 LG전자 중국 지주회사 사장을 지낸 손진방(62) LG전자 고문은 은퇴 이후 아예 베이징에 제2의 인생 설계를 위한 둥지를 튼 경우다. 손 고문은 “LG가 GE와 손잡고 94년 톈진(天津)에 8억 달러 규모의 백색가전 공장을 세우려 하자 놀란 중국 정부가 중국 가전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투자를 허가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중국의 변화를 짐작하게 하는 일화다. 손 고문은 “끊임없는 변신을 통해 LG의 명성을 이어가야 한다”고 LG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2008.02.25 11:21

8분 소요
Think New LG! ‘글로벌 LG’로 잰걸음

산업 일반

GS ·LS그룹의 분가 후 LG그룹이 달라졌다.‘1등 LG’를 모토로 내걸고 온건하거나 점잖다는 평가를 받아오던 조직문화를 강하고 역동적인 이미지로 바꿔가고 있다. 여기에 전자와 화학을 중심으로 연구 ·개발(R&D), 인재, 디자인, 마케팅 등이 어우러진 브랜드 가치 제고에도 힘을 쏟고 있다. 5월 9일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 왕징(望京)의 따중띠엔지(大中電器). 베이징을 포함한 중국 북부 지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전자 상가로 꼽히는 곳이다. 각층이 300여 평이 넘는 6층짜리 건물에 유명 글로벌 가전 브랜드가 거의 다 들어 있다. 이곳의 1층에서 꼭대기까지 올라가다 보면 LG전자 간판이 눈에 가장 많이 띈다. 1층 정문 바로 옆에 있는 휴대전화 매장부터 각층의 에스컬레이터 부근 노른자위 자리를 LG가 꿰차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의 냉장고 영업 담당인 황차오(黃超)씨는 “올해 노동절 연휴 기간 동안 매출이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늘었다”며 “특히 양문형 등 프리미엄급 제품의 수요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날 LG전자의 냉장고를 구입한 린챠우훙(林巧紅)씨는 “꼭 LG 냉장고를 사려고 온 건 아니지만 디자인이 가장 좋아보여 결정했다”며 웃었다.1주일에 130대 정도 파는 LG전자의 에어컨 매장에서도 고가의 프리미엄급 제품이 인기다. 에어컨 판매를 담당하는 리우홍웨이(劉紅僞)씨는 “기술도 기술이지만 요즘은 LG의 브랜드 이미지가 급속히 좋아지면서 LG 제품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5층에서 LG전자의 TV를 팔고 있는 차이남(蔡楠)씨도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과 액정표시장치(LCD) 분야에서 LG는 샤프나 파나소닉 등과 더불어 세계 최고”라며 “하이얼(海爾) 같은 중국 로컬 브랜드는 경쟁상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LG 브랜드는 올해로 출범 10년을 맞았다. 이는 구본무 회장 체제 10년과 맞닿아 있다. 구 회장은 89년부터 그룹 부회장으로 경영에 깊숙이 간여하며 그룹의 기업 이미지 통합(CI) 변경을 주도했다. 1994년과 2005년(목표치 기준)을 비교하면 그룹은 몰라보게 커졌다. 매출이 30조원에서 94조원으로, 수출액이 148억 달러에서 392억 달러로, 해외 현지 법인 수가 90개에서 150개로 늘었다. GS와 LS그룹이 떨어져 나갔지만 글로벌 LG에 걸맞은 변화를 이뤄낸 셈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다. 사람들은 자기가 하는 일이 10년째가 되면 그 일을 다시 돌아보고 더 잘할 수 있는 길을 찾는 예가 많다. 구 회장도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다. 브랜드 출범 10년이 지나자 그는 ‘새로운 선택’을 하고 있다. 게다가 GS칼텍스갟S전선 등 알토란 같은 회사들을 GS ·LS그룹으로 떼주면서 재계 순위(공기업 제외)가 3위로 밀린 마당이라 ‘또 다른 선택’이 불가피해졌다. 정유 ·홈쇼핑 등 현금을 많이 벌어들이던 사업부문이 분리돼 분위기를 다잡을 필요가 있다. 구 회장의 선택은 다른 회사를 인수해 외형만 키우는 방법은 아닌 듯싶다. 그는 기존 회사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는 방법으로 ‘세계시장의 강자’가 되는 길을 택한 것 같다. 그런 결과가 그룹이 올해 초부터 부쩍 강조하고 있는 ‘글로벌 LG’, ‘1등 LG’라는 새로운 그룹의 비전이다. 특히 그룹의 두 날개이자 성장축인 전자와 화학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우지 않으면 그룹의 미래가 어둡다는 판단이다. LG는 올해 ‘Think New LG!’라는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을 내걸었다. 95년 1월 1일 럭키금성그룹에서 LG그룹으로 거듭날 당시 ‘21세기 세계 초우량 기업’이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면, 지금은 인화(人和)를 중시하며 온건하고 점잖다는 평가를 받아오던 LG의 조직문화를 강하고 역동적인 이미지로 바꾸겠다는 전략의 하나다. LG는 96년까지 당시 53개 계열사의 이름을 LG로 통일하는 작업을 벌이는 한편 탤런트 김희애와 김혜수를 모델로 ‘사랑해요 LG’라는 광고를 만들어 새 명칭과 로고를 대대적으로 알렸다. 더불어 경영권 승계도 이뤄졌다. 95년 2월 22일 구자경 LG그룹 회장은 사장단 회의에서 퇴진 선언을 하면서 구본무 당시 부회장이 새 회장에 올랐다. 물론 LG그룹의 최근 변화추구의 중심에는 구 회장이 있다. 그는 ‘버스경영’, ‘인재 경영’ 등을 내세우며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그의 이런 행보는 브랜드경영, 연구 ·개발(R&D) 등 그룹 내 전 부문에 큰 파급효과를 몰고 오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5월 12일과 13일 ‘버스경영’에 나섰다. 전자와 화학 중심의 주력?승부사업 현장의 혁신 성과를 직접 확인하고, 성공 체험을 다른 계열사에 접목시켜 ‘1등 LG’달성을 앞당기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주)LG 관계자는 “지난해 15번 국내외 사업 현장을 방문했던 구 회장이 올해 들어 벌써 9번째 현장을 점검했다”며 “중요 사업을 직접 챙기는 모습은 궁극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1등 제품을 많이 내놔 글로벌 LG로 자리매김하려는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LG는 R&D ·디자인 ·인재 확보와 육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06년 휴대전화 단말기 글로벌 톱3이 목표인 LG전자는 국내외에서 잇달아 R&D센터를 열고 있다. 지난 2월 24일 서울 가산동 LG전자 통합 단말기 연구소 준공식 현장에는 구본무 회장 등 그룹 경영진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연구소는 특히 서울 CDMA, 평촌 GSM, 안양 WCDMA 연구소를 통합한 곳으로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현대증권의 권성률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각 분야 연구소와 공장이 따로 떨어져 있어 기술 호환이나 부품 공유가 되지 않는 등 모양새가 이상했지만 연구소는 가산동으로, 공장은 평택으로 통합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LG전자는 또한 지난해에 북미 ·중국 ·인도 ·러시아 ·프랑스 ·브라질 등 6개의 세계 주요 전략지역에 휴대전화 R&D센터를 세웠다. 특히 이동단말 기술과 제품의 경쟁력을 배가하기 위해 휴대전화 R&D 인력을 올해 5,000명에서 2007년에는 8,000명으로 대폭 늘리고, 국내에 제2의 단말기연구소 건립도 계획하고 있다. LG전자 정보통신사업본부 박문화 사장은 “지역별로 생산기지를 확대한 데 이어 R&D거점도 확보해 이동단말 사업의 현지 완결형 체제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LG화학은 올해부터 2009년까지 R&D 부문에 2조원을 투입해 폴리염화비닐(PVC)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 ·인조대리석 ·표면자재 ·2차전지 ·편광판 등 6개 품목을 글로벌 1등 사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대전 운지동에 있는 기술연구원은 이런 밑그림을 현실화하는 심장부다. 5월 6일 오후 기술연구원 1층. LG그룹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전시관이 있다. 젖소에게 놓는 산유 촉진제, 인조대리석, LCD에 들어가는 편광판,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들어가는 2차 전지까지 글로벌 LG가 꿈꾸는 갖가지 승부 사업이 펼쳐져 있다. 기술연구원의 권영운 전략기획팀장은 “연구원 1,300여 명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만 100여 개가 넘는다”고 말한다. 이미 세워진 4개 동에 이어 2010년까지 4개 동이 더 들어설 예정인 이곳은 나노센터와 배터리연구소 등 첨단 시설이 갖춰져 있어 정책 입안자들의 단골 견학 코스로도 유명하다. 5월 13일에는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차세대 전지와 바이오 신약 등의 개발 현황을 둘러봤다. 디자인 경영도 LG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1등 LG를 앞당기려는 노력의 하나다. LG전자는 2007년 글로벌 1등 디자인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로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 뉴저지 ·일본 도쿄(東京)중국 ·베이징 ·인도 뉴델리에 이어 2002년 이탈리아 밀라노에 디자인연구소를 설립하고 국내 디자인경영센터와 연계해 세계의 디자인 흐름을 반영한 ‘월드 와이드’형 디자인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또 올해 말까지 해외 인력을 중심으로 현재 300명 수준인 디자인 인력을 2배로 늘릴 계획이다. 숫자로 본 글로벌 LG 73%지난해 LG의 해외 매출 비중. LG의 지난해 매출액 82조원 가운데 수출과 해외법인 등 해외에서 올린 매출은 60조원에 이르렀다. 2003년 72%였으며 올해에는 75%에 이를 전망이다. 150LG의 해외 현지법인 수. 글로벌 경영에 힘입어 2003년 말 141개에서 지난해 말 150개로 늘어났다. LG전자 76개, LG화학 21개, LG필립스LCD와 LG상사가 각각 7개 등으로 세계 120여 개 국에서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17 LG의 세계 1등 제품 수. WCDMA휴대전화 ·대형 LDC패널 ·에어컨 ·광스토리지 ·DVD플레이어 ·CDMA WLL단말기 ·일반형 청소기 ·홈시어터 ·광디스크드라이브모터 ·튜너 ·섀도마스크 ·고광택(광고재) ·온돌파이프용 HDPE ·ASA(초내후성) 수지 등이다. 58년 국내 가전업체 최초로 산업 디자이너를 고용했고, 83년에는 민간 최초의 디자인연구소를 세운 LG전자는 이미 제품 개발 과정을 기능에서 디자인 위주로 전환해 ‘디자인 선(先)제안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활동의 수혜를 입은 대표적 제품이 5년 연속 세계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는 ‘휘센’에어컨이다. 이런 노력 등에 올해 들어 상복도 터졌다.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2005 CES’에서 42인치 LCD-TV ·초슬림형 DVD 리코더 등 17개 제품이 올해의 혁심제품상(Innovation Awards)에 선정됐다. 세계적 디자인기관인 독일 디자인센터로부터는 9개 제품이 ‘2005 레드닷 디자인상(Reddot Design Award)’을 수상했다. 권성률 애널리스트는 “LG의 프리미엄급 가전은 디자인과 기술 면에서 월풀 ·일렉트로눅스 못지 않은 세계적 수준이나 제품 품질에 비하면 인지도가 낮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휴대전화 부문에서는 삼성과 노키아에 비해 브랜드 파워와 디자인이 다소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LG는 승부사업과 미래 핵심사업에서 1등 LG를 달성하기 위해 핵심인재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따지고 보면 기술 개발이나 브랜드 이미지 개선 등은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구본무 회장은 CEO와 임원이 맨투맨으로 인재 확보에 발벗고 나서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CEO 주도로 임원별 ‘인재 확보겴갸?책임제’를 실시하고 있다. LG필립스LCD는 임원 평가에서 ‘인재경영지수’를 50% 반영하고 있고 LG전자와 LG화학도 인재 확보와 육성 실적을 10% 이상 평가하기로 했다.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은 올해 초 인재경영 ·글로벌 경영 ·기술경영 등 3대 경영방침을 밝히면서 사장단 해외 출장 때 ▶매장을 둘러보고 올 것 ▶현지 채용인을 면담할 것 ▶핵심인재를 만나고 올 것 등 ‘사장단 해외 출장 미션’을 강조했다. LG화학에서는 핵심인재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연봉의 100% 수준까지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이례적으로 성과가 아닌 ‘인재 유지’를 위해 이 같은 거액을 지급하는 것이다. 구 회장이 강조하는 ‘1등 LG’는 1등이 아니면 탄탄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회사로 살아남기 힘들다는 현실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LG는 현재 전자 ·화학 분야 등에서 17개의 세계 1등 품목이 있다. 이를 통해 올리는 수익은 짭짤하다. 하지만 이에 더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브랜드 컨설팅업계 관계자는 “GE는 혁신, 삼성은 디지털 컨버전스 등 명확한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LG는 그렇지 않다”며 “여전히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만들고 광고 열심히 하면 되겠지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황상연 애널리스트도 “그냥 ‘1등 LG’만 외칠 게 아니라 지주회사 체제의 브랜드 관리가 이래서 다르구나 라는 청사진을 빨리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뒤 사업 자회사로부터 매출의 0.2%를 브랜드 로열티로 받는 LG로선 브랜드가 중요한 자산이다. 특히 예전의 그룹 체제와 달리 지주회사 체제에서는 사업 자회사별 이해 관계에 따라 다른 목소리를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그룹 전체 이미지에도 타격이 된다. (주)LG 브랜드관리팀 관계자는 “지주사가 브랜드로 사업 자회사를 묶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그룹 체제 때의 브랜드 관리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LG 브랜드 10년 LG 브랜드는 올해로 출범 10년을 맞았다. 1995년 1월 1일 럭키금성그룹에서 LG그룹으로 거듭났다. LG 브랜드 10년은 구본무 회장 체제 10년과 맞닿아 있다. 구 회장은 89년부터 그룹 부회장으로 경영에 깊숙이 간여하며 그룹의 CI 변경을 주도했고 95년 2월 회장에 올랐다. 1994년 말 당시 LG는 ‘21세기 세계 초우량 기업’이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인화(人和)를 중시하며 온건하고 점잖은 조직문화를 이어받았다. 계열사 수는 50개였고 매출액은 30조원, 수출액 148억 달러에 해외 현지법인 수는 90개였다. 2005년 초 LG는 올해 ‘Think New LG!’라는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을 내걸었다. LG의 조직문화를 강하고 역동적인 이미지로 바꾸겠다는 전략의 하나다. 럭키금성그룹 시절과 비교하면 GS와 LS그룹이 떨어져 나갔지만 매출은 94조원으로, 수출액이 392억 달러로, 해외 현지 법인 수가 150개로 늘 전망이다. LG의 휴대전화 판매가 급증하면서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디지털 리더감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LG=가전’이란 이미지가 강하다. 이를 잘 살리는 것이 브랜드 이미지 제고의 한 가지 방법이 된다. 특히 LG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에서는 효과가 더 클 전망이다. 손진방 LG전자 중국 지주회사 사장은 “중국 로컬 업체의 기술이 갈수록 향상되는 반면 가격경쟁력 확보는 어려워지고 있어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승부를 겨루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93년 중국에 첫발을 디딘 뒤 10여 년이 LG라는 브랜드를 알린 기간이라면 지금부터는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높여 프리미엄 가전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수익을 거두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직 그 성과가 만족할 만하지는 않다. 더구나 전체 매출에서 프리미엄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글로벌 시장의 활약상과 비교하면 다소 떨어진다. 지난해 LG그룹의 전체 매출액 82조원 가운데 73%인 60조원을 수출(41조원)과 해외법인 매출(19조원)로 올렸다. 수출과 해외 매출 비중은 2002년 67%에서 2003년 72%, 2004년은 73%로 해마다 커지고 있다. 올해는 94조원 가운데 75%인 70조5,000억원이 목표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위상을 굳힌다는 야심이다. 특히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35조3,000억원의 매출 가운데 86%인 30조2,000억원이 해외 매출분이다. LG화학은 올해는 매출 9조원 가운데 50%가 넘는 4조6,000억원을 해외에서 올린다는 목표다. 그러나 프리미엄 제품의 매출 비중은 이보다 작다. LG전자의 경우 지난해에 국내 시장에서 65%, 해외에서 40% 정도였다. LG화학은 지난해에 22%에 그쳤다. LG화학의 경우 2008년까지 5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지만 LG로선 고민인 대목이다. ‘1등 LG’를 바탕으로 진정한 ‘글로벌 LG’로 거듭나려면 꼭 넘어야 할 산이다. 제품 현지화와 현지 마케팅도 브랜드 인지도와 글로벌 이미지를 제고하는 중요 전략이다. 지난 4월에 국내 전자업계 최초로 러시아 가전공장을 세운 LG전자는 문화마케팅으로 현지화를 추진하고 있다. 97년부터 러시아의 28개 주요 거점 도시를 순회하면서 ‘LG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모스크바 크렘린궁 부근 상징물 가운데 하나인 ‘발쇼이 카메니(거대한 돌) 다리’에 광고판을 설치한 것도 성공작이란 평가다. 모스크바 시민들에게 ‘카메니 다리’라는 원래 명칭보다 ‘LG브리지(bridge)’가 더 익숙할 정도다. 제품의 현지화에도 적극적이다. LG전자 중국지주회사의 이진세 과장은 “같은 아시아권이라도 환경에 따라 구매 특성도 다르다”며 “예컨대 전력 사정이 원활하지 않은 중국에서는 전력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에어컨이나 세탁기가 인기다”고 말했다. 지난해 선전(審)에 1,300여 가구의 아파트에 4,000만 위안이 넘는 대규모 종합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할 때도 비슷했다. LG전자의 박현 상무는 “중국은 지역별로 냉난방 문화나 주방구조 등이 달라 중국 풍토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며 “오랜 중국사업 경험에서 노하우를 쌓았기 때문에 자신 있었다”고 밝혔다. 인터브랜드의 박상훈 대표는 “글로벌 아웃소싱 덕에 누가 만들든 품질은 비슷하게 마련”이라며 “결국 누가 어디서 만들었느냐보다 어떤 브랜드인지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고 설명한다. ‘브랜드는 100년 장사’라는 말이 있다. LG의 현재 기술력과 제품력에 브랜드 파워까지 더한다면 ‘글로벌 LG’라는 구 회장의 선택은 머지않아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손진방 LG전자 중국법인장 “프리미엄 브랜드로 승부수” “하이얼 등 중국 로컬 가전업체의 기술력이 턱밑까지 올라온 만큼 프리미엄 시장을 선도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21개 LG전자 중국 현지법인의 수장인 손진방(57) 사장은 ‘지금이 위기’라고 강조한다.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중국 시장에서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 달에도 몇 개의 글로벌 회사가 드나드는 과정에서 가격 덤핑으로 최후의 발악을 하는 기업이 많다는 것. 손 사장은 “중국 시장에 진출한 지난 10여 년 동안 투자 금액 대비 브랜드 이미지가 높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려면 아직 멀었다”고 밝혔다. 그는 해결할 방법으로 ‘스피드 경영’을 꼽았다. 그는 “프리미엄 제품 출시의 주기를 줄이고, 백색 가전 중심인 주력 제품을 첨단 IT 품목으로 빠르게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디지털 TV ·양문형 냉장고 ·고급 카메라폰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을 전체 중국 매출의 50% 이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1993년 중국에 진출한 LG전자는 지난해 후이저우(惠州)시에서 가장 큰 수출 기업 등의 영예를 안으며 1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후이저우시에는 ‘LG다다오(大道)’가, 난징(南京)시에는 ‘LG루(路)’가 생길 정도로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이 성공을 이끈 주인공이 ‘중국통’을 얘기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손 사장이다. 95년 톈진(天津) 법인장으로 부임한 뒤 해마다 40%의 고속 성장을 이끈 그는 2001년에는 중국의 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중국 정부로부터 한국 기업인 최초로 ‘중국 영주거류증’을 받기도 했다. 또 지난 3월에는 화교권 50여 개 국에 방송되는 홍콩 봉황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적 사고를 가진 혁신가’로 소개됐다. 손 사장은 중국 진출의 성공 요인으로 무엇보다 ‘적극적인 영업과 발 빠른 현지화’를 꼽았다. LG는 중국 진출 초기부터 지역 밀착 영업전략으로 시장을 선점했다. 대부분 글로벌 기업이 영업본부 정도만 만들고 현지 기업의 유통망을 활용했지만, LG는 중국 전역에 9개의 영업 거점과 63개 영업 조직을 세웠다. 쓰러져 가던 국영 냉장고 공장을 중국 최고의 가전 공장으로 탈바꿈시킨 것도 현지화 덕분이었다. 그는 “중국은 지역별로 성격이 판이해 기획부터 생산 ·판매까지 모두 현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손 사장의 목표는 중국을 LG전자가 글로벌 톱3으로 가는 전초기지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프리미엄 제품의 부품도 중국 현지에서 조달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50억 달러다. 김종팔 LG화학 중국지역본부장 “화학 매출 절반은 중국에서” “2008년까지 45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겠습니다.” LG화학 중국투자유한공사의 김종팔(51) 본부장의 목표다. 올해 LG화학의 전체 매출 목표치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LG화학이 중국에서 올린 매출은 24억 달러로 전체 매출의 30%에 이른다. 10개의 중국 생산법인과 3개의 판매법인을 지휘하고 있는 그는 “주력 제품인 PVC와 ABS 역시 2008년까지 각각 연간 생산량을 100만t과 70만t으로 늘려 중국 내 최대 석유화학업체로 도약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를 위해 기획부터 원료 생산과 제품 개발까지 모두 중국 현지에서 수직 계열화할 계획이다. 또 창호 ·2차전지 ·편광판등은 지속적인 연구 ·개발(R&D)을 통해 중국 로컬 업체들을 따돌린다는 전략이다. 이미 지난해 12월 톈진에 산업재 테크센터를 세웠고, R&D센터도 만들 예정이다.

2005.06.08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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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품 중심에서 ‘업그레이드’추진…“LG, 중국 고가시장 노린다”

산업 일반

중국 한 백화점의 LG 전자 매장. 중국 고객들이 LG LCD TV를 구경하고 있다. “앞으로 10년은 LG가 중국에서 도약하는 시기가 될 것입니다. 휴대전화와 정보기술(IT) 등 고부가가치 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입니다.” 지난해 중국 LG전자 손진방(孫晋邦) 총괄사장이 부임 후 한 말이다. 중국에 들어온 지 10년이 지나서야 고급화로 승부하겠다는 것은 일반 외국기업에는 흔한 일이 아니다. 사실 LG는 지난 10년 동안 중국에서 현지화에 목숨을 걸었다. 심지어 외국기업으로는 드물게 중국기업과 가격인하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 같은 전략은 LG가 중국에서 큰 성장을 하는 데 도움이 됐다. 2002년 40억 달러였던 매출액은 지난해 100억 달러로 늘었다. 연평균 60%씩 매출이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LG전자 총 매출액의 20%를 중국에서 올렸다. 현재 LG는 중국 소비자들에게 중저가 제품의 대명사 정도로 인식돼 있다. 그런 LG가 이제 고급화에 시동을 걸었다. 양(量)으로 노하우를 축적했으니 이제 질(質)로 승부하겠다는 것이다. 손 사장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처음 10년은 시장을 개척하는 시기였습니다. 브랜드도 많이 알려졌고 소비자들에게 인정도 받았으니 고급화로 나가야지요.” 올 2월 24일 LG는 500만 달러를 투자해 중국에 물류회사를 설립했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물류 시스템을 갖춘 것이다. 그렇다면 LG는 왜 이 시점에서 물류에 진출한 것일까. 중국 LG물류의 최만복 대표는 “충분하고 안정적인 물류수요가 있어야 물류회사의 존재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LG는 중국에 전자와 화학·건설 등 여러 회사가 있다. 이 중 LG전자는 중국 전역에 19개의 현지법인과 9개의 영업지사가 있다. 이 때문에 대규모 물류수요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물류회사가 있어야 LG가 중국에서 완전한 산업시스템을 갖췄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LG는 중국에서 IT와 통신·가전 등 3개 부문 비즈니스 영역을 구축했다. 이 중 상당수 제품은 판매 부문에서 전국 베스트 5에 들 정도로 성공했다. LG모니터는 이미 3대 명품에 올랐고, CD-ROM은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다. MP3와 다른 디지털 제품도 상당한 시장을 갖고 있다. 가장 빠른 시간 내에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인 제품은 당연히 LG평면TV다. 2위는 전자레인지다. 세탁기와 에어컨은 5위에 올랐다. 거의 대부분의 제품이 선두그룹에 속해 있다. ‘중국의 LG’로 승부한다 지금까지 LG는 중국에 15억 달러를 투자했다. 중국은 이미 LG의 전 세계 시장 중 2위다. 손 사장은 “LG가 개척한 세계시장 중 중국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크다. 그 중요성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전자 쪽 투자가 비교적 빨리 이뤄졌다. 디지털 가전 공장이 들어선 데 이어 PDP와 LCD 공장이 준공됐다. IT 제품 공장도 지난해 완공됐다. 비단 LG전자만이 아니라 LG그룹의 다른 회사들도 지난 10년 동안 중국에 투자를 늘려왔다. 현재의 휴대전화 외에도 가전과 화학 건축재료 등 부문에 투자가 동시에 이뤄졌다. 지난해 7월 LG는 중국본사 빌딩 상량식을 했다. 모두 4억 달러가 투자될 빌딩이다. 이 빌딩은 베이징의 가장 번화가인 장안제(長安街) 젠궈먼(建國門) 다리 주위에 있다. 건물이 완공되면 LG전자를 비롯해 화학과 산전·상사가 모두 입주할 것이다. 역대 중국총괄사장들은 항상 중국언론에 이렇게 말했다. “중국에서 LG는 한국의 LG가 아니고 중국의 LG다. LG는 성공한 중국기업이 되고 싶지 중국에서 성공한 외국기업이 되고 싶지 않다.” 사실 LG제품이 중국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그 ‘친근감’ 이었다. 자주 중국기업과 가격 인하 경쟁을 했다. 2002년 LG는 에어컨 가격을 내려 판매량이 급격히 올랐다. 결국 하이얼(海爾)과 메이디(美的) , 거리(格力) 등 전자업체들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가격인하에 동참했다. 지난해 4월 23일 LG전자 본사의 김쌍수 부회장이 중국을 찾았을 때 한 간부가 농담으로 이런 말을 했다. “앞으로 LG전자 중국법인은 중국 LG전자로 이름을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LG의 현지화 전략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 한다. 전임 노용악 사장 재임 기간에는 한국에서 가장 유능한 인재를 중국으로 보내도록 했다. 또 본사의 선진기술을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중국공장에서 활용토록 했다. 특히 중국에서 PDP 컬러 TV 연구개발에 많은 자금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 현재 중국에서 팔리는 다국적 기업의 PDP 컬러 TV 중 LG 제품이 판매량 1위다. 손 사장은 “ LG는 생산과 영업, 연구개발, 인재를 모두 중국에서 해결하는 완벽한 현지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손 사장은 톈진(天津) 공장장이던 시절 공장 직원 2000명을 한국 본사로 보내 연수를 받도록 했다. 중국 총괄사장이 된 이후에도 그는 모든 직원들을 현지 혁신학교에 연수를 보내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로 만들었다. 현재 LG 중국회사에는 3만여 명의 직원들이 있다. 이 중 98%가 중국인이다. 공장 원자재는 중간재의 95%를 중국에서 조달한다. 또 19개 공장은 현지의 일류 중국기업과 합작투자를 해 설립했다. “중국 소비자 입맛에 맞춘다” 모든 현지 법인은 자체 연구개발센터에서 현지 소비자들 취향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 생산한다. LG는 이미 2002년 베이징에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했다. 현재 이곳에는 2000명의 연구인력이 있다. 지금까지 모두 4100만 달러가 투입됐다. 이는 한국의 본사를 빼고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LG의 연구개발센터다. 2003년 천진 연구개발센터가 신청한 특허 수가 중국 내 2위였을 정도다. 중국 최고의 하이테크 기업이라는 화웨이(華爲) 다음이었다. LG 경영층은 평소 저가였지만 회사에서 가장 좋은 제품을 중국시장에 선보였다고 자신했다. 그 결과 이제 LG는 그동안 입은 손실을 만회하기 시작했다. 손 사장은 “중저가 제품과 고가 제품 모두 중요하지만 올해 LG 목표는 고가시장 공략이다. 이를 위해 회사가 가진 모든 첨단기술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의 라이벌인 삼성은 처음부터 중국의 고가시장을 공략해 성공했다. 1997년 한국의 외환위기 당시 어려움을 당한 삼성은 99년부터 생산라인을 고급제품 라인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삼성이 중국시장에서 큰돈을 버는 비결이었다. LG도 그동안 노력해 디지털 가전과 정보통신·모니터 부문에서는 어느 정도 고급화가 이뤄졌다. 지난해 LG는 중국과 기타 지역에서 동시에 최신 PDP 제품을 출시했고 올해는 71인치 PDP와 500만 화소 카메라가 장착된 휴대전화를 선보였다. 손 사장은 제품의 고급화를 위해선 어느 정도 적응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부단한 연구개발이 필요하다는 것도 그는 알고 있다. 최근 들어 LG는 고급 휴대전화와 정보통신 제품의 시장 점유율을 점차 높여가고 있다. 앞으로 가전과 정보통신·휴대전화 매출 비중이 각각 3분의 1이 되도록 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광저우(廣州)에 있는 기업관리 회사의 한 임원은 “LG의 저가전략은 고급화로 가기 위한 전술 성격이 짙다. 이미 중국시장에서 인정을 받은 만큼 ‘고급화’에서도 상당한 시장점유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005.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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