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CONOMIST

41

람보르기니는 왜 ‘부산’을 택했을까 [가봤어요]

자동차

람보르기니가 부산을 선택했다. 부산은 롤스로이스·페라리·포르쉐·마세라티 등 슈퍼카 브랜드의 쇼룸이 집결해있어 '슈퍼카 격전지'로 불린다. 특히 부산 센텀시티 일대는 고급차 쇼룸이 밀집한 지역이다. 이 때문에 ‘럭셔리 카 스트리트’로 통하는데, 이번에 람보르기니까지 합류하며 그 경쟁에 불을 지폈다.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는 9월 1일 부산 센텀시티 인근에 국내 첫 비수도권 전시장의 문을 열었다. 지상 3층, 연면적 2710㎡(약 819평) 규모다. 축구장 3분의 1에 육박한다. 전 세계 람보르기니 전시장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크기다. 부산 택한 람보르기니거대한 전시장 크기로 미뤄 봤을 때, 람보르기니가 한국 시장을 대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다. 한국에 공을 들이는 람보르기니가 그중 ‘부산’에 집중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부산이 가진 '시장 잠재력’과 람보르기니의 ‘랜드마크 전략’이다. 먼저 부산은 서울에 이어 국내 제2의 도시로 꼽힌다. 부울경과 대구·경북까지 아우르는 관문 역할을 한다. 또 자동차 등 소비 트렌드에 민감한 고객층이 두텁다. 이미 해운대·센텀시티 일대에는 이미 여러 고급차 브랜드가 밀집해 있다. 이 때문에 부산은 슈퍼카 시장에서 매력 있는 도시로 통한다.람보르기니는 이른바 ‘슈퍼카 격전지’로 불리는 이곳에 거점을 마련함으로써, 남부권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브랜드 존재감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다음은 랜드마크 가치다. 람보르기니는 부산 전시장을 위해 건물을 처음부터 새로 지었다. 또 전시장 곳곳에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반영했다. 페데리코 포스키니 오토모빌리티 람보르기니 마케팅·세일즈 총괄 책임자(CMO)는 이번 전시장을 두고 “부산시의 중심에 위치해 있고, 이 건물 자체가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람보르기니 부산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전시장의 커버 범위는 부산·울산·경남은 물론 대구·경북까지다. 사실상 영남권 전역을 전담하는 셈이다. 람보르기니 관계자는 “부울경 뿐만 아니라 대구 수성구, 창원은 물론 경북 지역까지 모두 저희가 커버하고 있다”며 “서울보다는 부산이 가까운 고객도 많아, 필요할 경우 차량 탁송 서비스까지 지원한다”고 설명했다.람보르기니가 한국에 진심인 이유는 판매량에서 잘 나타난다. 최근 람보르기니의 한국 판매량은 2~3년 사이 뚜렷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3년 람보르기니는 한국 시장에서 434대를 판매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전년 대비 성장세를 기록했다. 당시 한국은 세계 주요 시장 가운데 7위에 올랐다.성장은 작년에도 이어졌다. 람보르기니는 지난해 한국에서 487대를 인도하며, 본고장 이탈리아(479대)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브랜드 입장에서 한국이 전략적 비중이 높은 시장임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올해 1분기에도 상승 흐름은 이어졌다. 한국은 글로벌 판매의 약 4.5%를 차지하며, 국가별 판매 순위 6위에 올랐다. 분기 판매량은 134대 수준으로 집계됐다.페데리코 CMO는 “한국은 이미 아태 지역 3위, 글로벌 7위 시장이지만, 앞으로 더 빠른 성장을 통해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한국에서 특히 부산은 잠재력이 크고 전도유망하기 때문에, 큰 규모의 전시장 설립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프란체스코 스카르다오니 오토모빌리티 람보르기니 아시아퍼시픽 디렉터도 “한국 시장은 점점 더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지금까지 빠른 성장을 해온 만큼 앞으로도 더 높은 순위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부산에 빠진 럭셔리 자동차람보르기니만 한국에 주목하는 것은 아니다. 페라리·롤스로이스·포르쉐·맥라렌 등 글로벌 럭셔리카 브랜드들도 앞다퉈 한국 시장에 힘을 싣고 있다. 과거에는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정된 고객층을 겨냥했지만, 최근에는 부산 등 지방 대도시까지 거점을 넓히며 ‘슈퍼카 무대’를 확장하는 추세다.페라리 역시 서울 강남 도산대로에 위치한 플래그십 전시장 외 부산 해운대에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페라리의 연간 국내 등록대수는 339대다. 이는 전년 대비 12.3% 증가한 수치다. 롤스로이스 역시 부산 해운대에 전시장을 보유 중이다. 맥라렌도 지난 2022년 부산 해운대 전시장을 개관했다. 멕라란도 람보르기니와 마찬가지로,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부산에 들어왔다. 이밖에도 포르쉐 역시 람보르기니 부산 바로 옆에 위치한 전시장을 운영 중이다. 이 같은 흐름은 브랜드 전략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람보르기니가 부산 전시장을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닌 ‘체험·문화 커뮤니티 허브’로 설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차량을 사고파는 것을 넘어, 전시장에서 열리는 시승 행사와 커뮤니티 모임을 통해 브랜드와 소속감을 공유한다.업계에서는 한국을 아시아 럭셔리카 시장의 ‘테스트베드’로 보는 시각도 있다. 트렌드 수용 속도가 빠르고,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글로벌 본사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에서의 반응을 확인한 뒤, 이를 아시아 전체 전략에 반영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고급차 브랜드 입장에서 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인 시장 중 하나”라며 “소비자들이 신차에 대한 반응이 빠르고, 실제 구매 전환율도 높아 글로벌 본사들이 전략적 거점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한국의 여러 도시 중 부산은 ‘슈퍼카 격전지’로 불릴 만큼 경쟁이 치열한 지역이어서, 람보르기니 전시장 개장은 단순한 영업망 확장이 아니라 한국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려는 상징적 행보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2025.09.07 06:00

4분 소요
토큰증권, 한국 경제 구조 개혁의 마스터키 [스페셜리스트 뷰]

가상화폐

디지털 자산 시장의 꿈이 국민 모두에게 성큼 다가서고 있다. 디지털 자산 시장 조성은 세계 경제 대국의 필요충분 조건으로서 빠트릴 수 없는 항목으로 꼽힌다. 이는 단순히 금융 혁신의 차원을 넘어, 국가 경쟁력의 핵심 지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되돌아보면 한국 경제는 마치 뿌리가 깊은 나무처럼, 오랫동안 부동산이라는 한 줄기의 뿌리에 기대어 자라왔다. 전체 가계 자산 중 70% 이상이 부동산에 고정되어 있으며, 그 규모는 무려 6800조원에 이른다. 이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극단적인 집중도다. 반면, 코스피 시장의 시가총액은 2200조원 수준으로, 자본시장은 부동산보다 세 배 가까이 작다.이런 불균형은 여러 역사적 맥락에서 형성됐다. 한국전쟁 이후 토지와 건물이 가장 확실한 자산으로 인식됐다, 고도성장기를 거치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이 지속됐다. 금융시장이 미성숙했던 과거에는 부동산이 거의 유일한 자산 축적 수단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단지 자산 선호의 문제가 아니다. 자금이 흐르지 못한 채 한 곳에 정체되면, 물줄기 잃은 강처럼 경제는 숨을 쉬지 못한다.기업은 마른 땅에서 자본을 구걸하게 되고, 무거운 주거비는 소비와 저축을 짓누른다. 젊은 세대는 전세 대출과 주택 담보 대출로 허리가 휘고, 창업과 투자보다는 부동산 투기에 모든 에너지를 쏟는다. 결국 경제는 역동성을 잃고 지속 가능성이라는 숨결조차 위태로워진다. 이는 개별 가계의 문제를 넘어서 국가 경제 전체의 생존과 직결된 구조적 위기다.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성이재명 대통령은 이 낡은 구조를 정확히 꿰뚫었다. "주택이 투자 수단, 또 투기 수단이 되면서 주거 불안정을 초래해왔다"며 "주식을 부동산에 버금가는 대체 투자 수단으로 만들어 경제 전체가 선순환하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단순히 주식시장 하나를 살리자는 얘기가 아니다. 자산의 흐름 자체를 굴곡진 강에서 직류 흐름으로 바꾸겠다는 거대한 구조개혁의 예고다.그의 정책 비전은 명확하다. 부동산 중심의 자산 구조를 다양화하고, 자본시장을 통해 실물경제와 금융을 선순환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가계는 안정적인 자산 형성의 기회를 얻고, 기업은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게 된다. 궁극적으로는 경제 전체의 역동성을 회복하고,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경제 생태계를 물려주겠다는 원대한 구상이다.그러나 기존의 주식시장만으로는 그 변화의 바람을 담기엔 그릇이 작다. 지금의 자본시장은 상장기업 중심이며 실물자산 즉 부동산, 콘텐츠, 예술품 등에는 여전히 투자 장벽이 높다. 무엇보다 상장기업은 전체 기업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기업은 자본시장 접근이 제한적이다. 또한 개인 투자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투자 대상도 한정적이다.기존의 주식시장은 유동성과 투명성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투자 대상의 제한으로 인해 주식의 매력이 한정 지어졌다. 부동산 투자를 원하는 개인 투자자는 리츠(REITs) 정도의 간접 투자 수단밖에 없고, 미술품이나 콘텐츠 같은 대안 자산에 대한 접근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제는 담아낼 그릇의 크기를 바꿔야 할 때다. 그 해답이 '토큰증권(Security Token Offering, STO)'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앞에 놓여 있다. 토큰증권, 새로운 금융 언어의 탄생토큰증권은 실물 또는 금융자산을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토큰으로 만들고 이를 법적으로 '증권'으로 인정받아 자본시장에서 유통하는 새로운 금융 언어다. 핵심은 이 증권이 허공의 약속이 아닌 실물자산이라는 단단한 뿌리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의 투명성과 신속한 유통이 기존 증권의 안정성과 만나 새로운 시대의 증권으로 태어난 셈이다.전통적인 증권과 토큰증권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기존 증권은 종이나 전자장부에 기록되어 중앙집중식 시스템에 의존한다. 반면 토큰증권은 블록체인에 기록돼 분산원장의 투명성과 불변성을 갖는다. 거래 과정에서 중개기관의 역할이 최소화되고, 이론적으로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다. 또한 스마트 계약을 통해 배당이나 이자 지급 같은 복잡한 권리 관계도 자동으로 처리된다.이 새로운 증권은 수억원에 달하는 벽 너머에 있던 자산을, 수십만원 단위로 조각내 우리 모두가 손에 쥘 수 있다. 강남의 고급 오피스텔, 제주도의 펜션, 유명 작가의 미술품, 인기 웹툰의 저작권, 혁신 기업의 특허권과 과거에는 박물관 유리관처럼 바라만 봐야 했던 자산들이 이제는 디지털 증권이라는 다리를 건너 모두의 투자 포트폴리오 안으로 들어온다.실물의 안전성과 시장의 유동성을 동시에 품은 이 구조는 투자자가 부동산을 내려놓지 않고서도 새로운 흐름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한다. 부동산 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라면 토큰증권을 통해 다양한 부동산에 분산 투자할 수 있고, 주식 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라면 부동산이나 대안 자산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는 투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위험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낳는다.글로벌 기회의 관문뿐만 아니라 토큰증권은 한국의 콘텐츠, 기술, 브랜드 같은 고유한 자산들을 전 세계 투자자들과 연결하는 관문이 된다. K-pop, K-drama, K-beauty로 대표되는 한류 콘텐츠의 경제적 가치는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런 무형 자산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제한적이지만, 토큰증권을 통하면 방탄소년단의 음반 로열티, <오징어 게임>의 해외 판권,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 가치 등에 전 세계 투자자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된다.작은 토큰 하나가 세계 어느 투자자에게도 닿을 수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한국의 자산'이 아니라 '글로벌의 기회'다. 런던의 펀드매니저가 서울의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뉴욕의 개인 투자자가 제주도 카페의 지분을 소유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는 자본의 국경을 허물고 한국 경제의 글로벌 통합을 가속화한다.디지털 금융 허브 그 한가운데에 한국이 설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와 금융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5G 네트워크,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기술 등 디지털 자산 시장의 기반이 되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토큰증권이라는 새로운 금융 상품이 더해지면 한국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디지털 자산 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이 구조적 변화는 단지 기술의 진화가 아니다. 이는 곧 자본주의의 문턱을 낮추는 일이자, 자산 형성의 기회를 확장하는 일이다. 전통적으로 부동산 투자는 최소 수억 원의 목돈이 필요했고, 미술품이나 골동품 투자는 전문 지식과 인맥이 필수였다. 벤처 투자는 더욱 폐쇄적이어서 소수의 엘리트 투자자들만이 접근할 수 있었다.하지만 토큰증권은 이 모든 장벽을 허문다. 월급쟁이도 강남 오피스텔의 지분을 가질 수 있고, 대학생도 유명 작가의 작품에 투자할 수 있다. 주부도 혁신 기업의 성장에 동참할 수 있고, 은퇴자도 안정적인 부동산 수익을 누릴 수 있다. 지금까지 몇몇 사람들만이 들고 있던 열쇠가 이제는 우리 모두의 손에 쥐어진다. 자산 민주화의 첫 페이지인 셈이다.이는 단순히 투자 기회의 확대를 넘어 사회 전체의 부의 재분배 효과를 가져온다. 소수가 독점하던 프리미엄 자산의 수익이 대중에게 분산되고, 자산 소유의 기회가 확대된다. 이는 궁극적으로 사회 불평등을 완화하고, 중산층의 자산 형성을 촉진하는 효과를 낳는다.자금조달 생태계의 변화토큰증권은 자금조달의 지형도도 바꾼다. 예전엔 기업공개(IPO), 벤처캐피털, 은행 대출이 유일한 선택지였던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이제는 디지털 자산이라는 새로운 길 위에서 자본을 유치할 수 있다. 기존 자금조달 방식은 높은 문턱과 복잡한 절차, 긴 시간이 필요했다. 특히 혁신적이지만 아직 검증되지 않은 사업 아이디어는 전통적인 금융권에서 외면받기 일쑤였다.토큰증권은 이런 한계를 극복한다. 사업 아이디어가 좋다면 전 세계 투자자들로부터 직접 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 중개기관의 역할이 최소화돼 자금조달 비용이 대폭 줄어들고, 절차도 간소화된다. 또한 투명한 정보 공개와 실시간 소통을 통해 투자자와 기업 간의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해외 사례를 보면 그 가능성이 현실로 증명되고 있다. 스페인의 '베셀프 브랜즈'는 자사 지분 전부를 토큰화해 수천 명의 투자자와 연결됐다. 이는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불가능했던 대중 참여형 지분 투자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크로아티아의 '그레이프 바이크'는 19억원의 자금을 토큰증권으로 조달해 전기 자전거 사업을 성공시켰고, 결국 포르쉐에 인수됐다. 투자자들은 20% 수익이라는 결실을 얻었다.이런 성공 사례들은 토큰증권이 단순한 기술적 혁신이 아니라, 실제로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실용적인 금융 도구임을 보여준다. 특히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게는 글로벌 자본시장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되고, 투자자에게는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제도화를 향한 움직임정은보 한국거래소(KRX) 이사장은 "가계 자산이 금융으로 넘어올수록 자본시장이 커지고,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이어진다"며 토큰증권의 빠른 제도화를 강조했다. 이 발언은 단지 미래를 위한 추상이 아니라, 토큰증권이 이미 자본시장 안에서 인정받는 현실적 수단임을 증명한다. 금융당국의 최고 책임자가 직접 나서서 토큰증권의 필요성을 역설한다는 것은, 이것이 더 이상 실험적인 기술이 아니라 정책적 우선순위임을 의미한다.한국거래소는 이미 토큰증권 상장을 위한 기술적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거래 시스템 구축 ▲투자자 보호 방안 마련 ▲시장 조성자 제도 도입 등 종합적인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또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토큰증권 관련 규제샌드박스를 운영하며 안전하고 투명한 제도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디지털 자산 허브 구축'과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은 토큰증권이라는 매개를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실물 기반의 확장성과 블록체인 기술의 접목, 그 안에서 제도권 금융의 신뢰가 자리하는 이 구조는 디지털 자산과 자본시장 정책의 접점이다. 둘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단 하나의 수단이다.반면 해외는 벌써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미국은 2017년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토큰증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제도화의 문을 열었다. 이후 꾸준한 규제 정비를 통해 현재 전 세계 토큰증권 거래소 63개 중 15개가 미국에 있다. 특히 나스닥과 뉴욕 등 전통적인 거래소들도 토큰증권 거래를 준비하고 있어 곧 본격적인 시장 개화가 예상된다.일본은 2020년 금융상품거래법 개정을 통해 토큰증권을 제도권 내로 편입시켰다. 이후 발행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서며 아시아 지역 토큰증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토큰화에 집중해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를 확대했고, 이를 통해 부동산 시장의 유동성도 크게 개선했다.홍콩은 2025년 전 주기적 토큰증권 제도화를 완료하며 중국 본토와 연결된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디지털 자산 허브 구축을 위한 종합 계획을 발표했고, 토큰증권을 그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싱가포르는 2017년부터 MAS(통화청)가 체계적인 제도를 구축해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정부 주도의 명확한 제도화와 지속적인 정책 지원이다.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시장 참여자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그 결과 글로벌 투자자들과 기업들이 몰려들며 각국의 금융 허브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국제 금융기관들의 전망도 매우 긍정적이다. 시티그룹은 토큰증권의 글로벌 시장 규모를 2030년까지 약 6700조원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현재 글로벌 주식시장 규모의 절반에 해당하는 거대한 시장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더욱 구체적으로 국내 시장만 해도 36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이런 전망은 단순한 추정이 아니라 실제 시장 데이터와 기술 발전 속도를 기반으로 한 분석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성숙 ▲디지털 자산에 대한 인식 개선 ▲규제 환경의 정비 등 여러 요인이 맞물려 시장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디지털 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토큰증권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이미 거대한 흐름은 시작됐다. 무엇보다 토큰증권은 정치권, 정부, 금융당국, 업계 모두가 '합의'했다는 점에서 드문 디지털 자산이다. 암호화폐나 대체불가토큰(NFT) 같은 다른 디지털 자산들과 달리 토큰증권은 실물 기반의 안전성, 낮은 투기성, 자본시장법 체계 속의 공시와 보호 등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는 유일한 혁신이다.실행의 순간법제화만 남았다. 지금, 바로 지금이 실행의 순간이다. 토큰증권은 더 이상 기술의 예언이 아니다. 이미 눈앞의 현실이고, 한국 경제 구조를 바꾸기 위한 열쇠다. ▲부동산 편중 완화 ▲자본시장 확장 ▲중소기업 자금 조달 ▲디지털 자산 산업 육성 등 모든 목표가 토큰증권이라는 한 길 위에서 만난다.정부는 이미 필요한 정책적 의지를 표명했고, 금융당국은 제도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업계는 기술적 준비를 완료했고 투자자들은 새로운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신속하고 과감한 실행이다.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하루도 늦출 수 없다.그리고 우리는 알고 있다. 해답은 이미 손안에 있다. 다만 열쇠를 돌릴 결단이 남았을 뿐이다. 토큰증권이 열어갈 새로운 금융 생태계 속에서, 한국 경제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혁신이 아니라 경제 구조 전체를 바꾸는 패러다임 전환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서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

2025.08.03 10:00

8분 소요
현대차그룹, ‘세계 올해의 차’ 4년 연속 석권…EV3·캐스퍼 일렉트릭 2관왕

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이 ‘2025 월드카 어워즈’(2025 World Car Awards)에서 두 개 부문을 석권하며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 기술력과 디자인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현대차그룹은 16일(현지시간) 진행된 ‘2025 월드카 어워즈’에서 기아 EV3가 ‘세계 올해의 자동차(WCOTY)’에 선정되고,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현지명 인스터)이 ‘세계 올해의 전기차(World Electric Vehicle)’에 오르며 총 6개 부문 중 2개 부문을 수상했다고 밝혔다.현대차그룹은 이번 수상으로 2020년 텔루라이드부터 시작된 ‘세계 올해의 자동차’ 수상 기록을 최근 6년간 5차례로 늘렸다. 특히,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2022년), 아이오닉 6(2023년), EV9(2024년)에 이어 올해 EV3까지 4년 연속 전기차로 ‘세계 올해의 자동차’를 수상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전동화 기술력을 증명했다.세계 올해의 자동차 부문은 EV3를 비롯해 BMW X3,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등 총 52개 차종이 경합한 결과다.EV3는 기아의 전기차 대중화 전략을 상징하는 전용 콤팩트 SUV다. 81.4kWh 롱레인지 모델은 1회 충전 시 국내 기준 501km, 유럽 WLTP 기준 605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급속 충전 시 10%에서 80%까지 단 31분이 소요된다.또한 슬라이딩 콘솔 테이블, 460ℓ 트렁크, 25ℓ 프렁크 등 공간 활용성과 함께 ▲기아 AI 어시스턴트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실내·외 V2L ▲디지털키2 등 첨단 사양을 갖췄다.기아 송호성 사장은 “EV3가 권위 있는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차를 수상해 영광스럽다”며 “이번 수상은 혁신적인 기술과 우수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아의 글로벌 리더십을 보여주며, EV3가 동급 최고 수준의 상품성을 바탕으로 전 세계 고객들에게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시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캐스퍼 일렉트릭은 소형 도심형 전기차로서 포르쉐 마칸 일렉트릭 등 프리미엄 모델을 제치고 세계 전기차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49kWh 배터리를 탑재한 인스퍼레이션 모델은 1회 충전으로 315km를 주행 가능하며, 120kW급 충전기로 30분 내 80% 충전이 가능하다.캐스퍼 일렉트릭은 기존 모델 대비 휠베이스를 180mm 늘려 2열 레그룸을 확보하고, 트렁크 공간도 47ℓ 확대해 실용성을 강화했다. 여기에 ▲고속도로 주행 보조 ▲내비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등 상위 차급의 ADAS 기술도 탑재됐다.2004년 시작된 월드카 어워즈는 북미 올해의 차(NACTOY), 유럽 올해의 차(COTY)와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시상식으로 손꼽힌다. 최소 2개 대륙에서 연간 1만 대 이상 판매된 신차만 후보 자격을 얻을 수 있어, 수상 자체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을 의미한다.월드카 어워즈 수상 부문은 ▲세계 올해의 자동차 ▲세계 올해의 전기차 ▲세계 올해의 고성능 자동차 ▲세계 올해의 럭셔리 자동차 ▲세계 올해의 도심형 자동차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 등 6개다.

2025.04.17 12:24

2분 소요
글로벌 완성차 전쟁터 ‘서울’...각양각색 ‘브랜드 철학’ 총집합 [가봤어요]

자동차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도 각각의 ‘색’을 뽐냈다. 올해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는 단순한 신차 공개의 무대를 넘어, 글로벌 브랜드들이 전동화 시대를 어떻게 해석하고 준비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볼 수 있었다. 특히 포르쉐·BMW·메르세데스-벤츠·비야디(BYD) 등 주요 수입차 브랜드는 각기 다른 기술력과 철학을 총동원했다. 이들은 전시를 통해 자신만의 색깔로 전동화 시대를 조명했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이 선보이는 청사진에 관람객들의 눈과 발은 분주했다. 포르쉐의 ‘전통 위에 세운 혁신’먼저 포르쉐코리아는 총 13종의 차량을 출품하며 대형 부스를 가득 채웠다. 그 중심에는 국내 최초로 공개된 ‘신형 911’이 있었다. 한 세기를 이어온 스포츠카의 계보는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새롭게 공개된 ‘911 카레라 4 GTS’는 공도 주행이 가능한 최초의 고성능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해당 차량의 외관 디자인과 디지털화된 계기판, 3.6리터 배기량의 파워트레인은 향후 포르쉐 스포츠카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3초, 최고 속도는 312km/h에 이른다.프레스 컨퍼런스 현장에 직접 모습을 드러낸 마티아스 부세 대표는 “한국 시장은 포르쉐 미래 전략의 중요한 축”이라며, 한국 소비자에게 보다 매력적인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포르쉐의 전기차 전략도 주목을 받았다. 마칸 일렉트릭, 타이칸 GTS, 타이칸 터보 GT 등은 ‘E-퍼포먼스’ 섹션에 전시돼 브랜드의 기술력과 전동화 철학을 집약적으로 드러냈다. 전기차와 내연기관, 하이브리드를 아우르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는 ‘가치 중심 성장’(value over volume)이라는 포르쉐의 전략을 생생하게 보여줬다. ‘운전의 즐거움’, 전기로 재정의한 BMWBMW는 ‘운전의 즐거움 내일의 새로움으로’(Define Driving Pleasure, Again)이라는 테마로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이한 것은 ‘뉴 i4 M50 xDrive 그란 쿠페’다. 전면의 세로형 주간주행등과 날카로운 키드니 그릴, 후면의 레이저 리어라이트는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실내는 은은한 간접조명과 크리스털 기어셀렉터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이외에도 ‘뉴 iX M70 xDrive’, ‘i5 xDrive40’, ‘i7 벨벳 오키드 에디션’ 등 BMW의 전기화 모델이 대거 출품됐다. BMW 모토라드는 ‘S 1000 RR’과 ‘M 1000 XR’을 통해 2륜 퍼포먼스 전시의 극치를 보여줬다.특히, BMW 그룹 코리아 창립 30주년을 기념한 BEV MEMBERSHIP 프로그램 발표는 전기차 중심의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예고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 한상윤 BMW 그룹 코리아 대표는 “BMW 그룹 코리아는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혁신적인 진보를 이루는 동시에 모빌리티 본연의 ‘운전의 즐거움’을 제공하는 모델을 선보이며 BMW 그룹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를 구현해 나갈 것”이라며 “BMW 그룹 코리아 창립 30주년이 되는 특별한 해를 맞은 만큼 한국 사회와의 지속적인 동반 성장을 위한 새로운 노력도 계속해서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럭셔리’와 ‘퍼포먼스’를 모두 담은 벤츠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퍼포먼스 럭셔리 및 최고급 맞춤 제작’을 주제로, 럭셔리 모빌리티의 정수를 선보였다. 단연 눈길을 끈 것은 2세대 완전변경 모델 ‘AMG GT 55 4MATIC+’다. 최고출력 476마력, 최대토크 700Nm의 강력한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AMG의 레이싱 유전자를 온전히 담아냈다.또한 AMG GT 63 S E 퍼포먼스, AMG CLE 쿠페, AMG E 53 하이브리드 에디션 1 등의 고성능 하이브리드 라인업은 ‘전동화된 퍼포먼스’라는 패러다임을 실감케 했다. 이와 함께 벤츠 고유의 맞춤 제작 프로그램 ‘마누팍투어’도 운영돼, 차량 외장 색상부터 실내 트림, 소재에 이르기까지 고객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마티아스 바이틀 대표이사는 “지난 140여 년 동안 메르세데스-벤츠는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 왔으며, 그 여정 속에서 지켜온 핵심 가치는 고객이 꿈꾸는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이번 모터쇼에서 선보이는 최상위 차량들과 마누팍투어 프로그램은 메르세데스-벤츠가 국내 고객분들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해 온 결과다”라고 전했다. BYD는 가격 경쟁력으로 정면승부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는 두 번째 승용 모델 ‘씰’(SEAL)을 공개했다. ‘바다의 미학’을 반영한 유려한 디자인, 셀투바디(CTB) 기술, 듀얼모터 기반의 530마력, 그리고 단 3.8초 만에 시속 100km 도달이라는 수치는 스펙 그 자체로 ‘기술력’을 증명했다.아울러 전기차 배터리를 차체와 완전히 통합한 구조는 충돌 안정성과 차체 강성에서 압도적인 수치를 보였다. 가격은 4750만원에서 5250만 \원(세제 혜택 후)으로 설정돼 시장성까지 노렸다.BYD 부스에는 씰 외에도 아토3, 씨라이언7, 덴자 D9 등 8종의 차량이 전시됐으며, 부스 내에서는 T맵 기반 내비게이션, 노래방 체험, 시승 이벤트 등 관람객 참여형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됐다. BYD코리아 승용 부문 조인철 대표는 “BYD 씰은 BYD 브랜드의 기술혁신과 미래를 향한 방향성이 여실히 녹아 있는 차량”이라며 “유려한 디자인과 스포티한 성능, 프리미엄급 인테리어를 모두 갖춘 BYD 씰은 브랜드 강화를 위한 이미지 메이커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2025서울모빌리티쇼’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오는 13일까지 진행된다. 특히 올해는 서울역-운정중앙 간 GTX-A 노선이 개통되면서 서울역에서 킨텍스까지 단 16분 만에 도착할 수 있어 보다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으며, 입장권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매할 수 있다.

2025.04.03 16:08

4분 소요
가까운 미래, 자동차 기업이 확보해야 할 경쟁력들 [스페셜리스트 뷰]

전문가 칼럼

미래 자동차로의 대전환이 이루어지면서 세계 자동차산업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먼저 동력원의 변화이다. 전통적으로 자동차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 기관, 엔진이 핵심 동력원이었다. 그러나 환경문제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탄소 및 각종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 기관 대신 새로운 대안의 동력원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지구 온난화로 세계가 탄소 중립을 논의하기 시작하면서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자동차로의 전환이 자동차산업의 핵심 화두가 되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전기자동차(BEV)가 부상했다. 전기에너지를 사용하여 자동차를 구동하기에 탄소 및 각종 오염물질 배출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여기에 들어가는 전기는 화석연료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여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전기를 직접 충전하지는 않지만, 하이브리드자동차(HEV)도 내연 기관 운행에서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해서 전기에너지를 활용한다. 내연 기관 운행 시 탄소 등 오염물질이 발생하지만, 순수 내연 기관에 비해 발생량이 크게 줄어들어 친환경적이라 할 수 있다. 수소연료전기자동차(FCEV)도 직접 전기를 충전하지는 않지만, 수소를 공기 중 산소와 결합하여 전기를 생성한다. 이 전기를 이용하여 자동차를 구동한다. 이에 따라 수소연료전기자동차도 탄소 및 오염물질을 전혀 발생시키지 않는다. 충전한 전기를 이용하여 자동차를 구동하지만, 충전한 전기가 소진하게 되면 내연 기관으로 전환하여 구동을 계속하게 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도 있다. 이들은 모두 전기의 힘을 이용하여 자동차를 구동하는 원리를 사용한다고 해서 전동화(Electrification)된 차량으로 표현한다.또 다른 자동차의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운행방식의 변화이다. 사람의 관여를 최소화하면서 자동차 스스로가 운행하도록 하는 자율주행(Autonomous) 자동차로 변모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은 현재 단계적으로 자동차에 적용되고 있지만, 완전 자율주행은 IT업체들이 주도하면서 시범운행 단계에 있다. 자동차는 정보통신기술이 적용되면서 더 편리하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정보통신기술을 통한 ▲차량과 사물 ▲차량과 사람 ▲차량과 각종 디지털 도구 ▲차량과 각종 인프라 ▲차량과 차량 ▲차량 내부의 기능 등의 연결(Connectivity)에 있다. 마지막으로 자동차 소비방식의 변화이다. 자동차는 일반적으로 개인의 소유와 사용이 연계되어있다. 그러나 최근 개인이 자동차를 소유하면서 사용하는 데에서 개인이 소유하지 않고 이용만 하는 공유(Sharing & Services)의 개념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자동차 공유가 일반화되면, 자동차 판매 대상은 일반 소비자가 아니라 공유 사업자가 된다. 코로나19 이전만 하더라도 자동차 공유와 관련된 사업 및 사업자에 관한 관심이 매우 높았다. 현재 코로나19 등으로 그 관심도가 다소 낮아졌지만, 자동차가 자율주행이 되면 자동차 공유는 일반화될 가능성이 높다. 동력 기술의 다양성 추구자동차의 전동화가 이루어지면서 과연 어떤 동력원의 기술력을 높이고, 생산해야 하는지가 자동기업의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산업은 최근 전기차 판매가 다소 둔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여전히 빠르게 전동화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브이 볼륨스(EV Volumes)에 따르면, 2023년 세계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전기차(BEV+PHEV)가 차지하는 비중은 15.8%에 달한다.2024년 상반기 글로벌 컨설팅업체 PwC가 조사한 주요국의 전기차 판매 비중은 작년 같은 기간 중 17.3%에서 21.1%로 상승했다. 여기에 하이브리드자동차가 전체의 13.6%나 팔려 전체 전동화 차량의 비중은 34.7%에 달한다. 이에 따라 순수 내연 기관(ICE)만으로 구동되는 차량의 비중은 빠르게 줄고 있다. 결국 자동차업체들도 전동화 기술에 있어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향후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게 됐다. 전기자동차 시장에서는 기존 자동차업체들보다 신생기업들이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 순수 배터리 전기차만 하면, 여전히 테슬라가 세계 1위 업체다. 2위는 중국의 BYD가 차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기차로 분류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하면 BYD가 절대적인 세계 1위로 부상했다.그러나 자동차가 전동화되더라도 내연 기관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이브리드자동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자동차는 여전히 내연 기관을 포함하고 있다. 탄소 중립이 강조되면서 내연 기관이 포함된 하이브리드자동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자동차도 결국에는 퇴출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업체에 따라서는 순수 배터리 전기자동차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렇지만 최근 순수 전기자동차 판매 증가율은 둔화하고 오히려 하이브리드자동차, 특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자동차의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2024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순수 전기자동차(BEV)는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포인트 늘었지만, 하이브리드자동차(HEV)는 1.8% 포인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자동차는 2.8% 포인트로 대폭 늘어났다. 우리나라는 더 극단적이다. 세계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순수 전기차 비중이 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2023년부터 줄기 시작했고, 2024년 상반기도 줄었다. 반면, 하이브리드자동차의 비중은 큰 폭으로 상승하여 2023년 상반기의 19.7%에서 2024년 상반기는 28.4%에 달하고 있다. 이같은 하이브리드자동차의 판매 확대에 힘입어 하이브리드자동차에서 경쟁력을 갖춘 도요타는 2023년 매우 양호한 경영실적을 거뒀다. 세계 1위 자동차 판매 회사로 등극하면서 2위인 폭스바겐(VW)를 큰 폭으로 따돌렸다. 순수 전기차로 빠른 전환을 예고했던 주요 업체들도 전기차 생산 및 판매 계획을 축소하고, 하이브리드자동차의 개발 및 생산을 늘린다고 선언하고 있다. 미국의 포드, GM뿐만 아니라 독일의 ▲BMW ▲아우디 ▲벤츠 등도 전기차 전략을 수정하고 하이브리드자동차 등 내연 기관을 포함하는 자동차의 생산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자동차도 하이브리드자동차를 늘리는 방향으로 전동화 전략에서 속도 조절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순수 전기자동차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보급될 것인지는 전기차의 가격이나 성능 등도 중요하지만, 주요국의 정책에 기인한다. 유럽과 중국에 이어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던 미국 시장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와 같은 지원에도 불구하고 지원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증가 폭이 대폭 위축되었다. 이와 더불어 연말의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는 경우 전기차 판매 지원이 크게 줄고, 환경규제는 완화되는 등 전기차 판매를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세계 전체적으로도 전기차 판매는 예상보다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순수 전기동력뿐만 아니라 내연 기관을 포함하는 하이브리드자동차 등에서 기술력을 향상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이브리드자동차는 중장기적으로도 탄소 중립이 되기 위해서는 사용 연료가 탄소 중립 연료(e-fuel)가 되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고려도 있어야 할 것이다. 현재 의미 있는 점유율을 보이지 못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수소연료전기자동차도 승용차뿐 아니라 대형 상용차 등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 미래 자동차의 경쟁력,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자동차의 전동화가 이미 정착단계에 진입했다고 봤을때, 자동차업체 및 주요국들은 이제 미래 자동차의 경쟁력은 자율주행에 있다고 전망한다. 중국은 전동화로 대표되는 전반전 자동차 경쟁은 종료되었고, 자율주행을 포함하는 지능화로 상징되는 후반전이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다.이에 중국 기업들은 적극적인 노력을 추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다양한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 관련 정책들을 내어놓고 있다. 정책 대부분은 시범운행 및 데이터 구축과 관련되어 있고,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율주행은 5단계로 나뉜다. 현재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3단계 상용화를 시도하고 있다. 혼다나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이 3단계 자율주행 허가를 받거나 상용화했지만, 초기 단계이고 제한적 판매가 이루어져 완전히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힘들다. 현대자동차그룹도 몇 년 전부터 3단계 자율주행 출시를 예고했지만, 계속 미루어지고 있다. 일정 구간을 운전자의 관여 없이 자율로 운행할 수 있는 3단계부터 진전한 자율주행의 시작으로 볼 수 있지만, 그만큼 제작사의 책임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자동차업체들도 선뜻 3단계 자율주행을 광범위하게 상용화할 수 없는 것이다. 실제로 테슬라의 FSD(Full Self-Driving)가 가장 3단계 자율주행에 가깝지만, 미국에서 법적으로는 2단계 자율주행으로 허가받고 운행한다. 주행에 있어 운전자의 관여가 거의 없거나 전혀 없는 4단계와 5단계의 상용화는 예상보다 계속 늦어지고 있다. 다만, 각종 시범운행 등은 꾸준히 추진되고 있다. 완전 자율주행은 기존 자동차업체보다 대형 IT업체와 더불어 벤처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기술뿐만 아니라 ▲기업의 판매 및 생산전략 ▲파트너 ▲R&D ▲제품 포트폴리오 ▲상용화 용이성 등 다양한 분야를 동시에 고려한 2023년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의 자율주행 리더보드(Guidehouse Insights Leader Board)에 따르면 ▲구글 웨이모 ▲모빌아이 ▲바이두 ▲GM의 크루즈 등이 선두그룹에 있다. 다음으로 현대차와 앱티브(Aptiv)가 합작해서 만든 모셔널이 위치한다. 대형 IT업체로 아마존 자회사인 죽스(Zoox), 엔비디아 등이 있다. 이어 ▲오로라(Aurora) ▲개틱(Gatik) ▲뉴로(Nuro) ▲메이 모빌리티(May Mobility) 등 미국 벤처기업과 ▲위라이드(Weride) ▲오토엑스(AutoX) ▲포니 AI(Pony AI) 등 중국 벤처기업이 있다. 한국 벤처업체인 오토노머스에이투지(Autonomous a2z)도 존재한다. 다만 자율주행의 상용화가 지연되면서 자율주행 사업을 포기하거나 축소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당장에 사업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막대한 투자 부담을 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차 합작사인 모셔널도 상용화 계획을 연기하고 직원을 감축했다. GM의 크루즈도 투자를 삭감했고, 폭스바겐의 자율주행 합자사 아르고 AI는 사업을 접었다. 애플도 자율주행전기차 사업을 포기했다. 전기차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중국 기업이나 테슬라 등은 다음 단계로 자율주행에 집중해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상용화 시점은 얼마나 노력하느냐의 문제이기도 한데, 향후 자동차산업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가 자율주행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도 자율주행 기술의 확보에 지속 노력할 필요가 있다.자동차의 커넥티드는 자율주행에서도 중요한 기술 중 하나일 뿐 아니라 ▲내비게이션 ▲원격 차량제어 및 관리 ▲멀티미디어 스트리밍 ▲SNS 등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 자동차의 다양한 기능과 연계돼있다. 이에 따라 커넥티드를 통해 자동차는 무한한 진화가 가능하다. 결국 미래는 자동차에 다양한 기능이 제공되는 기반이 되는 커넥티드를 통해 자동차업체들은 경쟁하게 될 것이다.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의 기반이 되는 것은 소프트웨어(SW)다. 예전에도 차량이나 부품의 제어를 위해 SW가 필요했지만, 자동차가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로 진화되면서 SW의 중요성이 더 커지게 됐다. 이에 따라 자동차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정의하기도 한다. 자동차의 기능향상 및 수리 등도 하드웨어가 아니라 무선으로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시키는 OTA(Over The Air)가 일반화되고 있다. 자동차의 핵심적인 경쟁력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 자동차 핵심부품 및 SW의 효율적 조달 전략 구축미래 자동차로 전환되면서 자동차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변하고 있고, 이러한 핵심 경쟁력의 조달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전기차의 핵심 경쟁력은 이차전지인데, 이는 대부분 외부의 대형 전지업체에 의존하여 자동차업체가 내부 조달하던 내연기관차의 엔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핵심인 자율주행 시스템도 기존 자동차업체보다는 대형 IT업체나 벤처기업들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각종 SW를 구현하는 반도체도 대형 반도체업체 등이 담당하고 있다. 반도체는 설계에서 생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단계로 분업 생산을 한다. 이에 따라 수많은 업체가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에 관여한다. 자동차의 제어 등이 통합되어 SW나 반도체도 통합 반도체 형태로 되면서 대형 소프트웨어업체나 반도체업체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주요 자동차업체들에 있어 이러한 핵심적인 경쟁력이 되는 부분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경우 자동차업체의 운명을 외부에 맡기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독자적인 자동차업체로서의 독립성이 상실되고, 단순 자동차조립업체로 전락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이들 핵심 경쟁력을 자체 조달하는 전략을 펴기도 한다. 이차전지의 경우 대표적으로 세계 1위 전기차업체인 BYD는 자체 조달하고 있다. 테슬라도 자체 조달을 시도하고 있다. VW도 자체 조달을 고려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도요타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이다. 셀은 전문업체에 맡기지만, 자동차에 장착되는 배터리 팩은 자회사가 담당하여 이차전지 조달에서 배제되는 것에 대해 경계한다. 자율주행시스템도 ▲테슬라 ▲GM ▲도요타 ▲현대차 ▲VW 등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자체적으로 혹은 자회사 등을 통해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많은 기업은 대형 IT업체의 자회사나 전문 벤처업체들의 시스템을 활용하기도 한다. 전문 소프트웨어나 반도체도 통합 운영체제 등과 관련해서 테슬라 등과 같이 자체 소프트웨어나 반도체를 사용하기도 하고, 엔비디아와 같은 외부 업체를 활용하기도 한다. 핵심 경쟁력 분야를 자체적으로 조달하는 경우 독자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조달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은 있다. 규모의 경제 등에선 효율이 떨어질 수도 있다. 기업마다 분야별로 상황이 다르기에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가장 효율적인 조달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자동차업체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관건이 될 것이다. 자동차가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나 반도체는 그 종류가 다양해서 특정 업체 한둘이 다 담당할 수만은 없다. 그리고 계속해서 새로운 부품 및 기능이 요구되기 때문에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나 반도체를 개발할 수 있는 벤처기업들과의 협력도 중요할 것이다. 따라서 향후 자동차업체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자체 조달이 필요한 핵심 분야와 더불어 다양한 부품, 소프트웨어, 반도체 등에서의 새로운 협력 파트너를 만들어 나갈 필요도 있다.전동화와 자율주행이 부상하면서 자동차 기업들의 영역들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자동차 기업들이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이나 로봇 등의 영역까지 진출하고 있다. UAM이나 로봇도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자율주행이나 전동화 기술을 활용하는 영역이다. UAM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현대자동차그룹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UAM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고 연구개발과 더불어 구체적인 UAM 출시 계획까지 내놓고 있다. 이와 더불어 GM도 수직이착륙기 e-VTOL을 공개하면서 시장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크라이슬러 ▲중국의 지리 ▲포르쉐 등도 UAM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로봇에 있어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현대는 2020년 세계적인 보행 로봇업체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고, 본격적인 로봇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자동차업체들도 로봇 사업에 관심을 보여 왔는데, 주요 전시회 등에 많은 자동차업체가 로봇을 전시해왔다. 자동차기업들이 UAM이나 로봇과 같은 다양한 이동 및 수송 수단에 관심을 보이면서 모빌리티업체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아자동차는 맞춤형 교통수단이라는 개념으로 목적 기반 모빌리티(Purpose Built Vehicle, PBV)의 생산을 추진하고 있는데, 자동차지만 모빌리티 개념의 확대라고 볼 수 있다. 모빌리티에는 초소형 전기차, 전기 이륜 및 삼륜차, PM(Personal Mobillity) 등이 있지만 모두 자동차업체가 생산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UAM이나 로봇 등의 사업을 통해 자동차업체들이 모빌리티업체로 진화하고 있지만 아직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일단 UAM를 보면, 상용 생산 시점이 아직 불명확한 데 비해 생산업체는 다수이다. 자동차업체뿐만 아니라 전문생산업체, 드론이나 기계 등의 다양한 산업에서 참여하고 있어 경쟁이 매우 치열할 전망이다. 결국 UAM이나 로봇 등은 기존 자동차의 전동화, 자율화 등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 사업일 수밖에 없다. 이들의 상용화 및 수익 창출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이들의 활용이 이루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경우 그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핵심 경쟁력은 여전히 생산경쟁력미래 자동차의 대전환 속에서도 세계는 저가의 중국 전기차에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25%의 특별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최근 100%까지 추가 관세를 올려 중국산 전기차의 진입을 원천 봉쇄하겠다고 나섰다. EU는 특별한 제재가 없는 상황에서 중국산 전기차 수입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위협을 느껴 2023년 10월 반보조금 조사에 들어갔고, 2024년 7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대 37.6%의 추가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주요 선진국은 이렇게 자국 시장 및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관세 부과 등 보호주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자국 기업이 없는 지역, 특히 후발국 시장에서는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전기차에 있어 중국의 기술력이 매우 높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중국 전기차의 턱없이 싼 가격이 문제가 되고 있다. 근본적으로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생산시스템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자동차산업의 역사를 살펴보면, 지금까지 효율적 생산시스템을 구축한 업체가 세계 시장을 주도했다. 생산시스템 혁신을 통해 포드나 GM이 초기 세계 자동차시장을 석권하게 되었고, 도요타 생산방식을 통해 도요타가 세계 시장에서 부상했다. VW가 글로벌 선두 업체로 자리매김한 것은 생산방식 변화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생산방식의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 테슬라다. 전통적 컨베이어벨트 생산방식에서 언박스드(unboxed)라는 새로운 방식의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레고블록을 조립하듯이 한자리에서 주요 부품을 조립하는 방식으로 공정의 40%, 생산비용의 절반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다수의 부품을 통으로 찍어내도록 하는 기가프레스도 테슬라가 생산에 적용하면서 다른 업체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요 자동차업체들도 로봇을 통한 자동화를 시도하면서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경직된 노사관계 등으로 인해 공장 자동화 및 업무의 표준화 등이 비교적 잘 된 기업 중 하나이다. 최근 공장 자동화에서 스마트화로 진전되면서 다양한 시도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싱가포르에 글로벌 혁신센터를 설립하고, 제조 공정의 스마트화를 시험하고 있다. 단순히 비용 절감뿐 아니라 미래의 주문형 생산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 공정을 실험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생산 효율이 떨어지면 세계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철 한국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산업연구원에서 선임연구위원으로 자동차산업과 중국산업 등을 연구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에서 북경지원장·주력산업연구실장·산업통상연구실장 등을 역임했다. 노사정위원회 자동차부품업종위원회, 4차 산업혁명위원회 산업경제혁신위원회, 탄소중립 시나리오 수립을 위한 기술작업반 수송분과 ▲자동차탄소중립협의회 등의 위원으로 활용하면서 자동차산업관련 정책 수립 등에 참여했다.

2024.08.11 08:00

12분 소요
시작 전부터 흔들리는 ‘2024 부산모빌리티쇼’…수입차는 ‘BMW’만 참여

자동차

부산시가 주최하고 벡스코가 총괄 주관하는 ‘2024 부산모빌리티쇼’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자동차 업계 대다수가 불참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기존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올해 ‘부산모빌리티쇼’로 행사명을 바꿀 만큼 변화를 도모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부산모빌리티쇼 자체의 존폐 위기마저 언급되고 있다.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 개막을 앞둔 부산모빌리티쇼 참여 기업은 현대차·기아와 르노코리아, BMW코리아(BMW·미니)다. 지난 2022년 개최된 부산국제모터쇼와 비교했을 때 르노코리아 한 곳만 추가된 셈이다.이번 행사에 국내 완성차업체인 GM한국사업장과 KG모빌리티는 참여하지 않는다. 수입차 중에선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토요타 ▲포르쉐 등이 불참을 확정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 국내 승용차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아디(BYD) 마저도 참석 명단에 없다.앞서 수입차 16개 브랜드가 참여해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됐던 ‘2016년 부산국제모터쇼’와 국내에서 처음 공개되는 차가 25대에 달할 만큼 큰 규모를 자랑하던 ‘2018년 부산국제모터쇼’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한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모터쇼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가 줄어들면서 업계도 서울과 부산 중 하나를 선택해 집중하는 추세”라며 “행사 1회당 보통 수십억원이 드는 만큼, 경제적인 부분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열린 서울모빌리티쇼와도 비교된다. 당시 서울모빌리티쇼엔 ▲현대차·기아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메르세데스-벤츠 ▲BMW ▲테슬라 ▲포르쉐 등이 대거 참여해 20여 종의 신차를 공개한 바 있다.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세계 5대 모토쇼도 서서히 쇠락해 가는 상황에서 부산 모빌리티쇼의 존폐 위기는 예전부터 언급됐다. 수입차업계 차원에선 부산모빌리티쇼만의 매력을 크게 체감하지 못할 것”이라며 “부산모빌리티쇼가 살아남기 위해선 차별화된 요소가 필요하다. 단순히 차량만 나열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한국적인 요소가 담긴 새로운 콘텐츠들을 제작하고, 세계적인 전문가들을 섭외해 세미나를 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세계 5대 모터쇼도 휘청모터쇼의 흥행 부진은 비단 국내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5대 모터쇼’들도 흥행 부진을 피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예가 세계 5대 모터쇼 중 하나인 ‘제네바 국제모터쇼(스위스)’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네바 국제모터쇼 재단은 지난달 31일 “제네바 모터쇼에 대한 제조업체들의 관심 부족, 파리·뮌헨 모터쇼와의 경쟁 등으로 영구적으로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119년 역사를 자랑하던 모터쇼였지만, 줄어든 관심과 어려운 시장 상황으로 폐막한 것이다. 제네바 국제모터쇼는 ▲프랑크푸르트(독일) ▲디트로이트(미국) ▲파리(프랑스) ▲도쿄(일본) 등과 함께 세계 5대 모터쇼로 통하는 업계 주요 행사로 통했다. 이번 제네바 국제모터쇼의 폐막은 전통적인 국제모터쇼의 위상이 저 물어가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 디트로이트 모터쇼도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CES(세계가전전시회)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모터쇼다.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매년 1월 개최된다. CES도 비슷한 시기에 열린다. 최근 완성차 업체들은 모터쇼 대신 첨단 기술이 모이는 CES에 눈길을 주는 추세다. 결국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2020년에는 6월로 개최 시기를 옮겼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소된 바 있다.이밖에 파리 모터쇼는 전시 기간을 2주에서 5일로 감축했다. 행사장 면적도 절반으로 축소했다. 유럽 최대 모터쇼로 꼽히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도 2021년 개최 도시를 뮌헨으로 변경했다. 이름도 뮌헨 국제 모빌리티쇼(IAA)로 바꿨다. 일본 도쿄 모터쇼도 ‘2023년 재팬 모빌리티쇼’로 이름을 변경했다. 두 국가 ‘모빌리티’란 단어를 넣어 모터쇼 콘셉트를 확장했다. 자동차와 더불어 항공, 우주 등 모든 이동 수단을 아우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업계 관계자는 “세계 5대 모터쇼도 부진을 피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내 모터쇼의 흥행 부담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며 “업계들도 자동차 신기술을 선보이는 첫 장소로 정통 모터쇼가 아닌 CES(세계가전전시회)에 집중하는 추세”라고 평가했다.기댈 곳은 ‘월드 프리미어’모토쇼의 전망이 세계적으로 어두운 상황 속에서 당장 부산모빌리티쇼가 걸 수 있는 희망은 ‘세계 첫 공개 모델’(월드 프리미어)다. 월드 프리미어는 모터쇼의 흥행 요인 중 핵심인 관심도에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신차는 모두 5종류다.우선 제네시스는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차량 3종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BMW와 MINI 등 수입차 브랜드도 한국에서 최초로 신차를 선보인다. 4년 만에 신차를 출시하는 르노코리아도 차세대 친환경차 개발 프로젝트 '오로라'의 첫 모델을 대중에 공개한다.이밖에 현대차는 ▲아이오닉5 ▲아이오닉6 ▲코나 EV ▲ST1 등 전기차 라인업을 예고했다. 관람객이 직접 전기차를 경험할 수 있는 시승 프로그램도 마련해 부산모빌리티쇼의 흥행을 돕는다.기아는 이달 계약을 시작한 EV3와 함께 EV6·EV9 등의 전시와 PBV만의 차별화된 전시존을 꾸려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기아관에서는 스탬프 투어, EV6의 현장 시승 이벤트 등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한다.부산모빌리티쇼는 전기차 수소차 해양모빌리티 도심항공교통(UAM) 등 육해공을 넘나드는 교통수단과 전기차 배터리 등 부품까지 전시할 계획이다. 백스코 관계자는 “다양한 수입차를 유치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시대 흐름에 따라 정통 모토쇼에 대해 중요도가 떨어지고 있고, 이런 기조가 반영돼 섭외 결과가 저조한 것 같다. 이를 만회 하기 위해 집중 한 것이 월드 프리미어 유치”라고 말했다.그러면서 “‘부산 국제모터쇼’에서 ‘부산 모빌리티쇼’로 이름을 변경하게 된 것도 이런 시대에 흐름에 발맞추기 위한 일환으로 행사의 주제를 확장하고 변화하는 과정 속에 있다”며 “앞으로는 행사 품목도 다양하게 구비해 부산시 대표축제로 거듭나게끔 참여형 행사를 많이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4.06.12 16:08

4분 소요
“30조 시장 잡아라” 한국 vs 금호, 전기차 타이어 경쟁 예고

자동차

금호타이어가 전기차용 타이어 시장에 재진출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올해 전기차용 타이어 교체 시기가 도래했다고 판단한 것인데, 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1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전기차용 타이어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전기차용 타이어 교체 시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전기차용 타이어 교체 시기는 2~3년, 내연기관차용은 4~5년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활성화된 시점은 2020년대 들어서다. 올해부터 전기차용 타이어 교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전기차용 타이어의 교체 시기가 짧은 것은 전기차의 특성과 연관이 있다. 전기차는 엔진이 없지만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돼 내연기관차보다 무겁다. 일례로 현대차 아이오닉 6의 공차중량은 1800kg, 동급 세단 쏘나타는 1475~1525kg이다.업계는 최근 전기차 시장이 둔화하면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전동화 전환 속도를 조절하고 있지만, 불과 2~3년 전까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던터라 관련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통계를 봐도 알 수 있다. 한국자동차산업모빌리티협회(KAMA)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판매 비중은 2018년 1.5%에서 2022년 9.7%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전기차 판매 비중이 11.5%까지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금호타이어가 올해를 전기차용 타이어 브랜드 론칭의 최적기로 판단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윤장혁 금호타이어 글로벌마케팅담당 상무는 지난 15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진행된 이노뷔 론칭 간담회에서 “전기차 전용 브랜드 개발 및 등록 시점은 지난해였다”면서 “전기차 판매가 본격화된 것은 2020년부터다. (교체 시기가) 도래하는 시점을 2024년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이미 한 차례 실패를 맛본 상황이라 더욱 시장 진출에 신중했던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는 2013년 전기차용 타이어 와트런(Wattrun)을 가장 먼저 출시했지만 수요 부족 등으로 단종했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시장에서도 전기차용 타이어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QYR리서치는 글로벌 전기차용 타이어 시장이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4.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30년 예상되는 시장 규모는 231억3000만달러(한화 30조8786억원) 수준이다.금호타이어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전기차 최대 시장인 중국을 우선 공략할 계획이다. 최대주주인 더블스타의 판매망을 활용할 방침이다. 이를 발판으로 전기차용 타이어 매출을 올해 16%(작년 9%)까지 늘리는 것이 금호타이어의 목표다.다만 금호타이어가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국타이어의 벽을 넘어서야 한다. 한국타이어는 금호타이어보다 약 2년 앞선 2022년 전기차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iON)을 론칭했다. 지난해에는 중국 시장으로 판매 영역을 확장했다. 이후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해 글로벌 시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미 테슬라, 포르쉐, 아우디, 폭스바겐, 현대차 등 유수의 완성차 브랜드가 아이온을 채택하고 있다. 아이온은 최근 글로벌 시험인증기관인 티유브이슈드(TÜV SÜD)가 진행한 비교 테스트에서 경쟁사 제품을 압도하며 호평받기도 했다.한국타이어의 성과는 공격적인 투자에서 비롯됐다. 한국타이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연구개발비용으로 5482억원을 투입했다. 같은 기간 금호타이어의 연구개발비용은 2768억원에 머물렀다.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보면 금호타이어가 한국타이어에게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기술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게 금호타이어 측 판단이다. 세계 최초로 모든 규격(29개)에 HLC(High Load Capacity, 높은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최적의 설계 구조)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자체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이노뷔는 동일 규격의 일반 타이어보다 마일리지(주행거리)와 내구력 및 소음이 각각 25%, 10%, 6% 개선됐다.업계 관계자는 “타이어는 결국 기술력으로 증명된 브랜드 가치에 따라 좌우된다”면서 “연구개발비만 놓고 보면 한국타이어가 금호타이어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훨씬 웃도는 선제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간 한국타이어를 금호타이어가 얼마나 따라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3.19 17:00

3분 소요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김기동의 이슈&로]

전문가 칼럼

‘소유분산 기업’은 소유 지분이 분산돼 있어 ‘지배주주’가 없는 회사를 말한다. ‘지배주주’란 주주총회의 의결권 확보를 통해 회사의 주요 결정 사항, 즉 경영권을 통제할 수 있는 대주주를 말한다. 지배주주는 흔히 재벌 그룹의 총수를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소유의 분산’, ‘소유와 경영의 분리’는 미국과 영국의 대기업이나 자본 집약적인 산업에서 부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고, 지배주주에 의한 경영이 보편적인 형태다.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월마트, 독일의 BMW와 포르쉐, 프랑스의 명품기업인 LVMH와 디올, 스웨덴의 발렌베리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은 가족이나 가문 등과 같은 지배주주에 의한 경영이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의 소유분산 기업으로는 우리·신한·하나·KB 금융지주 등 금융지주회사와 KT, 포스코, KT&G 등이 있다. KT(옛 한국통신), 포스코(옛 포항제철), KT&G(옛 한국담배인삼공사) 등은 정부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가 민영화된 회사들이다. 소유분산 기업의 주요 주주는 국민연금공단인 경우가 많다. 외풍에 쓰러진 기업들…CEO 리스크에 ‘흔들’어떤 기업 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가 바람직한 형태일까? 정답은 없다.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지배주주 즉 오너 경영이 전문경영인 체제보다 장기적 기업 발전에 유리하며, 이사회 기능이 강화된 오너 경영이 한국 실정에 맞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조선 등 많은 분야에서 세계 최첨단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오너 책임경영으로 장기 투자가 가능했기 때문이라는 점에 이의를 달기 어렵다.그동안 오너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가 늘 논란이었지만 근래 들어서는 금융지주회사나 KT 등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가 이슈화되고 있다. 징계나 사법적 처분을 받는 등 경영에 과오나 책임이 있는 CEO(최고 경영자)가 연임하는 것이 적절한지, 그리고 CEO의 선임이나 연임 절차가 현직의 영향력을 벗어나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다. 소유분산 기업의 CEO는 일반 주주가 경영에 참여할 수 없는 환경으로 인해 기업 경영 전반에 대해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에 따라 경쟁자 추출, 사외이사 포섭, 우호 주주 확보 등의 방법으로 참호를 구축하는 병폐가 발생할 여지가 많다. CEO가 연임에 골몰하게 되면 보신과 자리 나누기가 관행처럼 자리 잡게 되고, 사업 다각화나 해외시장 개척은커녕 기업 경쟁력만 갉아먹게 된다.정부와 금융당국에서는 이러한 병폐는 해당 기업은 물론 국가기간산업의 경쟁력까지 훼손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제도 개혁에 나섰다.금융당국은 지난 4월 은행 이사회가 지배구조 및 내부통제 등에서 제 역할을 하도록 집중 점검하고, 감독도 대폭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회사는 공공적 성격과 시스템 리스크 발생 가능성 때문에 일반 기업과 달리 그 지배구조에 관해 정부에서 일정 부분 관여해 왔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나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를 제정해 시행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KT도 자체적인 개혁 방안을 마련해 지난달 말 주주총회를 통해 이를 확정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사외이사들로만 구성된 위원회에서 대표이사 후보를 실질적으로 평가·검증하고, 이를 수행할 사외이사들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며, 대표이사 선임에 대한 주총 의결 정족수를 60% 이상으로 가중하는 등 주주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지 못하면 대표이사로 선임되지 못하게 한 것 등이 골자다.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딜레마는 여전 앞으로 국민연금에서는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를 통해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는 입장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주요 기관투자자가 주식을 보유한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투명한 경영을 유도하려는 자율 지침으로서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객관화·투명화하는 제도 개혁이 선행돼야 정부개입 논란 등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주식회사 경영의 허브(heb)는 이사회다. 따라서 지배구조 개선은 이사회의 독립성 및 그 기능을 강화하는 데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 핵심은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독립성 강화라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며, 전문 경영인에 의한 대리인 경영이 발달한 미국식 해법이기도 하다. 미국에서는 CEO의 선임과 해임뿐만 아니라 보수도 이사회가 실질적으로 결정한다.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전설적인 경영자 제임스 로빈슨 3세도 실적 부진으로 해임되거나 사임하는 것이 미국식 경영이다.그런 의미에서 금융당국이 제시한 해법이나 KT의 지배구조 개선안은 공감되는 점이 많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착수한 이참에 제대로 된 제도와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이번 제도 개혁이 성공하면 다른 소유분산 기업이나 오너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결국 제도 개혁에 대한 평가는 기업 내외부에서 수긍할만한 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새로운 CEO가 선임되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나 정치권이 인사에 개입한다는 논란이 일면 제도 개선 노력이 허사가 될 수 있다. 모처럼 어렵게 마련한 지배구조 개선안이 정권의 변동과 관계없이 제도로서 정착되고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모두가 도와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 기업의 주가가 고질적으로 저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사라지고,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2023.07.14 08:00

4분 소요
[단독] 현대차그룹 도심형 초고속충전 사업, 한충전이 주도한다

산업 일반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이하 한충전)가 도심형 초고속충전 사업자로 탈바꿈한다. 현대차그룹의 초고속충전 기술을 바탕으로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자사 전기차 보급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한충전과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16일 업계에 따르면 한충전은 도심형 초고속 전기차 충전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E-pit(이 피트)’에 들어간 충전 기술과 검증받은 서비스를 바탕으로 도심 지역에서 초고속충전 사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한충전은 현재 현대차그룹이 주도하고 있는 이 피트 얼라이언스 소속으로 이 피트의 운영 및 보수를 맡고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 자체에서도 도심 지역의 이 핏 설치를 통해 초고속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 피트가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 고객을 위한 특화 서비스에 가깝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룹 내 도심형 초고속충전 사업은 사실상 한충전이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한충전도 초고속충전에 대한 니즈가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대차그룹 역시 이 피트 얼라이언스인 한충전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고 초고속충전 사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망 밝음업계에서는 한충전의 초고속충전 사업 경쟁력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년간 충전 인프라를 운영하며 노하우를 쌓은데다 현대차그룹 편입 이후 이 피트 운영을 도맡아왔던 만큼 초고속충전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실제 한충전은 전국에 3000기 이상의 급속·완속 충전기를 운영하는 국내 최대(급속 기준) 민간 충전사업자다.도심형 초고속충전 사업 전망이 밝다는 점도 현대차그룹과 한충전에게 호재다. 전기차 보급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고 있는데다 도심 지역의 초고속충전에 대한 수요가 상당한 만큼 잠재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113만대를 보급하고 전기차 충전시설은 급속 1만2000개소와 완속 충전기 50만기 구축을 목표로 삼았다. 이에 부응해 현대차그룹 외에도 SK와 LG 등 유수의 대기업들이 전기차 충전 시장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특히 국내에서 운행되는 초고속충전을 지원하는 차량 대부분이 현대차그룹 차량이라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초고속충전 인프라 확충을 통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 촉진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차량 중 800V의 초고속충전을 지원하는 차량은 현대차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포르쉐 타이칸 정도 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구가 밀집돼 있고 부지 확보가 쉽지 않은 도심에선 완속·급속 충전기보다 회전율이 높은 초고속충전소를 설치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며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도심 지역 초고속충전에 대한 수요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1년 10월 진행된 한충전의 3자 배정 유상증자에 단독으로 참여해 지분율을 50%대로 추가 확보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1년 선보인 전기차 초고속충전 서비스 이피트를 현재 21개소 120기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 피트를 올해 중으로 총 58개소를 개소해 약 300기를 운영할 예정이다.

2023.02.16 21:39

2분 소요
포르쉐 타는 친구 이제 안 부럽다...원희룡 “아빠회사 찬스 이제 그만”

자동차

정부가 법인차 사적유용을 막기 위한 전용번호판 도입을 공식화했다. 이르면 하반기부터 새로운 번호판이 부착된 승용차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새로운 제도 시행으로 우리 사회 불공정 행위가 사라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6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법인차 전용번호판 제도가 도입될 예정이다. 기존에는 법인차와 개인차의 번호판 구분이 없었지만, 새로 도입된 제도에 따라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이 부착된다.법인차 사적유용에 대한 문제 제기는 그동안 계속돼 왔다. 회사(법인)가 업무용 차로 구입한 차량 중 수억원을 호가하는 고급 수입차 비중이 계속 늘어났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5년(2018~2022년) 간 법인차 신규 등록대수는 연평균 2.4%씩 늘어났다. 이 기간 취득가액이 1억~4억원 이하인 차량 중 71.3%가 법인차였다. 4억원을 초과하는 차량 중 법인차 비중은 88.4%에 달했다.이처럼 국내에서 법인명의의 고가 수입차가 늘어난 이유는 별다른 규제가 없었던 탓이다. 주마다 상이하지만 미국의 경우 임직원 보험을 의무화한다. 일지 관리도 엄격하게 감독하고 있다. 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에서는 법인차 인정 자체를 잘 해주지 않는다.원희룡 장관은 전날(5일) 자신의 SNS에 법인차 전용 번호판 도입 사실을 밝히며 “포르쉐,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 슈퍼카를 법인차로 등록해 배우자와 자녀가 이용하는 꼼수는 횡령·탈세 등 법 위반은 물론 우리 사회의 불공정과 갈등을 심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이제 ‘법인차 전용번호판’이 도입돼 이런 꼼수를 쓰기 어렵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당시 ‘무늬만 법인차’를 방지하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취지로 ‘법인차 전용번호판 도입’을 약속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원희룡 장관은 또 “제대로 세금을 내고 소비하는 문화가 중요하다”며 “이 것이 공정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2023.02.06 19:08

2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