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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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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 원툴’ 삼양식품, 36년 만의 ‘소기름 라면’ 먹힐까 [우지의 귀환]②

유통

삼양식품이 ‘우지 파동’ 이후 자취를 감췄던 ‘우지’(牛脂·쇠기름)를 다시 꺼내 들었다. 세계 시장에서의 성공을 통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내수 시장에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불닭볶음면’에 치우친 주력 상품군을 확장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시총 ‘10조 클럽’ 입성에도…내수 점유율은 10%대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양식품은 연결 기준 매출 5531억원, 영업이익 1201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매출액은 30.3%, 영업이익은 34.2%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1000억원을 돌파했다.상반기 누적 매출은 1조821억원으로 집계됐다. 반기 기준 역대 처음으로 1조원대를 달성했다. 8101억원이었던 지난해 상반기보다 33.6% 늘어난 수치다. 누적 영업이익은 2541억원으로 전년 동기(1696억원)보다 49.8% 증가했다.대표 상품 불닭볶음면이 세계적으로 흥행하며 해외 사업에서의 성장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2분기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440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5% 늘었다.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 매출 비중은 79.6%를 차지한다.불닭볶음면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삼양식품은 올해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시가총액 1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 27일 유가증권시장(KOSPI)에서 삼양식품의 시총은 10조490억원(종가 133만4000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16일 종가 기준으로 주당 100만원을 넘는 종목을 일컫는 ‘황제주’에 오른 지 약 10일 만이다. 불닭볶음면이 출시된 지난 2012년 4월 2만7000원대였던 주가는 10여 년 만에 무려 49배 올랐다. 국내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약 3조4700억원)과 라면 업계 1위인 농심(약 2조6946억원)의 시총을 훌쩍 뛰어넘은 삼양식품은 명실상부 식품 대장주로 등극했다. 가파른 주가 상승세에 ‘면비디아’(라면+엔비디아)라는 별칭까지 얻은 삼양식품이지만, 국내 라면 시장에서는 영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라면 시장에서 삼양식품의 점유율은 약 9.8%로 집계됐다. 시총이 1조5550억원인 오뚜기(20.6%)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 수준이다.1963년 한국 최초의 라면인 ‘삼양라면’을 내놓은 삼양식품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며 20년가량 1위를 유지했다. 1989년 라면에 공업용 우지를 썼다는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우지 파동을 계기로 점유율은 10%대까지 수직 낙하했다. 삼양식품은 40년 가까이 잃어버린 점유율을 되찾지 못한 상태다.불닭볶음면을 통해 세상에 없던 ‘매운맛 볶음면’ 시장을 개척했지만, 정작 라면 시장의 주류인 ‘국물 라면’ 분야에서는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다. 지난 2023년 국물 라면 ‘맵탱’을 출시했으나 성과는 미미했다. ‘삼양1963’으로 국물 라면 경쟁력 확보삼양식품은 우지를 활용한 신제품 ‘삼양1963’을 앞세워 원조 ‘라면 명가’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포부다. 삼양식품이 우지 파동 이후 36년 만에 그동안 금기시됐던 우지를 다시 전면에 내세운 건 명예 회복과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지난 11월 3일 열린 신제품 출시 발표회에서 “삼양1963은 3년 넘게 기획한 제품”이라면서 "삼양식품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며 내부 자신감이 커진 상태에서 우지 라면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임직원 4000명의 염원을 담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채혜영 삼양식품 삼양브랜드부문장은 “국물 라면 시장에서도 경쟁 우위를 점해 점유율을 가져오겠다는 목표로 삼양1963을 만들었다”며 “진짜 잘 만든 라면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1위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삼양1963의 주요 고객으로는 제대로 된 라면 맛을 기대하는 라면 고관여자 2030세대와 우지 라면을 기억하는 50대를 설정했다.삼양식품은 삼양1963을 통해 프리미엄 라면 시장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가격은 대형마트 4개입 기준 6150원으로 책정했다. 한 봉지에 약 1538원꼴로 개당 736원 정도인 기존 삼양라면보다 2배가량 비싼 수준이다. 하림 ‘더미식 장인라면’, 농심 ‘신라면 더 블랙’ 등 기존 프리미엄 제품군과 가격대가 비슷하다. 고가의 프리미엄 라면이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점은 변수다. 하림산업은 지난 2021년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더(The) 미식’을 통해 봉지당 약 2200원의 프리미엄 라면을 선보였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라면 시장에서 하림의 점유율은 1% 미만으로 알려졌다.이에 대해 채 부문장은 “삼양1963은 기존 라면 대비 비싼 제품이 맞다”면서도 “잘 만든 라면이라면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가격대라고 본다”고 답했다.삼양1963의 목표 매출에 관해서는 “정확한 숫자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기존 삼양라면 (매출) 이상으로 정했다”면서 “수출도 고려 중이지만 우선 내수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삼양식품이 야심 차게 선보인 우지 라면이 내수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고 ‘불닭 원톱’ 구조를 탈피할 효자 상품으로 거듭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업계 관계자는 “삼양1963이 ‘원조 라면’을 내세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초기 판매량은 높을 수 있지만 재구매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라며 “삼양식품에서는 우지로 튀긴 면을 강조하지만, 국물의 맛을 좌우하는 수프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5.11.08 14:00

4분 소요
“썼다 하면 품절 대란”…유통업계 뒤흔든 ‘제니 효과’

유통

▲코스 ▲아디다스 ▲농심 ▲젠틀몬스터 ▲탬버린즈위 브랜드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제니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사실이다.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제니가 입고 먹고 쓰는 모든 제품이 ‘완판’ 행렬을 이어가며 패션부터 뷰티, 식음료까지 유통업계 전반에 ‘제니템’(제니 아이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제니는 올해 3월 미국 토크쇼 ‘제니퍼 허드슨 쇼’(Jennifer Hudson Show)에서 가장 좋아하는 한국 과자로 ‘바나나킥’을 소개했다. 제니가 언급한 과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로벌 트렌드로 떠오르며 검색어 상위에 올랐다. 지난 4월 바나나킥의 미국 수출 물량은 한 달 만에 69% 뛰었다. 국내 매출도 40% 넘게 늘었다.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영상 공개 전 약 2조3300억원이었던 농심 시가총액도 공개 직후 2조5940억원까지 오르며 약 2640억원 불었다.독일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의 신발 제품인 ‘도쿄’와 ‘태권도’는 제니가 신은 모습이 공개된 후 ‘제니 신발’로 불리며 큰 화제를 모았다. 아디다스는 올해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지난 4월 1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영업이익이 3억3600만유로(약 5453억원)였던 1년 전보다 81.5% 많은 6억1000만유로(약 9901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시장 전망치인 5억4600만유로(약 8862억원)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난 61억유로(약 9조9000억원)로 1분기 기준 창사 이래 가장 많았다.스웨덴 패션 SPA 브랜드 코스(COS)의 ‘퀄티드 백’도 제니가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착용 사진을 올리면서 ‘국민 가방’으로 등극했다.지난 2020년 처음 출시된 코스의 퀄티드 백은 ‘구름빵’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눈길을 끌었다. 공항 출국장, 비행기, 해외 등 제니가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사진이 노출되면서 ‘제니 애착 가방’, ‘제니 보부상 백’ 등으로 입소문을 타며 품절 사태를 빚었다.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퀄티드 백이 인기를 끌자 코스는 지난 2023년 전 세계 최초로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 ‘퀄티드 백 팝업스토어’를 열고 다양한 색과 크기의 가방을 선보였다. 당시 많은 소비자가 팝업 현장을 찾으며 일부 제품은 웃돈 거래가 이뤄지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제니를 광고 모델로 기용한 브랜드도 소위 ‘대박’을 쳤다. 출시 초기부터 제니를 모델로 내세운 국내 아이웨어(안경·선글라스) 브랜드 ‘젠틀몬스터’와 뷰티 브랜드 ‘탬버린즈’를 운영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는 국내외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0년 4월 13일 젠틀몬스터가 제니와의 협업 컬렉션 론칭을 예고한 뒤 제품 공식 출시일인 4월 21일에는 접속자 이용 폭주로 서버가 다운돼 공식 온라인 스토어 접속이 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탬버린즈도 지난 2022년 9월 광고 모델로 제니를 발탁하며 총 10종의 향으로 구성된 향수 컬렉션을 선보였다. 같은 해 3월 탬버린즈가 유일하게 입점한 신세계면세점의 10월 탬버린즈 매출액은 한 달 전보다 4배가량 증가했다. 신세계면세점에 따르면 10월 매출의 50% 이상을 향수 신제품이 차지했다. 브랜드 전체 매출은 신제품 출시 후 700%나 뛰었다.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이아이컴바인드의 매출은 지난 2020년 2096억원에서 작년 7891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젠틀몬스터는 2034억원에서 6150억원, 탬버린즈는 348억원에서 1646억원으로 성장했다. 전체 영업이익은 139억원에서 2339억원으로 17배 가까이 늘었다.제니가 멍과 부기 관리를 위해 쓴다는 ‘멍 크림’이라고 소개한 태극제약의 ‘벤트플라겔’, 제니가 즐겨 쓰는 바디크림과 핸드크림으로 유명한 ‘플르부아’ 등도 제니 덕에 입소문을 탔다.유통업계 관계자는 “제니가 사용하는 제품은 곧바로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매출로도 이어진다”며 “브랜드에는 제니와의 협업이 곧 매출 성장의 보증수표”라고 말했다.

2025.06.20 06:02

3분 소요
오리온·삼양만 살았다…식품업계 내수 부진 충격

유통

국내 식품업체의 올해 1분기 실적이 해외 매출 비중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고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 내수 침체라는 삼중고 속에서도 수출 비중이 큰 기업은 K-푸드 열풍을 등에 업고 호실적을 기록했다. 내수 의존도가 높은 식품사는 수익성이 뒷걸음치며 실적이 악화했다.해외 호실적 덕에 1분기 미소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세계적 인기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15일 삼양식품은 올해 1분기 매출이 529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37% 늘어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134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7%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25%까지 올랐다.같은 기간 해외 매출은 4240억원으로 47% 뛰었다. 작년 2분기 해외 매출 30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사상 처음으로 4000억원을 돌파했다. 삼양식품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80%까지 확대됐다.미국, 중국, 유럽 등 해외 법인을 중심으로 전 지역에서 고른 성장세가 지속되며 해외 매출이 크게 늘었다는 게 삼양식품의 설명이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오리온도 주요 해외시장에서 선전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오리온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한 8018억원을 나타냈다. 영업이익은 1314억원으로 5% 늘었다. 중국(7.1%), 베트남(8.5%), 러시아(33%) 등 글로벌 법인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국내 법인의 내수 판매액은 1.6% 성장하는 데 그쳤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수출액이 23% 늘었다. 수출 물량이 급증하면서 1분기 해외 매출 비중은 68%로 커졌다.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은 내수 부진의 여파로 1분기 역성장했지만, 해외 식품 사업에서 성과를 내며 일부 방어에 성공했다. CJ제일제당은 자회사 CJ대한통운을 제외한 연결 기준으로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조3625억원, 2463억원이라고 지난 13일 밝혔다. 1년 전보다 1.8%, 7.8% 감소한 수치다.주요 사업인 식품 부문에서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식품사업 부문 매출(2조9246억원)은 전년보다 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1286억원)은 30% 감소했다. 해외 식품 사업 매출은 1조48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늘었다. 대표 브랜드인 ‘비비고’의 인지도가 계속 올라가며 북미를 비롯해 유럽과 오세아니아 등에서 고른 성장을 이어갔다. 작년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전체 식품 매출 가운데 해외 비중이 50%를 넘겼다.효자 상품 앞세워 해외시장 노린다수출보다 내수 비중이 큰 기업은 전반적으로 아쉬운 성적을 받았다. 롯데그룹 주력 식품 계열사인 롯데웰푸드는 매출이 9751억원으로 2.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164억원으로 56.1% 쪼그라들었다. 롯데칠성음료도 매출 9103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으로 2.8%, 31.9%씩 줄며 외형과 이익 모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농심의 매출은 8930억원으로 2.3%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8.7% 줄어든 561억원을 기록했다. ▲오뚜기(-21.5%) ▲빙그레(-36.1%) ▲하림(-32.92%) ▲매일유업(-33.3%)도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감소세를 보였다. 식품업계는 해외사업을 확대해 하반기 실적 반등을 노릴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유럽, 일본 등에 생산기지를 확충하며 해외 식품 생산 역량 증대에 나선다. 작년 미국과 유럽 헝가리 신규 공장 구축에 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데 이어 일본에도 1000억원을 투입해 새로 만두 공장을 짓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선제적인 해외 현지 인프라 구축을 통해 다시 불붙는 ‘K-트렌드’의 기회를 잡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라고 말했다.농심은 ‘스낵’ 사업을 차세대 K-푸드로 정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 최우선 국가를 선정해 전략 제품을 육성하고, 전략적 투자를 통해 국외 현지 생산 거점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는 ‘새우깡’의 글로벌 진출을 우선 추진하고, ‘빵부장’과 ‘바나나킥’ 등도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킬 예정이다.올해 3월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제니가 미국 토크쇼 ‘제니퍼 허드슨 쇼’에서 바나나킥을 직접 소개한 이후 4월 미국 수출 물량은 전달보다 69% 급증했다. 현재 농심은 미국을 중심으로 바나나킥의 후속작 ‘메론킥’ 수출을 준비 중이다.지난 3월 네덜란드에 설립한 현지 법인을 시작으로 유럽으로도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해당 법인을 통해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또한 농심은 국내 대표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과 손을 잡고 ‘신라면 툼바’를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제일기획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글로벌 히트작으로 만든 바 있다. 롯데웰푸드는 동남아, 북미 등으로의 수출 확대, 해외 생산 라인 구축 등을 통해 ‘빼빼로’를 매출 1조원의 글로벌 메가브랜드로 키울 방침이다. 지난해 1월 롯데웰푸드는 빼빼로 브랜드의 첫 번째 해외 생산기지로 인도를 낙점하고 현지 법인인 ‘롯데 인디아(LOTTE India)’ 하리아나 공장에 약 3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 인도 현지 생산을 목표로 하리아나 공장 내 유휴공간을 확보해 오리지널 빼빼로, 크런키 빼빼로 등 현지 수요가 높은 제품의 자동화 생산 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2025.05.31 07:00

4분 소요
[단독] 농심, 제일기획과 손잡고 '신라면 툼바' 글로벌 브랜드 만든다

유통

농심이 지난해 9월 출시한 신라면 툼바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이를 위해 국내 대표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과 협력할 예정이다.28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올해 제일기획과 신라면 툼바의 글로벌 광고 협력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1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제일기획은 불닭볶음면으로 전 세계에 K라면 열풍을 일으킨 삼양식품과 협력 관계를 맺었던 광고대행사다. 양사의 협력으로 탄생한 대표적인 결과물로는 ▲글로벌 통합 마케팅 캠페인 ‘스플래시 불닭’ ▲미국 소녀에게 수백개의 불닭볶음면을 직접 전달한 이벤트 등이 있다.농심은 최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내수 시장이 경기 불황 장기화로 인한 소비침체 등으로 어려운 탓이다. 농심이 최근 해외 매출 개선 등의 내용이 담긴 중장기 경영 목표를 공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농심의 중장기 목표는 오는 2030년까지 연결 기준 매출 7조3000억원을 달성하고, 영업이익률을 1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목표 실현을 위해 농심은 미국·멕시코·브라질·중국·일본·영국·인도 등 7개 국가를 면류 사업 주요 타깃으로 삼고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특히 신라면 툼바를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수출 생산능력도 대폭 개선한다. 농심은 지난 26일 새로운 수출전용 생산기지인 ‘부산 녹산 수출전용공장’의 착공식을 진행했다. 해당 공장은 약 1만1280㎡(약 3400평)의 부지에 연면적 약 4만8100㎡(약 1만4500평) 규모로 건설된다. 완공 예정 시점은 2026년 하반기다.농심은 녹산 수출공장 완공 후 3개 라인을 우선 가동해 연간 5억개의 라면을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수출물량을 전담하고 있는 부산공장 생산량(6억개)과 구미공장 수출 생산량(1억개)을 더하면 농심의 연간 수출용 라면 생산량은 현재보다 약 2배 많은 12억개 수준까지 늘어난다.농심 관계자는 “제일기획은 글로벌 네트워크가 좋은 회사이고, 농심은 글로벌 사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이런 점에서 맞는 부분이 있었다고 보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계약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25.05.28 16:11

2분 소요
신라면·새우깡 비싸진다...농심, 출고가 평균 7.2% 인상

유통

농심이 2년 6개월 만에 신라면과 새우깡 등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에 나선다.6일 농심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17일부터 총 56개 라면 및 스낵 브랜드 중 17개의 출고가를 평균 7.2% 인상한다. 이번 가격 인상은 2022년 9월 이후 2년 6개월만이다.농심 관계자는 “그동안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원가절감과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는 등 인상 압박을 견뎌 왔지만, 원재료비와 환율이 상승함에 따라 가격 조정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경영 여건이 더 악화되기 전에 시급하게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라면 원가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팜유와 전분류, 스프원료 등의 구매비용이 증가했다. 평균 환율과 인건비 등 제반비용 또한 상승했다. 이런 악조건 때문에 농심(별도기준)의 지난해 분기별 영업이익율은 지속적으로 하락, 4분기에는 1.7%를 기록했다.이번에 인상되는 품목은 라면 31개 브랜드중 14개, 스낵 25개 중 3개 브랜드다. 주요 제품의 인상폭은 출고가 기준으로 ▲신라면 5.3% ▲너구리 4.4% ▲안성탕면 5.4% ▲짜파게티 8.3% ▲새우깡 6.7% ▲쫄병스낵 8.5% 등이다. 각 제품의 실제 판매가격은 유통점별로 상이할 수 있다.농심은 이번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대형마트·편의점·이커머스 등 영업현장에서 주요 라면과 스낵 제품에 대한 할인과 증정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2025.03.06 14:44

1분 소요
농심 신성장 동력 개발, 사업 다각화 특명…신상열 미래사업실장 전무

산업 일반

신상열 농심미래사업실장(전무)이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섰다. 농심은 2024년 11월 하반기 정기 인사에서 신 전무가 승진했다고 밝혔다. 농심 관계자는 “회사의 성장 방향과 확장을 결정하는 중추적인 업무를 맡기자는 취지로 농심의 비전을 만드는 미래사업실 전무 승진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신 전무의 움직임이 주목받는 것은 농심 그룹 후계자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해석 때문이다. 그는 1993년생으로 고(故) 신춘호 농심 그룹 창립자의 장손이자 신동원 농심 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농심 그룹의 경영권이 장자 승계 원칙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신 전무의 승진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신 전무는 2019년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같은 해 농심에 경영기획팀 사원으로 입사했다. 입사 1년 만인 2020년 대리로 승진, 이후 경영기획팀 부장, 구매 담당 상무(2021년)로 승진했다. 그리고 3년 만에 전무로 초고속 승진하며 신설된 미래사업실을 이끌고 있다.미래사업실은 신사업 발굴을 위한 인수합병, 신규사업 등을 담당하는 곳이다. 사내 스타트업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거나, 벤처 캐피탈을 통해 외부 스타트업에 간접투자 하기도 한다. 농심 그룹의 미래 사업을 책임지는 곳이라는 평가다. 직전에 맡았던 구매실장직은 원자재 수급과 제품 가격, 협력 업체 관리 등을 담당한다. 재계 관계자는 “신 전무가 그룹의 오늘을 책임지는 핵심부서를 경험하고 내일을 준비하는 요직을 맡았다는 점에서 사실상 경영 포트폴리오 마무리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농심은 지난 3년간 국내 라면시장에서 약 56%의 점유율로 독보적인 시장 지배력을 나타내고 있다. 스낵 부문에서도 약 31%의 시장점유율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신 전무에게 주어진 과제는 녹록지 않다. 농심의 주력 사업인 라면 사업의 성장을 유지하면서 매출 다각화를 위해 다양한 제품 개발과 시장 확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내 라면 시장의 경우 인구구조‧생활패턴의 변화로 양적 성장세가 주춤해진 모습을 보이고 스낵 시장은 대체재 확대와 주 소비층 감소 등 위협 요소가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신제품 개발을 통한 신규 카테고리‧시장 확대 등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최근 연간 실적 면에서 호조를 보였지만, 올해는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농심의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보면 ▲2021년 2조6629억원, 1061억원 ▲2022년 3조1290억원, 1121억원 ▲2023년 3조4105억원, 2120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5836억원, 1426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약 298억원(1.1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05억원(17.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회사 측도 사업 다각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반려동물 관련 사업을 추진하며 ‘반려다움’ 상표권을 출원하고 있다. 또 ‘주류’ 사업을 위한 신규 브랜드 ‘구디웨이브클럽’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는 사내 스타트업 N-START 제도를 운영하며 신사업 발굴에도 나섰다. 이 제도를 통해 발굴한 ▲건강기능식품 ▲스마트팜 ▲비건 등 3가지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건강기능식품 ‘라이필’ 브랜드는 기능성 제품 출시를 통해 2020~2023년 누적매출 85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팜의 경우 지난 2022년 말부터 오만‧UAE‧사우디아라비아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중동 지역은 국토의 상당 부분이 사막으로 농사가 어려운 여건인데, 스마트팜을 이용해 국산 딸기를 재배하도록 시스템을 고안한 것이다. 신춘호 명예회장 보유 지분 승계…농심 1순위 후계 구도신 전무가 차기 후계자로 주목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 농심 창업자인 신춘호 명예회장이 작고한 이후 신 명예회장이 보유했던 계열사 주식을 상속하는 과정에서 농심 지분 대부분을 장손에게 상속한 바 있다. 신 명예회장이 보유했던 농심 주식은 35만주(5.75%). 이 가운데 20만주가 신상열 전무에게 돌아갔다. 이른바 ‘대’를 건너뛴 상속이었다. 당시 부장급이었던 신 전무는 이 상속을 통해 농심의 지분 약 3%를 보유한 주요 주주가 됐다. 신동원 회장의 후계자 1순위로 확인된 셈이다. 농심 그룹의 지주사인 농심홀딩스의 2023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최대주주인 신동원 회장(42.92)을 필두로 ▲신동윤 율촌화학 회장(13.18%) ▲신윤경(2.16%) ▲신상열(1.41%) 전무가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일각에서는 농심 그룹의 계열 분리 가능성이 거론되는데, 이 작업이 현실화할 경우 신상열 전무가 실질적인 농심 그룹의 후계자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실제 농심그룹은 농심 창업자 故(고) 신춘호 명예회장의 아들 3형제가 주요 사업을 이끌고 있다. 신동원 회장은 그룹의 핵심인 농심, 차남인 신동윤 부회장은 화학업체인 율촌화학, 삼남 신동익 부회장은 메가마트를 경영하고 있다.그런데 농심의 지분율을 보면 ▲농심홀딩스(32.72%) ▲율촌재단(4.83%) 다음으로 신상열 전무(3.29%)의 지분율이 높다. 개인 최대 주주로는 가장 많은 규모다. 이 상속이 농심 그룹 경영승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재계에서는 후계 구도를 명확히 하는 신호라고 보고 있다. 본격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승계나 계열분리 등은) 내부적으로 확정된 바 없는 사안”이라며 “신 전무의 승진은 글로벌 판망 확대 등 농심의 글로벌 비전달성을 위한 신성장 동력을 개발하고 사업 다각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2024.12.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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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내수 한파 “이러다 다 죽어” [EDITOR’S LETTER]

전문가 칼럼

한 대기업 임원에게 요즘처럼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 해외 실적이 많이 늘어났다며 축하의 말을 건넸는데, 표정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는 해외 실적이 좋은 것은 맞지만 내수 부진으로 국내 실적이 나쁘다며 걱정했습니다. 해외에서 번 돈으로 국내에서 빠진 곳간을 채우고 있어 남는 게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면서 보탠 말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해외에서 펄펄 난 반면, 국내에서 죽을 쑨 사례가 많습니다. 종합식품회사 중 하나인 CJ제일제당의 국내 식품사업부문 3분기 매출은 1조5690억원으로 전년 대비 6.1% 빠졌습니다. 유럽과 오세아니아 지역 매출이 각각 40%, 24%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입니다. 국내 식품사업부문이 차질을 빚은 요인으로 내수 부진과 원가 부담 등이 꼽혔습니다.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 등 라면 업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해외에서는 K-라면을 앞세워 두 자리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내수 부진으로 판촉비가 늘면서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국내외 전문기관들은 내수 한파로 경제성장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5%에서 2.2%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길어지는 내수 부진을 반영해 3개월 전 전망치(2.5%) 보다 0.3%포인트 낮췄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경제성장률을 2.5%에서 2.2%로 내렸고, 내년 성장률은 2.0%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수출은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 회복 지연으로 당초 전망보다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측한 것입니다.내수 한파는 이렇게 숫자로만 보이는 게 아니라 현실 세계에 강하게 몰아치고 있습니다. 특히 판매직 고용 시장을 강타해 올해 1~10월 월평균 판매 종사자(251만8000명)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만명 줄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가장 큰 폭으로 줄었던 2021년(13만2000명) 수준으로 나빠진 것입니다.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인해 소비가 살아나지 못하면서 내수 업종을 중심으로 고용 상황이 악화한 결과라는 진단입니다.내수 한파의 여파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수입이 줄거나 일자리를 잃은 서민들이 대출 문턱이 높아진 은행권 대신 대부업체를 찾으면서 현행 법정 최고금리 연 20%를 훌쩍 넘는 수백%에서 수천%의 악마적 금리에 고통받는 것은 물론이고 폭행이나 협박 등 불법 추심행위를 견디다 못해 목숨까지 던지는 사건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서민이 쓰러지면 우리 경제도 무너집니다. 그래서 정부와 정치권이 힘을 모아 총력 대응해야 하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이제 경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을 드러냈고, 정치권은 하루가 멀다고 정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명대사가 떠오릅니다. “이러다 다 죽어.” 진짜 다 죽기 전에 우리 모두 내수 살리기에 나서야 합니다.

2024.11.23 07:00

2분 소요
[2024 100대 CEO] K-푸드 열풍 타고 ‘뉴 농심’ 향한 힘찬 발걸음

유통

농심은 스낵, 음료뿐 아니라 국내 라면 업계 부동의 1위 제품인 ‘신(辛)라면’을 제작·판매하는 식품 전문업체다. 연간 매출 규모는 3조원을 웃돈다. 매출 측면에서만 보면 최근 불닭볶음면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삼양식품보다 2배 이상 많다. 사실상 경쟁상대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하지만 농심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다. 이병학 농심 대표이사는 국내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농심의 청사진을 그려 나가고 있다. 그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 “끊임없이 도전해 전심전력의 자세로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면서 “현재의 성과에 자만하면 안 된다. 전심전력의 자세로 글로벌 사업 확대와 신사업 확장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대표는 1956년생으로 충남대에서 농화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5년 농심 품질개발실에 입사해 35년을 생산 현장에서 일했다. 이 대표는 현장·생산과 관련해 모르는 것이 없는 ‘베테랑’이다. 과거 농심 생산설비 자동화, 첨단화 등도 주도한 바 있다. 농심은 이 대표의 성과를 높게 평가해 2021년 대표로 승격시켰다.이 대표는 취임 이후 줄곧 농심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취임 이듬해(2022년) 농심의 연간 매출(연결 기준)은 3조원을 돌파했다. 농심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9% 늘어난 3조4106억원, 영업이익은 89.1% 늘어난 2121억원을 기록했다. 농심의 영업이익이 2000억원대 진입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거칠 것 없는 농심은 국내를 넘어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 대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농심은 오는 10월 미국 2공장 내 용기면 생산라인 증설을 추진 중이다. 국내에 수출 전용 공장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계획이 실현되면 농심의 연간 생산량은 8억개에서 10억개로 늘어난다. 농심은 오는 2027년까지 2290억원을 투입해 울산 삼남물류단지에 새로운 물류센터도 지을 예정이다.

2024.08.2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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