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CONOMIST

33

한국 스타트업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려면 어떤 준비를…[가봤어요]

스타트업

한국 스타트업의 화두 중 하나는 글로벌 진출이다. 미국이나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으로 도전하는 스타트업이 늘어가고 있다. 이들을 위한 사례 및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스타트업 지원 민관 협력 네트워크인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2019년부터 매년 여는 ‘아시아의 한국인’이 올해도 10월 31일 열렸다. 올해는 아시아의 허브 역할을 하는 싱가포르와 신흥 시장 베트남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스타트업 현황 및 과제를 다뤘다. 첫 번째 강연자는 ‘글로벌 혁신 허브, 싱가포르 스타트업 트렌드’라는 주제로 정재혁 이에스인베스터 대표가 맡았다. 정 대표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역내 벤처투자시장은 위축됐지만, 드라이 파우더(투자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자금)는 여전히 풍부하다”면서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처럼 투자 기준은 스타트업의 성장보다 수익성이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의 허브 역할을 하는 싱가포르에 대해 “아세안 내 작지만 부유하고 똑똑한 강소국가”라며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이자 벤처투자 허브로 도약했다”고 강조했다. 한국 스타트업이 싱가포르에 진출하면 얻을 수 있는 혜택으로 ‘높은 밸류에이션’과 ‘글로벌 투자자와의 네트워크 가능성’ 등을 꼽았다. 정 대표는 “다만 시장 규모가 작아서 테스트 베드 역할만 할 수 있는 곳이고, 개발자 등의 우수한 인력 확보가 어렵다는 게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싱가포르는 스타트업의 테스트 베드두 번째 연사로 나선 김정준 에스 이노베이션 대표는 스타트업 ‘베어 로보틱스’가 테스트 베드를 찾아 싱가포르에 진출한 과정을 공유했다. 김 대표는 “싱가포르에서 영어만으로도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게 나중에 큰 장점이라는 것을 알았다”면서 “세금 혜택 등이 있어서 비즈니스를 하는 데 좋은 환경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좋은 인재를 뽑는 게 어렵고 연봉이 높다는 게 싱가포르의 단점이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에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은 파트너십을 만들고 진출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또한 “인건비나 운영비가 한국보다 더 비싸다는 것을 기억하고, 싱가포르를 거쳐 큰 시장으로 빨리 확장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세션의 마지막은 조준호 클라이원트 대표가 맡아서 10년 동안 경험한 싱가포르의 속살을 공유했다. 조 대표는 창이 국제공항과 소셜트리 계약에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현지 파트너사와의 계약을 우습게 보면 돈 받기가 매우 힘들어진다”고 조언했다. 조 대표는 “싱가포르에서 얻은 성과 덕분에 중국과 홍콩 등에 진출했다”면서 “신뢰할만한 파트너사를 발굴하는 게 해외 진출할 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세션이 끝난 후 안태현 로드스타터 대표가 진행하는 패널 토크가 열렸다. 싱가포르 투자 현황 및 한국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에 대한 현황 등을 이야기했다. 정재혁 대표는 “싱가포르에도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해야 하는 주 목적의 펀드가 있다”면서 “펀드도 싱가포르에 있가 싱가포르에도 있지만,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면서 “오늘의집과 선박 스타트업 등이 싱가포르에 있는 투자사로부터 투자를 받은 것 같다. 아직은 사례가 많지 않아서 아쉽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와 한국 고객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조 대표는 “투명하고 공정하게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는 게 싱가포르의 가장 큰 장점이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공정하고 투명하다는 게 맞는 것 같다. 다만 계약서를 쓸 때는 꼼꼼하게 작성하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베트남에 진출하려면…단기적 성과보다 장기적 플랜에 집중이어진 베트남 세션에는 스타트업 투자사인 넥스트랜스의 채승호 상무와 김혜원 한국국제협력단(KOICA) 팀장, 이재원 그린굿스 대표가 베트남 진출에 대해 설명했다. 채 상무는 ‘베트남 진출은 현지에서 다시 창업이다’는 주제로 베트남에 도전하는 어려움과 극복기를 설명했다. 그는 “베트남은 1억명이 넘는 인구로 매년 6~7% 고속성장하는 국가”라며 “하지만 단기적인 불안한 정세로 비즈니스를 하는 데는 조금 시간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규모 투자를 받은 기업은 핀테크 기업들이 많고, 헬스케어와 교육 분야가 투자를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 채 상무는 베트남에서 도전할 수 있는 분야로 반도체·신약·헬스케어·농산업을 꼽았다. 해외 진출에서 지켜야 할 4가지로 ‘시장 파악’ ‘창업자 진출’ ‘비용 현지화’ ‘단기적 성과 기대하지 않기’ 등이라고 설명했다. 김혜원 팀장은 KOICA의 혁신적 개발협력 프로그램(DIP)를 소개하면서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에 KOICA를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KOICA는 초기기업을 위한 ‘혁신적 기술 프로그램’(CTS)과 중소·대기업을 위한 ‘포용적 비즈니스 프로그램’(IBS)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 공여기관과 재단을 위한 ‘혁신적 파트너십 프로그램’(IPS)도 있다. 이재원 대표는 팜 테크 기업이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린굿스는 ‘라오스의 하림’을 꿈꾸는 스타트업이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국내 유망 스타트업 발굴 및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며,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당시 미래창조과학부)와 인터넷 선도기업, 투자기관, 창업보육기관, 관련 협회와 미디어 등 총 50여 개의 단체가 함께 만든 민관 협력 네트워크로 2014년 출범한 사단법인이다.

2024.10.31 17:34

4분 소요
올해 AI 스타트업 각광 받아…글로벌 유니콘 21%가 AI 스타트업

스타트업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AI 스타트업의 현황을 분석한 ‘100대 글로벌 유니콘 시리즈-AI편’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상위 100개 유니콘 중 AI 스타트업이 21개를 차지했고, 기업가치 기준으로는 5691억달러로 32.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대 유니콘의 총 기업가치는 1조7433억달러를 기록했다. 100대 유니콘 중 AI 스타트업이 분포한 나라를 살펴보면 미국이 18개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중국(2개), 오스트리아(1개)가 그 뒤를 이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미국 스타트업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유에 대해 “AI는 아직 상용화나 시장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단계지만 동시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자본력이 있는 미국에 AI 유니콘이 포진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AI 유니콘은 다양한 분야에 포진하고 있는데 ‘엔터프라이즈 기술’ 분야에서 15개의 AI 유니콘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제조(3개), 미디어&엔터테인먼트(2개), 헬스케어(1개) 순으로 나타났다. AI 개발과 활용이 다양한 분야에서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많은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한국의 AI 스타트업은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30일 기준 2024년 상위 투자유치 AI 스타트업은 업스테이지(투자유치금액 1000억원)·트웰브랩스(700억원)·스트라드비젼(420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을 대표하는 AI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업스테이지는 생성형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고, 트웰브랩스는 영상 특화 AI 솔루션 개발 스타트업이다. 스트라드비젼은 딥러닝 기반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스타트업이다. 뒤를 이어 온디바이스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노타와 병원용 바이탈 예측 솔루션 개발 에이아이트릭스, 지능형 문서처리 솔루션 개발스타트업 메인라인 등이 올해 대규모 투자에 성공한 스타트업으로 꼽히고 있다. 국내 AI 스타트업의 실력도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토터스미디어(Tortiose Media)가 발표한 ‘2024년 글로벌 AI 지수’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이 1,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지난해에 이어 6위를 차지해 AI 적용 역량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AI 관련 법·제도·규제 환경과 여론 등을 반영한 운영 환경 부문은 35위에 그쳤다. AI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AI 개발과 활용에 친화적인 규제와 제도 등이 필요한 것이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원들을 연결하기 위해 2014년 출범한 민간비영리기관이다. 창업가 및 생태계 구성원을 이어주는 네트워킹 프로그램, 국내외 생태계 소통 플랫폼을 제공하는 글로벌 사업, 생태계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리서치 활동 등 생태계 선순환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2024.10.14 10:38

2분 소요
‘스타트업 발굴에 진심’ KB국민카드가 그리는 큰 그림은[이코노 인터뷰]

카드

스타트업 업계에서 ‘퓨처나인’(FUTURE9)은 꽤나 유명한 이름이다. 퓨처나인은 KB국민카드가 미래 생활 혁신을 선도할 스타트업을 발굴해 협업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으로 지난 2017년 1기를 시작으로 올해 벌써 일곱 번째를 맞이했다. 이번 7기에도 무려 714개 스타트업이 프로그램 참가 신청을 하며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그런데 카드사인 KB국민카드는 왜 매년 유망 스타트업들을 발굴하려 할까. 퓨처나인 같은 육성 프로그램은 수익보다는 비용이 훨씬 더 소모되는 사업이다. 대출 상품 판매 등 본업에 집중하는 것이 수익적인 면에서 더 낫지 않을까.이해정 KB국민카드 신성장사업그룹 부사장은 퓨처나인에 대해 “KB국민카드 고객들에게 너무나도 필요한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타트업 선정 때 고객들에게 새롭고 더 나은 경험을 줄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며 “내부에서는 나오기 힘든 외부 아이디어를 KB국민카드 본업과 연계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예컨대 퓨처나인 2기에 참여했던 스타트업 ‘ab180’은 디지털 광고와 빅데이터 전문 회사다. KB국민카드는 ab180과 함께 기업 잠재고객을 찾을 수 있도록 데이터 관리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부사장은 “롯데백화점·GS·중고나라 등 8개 업체와 데이터 협업을 하고 있다”며 “초개인화된 데이터를 통해 더 정확한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4기 스타트업이었던 인공지능(AI) 광학 문자 인식(Optical Character Recognition·OCR) 업체 ‘로민’의 기술력도 돋보인다. OCR은 스캐너로 읽어들인 이미지 파일을 분석해 텍스트로 치환하는 기술이다. 이 부사장은 “요즘 카드 발급 시 필요한 신분증 스캔 과정이 필수”라며 “KB국민카드 앱(KB페이)에는 로민의 소프트웨어가 탑재돼 있어 인식도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퓨처나인 참여 시 KB국민카드와의 시너지를 판단하기 위해 서류 심사에서부터 실무자들이 투입된다. 이 부사장은 “퓨처나인 같은 외부 프로그램은 보통 외부 평가 기관에 의뢰하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우리는 실무자들이 중심”이라며 “플랫폼·데이터·IT·카드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현업 부서가 모두 참여한다”고 말했다.업그레이드된 올해 기수…핵심 키워드는 ‘테크’이 부사장은 올해 7기가 예년과 달라진 점을 짚었다. 우선 퓨처나인이 스타트업을 찾아가는 ‘리버스 IR’(역 기업설명)을 시행했다. 그는 “스타트업이 투자사에 찾아와 IR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작업”이라며 “공식 모집 전에 한국창업경영센터·창조경제혁신센터에 퓨처나인이 먼저 찾아가 발굴 효과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투자 매력도 판단을 위한 벤처캐피탈(VC) 심사역들의 평가와 ▲실무진 외 임원들도 심사에 참여하는 ‘임원 밋업데이’도 신설됐다. 이런 꼼꼼한 심사과정을 거쳐 올해도 총 13개의 스타트업들이 선정됐다. 이 부사장은 올해 선정한 업체들 대상으로 ‘테크’(기술)를 중요하게 봤다고 밝혔다. 테크로 개인 고객과 가맹점이 겪는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어서다.그중 하나가 온라인셀러 선정산 솔루션 ‘올라핀테크’(올라)다. 기존 온라인 쇼핑몰의 정산은 약 45~60일의 긴 시간이 소요가 된다. 경우에 따라 물건을 많이 팔아도 운전 자금이 없어 이른바 ‘흑자부도’에 직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올라를 이용하면 최대 2시간 내로 정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앞으로 KB국민카드 가맹점들도 올라 기술을 적용받아 편익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비정형 데이터 자산화 서비스인 ‘퀀텀에이아이’도 언급됐다. 퀀텀에이아이의 경우 데이터 스타트업이어서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가진 KB국민카드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부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KB국민카드 고객 2000만명의 데이터를 갖고 스타트업들은 수많은 시도를 할 수 있다”며 “데이터 협업을 통해 스타트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세분화하고 발전시킬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우리의 목적이다”고 말했다.“퓨처나인 아니어도 좋아요…스타트업 언제나 환영”최근 스타트업 시장은 경기침체로 활력을 잃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실제 올해 상반기 국내 스타트업 투자 금액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68.3% 줄었다. 그럼에도 이 부사장은 이런 현실에서도 ‘KB국민카드와 퓨처나인은 언제나 두 팔을 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타트업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아도 ‘수익 모델’이 뭔지 대답할 수 없으면 실패한다”며 “그 대답을 위해선 KB국민카드와 협업이 매우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2000만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충분히 검증할 수 있다는 얘기다.이어 “퓨처나인은 선정 업체 수를 한정하지 않는다”며 “협업 포인트가 있으면 얼마든지 준비가 돼 있으며 퓨처나인이 아니더라도 협업과 제휴를 원하는 기업들은 얼마든 문의해달라”고 스타트업들에 더욱 많은 관심을 촉구했다.

2023.10.15 09:00

4분 소요
유니콘도 못 피한 유동성 가뭄…외형보다 내실

글로벌

지난해부터 이어진 벤처·스타트업 투자 혹한기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하반기엔 분위기가 완화될 수 있을 지를 두고 전망이 엇갈린다. 경기부진과 고금리 등으로 자금이 마르자 벤처업계가 가장 큰 영향을 받으며 고사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벤처업계는 한 마디로 ‘비상사태’다. 예비 유니콘으로 기대 받았던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트업들도 자금유치에 난항을 겪으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유니콘 기업의 비중은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말한다. 사라지는 ‘K-유니콘’…기업가치도 줄었다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조사한 유니콘 기업 주요국 비교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유니콘 기업 중 한국 유니콘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5년 간(2019년~2023년) 2.2%에서 1.2%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유니콘 기업 수가 10개에서 14개로 증가했지만 전 세계 유니콘 기업수도 449개에서 1209개로 늘어나 비중은 오히려 줄었다. 한국 유니콘 기업의 기업가치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한국 유니콘 기업가치는 2019년 28억9700만 달러(약 3조8353억원)에서 2023년 32억5400만 달러(4조3079억원)로 12.3% 증가했다. 하지만 전 세계 유니콘 기업 가치가 같은 기간 1조3546억 달러(약 1792조6776억원)에서 3조8451억 달러(약 5088조6053억원)로 183.9% 급증하며 한국 유니콘 기업 가치 상승폭을 크게 상회했다. 그 결과 전 세계 유니콘 기업 가치 중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1%에서 0.8%로 감소했다. 전경련은 “기업수와 기업가치 증가가 미미하고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했다며 “원활한 투자 및 엑시트가 필수적인데 국내 투자자가 한정적이라 유니콘 창업·성장·엑시트 순환이 원활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니콘들의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교적 규모가 작은 중·소형 스타트업들은 투자 혹한기의 타격을 직격탄으로 맞았다. 투자를 유치하기가 어려워지자 구조조정을 통한 인력 감축에 나서거나 심하면 파산에 이르는 등 사업 매각에 돌입하는 스타트업들도 늘고 있다. 외부로부터 자금 유치가 힘들기 때문에 자구책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왓챠, 샌드박스네트워크, 패스트파이브 등 이미 투자를 많이 받은 굵직한 스타트업들도 연초부터 구조조정 작업에 들어갔다. 한 때 매각설까지 돌았던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회사 매각 등 구조조정을 본격화했다. 투자 난항에 희망퇴직을 받으면서 조직의 몸집을 줄여 나가고 있다. 멀티채널네트워크(MCN) 기업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지속된 적자로 몸살을 앓으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다. 회사는 조직 효율화를 위해 사업·인력을 조정하는 것이라 밝혔지만 앞서 경영성 악화 등을 이유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고 선언한 바 있어 사실상 대규모 구조조정이란 해석이다. 뿐만 아니라 공유 오피스 스타트업 패스트파이브는 비핵심 사업 부문 직원들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통보하며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 클래스101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업계에 충격을 안겨줬다. 클래스101은 지난 4월과 5월 전체 직원의 10%를 감축하면서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를 진행한 상태다. 샐러드 배송 스타트업 프레시코드는 지난달 서울회생법원의 파산 선고를 받았다.엇갈리는 하반기 벤처 혹한기 전망스타트업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는 것은 벤처캐피탈(VC)들이 투자를 집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벤처 투자가 급격히 줄면서 하반기에는 사업을 지속하지 못하는 스타트업들이 더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상반기 벤처투자액은 지난해 대비 42% 줄어든 4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 집행 뿐 아니라 펀드 결성액 자체도 4조6000억원으로 47%가량 줄었다. 스타트업 민관 협력 네트워크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분석한 결과도 비슷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투자건수는 58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투자건수(998건)보다 41%가량 줄었다. 투자 금액 역시 지난해 상반기 7조3199억원과 비교하면 68.3% 감소한 2조3226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침체기를 맞이한 벤처 투자 시장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하반기 전망을 두고는 다양한 예측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은 글로벌 벤처투자 시장의 혹한기가 당분간 지속될 거란 전망을 내놨다. 피치북이 최근 내놓은 ‘글로벌 펀드 성과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벤처펀드의 분기별 수익률은 지난해 4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또한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투자 분위기가 이어져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거라고 예측했다. 반면 지난해부터 투자를 집행하지 않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VC들도 존재하는 만큼 하반기에는 투자가 이뤄질 거란 전망도 나온다. ‘경기 연착륙’설이 불거지면서 고금리 등으로 인한 출자 부담 등이 줄어들어 벤처 투자도 회복기에 접어들 거란 해석이다. VC들이 투자를 집행하지 않으면 펀드에 참여하는 출자자(LP)들도 출자를 꺼리게 되기 때문에 VC 입장에서도 부담감이 커진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VC 업계 분위기가 이전보다 투자 집행에 조심스러워진 건 맞지만 혹한기라고 불리는 때에도 투자를 받을 곳들은 꾸준히 큰 금액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며 “구체적인 수익화 전략을 갖춘 스타트업을 찾는 기조가 생긴 것은 장기적으로 보면 스타트업에게도 탄탄한 사업 구조를 갖출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2023.09.02 09:30

4분 소요
‘든든한 우산’ 아래 KB인베 업계 선도…글로벌 확장 잰 걸음

증권 일반

투자 혹한기 가운데 비교적 다른 벤처캐피탈(VC)보다 자금 동원이 수월한 금융지주 VC들은 투자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키워가고 있다. 그 중 KB인베스트먼트는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KB금융지주와 은행·카드·증권 등 계열사이자 출자자(LP)들의 든든한 우산 아래 업계를 선도하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4대 금융지주 VC 중 1위 우뚝KB인베스트먼트는 국내 4대 금융지주 VC인 우리벤처파트너스(우리금융지주)·신한벤처투자(신한금융지주)·하나벤처스(하나금융지주) 중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K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990년도 창업중소기업지원을 목적으로 하며 납입자본금 100억원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2008년 KB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해 운용자금(AUM)만 2조원 수준으로 국내 6위에 이르렀다. 그 역사가 오래된 만큼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올해 상반기는 운용사들에게 투자금을 모으기 힘들었던 시기임에도 KB인베스트먼트는 신규 펀드를 결성하며 2조3000억원이 넘는 AUM을 기록했다. KB인베스트먼트의 운용자산은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2020년 1조2189억원에서 3년여만에 1조원 가까이 AUM이 커졌다. 신한벤처투자와 우리벤처파트너스가 KB인베스트먼트의 뒤를 이으며 추격했지만 각 사의 AUM은 1조5000억원, 1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전신은 다올인베스트먼트로, 지난 3월 우리금융이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KB인베스트먼트를 경쟁 상대로 삼은 바 있다. 계열사인 우리은행, 우리PE 자산운용등과 연계해 5년 내 업계 1위를 목표로 했지만 아직까지 운용자금 분야에서 KB인베스트먼트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KB인베스트먼트가 운용 규모를 2조원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던 건 올해 결성한 신규 펀드 때문이다. KB인베스트먼트는 올해 2500억원 규모의 ‘KB 글로벌 플랫폼 펀드 2호’를 결성에 나섰다. 이 펀드에는 KB국민은행·KB증권·KB손해보험·KB국민카드·KB캐피탈 등 KB금융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약 2000억원을 출자하고 글로벌 전략파트너로서 콜마그룹의 5개 계열사들이 약 500억원을 출자하는 형식으로 조성됐다. 이처럼 KB인베스트먼트가 보인 운용사로서의 행보에선 KB금융 그룹 내 시너지가 눈길을 끈다. 같 은 금융지주 계열사가 LP로 참여하는 방식은 금융지주 VC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지난 2019년 조성 및 운용한 2200억원 규모의 ‘KB 글로벌 플랫폼 펀드 1호’에도 KB의 주요 계열사들이 참여했다. 당시 해당 펀드로는 동남아판 우버로 유명한 ‘그랩’(Grab)과 인슈어테크 등 동남아 지역 다양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글로벌 투자 정조준…하반기 투자 기대감이번 2호 펀드의 운용을 맡은 KB인베스트먼트는 해외 바이오 분야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동남아시아와 인도 지역 스타트업, 미국 바이오·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해외투자를 공략할 재원을 마련한 KB인베스트먼트는 다가올 하반기에는 해외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스타트업은 물론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내 스타트업에도 펀드 운용 재원의 30% 수준을 배정할 예정이다. 글로벌 벤처투자 시장이 위축되면서 국내 VC들도 해외투자를 줄인 가운데 해외 투자 채비를 마친 KB인베스트먼트의 행보에 기대가 모인다. 금융투자(IB) 업계에선 KB인베스트먼트의 이번 펀드가 미국 법인의 가동과도 연결돼 있다고 추정한다. 해외 바이오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설립한 해외지사인 미국 법인이 2호 펀드를 이용한 투자에 참여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플랫폼 펀드는 김종필 현 KB인베스트먼트 대표 체제 아래서 만들어졌다. 김 대표는 KB인베스트먼트에서 가장 오랜 기간 대표직을 맡는 기록을 갱신하고 있기도 하다. 김 대표는 지난 2018년 3월 KB인베스트먼트에 영입된 이후 현재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 대표는 1970년생으로 다올인베스트먼트와 미래에셋벤처투자,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을 거치며 VC 업계에서 심사역으로 탄탄한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국내외 경제 위기 속에서 모험자본인 벤처투자가 가장 먼저 위축되면서 위기를 겪었지만 올해도 대규모 펀드 결성에 성공하며 버텨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KB인베스트먼트의 탄탄한 성장세는 올해 상반기 발표된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KB금융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KB인베스트먼트의 당기순이익은 156억원으로 전년 동기 34억원에서 크게 증가했다. KB인베스트먼트의 이 같은 실적이 부각되는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부터 시작된 벤처·투자 업계 혹한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집행된 투자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0% 가까이 줄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건수는 584건, 투자금액은 2조3226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투자건수는 998건에서 584건으로 줄었고 투자금액은 7조3200억원에서 2조3230억원으로 감소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 지주사들의에게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벤처투자가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돈줄이 마른 스타트업에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며 “비교적 유동성 확보가 쉬워 자금력을 동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과 같은 혹한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3.08.29 08:30

3분 소요
‘빙하기’ 온 스타트업 투자시장, 활로로 떠오른 M&A

스타트업

올해 상반기 국내 스타트업이 유치한 투자금은 지난해 동기 대비 70% 가까이 줄어들면서 혹한기를 넘어 빙하기에 도달했다. 투자를 받거나 기업공개(IPO)를 통해 외부 자금을 유치하기 어려운 스타트업에게 인수합병(M&A)이 전략적인 활로로 떠오르고 있다. 스타트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재도약을 위한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란 해석이 나온다.2일 스타트업 생태계 민간 지원기관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투자건수는 58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투자건수(998건)보다 41% 가량 줄었다. 투자 금액 역시 지난해 상반기 7조3199억원과 비교하면 68.3% 감소한 2조3226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침체기를 맞이한 벤처 투자 시장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투자를 유치하기가 힘들어지자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 감축에 나서거나 파산 등 사업 매각에 돌입하는 스타트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프롭테크 기업 직방은 전체 직원의 10%를 권고사직을 통해 정리하기로 했으며 타다의 운영사 VCNC도 지난달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자를 모집했다.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 클래스101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으며 샐러드 배송 스타트업 프레시코드도 최근 파산 선고를 받았다. 사업을 지속하기가 어려워지면서 고사 위기에 놓인 스타트업이 늘어나자 M&A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온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해당 보고서에서 “M&A는 한 번도 투자를 받지 못한 기업을 포함한 모든 기업이 도전해 볼 수 있는 투자금 회수(엑시트) 방안이라 자원의 선순환 측면에서 활력소가 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창업으로부터 IPO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길고 M&A의 비율도 낮아 엑시트가 어려운 편으로 알려져 있다”고 분석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국내기업의 첨단기술 경쟁력 제고를 위한 M&A 지원 방안’ 보고서를 공개하고 국내 벤처 스타트업의 M&A에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국내 스타트업들은 해외 M&A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M&A를 추진하는 동안 해외 인수기업 발굴, 법률 및 회계 자문 등에 대해 지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위축된 투자환경에서 민간자금만으로 M&A시장을 회복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가 기업구조혁신펀드, M&A벤처펀드의 규모를 늘리는 등 정책금융을 통해 유동성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도 방안을 마련해 대응하고 있다. 중기부는 지난 2019년부터 M&A 거래정보망을 운영하며 단순 매도매수 기업정보 안내 뿐 아니라 전문 자문기관과 연계해 상담을 제공하는 등 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지난 3월부터는 ‘M&A활성화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기업실사(기업가치평가)에 필요한 수수료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공정거래위원회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 제정’으로 인해 스타트업의 M&A가 어려워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일부 법안에서 시장 지배적 플랫폼 중개사업자에 해당할 경우 인수합병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내년부터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M&A 심사를 일반심사로 전환해 꼼꼼히 살펴보겠다고 예고하면서 스타트업의 M&A를 통한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예전에는 스타트업 M&A가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지만 투자를 받기가 어려워지면서 초기에도 유동성을 확보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지는 측면도 있다”며 “벤처캐피탈(VC)로부터 투자를 받으면 기한 내에 수익성을 내야 하는데 현재로선 부담을 느끼는 곳들도 많다”고 말했다.

2023.08.02 07:00

3분 소요
SVB 사태에 韓 스타트업 자금 조달도 빨간불

증권 일반

국내 초기 성장 단계 기업들이 자금조달 난항에 줄줄이 고사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고금리 여파가 지속돼 악화된 시장 환경에 실리콘밸리(SVB) 파산에 이어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가 잇따라 터지면서 말라가던 시장 유동성이 뚝 끊겨버렸다는 평가다. 특히 벤처캐피탈과 스타트업에 특화한 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 여파로 유사한 모델을 도입하려던 국내 움직임마저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우는 아이 뺨 때린 격”...감소하는 투자, 성장기업 자금난 심화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가 올초 국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AC) 375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3%가 올해 초기 창업투자 산업이 어려울 것이라고 응답했다. 세부적으로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응답이 28.9%(39명), 어려울 것 같다는 답변이 54.1%(73명)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여건이 같을 것이라고 답한 AC는 7.4%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초기 기업들의 사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압도적으로 높은 이유는 얼어붙은 시장 속에 투자재원 확보 여건이 더 악화됐기 때문이다. 초기 스타트업들의 시리즈A 투자 유치는 ‘데스밸리(Death Valley·죽음의 계곡)’라고 불릴 만큼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지금처럼 고금리 여파로 금융시장 여건이 비우호적인 시기에 민간 투자유치 시장으로 나오면 제 아무리 유망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라도 줄줄이 쓰러질 수밖에 없다. 최근에 정부의 투자지원마저 크게 줄어들면서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으로 흐르는 자금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 모태펀드 예산은 3135억원으로 지난해 5200억원에서 40% 감축됐다. 이미 지난해에 모태펀드 감소가 예고되면서 벤처투자 규모는 감소세를 보이는 추세였다. 올해들어서는 감소세가 더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달 스타트업 투자금액은 29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64억원(75.2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엎친데 덮친 격으로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전문 은행인 SVB가 무너지면서 투자자들이 성장기업 투자를 꺼릴 것이라는 우려도 크게 높아졌다. 위험자산 투자를 줄이는 분위기 속에 성장기업 투자가 제일 먼저 줄어들 것이라는 평가다. 한 AC 대표는 “국내 시장 영향은 크지 않다고들 하지만 초기 기업들에게는 우는 아이 뺨을 때린 격”이라며 “이미 지금 시장 분위기가 더 지속되면 올해를 못 넘기는 기업들을 줄줄이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시장 자금 마르는데 정부 지원금은 연체...초기 기업들 답답한 속사정정부의 스타트업 육성 지원책에 기대보기도 쉽지 않다. 정부가 운영하는 대표적인 초기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의 경우 해마다 지원금 지급 연체 문제가 빈번히 발생해 초기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팁스는 유망 기술을 보유한 초기 기업 육성을 위해 사업화를 위한 초기 투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수혜 대상으로 선정 되면 기업별로 최대 5억원의 연구개발비(R&D) 및 창업사업화 자금 1억원, 해외마케팅 비용 1억원 등을 지원받게 된다.팁스는 도입 10년차를 맞은 오래된 사업임에도 고질적인 지원금 연체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지급되어야 할 지원금이 평균 2~3개월 연체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원금 지급 전까지 정부 부처 및 직접적 관리 기관 간에 거치는 행정 절차가 길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기재부의 예산 승인 및 배정 과정에서 지연이 자주 발생하는 데다, 중기부나 관리기관인의 배정·결재 지연이 몇 차례만 발생해도 스타트업들은 평균 수개월 이상을 자금 없이 버텨야 한다.시장 투자심리가 악화된 최근의 현실에서는 이같은 연체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지급 지연으로 스타트업이 지는 부담은 상당히 높다. R&D 비용의 경우 초기 스타트업의 인건비 및 주요 지출에 쓰인다. 대금을 치르지 못해 기술 개발이 멈추거나, 주요 연구역들의 월급이 체불되는 사태가 발생한다는 평가다.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음에도 보릿고개에 걸려 넘어지는 셈이다. 지원 대상이 대부분 기술을 개발 중인 초기 기업인 점을 감안하면 금융권 대출을 이용하는 등의 대안이 없음은 물론이다. 기업 신용도, 자산도 담보가 될 만한 것이 없는 상태여서다. 보릿고개를 넘기기 위해 스타트업 대표가 지급 지연 기간을 버티기 위해 사비를 지출해 사업 대금 및 직원 급여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진다.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지원금 지급 연체가 빈번한 시기에 쓸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정부 심의로 증권사나 VC가 정부 보증하에 개입해서 브릿지론을 제공하는 방식도 고려해볼 수 있다”며 “어차피 명확하게 지원확약이 있는 정부지원금이라면 금융기관이 보조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사다리를 놓는 유연한 사고도 필요해 보인다. 어려운 일이 아니지 않나”라고 조언했다.최악으로 치닫는 민간 투자시장 심리 속에 정부의 추가 지원을 기대해보지만, 이 경우는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다는 평가다. 팁스 수혜 이후에 심사를 통해 추가 예산을 지원해주는 ‘포스트 팁스(POST TIPS)’ 라는 과정이 있지만 수혜 사례가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지원을 연계 받기 위해서는 정부가 제시하는 사업화 성공 요건을 충족해야 하지만 창업 2년 내 기업이 달성하기에 문턱이 상당히 높은 편이어서다. △10억 이상 인수합병(M&A)에 성공 △기업공개(IPO) △국내 VC업계 평균 투자금 이상의 투자유치 달성 △신규 고용 20명 이상 △연간 매출액 10억원 또는 수출액 50만불 이상 등의 요건 중 일정 비율 이상을 충족해야 수혜 대상이 될 수있다.흔들리는 SVB 모델 도입 논의연구개발(R&D)에 성공한 초기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자금창구도 마땅치 않다. 미국 벤처금융 전문 은행인 SVB 모델을 국내에 자리잡게 해야 한다는 논의가 해마다 반복됐어도 뚜렷한 결과물은 없는 상태다. 최근 SVB 파산 사태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진행 중이던 한국형 SVB 도입 논의안들 마저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금융당국이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 등의 자금 조달을 전담하는 ‘소규모 특화은행’ 도입을 추진 중이었으나 속도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이밖에 대전시 등에서 SVB 벤치마킹을 추진하던 사례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23.03.24 10:00

4분 소요
발행호수_1668호(20230109)[18] 생존 위기 스타트업, 2023년 살아남기 위한 키워드는 ‘비즈니스 모델’

스타트업

# 신선한 회를 먹고 싶다. 단순·명료한 서비스로 소비자 심리를 파고든 오늘회 플랫폼엔 현재 회가 없다. 정육·국수·냄비만 올라와 있다. 산지 직송·당일 배송이란 ‘특별한 서비스’가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는 그것으로 전락했다. 2016년 12월 설립한 오늘식탁은 오늘회 서비스로 ‘간판급’ 스타트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서비스 시작 후 5년도 안 돼 누적 회원 수는 75만명을 돌파했다. 뭉칫돈을 든 투자사도 줄을 섰다. 220억원 가량의 투자금을 모았고, 2018년 5명이던 직원은 80명으로 늘었다. 매출액 700억원 달성도 눈앞에 들어왔다. ‘잘 나가던’ 오늘식탁은 경제 불확실성 증가로 인한 시장 위축으로 투자 예측에 실패했다. 줄을 섰던 투자자들이 지갑을 닫자 사업은 빠르게 고꾸라졌다. 투자금이 막히자 냉동 유통망·현지 인프라 운영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협력사 결제 대금은 밀려갔다. 전사 권고사직·서비스 중단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몰락 위기를 마주했다. 2022년 하반기 들이닥친 ‘투자 혹한기’ 여파다. 경제 위축의 칼바람은 2023년 더욱 매서워질 전망이다.스타트업 특유의 다양성도 힘을 잃어가고 있다. 투자사들도 2023년부턴 수익성을 중심에 두고 스타트업을 들여다보겠다고 입을 모았다. 돈이 되는 사업을 영위하는 스타트업만 가려내는 기조가 갈수록 심화한다는 뜻이다.김학윤 가이아벤처파트너스 대표이사는 올해 주요 투자 집행 기준에 대해 “대주주가 현재 투자 시장 상황을 인식하고 있어야 하고, 투자 유치가 어려울 것을 가정하고 회사를 어떻게 경영할지에 대한 계획을 갖춰야 한다”며 “확장성보다는 내실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훈풍 뒤 찾아온 칼바람, 그래서 더 매서워 잘 나가던 스타트업 생태계의 위기를 만든 투자 위축 기조는 ‘역대급 호황기’ 직후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을 타파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유동성을 증가시켰다. 투자 시장은 이에 따라 2021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활황을 보였다. 스타트업에 뭉칫돈이 몰렸다.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발표한 조사 자료를 보면 2021년 국내 연간 벤처투자 규모는 7조6802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대비 무려 78.4%가 증가했다. 이 같은 기조는 2022년 상반기까지 이어졌다. 2022년 1분기 벤처투자 규모는 2조21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7% 상승했다. 2022년 2분기 역시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한 1조9111억원을 기록했다. 투자 위축이 뚜렷하게 나타난 시점은 2022년 3분기부터다. 이 기간 투자 규모는 1조2525억원으로 2021년 3분기 대비 40.1% 감소했다. 경제 불황은 2023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최근 ‘2023년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통해 경제성장률(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을 이례적으로 1.6%로 잡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25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선 경제성장률이 1.16%(전체 응답 결과의 가중평균값)에 그칠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이 느끼는 경제 위기의 정도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투자 유치의 어려움을 6개월 동안 버텼던 스타트업 입장에선 ‘산 넘어 산’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스타트업 창업자·재직자 등 9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 68.5%가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의 분위기가 부정적으로 변화했다고 응답했다. 2023년에 현재 불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응답한 이는 40.5%이고, 더 악화한다고 전망한 이들은 37%나 됐다.혹한기 6개월에 무너진 유니콘급 스타트업투자 호황기에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던 스타트업은 사업 외연을 빠르게 확장했다. 투자금은 보통 인력 충원·인프라 확장 등에 투입됐고, 이는 서비스·상품 확대로 이어졌다. 시장 안착까지 시간이 걸리는 스타트업의 특성 탓에 수익 발생 전까지 드는 비용 대부분은 투자금으로 충당하게 된다. 최근 주목받은 스타트업일수록 투자 위축에 따른 ‘자금 고갈’ 정도가 심화하고 있다. 확장한 사업 외연만큼 지속해서 투입될 비용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굵직한 스타트업에서 이 같은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샌드박스네트워크(MCN·권고사직) ▶메쉬코리아(배달대행·법정관리 신청) ▶오늘식탁(수산물 배송·대부분 서비스 중단 및 권고사직) ▶왓챠(OTT·매각추진) ▶탈잉(재능공유·권고사직) ▶두핸즈(물류서비스·권고사직) ▶정육각(신선 식품 배송·긴급대출) 등 ‘스타급’ 스타트업도 예상했던 투자금 유치 실패로 급전 마련에 나서는 동시에 인력·사업 축소를 진행했다. 한 투자사 심사역은 “간판급 스타트업은 언론에서도 다루며 그 심각성이 외부에 노출됐지만, 더 영세한 곳의 상황은 더 처참하다. 확실한 수익 모델이 없으면 자금모집 자체가 진행되기 어려워 경영난을 겪는 곳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사업이 무너져 올해에는 헐값에 기업을 매각하는 사례도 많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스타트업이 갖춰야 할 덕목 중 하나는 ‘혁신성’이다. ‘세상에 없는 것’이나 ‘세상의 문제를 풀 수 있는 것’을 사업 아이템으로 삼는 시도는 스타트업의 고유 영역으로 받아들였졌다. 스타트업 생태계는 그래서 국가 신성장 동력의 주요 축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반도체·자동차 등 제조 산업처럼 경제 대들보 역할은 맡지 못하더라도, 고용 창출·신규 시장 마련 영역에서 긍정적 효과를 창출해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투자 위축으로 스타트업의 가치 평가 기준이 가능성보단 ‘수익성’으로 집중되고 있다. 스타트업의 시선은 정부로 향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마땅한 대안이 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모태펀드 예산이 2022년도 5200억원에서 올해 3135억원으로 40% 감소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경제 위축 극복 방안으로 내놓은 ‘신성장 4.0 전략’도 스타트업계를 외면했다.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 계획의 일환으로 ‘바이오 스타트업 특화 지원’만 명시됐을 뿐 특별한 육성 계획은 찾아볼 수 없다.한 스타트업 대표는 “현장에서 느끼는 투자 혹한기는 매일 생존을 걱정하게 할 만큼 매섭다. 당장 직원들의 월급을 챙겨주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 지원 축소는 그래서 더 뼈아프게 다가온다. 국가 신성장 동력 마련이란 스타트업의 긍정적 가치를 고려해 정부가 ‘비빌 언덕’을 마련해주길 간청드린다”고 토로했다.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는 스타트업 생태계의 발전에 필요한 요소로 ‘벤처기업 투자재원 확대’를 꼽았다. 그는 “모태펀드·성장금융 등을 확장할 필요가 있고, 민간 모태펀드 설립 추진도 이뤄졌으면 한다”며 “이와 함께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제도 활성화와 더불어 VC·공공 기관 간의 연구개발(R&D) 협력도 이뤄져야 건강한 생태계가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3.01.09 09:00

5분 소요
‘투자 혹한기’에 네이버·카카오 문턱 넘은 스타트업, 시장서도 주목

IT 일반

투자 혹한기다. 세계 경제 불황에 투자 시장 역시 얼어붙었고, 스타트업은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시장 상황이 되레 기회가 될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거품이 빠진 만큼 알짜 스타트업이 수면 위로 드러날 수 있단 견해에서다. 국내 대표적 기술 기업으로 꼽히는 네이버와 카카오도 이와 비슷한 접근을 하고 있다. 위축된 투자 기조에서도 경쟁력을 뽐낸 스타트업이 양사의 선택을 받았다. 네이버·카카오로부터 최근 투자를 끌어낸 스타트업의 공통점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혁신성’으로 압축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투자 위축 기조에 따라 자금난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이 증가하는 추세다. 굵직한 벤처·중견 업체의 기업공개(IPO) 일정 연기는 물론 숱한 스타트업에서 사업·임직원 축소 등이 이뤄지고 있다. 한 정보기술(IT) 스타트업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 6개월 사이 투자 위축 기조가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심해졌고, 우리도 대외 홍보 업무를 줄이고 신규 사업 진출 일정 연기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 투자 활황 뒤 찾아온 ‘혹한기’ 이 같은 시장 분위기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벤처투자 규모는 1조25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 줄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벤처투자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24.3% 증가한 약 4조원을 기록,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던 터라 현재 ‘투자 혹한기’의 영향이 더욱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조사한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2’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읽힌다. 창업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82%가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투자 시장 위축이 이뤄졌다고 응답했다. 다만 이 같은 상황을 되레 성장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단 견해도 나온다. 최근 6개월 사이 투자를 끌어낸 스타트업은 유치 자체를 경쟁력을 입증한 트랙레코드로 삼을 수 있어 향후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단 분석이다.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위축 기조에 영향을 안 받을 순 없어 조금 더 기업을 꼼꼼하게 분석하는 추세”라면서도 “투자에는 늘 적기가 있다는 점을 VC·액셀러레이터도 잘 알고 있어, 경쟁력을 입증한 기업이라면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자금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네이버·카카오가 최근 투자를 단행한 기업들이 시장에서 관심을 받는 분위기다. IT·디지털·인공지능(AI) 등의 영역에서 핵심 기술을 보유한 두 기업이 설정한 투자의 ‘좁은 문’을 통과했다는 점만으로도 경쟁력을 입증한 이력이 될 수 있어서다. 네이버는 필요한 경우 각 사업부에서 직접 투자를 단행하기도 하지만, 전략적 투자 전담 조직 D2SF(D2 Startup Factory)를 통해 스타트업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카카오는 후속 투자 위주의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액셀러레이터 성격의 카카오벤처스를 운영 중이다. 오는 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최대 IT 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 2023’에는 양사가 투자한 다수의 스타트업이 참여해 기술을 뽐낸다. 네이버 D2SF가 투자한 스타트업 8곳과 카카오벤처스가 자금을 댄 업체 3곳은 CES 2023에서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이 중 증강현실(AR) 안경 개발 기업 레티널은 네이버·카카오 모두로부터 투자받은 기업으로, 이번 CES 2023에선 2년 연속 혁신상이란 성과를 냈다. ━ 네이버·카카오 투자 받은 가지랩 주목 받아 투자 위축이 두드러진 최근 6개월 사이 네이버와 카카오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은 시장의 집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가지랩이 꼽힌다. 카카오벤처스는 지난 6월 해당 기업의 시드 투자를 리드했다. 이어 네이버 D2SF도 지난 8월 신규 투자를 단행했다. 가지랩은 개인 맞춤형 웰니스(wellness·신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상태) 큐레이션 플랫폼을 개발 중인 스타트업이다. 설문을 통해 개인의 문제를 파악해 맞춤형으로 영양·운동·수면·휴식 등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현재 일부 기능을 갖춘 ‘나를 알아 가지(GAZI)’를 무료 베타 서비스로 내놨다. 회사는 지난 11월 13억원 규모의 브릿지 투자도 마치며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 D2SF는 이 밖에도 최근 ▶빅크(크리에이터 테크·후속) ▶NFT뱅크(자산 관리 플랫폼·신규) ▶프리딕티브(유전체 분석·신규) ▶아이티앤베이직(HR 테크·신규) ▶가우디오랩(오디오 솔루션·추가) ▶스퀴즈비츠(AI 모델 경량화·신규) 등에 투자를 단행했다. 카카오벤처스의 경우 ▶마이쉽단(건강 식단 추천 배송·시리즈A) ▶위플로(비행체 안전진단·시드) ▶액트노바(AI 임상·비임상 행동 분석·시드) ▶코넥티브(의료 AI 로봇·시드) ▶노틸러스(지식교양 웹툰 플랫폼·프리시리즈A) 등에 투자를 집행했다. 카카오벤처스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 약 13건의 투자를 집행하며 다양한 스타트업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며 “정보통신기술(ICT)·소프트웨어(SW)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는 물론 테크·디지털 헬스케어·게임 분야에서 ‘필요한 미래를 앞당기는 극초기 기업’에 투자, 스타트업의 든든한 지원군(코파일럿·copilot)으로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D2SF도 스타트업과의 상생을 강조했다. 회사는 지난해 31건의 투자를 집행하며 177억원을 썼다. 올해에는 투자 건수가 26건으로 줄었지만, 금액은 167억원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또 올해는 투자뿐 아니라 ‘D2SF @분당’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스타트업이 네이버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지원 하고 있다. 제도도 특정 기간에 투자 대상 기업을 모집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상시 지원으로 바꿨다. 네이버 D2SF 관계자는 자사 투자 원칙으로 ‘인라이어’와 ‘아웃라이어’를 꼽았다. 그는 “네이버와 당장 시너지가 기대되거나 협력을 필요로 하는 인라이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전략과, 당장은 네이버와 어떤 시너지를 그릴지 알 수 없지만 기술적 가치가 높은 아웃라이어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을 운용하고 있다”며 “연간 투자액 기준 약 50% 이상을 아웃라이어에 집행하고 있다. 투자 후 아웃라이어 스타트업과 접점을 찾기 위한 긴밀한 교류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두용 기자 jdy2230@edaily.co.kr

2022.12.14 17:42

4분 소요
韓 최대 스타트업 축제, 컴업2022 성료…경제적 효과도 뚜렷

IT 일반

국내 최대 스타트업 행사인 ‘컴업(COMEUP) 2022’이 뚜렷한 경제적 효과를 남기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세계 19개국에서 약 250명의 스타트업 리더들이 행사에 참가, 사업 비전을 공유하고 협업을 약속했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네이버 등 대기업들도 다양한 스타트업들과 호흡을 맞추며 생태계 진흥에 힘을 보탰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은 14일 컴업2022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 9일 개막해 11일까지 총 3일간 열린 이번 행사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됐다. 올해 행사는 컴업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민간 주도로 기획됐다. 정부가 주도하는 행사에서 올해는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조력하는’ 시스템으로 변경됐다. 코스코 측은 “스타트업 생태계가 주인공이 되는 행사로 새롭게 발돋움했다”며 “현장 방문객과 온라인 생중계를 통한 3일간의 총참관객 수가 약 5만7000명(연인원)을 기록하는 등 대성황을 이뤘다”고 전했다. ‘위 무브 더 월드(We Move the World)’란 슬로건 아래 진행된 이번 행사는 ▶퓨처 토크(Future Talk) ▶스타트업 밸리(Startup Valley) ▶오픈 이노베이션 그라운드(OI GROUND) ▶컴업 엑스와 글로벌 협업(COMEUP X & Global Cooperation Session)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퓨처 토크에선 ▶투자처 공략 노하우 ▶스타트업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 ▶스타트업 인재 채용 등 다양한 주제로 각계 전문가들이 토론을 이어갔다. 스타트업 밸리를 통해선 12.6대 1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컴업스타즈(COMEUP Stars) 루키와 로켓리그 70개팀이 투자설명회(IR) 피칭 경쟁을 벌였다. 코스포는 컴업스타즈 프로그램에 ‘유니콘 리그’를 신설해 운영하기도 했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더핑크퐁컴퍼니 ▶마이리얼트립 ▶메가존클라우드 ▶무신사 ▶뮤직카우 ▶백패커 ▶아이지에이웍스 ▶야놀자 ▶우아한형제들 ▶딜(Deel) 등 이미 유니콘 기업을 달성했거나 달성이 유력시되는 기업들이 참여, 자사 사업을 소개했다. 이들은 또 루키리그에 대한 멘토링도 진행, 기업 성장 노하우를 공유했다. 오픈 이노베이션 그라운드 프로그램에는 다수의 글로벌 대기업이 참가, 각자의 스타트업 투자 방식을 소개했다. 코스포 측은 “각 기업은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과 협업하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과 과제를 제시했다”며 “상생을 넘어 동행하는 파트너를 찾기 위한 자리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프로그램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CJ ENM ▶네이버 ▶롯데벤처스 ▶GS리테일 ▶한국수자원공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스마트스터디벤처스 ▶두나무앤파트너스 ▶무신사파트너스 ▶디캠프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 ▶SAP 등이 참가했다. 이들은 별도의 행사 부스를 마련, 스타트업과의 협력 모델 발굴도 진행했다. 컴업 2022는 비즈니스 매칭을 신청한 기업 간 미팅, 선발 기업인 컴업스타즈에 대한 성과 모니터링과 지원 등을 이어갈 방침이다. 또 3일간 현장에서 진행된 대표 프로그램들은 11월 말 컴업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최성진 컴업 2022 집행위원장은 “민간 주도로 진행한 첫 컴업에 보여주신 스타트업과 생태계 관계자분들의 큰 관심과 응원에 감사드린다”며 “올해를 기반으로 컴업이 글로벌 스타트업 5대 행사로 올라설 수 있도록 더 많은 스타트업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며 발전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정두용 기자 jdy2230@edaily.co.kr

2022.11.14 11:39

2분 소요