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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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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쏘 EV 유럽 상륙…KGM, 글로벌 시장 본격 공략

자동차

KG 모빌리티(KGM)가 독일에서 글로벌 대리점사와 현지 기자들을 초청해 무쏘 EV와 토레스 하이브리드(이하 토레스 HEV)를 공개하고 시승 행사를 열며 수출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행사는 현지시간 17일과 18일 양일간 독일 노이젠부르크(Neu-Isenburg) 힐튼 프랑크푸르트 그라벤브루흐 호텔에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곽재선 KGM 회장을 비롯해 유럽과 중동, 중남미 등 38개국에서 온 대리점 관계자와 기자단 등 156명이 참석했다. 이번 론칭 행사는 6월 수출을 시작한 무쏘 EV와 토레스 HEV의 본격적인 글로벌 판매를 앞두고 차량의 성능과 연비, 차별화된 특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제품 설명회와 시승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참가자들이 차량의 실제 주행 성능을 체감하도록 했다.또한 KGM은 이번 행사를 통해 친환경차 라인업 확장 전략과 향후 중장기 제품 운영 방향, 글로벌 시장 전략 등을 공유하며 현지 대리점과 언론과의 소통을 강화했다.곽재선 회장은 인사말에서 “무쏘 EV와 토레스 HEV는 국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충분하다”며, “국가별 특성에 맞춘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이어 “올해 8월 누계 기준 수출 대수가 4만492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848대) 대비 10% 증가했다”며 “기존 시장은 물론 신흥국 진출과 KD(반조립) 사업 확대를 통해 올해 수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곽 회장은 이와 함께 각국 대리점 관계자들과의 면담에서 현장의 의견과 건의 사항을 청취하고 판매 현황을 점검하며, 대리점 관계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시승 행사는 독일 마인츠(Mainz)에서 코블렌츠(Koblenz)까지 총 130km(편도 65km) 코스로 진행됐다. 마인강변 도로 17km와 중세 성곽, 와이너리 등 독일 전통 마을을 포함한 풍경 속에서 차량의 다양한 주행 특성을 시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행사 참가자들은 무쏘 EV의 경제성과 픽업트럭의 실용성, 토레스 HEV의 전기 주행 모드와 연비, 안정적인 승차감, 아웃도어 감성 등을 직접 체험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2025.09.22 14:17

2분 소요
사케 시음·와이너리 투어까지…현대홈쇼핑, ‘VIP 모시기’ 나서

유통

현대홈쇼핑은 다양한 여가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는 ‘VIP 컬처 클래스’ 운영을 시작한다고 11일 밝혔다.VIP 컬처 클래스는 현대홈쇼핑 고객 중 연간 결제금액 상위 3%인 VIP 고객을 대상으로 다음 달까지 총 4회 진행될 예정이다. 오는 12일 ‘계절 사케 시음회’ 클래스를 시작으로 ‘와이너리 투어’, ‘퍼스널 컬러 메이크업’ 등의 콘텐츠를 준비했다.각 클래스는 공식 온라인몰 현대H몰에서 참여 신청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회차당 약 20명이 참여하게 된다. 지난달 29일 시범적으로 운영한 ‘천연 아로마 테라피 체험’ 클래스는 VIP 고객과 동반한 가족, 지인 등 총 20명이 참여했다. 해당 클래스는 아로마 오일 시향과 식용 에센셜 오일 시음, 아로마 블랜딩 DIY 만들기 등으로 구성됐다.현대홈쇼핑은 VIP 컬처 클래스를 운영하며 이색적인 오프라인 경험을 제공해 VIP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컬처 클래스 외에도 현대홈쇼핑은 VIP 전용 모바일 라이브커머스인 '시크릿 쇼라'를 운영하는 등 VIP 고객 혜택을 늘리고 있다.현대홈쇼핑 관계자는 “로열티와 신뢰도가 높은 VIP 고객에게 할인 등 단순한 혜택을 넘어서는 특별한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오프라인 클래스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올해 참여 고객의 평가를 토대로 정기 프로그램으로 확대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5.09.11 16:50

1분 소요
'애주가' 김희선, 와인 만든다…'4300억 매각 신화' 창립자 아들과 맞손

유통

배우 김희선이 유명 와인 메이커 조 와그너(Joe Wagner)와 손잡고 새로운 와인을 내놓는다. 이번 프로젝트는 외식 기업 FG와 국내 와인 수입사 금양인터내셔날이 공동으로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1일 유통업계와 서울경제 보도 등에 따르면 김희선은 오는 9월 롯데백화점에서 와인 '벨레 그로스 발라드'(Belle Glos Ballad)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이번 제품은 조 와그너와 협업으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조 와그너는 케이머스 와이너리 창립자의 아들로, 세계 와인업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인물 중 한 명이다.그는 19살에 브랜드 '벨레 그로스'를 론칭했으며, 이후 만든 와인 브랜드 '메이오미'를 약 3억1500만달러(약 4300억원)에 매각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현재는 코퍼케인 와이너리를 통해 와인 브랜드 9개를 운영 중이다.연예계 대표 애주가로 이름 난 김희선은 와인에 대한 애정도 깊다. 브랜드 모델을 맡게되면서 제품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의견을 더한 것으로 나타났다. 패키지 디자인은 뉴욕 기반 아티스트 마리아트가 담당하기도 했다.이경원 FG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는 김희선 씨와의 와인 협업을 시작으로, 앞으로 단계적으로 각 셀럽의 특성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주류 라인업을 선보일 것"이라며 "FG가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주류 문화를 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FG는 연예인 및 인플루언서와 F&B 브랜드 창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장우 호두과자'로 유명한 부창제과가 대표적이다. 부창제과는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공식 디저트로 선정된 바 있었다.

2025.09.01 11:23

1분 소요
해운대 골목, 술이 익기를 기다리는 남자를 만나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

여행

부산 해운대. 수많은 발걸음이 바다를 향할 때, 기자는 반대로 골목 안으로 들어섰다. 바다는 보이지 않았지만 골목은 고요했고, 이내 코끝을 스친 건 익숙하면서도 낯선 누룩 향이었다. 그 향기를 좇다 마주한 공간. 전통을 품은 시간이 발효되고 있었다. 이름 그대로 ‘양조장 기다림’. 이곳의 막걸리는 누군가의 손길이 아닌 시간 속에서 익어간다. 그 중심에는 조태영 대표가 있다.철문을 열고 들어서자 공기는 단번에 달라졌다. 발효조가 숨 쉬는 듯한 소리가 들렸고, 온도와 습도, 빛과 시간까지 치밀하게 계산된 공정이 공간을 지배했다. 이곳에서는 단 하루, 단 한 시도 허투루 지나지 않는다. 모든 막걸리는 최소 240시간, 열흘 이상 발효와 숙성을 거쳐야 병에 담길 수 있다. “발효는 기다림입니다.” 조 대표의 말이다.조 대표의 이력은 전통 양조인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일본에서 바텐더 기술을 익히고, 프랑스 와이너리에서는 소믈리에 수업과 포도밭 실습을 병행했다. 그런 그가 선택한 술이 막걸리라는 사실은 흥미롭다. “막걸리는 단순한 전통주가 아닙니다. 세계 어디에도 없는 복합 발효주이죠.” 막걸리, 우리의 술이라는 자부심조 대표는 막걸리를 와인보다는 맥주에 더 가깝다고 본다. “와인은 포도라는 단일 재료를 깊게 발효시키지만, 막걸리는 맥주처럼 누룩과 효모, 곡물이 어우러져 다층적인 발효 구조를 만들어냅니다.” 실제로 막걸리에는 밥을 짓고, 누룩을 섞어 당화를 거친 뒤 효모가 발효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기술과 과학, 그리고 기억과 습관, 손끝의 감각까지 요구되는 술이다. 그래서 그는 막걸리를 ‘한국의 에일’이라 부른다.조 대표에게 막걸리는 하나의 철학 체계다. 전통과 시간, 지역성을 담은 술. 그가 직접 빚는 막걸리는 이야기를 품고 있다. 빠름이 일상이 된 시대에 그는 느림을 택했고, 그 선택이 곧 브랜드 ‘기다림’이 됐다. 그는 막걸리를 단순한 전통주가 아니라 도시의 시간과 감정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라 믿는다.그는 막걸리를 ‘시민의 술’이라 정의한다. 누룩에서 피어나는 단내, 물과 쌀이 빚어내는 발효. 귀한 의식주의 술이 아니라 삶 가까이에 늘 존재해온 술. 잔칫상과 노동의 현장, 하루의 끝과 다음 날의 시작 사이, 막걸리는 언제나 있었다. 그래서 막걸리는 지금도 한국인의 몸과 정서를 닮아 있다.전통주 가운데서도 막걸리는 가장 서민적인 술이다. 지위와 계층, 지역을 불문하고 누구나 즐기고 빚을 수 있었다. 지금도 지역마다 다른 물과 쌀, 누룩을 사용한 로컬 막걸리가 존재한다. 그 다양성은 글로벌 와인 시장의 ‘테루아’ 개념과도 맞닿아 있다. 이제 막걸리는 저렴한 술을 넘어, 개성과 철학을 담은 ‘한국의 내추럴 에일’로 재해석되고 있다.‘기다림’이라는 이름은 부산의 시화 동백꽃에서 따왔다. 추위를 이겨내고 피어나는 동백처럼, 술도 기다림 끝에 완성된다는 뜻이다. 조 대표는 “좋은 술은 마시는 이의 다음 날까지 배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막걸리는 숙취보다 여운을 남긴다. 발효의 시간은 맛의 깊이를 만들고, 정직한 재료는 몸에 가벼움을 남긴다.그는 인공 감미료나 탄산을 쓰지 않는다. 대신 부산산 쌀과 깨끗한 물, 고온과 저온을 넘나드는 복합 발효로 술을 완성한다. 이 고집은 ‘기다림’을 소수 정예 브랜드로 자리잡게 했다. 글로벌 막걸리, 그 시작점“김치가 kimchi로 세계화됐듯, 막걸리도 makgeolli로 불려야 합니다. 막걸리는 한국의 김치처럼, 이름 자체로 하나의 문장이 되어야 합니다.”조 대표는 단순히 전통을 계승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막걸리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실제로 ‘기다림’은 미국, 일본, 홍콩을 포함한 아시아·북미권 수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원칙은 하나. 한글 라벨 그대로, 이름도 ‘makgeolli’ 그대로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기다림 양조장에는 두 가지 대표 브랜드가 있다. ‘매료’와 ‘동네아들’이다. ‘매료’는 장산범 설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신비로움과 매혹을 담았다. 첫 향은 부드럽고 맛은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병에는 장산의 실루엣과 부산 바다 파도가 그려져 있어 지역성과 상상력이 결합돼 있다. 부산시 지역특산주 제1호로도 지정됐다.‘동네아들’은 야구 스타 이대호와 협업해 만든 브랜드다. 이름처럼 친근하며, 지역 쌀과 사람, 이야기를 담는다. 조 대표는 “스타가 아니라 손맛 있는 청년이고 싶었다”고 말한다. 포장과 라벨에는 부산의 지역성과 청년 창업의 이야기가 녹아 있다. 브랜드마다 이야기를 입히는 그의 방식은 마치 로컬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하다.양조장에서는 방문객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기자는 감귤 시럽과 막걸리를 섞고 로즈메리를 올려 칵테일을 직접 만들어봤다. 맛은 전통주라기보다는 크래프트 칵테일에 가까웠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이 엿보였다.조 대표는 “막걸리는 재료가 아니라 플랫폼입니다”라고 말한다. 과일 시럽, 허브, 탄산수 등 다양한 재료와 어울릴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일부 레스토랑에서는 그의 막걸리를 활용한 디저트 와인을 개발 중이다. 감성주점이나 한식 레스토랑과의 협업을 통해 막걸리 소비 지형을 넓히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국내 전통주 시장, 1200억 원 규모2023년 기준 국내 전통주 시장은 약 12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 가운데 프리미엄 막걸리는 약 20%를 차지한다. 숙성주, 수제 막걸리, 지역 브랜드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다. 조 대표의 제품은 대형 유통망보다는 체험 중심 판매에 강점이 있다. 편집숍, 레스토랑, 백화점 한정 판매를 고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2024년부터 시행된 소규모 양조장 지원정책은 ‘기다림’ 같은 브랜드에 호재로 작용한다. 해외 시장에서는 일본, 미국, 싱가포르 등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막걸리 수요가 늘고 있다. 그는 이를 단순한 수출이 아니라 ‘문화 수출’로 본다. 프리미엄 막걸리 시장의 성장은 일시적 유행을 넘어섰다. 세대를 아우르는 취향 확장, 로컬푸드에 대한 관심, 자연주의적 흐름이 맞물리면서 막걸리는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기다림’의 브랜드 전략은 이 흐름과 정확히 궤를 같이한다.“술은 마시는 게 아니라 듣는 겁니다.” 자리를 떠나려는 기자에게 조 대표가 건넨 마지막 말이다. 누룩의 숨소리, 발효의 온기, 쌀이 내는 소리. 그 모든 것을 듣는 사람이 좋은 술을 만든다는 믿음. 해운대 골목에서, 조 대표는 오늘도 술의 소리를 듣고 있다.

2025.08.31 11:00

5분 소요
보이지 않는 유대감으로 연결...와인 한 잔에 담긴 의미 [와인인문학]

유통

숫자와 그래프가 난무하고 심각한 토의가 이어졌던 비즈니스 미팅이 끝나고 테이블 위로 어둠처럼 짙은 붉은 액체가 채워진 잔이 놓인다. 호스트는 이 와인에 얽힌 숨겨진 이야기와 라벨의 의미, 와인의 특징을 나지막이 설명한다. 딱딱했던 분위기가 녹아내리고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유대감으로 연결된다. 한 잔의 와인에는 도대체 무엇이 담겨 있기에 이토록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일까.와인에는 수천 년을 이어온 신화와 역사 그리고 인간의 욕망이 빚어낸 황홀한 이야기가 흐른다. 우리가 와인을 마시는 행위는 고대 신을 기리던 제의(祭儀)의 현대적 변주이며, 오늘날의 와인 마케팅은 그 오래된 신화의 구조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그 모든 이야기의 시작점에는 풍요·광기·황홀경의 신 디오니소스가 있다.피와 눈물로 빚은 최초의 브랜드 스토리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디오니소스는 제우스와 인간 여성 세멜레 사이에서 태어났다. 헤라의 질투로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 제우스의 허벅지에서 다시 태어나 '두 번 태어난 자'라는 의미가 있는 디오니소스는 탄생 서사부터가 이미 비극과 기적을 품고 있다. 박해를 피해 세상을 떠돌던 디오니소스는 가장 아끼던 동료 암펠로스의 죽음을 슬퍼했는데 그의 피가 흐른 자리에서 최초의 포도나무가 자라났다고 전해진다. 사랑하는 이의 피와 눈물로 태어난 열매로 만든 와인은 죽음과 부활, 슬픔과 구원의 서사를 지닌 신의 선물이라는 강력한 '최초의 브랜드 스토리'를 구축했다.와인의 붉은빛은 생명의 피를, 그 취기는 신과의 합일을 통한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상징했다. 그의 추종자들이 벌였던 축제 ‘바카날리아’(Bacchanalia)는 사회적 규범과 체면을 벗어던지고 춤과 음악, 와인에 취해 신과 하나가 되는 일종의 종교 의식이었다. 와인은 태생부터 인간의 가장 깊은 심리, 즉 억압된 자아를 해방하고 싶은 욕망을 건드리는 신성한 매개체였다.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 와인의 위상은 절대적이었다. 철학자들이 진리를 논하던 ‘심포지움’(Symposium)의 중심에는 항상 와인이 있었다. ‘함께’(Sym)와 ‘마신다'(posium)의 합성어인 심포지움은 원래 ‘밤새도록 마시는 와인 파티’였던 것이다. 연회의 주최자인 ‘심포시아르크’(Symposiarch)가 와인과 물의 희석 비율을 결정했는데 그는 그날의 분위기와 대화의 주제에 맞춰 취기의 강도를 조절하며 모임 전체를 지휘했다. 원액 그대로를 마시는 것은 ‘야만인’의 행위로 치부됐기에, 와인을 마시는 행위 자체가 문명인의 세련된 교양과 절제를 증명하는 사회적 장치였던 셈이다.로마의 거대한 와인 소비량은 로마 시내에 있는 ‘몬테 테스타치오’ 언덕이 증명한다. 이 언덕은 깨진 와인 항아리 ‘암포라’ 조각 수천만 개가 쌓여 만들어진 인공 언덕이다. 제국 전역에서 로마로 흘러 들어온 와인의 양을 보여주는 고고학적 증거다. 암포라 손잡이에는 생산지와 연도, 등급을 증명하는 인장이 찍혔다. 이는 품질과 브랜드를 식별하는 ‘레이블’ 역할을 했다. 이렇듯 고대 사회에서 와인은 종교적 성물이자 사교의 촉매제였다. 경제를 움직이는 화폐이기도 했다. 현대 와인 마케팅, 디오니소스의 후예가 되다시간이 흘러 신들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하지만 디오니소스가 와인에 불어넣은 신화적 유산은 현대 마케팅 전략 속에 고스란히 살아 숨 쉬고 있다. 현대의 와인 마케터들은 영리하게도 고대의 성공 방정식을 그대로 재현한다.첫째 ‘브랜드 스토리텔링의 강화’다. 칠레 와인 ‘1865’가 골프 애호가들 사이에서 ‘18홀을 65타에 친다’는 행운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것이나 호주의 ‘19 크라임스’(19 Crimes)가 범죄자들의 이미지를 증강현실(AR) 레이블에 담아 와인에 반항적인 서사를 입힌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디오니소스 신화가 와인에 극적인 탄생과 구원의 스토리를 부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소비자는 와인에 담긴 ‘이야기’를 구매하고 싶어 한다.둘째 ‘럭셔리 이미지와 신비주의의 구축’이다. VIP 고객을 대상으로 와인 시음회를 열고 귀한 와인을 선보이는 전략은 고대 심포지움의 현대적 재현이다. 와이너리들은 한정된 생산량, 어려운 접근성 그리고 제임스 서클링과 같은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가 부여한 높은 점수를 통해 신비주의를 구축한다. 보르도의 ‘앙 프리뫼르’(En Primeur)처럼 병에 담기기도 전에 선물(先物)로 거래되는 와인 시장은 이런 신비주의의 절정이다.셋째 ‘떼루아(Terroir)라는 이름의 현대적 신화 창조’다. 토양 및 기후 등 포도밭의 자연환경을 의미하는 떼루아는 이제 과학적 용어를 넘어 마케팅의 핵심 신화가 됐다. 특정 지역의 흙과 햇빛이 포도에 특별한 영혼을 불어넣는다는 믿음은 고대인들이 특정 영토를 신성시하며 그곳에서 난 산물을 특별하게 여겼던 것과 같다. ‘나파 밸리’나 ‘몽라쉐’라는 지명 자체가 하나의 강력한 브랜드가 되는 현상은 떼루아가 와인의 품질을 넘어 소비자의 심리적 만족감을 채우는 신화로 기능하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준다.소비자가 고가의 와인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이유는 무엇일까. 와인은 구매해서 마셔 보기 전에는 맛과 풍미를 알 수 없는 대표적인 ‘경험재’다. 따라서 소비자는 레이블의 디자인·브랜드 스토리·원산지의 명성·가격표와 같은 외부적 단서인 ‘사회적 신호’에 크게 의존한다.특별한 와인을 오픈하는 행위는 단순한 음주가 아니라 나의 안목과 사회적 지위를 증명하고 일상에서 벗어나는 작은 의식이 된다. 브랜드 스토리에 감화되고 떼루아의 신화를 음미하며 한 모금의 와인에서 역사를 느끼는 것. 이는 과거 디오니소스 추종자들이 광란의 축제를 통해 황홀경에 빠져들었던 것과 본질적으로 같다. 와인의 가격표는 그 황홀경을 경험하는 데 필요한 입장료인 셈이다.오늘날 비즈니스 테이블에 오른 한 병의 와인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다. 그것은 고대의 신화를 품고 현대의 기술로 빚어낸 욕망의 결정체다. 와인 마케터들은 디오니소스의 후예들처럼 오늘도 우리에게 취기를 넘어선 황홀한 ‘경험’을 팔고 있다. 우리가 마실 다음 와인잔에는 과연 어떤 신화가 담겨 있을지 한 번쯤 음미해 볼 일이다.

2025.08.03 09:00

4분 소요
"SNS 올리기 좋잖아"...스파클링 와인 매출 늘었다

유통

휴가 시즌인 7월 스파클링 와인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는 ‘스파클링 와인’을 포함한 해시태그가 약 18만개를 넘어섰다. 스파클링 와인은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SNS에 올릴 만한)한 연출이 가능하고 도수가 높지 않으며, 맛도 있어 젊은 층부터 술을 즐기지 않는 소비자들까지 관심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1일 이랜드리테일에 따르면 대형마트 킴스클럽의 7월 한달간 스파클링 와인 매출은 전년 대비 34% 늘었다. 특히 1만원대 ‘나탈레 베르가 모스카토 다스티’, 7000원대 ‘돈 루치아노 모스카토’ 등 가성비 제품의 인기가 높았다. 킴스클럽은 최소 5000원대부터 다양한 가성비 스파클링 와인을 선보이고 있다.킴스클럽은 스파클링 와인의 소비자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라인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킴스클럽은 자사 와인 컬렉션인 ‘모두의 와인 플러스’를 통해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 ‘1900 카살리’ 3종을 최근 출시했다.출시 와인 3종은 ‘1900 카살리 람부르스코’와 함께 작년 11월 출시 한 달 만에 완판돼 약 6개월간 재입고 요청이 쇄도했던 인기 상품 ‘1900 카살리 말보 젠틸’, ‘1900 카살리 말바지아 돌체’다.‘1900 카살리 람부르스코’는 보랏빛 루비 컬러와 함께 딸기·라즈베리 같은 베리 계열의 풍부한 향과 은은한 단맛이 특징인 약발포성(프리잔테) 레드 와인이다. 미국에서는 ‘이탈리아의 콜라’라는 애칭이 있을 만큼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대표 와인으로, 식전주나 디저트는 물론 피자·바비큐 등과도 뛰어난 페어링을 자랑한다.‘1900 카살리 말보 젠틸’은 이탈리아 에밀리아 로마냐 지역의 토착품종 말보 젠틸로 만든 약발포성 레드 와인으로, 달콤하면서도 구조감 있는 풍미와 깊은 과일 향이 특징이다. ‘1900 카살리 말바지아 돌체’는 말바지아 품종 특유의 은은하고 기분 좋은 단맛이 인상적인 화이트 와인으로, 과일·디저트·샐러드와 잘 어울린다. 1900 카살리는 120년 전통의 이탈리아 와이너리 ‘카살리 비티쿨토리’가 설립 연도를 기념해 만든 대표 브랜드다. 해당 와이너리는 전통적인 샴페인 방식과 현대적인 양조법을 조화롭게 사용해 매년 150만병 이상을 생산하는 지역 명가다.특히 이번에 킴스클럽이 선보인 와인 3종은 모두 글로벌 와인 커뮤니티 비비노(Vivino)에서 평균 4점에 가까운 평점을 기록하며 품질을 입증 받았다. 가격은 모두 9990원이다. 현지 와이너리와의 대물량 직계약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게 이랜드리테일 측 설명이다.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신제품 람부르스코를 포함한 1900 카살리 3종은 모두 고품질이면서도 일상 속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스파클링 와인으로 구성됐다”며 “앞으로도 ‘모두의 와인’ 시리즈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의 우수한 와인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와인 대중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모두의 와인’ 시리즈는 이랜드리테일 킴스클럽이 와인 대중화를 목표로 선보인 초저가 직수입 와인 브랜드다.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130만병이 판매됐다. 5990원대의 ‘모두의 와인’과 9990원대 이상의 프리미엄 큐레이션 시리즈 ‘모두의 와인 플러스’로 구성돼 있으며, 전국 킴스클럽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한편 킴스클럽의 직수입 와인 매출 비중은 2년 전 30% 수준에서 올해 40%까지 크게 늘었다. 킴스클럽 직수입 와인의 7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30% 성장했다.

2025.08.01 18:01

3분 소요
‘술친자’ 다 모였다…나만의 주류 취향 찾는 ‘서울바앤스피릿쇼’ [가봤어요]

유통

“그동안 사 모은 위스키만 90병 정도 됩니다. 위스키 애호가로서 주류 박람회에 한 번도 참여하지 않은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 올해는 3일권을 사서 왔어요.”지난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바앤스피릿쇼’(서울바쇼)의 ‘기원(KI ONE) 위스키’ 부스에서 만난 직장인 오광영(34) 씨는 “서울바쇼 참가를 위해 연차를 내고 안동에서 올라왔다”며 “3일 내내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첫날인 이날은 ‘비즈니스 데이’로 명함을 소지한 업계 종사자만 입장이 가능하지만, 3일권 표를 사면 일반 참관객도 방문할 수 있다.친구와 함께 서울바쇼를 찾은 유호근(30) 씨는 “연차를 쓰고 오전 10시부터 와서 입장을 기다렸는데 이미 앞에 1000명 정도가 있었다”며 “전날 부스 설치가 끝난 시간인 오후 10시부터 줄을 서 ‘폐점런’한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올해로 5회째를 맞은 서울바쇼는 ▲바카디코리아 ▲페르노리카코리아 ▲캄파리코리아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등 국내외 주요 주류 기업이 참여하는 국내 최고의 프리미엄 주류 전문 전시회다. ▲위스키 ▲코냑 ▲럼 ▲진 ▲보드카 ▲테킬라 등 글로벌 증류주부터 ▲K-스피릿 ▲칵테일 ▲논알코올 ▲바 용품 등을 아우르는 311개 브랜드가 참가한다. 향·색 등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 제공 이날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국내 최초 싱글몰트 증류소 기원 위스키 부스였다. K-위스키 대표 브랜드인 만큼 시음을 위한 대기 줄이 상당히 길었다. 기원 위스키 관계자는 “입장 시간인 오전 11시부터 서울바쇼를 기념해 만든 한정판 위스키를 사려는 인파가 몰렸다”면서 “부스를 연 지 2시간 만에 3일 동안 판매하려고 준비한 물량 251병이 모두 소진됐다”고 했다.국내 위스키 점유율 1위인 골든블루 인터내셔널의 부스도 방문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골든블루는 ‘새 세상의 위스키’를 주제로 ▲카발란(Kavalan) ▲노마드 아웃랜드 위스키(Nomad Outland Whisky) ▲맥코넬스(McConnell’s) 등 총 3종의 위스키를 선보였다.가장 인상적인 건 카발란 전 제품의 향을 맡을 수 있는 ‘아로마 라이브러리’(Aroma Library)였다. 차례로 카발란 위스키 7가지를 시향하고 ▲바닐라&캐러맬 ▲나무 ▲로즈메리 ▲견과류 ▲과일 등 가장 잘 느껴지는 향에 도장을 찍으면 된다.‘위알못’(위스키 알지 못하는 사람)도 향을 통해 위스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카발란의 향을 즐긴 뒤에는 위스키 4종 중 두 가지를 골라 시음할 수 있다. 골든블루 부스의 시음 담당자는 “‘카발란 디스틸러리 셀렉트 No.1’과 ‘카발란 트리플 셰리 캐스크’를 많이 드신다”며 “남성미가 느껴지는 셀렉트는 카발란 입문자에게 적합하고, 트리플은 출시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많은 사랑을 받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탐두 ▲글렌고인 ▲스카치블루 ▲하이웨스트 ▲팔리니 등 5개 주류 브랜드를 알리는 ‘네 개의 페르소나, 하나의 여정’(Four Personas, One Journey) 콘셉트의 부스를 운영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연계한 이벤트 참가를 통해 각 브랜드 부스를 체험하며 자신의 위스키 취향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롯데칠성은 이번 서울바쇼에서 신제품 ‘탐두 21년’과 ‘글렌고인 미즈나라 오크’를 선보인다.롯데칠성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서울바쇼에 참여 중인데 작년에는 많은 위스키를 소개하려다 보니 각 브랜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지는 못했던 것 같다”면서 “올해는 롯데칠성보다 각 위스키 브랜드를 알리는 데 초점을 두고 주력 브랜드를 선정해 색깔별로 부스를 꾸몄다”고 밝혔다. 티 칵테일·콜롬비아 전통주·그리스 와인 등 ‘눈길’ 이날 다수의 위스키 애호가는 국내 최초 독립병입(IB·Independent Bottling) 위스키 전문업체인 ‘위스키내비’ 부스를 추천했다. 위스키내비는 자체 제작한 삽화를 넣은 라벨로 눈길을 끌었다.위스키내비 관계자는 “위스키내비의 라벨 때문에 위스키를 구입하는 사람도 많다”며 “맛뿐 아니라 라벨도 위스키 구매를 고려하는 요소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이번 박람회에는 차 브랜드인 ‘리쉬티코리아’도 부스를 마련했다. 리쉬티코리아는 ▲바닐라 민트 차이 ▲투메릭 망고 ▲카모마일 메들리 ▲탠저린 진저 등 네 가지 종류의 차를 활용한 칵테일을 선보였다.리쉬티코리아 관계자는 “서울카페쇼 등 차 관련 행사에는 많이 참여했지만 주류 박람회는 처음”이라면서 “최근 미국에서 차를 이용한 술이 유행하는 데 주목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참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이날 리쉬티코리아 부스에서 칵테일을 맛본 바텐더 이희중(32) 씨는 “주류 트렌드를 파악하고 평소 접하기 힘든 브랜드를 찾기 위해 매년 서울바쇼에 온다”며 “리쉬티코리아의 칵테일이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서울바쇼에서는 위스키뿐 아니라 와인, 럼, 진, 보드카, 전통주 등 다양한 종류의 주류를 맛볼 수 있다. 이날 오전부터 거의 모든 부스를 돌았다는 박 모씨는 “서울바쇼의 매력은 고가 위스키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수많은 주류를 맛보며 내 취향에 맞는 술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라면서 “위스키 외에 주한 콜롬비아 대사관 부스의 콜롬비아 전통주나 헬레닉와인의 그리스 와인, 다농바이오의 숙성 소주, 팔팔양조장·객제 양조장의 전통주, 마시주·아침마루와이너리의 한국 와인 등도 추천하고 싶다”고 전했다. 오는 27일까지 열리는 서울바쇼에서는 국내 최정상 바의 시그니처 칵테일을 만날 수 있는 ‘더 인피니티바’, 주류 업계 리더와 인플루언서가 모이는 지식과 정보 교류의 장인 ‘더 하이라이트’와 ‘마스터클래스’ 등도 운영된다.‘더 라운지’에서는 프리미엄 위스키 라인업을 즐길 수 있다. 25부터 26일까지는 창의적 칵테일에 도전하는 글로벌 바텐더 경연이 개최된다. 오는 27일에는 몽키숄더 주최로 ‘얼티메이트 바텐더 챔피언십’이 열린다.

2025.07.2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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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블라인드 품평회 올킬”…美 본테라, ‘영케이’ 손잡고 판매량 200% ↑

유통

종합주류기업 아영FBC는 미국 No.1 유기농 와인 브랜드 ‘본테라’(Bonterra)가 국내 주요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연이어 1위를 기록하며 MZ세대를 겨냥한 여름 시즌 마케팅과 함께 판매량이 1년 전보다 200% 이상 늘었다고 22일 밝혔다.본테라는 지난해 롯데백화점이 주관한 ‘더 블라인드’(THE V:LIND)에서 ‘에스테이트 콜렉션 카베르네 소비뇽’(Estate Collection Cabernet Sauvignon)으로 레드 와인 부문 1위를 수상했다. 올해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는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이 최고 영예인 ‘Best of 2025’에 선정되며 국내 블라인드 품평회에서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아영FBC는 “국내 와인 품평회에서 동일 와이너리의 1위 연속 수상은 드문 사례”라며 “본질적인 와인 경쟁력이 객관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올여름 진행된 캠페인에서는 밴드 DAY6(데이식스)의 영케이를 모델로 발탁해 ‘Born to be True’ 콘셉트 아래 자연주의 감성과 브랜드 철학을 알리는 콘텐츠를 전개했다. ▲캠페인 영상 ▲한정판 세트 ▲오프라인 이벤트가 더해지며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상승했고, 해외 소비자가와 큰 차이 없는 합리적인 가격대도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아영FBC는 봤다.본테라의 대표적인 라인업에서는 ▲샤르도네(Chardonnay)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로제(Rosé) 등 가볍게 즐기기 좋은 라이트 바디 와인의 판매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아영FBC는 “데일리 와인 시장에서 ‘오가닉’이라는 가치를 가격 부담 없이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MZ세대 소비자에게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분석했다.프리미엄 라인인 ‘본테라 에스테이트 콜렉션’(Bonterra Estate Collection)은 론칭 이후 1만병 가까이 판매되며 고급 유기농 와인 시장에서도 꾸준한 수요를 입증하고 있다. 블라인드 테이스팅 수상, 공격적인 마케팅, 친환경 가치를 내세운 일관된 전략이 소비자의 신뢰로 이어진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대표 상품인 ‘본테라 카베르네 소비뇽’은 신선한 체리와 커런트, 라즈베리의 산뜻한 향에 오크와 바닐라의 부드러운 풍미가 어우러진 미디엄 바디 와인이다. 깔끔한 산도와 정제된 탄닌감 덕분에 스테이크는 물론 불고기, 떡갈비 등 한식과의 궁합도 뛰어나다. 한 단계 상위 라인인 ‘에스테이트 콜렉션 카베르네 소비뇽’은 캘리포니아 북부 멘도치노 카운티의 유기농 포도로 만들어졌다. 14개월간 프렌치 오크 숙성을 거친 복합적인 향 구조로 블라인드 시음에서 전문가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아영FBC 관계자는 “본테라는 단순한 마케팅으로 주목받는 브랜드가 아니다”라며 “▲유기농이라는 철학 ▲품질로 입증된 맛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가격 등 삼박자를 모두 갖춘 와인”이라고 말했다.아영FBC는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의 잇단 수상이 MZ세대의 가치소비 흐름과 자연스럽게 맞물리며 시장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본테라 와인 전 제품은 와인나라 12개 직영점 및 주요 백화점과 편의점, 대형마트에서 구매 가능하다.

2025.07.22 10:04

2분 소요
“신라호텔 5층 비밀의 공간”…제네시스가 품은 멋·맛·쉼 [가봤어요]

자동차

“한국의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기자를 오랫동안 고민에 빠지게 만든 질문이었다. 사실 한국적이면서, 세계적으로 통하는 럭셔리 브랜드가 무엇인지 선뜻 떠오르지 않았다. 현대자동차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공간으로 설명했다. 제네시스의 설명은 쉽고, 명쾌했다.지난 2일 기자는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5층에 위치한 ‘제네시스 라운지’를 직접 방문해봤다. 손때 묻지 않은 흙 벽과 반듯한 화강암 바닥 위로 한 줄 빛이 흘렀다. 말로만 듣던 ‘한국적’인 럭셔리를 눈으로 본 건 그날이 처음이었다. 자동차 브랜드가 만든 공간이라고 믿기엔, 이곳은 너무 조용했고, 느긋했고, 아늑했다. 소수를 위한 VIP 공간“여기, 누구나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사람들도 이용하십니다.” 라운지 관계자가 조심스럽게 덧붙인 말이다. 그 말로 모든 것이 설명됐다. 이곳은 단순한 고객 라운지가 아니다. 제네시스라는 브랜드가 10년 동안, 그저 차를 파는 데서 벗어나 ‘한국식 럭셔리’의 철학을 어떻게 키워왔는지를 보여주는 현장이다.입구를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맞는 것은 전통 도자기다. 작가 이능호의 작품으로, 빛을 담아내는 유백색 기운이 청명하다. 좌우로 난 벽은 단단한 흙으로 마감됐다. 대개 호텔의 고급 라운지는 대리석을 입는다. 반들거리고 차갑다. 이곳은 다르다. 흙과 화강석이 공간을 덥히고 있다. 발을 디딘 순간 ‘한국의 집에 들어왔다’는 착각이 든다.제네시스 측은 이 라운지를 설계하면서 ‘차경’(借景)이라는 개념을 주요 모티브로 삼았다. ‘풍경을 빌려 쓰는’ 동양 고유의 조경 철학이다. 그 철학이 이곳에선 조경이 아닌 ‘시선의 설계’로 나타난다. 원형 구조로 공간을 짠 이유도 그 때문이다. 빛과 소리, 시선을 가운데로 모은다. 그래서 누가 어디에 앉아 있어도 바깥 풍경이 자연스럽게 들어오고, 한가운데 사람의 목소리가 울림 없이 도달한다.이 건축을 설계한 이는 최욱 소장(원오원 아키텍츠)이다. “좋은 건축이란 안팎의 경계를 허무는 일”이라는 그의 철학이 여실히 드러난다. 가장 인상적인 공간은 사운드 룸이었다. 유국일 명장이 수작업으로 만든 금속 스피커가 좌우에 놓였다. 가장 적은 왜곡, 가장 선명한 음. 음악에 취향이 없다던 사람도 여기선 잠시 귀를 세운다.스피커는 원형 공간의 여백을 소리로 부드럽게 채운다. 관계자가 추천하는 수용 인원은 세 명 이었다. 극소수만이 음향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 제한은 오히려 이 경험을 더 간절하게 만든다. 잔잔하게 채워진 음악 사이로 멍하니 창밖을 바라봤다. 밖으로는 남산과 영빈관이 조용히 내려다보였다. 멋과 맛과 쉼의 조화다이닝룸은 계절을 먹는다. 2개월 단위로 예약을 받으며, 8명까지 함께할 수 있다. 이날 기자가 시식한 음식들 역시 모두 제철 재료로 꾸며진 한상이었다. 요란하지 안되 기억에 남는 식사다. 제네시스의 지극한 환대를 경험하기 위해선 ‘비어야 이용할 수 있다’는 말처럼 임원도, VIP도 여기선 운이 따라야 한다. 식탁은 설희경 작가의 작품이다. 한국 전통 조각보에서 영감을 받은 테이블이라고 한다. 색감은 자연을 닮고, 무늬는 규칙 없이 부드럽다. 의자 역시 여인철 작가의 작품이다. 겉으로 봤을 땐 다소 불편해 보였지만, 앉아 있으면 엉덩이보다 등과 마음이 먼저 내려앉는다.이곳에선 와인과 차를 모두 권한다. 라운지에는 45종의 싱글 몰트 위스키와 샴페인, 와인도 갖춰져 있다. 미국 허드슨 와이너리에서 국내 단 40병만 들여온 ‘레이디버그 샤도네이 2022’도 이곳에 있다. 그러나 진짜 중심은 차다. 제네시스 가든차를 발효시킨 청량한 콤부차부터, 한방 재료를 넣은 블렌딩 티까지. 음료 역시 한국적이다. 단순한 스페셜티가 아니라 ‘가장 한국적인 취향’이다.송민규 제네시스사업본부장(부사장)은 “제네시스 라운지는 단순한 고객 응대 공간이 아니라 브랜드 철학을 오감으로 느끼는 곳”이라며 “제네시스는 이제 단지 자동차를 잘 만드는 브랜드가 아니라, 한국식 럭셔리를 어떻게 정의하고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철학을 축적해가는 중”이라 강조했다.지난 2023년 1월 문을 연 제네시스 라운지는 개관 이후 2년 반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일부 고객만을 위한 비공개 공간으로 남아 있다. 출입 조건은 다소 까다롭다.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세단 G90 가운데서도 롱휠베이스(LWB) 또는 블랙(BLACK) 트림을 신차로 구매한 고객에게만 개방된다. 제네시스 측에 따르면 현재 이 자격을 갖춘 이용자는 약 2500명 수준이다. 이곳을 나올 때쯤, 기자는 자신도 모르게 문을 한 번 더 돌아봤다. 소수를 위한 라운지를 ‘누군가의 아지트’가 아니라, ‘누구든 들어와 머물 수 있는 풍경’으로 느껴지게끔 만든 건 제네시스의 소박한 디테일이었다.

2025.07.0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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