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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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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 올해 최대 실적 예고...연임할까[CEO열전②]

보험

신한라이프가 올 3분기까지 전년도 실적에 육박하는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올해 역대 최고 실적을 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2023년 부임 후 신한라이프를 생명보험업계 ‘톱(TOP)2 보험사’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밝힌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3년간 여러 혁신적 제도들을 통해 회사의 경쟁력을 크게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이유들로 올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이영종 사장이 신한금융 내 인사관례를 깨고 연임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꾸준한 혁신...해외사업은 숙제지난 1993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이영종 사장은 은행과 신한금융에서 다수의 현장·전략 직무를 수행하며 ‘신한의 핵심 전략가’로 활약해왔다. 이후 2019년 오렌지라이프로 자리를 옮겨 처음으로 보험업에 몸을 담게 됐고 2021년 1월 대표이사 부사장까지 역임하며 처음으로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이때 이영종 사장은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의 통합에 있어 핵심 역할을 담당했고 2021년 7월에는 통합된 보험사 신한라이프의 전략기획그룹장(부사장)에, 2023년 1월에는 신한라이프 대표이사에 공식 취임하며 승진가도를 달렸다. 이영종 사장 부임 후 신한라이프의 실적은 고공세다. 2021년 당기순이익은 3900억원대였지만 지난해 5000억원을 넘어섰다. 또한 신한라이프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5145억원으로 이미 지난해(5284억원) 실적에 육박했다. 올 연말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 실적이 예상된다.이영종 사장은 지난 3년 간 신한라이프에서 여러가지 ‘혁신적 제도’를 도입했다. 먼저 보험업에서 가장 중요한 판매채널 혁신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눈에 띈다. 그는 각 영업채널별로 필요한 지원을 체계화시켰고 보험설계사들이 영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또한 고객 편의성 혁신도 주목할 만하다. 2024년 이후 신한라이프는 ▲365일 24시간 입출금 서비스 도입 ▲고령층 전용 상담채널 ‘SOL메이트 시니어 콜센터’ 개설 ▲보험금 청구서류를 자동으로 인식해 처리하는 ‘AI OCR(광학문자인식)’ 솔루션 도입 ▲비대면 디지털 업무 강화를 위한 ‘신한SOL라이프’ 앱 고도화 등을 추진하며 고객 중심의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는 기존 ‘고객지원그룹’을 고객 만족과 편의성 혁신을 최우선 가치에 둔 ‘고객혁신그룹’으로 변경하고 사용자의 경험(UX)을 반영한 업무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후 아울러 이영종 사장은 신한라이프의 미래먹거리를 위해 시니어를 타깃으로 한 요양사업을 집중 육성 중이다. 신한라이프는 지난 2021년부터 요양사업 조사에 돌입했고 이듬해에는 요양시설 부지 조사에 들어갔다. 이후 2024년 1월 신한라이프케어를 공식 출범하며 요양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현재 하남 미사와 은평, 부산 해운대, 위례에 시설 건립 부지를 확보했고 내년 1월 하남 미사에 첫 번째 요양시설 개소를 앞뒀다”며 “차별화된 시니어 주거 문화를 구축해 경쟁력을 갖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외사업에서는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신한라이프의 유일한 해외법인인 신한라이프베트남(SHLV)은 지난 2022년 1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지만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상태다. 신한라이프베트남은 2023년 -35억원, 2024년 -1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올 상반기 적자폭이 -23억원으로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영업수익이 늘고 있어 향후 흑자 전환이 기대되는 중이다. 회사는 2031년을 흑자전환 목표로 삼은 상태다. 호실적 속 연임 성공할까이처럼 이영종 사장이 지난 3년간 신한라이프를 꾸준히 성장시키자 향후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한금융은 자회사 CEO 임기와 관련해 ‘2+1’ 관행을 적용 중이다. 2년 임기 후 1년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식이다. 지난 2년간 호실적을 내며 이영종 사장은 지난해 말 1년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당시 신한금융 자회사 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이영종 사장에 대해 “영업력을 회복하고 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성과를 창출했다”며 연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영종 사장의 임기는 올해 12월 31일 만료된다. 신한금융이 그동안 보험사 대표의 경우 임기를 3년 이상 보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영종 사장은 신한금융 내 다른 보직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최근 신한금융이 ‘2년 임기 후 2년 추가 연임제’를 도입하는 등 기존 관행을 조금씩 깨고 있다는 점에서 이영종 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지난해 초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며 “연임을 통해 책임 경영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밀어줘야 할 장수는 확실히 밀어준다는 얘기다. 올 연말 이영종 사장이 2+1년, 총 3년의 임기를 모두 마치게 되지만 그동안의 신한라이프의 성과와 앞으로의 장기적인 과제 등을 고려하면 지속성을 감안해 재연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연임 가능성을 떠나 이영종 사장의 경영 리더십은 높은 평가를 받았을 것”이라며 “이런 점을 감안하면 경영자로서 그의 가치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5.11.08 09:01

4분 소요
하나생명, 자회사 ‘하나더넥스트 라이프케어’ 출범…요양사업 본격화

보험

하나생명이 최근 ‘하나더넥스트 라이프케어 주식회사’의 법인 설립 등기를 신청하고, 요양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하나생명은 요양 사업을 전략사업으로 선정하고, 요양 시설 등 노인복지시설의 운영 역량 확보 및 토털 라이프케어 전문 회사로의 성장을 목적으로 하나더넥스트 라이프케어를 설립했다.하나생명은 요양 시설 공급 문제 해결에 일조하기 위해 경기도 고양시 일대에 요양 시설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시니어 생애 전반에 걸쳐 필요한 요양 등 건강을 케어하는 토털 라이프케어 전문 보험사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생명은 하나금융그룹의 하나금융공익재단이 지난 2009년부터 운영해 온 하나케어센터의 운영 경험에 바탕을 두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하나생명은 서울시와 수도권 손님 대상 요양 서비스 제공을 위해 경기도 고양시에 시설 설립을 위한 부지 매입을 하고 현재 설계를 준비하고 있다. 하나생명은 북한산 방향을 한눈에 바라보면서 창릉천을 옆에 끼고 있는 만큼 주변 자연환경과 도심과의 접근성을 모두 갖춰 어르신 케어에 최적의 입지로 보고 있다.하나생명은 현재 대기율이 높은 도심지역에 요양 시설 설립을 우선 추진하고 나아가 재가 요양, 서비스형 시니어 주거 사업을 차례대로 검토하여 추진 할 계획이다.하나더넥스트 라이프케어 초대 대표이사는 황효구 대표이사다. 황 대표이사는 장기간 글로벌 사업 업무를 담당하며 해외 사정에 밝고 업무 추진력이 뛰어나 신사업에 적합한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앞서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시니어 특화 브랜드 ‘하나더넥스트(HANA THE NEXT)’를 출범하고 시니어 세대가 필요로 하는 금융·비금융을 아우르는 종합 라이프케어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25.06.17 17:43

2분 소요
초고령화 사회 진입…생보사, 新먹거리 ‘시니어 사업’ 진출 속도

은행

생명보험사들이 초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인한 새로운 기회이자 대응 과제로 ‘시니어 사업’을 낙점했다. 단순히 치매·간병, 요양보험 등 생명보험 상품만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직접 요양센터나 실버타운 설립 등 서비스 제공에 나선 것이다. 생명보험 업계에 따르면 시니어 사업에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곳은 KB라이프다. KB라이프는 지난 2023년 KB골든라이프케어를 자회사로 편입, 실질적인 시니어 사업 전개를 시작했다. KB골든라이프케어를 통해 서울 종로구 평창동 실버타운 1개소, 강남권 요양시설 2개소, 주간보호센터 1개소 등 수도권에서 장기 요양시설을 운영 중이다. 올해에는 은평, 광교, 강동 지역에 ‘요양 빌리지’ 3개소를 추가 설립할 계획이며, 향후 추가 부지도 검토 중이다.현재 토지·건물 직접 소유 방식으로 시설을 확장하고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규제 개선과 연계한 위탁운영 모델로의 전환을 계획 중이다. 아울러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접목한 고급형 요양서비스 개발도 병행할 계획이다.신한라이프도 자회사인 신한라이프케어를 통해 시니어 관련 사업인 노인 요양시설과 실버타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경기도 하남시 미사동에 60~7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노인 요양시설을 건립할 예정이다. 2026년 설립할 요양시설은 용지를 확보 중이며, 2027년엔 서울 은평구에 요양시설과 실버타운을 결합한 복합주거시설(의료·헬스케어, 레저스포츠, 문화예술, 금융서비스 등)을 개소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신한라이프는 올해 1월 시니어 사업 전담 자회사인 신한라이프케어를 출범했다. 출범식에는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참석, 그룹 차원의 시니어 사업에 대한 관심을 보여줬다. 우석문 신한라이프케어 대표는 출범식에서 “새롭고 차별화된 시니어 주거 문화를 구축하고 고객의 편안한 노후 라이프를 제공하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향후 전국적인 네트워크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이 외 삼성생명도 최근 조직 변화와 함께 올해 시니어 리빙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으며, 하나생명은 최근 금융당국의 요양 자회사 설립 신청 절차를 통과했다. 미래에셋생명, NH농협생명 등 나머지 생보사들도 시니어 관련 사업 확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오션 시장’ 보험사들 노크…규제 앞에 ‘멈칫’이처럼 생보사들이 시니어 사업에 뛰어드는 건 성장성이 뚜렷한 ‘블루오션’ 시장이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베이비붐 1세대(1955~1964년 출생)와 2세대(1965~1974년 출생)가 모두 60세 이상이 되는 오는 2035년에는 60세 이상 인구수가 약 2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요양사업도 급성장해 한국무역협회 추산 2020년 72조원에서 2030년 168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요양 사업에 관한 인식도 개선되고 있다. 보험연구원이 최근 ‘향후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할 때 어떤 방법을 선택할 것인가’에 관해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자의 49.1%가 자신의 주택에 머물면서 필요한 서비스를 외부 업체로부터 제공받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돌봄서비스 관련해 유료로 자문 및 도움 서비스를 받는 것에 대해서 조사대상자의 약 80.5%가 긍정적 의사를 표시했다.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의 기본적인 비즈니스 모델 특성은 소비자가 젊었을 때 납부한 보험료를 채권 등 안전자산 투자를 통해 자산 운용한 후, 그들이 나이가 들었을 때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라며 “젊은층이 감소하고 고령층이 증가하게 되면서 구조가 형성되면서 생보사들에게 시니어 사업은 기회”라고 말했다. 다만 생보사가 본격적으로 요양기관 설립에 뛰어들려면 규제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 요양기관을 설립할 때 토지와 건물을 소유해야 한다는 규제 때문에 생보사 진입이 까다로운 상황이다.현재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요양시설 사업자가 10인 이상의 요양시설을 설치하려면 토지·건물을 직접 소유하거나 공공부지를 임차해야 한다. 노인요양시설 난립을 막고 잦은 개·폐업으로 인한 입소 노인의 주거 불안을 막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는 보험사들에게 요양산업 진출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에 보험사들은 타인 소유의 사유지나 건물을 임대해도 요양시설 설치·운용이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정부에 요청해오고 있다.보험업계 관계자는 “시민단체 등이 과도한 시설화, 요양 분야에 금융자본 진입 등 심각한 문제를 낳을 수 있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태”라며 “일부 보험사들은 규제 완화 추이를 따라가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라고 말했다.

2025.04.21 07:00

3분 소요
“초고령 사회, 생보업계 돌파구는”...생보협회, 한-일 생명보험 세미나

보험

생명보험협회는 12일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일본의 OLICDC와 ‘초고령사회, 생명보험업계의 대응전략’을 주제로 '2025 한-일 생명보험 세미나'를 개최했다.세미나에는 생보업계 및 유관기관에서 100여명이 참석했다. 초고령사회를 먼저 겪으며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일본 생명보험업계의 사례를 직접 듣고, 보험금청구권신탁을 활발히 운영 중인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업계 전문가와 함께 조명했다.첫번째 주제 발표에서는 일본생명보험의 미야자키 유스케 부장과 하라 타다시 부장이 일본의 요양산업 현황 및 사업 구조와 선진모델로 평가받고 있는 일본생명(니치이학관)의 요양서비스 운영 사례를 소개했다.일본 내 매출 1위 요양업체인 니치이홀딩스를 소유하고 있는 일본생명보험의 요양사업 사례에 참석자들은 많은 관심을 보였다. 실무 차원에서의 구체적인 질의응답도 주고받았다.다음으로 NH농협생명의 양희석 변호사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시행된 보험금청구권신탁 제도가 더욱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 개선이 필요한 법적 쟁점을 소개했다. 미국과 일본의 실제 사례를 들어 향후 겪을 수 있는 이슈를 점검하고 해법을 모색했다.보험금청구권신탁 제도가 ‘재산관리능력이 부족한 유족의 생활 보호’라는 사회적 필요성에 의해 시행된 만큼, 생명보험업계는 고객에게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사전 점검이 필요한 법규 및 제도 관련 이슈를 짚었다.협회는 앞으로도 해외 선진사례와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김철주 생보협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초고령사회 진입 등 인구구조의 변화로 저성장이 고착화됨에 따라 생명보험업계는 엄중한 상황에 직면해있다”며 “우리 업계는 인구 위기를 걱정하며 기다리는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한다”고 강조했다.

2025.03.12 15:25

2분 소요
초고령화 사회 진입에…노후보장 ‘시니어보험’ 들어볼까 [보험톡톡]

은행

우리는 살면서 대부분 보험 하나쯤은 가입합니다. 하지만 내가 가입한 보험이 내게 왜 필요한지, 어떤 보장을 담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막연히 어렵다는 인식 때문에 알고 싶지 않은 것 아닐까요. 어려운 보험을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접근하기 위해 다양한 보험업계 소식 및 재테크 정보를 ‘라이트’하게 전달합니다. 우리나라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시니어 주거시설과 연계된 보험상품이 다수 출시될 전망이다. 노년층을 위한 이른바 ‘실버보험’이다. 실버보험은 2000년대 초반 본격적으로 등장했으며 2010년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현재는 시니어사업이 보험업계의 핵심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처음 20%를 넘어섰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체 인구는 5122만1286명이다. 이 중 65세 이상 인구는 1024만4550명으로 집계됐다. 초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먼저 인구 고령화에 대응하는 보험제도가 개선된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노후·유병력자 실손보험의 가입 연령을 기존 70세(유병력자), 75세(노후)에서 90세까지 확대하고 보장 연령도 기존 100세에서 110세까지 연장한다. 이번 개편안은 오는 4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현재 노후 실손보험은 9개 보험사(생명보험 2개, 손해보험 7개),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13개 보험사(생명보험 2개, 손해보험 11개)에서 판매 중이다. 하지만 기존 실손보험의 가입 연령이 70~75세로 제한돼 있어 80세 이상의 가입률이 4.4%에 불과할 정도로 낮았다.이에 따라 고령층이 의료비를 대비할 수 있도록 가입 연령을 90세까지 확대하고, 보장 연령도 110세까지 늘려 실질적인 의료비 보장 기능을 강화했다. 금융당국은 앞서 올해 업무계획 발표에서 국민 노후대비를 위한 ‘노후지원 보험 5종 세트’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개선안과 함께 사망보험금 유동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및 연금계좌에 의료저축계좌 기능 부여, 보험계약대출 우대금리 항목 신설, 신탁업 활성화 등이 담겼다.생명보험사들도 보험상품과 시니어 주거시설이 연계를 강화한다. 연금상품의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요양사업과 신탁업은 생보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요양사업에서는 현재 KB라이프생명과 신한라이프가 선두에 있다. KB라이프생명은 2023년 KB골든라이프케어를 자회사로 편입해 요양사업 첫발을 내디뎠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도심형 요양시설 ‘위례빌리지’, ‘서초빌리지’와 첫 실버타운인 ‘평창 카운티’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까지 은평, 강일, 광교 3개소를 추가해 요양 시설 확대에 나선다. 신한라이프는 올해부터 주야간보호센터와 요양원, 실버타운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 하남 미사 지역에 60~7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도시형 요양시설 1호점을 오픈했다. 또한 2027년 개소를 목표로 서울 은평구 실버타운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생보협회도 올해 생보산업 핵심 목표를 발표하며 초고령사회에 맞춰 상품 개발과 서비스 등 생명보험의 역할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생보협회는 연금액 증대 등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되고 연금의 노후보장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상품 개발 기반을 마련할 것이며, 퇴직소득의 연금수령 시 세제혜택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또한 사후소득인 사망보험금을 생전에 노후생활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으로 유동화해 사망보험의 지속 가능성 제고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더불어 보험상품과 시니어 주거시설을 연계해 산업간 상생구도를 구축함은 물론, 보험 금융자산을 통해 노후 주거준비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보험-요양 융복합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여러 진입 장벽이 있지만 수익을 높이기 위한 업계 전체의 과제가 있는 만큼 요양업은 돌파구와 같은 선택지”라면서 “앞으로 더 많은 보험사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2025.02.15 07:00

3분 소요
동양·ABL생명, 우리금융 어깨 타고 업계 6위 도약 노린다

보험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본격화하면서 생명보험 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인수는 우리금융이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하는 전략적 행보로, 인수가 완료되면 새로 출범하는 우리금융 보험사는 단숨에 생보업계 6위로 올라서 업계의 경쟁 구도를 재편할 전망이다. 그러나 통합 과정에서 수반될 인력 개편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보험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패키지로 인수하는 주식양수도계약 양해각서(MOU)를 양사의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체결했다. 이어 우리금융은 지난 8월 6일에는 인수를 위한 실사를 마무리했으며, 8월 말께 가격을 확정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함께 인수하는 배경에는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약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지 않았다. 실제 우리금융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90%를 웃돌 정도로 은행 의존도가 매우 높았다. 우리금융은 8월 1일에는 우리투자증권을 공식 출범하며 포트폴리오에 증권사를 추가했다.통합 법인, 업계 5위 농협생명과 어깨 나란히보험업계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통합은 자산규모와 수익성에서 업계의 판도를 바꿀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동양생명의 별도 기준 총자산은 32조4402억원, ABL생명은 17조4704억원이다. 추산하면 49조9109억원으로 NH농협생명 자산규모(53조8435억원)를 바짝 추격하며 생보업계 5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연결 기준 지난해 순이익은 각각 2706억원, 799억원으로 합산 3505억원이다. 은행계 생보사 1위인 신한라이프(4724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익성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보험사들의 장기 수익성 지표라 불리는 보험계약마진(CSM)의 경우 올 1분기 기준 동양생명이 2조6911억원, ABL생명이 8942억원으로 도합 3조5853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KB라이프생명 CSM인 3조886억원을 가뿐히 뛰어넘는다. CSM은 보험계약으로부터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미실현 이익)의 현재가치를 뜻한다.상품 포트폴리오 또한 균형 있게 갖춰질 전망이다. 올해 1분기 동양생명의 일반계정 개인보험 수입보험료 가운데 보장성보험의 비율은 76.7%다. 반면, 같은 기간 ABL생명은 보장성보험 비율이 33.6%, 저축성보험 비율이 66.4%다. 그런데 새 회계기준(IFRS17) 아래서는 저축성보험을 부채로 인식하므로 생보사들이 보장성보험 확대에 힘 쏟고 있다. 양사가 시너지를 내면 ABL생명의 저축성보험 쏠림이 완화되는 셈이다. 구조조정·신사업 진출 등 과제 풀어야그러나 이번 인수·합병(M&A)은 여러 도전 과제를 안고 있기도 하다. 특히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조직적 갈등과 인력 구조조정 문제는 큰 넘어야 할 산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직원 수는 각각 912명, 759명으로 합하면 총 1671명이다. 이는 다른 은행계 생보사인 신한라이프(1626명)와 NH농협생명(1000명)보다 많은 인원이다. 이 때문에 통합 과정에서 중복 인력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앞서 2021년 7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통합해 출범한 신한라이프는 같은 해 12월 희망퇴직을 받아 약 250명이 퇴사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최대 3년치 기본급과 특별기원금 제공을 조건으로 추가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지난해 1월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통합으로 출범한 KB라이프생명 또한 기업·조직문화 차이 등으로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또한 해외 진출이나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한 미래 성장 동력 확보도 과제라 할 수 있다. 그간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신사업 추진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경쟁사인 KB라이프생명은 지난해 10월 KB손해보험으로부터 요양사업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인수해 금융권에서 요양사업을 이끌고 있다. 신한라이프도 요양사업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를 통해 내년 경기 하남시에 도심형 요양시설을 열 계획이다.다만, 이번 인수는 중국 안방보험의 파산 절차와 맞물려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모두 안방보험의 대주주인 다자보험그룹이 소유하고 있는데, 안방보험 파산 이후 이 회사도 청산 절차에 들어간다. 중국 당국이 다자보험을 청산하면서 보유 자산인 동양·ABL생명을 빠르게 매각할 전망이다.보험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이번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경우, 보험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고 비은행 부문 수익을 증대하는 기회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며 “기존 보험사들과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해선 장기적인 성장과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4.08.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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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지막 집은 어디인가 [김현아의 시티라이브]

전문가 칼럼

출생률이 낮아지는 여러 가지 사회경제적 요인이 있지만, 우리가 당면하는 시대가 ‘불확실성의 시대’라는 게 더 큰 이유가 아닌가 싶다. 전인구의 3분의 1, 아니 그 이상이 노인으로 채워지면서 노동‧경제‧복지의 모든 구조변화가 불가피하다. 고도성장기 아파트 단지와 함께 조성됐던 유치원이 이제는 노인들의 데이케어센터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오래 살지만 낫지 않는 병을 안고 사는 유병장수의 시대가 되었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었지만, 양극화는 더 심화해 상대적 박탈감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만큼 우리에게 예측 불가능한 시대가 있었을까.지금의 장년 세대는 자신은 물론 자기 아이들의 미래에 드리워진 불확실성에 불안해한다. 그래서 자녀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에 동의하게 된다. 혹시 이런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저출생의 문제도 해결될지 모를 일이다. 얼마 전 신문기사에서 기획재정부가 조만간 ‘시니어 주택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반가운 소식이나 보건복지부나 국토부가 아닌 기재부라는데 다소 놀랐다. 신탁사나 생명보험사들이 요즘 신규시장을 찾아 시니어 요양사업에 관심을 두다 보니 이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그렇지만 시니어 주택은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종과 분야가 연계되어 공간과 서비스 그리고 돌봄과 복지가 유기적으로 연계되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정책이나 의지는 잘 보이지 않는다.‘공간’에 갇힌 시니어 주택 NO, 의료‧돌봄‧요양이 가능한 주거 Yes실제로 시니어주택 관련 사업에는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건설사들과 프롭테크 기업들이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다. 프롭테크 기업들은 노인돌봄 서비스에 AI 등 첨단기술을 적용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한국에서 공급되는 시니어 주택의 대부분이 아직은 서비스보다는 물리적 공간에 국한되어 있고 너무 고가(高價)의 상품으로 제한된 사람들에게만 접근 가능하다는 점이다. 소득이나 질환의 경중에 따른 의료와 요양, 주거를 결합하고 정부의 장기 요양보험과 연계할 수 있는 시설과 서비스는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이유로 시니어 주택으로 공급되었으나 그 용도가 변질되거나 전환된 경우도 많다.덕분에 시니어 주택 사업을 하려면 이런저런 규제에 부딪히게 된다. 입지도 도심보다 외곽이 많다. 시니어 주택을 과거 신도시 건설하듯이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도심 내 재개발 재건축 등의 사업에서 저층부를 시니어 주택으로 공급도록 하는 유인책이나 기존에 살고 있는 집을 노인 친화형으로 개조하거나 보수하는 데에 대한 지원은 아직 없다. 방문 의료나 방문간호 등 좀 더 노인들에게 의료접근성을 제공할 수 있는 지역 기반 케어시스템도 미흡하다. 그리고 이를 기존 복지와 연계하려는 범부처 차원의 노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일본의 재택의료‧요양 실험, 우리도 교훈 얻어야의대 정원 확대로 야기된 전공의 사태로 한국의 의료시스템이 큰 도전을 받고 있다. 형식은 다르지만, 일본도 이와 비슷한 위기를 겪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일본 의료시스템의 위기는 다름 아닌 장수명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비용의 부담에서 비롯됐다. 일본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인구당 병상수가 많고 평균 입원 기간도 길다. 구급차를 부르는 것에 심리적 금전적 부담도 적다.한국과 일본의 건강보험제도는 다른 선진국에서 부러워할 만큼 저렴한 비용으로 국민들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초고령 사회가 되면서 이 모든 것들이 지속 가능하지 않게 됐다.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이미 일본은 인구과소지역의 병원들이 적자와 의사 부족으로 잇따라 폐쇄되고 국가의 의료 및 개호보험제도에서 수용할 수 없는 의료 의존도가 높은 고령 인구들이 갈 곳이 없어 의료난민으로 전락하고 있다.일본도 처음에는 병원이나 의사 수, 요양시설(노인케어 홈 포함)을 늘리는 선택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병원의 병상수를 줄이고 본인 부담금은 늘리면서 비용 지출을 억제하는 동시에 재택의료와 병원설비의 공유, 의사의 아웃소싱 등 의료서비스의 전달체계 자체를 개혁하고 있다. 특히 과소지역의 의사 부족은 총량의 문제가 아니라 배분의 문제라고 보고 있다. 아직 이러한 변화가 일본 전역에서 시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민간의 새로운 비즈니스로, 정부 사회보장제도의 개혁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우리나라는 어떤가? 의사 수의 문제는 논외로 하더라도 고령자들의 다양하고 장기화하고 있는 의료서비스의 전달체계가 이대로 괜찮은가. 유병장수 시대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이 요양시설은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가는 곳이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막상 집에서 더 이상의 삶을 유지할 수 없을 때 병원 아니면 요양시설 이외의 다른 선택지는 많지 않다.원래 생로병사의 공간은 ‘집’이었다. 과거에는 집에서 아이를 출산했으며, 집에서 노인이 되고 집에서 병을 치유하고 집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우리는 생로병사의 모든 과정을 집 밖에서 해결하고 있다. 이제 수명이 늘어나면서 집에서 머무는 기간도 늘어났다. 기술의 발달로 집에서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졌다. 생로병사의 모든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집에서 일도 하고, 늙고, 요양을 하며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을 것이다.시니어 주택은 물론 노인들이 안심하고 주거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의 공급이 서비스는 여전히 필요하다. 그렇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저출산-고령화-저성장으로 이어지는 사회의 구조적 변화에 따른 사회 시스템 전반을 고치고 재편해야 할 타이밍이다. 특히 정부 부처는 ‘시니어 주택 활성화’라는 주제를 통해 이런 고민을 정책으로, 제도로 만들 준비를 해야 한다.일본의 재택의료를 접하면서 고도성장과 핵가족화로 잠만 자는 공간으로 전락했던 집을 이제는 다시 원래의 기능으로 회복시켜야 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따금 병원이나 요양시설에 기거’하고 ‘주로 집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면 나는 내가 살던 집에서 늙고, 요양과 치유를 하며 그곳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

2024.08.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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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다잉 시대’ 상조업 두드리는 생보사…하지만 2년째 답보, 왜? [이코노Y]

보험

보험업계가 신사업으로 요양사업·헬스케어를 넘어 장례 지원 서비스인 상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사망자 수가 매해 늘어나면서 상조업은 선수금이 8조원에 육박하는 등 크게 성장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조업 영위를 위한 ‘금산분리’ 완화 방안이 2년째 연기되면서 본격적인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23만명, 사망자 수는 35만2700명으로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약 1.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아지면서 인구가 자연감소하는 현상을 ‘인구 데드크로스’라고 하는데, 한국은 지난 2020년부터 데드크로스가 시작됐다. 2020년 출생아 수는 27만6000명인 반면, 사망자 수는 30만8000명으로 처음 역전됐다.이른바 탄생보다 ‘죽음’이 많은 시대가 되면서 ‘웰다잉’(잘 죽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장례를 도와주는 전문 서비스업인 ‘상조’(喪助) 산업도 해가 갈수록 주목을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9월 말 기준 국내 상조 가입자 수는 757만명, 선수금 규모는 7조8974억원으로 집계됐다. 공식 집계를 처음 시작한 2015년 9월 말 가입자 수 420만명, 선수금 3조7370억원과 비교하면 상조업의 덩치가 갑절이 된 셈이다.하지만 그간 상조업체들은 잦은 폐업 등으로 인해 소비자 피해 사례가 만만찮게 발생해 왔다. 또 선수금이 깜깜이식으로 운영된다는 투명성 관련 지적과 크루즈 여행, 안마의자 등 과도한 마케팅으로 가격에 거품이 꼈다는 비판 등도 제기돼 왔다. 상조업체와 손잡고 부가서비스·보험 상품 출시최근 생보사들은 이 같은 상조업계의 문제점들을 비집고 새로운 먹거리로 상조 시장을 노리고 뛰어들려는 모양새다. 이미 보험업 운영으로써 생애 전반에 걸친 위험보장 노하우를 갖췄기 때문에 상조 서비스에서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생명보험협회는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요양‧상조 등 시니어케어 진출 활성화’를 구체적으로 논의해 생보사가 전문화‧표준화된 서비스를 제공, 영세 사업자 중심의 시장을 질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정희수 당시 생보협회장은 “요양·상조와 사업 연관이 높은 생명보험사가 서비스를 결합해 토털 라이프 리스크를 보장하는 사회안전망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언급했다.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10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시니어 맞춤형 제휴 서비스’에 대한 승인을 마치고 상조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시니어 맞춤형 제휴 서비스는 미래에셋생명이 지난해 3월 제휴를 맺은 상조업체 대명스테이션의 장례·장지 서비스를 할인 판매하는 것이다. 해당 서비스는 미래에셋생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미래에셋생명은 상조회사로부터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걷으며 수익을 올린다.NH농협생명도 지난해 8월 장례지원 서비스 계열사인 농협파트너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재 농협생명은 보험계약자와 가족에게 농협파트너스의 장례지원 서비스 상품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 또한 동양생명은 상조업체와 제휴를 맺어 피보험자 사망 시 사망보험금을 지급하고, 제휴 상조업체의 VIP 상조 서비스를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보험을 출시하기도 했다.정부 금산분리 완화 방침 ‘쏙’ 들어가…상조업계 반발도 여전하지만 지금까지 생보사들의 상조업 진출 현황을 보면 매우 제한적임을 알 수 있다. 상조 전문 자회사를 설립해 사업을 영위하는 게 아닌 기존 상조업체들과 협력해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에 머물고 있다. 큰 초기 투자 비용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어서다.보험사들이 본격적으로 상조업에 진출하기 위해선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이 앞서야 한다. 현행 시행령은 보험사의 업무 범위에 상조업을 포함하고 있지 않아서다. 또 금융지주회사법‧은행법에 따르면 보험사 등 금융회사는 금융업을 영위하지 않는 다른 업종 회사의 지분을 15% 이상 보유할 수 없는 ‘금산분리’ 원칙 때문이다. 이에 생보업계는 지난 2022년 7월 금융위원회에 금융규제개혁 태스크포스(TF)에 생보사의 상조업 진출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제출했다. 금융위는 이에 따라 금산분리 규제 완화 등을 포함한 36개 세부 과제에 보험사의 ‘자회사 투자 제한 완화’를 포함했다.그러나 현실은 금산분리 완화 방안이 제시된 지 2년이 다 돼가지만 금융당국은 함구하고 있다. 이유는 산업(비금융)계가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실제 상조업계도 자본력이 큰 보험업계가 상조업에 진출하면 시장이 무너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한 상조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영세 상조업체의 경영 악화가 문제로 떠오르는데, 생보사가 진입해 독점하면 영세업체들의 폐업·도산 등으로 소비자 피해가 연이어 양산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반면, 생보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들 새로운 회사를 차리기 보다 영업환경이 어려운 영세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상조업계의 우려와 다르게 열악한 상조 소비자 보호를 제고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24.04.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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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평균수명 ‘90세’ 넘었다…보험사들 새 먹거리는 ‘요양사업’

보험

여성 평균수명이 90세를 넘는 시대를 대비해 보험업계가 신사업으로 요양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일부 보험사들은 토지를 매입해 요양시설을 지었으며, 앞으로도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토지·건물 임차’ 규제와 기존 요양시설 사업자에 대한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공격적인 사업 확장이 어려운 현실이다.보험개발원이 올해 초 발표한 제10회 경험생명표에 따르면 평균수명은 남성 86.3세, 여성 90.7세로 5년 전(9회)보다 각각 2.8세, 2.2세 늘어났다. 여성 평균수명이 90세를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경험생명표는 보험개발원이 생명보험 가입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하는 성별·연령별 사망률 표다. 단, 경험생명표는 생명보험 가입자만을 대상으로 산출하기 때문에 통계청이 발표하는 평균수명보다는 길다. 이처럼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한국은 초고령사회를 눈앞에 뒀다. 초고령사회는 만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인 경우를 말하는데, 한국은 2025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예정이다. 앞으로 만 65세 이상 인구는 2034년께 30%, 2045년께 40%를 돌파하며, 2060년에는 50%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금싸라기 땅’에 속속 요양시설 짓는 보험사들가속하는 노인인구 증가에 요양 시장이 주목받는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실제 국내 시니어케어(요양 서비스) 시장은 2018년 8조원에서 2022년 14조5000억원로 성장했으며, 연평균 15.6%의 높은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용자 수도 같은 기간 103만6000명에서 167만3000명으로 연평균 12.7%의 증가율을 나타냈다.문제는 고령자 증가로 요양 서비스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가운데, 공급이 질적으로 뒤받쳐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요양사업 운영 주체는 70~80%가량이 영세한 개인사업자 위주로 형성돼 있다. 영세 사업자는 자본 부족으로 시설 투자가 힘들고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서비스 질을 개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하지만 점차 건설·제약·교육 등 여러 분야의 민간 기업이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요양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보험사들의 진출이다. 보험업법 11조에 따르면 보험사는 부수업무 및 자회사 설립 형태로 장기요양 서비스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곳은 KB라이프생명이다. KB라이프생명은 요양사업 전문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를 두고 지난 2016년부터 사업을 영위 중이다. 현재 KB골든라이프케어는 서울 및 수도권 등 소위 ‘금싸라기 땅’에 요양원 3곳, 케어센터 2곳, 실버타운 1곳을 운영하고 있다. 2025년까지는 시설을 늘려 총 11개의 요양시설 인프라를 갖출 계획이다.신한라이프도 올해 1월 요양사업 전담 자회사인 신한라이프케어를 출범하며 본격적인 운영 계획을 밝혔다. 신한라이프케어는 이미 내년 경기 하남 미사 노인요양시설 오픈을 목표로 부지 매입을 마무리했다. 또 2027년 설립을 목표로 서울 은평구에 실버타운 부지를 매입하기도 했다.이 밖에도 삼성생명은 삼성생명 공익재단을 통해 경기 용인에 있는 실버타운 ‘삼성노블카운티’를 운영 중이다. 하나금융지주도 하나금융공익재단이 운영하는 경기 남양주 소재 요양 시설인 ‘하나케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NH농협생명도 지난해 2월부터 요양사업 진출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이다.‘토지·건물 임차’ 규제는 숙제…‘골목상권 침해’ 논란도그러나 보험사들의 요양사업 진출이 순탄치만은 않다. ‘토지·건물 임차’ 규제가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현행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요양시설 사업자가 10인 이상의 요양시설을 설치하려면 토지·건물을 직접 소유하거나 공공부지를 임차해야 한다. 요양시설 난립을 막고 잦은 개·폐업으로 인한 입소 노인의 주거 불안을 막는다는 취지에서다. 이 때문에 현재 대다수 보험사가 높은 비용을 감수하고 토지를 직접 매입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다.이런 어려운 현실에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8월 ‘제3차 장기요양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부족한 요양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토지·건물 임차’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단체 등은 영세 요양시설 난립과 돌봄 공공성 저해 등이 우려된다며 반대했다. 기존 개인 영세사업자들 또한 ‘골목상권 침해’를 주장하며 규제 완화에 반대하고 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계획에는 장기요양 질 제고·공공성 강화·재정 확대를 위한 구체적 방안이 없다”며 “시설 불안전성에 따른 노인 요양의 안정성 부실화, 과도한 시설화, 요양 분야에 금융자본 진입 등 심각한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하지만 보험업계 시각은 다르다. 한 보험업계 고위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요양사업 진출은 본업(보험상품)을 강화하기 위한 것인데 시설 및 요양 서비스를 부실하게 만든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기존 사업자들에 대해서도 보험사가 그들을 배척하자는 게 아니라 함께 논의를 통해 건설적인 산업을 만들고자 함인데 밥그릇 싸움으로만 비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2024.04.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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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닥, 17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

증권 일반

시니어 토탈케어 플랫폼 케어닥이 총 170억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했다고 15일 밝혔다.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뮤렉스파트너스 ▲디티알파트너스 ▲SK D&D ▲케이브릿지인베스트먼트 ▲SGC파트너스 ▲IBK기업은행 ▲아이에이엠 ▲D3쥬빌리파트너스 ▲BNK벤처투자·인터밸류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참여했다. 이로써 케어닥은 170억원 규모의 시리즈B 라운드를 클로징하며 현재까지 총 315억원의 누적 투자금액을 달성했다.케어닥의 이번 투자 유치는 시니어 산업군을 비롯해 많은 스타트업들이 벤처투자 혹한기를 겪고 있는 시점에 이뤄졌다. 회사는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둔 가운데 ‘돌봄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구축해온 노력이 좋은 결과를 낸 것으로 해석했다. 오지성 뮤렉스파트너스 부사장은 “당사는 케어닥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시리즈A에 이어 이번 B라운드까지 연속해서 투자하기로 결정했다”며 “케어닥은 이미 집과 병원, 지역사회를 아우를 수 있는 케어 사업의 기틀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번 투자 이후 큰 폭의 매출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고 전했다. 여병민 디티알파트너스 대표는 “케어닥이 설립 5년 만에 시니어 산업 안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해 업계 1위를 위한 포석을 갖춘 점을 높이 샀다”라며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이번 투자가 케어닥이 그리는 시니어 케어 시장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 보다 체계적이고 압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케어닥은 2018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홈케어 서비스·방문요양돌봄센터·시니어 주거 등 어르신들의 시니어 생애와 동행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앞서 9월엔 케어닥 장기요양사업부는 운영 1년 6개월 만에 1000%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케어닥은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온·오프라인 채널에서의 케어기버 매칭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국적인 돌봄 인력 공급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나아가 시니어 주거사업의 압도적인 입지를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박재병 케어닥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케어닥이 이뤄갈 시니어 케어와 시니어 하우징 시장 혁신의 값진 동력을 얻게 된 것 같아 매우 기쁘다”며 “향후 케어닥은 병원과 집을 잇는 케어 네트워크 확장과 함께 현재 진행하고 있는 시니어 주거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함으로써 가장 빠르게 흑자를 내는 에이징 테크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11.1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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